波 키에슬로프스키 추모영화제,28일부터 명보아트홀

  • 입력 1997년 6월 27일 07시 18분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 「블루」 「화이트」 「레드」 등 3색 3부작과 「십계」시리즈,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등으로 유명한 폴란드출신의 이 영화감독은 그 이름 자체가 나름의 장르로 자리잡았을 만큼 「20세기 영화계 최후의 거장」이다. 이때문에 지난해 3월13일 54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한 그의 추모영화제가 이제서야 열리는 것은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다. 28일부터 7월4일까지 서울 명보아트홀. 그는 늘 피사체 너머의 어떤 의미를 찾아내고자 노력했다. 피할 수 없는 인생의 단면을 섬세한 영상과 절제된 대사, 사진처럼 명징한 화면구도, 주인공의 복잡한 심리에 대한 탁월한 묘사 등으로 진실하게 담아내려 애썼다는 게 그에 대한 공통된 평. 60, 70년대 「노동자들 71」 「첫사랑」 등을 필두로 한 알찬 다큐멘터리로 명성을 쌓은 키에슬로프스키는 76년 극장용 영화인 「상처」로 모스크바영화제 대상을 거머쥐면서 동유럽의 대표감독으로 떠올랐다. 이어 88년 십계명의 열가지 주제를 60분길이의 TV용 영화 10편으로 표현해낸 「십계」연작은 세계 영화계의 눈을 잡아끌기에 충분했다. 이 가운데 「사랑」과 「살인」을 주제로 한 영화가 세계적 주목을 받으면서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살인에 관한 짧은 필름」이 극장용으로 다시 만들어졌다. 특히 이번 추모제를 통해 상영되는 「살인에…」는 88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기도 했다. 90년대 들어 그는 자유 평등 박애를 상징하는 「세가지 색―블루 화이트 레드」시리즈로 유럽통합에 대한 엇갈린 전망들을 장밋빛 환상 대신 비판적 잣대로 담아냈다. 추모영화제는 「십계」 10편과 「살인」 「사랑」을 그린 영화 2편,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블루」 「화이트」 「레드」 등의 상영과 강연회로 진행된다. 〈김경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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