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에도 패션이 있다. 담백하면서도 은은한 분위기의 흰 부채가 있는가 하면 한지에 알록달록 색을 입혀 만든 색동부채가 있다. 주름옷처럼 접혀지는 접부채가 있고 치마의 선처럼 둥근 단부채도 있다. 바퀴 모양의 윤선이 있으며 풀잎을 엮어 만든 초엽선도 있다.
요즘 부채는 쓰임새도 다양하다. 더위를 쫓는 용도는 기본. 인테리어 소품이나 자동차 옆창문 햇빛가리개 등으로도 쓰인다. 장식용으로는 전주 합죽선이 단연 으뜸. 산수화 사군자 문인화 버들가지 나비 벌 백로 부용 등의 그림에 유명 한 시나 경구가 들어 있다. 서예나 그림에 솜씨가 있는 사람은 하얀 민부채에 직접 글씨나 그림을 그려 넣는 것도 한 방법. 부채바람은 자칫 여름감기에 걸리기 쉬운 선풍기나 에어컨바람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넉넉하다.
부채를 사려면 아무래도 서울 인사동에 가야 선택의 폭이 넓다. 화랑 필방 골동품가게 전통공예품점 등 취급 상점만 1백곳 가까이 된다. 얇게 깎은 겉대를 맞붙여 살을 만들고 그 위에 한지를 바른 쥘부채 합죽선은 9∼15마디 짜리가 2만원대, 16마디가 넘으면 3만원대. 30만원이 넘는 산수화 합죽선도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1층에도 부채코너가 있다. 면과 망사로 만든 색동부채가 올해 인기다. 1만2천∼1만8천원. 경복궁 전통공예관(02―734―0131)에서도 판다.
〈김화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