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검찰이 밝힌 한 50대 여교사의 「촌지기록부」 기사가 보도된 뒤 이에 대한 논란으로 교육계가 술렁이고 있다.
상당수의 학부모는 그동안 「촌지 스트레스」에 시달려 왔다고 토로하며 교육당국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대다수 교사와 일부 학부모는 특정인의 검증되지 않은 사례로 어려운 여건속에서 묵묵히 헌신하는 수많은 교사들을 매도해서는 안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초등학교 3년생 아들을 둔 이모씨(39·여·서울 송파구)는 『올해 스승의 날 일주일 전부터 담임교사가 안부전화를 매일 걸어와 이상하게 여기다가 스승의 날 「오후 3시까지 학교에 있을 것」이란 교사의 말을 들은 뒤 전화의 뜻을 깨달아 부리나케 봉투를 들고 학교에 갔다』고 말했다.
사립 A초등학교 5학년생 학부모 K씨는 『담임선생님께 매달 평균 40만원을 촌지로 주었으나 틈만 나면 딸을 면박을 주면서 괴롭혀 마음이 편치않다』고 털어놨다. 그는 『어떤 학부모에게는 아버지가 항공사 임원이라는 이유로 담임교사가 비행기표 예약을 부탁하거나 골프부킹을 부탁하는 일까지 있어 이 학부모가 아이를 외국인학교로 전학시킨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담임교사에게 봉투를 내밀었다가 오히려 「손이 부끄러워진」 경우도 많다.
초등학교 6학년 딸을 둔 김모씨(36·여·서울 서대문구 홍제동)는 『학기 초와 스승의 날 선물을 사들고 담임교사를 찾았는데 「감사의 선물을 받을 만큼 가르친 게 없다」며 번번이 거절해 낯을 붉히며 돌아온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김씨는 『학년이 끝난 뒤 조그만 선물로 감사의 뜻을 전하자 그때는 담임교사가 기쁘게 받아 「진정한 선물」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기회를 가졌다』고 말했다.
경기 의정부시 K초등학교 P교사(59·여)는 『봉투를 받는 교사는 전체의 0.1%도 안되는데 마치 모든 교사가 촌지를 받는 것처럼 매도되고 있어 선생님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지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한편 「촌지기록부」 교사가 재직중인 서울 모초등학교의 교사와 학부모들은 『우리 학교의 지역여건상 그 선생님이 그처럼 파렴치한 짓을 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검찰의 발표를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부형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