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희망사항설문]서태지선생님과 천지서 수영했으면…

  • 입력 1997년 6월 3일 07시 42분


《「1318세대」의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첫째,「나는 나」고 「너는 너」다. 즉 개성이 강하다. 둘째, 늘 억눌린 뭔가를 터뜨리고 싶은 반항기가 있다. 셋째, 어느 곳에서나 튀고 싶은 「얌체공」같다. 넷째, 자유분방함. 다섯째, 할 땐 「팍!」, 쉴 땐 「푹∼」. 이는 중앙교육입시연구원(총력테스트)이 최근 전국의 중고교생 6백6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내용의 일부. 이밖에 「하얀종이」(채워 나갈 것과 표현하고 싶은 것이 많으므로)와 「완성되지 않은 조각」 「알 수 없는 미지수」 「불타는 태양」 「표현불가」(규정할 수 없다) 등의 응답이 있었다. 재치가 번뜩이는 응답들 속에 「자갈밭의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알기 힘든 1318세대의 속내가 살짝 내비친다. 괄호안은 응답숫자.》 [일상생활] ▼ 하루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는? 『짜증나!』(56) 『안녕』(31) 『으∼악 미치겠다』(30) 『졸려…』 『자자』(22) 『네』(16)의 순. 『아이 죽겠네』 『공부』 『야!』(부르는 말) 『힘들다』 『배고프다』 『나 어떡해』 『몰라』 등이 많았다. ▼ 부모님께 가장 많이 하는 거짓말은?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40) 『(무엇을) 사게 돈 좀 주세요』(32) 『열심히 했는데…. 다음엔 잘 할게요』(23) 『거짓말 안 해요』(15) 『(어디에) 갔다 올게요(왔어요)』(10) 그리고 『성적표 안 나왔어요』 『다른 애들도 다 그래요』 『남자 친구 없어요』 등…. ▼ 부모님과 선생님께 가장 듣고 싶은 칭찬은? 『잘 했다, 역시 네가 최고다』(60) 『공부 열심히 잘 하는구나』(51) 『(어디에) 소질이 있구나』(30) 『넌 할 수 있어. 역시 해낼 줄 알았어』(21) 『요즘 달라졌는데! 성적이 올랐구나』(15) 이외에 『잘 생겼구나(예쁘구나)』 『이놈 한 자리할 놈일세』 등. 가볍게 어깨를 한 번 두드려주고 웃어주는 모습을 꼽은 응답도 있었다. [학교] ▼ 정치인 연예인 등 공인중에서 담임선생님을 선택한다면? 서태지(34) 신해철(24) 채시라(16) 신승훈(12) 배용준(12) 등 연예인이 압도적. 정치인으로는 유일하게 김민석의원(19)이 꼽혀 이색적. 또 교육부장관(교육현장의 실태를 직접 체험해 보았으면…)과 김수환추기경(온화한 미소로 『공부 열심히 해』하면 안할 수 없잖아!), 외국인으로는 빌 게이츠와 이연걸 로빈 윌리엄스 등이 있었다. [사회문제] ▼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에 대해. 부정부패(86) 이기주의(80) 입시 위주의 교육제도(40) 불신풍조(33) 적당주의(13)를 주로 질타했다. 환경오염과 학벌위주 사회, 청소년 비행, 부익부 빈익빈 등도 짚었다. ▼ 내가 가장 목말라하는 문화행사(놀이문화 및 공간)는? 청소년을 위한 콘서트장(60)과 전용소극장(연극 영화·40) 스포츠센터(26) 깡패없는 탁트인 넓은 공원(19) 이성과 건전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대화방 카페·13)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마음놓고 춤 출 수 있는 공간과 전시회장 및 도서관도 언급. 어차피 시간이 없으므로 필요없다는 냉소적인 반응도 있었다. ▼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것에 대해. 사랑(79)이 첫손가락에 꼽혔지만 두번째로 뽑힌 것은 돈(70)이었다. 다음은 진실한 친구(65) 믿음(33) 가족(20)의 순. 그리고 적당한 아부와 요령, 평생의 동반자, 자신감, 책임감, 「빽」(스폰서), 공명정대한 평가, 목표, 지구, 밥 등등…. ▼ 통일이 된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것은? 백두산 등반후 천지에서의 수영(99) 북한 학생과의 미팅(72) 금강산 구경(53) 김정일을 만난다(33) 북한 주민에게 음식제공(26). 휴전선 철조망 제거와 북한의 학교 방문외에 부동산 투기, 피자 및 맥도널드가게 개업, 평양 구경 후 냉면먹기, 「발해를 꿈꾸며」 콘서트 개최 등의 익살스런 답이 많았다. 『원하지 않는다』(경제적 부담과 북한사람이 무서워서…)는 응답도 있었다. ▼ 「성공한, 멋진 인생」이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49)과 꿈을 이룬 인생(34) 자기 삶에 만족하며 사는 것(30) 자신의 분야에서 1인자가 되는 것(22) 사회에서 인정받는 것(19) 등을 답했다. 원하는 배우자를 만나는 것과 아무 탈 없는 가정생활, 휴일의 떳떳한 여행, 장례식 때 진심으로 자신을 위해 우는 사람이 많은 인생 등도 비중있게 나타났다. 〈김경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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