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속 뛰어든 「아버지 사랑」…어린딸 구하려다 참변

  • 입력 1997년 5월 11일 20시 09분


두살배기 딸을 구하기 위해 불길에 뛰어든 아버지가 딸과 함께 목숨을 잃었다. 11일 오전1시15분경 서울 서초구 방배3동 다세대주택 2층 강형도씨(32·회사원)집에 전기누전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 강씨와 딸 지수양(2)이 연기에 질식해 숨지고 부인 조은영씨(27)는 경상을 입고 치료중이다. 불을 처음 발견한 조씨는 『안방에서 잠을 자던 중 밖에서 타는 냄새와 함께 불길이 치솟아 불을 끄다 정신을 잃었다』고 말했다. 불이 나자 강씨는 다른 방에서 혼자 잠을 자고 있던 딸 지수양을 안고 현관문을 빠져나오려 했으나 문이 잘 열리지 않는 바람에 연기에 질식, 현관문앞에 쓰러졌다. 강씨는 망치로 문을 부수고 들어온 이웃주민 申平雨(신평우·45)씨에 의해 밖으로 나왔고 부인 조씨도 구출됐다. 그러나 정신을 차린 강씨는 딸이 불이 난 집에 그대로 있다는 것을 깨닫고 『지수를 꺼내 오겠다』며 다시 집안으로 뛰어 들었다가 참변을 당했다.〈박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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