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이자 문화비평가로 활동중인 저자의 여행 수상집.
남미의 페루와 아프리카의 케냐, 러시아 중국 등 다양한 이국여정과 그 길에서의 단상들이 실려 있다.
지난 여름 다녀온 페루여행때 천연 그대로의 달을 세번 대면하고 그 감동을 술회한 대목이 인상적이다.
시인 정현종이 「오렌지빛 덩어리」로 읊었던 쿠스코의 달과 해발 3천8백m 고지에서 가슴떨며 바라본 티티카카 호반의 달 그리고 이키토스의 아마존 강변에서 친숙하게 느끼며 본 원시의 달이 각기 다른 표정으로 다가오며 감동을 선사했다는 것.
『낯선 풍경들 속에서 얻은 응시의 사유를 통해 나의 삶과 생각들을 겸허하게 들여다보고 굳어져가는 나의 일상의 테두리를 벗어날 꿈을 꾸었다』는 저자의 깊은 사유의 편린들이 글속에 자연스레 묻어난다.「페루에는 페루사람들이 산다」
<김병익 지음/문학과 지성사 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