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문단에선]작가-평론가 「신춘 대국」한창

  • 입력 1997년 1월 27일 20시 35분


[鄭恩玲 기자] 홍익대앞에 있는 문학과 지성사 5층 사장실은 요즘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오후마다 기원으로 바뀐다. 올해로 18년째를 맞는「신춘대국」이한창이기때문. 출전자에 훈수꾼까지 한다하는 작가들과 평론가들이 속속 모여들지만 대국중에는 「면회사절」이다. 사주인 김병익씨도 출전자로 나서고 있어 직원들은 대국일이 되면 오전에 서둘러 결재도장을 받느라 바쁘다. 문학과 지성사의 신춘대국은 지난 80년 김사장과 바둑친구였던 고 황인철변호사가 자비로 바둑판과 바둑알을 우승상품으로 내걸면서 틀을 갖췄다. 올해의 출전자는 소설가 김원일 조해일 복거일 이인성, 문학평론가 김치수 정현종 오생근 성민엽 홍정선씨 등 16명. 출전자 1명이 다른 15명을 상대해 최다승을 거둔 사람이 우승자가 되는 방식으로 진행되다보니 해마다 2월말이 돼야 결과가 나온다. 현재는 문학과 지성사의 「신춘대국」이 문단의 유일한 정기바둑대회지만 근대문학사가 시작된 이래 문인과 바둑은 「실과 바늘」같은 관계였다. 10여년전만 하더라도 출판사가 새로 문을 열면 양초대신 바둑판을 사가는 것이 센스있는 집들이 선물이었다. 문학과 지성사의 「신춘대국」에서 문단의 최고수가 가려지지는 않는다. 비공식 기록이기는 하지만 문단기사들이 꼽는 최고수는 평론가인 김흥규고려대국문과교수. 2인자로는 바둑소설 「국수」를 집필한 작가 김성동씨가 꼽힌다. 철저한 「싸움바둑」으로 60년대까지 문단을 평정했던 시조시인 이근배씨는 현재 자타공인 3위. 젊은 문인들 중에는 소설가 원재길 성석제, 문학평론가 이영준씨 등이 문단바둑계를 이어받을 인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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