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 무력감]『하는 일없이 밥만 축내고…그냥 슬퍼』

  • 입력 1996년 11월 22일 18시 45분


「金華盛기자」 노인들에게 무력감은 죽음보다 무섭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상실감은 삶을 슬프고 서럽게 한다. 한국노인들의 무력감은 과연 어떤 형식으로 표현될까. 최영희(이화여대 간호학과) 정승은교수(청주전문대 간호학과)는 공동으로 노인들과의 직접면접조사를 통해 이런 무력감을 담은 노인자신들의 얘기내용을 정리, 22일 「한국노년 노인병 노화학연합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다음은 그 내용. ▼늙음에 대한 안타까움 △내가 옷을 벗어 놓고도 어디다 두고 왔는지 까마귀를 삶아 먹은 적이 많아 △늙으니까 왜 그렇게 눈물이 많은지 몰라, 그냥 슬퍼… 하이고 참. ▼몸 아픈것에 대한 한탄 △내몸 아프다고 남편이 알아주나 자식이 알아 주나 △아이구 난 치매걸릴까봐 걱정이야. 정말 무서워… 노망 나기 전에 죽는게 낫지. ▼자식 며느리 손자들로부터의 소외 △집에선 그저 아무말 않고 가만히 있는게 낫지 △우리 딸년이 올케언니한테 간섭하지 말래. 난 벙어리인가. ▼사회와의 단절 △TV뉴스를 봐도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 △영 할 일이 있어야지. 그저 밥만 축내고 마누라한테 욕만 먹고… △뭐든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으면 좋겠어… 봉투 접는것도 괜찮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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