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리포트]美-英 셰익스피어영화 붐

  • 입력 1996년 11월 20일 20시 34분


「로스앤젤레스〓朴元在기자」 미국 할리우드와 영국 영화계에 「셰익스피어 붐」이 불고 있다. 두 나라의 메이저 제작사들이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쓴 문학작품의 영화화에 경쟁적으로 착수, 올 연말부터 내년초 사이에 4편의 셰익스피어영화가 선을 보인다. 셰익스피어 영화의 선두 주자는 미국 20세기폭스사가 제작한 「로미오와 줄리엣」. 신예스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로미오로 열연한 이 영화는 지난 1일 미국 1천2백여개 극장에서 개봉되자마자 흥행랭킹 1위에 올랐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가문의 원한관계에 의해 희생된 청춘 남녀의 비극적 사랑을 다루면서도 젊은 관객들의 취향을 감안해 시대 배경을 현대로 옮겼다. 캐슬락사가 제작자로 나선 「햄릿」은 최근 촬영을 모두 끝내고 크리스마스 개봉에 맞춰 후반 작업이 진행중이다. 영국 셰퍼튼스튜디오와 블렌하임 성을 오가며 만들어진 이 영화는 로빈 윌리엄스, 빌리 크리스탈, 제라르 드 파르듀, 케이트 윈슬렛 등 연기파 배우를 대거 캐스팅한 화제작. 스케일 큰 액션과 화려한 영상이 볼 만하다는 소문이다. 「헨리5세」 「헛소동」 등을 통해 셰익스피어 작품의 연출 솜씨를 인정받은 케네스 브래너가 감독 주연의 1인2역을 맡았다. 영국 르네상스필름이 제작한 코미디 「십이야」(Twelfth Night)는 원본을 크게 뜯어 고쳐 영화로 꾸몄다. 서로 죽었다고 믿는 쌍둥이 비올라와 세반스찬을 갈라놓는 도입부의 난파사고에서는 각색자의 시각이 반영된 해설을 삽입했다. 이밖에 「한여름밤의 꿈」도 영국 캐피틀필름과 아드리안 노블레 감독이 손잡고 코미디로 만들고 있다. 이처럼 셰익스피어 희곡이 영화 소재로 각광받는 것은 작품 자체가 사랑 음모 화해 배신 등 극적 흥미 요소를 두루 망라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영화계 일각에서는 이와함께 최근 지식층 관객들이 첨단무기와 대량살상이 판치는 액션영화에 대해 식상해 하는 점을 제작자들이 주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바즈 루어만 감독은 『셰익스피어의 강점은 신분 차이를 뛰어넘어 모든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정서의 보편성』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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