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세상]박철의 「육아일기」

  • 입력 1996년 11월 13일 20시 38분


육 아 일 기 박 철 요플레, 우유 한 잔, 빵 한 조각 어렵게 성찬을 준비하면 아이는 젖은 얼굴에 외면하고, 가방 메고 바삐 문 밖을 나서 유치원 간다 서운하다 아이의 공복과 뒷모습에서 떠오르는 나의 유년 그때도 먹을 것은 있었으리라 그때도 사랑은 있었으리라 그때도 누군가 서운한 마음으로 이렇게 서 있었으리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우리는 늘 공복이다 저 풀들은 어디서 어떻게 자라왔는가 ▼박철 약력▼ △1960년 서울 출생 △87년 「창비 1987」로 등단 ―시집 「너무 멀리 걸어왔다」(푸른숲)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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