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각 저생각]「남성 하이힐」

  • 입력 1996년 11월 12일 20시 10분


눈높이 수학이 나오더니 이제는 남성용 하이힐인 키높이 구두가 대유행이다. 여성용 하이힐은 오물처리가 잘 되지 않았던 중세유럽에서 구두바닥을 좁고 높게 해 오물을 피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는 기원을 가지고 있지만 지금은 멋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여성의 다리를 섹시하고 날씬하게 보이게 하기 때문에 그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여성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키높이 구두는 구두굽이 밖으로 보이지 않으면서 5㎝가량 키를 높여준다. 그래서 키작은 남성들이 키 때문에 상한 자존심을 회복시켜주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좋은 일이다. 키크면 싱겁다고 괄시하던 우리들이 언제부터 무슨 미국물들었다고 키작고 단단한 사람을 우습게 여겼던가. KBS라디오는 이렇게 전하고 있다. 여자들은 키작은 남성을 「비례가 안맞아서…」 「친구는 좋지만 애인은 사양한다」 「2세를 위해서…」 「뽀뽀할 때 높이가 달라서…」 등의 구실을 내세워 회피한다고. 이런 여자들을 사랑하게 된 불쌍한 사나이들은 키높이 효과를 기대해봄직도 하다. 결혼한 뒤에는 키가 작다는 사실을 안다고 해도 여자들은 도리없이 「역시 작은 고추가 매워」, 아니면 「남자가 작아도 내가 크니까 괜찮아」라고 생각할 것이 틀림없으니까. 박정희대통령은 만찬석상에서 앉은 키를 염려한 보좌관들이 의자에 깔아놓은 두툼한 방석을 던져버리곤 했다는 일화가 있다. 사람의 능력은 보지 않고 외모만 중시하는 여자 앞에서는 키높이구두가 즉효약이다. 다만 한가지 조심할 것은 결혼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구두를 벗어야 하는 음식점에 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동 신 <경희대 교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