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멋내기]인테리어 디자이너 차정희씨

  • 입력 1996년 11월 3일 20시 29분


「康秀珍 기자」 인테리어 디자이너 차정희씨(44)는 늘 「튄다」. 그의 행동거지나 생김새가 유난스러워서가 아니다. 언제 어디서나 그의 머리위에 사뿐히 얹혀져 있는 모자 때문이다. 서울대 미대를 졸업한 뒤 프랑스에서 공부하던 80년대 초, 그는 비오는 날 우산을 드는 대신 모자를 눌러쓰는 파리지엔들의 멋을 배웠다. 『귀국해서도 모자를 쓰고 다녔는데 정말 튀더라구요. 그때만 해도 모자 쓰는 사람이 거의 없었거든요. 요즘은 개성이다, 패션이다 해서 젊은이들이 모자를 많이 쓰는 편이라 덜하지만 아직도 모자 쓰는 것을 어색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아요』 차씨가 모자를 좋아하는 이유중의 하나는 머리손질에 자신이 없기 때문. 아무리 공들여서 머리를 만져도 꼭 한두군데씩 비어져나오기 일쑤라는 것. 『모자를 쓰면 머리만지는 시간을 아낄 수 있어 좋다』는 것이 그의 모자예찬론. 머리를 아무렇게나 질끈 동여매도 옷차림에 어울리는 모자만 쓰고 나가면 사람들은 『패션감각이 남다르다』며 감탄한다. 외국여행 때마다 하나씩 사 모은 모자가 50여개. 여름에는 약간 챙이 있는 정장모를, 겨울에는 베레를 즐겨 쓴다. 챙이 아주 넓고 큰 것은 보는 사람이나 쓰는 사람 모두 부담스러워 피한다. 모자를 고를 때는 색깔과 소재에 신경을 쓰는 편. 대부분 모자를 옷색깔에 맞춰서 고르지만 차씨는 그런 코디는 「너무 뻔한 것 같아」 피하는 편. 그보다는 백과 벨트 구두 등과 같이 패션소품에 맞춰 모자를 택하면 더 세련돼 보인다는 것이 그의 멋내기비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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