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50m. 박태환(21·단국대)은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쑨양과 장린(이상 중국)쪽을 바라봤지만, 그들은 박태환을 외면했다. 결국 승자는 마린보이였다. 자유형200m에 이어 다시 한 번 마린보이의 양쪽 호흡이 빛났다.
보통 수영선수들은 호흡을 할 때, 일정한 방향으로만 고개를 돌린다. 습관과 반대로 호흡을 하면 아무래도 완벽한 영법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 쪽으로만 호흡을 하면, 반대 편 레인 선수들의 레이스를 보는데 아무래도 불편함을 느낀다는 점이다.
장린과 쑨양(이상 중국)은 오른 호흡만 하는 선수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16일 남자자유형 400m 예선·결선에서 오른쪽으로만 고개를 돌렸다. 박태환 역시 왼쪽으로 호흡하는 것을 편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오른쪽 호흡도 쓴다. 마이클 볼(호주) 코치는 이 점을 박태환의 장점 중 하나로 꼽는다.
박태환은 16일 자유형400m에서도 예선부터 오른 호흡을 테스트했다. 예선결과는 5위. 결국 결선2번 레인에 배정됨으로써 4·5번의 중국 경쟁자들을 스타트라인 왼쪽으로 몰았다. 첫 번째 50m에서는 왼 호흡, 마지막50m에서는 오른 호흡이 장린과 쑨양을 바라보는 방향이었다.
박태환은 400m를 50m씩 8개의 구간으로 나눴을 때, 앞선 7개의 구간 중 6번을 왼 호흡으로 헤엄쳤다. 하지만 마지막 50m에서는 역시 오른 호흡으로 경쟁자들 쪽을 주시했다. 반면 쑨양과 장린의 고개는 박태환의 반대방향을 고수했다. 박태환은 “예선에서 결선레인 배정도 고려해 레이스를 펼쳤다. 쑨양이 잘 해서 마음에 걸렸는데, 오랜만에 좋은 기록으로 우승해 기쁘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