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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9월 5일 0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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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무역연구원이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 126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약 48%의 기업이 인도의 기본적인 인프라 시설에 이 같은 불만을 쏟아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기업이 인도 현지에서 부닥치고 있는 난관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인프라 문제 이외에도 ‘인허가 받기가 너무 어렵다’ ‘세금이 복잡하다’ ‘공무원들의 부적절한 요구가 많다’ 등 후진적 경영환경에 대한 지적도 적지 않았다. 현지 건물 임차료 부담도 날로 커지고 있었다. 실제 인도에 몰리는 글로벌 기업이 늘면서 뭄바이의 사무실 임차료는 세계에서 여섯 번째(서울 강남 평균가의 2.5배)로 비싸진 상태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선진국 시장이 집중적으로 타격을 입으면서 상대적으로 이 영향을 덜 받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신흥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인도 현지 진출기업이 알려온 열악한 환경은 시장 진출에 앞서 면밀한 조사가 선행돼야 함을 일깨워준다.
신흥시장은 우리 기업들이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인도의 경우 PC 보급률은 2%, 휴대전화 가입률은 31%에 불과하다. 인도의 전자제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266억 달러 수준에서 2013년에는 447억 달러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휴대전화, TV, 컴퓨터 등이 매년 평균 9∼15%씩 더 팔릴 것이란 얘기다. 이들 분야에서 세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매킨지의 분석대로라면 2025년 인도 국민의 절반가량이 상당한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으로 성장하게 된다.
우리 기업들이 인도 현지에서 겪고 있는 인프라 문제는 하루빨리 해소돼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 인도에서 추진 중인 한국 기업 전용공단을 조속히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만하다. 인도 정부 및 민간과의 협력을 강화해 공단 조성에 힘을 실어주는 것도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부가 할 일이다. 기업들도 인도의 열악한 기업 환경을 사업에 활용하는 역발상의 묘수를 냈으면 한다. 실제 인텔, HP 등은 현지의 열악한 전력 사정을 감안해 절전 컴퓨터, 모래 먼지에 강한 컴퓨터 등을 내놓아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인도 정부가 2012년까지 5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해외건설 경험이 풍부한 국내 건설사들에는 인도의 열악한 인프라가 좋은 사업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임우선 산업부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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