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 따라잡기]유기발광소자(EL)

  • 입력 2002년 11월 10일 17시 23분


《최신 휴대폰의 앞부분에는 작은 창(화면)이 있다. 이 화면은 ‘유기발광소자(유기EL)’로 만든 것이다. 일부 오디오 콤포넌트에도 유기발광소자로 만든 화면이 있다. 유기발광소자는 CRT, LCD(액정표시장치)의 뒤를 잇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CRT는 전자총을 이용한 것으로 TV브라운관과 컴퓨터 모니터가 대표적이다. 액정표시장치는 현재 노트북PC, 휴대폰 내부창 등에 많이 쓰이며 액정의 배열을 바꾼 뒤 빛을 쏴 화면을 만든다.》

유기발광소자는 특수한 유기 물질로 만든 것이다. 전기가 통하면 유기 물질 안에 마이너스(-) 전기를 띠는 자유전자와 플러스(+) 전기를 띠는 전공(전자가 빠져나간 구멍)이 생긴다. 둘은 유기 물질 안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는데 둘이 충돌하면 빛이 나온다.

유기발광소자는 액정표시장치보다 더 얇다. 액정표시장치는 뒤에서 빛을 비춰주는 백라이트가 필요하지만 유기발광소자는 스스로 빛을 내고, 구조도 더 간단하기 때문이다. 유기발광소자는 디스플레이의 두께를 2㎜ 이하로 줄일 수 있어 벽걸이TV나 휴대폰을 만드는데 유리하다. 유기발광소자는 빛을 끄고 켜는 속도가 액정표시장치보다 1만배 이상 빨라 영화 등 동영상이 더 잘 나온다.

기존 유기발광소자는 물이나 산소, 햇빛과 만나 잘 분해되고 발광효율이 낮아 작은 화면밖에 만들지 못한다. 그러나 내년 초에는 유기발광소자로 만든 휴대폰 내부창이 나올 전망이며 곧 벽걸이TV에도 이용될 것으로 보인다. 유기발광소자의 가장 큰 특징은 유기물질로 만들어져 둘둘 말거나 구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정태형 박사는 “유기발광소자를 이용해 5년 안에는 큰 도화지를 만 것 같은 두루마리 디스플레이, 10년 안에는 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쓰일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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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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