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국민경선에서 패한 이 의원이 노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며 탈당불사를 외치는 것은 또 한번의 경선불복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노 후보도 경선 후 신중하지 못한 발언과 행동으로 여론의 지지를 잃고 당의 단합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으면서도 자신의 말에 책임지지 않는 모습이다.
어제 열린 민주당의 의원-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는 이런 두 사람간의 기세싸움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에 불과했다. 이 의원측은 ‘노 후보의 선사퇴 없는 신당은 의미가 없다’고 노 후보를 압박했고, 노 후보측은 ‘떠나려면 빨리 떠나라’고 맞서 합리적 절충을 기대했던 사람들을 실망시켰다.
이런 가운데 안동선(安東善) 의원이 탈당선언까지 했으니 당초 목표였던 거대 신당은커녕 오히려 분당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이것이 지방선거와 재·보선 패배 후 국민의 뜻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던 민주당이 할 일인가. 선거에 질 때마다 흔들리고 내분이 그치지 않는 정당에 국민이 어떤 감정을 가질지 궁금하다. 양대 정당의 구도에서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이 이처럼 분당 위기까지 보이는 것은 정치안정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정당은 이념과 노선이 같은 정치인들이 모여 정치발전과 국가장래를 위해 힘을 기울이는 집단이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은 정당의 존립목적부터 잊은 듯하다. 민주당은 어떤 형태로든 하루빨리 신당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 더 이상 국민을 피곤하고 불안하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