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월드컵 앞두고 구제역 재앙

  • 입력 2002년 5월 5일 18시 21분


경기 안성시와 충북 진천군에서 돼지 구제역이 발생해 축산농민들이 또다시 고통의 나날을 보내게 됐다. 2년여 전 소 구제역이 발병해 1조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는데 이번 사태로 또 얼마나 큰 피해를 보아야 할지 국가적으로 근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축산농가들은 특히 지난번 구제역 파동이후 육류수출이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시기를 앞두고 그동안 사육 마릿수를 확장하는 등 준비를 해왔던 터라 이번 일은 더욱 충격적이다. 더구나 관광객의 이동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월드컵을 목전에 두고 제1종 가축전염병이 발병한 것은 온 국민이 걱정할 만큼 불운한 일이다.

구제역은 전염성이 가공할 만큼 빠르기 때문에 이 가축질병을 통제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초기 방역의 성패여부에 달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따라서 정부는 하루 빨리 역학조사를 실시해 전염경로를 파악하고 빈틈없는 방역작업을 계속해야 한다.

발병하지 않은 지역에 대한 예방교육 활동도 신속히 전국적으로 확대 실시해야 할 것이다. 화급한 국가적 현안인 만큼 방역작업에는 당연히 군경도 필요한 장비와 인력을 제공하겠지만 전문지식이 많은 육류가공업체와 판매업체들도 적극적으로 협조에 나서기를 기대한다.

유통중인 고기는 구제역과 무관하며 고기를 통해서는 사람에게 감염이 안되는 만큼 일반 소비자들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과거 기록을 볼 때 구제역 발생직후 육류소비가 급감했는데 이 경우 1차적으로 축산농가가 충격을 받겠지만 2차적으로는 그 피해가 전국민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육류소비를 확대하는 것은 축산농가와 아픔을 함께하는 길이기도 하다.

우리는 2년 전 소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초동단계에서 효과적으로 진압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국제기구의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그 경험을 살려 이번에도 빈틈없는 대책으로 구제역이 조속히 박멸될 수 있게 되기를 국민 모두가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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