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마스터스]확 바꾼 코스… 우즈도 쉽지 않다

  • 입력 2002년 4월 9일 17시 26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26·미국)는 거센 도전을 뚫고 2년 연속 영광스러운 ‘그린재킷’을 입을 것인가.

1997년 마스터스에서 최연소(21세)로 첫 우승한 우즈는 당시 시상식에 앞서 조금 큰 듯한 녹색 상의를 골랐다. 나이가 들면서 몸이 커질까봐 미리 큰 치수를 선택한 것이었다. 그 덕분에 우즈는 지난해 두 번째로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뒤 4년 전 처음 입었던 것과 같은 사이즈의 재킷을 걸쳤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4월 둘째주 목요일인 11일 밤(한국시간) 개막되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우즈는 지난해 맡겨둔 그린재킷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대회 장소는 물론 1934년 원년 대회부터 줄곧 치러온 미국 남부 조지아주의 유서 깊은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 까다로운 출전 자격을 거쳐 초청장을 받은 99명 가운데 89명이 ‘꿈의 무대’라는 마스터스에 나선다.

지난해 여기서 4대 메이저 연속 우승의 위업을 이루며 ‘타이거 슬램’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든 우즈는 잭 니클로스와 닉 팔도에 이어 사상 3번째 2년 연속 우승을 노린다.

우승을 밥 먹듯 했고 골프다이제스트가 내놓은 우승 확률도 3 대 1로 단연 1위였지만 우즈의 타이틀 방어는 그리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예년 같았으면 ‘우즈와 다른 선수의 대결’이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올해에는 ‘누가 우승하느냐’보다 ‘과연 어떻게 우승할까’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우즈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비난 속에서 코스를 더 길고 어렵게 뜯어고쳤기 때문이다. 전장이 지난해보다 285야드나 늘어난 7270야드로 조성됐고 18개홀 중 딱 절반인 9개홀에 대대적으로 손을 댔다. ‘유리알’ 같다는 표현이 붙을 만큼 빠르기로 소문난 그린에다 코스 개조에 따라 우즈의 장기인 장타가 위력을 발휘할 수 없을지도 모를 상황이다. 지난해 우즈는 16언더파로 우승했지만 올해에는 사상 3번째로 오버파 우승자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 거리와 정확도를 겸비해야 정상을 넘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우즈를 견제할 후보로는 어니 엘스(남아공), 데이비드 듀발, 필 미켈슨(이상 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이 우선 꼽힌다.

타이틀 스폰서 없이 TV중계료와 갤러리 입장료, 기념품 판매수입 등으로 상금을 충당하는 까닭에 총상금 규모가 미리 정해지지 않는 것도 마스터스만의 특색. 지난해에는 560만달러에 이르렀다.

한편 SBS는 12일 새벽 1라운드를 시작으로 대회 전라운드를 위성 생중계한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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