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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2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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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공동개최국이었던 일본은 첫 경기에서 만만한 캐나다를 3-0으로 꺾어 사기가 충천한 가운데 카메룬까지 눌렀고 강호 브라질과의 마지막 경기에서도 0-0으로 비겨 2승1무를 기록했다.
한국은 역대 월드컵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많았다. 첫 출전했던 54스위스월드컵 때 당시 유럽의 맹주였던 헝가리와 첫 대결을 펼쳐 월드컵 본선 사상 최다 점수차인 0-9패의 수모를 당했다. 32년만의 본선 진출을 이룬 86멕시코월드컵 때는 남미 강호 아르헨티나와 첫 경기에서 만나 1-3으로 패했다. 이후 3차례의 월드컵에서도 한국은 단 한번도 첫 경기를 시원스레 치른 적이 없었다.
유일한 예외라면 무승부로 끝난 94미국월드컵 스페인과의 개막전. 한국은 이어진 볼리비아, 독일전에서 1무1패를 추가해 그나마 이 대회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한국이 폴란드-미국-포르투갈 순으로 경기를 치르게 되는 2002월드컵축구대회 본선 1회전은 역대 월드컵을 통틀어 최상의 조합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3위의 폴란드는 여전히 한국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유럽팀이지만 그렇다고 이길 수 없는 팀도 아니다. 또 폴란드는 한국이 32년만에 본선 무대를 밟았던 86월드컵 이후 단 한번도 월드컵에 출전한 적이 없어 주전 선수들의 월드컵 경험면에서도 한국이 우위다.
한국이 폴란드를 누른다면 그 기세를 미국과 포르투갈전까지 이어갈 수 있다. 특히 조1위가 유력한 포르투갈이 16강 이후를 생각해 한국과의 마지막 경기에서는 컨디션 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한국으로서는 컨페더레이션스컵 때 일본이 누렸던 행운을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결국 한국의 사상 첫 월드컵 16강 진출은 폴란드와의 첫 경기에 절반 이상 달려있는 셈이다.
<부산〓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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