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눈빛만 봐도…우리가 최고 콤비

  • 입력 2001년 11월 7일 18시 30분


5명의 선수가 쉴 새 없이 뛰는 농구. 하지만 5명 중 2명만 ‘똑똑’해도 강팀이 되는 게 또 농구다.

미국프로농구(NBA)의 ‘황제’ 마이클 조던을 보자. 40개월의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조던의 기량은 여전히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의 새 소속팀 워싱턴 위저즈의 성적은 신통치 않다. 이유는 조던과 손발을 맞출 만한 동료가 없다는 것. 불패신화를 창조했던 시카고 불스에 조던 외에 스코티 피펜, 데니스 로드맨, 룩 롱리 등 쟁쟁한 스타들이 있었던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NBA 현존 최고의 가드-빅맨 콤비는 유타 재즈의 존 스탁턴과 칼 말론. 85∼86시즌부터 찰떡궁합을 과시하고 있는 말론-스탁턴 콤비 활약에 유타는 16시즌 동안 단 한 차례도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적이 없다.

국내 프로농구에서 최상의 콤비는 과연 누구일까?

지난 시즌까지 4시즌 동안 현대 걸리버스(현 KCC 이지스)에서 한솥밥을 먹어온 이상민-맥도웰이 단연 첫손가락에 꼽힌다.

맥도웰이 SK빅스로 옮긴 뒤 서로 적으로 경기장에서 처음 만난 6일 전주실내체육관. 이날 이상민과 맥도웰은 예전 둘이 함께 있었을 때의 파워에 절반도 미치지 못했다. 공 줄 곳이 없는 이상민은 실책 3개에 겨우 4쿼터에 가서야 5득점하고 5파울로 퇴장당했다.

공을 찔러주는 동료가 없는 맥도웰도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격으로 플레이를 하다보니 실책을 6개나 저질렀다. 올 시즌 처음으로 트리플더블을 기록했지만 상대팀 용병이 빠진 상황인 데다가 그의 플레이가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다는 것이 중평.

서로 눈빛만 봐도 척척 통하는 ‘환상의 짝꿍’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아직 시즌 초라 ‘찰떡궁합’의 탄생 징후가 뚜렷하게 보이진 않지만 가능성을 보이는 콤비가 나오고 있다.

새내기 가드 김승현과 발빠르고 탄력좋은 마르커스 힉스(동양 오리온스), 역시 새내기 가드인 전형수와 슛감각이 웬만한 슈터들보다 좋고 농구기본이 탄탄한 마이클 매덕스(코리아텐더 푸르미). 동양과 코리아텐더는 새로 만난 이들 콤비의 활약 덕분에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SK 빅스의 최명도-얼 아이크의 팀워크도 기준 이상. 맥도웰이 플레이에서 소외된다고 투정할 정도다.

어시스트의 ‘지존’ 강동희(모비스 오토몬스)도 센터 래리 애브니와의 픽앤드롤 플레이에 재미를 보고 있다.

반면 ‘나홀로플레이’ 성격이 강한 아티머스 맥클래리와 행동이 굼뜬 무스타파 호프가 버티는 삼성 썬더스나 오로지 속공에 목숨을 걸고 있는 LG 세이커스에선 명콤비가 탄생할 확률이 희박하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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