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동아경주오픈마라톤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천년고도 경주를 찾았다. 외국에서 오래 살아 세계의 많은 도시를 여행했지만 부끄럽게도 경주는 처음이었다. 거리를 달려보니 도시 전체에 품위 있는 한국의 고전미가 배어 있었다. 유럽의 고성(古城)에서 느끼던 이질적 감회와는 또 다른 감개무량함은 내 뿌리에 대한 자긍심을 새삼 깨닫게 했다. 100리길 마라톤 참가자들의 달리는 발소리가 마치 신라시대 무사들이 달리던 말발굽 소리처럼 들리는 것 같은 착각은 달리는 사람들이 경험하는 ‘러너스 하이’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앞으로 외국친구들이 오면 꼭 경주를 보여주리라 마음먹으며 이 값진 기회를 마련해 준 마라톤 주최측에 감사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