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심중 '복잡'…불만과 불안 교차하는 듯

  • 입력 2001년 9월 2일 16시 23분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전야인 2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의 측근들이 전하는 JP의 심중은 복잡하다. 불만과 불안이 교차하고 있는 듯하다.

JP의 한 측근은 "청와대가 문제해결 노력도 없이 되레 반통일 세력 운운하는 데 대해 (JP가) 큰 배신감을 갖고 있다" 며 "표결 이후 갈라서면 당분간 양쪽이 모두 힘들어질 것이고, 특히 힘든 것은 청와대와 민주당이 될 것이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전 내내 JP의 서울 신당동에 머물렀던 변웅전(邊雄田) 대변인은 "아직도 늦지 않았다. (청와대와 민주당의) 입장변화가 있길 바란다.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이 공조다 라며 (표결 후 각자) 제 갈 길을 간다는 얘기는 없었다" 고 전했다.

이에 앞서 JP는 1일 자민련 의원총회에 참석해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 해임건의안이) 표결까지 가게 돼 안타깝다" 며 격앙된 어조로 여권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했다. 다음은 JP의 발언 요지.

-왜들 그렇게 이유를 대는 거야? 임동원 장관은 문제가 많은 사람이야. 법무부에서도 그런 사람 (평양) 가면 안된다고 내부의견을 문건으로 냈다는데 그것도 무시하고 말이야…. 내가 공조를 생각해서 임 장관이 스스로 물러나면 좋겠다고 했는데, 저쪽에서 한다는 소리가 뭐 반통일세력이라고? 그걸 말이라고 하나.

-자민련이 공조하면서 단 것만 빼먹는다고 하는데 뭘 빼먹었단 말인가. 솔직히 말하지. 자민련이 공조해서 얻은 게 뭐야? 여기 여러분들 단 것 뭘 먹었나? 단 것 빼먹은 건 민주당 아니야? 우리는 당사도 변변치 않은데 저기 민주당은 번듯한 당사에다가….

-우리 사회에 말없이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 지금은 뭐 한 줌도 안되는 사람들이 평양이다 금강산이다 갔다 오고, 남북 화해협력이 증진됐다 하지만, 그런 게 아니야. 이런 식으로 가다간 언젠가 걱정의 목소리가 터지게 돼 있어. 이런 저런 걱정의 목소리를 다 아울러서 통일의 길에 한발짝씩 가는 거지.

-나는 솔직히 투표까지 가는 걸 원치 않아. 투표 안하고 해결봤으면 좋겠어. 그런데 표결을 하게 됐잖아. 최악의 경우 우리 뜻을 보여줄 수 밖에….

-이런 걸 두고 일부에서 대망론 이다 뭐다 연결시키는데 나 그런 것 없어. 내가 그런 생각을 갖고 이렇게 할 것 같으면 1980년에 벌써 했을 거야.

-임 장관이 자진사퇴하는 것이 공조유지야. 그것이 남북관계에 대한 국민의 걱정을 더는 밑거름이 될 것이야. 나는 우리가 공조를 깨지 않는다고 했어. 표결까지 가면 후유증이 많을 거야. 중용지도란 기스(흠)가 안나게 하는 건데…. 3일 표결한다는데 잘들 생각하시오. 그 후로는 (공조를) 복구하기 힘들거야.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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