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세리 "이젠 최연소 그랜드슬래머"

  • 입력 2001년 8월 6일 18시 42분


“앞으로 세계여자골프를 거론할 때 아니카 소렌스탐, 캐리 웹과 더불어 박세리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박세리(24·삼성전자)가 짜릿한 대역전극으로 브리티시여자오픈 정상에 오르자 한 외신은 기사 첫머리를 이렇게 시작했다.

2001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

박세리는 첫 홀을 이글로 시작해 마지막 두 홀을 연속 버디로 장식하는 인상 깊은 플레이로 98년 LPGA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에 이어 자신의 세 번째 메이저타이틀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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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3년 안에 나머지 메이저타이틀인 나비스코챔피언십까지 획득한다면 웹(27·호주)을 제치고 ‘최연소 그랜드슬래머’의 영광도 차지할 수 있게 됐다.

소렌스탐(31·스웨덴), 웹과 함께 명실상부한 ‘트로이카 체제’의 한 주인공으로 확고한 자리를 굳힌 박세리가 이번 대회에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바로 ‘자신감’.

박세리는 우승인터뷰에서 “매년 4, 5승 정도는 충분히 거둘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에 볼 수 없었던 자신감 넘치는 인터뷰였다.

박세리가 개막전인 바이타민스클래식 정상을 차지하면서 세웠던 올 시즌 목표는 ‘상금왕과 다승왕, 올해의 선수 타이틀까지 싹쓸이하는 것’.

이미 상금랭킹에선 소렌스탐(124만5696달러)과 웹(116만659달러)을 제치고 선두(124만8535달러)에 나섰다. 소렌스탐에겐 아직 1승 뒤진 4승을 마크중이지만 현재의 페이스만 유지할 수 있다면 남은 시즌에 2, 3승 추가도 충분히 가능할 전망.

환상적인 호흡을 맞추고 있는 전담캐디 콜린 칸(영국)의 존재는 이 같은 전망을 더욱 밝게 해준다. 박세리는 우승인터뷰에서 “영국골프장에 익숙한 칸이 클럽선택과 핀 공략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한편 세계 최대의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미국의 골프다이제스트는 이날 자사 인터넷사이트에 ‘누가 2001시즌의 가장 훌륭한 여성골퍼인가’라는 여론조사 설문을 띄웠다. 그 결과 박세리는 48.4%로 소렌스탐(29.0%)과 웹(22.6%)을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

박세리가 세계여자골프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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