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왜 어느 팀은 잘 돌아갈까. 지난 시즌 남자프로농구(KBL) 챔피언이자 이번 시즌에도 선두인 창원 LG 세이커스 전력은 왜 좀처럼 흔들리지 않을까. 기복 없는 힘의 근원을 알고 싶었다. 조상현 감독에게 물었다.조 감독은 홈인 창원에서 경기가 없는 날엔 “완벽한 외톨이가 된다”고 했다. 혼자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는 피자 한 판 포장해 숙소로 들어온다. 하루이틀 일상이 아니다. 피자 전문점도 아닌 맥줏집 안주용 피자인데 입맛에 정확히 ‘꽂혔다’. 가족이나 코치들, 지인과 시간을 보낼 것 같지만 아니다. 선수들에게도 웬만하면 연락하지 않는다. 붙잡지 않고 놓아둔다. 거리를 유지하며 자신을 회복한다.코트에서는 정반대다. 선수들에게 “훈련 1시간 30분만 집중해 달라”고 요구한다. 함께 외치는 주문이 있다. “리커버리(Recovery)!” 일종의 복구다. 일상에선 놓아두고 코트에선 붙잡는다. 놓쳤다가도 반드시 따라붙는 그의 농구 설계와 닮았다. ‘조상현표’ 농구는 한번 잡혀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태도와 구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마레이에서 시작된 수비 설계“LG에 와서 아셈 마레이를 보고 수비 농구를 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출발점은 외국인 센터 마레이(이집트)였다. 마레이는 수비의 철옹성이다. 리그 리바운드와 가로채기 1위. 골밑에서 잘 버티고, 끈적하게 막고, 집요하게 뺏는다. 상대 팀은 골치가 아프다.“경기당 30~40점씩 넣는 선수는 아니잖아요. 부임 때부터 마레이 중심으로 상대를 귀찮게 해서 최대한 점수를 안 주고 이기자는 농구 설계 방향을 잡았죠.”이 목적 설계 성과는 숫자로 드러난다. LG는 팀 리바운드 1위, 수비 리바운드 1위다. 상대 공격 리바운드와 2차 득점 확률이 낮아진다. 자연스럽게 적은 실점으로 이어진다. 수비 효율(DEFRTG·Defensive Rating)은 101.8. 100번 수비에서 101.8점만 내줬다. 역시 리그에서 가장 낮다.상대는 LG를 만나면 3점슛으로도 재미를 못 보고 있다. 조 감독이 가장 싫어하는 장면이 ‘편안한 3점 허용’이다. 조 감독이 정한 기준은 한 경기 3점슛 10개 미만 허용. 실제로 상대 팀은 LG 전에서 경기당 3점슛을 평균 24.2개만 시도해 7.0개를 넣었다. 성공률 28.8%에 불과하다. 덜 쏘게 하면서도 어렵게 쏘게 만든 결과다.LG 공격은 여러 공격 지표 평균 리그 중상위권이다. 압도적이지 않다. 미국프로농구(NBA) 지난 시즌 챔피언이자 이번 시즌도 선두인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 닮았다. 수비로 지지 않는다. 오클라호마시티 DEFRTG도 105.6으로 리그 최저 수준이다. 실책에 의한 실점, 속공 실점은 리그에서 가장 적다. 공격보다 일관된 수비 태도, 집중력, 구조와 동선 복구(리커버리) 관리에 방점이 찍혀 있다.LG 가로채기 숫자는 많지 않다. 상대 턴오버를 억지로 만들기보다 공격 시간을 소모시키는 데 초점을 둔다. 탑에서의 무리한 트랩 대신 사이드라인 쪽 유도, 드리블 방향 제한, 패스 각 차단으로 상대의 첫 옵션을 없앤다. 상대는 ‘터프 샷’을 쏘게 되고, 이는 낮은 야투 성공률로 이어진다. 페인트존 진입이 어려워지면 장거리 슛이 늘고 공격 효율도 떨어진다.● 숫자에 잡히지 않는 복구의 가치―상대의 공격 선택지가 하나씩 지워지는 것 같다.“맞더라도 쉽게 맞으면 안 된다는 겁니다. 핵심은 리커버리예요. 스크린에 걸려도 끝까지 따라붙어 지연시키라고 합니다. 뚫려도 페인트존을 쉽게 내주지 않는 간격 유지가 필요하죠. 마지막 리바운드까지 책임지는 동선을 확보합니다. 공격이 실패했을 때 백코트도 빨라야 하고요. 한발 늦었어도 끝까지 쫓아가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정렬하는 복구가 중요합니다.”이런 수비 태도와 동선, 간격과 복구 타이밍은 수치로 잘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조 감독은 경기 후 기록지를 집요하게 들여다보지 않는다. 마레이와 국가대표 슈터 유기상의 기록 정도만 확인한다. 대신 코트 리커버리를 유지할 수 있는 코트 밖 리커버리에 더 신경을 쓴다.“이기든 지든, 특히 패하고 나서는 곧장 락커룸으로 안 가요. 감독실 문을 먼저 엽니다. 선수들도 얼마나 기분이 안 좋겠어요. 감정에 지배돼 기록을 들이밀면 역효과죠.”마레이와 아시아쿼터 칼 타마요도 리커버리 차원에서 ‘리스크’를 관리한다.“박살 나는 경기를 보면 대체로 마레이와 타마요 멘탈이 먼저 흔들려요. 심판만 쳐다보고 항의만 하죠. 불평이 있으면 나한테 하라고 합니다. 팀은 건드리지 말자고요.”리커버리 기강을 무너뜨리는 행동은 용납하지 않는다. 버스 탑승 시간 같은 사소한 규율도 칼같이 지킨다. ‘1~2분쯤 괜찮겠지’ 하는 순간, 버스는 이미 출발한다. ● 코트 밖 에너지 정렬에 방점조 감독은 최근 연승 흐름 속에서도 쉬는 날마다 자신의 코트 밖 리커버리를 반복한다. 조언을 듣고 전술을 재포장하기도 한다. 휴대전화에는 대학 시절 은사 최희암 전 감독 이름이 자주 뜬다.“가드 양준석이 수비를 더 깊게 끌어들이며 다음 플레이를 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해 주셨어요. 큰 도움이 됐죠.”최근 양준석이 수비와 ‘밀당’을 하면서 공간을 확보하고, 공격 숫자 우위 상황을 만드는 조율이 능숙해진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코트 밖 시간은 코트 안에서 흐트러진 감정과 에너지를 다시 정렬하는 데 쓴다. 현주엽에게 배운 양고기가 아직 완전히 입에 맞지는 않지만 적응 중이다. 민물매운탕도 최근 국가대표팀에서 전희철 감독과 함께 먹으며 익숙해졌다고 웃는다. 낯선 것을 받아들이며 앞으로 가는 적응과 확장의 리커버리다.영화관의 고요함과 피자 한 판의 온기 그리고 코트에서 끝까지 따라붙어 복구하는 잰걸음. 소란스럽지 않은데 참 단단하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2월 1일이다. 겨울만 되면 농구가 더 좋아진다. 그리고 이날이 오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1995년 2월 1일, 농구대잔치 고려대와 연세대 경기. 역대급 명승부다. 프로농구 시즌이 한창인데 웬 농구대잔치냐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생각만 해도 등골에 식은땀이 흐르는 초(超)역대급 승부다. 이 기억을 한번 꺼내 들면, 다시 프로농구 보는 맛이 살아날까 싶어서 그런다.● 모두가 끝났다고 생각한 ‘1분 25초’그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제1체육관은 1만5000명에 육박한 관중과 ‘오빠 부대’ 함성으로 가득 찼다. 옆 사람 말이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후반 종료 1분 25초 전. 연세대가 74-66으로 앞서자 TV 중계 캐스터 목소리엔 힘이 빠졌다.“연세대의 승리에요.”고려대 김병철의 파울. 연세대 공격을 끊고 빠르게 반격해야 했다. 연세대 우지원의 자유투. 캐스터는 “78개 던져 71개 성공, 성공률 91%”라고 말했다. 해설을 맡은 1970년대 레전드 유희영 선생도 “1분 13초. 연세대의 승리에요”라며 긴장을 풀었다.그런데 그때부터 묘하게 흐름이 틀어지기 시작했다. 우지원이 원 앤드 원 자유투를 놓쳤다. 곧바로 김병철의 골밑 돌파. 블록슛을 시도하다 반칙을 범한 이상민이 착지하면서 오른쪽 무릎이 꺾였다. 고통에 몸부림치던 이상민은 실려 나갔다. 김병철은 자유투 두 개를 얻었다. 1구 실패, 2구 성공. 74-67.이어 고려대 현주엽의 파울. 5반칙 퇴장이다. 다시 우지원의 자유투. 1구는 들어갔지만 2구는 빗나갔다. 75-67. 연세대 응원석에선 “이겼다”는 외침이 터졌다.그러나 고려대 전희철의 3점슛이 꽂혔다. 47초 남기고 75-70. 다시 고려대의 파울 작전. 신기성도 5반칙으로 코트를 떠났다. 이상민 대신 들어온 김성헌의 원 앤드 원. 그런데 또 1구 실패. 리바운드는 고려대. 이번엔 양희승의 3점포. 75-73. 27초.캐스터의 멘트가 바뀐다. “하… 아직 모르겠습니다.”또 우지원을 향한 파울 작전. 유희영 선생은 “자유투가 이만큼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슛감이 좋던 우지원은 다시 원 앤드 원 1구를 놓쳤다. 리바운드를 잡다 파울을 당한 양희승. 이어 자유투 두 개 성공. 75-75 동점. 16초.우지원이 엔드라인 쪽을 파고들며 슛을 던졌지만 빗나갔다. 리바운드 다툼 끝에 심판은 연세대 볼을 선언했다. 느린 화면에선 연세대 석주일 손에 맞고 나간 듯 보였다. 고려대 벤치와 선수들은 황보삼남 심판에게 격렬하게 항의했다. 남은 시간 4초. 마지막 작전 시간.서두가 길었다. 이 4초 동안 양쪽 벤치에선 무슨 작전이 내려졌을까.연세대의 공격. 사이드라인에서 김성헌이 공을 들고 섰다. 구본근은 가까운 쪽 로 포스트, 서장훈은 반대편 로 포스트. 구본근은 전희철, 서장훈은 박재현이 각각 맡았다. 서장훈 쪽 45도엔 우지원, 중앙 외곽엔 석주일. 각각 이지승과 양희승이 수비했다.김성헌은 잠시 머뭇거리다 외곽으로 빠져나온 서장훈에게 패스했다. 원 드리블. 이어 몸을 살짝 젖힌 페이드어웨이. 부저와 동시에 공이 림을 갈랐다. 연세대의 승리. 심장이 터질 듯한 순간이었다.● 아군도 속인 4초의 트릭그 슛은 예정된 것이었을까. 31년이 지난 지금 당사자들 기억은 흐릿해졌다. 김성헌(소노 팀장)은 “(서장훈에게) 공이 가는 작전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했다. 당시 코치였던 박건연 KXO 회장(한국 3x3 농구연맹)도 “패스 타이밍이 늦긴 했다”고 기억했다. 김병철 전 오리온 코치는 “고려대에선 서장훈에게 공이 안 갈 거라고 봤다. 외곽을 막으라는 주문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힌트는 중계 화면에 있을 수 있다. 작전 타임이 끝난 뒤 석주일은 슛 동작을 크게 취하며 코트로 나왔다. 그때 최희암 연세대 감독(고려용접봉부회장)이 “주일아, 주일아”를 외치는 장면이 잡힌다. 이어 서장훈이 우지원 쪽으로 가며 스크린을 하는 척한다. 다시 석주일에 대한 수비를 스크린하는 듯하다가 공을 받는다. 그리고 버저비터. 31년 만에 최 감독이 답을 내놨다.“서장훈이 두 번 스크린을 하는 제스처로 우지원과 석주일, 둘을 동시에 살리고 안 되면 장훈이에게 공이 가게 한 작전이었다. 장훈이가 몸을 부딪히는 진짜 스크린을 하면 패스를 받기 어려울 수 있었다. 그래서 ‘하는 척’만 하라고 했다.”결국 두 번의 트릭이었다. 서장훈의 ‘스크린하는 척’, 그리고 석주일의 과장된 슛 제스처. 상대도 속았고, 같은 편도 속았다. 그리고 그 마지막 의도는 연세대의 승리로 이어졌다.이래서 궁금했나 보다. 농구가 더 농구답던 시절, 가장 치열하고 눈부신 4초를 기억하길 잘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깐부. ‘같은 편’, 나아가 ‘어떤 경우라도 모든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이’라는 의미의 은어(속어)죠. 제아무리 모두 갖춘 인생이라도 건전하게 교감하는 평생의 벗이 없다면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좋은 인간관계는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깐부들 사이에 피어나는 ‘같이의 가치’를 소개합니다.“전 대단한 클래식 작곡가들을 설렁탕 같은 탕류에 비교해 봐요. 설렁탕이 요즘 1만4000원 정도 합니다. 베토벤은 꼬리곰탕입니다. 비싸죠. 2만8000원 정도 합니다. 꼬리곰탕보다 조금 싼 게 도가니탕, 대개 2만2000원 받죠. ‘음악의 신동’ 모차르트가 도가니탕입니다. 베토벤이 음악으로 성인이 된 악성(樂聖)이기 때문에 조금 더 비싸요. ‘피아노의 시인’이라는 쇼팽은 1만6000원 짜리 특설렁탕입니다. ‘가곡의 왕’ 슈베르트는 설렁탕이구요. 비싼 메뉴들입니다. 위대하죠. 이 메뉴판에 못 끼는 작곡자가 무수히 많습니다. 이건 순전히 저만의 메뉴판이에요.”재밌다. 듣고 보니 빠진다. 익숙하지만 그냥 들으면 어려운 클래식 ‘대가’들인데 머리에 쏙쏙 박힌다. 클래식을 이렇게 보는 사람 없다. 주관적 생각이라는데 꽤 설득력 있다. 판단 기준을 궁금하게 만든다. 관심을 갖게 한다. 재주다. 이러고 사는 개그맨이 있다. ‘오호츠크랩’과 ‘쪼쪼댄스’로, 또 버벅대는 ‘1분 논평’ 캐릭터로 큰 웃음을 준 김현철이다. 개그 말고는 그가 뭐 하는지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아주 오래 웃기러 다니는 틈틈이 클래식을 끼고 살았다. 평생 친구 같다. 친구 덕에 교향악단 지휘도 하고 평론까지 한다. 앞으로도 계속 이 친구와 살 거다.클래식을 우리 삶에 녹여 접점을 찾는 데는 도가 트였다. 학창 시절과 연예계 생활을 거치면서 친하게 지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 친구는 2순위일 것 같다. 클래식이건 사람이건 김현철과 통하는 것이 있어야 친해질 수 있지 않을까. 맞다. 그게 뭘까. ● ‘동심으로 웃기겠다는 건 책임, 의리 있는 웃음’동심(童心). 어린 아이 마음. 김현철은 만나자마자 “동심으로 산다”고 했다. 살면서 뭔가를 선택하고 결정하는 순간에 동심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 동심에 관해선 다양한 해석이 있다. 김현철의 동심은 ‘감정에 가장 정직한 상태’를 말하는 것 같다. 투명한 감정이다. 주변 사람들은 그를 아이처럼 느낄 수 있는 어른이라고 한다.“제가 굉장히 직설적이에요.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바로 감정을 드러내요. 대화할 때도 뭉뚱그려 말하지 않아요. 예전에는 PD 선생님들에게 이런 면 때문에 지적을 많이 받았어요. 싸우기도 했어요. 출연료 덜 준다고 항의도 자주 했죠. PD 분들은 황당해하죠. 서로 나가려는 프로그램인데 저만 까다롭게 구니…. ‘출연료가 적다고 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혀를 내둘렀죠. 맛집 방송 녹화 때는 음식이 너무 맛이 없다고 솔직하게 얘기해서 무지 혼나기도 했어요.”김현철은 어린 시절 친구들과의 관계와 역할에서 동심을 알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맡은 오락부장. 친구들을 웃기고, 놀게 하고, 어울리게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깨달은 마음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친구 집에서 클래식을 듣고 지휘자 흉내를 내 봤다. 친구들이 배꼽을 잡고 웃었다. 어떻게 보면 내 안의 동심이 먼저 웃는 걸 봤다. 소중한 기억이다. “초중고와 대입 재수 학원에서 서울예술대 1학년까지, 무려 12년을 오락반장으로 살았어요. 오락반장은 친구들이 뽑아 주는 유일한 선출직이잖아요. 공부보다는 어떻게 친구들을 웃길까 하루 종일 골몰했죠. 이주일 선생님을 흉내내면 누구든지 웃습니다. 안 웃기는 사람도 ‘콩나물 팍팍 무쳤냐’ 하면 웃겨요. ‘이렇게는 웃기지 말자’는 동심이 발동해 버렸어요. 그때 클래식이 안으로 들어온 거죠.” 체면을 내려놓고, 웃음의 책임을 지고, 분위기를 살리는 마음이었기에, 지금도 스스로 ‘김현철의 동심’은 미숙한 감정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친구들에게 지루함을 안 주려고 똑같은 클래식 개그는 안 했다. 그래서 공부를 했다. 책임감이 있다. 그 동심엔. 서울예대 다닐 때는 연기에 회의감을 많이 느꼈다. 연기를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대학에서 배우는 사실주의 연극 대사는 너무 정확해서 저랑 안 맞더라고요. 오히려 어눌하고 해학적인 약장수 같은 역할을 맡으면 날아다녔어요. 정상적인 대사가 안 나오는 역할이잖아요. 나뿐만 아니라 주변 배우들 대사까지 외워서 하는 연기는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절로 대사가 나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랄까요. ‘탕’ 소리가 안 났는데 ‘아이고, 이게 무슨 소리야’라는 대사를 한 적이 있었어요. 무섭더라고. 이건 아니다 싶었죠.”개그맨이 되고 김현철은 여러 TV나 라디오 프로그램에 ‘대표 반고정’ ‘땜빵 게스트’로 많이 나갔다. 지금도 누군가 자리를 비우면 반드시 호출되는 이름이다. “선택에는 명분이 중요했어요. 사람들이 웃을 수 있거나 내가 재밌거나 등등… , 그런 제 동심의 명분에 맞아떨어지면 다 했어요. 단호하게 맺고 끊었던 겁니다. 그런 동심 때문에 어쩌면 신동엽이나 박명수처럼 크게 성공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죠. 호불호도 있고, 살면서 장점이자 단점이 너무 부각되는 면도 있겠죠. 그런데 지금은 한결같은 제 성격에 너무 만족해요. 애매모호한 것 싫어하는 성격 때문에 감사하게도 개그나 클래식 지휘를 계속 하고 있다고 봐요. 웃기는 것에 감탄을 잘하고 음악에 대한 호기심에 솔직하게 민감한 거죠. 클래식 무대만 해도 60~70명과 공연해야 합니다. 직설적으로 말하고 또 확실하게 제스처를 해 줘야 오히려 좋은 ‘합’과 ‘하모니’가 나오더라고요.” ● ‘박명수’, 동심이 맞는 ‘운명수’ 김현철은 그래서 어른이 돼도 가장 아이답게 살았던 순간을 고백해 주는 사람이 좋다. 그렇게 함께 웃는 자리에서 마음이 열린다. 개그맨 박명수는 이런 소통으로 맺어진 친구다. 김현철은 MBC 공채 개그맨 세 기수 선배인 박명수에 대해 “내 동심을 지키게끔 해주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했다. 김현철에게서 나올 수 있는 의리의 최상급 표현 같다. 인정한다.“박명수가 처음 보면 거칠잖아요. 그 눈매로 ‘이쒸’ 하면 무섭기도 하고. 저도 도망갔어요. 그러다 제가 돈을 찾으려고 은행 ATM에 갔는데 몰래 박명수가 쫓아온 거에요. 비밀번호 ‘8027’를 누르는데, 박명수가 깜짝 놀라더니 ‘너, 내 카드 훔쳐간 거 아냐?’ 그래요. 거기서 동심이 느껴지더라고. 알고 보니 박명수도 비밀번호가 8027이었던 거예요. 그 자리에서 주민등록증을 서로 깠는데 웬걸, 출생년월이 똑같은 겁니다. 1970년 8월 27일. 둘 다 비밀번호를 0827로 하고 싶은데, 노출이 되기 쉬우니까 숫자 위치를 바꿔 8027로 지정한 거예요. 잔머리도 똑같이 굴린거죠. 그 순간 얼마나 웃었는지. 하하, 여기서 우리 관계는 말이 필요없게 됐어요.”―그 뒤로 아주 친해졌을 것 같다.“정말 명수가 잘해 줬어요. 선배들한테 혼나고 있을 때는 나서서 말려 주기도 했고요. 저랑 마주치면 무조건 ‘야, 빨리 와’ 그래요. 그때는 개그맨들이 야간 업소에서 일을 많이 했잖아요. 홍록기 형이 제일 인기 있을 때였죠. 명수가 저보고 운전하라고 해서 같이 가는거죠. 명수가 무대에 나가서 일당을 받으면 얼마씩 저에게 떼어 주고 했어요.”―그때 오호츠크랩 등이 나왔나.“그렇죠. 그런데 박명수가 랩을 대충하는 거예요. 나 같은 사람은 대충하지 않는 성격이잖아요. 동심이 있기 때문에요. 그래서 제가 여기 저기 가사를 찾아 넣고 외웠던 거죠. 박명수는 하다가 저한테 안 되니까 ‘양쯔강 유역에 이모작’ 같은 가사를 넣었고요. 주워서 잘 살린 거죠. 결국 제 동심으로부터 랩 완성이 됐습니다.” ―박명수가 타던 외제 중고차를 두 번이나 사서 비싸게 팔았다.“희한하게 박명수가 뭔가를 팔면 시세가 올라갔어요. 박명수가 방송에 나가서 뭐라고 하길래 ‘집을 시세에 맞춰 판 게 잘못’이라고 했죠. 사실 박명수가 판 차를 타고 다닐 때가 전성기였어요. 일도 많이 들어왔고요. 김현철의 ‘호황’이었죠. 박명수의 운을 샀던 것이라 생각해요.”● 끝까지 같이 웃을 ‘웃케스트라’를 꿈꾼다이제 김현철을 있게 한 동심의 진면목을 전하고 싶다. 그는 동심에 호기심이 살아 있다고 본다. 아는 것도 다시 질문하게 된다고. 또 동심으로 쉽게 감동한다고 했다. 작은 친철, 오래된 노래에 울컥하고 깊은 관계에 감사해 할 수 있다는 것. 동심을 가진 사람은 계산보다 진심을 우선하다고 생각한다. 주변에 의리 있는 사람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일에서 재미를 찾고, 사람 관계에서 웃음을 만든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믿음. 동심 있는 사람은 “그래도 사람은 괜찮다”는 것이다.김현철 마에스트로, 즉 ‘현마에’로 그렇게 살아 왔다고 보여 주고 싶다. 클래스가 다른 클래식으로, 세계 최초 지휘퍼포머가 되고 싶은 김현철의 시그니처 동작으로 동심이 가진 의미를 알려 주고 싶다. 지난해 펴낸 ‘김현철의 고급진 클래식당’이라는 책에서 그는 감수성의 힘을 증명하려 했다. 동심의 스펙트럼으로 클래식의 모든 것을 식당 메뉴 설명하듯 쉽게 풀어냈다. 경험담도 녹이고 클래식 대가들 인생을 자기 삶과 비교하기도 했다. 어려운 용어와 역사를 개그맨 특유의 재치로 해석했다. 틈새 재미도 잘 파고 들었다. 방장식 단국대 상임이사는 이 책을 보고 “원래 알던 김현철의 정체성에 의심이 들었다”고 했다. 2월 19일에는 같은 제목으로 롯데콘서트홀에서 특별 오케스트라 공연을 한다. “관객들이 억지로 끌려왔어도 공연 끝날 때면 저마다의 동심을 알았으면 해요. 동심은 도망친 게 아니라 잠시 접어둔 마음이라는 것을요. 클래식 곡의 기본 정보를 몰랐다고 해도 순수한 감정이 올라올 겁니다. 끝나고 꼭 한마디 하실 수 있을 겁니다. 박명수가 ‘야야야’ 호통치고, ‘쪼쪼’ 하면서 춤추면 10명 중 8명은 웃으실 텐데, 그보다 더 재밌고 감동적일 거예요. 그리고 저에게 질문을 한번 해주세요.”―앞으로 어떻게 세상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의리를 지킬 건가. “연어는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거슬러 와서 알을 낳고 장렬하게 죽잖아요. 저도 연어처럼 회귀할 겁니다. 개그로요. 클래식을 넣어 코미디를 할 겁니다. 그러려면 저만의 오케스트라가 있어야 하겠죠. 실력있는 연주자들이 저랑 같이 개그를 해 줘야 해요. 기존 연주자들은 악보보느라 정신없는데 여기선 같이 웃기다가 틀려서 울고 나가고. 얼마나 웃기겠어요. (최초 ‘코미디케스트라’ ‘코케스트라’ 결성 아닌가?) 그럼 ‘웃케스트라’라고 하죠.” ―마지막으로 30년 지기 친구 박명수와의 앞날은.“프레데리크 쇼팽과 로베르트 슈만이 동갑이에요. 1810년생입니다. 둘이 친구죠. 그런데 둘의 노래가 들어보면 비슷해요. 느낌이 우연하게 겹친 것이라 볼 수 있죠. 박명수와 저도 그래요. 서로 ‘쪼쪼~’ 했거든요. 그리고 사람 보면서 ‘확, 우이 C’ 하는 것도 비슷해요. 각자의 ‘동심’이 비슷하게 나온 거죠. 그죠? 둘은 같은 동심으로 마주하고 살 수밖에 없는 운명이네요.”이상 웃음을 맡기면, 관계까지 책임지는 의리남 김현철이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지금도 생생하다. 처음 운동장에 들어갔는데 공이 어떻게 오는지 모르겠더라. 튀어 오르는 공을 잡으려다 보면 훌쩍 넘어가 버리고, 이 정도면 컨트롤이 되겠지 싶었던 공도 옆으로 휙 지나갔다. 그런데다 뛰는데 이유 없이 코피가 났다.” 19세 청년 신연호(62·고려대 감독)가 43년 전 처음 밟은 곳은 한국 축구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무대였다. 해발 2600m에 가까운 멕시코 고지대. 백두산 높이와 맞먹는 곳이었다. 숨 쉬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무더운 날씨, 정오의 태양, 접시처럼 움푹 들어간 경기장을 가득 채운 7만 관중의 함성까지. 잊을 수 없는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U-20)축구선수권대회다. “전진해서 공격을 한 번 하고 나면 수비할 생각이 안 들 정도였다. 진짜 숨이 안 쉬어졌다.” 공기가 희박한 고지대에서는 평소처럼 뛰는 것 자체가 고역이다. 산소 포화도는 떨어지고, 심장은 더 빨리 뛴다. 하지만 당시 대표팀은 몸과 정신으로 버텨냈다. 첫 경기에서 스코틀랜드에 0-2로 패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멕시코를 2-1로 꺾고, 호주까지 연파하며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기세는 8강까지 이어졌다. 우루과이를 2-1로 누르며 4강 진출.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 대회 4강 무대를 밟는 순간이었다. 4강 상대는 브라질. 훗날 세계적인 스타로 성장한 베베토와 둥가, 조르징요가 있었다. 한국은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갔지만 결국 1-2로 역전패했다. 3, 4위전에서도 폴란드에 1-2로 졌다. 최종 성적은 4위. 그러나 이 대회는 ‘순위’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신연호는 이 대회에서 멕시코전 역전 결승골, 우루과이전 선제골과 결승골을 터뜨리며 세계 언론으로부터 ‘작은 펠레’라는 찬사를 받았다. 한국 축구가 처음으로 세계 무대에서 “통한다”는 확신을 얻었다. 4강전이 열리던 날, 길거리는 조용했다. 상점들이 문을 닫았고 학교에선 수업을 멈춘 채 교사와 학생들이 TV 앞에 모이거나 라디오를 들었다. 선수단 귀국 당시 김포공항에서 서울 시내까지 카퍼레이드가 펼쳐졌다. 2002년 한·일 월드컵보다 19년 앞선 ‘원조 4강 신화’였다.● 왜 지금, 다시 멕시코? 43년 전 멕시코 청소년대회가 소환된 이유는 2026 북중미 월드컵(6월 11일∼7월 19일) 때문이다. 한국은 조별리그 1·2차전을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치른다. 해발 1550m 지대다. 3차전이 열리는 몬테레이는 540m지만, 이미 두 경기를 고지대에서 치른 뒤다. 해발 1500m를 넘으면 산소 흡수 능력은 약 5% 떨어진다. 회복 속도는 늦어지고, 공의 궤적도 달라진다. 공기 밀도가 낮아 공은 더 빠르고 멀리 날아간다. 혈관이 확장돼 코피가 나는 경우도 잦다. 1983년 대표팀은 톨루카(2660m), 멕시코시티(2200m)에서 훈련과 경기를 치렀고, 8강·4강·3, 4위전은 몬테레이와 과달라하라에서 소화했다. 일정 역시 6월 초부터 중순까지로 2026년 월드컵 일정과 유사했다. 그래서 신연호 감독의 경험은 지금 대표팀에도 시사점이 크다.● 마스크 훈련과 6가지 전술… ‘호랑이’의 준비 당시 사령탑은 ‘호랑이’ 박종환 감독이었다. 여건은 열악했다. 고지대 전지훈련은 꿈도 꾸지 못했다. 대신 택한 방법이 마스크 훈련이었다. 1982년 12월부터 서울 효창운동장 인근 여관에서 합숙하며 마스크를 쓰고 달리게 했다. “처음엔 10분도 못 버텼다. 점점 강도를 높여 30분까지 뛰게 했다. 지옥 훈련이었다.” 박 감독은 생전 이렇게 회상했다. 실업팀, 대학팀과의 연습경기에서 실점하면 그 수의 10배만큼 운동장을 돌게 했다. 태릉선수촌에서도 고강도 훈련은 이어졌다. 신 감독은 “몰래 마스크를 살짝 내리기도 했다”며 웃었다. 전술 준비도 치밀했다. 박 감독은 경기 상황을 6가지로 나눠 약속된 패턴을 만들고 번호를 붙였다. 1번부터 6번까지. 벤치 지시가 없어도 선수들이 상황에 맞춰 번호를 선택해 움직였다. 이 ‘기계 같은 조직력’이 본선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신의 한 수, 조기 출국과 김치찌개 대표팀은 대회 보름 전 멕시코에 입국했다. 나름 대한축구협회가 신경을 썼다. 식재료는 충분히 가져가진 못했다. 신 감독 어머니가 싸준 고추장은 비행기 안에서 부풀어 터져버렸다. 운 좋게도 멕시코 교민들이 힘을 보탰다. 그런데 뜻밖의 호재가 있었다. 고기였다. 신 감독은 놀랐다. “투우의 나라라서인지 소고기가 풍족했다. 단백질을 제대로 먹었다.” 평소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박 감독은 원흥재 코치와 함께 김치찌개를 끓였다. 입맛이 떨어질 틈이 없었다. 찌개 맛이 소문나 외국 언론이 박 감독을 ‘요리사’로 알 정도였다. 경기장 밖에서의 안정감은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평소 다혈질인 박 감독은 멕시코에서 표정을 바꿨다. 1차전 스코틀랜드에 허무하게 졌는데 선수들을 다그치지 않았다. “괜찮다, 잘했다.” 이 한마디가 분위기를 바꿨다.● 눈빛으로 통했다… 조직력과 투혼의 결정판 멕시코와의 2차전은 정오 경기였다. 해가 강렬했다. 안방팀 멕시코의 꾀였다. 해발 2200m, 아스테카 스타디움. 올해에도 월드컵 개막전이 열리는 곳이다. 7만2000명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이겨내고 후반 44분, 상대 수비 몸에 맞고 튀어 오른 공을 신연호가 헤딩으로 꽂았다. 역전 결승골이었다. 그는 “후반엔 오히려 멕시코 선수들이 더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8강 우루과이 전은 상징적인 장면을 남겼다. 후반 9분, 신 감독은 “그 때 노인우와 순간 눈이 마주쳤다”고 했다. 기가 막힌 타이밍에 신연호가 전방 공간으로 뛰었다. 순간 수비수 사이로 노인우의 침투 패스가 신연호의 발에 배달됐다. 골키퍼와 1대1. 신연호는 골망을 흔들고 특유의 만세 세리머니를 했다. 선제골. 전반 페널티킥을 실축한 노인우는 집중력을 잃지 않고 실수를 만회했다. 전남 여수 한 동네에서 자라 초중고와 대학까지 함께한 두 친구의 합작품이었다. 신연호는 연장전에서 문전 센스로 결승골까지 터트렸다. 또 한 번 만세를 불렀다. 좀처럼 표정 변화가 없는 박 감독도 종료 휘슬과 함께 오완건 단장, 선수들과 엉켜 안고 울었다.● 과거는 거울이다기세가 하늘을 찔러 4강에 가긴 했는데 선수들은 당시 한국의 열광을 몰랐다. 인터넷도, 실시간 소식도 없었다. 훈련과 경기에만 집중했다. 귀국 후 김포공항에서야 실감했다. “짐을 찾지 말라고 하더라. 그냥 기자회견부터 하라고 했다. 얼떨떨하게 나갔는데 그 때 알았다.” 1983년 멕시코는 한국 축구가 세계를 향해 눈을 뜬 순간이었다. 신 감독도 “한국 축구를 세계가 알게 된 시작”이라며 동의한다. 그 경험이 1986년 멕시코 월드컵으로 이어졌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축구의 토대가 됐다. 아르헨티나, 이탈리아를 맞아 실제 그랬다. 43년 전 청소년 대표팀은 강한 체력, 조직력으로 기본 무장을 했다. 여기에 집중력, 끈기를 잘 섞었다. 4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승리의 공식이다.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지금, 다시 멕시코를 떠올리는 이유다. 과거가 미래를 비추는 거울일 수도 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이달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6’이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인근 유레카 파크존 전시장. 한서대 부스에 세계 각국 바이어와 스타트업 관계자들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은 한서대가 내놓은 제품 설명을 듣고서는 “대학이 이런 기술을 만들었다니 놀랐다”며 질문을 쏟아 냈다. ● CES 혁신상 4건 수상… 시장이 인정하다 항공 산업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해 글로컬30 대학에 선정된 한서대는 CES 2026에서 4개의 혁신상을 받았다. 혁신상은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사용자 가치, 기술력, 디자인, 혁신성을 종합 평가해 수여하는 권위 있는 상이다. 한서대는 2020년부터 7년 연속, 총 28개 CES 혁신상을 탔다. 국내 대학으로서는 최초이자 최다 수상이다. CES는 매년 기술 발전의 현재를 점검하고 미래 방향을 제시한다. 지난해는 기술이 더 이상 신기한 전시물이 아니라 기후, 환경, 복지, 안전 등 시대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가 돼야 한다면서 인공지능(AI), 항공, 차세대 모빌리티를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올해는 그 기술들이 실제 구현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줬다. 한서대 혁신상 수상작이 대표적이다. 분리와 정화를 동시에 실행하는 공기 관리 시스템 ‘AIRDIVIBER’, AI 비전과 센서를 활용한 시각장애인용 스마트 지팡이 ‘NaviCane’, AI 기반 기술로 건조, 분해를 자동으로 최적화한 음식물 처리기 ‘aio Food Waste Composter’, 실시간 음성 및 표정을 인식하는 AI 아바타 생성 시스템 ‘AiVATAR’ 등이다. 이 성과들이 한서대 산업디자인학과 재학생 스타트업 2곳과 교원 창업기업 1곳의 작품이라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대학 연구실과 강의실에서 출발한 아이디어가 기술력과 사업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전시 나흘 동안 이들 기술과 제품에 관심을 보인 110여 개 해외 기업 중 20개 기업과 후속 비즈니스 미팅을 하기로 결정됐다.● ‘라이즈’ 기반 원스톱 지원 성과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한서대가 구축한 RISE(라이즈 ·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기반 ‘One-Stop 기업 지원 플랫폼’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구개발(R&D)부터 디자인, 시제품 제작, 마케팅, 해외 전시까지 학내 창업 팀 혼자서 하기 어려운 과정을 대학이 지원했다. 지역 산업체, 대학 연구진, 학생 창업가를 연결해 실험실 기술이 바로 시장에서 써먹을 수 있도록 했다. 한서대 창업 팀은 6일부터 9일까지 CES 2026 기간 단독 부스 13개를 가동해 해외 바이어와 파트너를 상대로 상담과 미팅을 하며 투자자 네트워킹을 이어 갔다. 코웨이를 비롯한 국내 가전 업체들과 글로벌 컨설팅 업체, 이스라엘 투자자들도 부스를 찾아 기술 검증과 투자 가능성을 논의했다. 7일 CES 2026 현장에서 개최한 ‘2026 글로벌 지·산·학·연 협력 포럼’ 에서는 충남 RISE 사업과 글로컬 대학 혁신 모델을 통한 AI와 항공, 모빌리티 융합 산업의 글로벌 협력 전략이 논의됐다. 기술 혁신과 지역 인재 양성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도 토론했다. 함기선 총장은 “CES 2026 혁신상 수상과 글로벌 포럼으로 ‘글로컬 30’ 대학인 한서대의 특성화 전략과 세계화 노력이 인정받았다. 세계 시장과 연결되는 대학 모델을 계속 만들겠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전국 유일 취업률 80%대 일반대학 충남 천안의 한국기술교육대(KOREATECH)는 취업과 입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4년 대학 취업률 조사에서 82.8%를 기록했다. 전국 4년제 일반대학 중에서 1위에 올랐다. 평균 취업률 62.8%보다 20% 높다. 입시 성과도 눈에 띈다. 2026학년도 수시모집 경쟁률은 11.20대 1로 비수도권 대학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정시모집 경쟁률 역시 7.19대 1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취업과 입학에서 동시에 성과를 낸 사례다. 한국기술교육대는 고용노동부가 설립한 국책대학이다. 국립대 수준의 등록금과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 80% 이상이라는 파격적인 학생 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 전국 일반대학 가운데 취업률 80%를 넘긴 대학은 한국기술교육대가 유일하다. 전년도 취업률 80.1%보다 2.7% 상승했다. 2019년 취업률 84.7%로 전국 1위를 차지한 이후 5년 만에 다시 1위에 올랐다. ● 대기업·공공기관 취업 절반 육박 … 현장 실습 중심 교육, 취업의 질 높였다 특히 취업의 ‘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취업자 가운데 대기업(23.5%), 중견기업(16.1%), 공공기관 및 공기업(6.8%), 국가·지방자치단체(2.7%) 등 절반에 가까운 49.1%가 안정적이고 선호도 높은 일자리에 진출했다. 입사 후 11개월 이상 고용 상태를 유지하는 유지취업률도 89.6%로 전국 평균(79.6%)보다 높다. 한국기술교육대의 대표적인 강점은 장기현장실습제도인 IPP(Industry Professional Practice)다. 3∼4학년 재학생이 4∼10개월간 산업체 현장에서 근무하며 학점을 이수하는 제도다. 참여한 학생들의 취업률은 88.0%로 미참여 학생(77.1%)보다 크게 높았다. 지난해에는 졸업생의 47.8%에 해당하는 376명이 IPP에 참여해 국내 대학 중 가장 높은 참여율을 기록했다. 높은 취업률의 배경으로 실험·실습 중심의 교육 과정을 꼽는다. 이론과 실습 비중을 50대50으로 운영하고 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실험실습 인프라와 24시간 개방형 랩실을 갖췄다. 산업 현장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특성화 공학교육 모델 덕분에 졸업생들은 현장에서 ‘경력직 같은 신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산업 수요에 맞춘 교육 혁신도 지속하고 있다. 2년마다 산업체 전문가가 참여해 교육과정을 재검토하고, 산업 현장 경험 3년 이상을 갖춘 인재만 교수로 임용한다. 교수들이 직접 산업체에서 근무하며 기술 변화를 체득하는 ‘교수 현장 학기제’도 운영 중이다. 수업은 3학점 강의만 한다. 여기에 다양한 경험 학습, 팀 프로젝트, 문제중심학습(PBL) 등을 통해 소통과 협력, 리더십을 기르는 인성 교육과 HRD 교과목 부전공 의무화도 한국기술교육대만의 특징이다. 학생 종합 경력 개발 시스템과 졸업동문 멘토링 박람회 등 체계적인 진로·취업 지원을 통해 취업 경쟁력까지 높이고 있다. 멘토링 박람회의 경우엔 삼성전자, LG, 현대 등 대기업과 한국전력공사 등에 취업한 졸업 동문이 재학생 후배들에게 맞춤 취업 정보와 노하우를 제공한다. 지난해 2학기부터는 AI 기반 학생성장지원 플랫폼 ‘K-LXP(Koreatech Learning eXperience Platform)’를 도입해 자기주도적 학습·진로·취업을 통합 지원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AI 기반 보조 상담 서비스를 추가해 학생들이 진로·취업 준비를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유길상 총장은 “입시 경쟁률과 취업률 모두에서 거둔 성과는 한국기술교육대 교육이 사회로부터 신뢰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어 “2026년에는 교육 혁신과 학생 성장 지원을 더욱 강화해 대학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지난해 5월 말 강원도 국립횡성숲체원. 어린이들과 그 부모들이 좋은 공기를 마시며 숲길을 걸었다. 이 아이들은 그 며칠 전까지 전국소년체육대회 경기장에 있던 운동선수들이었다. 보통이라면 다시 훈련에 임하고 있을 시점. 그런데 숲에 들어와 있었다.“지금처럼 힘든 순간을 계속 이겨 내는 것만으로 대단한 거야.” “늘 응원할게. 너 뒤에 항상 우리가 있어.”부모들은 자녀들을 안아 주고 등을 두드려 주며 차마 표현하지 못한 사랑을 전했다. 성적이나 순위, 메달 이야기는 들리지 않았다. 패배 순간을 ‘리플레이’하지도 않았다. 교보생명과 교보교육재단 ‘체육꿈나무 가족사랑캠프’ 현장에서 이틀간 나타난 장면이다.교보생명과 교보교육재단은 1985년부터 매년 ‘교보생명컵 꿈나무 체육대회’를 개최한다. 2019년부터 대회 입상자 가운데 체육꿈나무 장학생을 선정해 선수들과 그 가족을 초청해 캠프를 열고 있다. 지난해 행사에는 5기 체육꿈나무로 선발된 7개 종목 14명 선수와 그 부모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소년체전 직후라 지쳐 있던 선수들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표정이 살아났다. 부모들은 48시간 동안 오롯이 자녀에게 집중했다. 다른 선수 가족들과도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선수와 부모, 다른 가족들이 서로서로를 응원하는 사이가 됐다.● “부모 표정 말고 네 꿈을 주목해”캠프 기간 진로 특강을 맡은 피겨스케이팅 전 국가대표 선수 김예림은 후배 선수들 마음속으로 들어갔다. 반복된 부상에서 오는 두려움, 슬럼프, 진로의 갈림길에서 겪은 혼란까지 숨김 없이 털어놓았다.부모들에게는 귀중한 조언을 했다. “기록과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말아 주세요. 차분하게 바라봐 주는 것만으로도 학생 선수들은 큰 위로를 받아요.”후배들에겐 “부모님 표정 살피며 경기하지 말자. 내가 정말 원하고 사랑하는 길이라면 흔들리지 말고 달려가자”고 했다. 진심 어린 격려에 선수들은 위로받고 자신감을 얻은 듯했다.● 선수를 메달이 아닌 ‘학생 시민’으로 보다‘체육꿈나무 육성 장학사업’은 성적이 좋은 선수에게 일회성 지원을 하는 방식이 아니다.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최장 6년간 선수 성장 과정 전체를 지원한다. 운동 선수도 인격과 지식을 키우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했다.가장 기본 격려 수단인 연간 200만 원 장학금부터 인성 및 교양 교육, 멘토링, 독서 프로그램, 심리 상담, 몸 관리까지 결합했다. ‘잘하니까 지원한다’가 아니라 ‘(인격체로서) 잘 자라도록 함께 책임진다’는 접근법이다.기존 학교체육은 이른바 엘리트 체육으로 우수 선수를 발굴해 경기력 향상과 대회 입상에 집중하는 구조였다. 가시적인 성과는 나왔지만 부상과 조기 이탈, 학습권 침해, 은퇴 후 진로 불안이라는 문제도 키웠다. 다수 일반 학생의 학교체육 참여가 위축됐다는 지적도 적잖았다. 최화정 교보교육재단 이사장은 “인성, 교양, 시민성 같은 전인적 성장 요인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이 체육꿈나무 육성 장학사업”이라며 “선수들을 ‘메달 생산자’가 아닌 ‘학생 시민’으로 키우는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책 읽고 많은 질문을 할 수 있는 선수’ 경기가 끝나면 선수들은 기록을 먼저 확인한다. 자신과 다른 선수 기록을 비교하며 우열을 따진다. ‘지금 운동을 잘하는가’에 매몰돼 있다. ‘경기를 치르고 얻은 경험이 내게 남긴 것은 무엇인지’를 묻는 데는 익숙하지 않다.교보교육재단 ‘꿈나무 북클럽’은 이 같은 엘리트 체육 문화에 작은 균열을 낸다. 독서와 토론 기회를 제공해 결과만이 아닌 과정을 돌아보고 스스로 내면을 다지도록 돕는다. 독서 지원금도 준다. 최 이사장은 “자신을 아끼는 법을 배운다. 이는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근간이 된다”고 말했다.독서 토론을 통해 남의 의견을 경청하고 자기 생각을 정리하는 경험은 학교체육에 변화를 가져온다. 말을 조리 있게 하고 자주 질문하는 선수가 학교 체육부 분위기를 바꾼다. 일반 학생들과 소통도 잘 돼 운동 종목을 설명해주면서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끈다. 체육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춰서 자율 체육과 동아리 활동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 부상과 승부 압박에 대한 안전망 제공지난해 열린 피지컬 교육 프로그램 현장에선 체육꿈나무 장학생들이 자신의 관절 가동 범위, 신체 좌우 균형, 생활 습관 등을 세밀하게 점검받았다. 이를 통해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도 알았다. 무릎 통증이 고관절과 발목 문제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설명에 학부모들은 놀라기도 했다.꿈나무들은 여자 농구 국가대표 출신 하은주 해설위원과의 1대1 면담에서 승부에 대한 정신적 압박과 불안한 진로에 대한 고민을 털어 놓고 해법을 얻기도 했다. 하 위원은 성공하는 운동선수가 되기 위한 하루, 한 주 단위 실행 계획 수립을 도와줬다.● 사람을 키우는 학교체육 모델교보교육재단 ‘체육꿈나무 육성 장학사업’은 학교체육의 외연을 넓히는 시도로 평가받는다. ‘메달보다 사람이, 기록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선수 성장 시스템을 도입해 따로 놀던 학교체육을 교육의 자리로 되돌려 놓고 있다는 것이다.한국 육상 포환던지기 유망주 박시훈 군(금오고 3학년)은 세계 수준에 오를 만한 기대주로 꼽힌다. 2023 18세 이하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와 2024 20세 이하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포환던지기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땄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한국 기록 보유자인 박 군은 체육꿈나무 1기로 뽑혀 6년간 지원을 받았다. 박 군은 “운동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숨을 돌릴 수 있었다. 독서나 공부에도 관심을 갖게 돼 ‘나’를 성장시킬 수 있었다”며 “자신감이 생겼고 일반 학생들과도 친하게 지냈다”고 말했다.박 군은 체육특기자가 아닌 일반 수험생으로 내신성적을 관리해 올해 수시 전형으로 부산대 자유전공학부에 입학했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때는 운동하면서 전교회장도 맡으니 다른 친구들이 비인기 종목에 관심을 갖고 늘 응원해줬다”며 “운동만 하고 세상을 몰랐다면 주변에 친구들도 없었을 것이다. 체육을 위한 체육을 하지 않고 성장해서 뿌듯하다”고 했다.전인적 교육을 받은 학생 선수는 훗날 은퇴해도 지도자나 체육 교사, 심판, 스포츠 행정가, 생활체육 지도자 등으로 학교체육 현장과 지역 사회에 기여할 여지가 크다. 학교 체육의 지속 가능성을 고민하는 이 시기에 ‘교보형 교육 모델’은 분명한 방향을 제시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통해 학생 선수는 자신의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학교체육 문화는 일반 학생의 자율적 참여를 늘리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성적을 묻기 전에 선수를 먼저 품는 시스템이 학교체육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여 가고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서울디지털대(총장 직무대행 이영수) 사회복지학과가 2026학년도 신입생을 위한 ‘2026학년도 학습 길라잡이: 자격증 취득을 위한 지침서’를 발간했다. 이 책은 입학생 전원에게 무상 배포한다.‘2026학년도 학습 길라잡이’는 사회복지학과 수강 신청 방법을 비롯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비롯해 사회복지 분야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자격증 종류와 취득 방법, 이수 교육 과정과 자격 요건 및 관련 교과목 정보 등을 담았다. 자격증을 얻기까지 필요한 교육 과정과 이수 체계, 수강신청 방법부터 자격증별 학습 로드맵까지 신입생이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사회복지학과는 사회복지사뿐 아니라 건강가정사, 학교사회복지사, 정신건강사회복지사, 의료사회복지사를 비롯한 공인 자격 취득에 필요한 교과목을 체계적으로 개설하고 있다. 소규모 사회복지시설이나 비영리 조직 설립을 준비하는 학생을 위한 사회복지시설 경영자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을 위한 자격증 시험 대비 과정은 물론 지역아동센터 전문가, 다문화가족 복지 전문가 같은 총장 명의 수료증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노인복지지도사, 노인복지레크리에이션 2급(노인복지전공 연계), 보육교사 2급(아동학과 연계) 같은 복지학부 관련 학과와 연계해 다양한 자격 과정 선택의 폭도 넓혔다.사회복지학과 관계자는 “사회복지 분야가 계속 넓어지고 전문성이 강화되면서 사회복지사 자격증 외에도 전문 분야별로 국가나 전문기관에서 인증하는 자격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사회복지 현장의 제도 변화를 학생들에게 정확히 안내하기 위해 매년 자격 제도와 교육 과정을 정리한 지침서를 발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자세한 내용은 서울디지털대 사회복지학과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자파일(PDF) 형태로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한편 서울디지털대는 다음달 13일까지 2026학년도 1학기 추가 모집 원서를 접수한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디지털대 입학지원센터 홈페이지나 입학 상담 전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돌 반지 하나에 100만 원, 금목걸이 한 줄에 수백만 원까지 치솟으면서 동네 금은방이 범죄자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13일 기준 한국금거래소에서 순금 1돈(3.75g)은 95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50만 원대였던 금값이 두 배 가까이로 뛴 결과다. 이를 노린 범죄가 덩달아 늘고 있다. 보안업체 에스원 집계에 따르면 금값이 본격 상승한 2023년 금은방을 노린 범죄는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6% 늘었다. 특히 범행 양상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새벽 무인 시간대 범행이 전체의 약 80%를 차지했으나, 최근에는 영업시간 중 발생 비율이 약 50%까지 높아졌다. 손님을 가장해 접근하거나 종업원의 빈틈을 노리는 대담한 수법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 관계자는 “코로나 시절 금값이 급등했을 때도 금은방 절도가 유행처럼 번졌다”며 업계 불안감을 전했다. 경남 지역 금은방 업주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용의자 인상착의까지 공유하면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사전 대응 가능한 보안 솔루션 수요 급증 금은방들은 보안 시스템 업그레이드에도 나서는 모습이다. 기존 폐쇄회로(CC)TV는 도둑이 물건을 들고 나간 뒤에야 확인할 수 있었고, 일반 감지기로는 진열대 뒤에 숨은 침입자를 잡아내기 어려웠다. 한 번 털리면 수천만 원에서 억 단위 손실이 발생하는데도 속수무책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되면서 CCTV는 ‘찍는 장비’에서 ‘생각하는 장비’로 진화하고 있다. 기존 CCTV가 단순히 녹화하는 데 그쳤다면, AI CCTV는 영상을 실시간 분석해 이상 행동을 스스로 감지하고 즉시 알림을 보낸다. 사후 확인이 아닌 사전 대응이 가능해진 것이다. 보안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AI CCTV 시장은 2024년 266억3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5% 성장했다. 2031년에는 시장 규모가 710억8000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CCTV 시장도 2025년부터 2033년까지 연평균 19%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귀금속점이 보안 솔루션을 업그레이드한 건수는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매출은 101% 급증했다. 적외선 감지기 같은 기본적인 보안 솔루션만 쓰던 금은방들이 AI CCTV, 특수 감지기 등 높은 수준의 보안 솔루션으로 갈아타고 있는 것이다. 신규 고객 유입도 8.4% 늘었다.● 침입자 감지부터 사후 보상까지 맞춤 패키지로 업계에서는 귀금속 업종 특수성을 고려한 맞춤형 보안 솔루션도 등장하고 있다. 에스원 보안 서비스는 UWB(초광대역) 감지기를 제공한다. UWB는 광대역 주파수를 이용한 레이더의 일종으로, 진열대나 우산 같은 물품 뒤에 숨은 침입자까지 탐지할 수 있다. 여기에 유리 파손 감지기도 설치해 쇼케이스나 출입문 유리가 깨지면 즉각 경보를 발령한다. 영상 감시 단계에서는 AI 기반 지능형 CCTV가 매장 주변을 배회하거나 설정 구역을 무단 진입하는 등의 이상 행동을 자동 분석해 실시간으로 업주에게 알린다. 피해 보상 단계에서는 무인 보안 서비스 가입 고객에게 도난, 화재 등에 따른 스페셜 보상 서비스를 제공한다. 귀금속점 특성상 사고가 발생하면 손실이 큰 만큼 사전 예방부터 사후 보상까지 통합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값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보안 수요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며 “AI 기술을 활용한 지능형 보안 시스템이 금은방뿐 아니라 다양한 소매 업종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건국대 산업디자인학과 학생들이 2025년 국내·외 주요 디자인 어워드에서 연이어 수상하며 대학혁신지원사업을 기반으로 구축해 온 AI 중심 디자인 교육 혁신 성과를 입증했다. 산업디자인학과는 최근 몇 년간 AI 기반 디자인 교육, 디지털 제작 환경 고도화, 실무 연계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교육 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해 왔다. 이번 수상은 이러한 교육 혁신이 단순한 제도 도입을 넘어 학생들의 실질적인 창작 성과와 국제 경쟁력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산업디자인학과 학생 성과는 국제 디자인 어워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권혁인(21학번)·김한주(21학번)·박채린(23학번) 학생팀은 ‘레드닷 어워드’ 디자인 컨셉 부문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AI 기반 휴대형 독서기기 ‘Dotary’로 수상했다. 해당 작품은 텍스트를 실시간 점자로 변환하는 딥러닝 알고리즘과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결합한 접근성 디자인으로 기술 완성도와 사회적 가치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임준우 학생(20학번) 또한 타대학 학생 4인과의 협업팀에서 진행한 공동작업으로 복합적인 스포츠 활동이 가능한 골프기기 ‘Urban’을 고안해 냈다.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에 속하는 레드닷 어워드(디자인 컨셉 분야 Best of the Best 선정), iF 어워드, IDEA 어워드를 모두 석권했다. 해당 작품은 필드에서는 골프 기기로 일상 공간 속에서는 댄스, 노래, 브이로그 촬영용 기기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복합 엔터테인먼트 기기다. 장우진 학생(20학번)은 아시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로 꼽히는 ‘Asia Design Prize 2025’에서 도시 변두리 지역의 이동 심리 장벽을 완화하는 공공 UX 프로젝트 ‘Suburb’로 수상작에 선정됐다. ‘삼성 디자인 멤버십’의 일환으로 협업팀을 이루어 고안한 ‘Worknic’으로는 ‘Gold Winner’에 선정됐다. ‘Worknic’은 업무 전환과 휴식을 돕는 모듈형 퍼니처 시스템으로 사용자 행동 분석을 반영한 구조 설계가 특징이다. 최준서 학생(20학번) 또한 ‘K-Design Award 2025’에서 촬영·편집 기능을 통합한 앱 기반 실시간 편집 인터페이스 디자인 ‘Preseter’와 고양이의 성장 단계에 맞춰 구조를 확장 및 변형할 수 있는 모듈형 캣타워 ‘Bloom’ 등 두 작품을 수상작 리스트에 올렸다. 국내 공모전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가 이어졌다.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한 노영하(20학번) 동문이 ‘제60회 대한민국디자인전람회’에서 삼성전자의 고성찬 프로와 공동 작업한 상지 보조 로봇 ‘Sleev’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Sleev’는 사용자의 움직임 의도를 감지하는 센서 기술을 적용해 자립적인 팔 움직임을 지원하는 기술융합형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또 강지훈 학생(20학번)은 서울 전통 기와의 곡선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디지털 아트워크 ‘기와집 닭발’로 서울시 옥외광고 공모전 은상(서울시장 표창)을 수상했다. 한국우편사업진흥원 ‘2026 연하카드 공모전’에서도 1등을 차지하며 내년 전국 우체국에서 판매될 공식 연하카드 디자인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 수상작들은 공공·도시 환경 개선, AI·센서 기반 설계 등을 통해 사회적 문제 해결을 지향한 디자인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이는 산업디자인학과가 대학혁신지원사업을 통해 추진해 온 AI 기반 문제 해결형 디자인 교육 방향과 맞닿아 있는 결과다. 건국대 산업디자인학과는 그간 AI 디자인 워크숍과 실무 연계 프로젝트, 디지털 제작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기획·설계·시각화·제작·피드백으로 이어지는 AI 기반 혁신형 교육 환경을 단계적으로 구축해 왔다. 이러한 성과는 대학혁신지원사업 ‘KU WAVE PLAT 혁신형 교육환경 개선’ 추진 과정에서 축적된 교육 경험을 토대로 형성된 것이다. 앞으로도 ‘KU WAVE PLAT’을 거점으로 AI 기반 생성·시각화·제작 기술을 연계한 실무형·융합형 디자인 교육을 확대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디자이너 양성에 지속적으로 힘쓸 계획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올해 개교 79주년을 맞이한 강원대(총장 정재연)는 ‘실사구시(實事求是)’의 건학이념을 바탕으로 ‘실사구시형 창의·협동 인재’를 길러내는 학생 중심 교육을 강조하면서 12월 29일부터 시작되는 2026학년도 정시모집을 통해 대학의 새로운 100년을 이끌어갈 신입생 선발에 나선다. 1947년 춘천농업대학으로 역사의 첫발을 내디딘 강원대는 2026년 3월 국립강릉원주대와의 통합을 앞두고 있다. 양 대학의 통합은 학생 수 3만 명, 교수 1400명 규모의 ‘매머드급 국가거점국립대’ 탄생을 의미한다. 79년간 쌓아온 교육 역량이 집대성돼 수도권 대학을 뛰어넘는 경쟁력을 갖춘 ‘글로컬 명문 대학’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등록금·기숙사 등 ‘학생 중심’ 교육 복지 실현 강원대가 강조하는 ‘학생 중심 교육’은 구체적인 교육 지표에서 잘 드러난다. 2025년 정보공시 기준 강원대의 한 학기 평균 등록금은 약 210만 원이다. 사립 4년제 대학 평균(약 400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반면 재학생 1인당 연간 장학금 수혜액은 약 318만원에 달한다. 학생들이 학비 부담 없이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주거 안정성 또한 전국 최고 수준이다. 강원대의 기숙사 수용률은 국가거점국립대 중 1위(33.28%)다. 특히 이번 정시모집 최초 합격자 중 입사 신청자는 전원 기숙사에 수용할 방침이다. 이는 ‘글로컬대학30’ 사업 등을 통해 확보한 2171억원의 재정을 학생들의 정주 여건 개선과 복지 확충에 집중 투자한 결과다.● 구글(Google) 연계·반도체 등 ‘창의·협동 인재’ 양성 프로그램 풍성 강원대는 ‘실사구시’를 바탕으로 미래 산업 수요에 부응하는 ‘창의·협동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구글클라우드코리아와 협력해 운영하는 ‘구글 연계 교육과정(Google@KNU)’은 구글 엔지니어가 직접 설계한 커리큘럼을 통해 학생들이 실무형 AI 기술을 습득하도록 지원한다. 또한 반도체 특성화 대학지원사업을 통해 약 780억 원의 재정을 투입, 반도체 전 공정 교육 인프라를 구축했다. 디지털밀리터리학과와 첨단군사과학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K-국방’ 분야의 전문 인재도 육성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화 프로그램은 강의실에서 배운 지식을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강원대만의 차별화된 교육 경쟁력이다.● 29일부터 정시 원서접수… ‘자유전공학과’ 확대로 학생 선택권 존중 강원대는 12월 29일부터 31일까지 2026학년도 정시모집 원서를 접수한다. 이번 정시모집에서는 춘천캠퍼스 704명, 삼척(도계)캠퍼스 373명 등 총 1077명을 선발한다. 강릉·원주캠퍼스는 155명을 뽑는다. 올해 입시에서는 ‘학생의 선택권 보장’이라는 교육 철학을 반영해 학사 구조를 대대적으로 혁신했다. 기존 3개 단과대학에서 운영하던 모집단위 광역화 선발을 11개 단과대학으로 확대하고, 각 단과대학에 ‘자유전공학과’를 신설했다. 자유전공학과 신입생은 입학 후 1년간 다양한 전공을 탐색한 뒤 2학년 진학 시 희망 전공을 입학정원의 150%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아울러 캠퍼스 간 장벽을 허문 ‘탑클래스 통합학과’와 ‘미래융합가상학과’ 등을 통해 소속 학과와 관계없이 다양한 융합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두었다.정재연 강원대 총장은 “우리 대학은 지난 79년간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를 길러내며 국가와 지역 발전에 기여해 왔다”며 “‘학생이 중심이 되는 대학’으로 학생 한 명 한 명의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최고의 교육 환경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2026학년도 정시모집 원서접수는 유웨이어플라이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된다. 모집요강 및 전형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강원대 입학안내 홈페이지와 국립강릉원주대 입학안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 온 동네가 나서야 한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가정과 학교를 넘어 지역 사회와 국가가 함께 교육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체험, 축제, 학습을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하는 공간이 되는 마을에서 학생은 학부모, 교사, 주민, 대학생과 함께 성장하며, 모두가 배우는 교육 생태계를 추구하는 교육부 정책이 ‘온동네 초등돌봄·교육’ 이다.교육부가 전국의 온 동네 교육 생태계를 알리기 위해 ‘2025 온동네 교육 기부 박람회’를 이달 12일부터 사흘간 개최했다. 교육부 주최, 한국과학창의재단 주관으로 경기 수원시 메쎄전시장에서 열린 이번 박람회는 ‘온 동네 친구들아 함께하자’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 체험으로 구현한 ‘온동네 교육 생태계’박람회에서 전국 ‘온동네 마을 교육 생태계’는 교육, 제작과예술, 신체와놀이, 디지털 및 과학을 주제로 한 4개 체험존으로 구성됐다. 교육청과 산하 공공기관, 대학, 기업 등 약 120개 기관이 부스를 열어 학생과 학부모가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교실 미술관 체육관 도서관 같이 동네에서 친숙한 공간도 6곳 마련돼 온라인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됐다.최은옥 교육부 차관은 12일 박람회 개회사에서 “지역 사회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하는 교육 기부의 가치가 확산되길 바란다”며 “학교 밖의 질 높은 교육 자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교육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개막식에서는 돌봄 및 방과 후 학교 우수 사례로 초등 부문 25개 기관, 중등 부문 10개 기관이 선정된 가운데 대구 세천초등학교와 동인초, 순창초, 충청남도서산교육지원청이 초등 부문 대상을 받았다. 중등 부문 대상은 구월여중이 받았다.● 상명대생들에게 공부하는 동기를 배우다박람회에서는 대학 교육 역량과 공교육이 연결된 교육 기부 성과에 관심이 쏠렸다.천안캠퍼스를 중심으로 충남에서 교육 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는 상명대는 충청남도교육청과 함께 인공지능(AI)·레고 영어 융합 체험 콘텐츠와 ‘도전! 코딩으로 인형 뽑기’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체험 부스로 주목받았다. 지역 초등학교 방과 후 교육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운영하는 상명대 ‘초중고 미리배움연구소’는 충남교육청 ‘교육 부문 대학 연계 성공 모델’로 2년 연속 선정됐다.특히 상명대는 대학생 예비 강사를 양성해 교육 현장과 연결시켜 지역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초등돌봄·교육 운영 체계를 통해 지역의 교육 사각지대를 파고들고 있다. 충남 15개 시군 가운데 16개 대학과 전체 초등학생의 60∼65%가 몰려 있는 천안 및 아산을 제외한 금산 청양 홍성 당진 서천 등의 시군에 지원을 집중했다. 이 시군들의 약 90개 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 내 교육 격차 해소에 앞장섰다.유재필 초중고 미래배움연구소장(경영공학과 교수)는 “교육 공백이 큰 이 지역 초등학교에는 대학의 교육 기부가 잘 안 됐다”며 “이곳 초등학생들은 대학생을 만나고 같이 교육 프로그램도 하면서 공부를 해야 하는 동기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상명대생들은 큰 도시에서는 흔한 학원조차 없어 방과 후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는 초등학생들을 보고 더 큰 책임감을 느꼈다. 저녁 8시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을 챙겼다. 상명대생에게서 코딩을 배운 한 초등학생은 실력이 크게 늘어 감사 인사로 AI를 활용해 상명대 교가를 만들기도 했다. 상명대는 이 학생을 캠퍼스에 초청해 총장이 직접 감사장과 부상을 수여했다. 유 소장은 “시골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던 학생들에게 대학생 멘토도 생기고 세상과의 접점을 만들어 줬다고 본다. 교육 기부의 큰 효과다”라고 말했다.상명대의 초등돌봄·교육 기부는 초등학생 부모와 참여 대학생 모두에게 윈윈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유 교수는 “기초 학습과 정서 안정은 물론 안전하게 맡아 준다는 측면에서 대부분 농사를 짓는 부모님들이 상당히 좋아한다”고 말했다. 또 “교육 기부에 참여한 대학생은 장학금도 받고 초등학생과 소통하는 경험도 얻으면서 취업할 때 이력서에 넣을 수 있는 소중한 경력도 얻는다”고 설명했다. 온동네 초등돌봄·교육이 지방소멸 문제 해결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 교수는 “인구 감소로 도서나 벽지 학교들의 폐교나 통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대학 자원을 활용해 이 학교들 운영의 숨통을 트이게 하는 방법도 고민해 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교실이 상명대 강의실이 되고 초등학교가 상명대 작은 캠퍼스가 되는 식이다. 대학으로선 자연스럽게 대학을 홍보할 수 있게 된다. 부족한 강사를 대학 밖에서 선발하는 과정에서 관련 인력 시장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 “드론 조종도 배워?” 전북교육청 주도 돌봄교육 모델 주목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도 전주대, 우석대, 원광보건대와 함께 박람회에서 체험 부스를 열었다.전주대는 학생들이 직접 드론을 조종해 ‘드론 축구’를 해 볼 수 있는 ‘스카이킥(SKY KICK)’ 부스를 선보였다. 드론 축구 유소년 경기장에서 골도 넣고 수비도 할 수 있어 큰 호응을 얻었다. 원광보건대는 갖가지 AI 놀이를 하며 친구를 만날 수 있는 ‘전북형 늘봇’을 소개했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은 각 학교 상황을 반영하는 전북형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학교에는 학교 밖 기관을 양성해 지원한다. 또 소규모 학교에는 ‘올(ALL)봄학교’를 운영한다. 초등돌봄·교육에 대한 학교 관련 강사 계약, 프로그램 편성을 비롯한 행정업무를 교육청 산하 교육지원청이 지원하는 모델이다. 현장 업무 부담을 줄이고 운영의 질을 높일 수 있다.전북 지역 대학의 교육 기부 가운데 특히 드론 교육에 대한 초등학생들 만족도가 높다.채지은 장학사는 “지역 대학 드론 관련 학과에서 프로그램을 맡아 전문성과 교육 수준이 높아 초등 1, 2학년 수준에 맞출 수 있을까 우려가 있었지만 시작해 보니 학생과 부모님 호응이 매우 좋아 수요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전북형 모델은 2025년 시도 교육청 우수 사례로 꼽혔다.또 학부모 98%, 학생 97.6%가 만족해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김미현 장학사는 “경기도에서 전북 농촌으로 이사 온 한 학부모는 경기도에서는 받지 못한 돌봄 프로그램을 여기에서 다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며 “교육에 대한 갈증을 충분히 풀어낼 수 있어 만족도가 커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은 내년부터 새롭게 생길 아파트 단지에 학교가 들어서게 되면 기존 학교 밖 거점 센터를 온동네 돌봄 교육센터로 확대해 운영할 계획이다.● ‘교육 파트너’ KB금융공익재단기업도 후원자가 아니라 교육 파트너로 기여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의 KB금융공익재단은 자체 전문 강사단의 ‘KB스타 경제 교실’을 비롯해 다양한 교육 사업을 펼치고 있다. 경제 교실은 KB폴라리스 대학생 경제금융 교육 봉사단이 매년 전국 150개 초등학교를 찾아 금융과 경제를 가르치는 것이다.이 밖에도 JA코리아는 기업가 정신을 체험하도록 하는 ‘작은별 기업가’ 프로그램을, 에코나우는 생활 속 자원 순환을 배우는 ‘나는야, 순환경제 탐험가’ 같은 체험형 교육을 초등학교에 제공한다.KB금융공익재단 이항 사무국장은 “2023년 여름방학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초등학교 방과 후 교육에 참여했다”며 “교육에 참여하는 학교도 2023년 12개 학교에서 지난해 157개 학교로 늘었고 인원도 1514명에서 약 2만 명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KB금융그룹은 2023년 교육부와 협약을 맺고 거점형 돌봄센터 구축 사업에 500억 원을 지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깐부. ‘같은 편’, 나아가 ‘어떤 경우라도 모든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이’라는 의미의 은어(속어)죠. 제아무리 모두 갖춘 인생이라도 건전하게 교감하는 평생의 벗이 없다면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좋은 인간관계는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깐부들 사이에 피어나는 ‘같이의 가치’를 소개합니다.● 홍콩 느와르 한 장면이 평생의 신조로“민종이가 주윤발이었고 제가 적룡이었어요.”의리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사람, 배우 김보성은 35년 전 어느 하루를 인생 최고의 날로 기억한다. 배우 김민종을 친동생 같은 평생 인연으로 마음에 새긴 날이다. 둘은 좁은 방에 나란히 앉아 비디오를 틀었다. 1980년대 홍콩 느와르의 상징 ‘영웅본색’ 1편이었다. 주인공을 맡은 배우 저우룬파(주윤발·마크 역)와 티룽(적룡·송자호 역)이 만들어 낸 우정과 의리에 푹 빠졌다. 그 시절 청춘 남자라면 둘 중 하나는 자신 같다는 감정이입을 해 봤을 테다. 두 배우의 진한 감성은 남자들에게 ‘우정의 표준’으로 새겨졌다.김보성과 김민종은 1989년 신인으로 청춘영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에 캐스팅돼 서로를 알게 됐다. 그 후 영웅본색을 80번가량 같이 봤다. 우정을 따질 땐 흔히 만난 햇수나 같이 먹은 끼니 수를 따진다. 하지만 둘은 영웅본색 우정의 표준에 걸려들었다. 몇 년간 헤어졌던 저우룬파와 티룽이 재회하는 3분가량 신. 김보성과 김민종은 아예 장면 속 배우들을 따라했다. 저 둘을 닮아 가자고 했다. 영웅본색 주인공들의 우정은 둘의 삶을 관통하는 신조가 됐다. 삶이 흔들릴 때마다 돌아가야 하는 좌표였다. 20일 김보성과 김민종은 서로 얼굴을 보자마자 35년 전 그날 얘기를 한다. 의리의 장면을 재생한다. ## 영웅본색(英雄本色) 한 장면조직 핵심으로 책임을 떠안고 체포돼 복역하다 출소한 송자호는 택시회사에 취업한다. 자신이 모는 택시에 기대 신문을 보며 큰길 건너편 건물 입구 쪽을 살핀다. 조직에서 형제처럼 지낸 동생 마크가 시야에 들어온다. 허름한 차림에 다리를 절뚝이는 마크가 주차된 승용차 앞 유리를 수건으로 닦는다. 과거 조직에서 송자호와 마크의 부하였던 담성(이자웅 분)이 차에 타면서 마크에게 ‘점심 사 먹으라’며 지폐 몇 장을 내던진다. 마크는 쓸쓸히 돈을 줍는다. 송자호 복역 중에 조직 권력 구도가 바뀌어 담성이 보스가 됐다. 마크는 담성에게 복수하려다 다리에 총을 맞았다. 말을 잇지 못하던 송자호는 마크를 뒤따라간다. 처량하게 혼자 밥을 먹는 마크의 이름을 부른다.“마크. 편지엔 이런 얘기 없었잖아.”마크는 음식을 제대로 삼키지 못한다. 눈물을 삼키며 손을 내민다. 둘은 와락 껴안는다.“마크, 내 다리를 자른다 해도 너에게 보상이 될 수는 없을 거야.”“바보 같긴. 다 내 잘못이야. 형이랑 상관없어… 다시 보니 기쁘다. 여전히 멋있네.” 김보성과 김민종은 이 장면에서 소중한 것을 알았다.마크는 송자호를 기다렸다. 부하의 배신으로 인생 밑바닥까지 떨어졌지만 형이 올거라 믿었기에 버텼다. 극적으로 보자마자 알았다. 둘 사이에 원망은 없다. 대신 깊은 이해가 있다는 것을. 우리 관계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거라는 확신만 남는다.김보성에게 그 3분은 이렇다.“민종이하고 저렇게 살면 좋겠다 싶었어요. 제 인생 꿈이 됐죠.”그 다짐은 35년이 지나도 그대로다. ● 형의 대단한 선택… 어머니의 오곡밥이 만든 가족‘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잖아요’에서 김민종은 당초 주인공 고교생 김봉구로 캐스팅됐다. 프로필 포스터까지 찍었다. 김보성은 단역이었다. 제작 과정에서 주연이 교체됐다. 김보성이 김민종 캐릭터에 더 어울린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보성이 주연을 맡게 됐다. 둘 모두에게 난감한 순간이었다. 김보성은 너무 미안했다. “민종이가 나중에 맡은 손창수 역할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주인공을 하라는 거예요. 그때 민종이가 충격을 받고 바닷가에 갔어요.”“형, 바닷가는 아니고. 한강….”김보성은 김민종을 찾아갔다. “네가 힘들면 나도 영화 안 할래.”김보성의 마음 씀씀이에 감동을 받았다. 김민종은 김보성을 만류했다. 실망한 마음을 추스르고 강우석 감독을 찾아가 아무 역할이나 시켜 달라고 했다. 그렇게 반항아 기질이 강한 아웃사이더 손창수 역을 맡았다. 배역 정리가 잘 된 덕인지 영화는 흥행했다. 둘의 관계는 더 단단해졌다.“최종 캐스팅됐을 때 형하고 그냥 부둥켜안았던 기억이 나요. 형이 배려해 줘서 남자의 의리를 알았죠.”(김민종) 두 사람은 김보성 집에서 영웅본색을 계속 봤다. 김보성 어머니는 김민종에게 늘 오곡밥과 불고기 반찬을 차려 주셨다. “아들 많이 먹어.”단순한 밥상이 아니었다. 사회에서 만난 형과 동생을 가족으로 이어준 증표다.“형 어머니를 잊을 수가 없어요. 형 집에 가서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늘 그 밥상을 차려 주셨죠. 형과 내 우정을 구현해 주신 분입니다.”형 어머니를 기억하다 보니 김민종 눈가가 촉촉해진다. 2020년 갑자기 운명을 달리한 자신의 어머니가 생각난다. 잘해 드린 게 없어 후회가 많이 남는다.“지금 어머니가 많이 아프셔서 입원해 계시는데 민종이가 자주 찾아와요. 어머니가 민종이만 오면 힘을 내세요. ‘또 왔네. 또 왔네’ 하시더라고요.”(김보성)“형.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해 드리세요. 우리 어머니 살아 계실 때는 그 말이 참 어색했어요. 내가 어머니한테 하지 못한 교감을 형은 나눴으면 해요.”“민종아. 어머니가 음식을 전혀 못 드시는데 며칠 전에 네가 그랬잖아. ‘형이 말하는 걸 어머니는 다 알아들으신다. 사랑한다는 말을 들으실 수 있다는 것만으로 형은 행운이다.’ 민종이는 저보다 어른이에요. 형 같은 동생이라고 할까. 민종이하고 멀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사람끼리 친하다가 안 좋을 수도 있는데 민종이하고는 전혀 그럴 일 없을 겁니다. 친동생한테 미안하지만 민종이가 더 친동생 같아요.”● 가장 먼저 달려와 줄 한 사람누구와 비교할 수 없다. 김민종에게 김보성은 무슨 일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달려와 줄 단 한 사람”이다.“무조건 김보성 형이죠. 비행기나 배가 못 뜬다고 해도 수단 방법 안 가리고 올 거예요. 그 믿음이 저에겐 자신감과 의지가 돼요. 제가 자신있게 연예 활동을 할 수 있는 이유에요.” 그렇다면 김보성에게 김민종이란? 망설임 없이 말한다. “기꺼이 목숨을 내놓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입니다. 민종이를 위해서라면 죽을 수 있어요.”김민종은 형이 참 고맙다. 오래 아껴둔 김보성을 수식하는 문구가 있다. 한 번도 얘기해 주지 않았지만. 고마워 불러 본다.“형은 나의 1호 연예인이에요. 2호는 이경영 형이고. 형이 1호에요.”김보성이 눈물을 쏟는다. “진짜?”라고 물으며 또 운다.“형 때문에 김민종의 역사가 시작된 거잖아요. 뜨거웠던 사춘기 시절을 아주 멋지게 장식해 준 형이니 무엇과도 바꿀 수 없죠. 다른 사람이 넘볼 수 없는 진한 감성이 있어요. 형과 저 사이에는.” 김보성으로선 별 볼 일 없는 형인데 이렇게 거창하게 생각해 줄 줄은 몰랐다.동생은 형이 건강을 챙기면서 오래 옆에 있어 주길 원한다. “형. 이제 격투기 그만해요. 형 맞는 걸 도저히 못 보겠어. 의리로만 나와 치고받고 합시다.”“민종아. 나눔의 의리를 보여줘야 하니까 한 번만 이해해 주라. 정의와 의리를 하도 외쳐서 내가 막살 수도, 가만있을 수도 없어. 김보성 삶은 ‘다 주으리’ 인생 아니냐. 걱정하지 마. 하하.”● 형과의 애틋한 감정이 영화 캐스팅으로김민종은 20년 만에 영화 ‘피렌체’ 주인공으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내년 1월 7일 개봉이다. 이탈리아에서 전부 찍었다. 중년 남자가 과거의 상실을 지나 자신을 회복하는 이야기다. 올 10월 미국 글로벌 스테이지 할리우드 필름 페스티벌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3관왕을 차지했다. 김민종이 등장하는 예고편 릴스 조회수도 1억1000만 회를 넘어섰다. 이 작품의 시작에도 김보성이 있었다. 함께 출연한 방송에서 두 사람이 보여준 어머니를 향한 감정이 감독의 마음을 움직였다. “처음 얘기하는 건데, 형 때문에 내가 캐스팅된 거예요. 보성이 형하고 나온 SBS ‘미운 우리 새끼(미우새)’를 보고 감독께서 저를 선택하셨다고 해요.”어머니 돌아가시고 얼마 안 돼 묘소에서 어머니를 추억했다. 김보성이 생전 김민종 어머니가 좋아한 안개꽃을 들고 왔다.“형과 함께 어머니에 연결된 저의 감정선이 피렌체 주인공 정서와 딱 맞았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미우새 제작진한테도 참 감사해요. 부모 자식 사이 소통의 중요성을 알게 해 준 멋진 프로그램입니다. 형은요. 또 자신감을 줬어요. 중년의 저를 감성적으로 잘 받아 줘요. 최고의 형입니다.”“방송을 떠나서 정말 내 가슴에서 우러나온 거야. ‘친동생’이니까. 그 마음이 진실이 아니라면 어떻게 영웅본색 얘기를 하겠냐. 하하.”김민종을 향한 직진은 한결같다. “민종아, 나는 불교의 윤회를 믿어. 인연의 순환 속에서 재회한다는 희망이잖아. 너한테만 그런 운명적인 느낌을 받아.”영웅본색 주제가 ‘당년정(當年情)’에 이런 구절이 있다. 今日我 与你又试肩并肩오늘, 나 다시 너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当年情 此刻是添上新鲜그때의 정은 지금 이 순간 새로움을 더해가네一望你 眼里温暖已通电널 바라보니 눈 속의 따스함이 이미 통하고心里边 从前梦一点未改变마음 속 이전의 꿈은 조금도 변하질 않았네● 비디오는 끝났지만 의리는 여전히 재생 중둘은 틈만 나면 영웅본색을 이야기한다. 김보성은 진짜 영화를 찍고 싶다. 진지하다. 시간이 흘러도, 세상이 바뀌어도 어떤 관계는 끊어지지 않는다. 떨어뜨리려는 힘이 작동해도 끝내 남는 인연이 있다. 35년 넘게 둘이 증명해 왔다. 이를 영화로 남기고 싶다. “민종이하고 영웅본색 찍잖아? 그러면 은퇴해도 상관없어. 평생 꿈이거든. 그 영화 하나면 돼, 민종아.”“형이 투자자 끌어오면 무조건 할게요. 당연한 정이지.”“정말이지? (문서로 남겨 놓으려는 제스처) 나, 또 눈물 나려고 해.”비디오 재생 버튼 하나가 둘의 평생을 결정했다. 언젠가 또 누를 것 같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무대와 강단에서 음악으로 따뜻한 울림을 전해 온 김숙진 킴스에이스 대표가 에세이집 ‘음악은 마음 깊이 흐르고’(도서출판 위)를 써냈다. 기쁨과 슬픔, 외로움과 위로가 교차할 때 음악이 마음을 어떻게 다독이는지를 섬세하게 풀어냈다. 많은 공연과 강연을 통해 느낀 감동, 음악이 전해 주는 치유의 힘을 진솔하게 담았다.김 대표는 “오랫동안 공연 무대에서 음악 해설을 하면서 음악은 단지 소리가 아니라 마음을 달래 주는 언어라는 걸 깨달았다”며 “음악이 마음을 어떻게 어루만져 삶을 변화시켰는지, 음악이 기쁨과 슬픔, 분노와 우울 같은 감정에 휩싸인 마음을 어떻게 위로하는지 적었다”고 말했다.클래식뿐 아니라 영화음악, 재즈, 팝 같은 다양한 장르의 곡과 연결된 이야기들이 각 인생 장면과 맞춰져 독자와 소통한다. 각 장 말미의 QR코드를 통해 실제 음악도 들을 수 있다.김 대표는 전국 국립공원을 돌며 ‘김숙진의 힐링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배우인 남편 송기윤과 함께 방송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강원대(총장 정재연)와 국립 강릉원주대(총장 박덕영)가 2026년 3월 통합 강원대로 새롭게 출범한다. 출범을 앞두고 글로벌 대표 빅테크 구글과 손잡고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 산업 기술 교육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강원특별자치도가 전국에서 처음 시작하는 ‘1도 1국립대’ 모델은 향후 국가 고등교육 체계는 물론 지역과 대학 동반 성장 생태계의 대전환을 예고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합 강원대는 춘천 삼척 강릉 원주에 각각 캠퍼스를 두고 학생 3만 명, 교수 1400명의 초대형 국립대로 탄생한다. 전국 국공립대 가운데 최대 규모다. 강원특별자치도 전체를 아우른다. 교육부 ‘글로컬 대학 30’ 사업에 선정돼 2171억 원(국비 1737억 원, 지방비 434억 원)을 확보한 상태다. 통합 이후의 혁신 동력도 충분히 마련돼 있다. ● 구글 엔지니어가 교과 설계 ‘구글@KNU’ 가동통합 강원대 출범은 지역 거점 국립대를 서울대 수준의 연구 중심 대학으로 육성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과 맞물려 있다. 강원 지역 혁신의 플랫폼이자 엔진 역할을 수행할 통합 강원대는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할 ‘킹핀(가장 중요한 핵심)’으로 평가받는다.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내년 교육부 예산 중 거점 국립대 지원 예산을 올해 4242억 원에서 8855억 원으로 늘렸다. 학부 교육 혁신과 첨단 실험·실습 기자재 확충 등에 투입된다. AI 및 이공계 인재 양성 예산도 3348억 원이다. 통합 강원대는 이미 미래 산업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데, 특히 AI-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 구글과 협력하는 교육 생태계를 구축했다. 구글클라우드코리아와 함께 운영하는 ‘구글 연계 교육 과정(구글@KNU)’이 그것이다. 구글 엔지니어가 교과목을 설계해 산업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AI 기술을 가르친다. 강원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소프트웨어(SW) 중심 대학 사업’에도 재선정돼 향후 5년간 178억 원을 지원받는다. 전공 구분 없이 전 학생이 AI를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또 교육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2025년 AI 분야 첨단 산업 인재 양성 부트캠프 사업’에도 선정됐다. 전국 32개 대학 중 3개교만 뽑힌 사업이다.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 강원대병원 등과 협력해서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와 의료 AI 트랙 등과 같은 AI 실무 전문가 양성 교육 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서울대와 반도체 통합 교육-연구 체계 세워 강원대는 반도체 분야에서 ‘반도체 특성화 대학 지원 사업’ 선정과 반도체공동연구소 유치로 약 780억 원을 확보했다.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와 설계-공정-패키징의 반도체 생산 전 과정을 갖춘 통합형 교육 및 연구 체계를 세웠다. 반도체 산학 협력 허브는 원주 캠퍼스가 맡는다. 2028년까지 반도체융합학과 복수전공도 신설한다. 2023년 디지털밀리터리학과를 신설하는 등 빠르게 진행 중인 방위산업 전문 인재 양성도 고도화할 예정이다. 국방용 AI, 국방 로봇·반도체, 국방 정보 보호 등 4개 센터를 둔 첨단군사과학기술연구소(소장 김익현)는 교육부 글로컬랩 사업에 선정돼 연구비 216억 원을 확보했다.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한국형 국방 사이버 위험 관리 제도(K-RMF) 국책 연구를 수행하게 됐다. 이 밖에도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방산 보안 기술 개발에 나선다. 글로컬랩 사업에 동시에 선정된 수리과학연구소도 AI 융합 연구 등을 통해 정밀 의료, 바이오, 농생명 등 강원도 특화 산업 활성화에 한몫할 계획이다. ● 멀티 캠퍼스마다 기능 특성화해 상생 추진 지역 사회가 통합 강원대에서 눈여겨보는 혁신은 멀티캠퍼스 체제다. 캠퍼스를 도내 4개 지역에 기능별로 두고 지역 산업 구조 등에 맞게 운영할 계획이다. 춘천 캠퍼스는 정밀 의료, 바이오헬스, 데이터 산업 위주의 교육 및 연구 거점이 된다. 삼척 캠퍼스는 액화수소, 에너지 분야의 ‘지역-산업-학교’ 협력 거점으로 키운다. 강릉 캠퍼스는 신소재, 해양 및 천연물 바이오 분야에 특화한 지학연 협력 거점으로, 원주 캠퍼스는 반도체, e모빌리티 중심의 산학 협력 거점으로 특성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학 혁신 전략실을 신설하고 캠퍼스 총장제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분권형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했다. 총장 직속 대학 혁신 전략실은 통합 강원대 발전 전략 수립과 재정 사업 기획 및 성과 관리 등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각 캠퍼스 총장은 학사 운영 전반에 대한 실질적 권한을 갖는다. 학생 100명 이상 대형 학과를 각 캠퍼스가 공동 운영하는 탑글래스 통합학과도 혁신 사례로 꼽힌다. 예를 들어 춘천 캠퍼스와 원주 캠퍼스 컴퓨터공학과는 하나의 학과처럼 운영된다. AI 기반 교육 시스템과 원격 공동 강의 체계를 통해 학생들은 캠퍼스를 옮겨 다니지 않고도 다양한 교수진의 커리큘럼을 공유할 수 있다. 지역 밀착형 대학이라는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는 ‘P3L 모델’도 주목받고 있다. 현장에서 지역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프로그램으로 삼척 캠퍼스 리빙 랩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강원형 유니콘 육성 토대 ‘캠퍼스 창업기지’ 4개 캠퍼스를 거대한 창업 생태계로 전환하는 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캠퍼스마다 지역 전략 산업과 연계해 실전형 창업 인재를 육성하는 ‘창업 미네르바 스쿨’을 가동 중이다. 286개 교과에서 학생 9400여 명이 교육을 이수한 가운데 학생 창업 기업인 ‘감자 아일랜드’, 교원 창업 기업인 ‘에이프릴바이오’ 같은 성공 사례가 나왔다. 학생과 교원 창업의 전초기지 격인 컨테이너형 창업 공간 ‘KNU스타트업 큐브’도 눈에 띈다. 아이디어 발굴과 시제품 제작, 그리고 사업화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면서 학생 창업 35건, 교원 창업 17건의 성과를 냈다. 최근 KNU스타트업 큐브 출신 창업 동아리 ‘고위드(Go With)’는 생태계 교란종인 가시상추를 활용해서 가뭄에 대비하는 비료를 개발해 전국 최대 규모 대학생 비즈니스 프로젝트 대회인 ‘2025 인액터스 코리아 국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대학에 기업과 연구 시설, 주거 및 문화 시설 등이 들어서는 도시첨단산업단지 ‘캠퍼스 혁신 파크’ 공사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공정은 70%다. 이곳에 ‘산학연 혁신 허브’가 들어서는데 바이오, 반도체, 디지털 헬스케어를 비롯한 첨단 산업 분야 117개 기업이 입주 의향을 밝혔다.● 외국인 유학생 원스톱지원센터 등 정착 지원 외연도 계속 확장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은 현재 2697명이다. 최근 5년 사이 3배 이상으로 늘었다. 통합 강원대는 해외에 KNU 문화원을 설치해 대학을 소개하고 있다. 또 입학 전 교육 프로그램 KNU 예비학부와 입학 후 원스톱 지원센터를 운영해 정착을 돕고 있다. 강원대는 국립 강릉원주대에 이어 춘천교육대, 강원도립대와도 통합을 위해 협력 중이다. 정재연 총장은 “통합 강원대는 대한민국 고등교육 혁신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지역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고도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강원대는 29일부터 31일까지 2026학년도 정시모집 원서를 접수한다. 춘천 캠퍼스와 삼척(도계)캠퍼스는 799명을, 강릉과 원주 캠퍼스는 102명을 뽑는다. 자세한 사항은 강원대 입학 안내 홈페이지와 국립 강릉원주대 입학 안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유니세프 한국위원회(회장 정갑영)는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아동·청소년을 지원하기 위해 실시한 ‘나를 찾는 마음여행’ 프로그램의 효과성 분석을 바탕으로 한 한국형 청소년 사회정서교육(SEL) 모델 개발 연구 최종 보고서(사진)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과 세계보건기구(WHO)의 사회정서교육 자료를 국내 환경에 맞게 재구성한 해당 프로그램의 학교 현장 적용 효과를 검증하고 정책 도입 방안을 마련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위탁 수행했으며, 올해 3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됐다. 전국 13개교 학생 412명을 대상으로 사전·사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사회정서역량 평균 점수는 사전 3.76점에서 사후 3.96점으로 유의미하게 향상됐다. 특히 감정 조절, 스트레스 관리, 문제 해결, 소통 능력, 자기 주장, 주관적 안녕감(삶의 만족도, 긍정 감정) 등 주요 영역에서 뚜렷한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학업 동기와 교사·학생 간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한 심층 면담에서는 프로그램의 효과와 함께 제도적 한계도 드러났다. 학생들은 감정 관리와 스트레스 해소 역량이 높아졌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교사들은 입시 중심 교육 환경에서 사회정서교육을 정규 수업에 통합하는 데 현실적 어려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보편성·통합성·전문성·적합성·다층성을 핵심으로 하는 한국형 사회정서교육 운영 원리를 제시하면서 교육의 지속 가능한 지원 체계 구축을 강조했다. 조미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사회정서교육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이라며 “이번에 제안된 한국형 모델이 학생들의 마음 근육을 단단하게 만드는 정책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운동과 담을 쌓고 살다 50세에 철인 3종 경기를 시작해 지구력 몸짱이 된 의사의 경험을 담은 신작 에세이가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시애틀에서 내과 전문의로 일하는 김주영 씨(62·사진)는 30세까지도 운동과는 담을 쌓고 지냈다. 의사인데도 운동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몸은 근육량이 떨어지는 소위 ‘물살’이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는 ‘두부살’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그래도 신경을 안 쓰다 이대로 살다간 큰일 날까 싶어서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 뒤로 사람이 바뀌었다. 달리기 7년 차에 처음 마라톤 완주를 했고, 그 이후엔 철인 3종 경기 중에서도 가장 난도가 높다는 ‘아이언맨’ 대회를 10번이나 완주했다. 김 씨는 ‘아이언맨’을 완주하기까지의 경험과 훈련 기록, 시행착오 과정, 몸의 변화 등을 의학 전문 지식과 재밌게 엮어 ‘두부살에서 철인으로’라는 책을 최근 펴냈다. 김 씨는 “몸이 둔하고, 시간이 없고, 귀찮고, 무엇보다 ‘나 같은 사람이 뭘 하겠어’라는 체념이 앞서는 사람들을 위한 현실적인 위로이자, 가장 정직한 동기 부여의 책”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책에서 “움직여야 한다! 책만 읽고 다시 누워 있는 당신, 나가서 걸어라도 보라. 몸은 움직이라고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며 달리기의 의학적 효과와 초보자를 위한 실전 팁을 알기 쉽게 전달한다. 특히 ‘달리면 관절이 망가진다’는 속설을 근거를 들어 뒤집는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는 추천사를 통해 “30여 년간 달리고 철인을 완주해 온 의사의 글에는 두 발로 삶을 통과해 온 진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초 히말라야 16좌 등정을 이룬 산악인 엄홍길 대장도 “‘몸치’도 결국 달릴 수 있다는 희망이 담긴 책”이라며 “달리기는 특별한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다”라고 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깐부. ‘같은 편’, 나아가 ‘어떤 경우라도 모든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이’라는 의미의 은어(속어)죠. 제 아무리 모두 갖춘 인생이라도 건전하게 교감하는 평생의 벗이 없다면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좋은 인간관계는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깐부들 사이에 피어나는 ‘같이의 가치’를 소개합니다.“현정화 감독은요. 제가 전화하면 잘 안 받아요. 한 번에 바로 통화된 적이 거의 없어요.”(김택수)“저녁에는 전화하지 말라고 했잖아! 회식 자리도 있고, 일찍 자기도 하니까.”(현정화)“하, 두세 번 연속으로 전화가 왔으면 ‘비상 상황인가 보다’ 생각할 수 있잖아요. 그래도 콜백이… 없었습니다. 다음 날 점심을 먹고 늦게서야 그나마 옵니다.”“그런데 부재중 전화 확인하고 전화 걸어 보면 별 일 아닌 경우가 많아요.”수시로 전화한다는 한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통화를 차단 당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억울해 난리다. 상대방은 다 이유가 있다며 여유롭다. ‘선택적 응답’으로 받아친다. 억울하다는 사람에게 반사되는 충격이 크다. 만만치 않은 역공이다.한국 탁구 불세출의 전설 현정화 한국마사회 탁구단 감독과 김택수 진천선수촌장은 40년 가까이 이렇게 살아왔다. 매일 우정의 문이 이런 투닥거림으로 열린다. 40년 관계의 결이 보인다. 김 촌장이 드라이브를 날리면, 현 감독이 역회전으로 받아 허를 찌른다. 둘이 현역 때 혼합복식 파트너였다면 상대가 괴로울 뻔했다. 올림픽 금메달도 가능했겠다. 호흡으로는 환상의 복식조다. 김 촌장은 현 감독이 역공세로 나오면 바짝 자세를 낮추고 존경심을 표한다. 자신도 탁구 레전드다. 그래도 현 감독의 아성에는 한참 못 미친다고 여긴다. 그래서 둘의 관계는 흔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단단하다. 전화 받으라는 핀잔은 관심 가져 달라는 투정이다. 현 감독도 티 안 나게 김 촌장을 배려한다. 남녀가 바뀐 것 같다. 현 감독이 ‘츤데레’ 같다.“제가 김 총장에게 전화할 때는 두세 번 연결음 들리고 안 받으면 끊어요. 촌장이니까 회의도 많고 공식 활동도 많잖아요. 전화로는 사적인 얘기도 안 해요. 일에 방해될까 봐. 김 촌장! 앞으로는 전화를 잘 받아드릴게. 자주 해.”죽이 잘 맞는다. 따지고 보니 둘 다 이기는 인생 경기를 하고 있다. ● 나를 알아준 너, 1986년 나고야에서… 내 분신이 되어준 너, 1988년 서울에서“현 감독, 일본 나고야 대회 기억 나?”“김 촌장이 경기에서 지고 탁구채 집어 던졌잖아. 탁구채가 보이지 않을 만큼 빨리 날아간 걸로 기억해.”같은 학년인 두 사람(나이는 현 감독이 한 살 많다)이 급속도로 가까워진 건 1986년 제2회 아시아청소년 탁구선수권대회다. 일본 나고야 아이치체육관에서 열렸다. 고등학교 2학년이던 둘은 태릉선수촌에서 같이 합숙 훈련을 하고 대회에 나갔다. 현 감독보다 2년 늦은 초등학교 5학년 때 탁구를 시작한 김 촌장에게 현 감독은 그냥 천재였다. 중학교 3학년 때 청소년 대표가 되고 국제대회에서 다관왕을 밥먹 듯했으니 부러울 뿐이었다.나고야에서 그런 우상의 내면과 진면목을 봤다. 현정화는 단체전에서 자신을 이긴 세계 최강 중국 선수 둘을 개인 단식 8강과 4강에서 연달아 잡고 금메달을 땄다. 기세를 바로 뒤집는 것은 쉽지 않은데 해냈다. 한 포인트를 따기 위한 눈빛,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 포기를 모르는 집요함. 진가를 몰라봤다. 존경심이 싹 텄다. “현 감독의 그런 면은 충격이었어요. 저라면 절대 못할 일이었어요.”현정화에게도 그 대회는 특별하다. 남자 단체와 개인 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김택수의 승부욕을 처음 알아봤다. 라켓 투척은 승부욕의 온도를 확실하게 알게 했다. 속이 누구보다 뜨거운 사람이었다.2년 뒤 김 촌장은 존경하는 현 감독을 위해 자신을 내놓았다. 세계 탁구 성인 무대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1988년 서울올림픽이었다. 현정화는 양영자와 짝을 이뤄 탁구 여자 복식에서 중국의 자오즈민, 첸징 조를 꺾고 금메달을 땄다. 한국 탁구 올림픽 첫 금메달이었다. 이 금메달 무게 절반에는 김 촌장의 땀이 스며들어 있었다. “제가 훈련 파트너를 했죠. 한국에서 하는 올림픽인데 저라고 왜 안 나가고 싶었겠어요. 못 나가서 한탄했지만 현 감독 잘 되라는 마음이 더 컸어요.”김 촌장은 그때 실업팀 소속이었다. 실업팀 남자 선수가 여자 대표팀 훈련 상대로 맞춰 주는 것이 쉽지 않은 시절이었다. 그러나 김 촌장은 결승전을 앞둔 자신의 우상과 수천 번 랠리를 했다. 매번 진심을 담았다. “맞다. 김 촌장이 여자 복식 결승전 전에 서울대에서 연습을 도와줬어.”김 촌장이 작심하고 치고 들어온다. “그 금메달에는 저도 지분이 있어요.”―현 감독이 금메달을 따는 것 보면서 배운 것도 많았겠다. “경쟁 상대가 남자만 있는 게 아니구나 했죠. 현 감독은 정말 독했어요. 남자 선수들에게 간식 사 준다고 꼬셔서 야간 훈련까지 했어요. 남자 선수들을 공 스피드가 좋은 중국 선수 대신 활용했어요. ‘현정화처럼 해야겠다. 저렇게 해야 세계 정상에 갈 수 있다’고 의지를 다지지 않을 수 없었어요. 죽도록 노력했죠. 은퇴할 때까지 현정화를 넘어서진 못했지만…”―현 감독이 일찍 은퇴를 해 버렸다(현 감독은 25세인 1994년 은퇴했다).“은퇴가 뭘 말해 주느냐면요. 현 감독이 정말 독한 거예요. 후배들한테 한두 번 지니까 짜증 나서 은퇴한 거예요. 이 정도인데 현역 때는 어떻겠냐고요. 지는 게 절대 용납 안 됐겠죠. 현 감독은 남자 선수하고 연습 경기를 해도 이길 때까지 탁구채를 안 놓는 사람입니다. 남자 선수가 지쳐서 져 주기라도 해야 끝이 나요. 그렇게라도 이겨야 했어요.” 세상이 현 감독에게 유난히 높게 설정한 기준을 김 촌장은 안다. 패배가 허락되지 않았다. 그걸 이겨 낸 현 감독이다. 존경심이 갈수록 커졌다. 현정화의 독함은 버티기 위해 만들어진 것임을 안다. 현 감독은 그래서 김택수가 너무 고맙다. 아팠던 점을 재밌게 말해 줘 더 고맙다. “맞아요. 당시 제가 지기라도 하면 신문에 ‘현정화 맛이 갔네’ ‘현정화 시대는 지났네’ 라고 나왔어요. 그 문장이 보기 싫어서 어떻게든 이겨야 했어요.”● 가장 사적인 순간에 늘 함께둘은 태릉선수촌에서 가족처럼 지냈다. 훈련이 끝나면 서로 위로도 하고 기대며 버텼다. 현 감독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존경하고 챙겨 주는 김 촌장을 더 의지했다. 김 촌장은 현정화의 ‘가림막’이 되기도 했다. 현 감독은 서울올림픽 당시 훈련 파트너 김석만 씨와 10년 열애 끝에 결혼했다. 현 감독의 당시 대중적 인기를 감안할 때 공개 연애는 꿈도 못 꾸던 시절이었다. 현 감독 남편과 동기인 김 촌장이 오작교를 세워 줬다.“모든 관심이 현 감독에게 쏠리는데, 잘못하면 스캔들이 터질 수도 있잖아요. 두 분을 잘 모셨죠.”(김택수)“색다른 건 아니지만 김 촌장과 함께한 시간의 위안으로 선수촌 힘든 시간을 견뎠죠. 따져 보니 우리 신랑보다 더 많이 밥을 같이 먹었네. 하하.”(현정화)“법적으로 동거 인정이 안 됐을 뿐이야, 현 감독.”둘은 서로 밀고 당기며 탁구 대표팀 자존심도 세웠다. 태릉선수촌에 입촌한 종목별 국가대표 선수들은 새벽마다 불암산을 뛰어 오르는 훈련을 했다. 이때도 김 촌장은 현 감독을 밀어 올렸다. “ ‘나는 못 간다’ 해도 김 촌장이 끝까지 등을 밀어 주며 같이 뛰어 줬어요.”그러다 여자 핸드볼 대표팀을 건드렸다.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소화해서 산악 훈련 1등을 도맡아 하던 그들의 허를 찔렀다. “여자 핸드볼 대표팀 감독께서 탁구 팀한테 뒤지면 우리 체면이 어떻게 되느냐고 푸념하셨다니까요. 탁구 대표팀이 잘 뛰니까 부상 중인 핸드볼 선수들이 산 중간에서 우리를 막아 세우기도 했어요. 그렇지 현 감독?”“맞아. 핸드볼 대표팀이 1등으로 못 들어오니까 선수촌 운동장 10바퀴를 벌로 뛰기도 했어요. 임오경(현 민주당 국회의원)이 그러더라고요. 언니 때문에 우리가 외박을 못 나간다고.”신혼여행도 같이 갔다. ‘우정의 동행’ 완결판이다. 큰딸을 임신 중이던 현 감독이 김 촌장 신혼여행에 따라 나선 것. 웬만한 우정 아니고서는 못한다. “신혼여행 프로모션을 받아서 김 촌장 부부한테 줬죠.”여기저기 들어 보니 정확하지는 않지만 김 촌장은 신혼여행에서도 현 감독의 ‘보호자’ 모드로 지냈다고 한다. 이걸로 분명해졌다. 둘은 늘 서로의 인생 한복판에 있었다.● “서로의 반대편에 선 적이 없다”둘은 소속팀도 달랐고 탁구계 구도에서도 얽혀 있었지만 단 한 번도 서로의 반대편에 서 본 적이 없다. 신기하다. 갈등이나 갈등의 소지라도 생겨 서로를 잊어 버릴 상황이 전혀 없었다. 친하더라도 쉽지 않은 것인데 둘은 이상하리만큼 합일(合一)이 자연스러웠다.“김 촌장, 우린 늘 같은 생각을 공유했어. 누구 하나가 ‘이렇게 가는 게 좋겠다’ 고 하면 바로 ‘그게 맞는다’고 따라와 줬어.”“그러고 보니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녀 대표팀 감독도 같이 맡았고,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때도 대한탁구협회에서 큰일을 같이 했네.”통찰력이 비슷했고 눈높이도 같았다. 둘이 손잡으면 길이 열렸다. “김 촌장이 옆에 있어서 얻는 행운이 있어요. 세상을 대하는 열정도 배워요. 김 촌장은 우리 둘의 성과라고 하는데, 정말 절대적으로 김 촌장 몫이에요. 저는 힘들어서 못하는 일을 김 촌장은 해냅니다. 제가 하려던 탁구계 관련 일도 김 촌장이 하는 게 낫다고 확신해요.”김 촌장은 용납하지 못한다. “제가 맡아서 안 되는 일이 있으면 현 감독에게 부탁하는데, 신기하게도 전부 해결돼요. 그 과정에서 주변에 선한 영향력까지 전파하지요. 현정화의 힘입니다.”● 50+50=200인 우정 공식현 감독은 늘 김 촌장에게 미안하다. 사람은 좋을 때가 있고 나쁠 때도 있다. 현정화는 김택수 현역 인생에서 100% 챙겨 주지 못한 것 같다. 안 해줬을 리는 없을 텐데 마음에 걸린다. 생각해 보니 김 촌장은 언제 어디서나 현정화를 자랑하고 좋은 일이 생기면 더 기뻐했다. 1993년 예테보리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금메달의 가치를 김 촌장은 지금도 스스로 홍보하고 다닌다. 현 감독은 한국 탁구 선수로는 유일하게 세계선수권대회 그랜드슬램(단식, 복식, 혼합복식, 단체전 금메달)을 달성했다. 김 촌장은 세계선수권 단식 금메달이 다른 3종목 금메달을 압도한다고 평가한다. 그러고는 ‘김택수는 절대 딸 수 없는’ 금메달이라고 얘기한다. 현 감독은 생각한다. ‘속으로 얼마나 부러우면 저럴까.’ 현 감독은 김 촌장이 세계선수권 단식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가 놓친 순간이 떠오른다. “1995년이지, 김 촌장? 컨디션 정말 좋았었어.”“맞아.”“김 촌장이 그때 중국 왕타오를 이겼어요.”김택수 인생에서 가장 가혹한 순간이다. 1995년 텐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였다. 8강에서 당시 세계 최강 왕타오를 꺾고 기세가 폭발했다. 그런데 갑자기 ‘라켓 고무풀 유해 물질’ 판정을 받고 실격 당했다. 같은 이유로 적발된 다른 선수들은 주의 조치만 받았다. 주최국 중국이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돌았다. “128강전부터 여러 고비를 넘기고 올라가면서 완전히 몸이 풀렸어요. 이때다 싶었는데ּ 저만 실격….”그 한(恨)을 김 촌장은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로 풀었다. “김 촌장은 몸이 풀리면 어마어마하게 잘 치거든요. 실격 당한 것을 알고 정말 속상했죠. ‘참 운도 없다’고 생각했어요. 방콕에서 제대로 한풀이했죠.”당시 세계 최강이던 중국 공링후이, 류궈량을 모두 꺾었다. 현 감독이 이실직고한다. “지금 생각하니 미안해. 김 촌장이 금메달 땄을 때 나는 막 골프에 입문해서 연습장에 있었어. 사실 희망을 안 가지고 있었어.”“괜찮아 현 감독. 준결승과 결승이 있던 날 야구 결승전도 있어서 기자 분들이 전부 그리로 간 게 더 속상했어. 결승에서 이기고 도핑 검사하고 나왔는데 주변에 아무도 없었어. 외롭더라. 혼자 소주에 컵라면 먹었어.”현 감독은 앞으로 ‘선수 김택수’의 지난 길을 다시 들여다보려 한다. 힘들었을 때를 기억해 주는 것만으로도 김 촌장에겐 ‘행운’ 플러스다. 현정화를 아는 것만으로도 행운인 그에게 플러스가 붙는 건 선물이다. “저는 모임을 잘 안 가져요. 지인 관계에서도 형님, 동생 같은 호칭도 안 써요. 친구하자는 말은 더욱 안 하죠. 그런데 현 감독은 달라요. 내 인생 단 하나의 친구이면서도 ‘친구 공식’이 적용되지 않아요. 현 감독과 저는 ‘50+50=100’이 아니고 200이 된다고 봐요.”더 큰 힘을 서로에게, 주변에 주는 관계다. 현 감독이 맞장구를 치며 특별 대우를 선언한다. ‘예외적 접근권’을 허락한, 유일한 친구임을 확인한다. “김 촌장, 그 마음 지켜 줄게. ‘현정화 찬스’는 김택수밖에 쓸 수 없다고.”“알았어. 현 감독 찬스는 무조건 우리 주변을 잘 되게 하는 선한 영향력으로 쓸게.”배려하는 마음이 계속 핑퐁한다. 오늘도 우정의 랠리가 색다른 궤적을 그린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첨단 기술 교육의 최신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2025 CO-SHOW’가 지난달 26∼2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최하고 첨단 분야 혁신융합대학사업(COSS) 협의회가 주관한 이번 CO-SHOW는 18개 첨단 기술 분야의 전시, 체험, 교육, 경진 대회를 경험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 첨단 교육 플랫폼이었다. 참여 대학과 학생이 지난해보다 늘어나 미래 교육의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학생 스스로 작동하는 체험형 교육의 장CO-SHOW에서 진행한 프로그램들은 학생들이 직접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다루며 첨단 분야 기술 원리를 체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가상현실(VR) 기기를 활용해 수소 밸류 체인(수소 생산, 저장, 운송, 활용까지의 산업 생태계) 전 과정을 체험하고 태양광으로 작동하는 강아지 로봇 자동 제작,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명화 및 캐리커처 체험, 블록 코딩(텍스트 대신 그래픽 블록을 쌓아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식)을 이용한 드론 실습 같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AI 컨소시엄(한국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위해 네이버클라우드, 업스테이지, SK텔레콤, NC AI, LG AI연구원으로 구성된 협력체)이 마련한 ‘AICOSS 메타버스 캠퍼스’ 부스에서는 학생들이 가상 캠퍼스를 탐사하며 AI 기반 콘텐츠를 실습했다. 광운대를 비롯한 국내 7개 대학으로 구성된 지능형 로봇 컨소시엄의 4족 보행 로봇 제어 체험에서는 센서와 모터를 연결해 로봇을 움직이며 미니 로봇쇼까지 진행했다. 학생들은 기술을 이해하는 동시에 협업 능력도 키울 수 있었다.참여 학생들은 “손으로 만지고 움직이면서 배우니까 이해가 훨씬 빠르고 재미있었다” “친구들과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며 창의력이 늘어나는 걸 실감했다” 같은 소감을 전했다. 체험형 프로그램은 학습 동기를 제공하고 미래 진로 설계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됐다.창의력 겨루기 통해 이론의 실제 적용 체험CO-SHOW 기간 열린 21개 경진대회에서는 학생들이 로봇, 반도체, AI,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에서 아이디어와 실력을 겨뤘다. 출전 팀들은 자신의 작품과 아이디어를 실시간 발표하고 시연했다.전문가들은 경진대회를 통해 학생들의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력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미래자동차 컨소시엄에서 진행한 자율주행 경진대회에서는 학생들이 제작한 자율주행 모델 기기가 실제 코스를 주행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로봇 및 반도체 경진대회에서는 설계, 제작, 발표가 실시간으로 평가돼 학생들에게 높은 성취감을 안겼다.자율주행 경진대회에서 수상한 학생은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실제로 적용해 볼 수 있어 자신감이 생겼다”며 “팀원들과 협력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학생과 일반 참여자들이 즐기면서 학습하는 참여형 이벤트도 풍성했다. 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과 연결되는 수험생 대상 특별 이벤트, 스탬프 투어, 보물찾기 이벤트 등이 흥미를 끌었다. 특히 행사장 곳곳에 숨겨진 ‘코스볼’을 찾는 보물찾기 이벤트는 학생들이 각 부스와 경진대회 현장을 꼼꼼히 살펴보며 흥미와 탐구심을 동시에 높일 수 있도록 했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 행사장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살펴보고 체험도 해 볼 수 있도록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공유 및 개방형 교육 중심 플랫폼 추구각 대학 사업단장 및 관계자들은 올해 행사를 통해 CO-SHOW가 첨단 분야 교육을 직접 소개하는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한 수도권 대학 사업단장은 “올해는 대학들이 쌓아온 교육 역량을 국민에게 선보이는 자리였다. 앞으로도 대학 간 협력과 공유 교육 모델이 확산될 수 있도록 기반을 더욱 다져 나가겠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학교에서 접하기 어려운 실습형 첨단 기술 교육을 경험하며 진로 선택에 큰 도움을 받았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올해 CO-SHOW는 질적으로 뿐만 아니라 양적으로도 수준 높은 행사였다는 평가다. 현장 프로그램은 지난해 29개에서 60개로, 경진 대회는 17개에서 21개로 늘었다. 참가 대학도 67개 학교로 지난해 62개교에서 5개 대학이 더 참여했다. 각 대학은 CO-SHOW에서 선보인 첨단 기술 교육 프로그램과 경진대회 성과를 바탕으로 첨단 분야 혁신융합교육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디지털 기반 고등교육 흐름 주도하면서 실용성 교육 모델 구현한양사이버대(총장 이기정)가 2002년 개교 이후 디지털 기반 고등교육의 흐름을 주도하며 온라인 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물리적 제약이 따르는 전통적 고등교육 방식을 벗어나 언제 어디서든 학습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 학문적 깊이와 실용성을 동시에 갖춘 교육 모델을 구현해왔다. 이러한 교육 혁신은 한양사이버대를 국내 사이버대학 가운데 독보적인 위치로 견인했다. 2025년 대학정보공시 기준 취업률 81.2%를 기록했다. 국내 사이버대학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성과다. 산업 밀착형 교과 운영과 실무 중심 교육 시스템, 체계적인 진로·경력 개발 지원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결과다. 2025년 기준 학부 재학생은 총 1만6640명이다. 전국 사이버대학 중 최대 규모이며, 전임교원도 79명으로 가장 많다. 누적 졸업생 또한 5만 명을 넘어섰다. 이들은 각 산업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재로 활약하고 있다.● 산업체 연계, 현장 맞춤 교육으로 실무 인재 배출 한양사이버대는 산업 현장의 수요와 변화에 즉각 대응하는 교육체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2025학년도에는 반도체·스마트배터리·국방기술 등 국가 전략 산업과 연계된 학과 운영을 강화하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 곧바로 활용 가능한 실무형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이중 삼성전자와 협력해 운영 중인 계약학과 ‘반도체공학과’는 고졸 사원을 대상으로 직무 전문성을 높이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국내 사이버대학 최초의 산업체 연계 학과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외부 전문가 초빙도 활발하다. 호텔외식경영학과는 대한민국 대표 중식 요리 전문가인 이연복 셰프를 특임교수로 참여시켰다. 이 셰프는 조리 실습 및 외식 창업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현장 경험 기반의 실질적인 배움을 얻고 있다.● 미래 수요 반영한 AI응용소프트웨어공학, 노인복지요양학 전공 신설 2026학년도부터 한양사이버대는 변화하는 산업 구조와 사회적 요구를 반영해 학과 2개를 신설했다. AI응용소프트웨어공학은 AI 기술과 소프트웨어 역량을 융합한 교육 과정이다. 디지털 전환 환경에서 요구되는 실무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한다. 노인복지요양학은 요양·돌봄 분야의 전문 인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학과다. 요양보호사 대비 교육과 자격 연계 프로그램 등을 제공해 진로 선택 폭을 넓힌다. 한양사이버대는 학부 단계뿐 아니라 대학원 교육에서도 선도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현재 국내 사이버대학원 중 가장 많은 학생이 재학 중이다. 2026학년도 전기에는 일반대학원 및 경영전문대학원 석·박사 과정 신입생 모집이 진행된다. 모집 기간은 12월 12일까지다. 2026학년도 한양사이버대 학부의 신·편입생 모집은 12월 1일부터 시작된다. 다양한 학습자 특성을 고려해 직장인·전업주부·취업준비생·고교졸업생·어학 우수자 등을 위한 여러 형태의 장학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별전형 지원자에게는 등록금 감면 등 추가 혜택도 제공된다. 입학 상담은 학부·대학원 입학지원센터(학부 02-2290-0082, 대학원 02-2290-0700), 카카오톡 채널 ‘한양사이버대학교’, 또는 학교 방문을 통해 받을 수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