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영

유재영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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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부터 정치, 사건, 검찰, 법원 담당 취재를 해오다 2014년부터 스포츠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에서도 영웅과 야인의 시대를 취재하겠습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스포츠의 위대함을 느끼게 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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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04-02~2025-05-02
교육60%
문화 일반17%
경제일반7%
사회일반3%
산업3%
음악3%
기타7%
  • 고려대 세종캠퍼스, 넥스트 인텔리전스 기반 혁신으로 융합인재 양성 허브 도약 본격화

    고려대 세종캠퍼스는 넥스트 인텔리전스(Next Intelligence) 기반 혁신을 중심으로 미래 사회를 선도할 융합인재 양성 허브로 자리 잡고 있다. 넥스트 인텔리전스는 AI(인공지능) 기술과 인간 창의성 및 감성(HI·Human Intelligence)의 융합을 의미한다.고려대 세종캠퍼스는 AI와 HI가 균형을 이루는 산학 협력 친화형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교과를 운영하고 있다. 감정 인식 알고리즘, 디지털 헬스케어, 로봇팔 응용기술 개발 등 AI를 활용한 문제 해결 프로젝트와 함께 축제 기획,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콘텐츠 제작과 같은 사회 문제 해결형 프로젝트도 진행된다. 2024학년도에는 학생 153명이 수강해 28개 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파이썬 기반 데이터 분석 및 인공지능 멘토링 프로그램(T-SUM)’에서는 프로그래밍 언어 파이썬 및 생성형 AI를 비롯한 디지털 리터러시 프로그램 도구의 기초를 배우고, 산학 연계 같은 실전적 멘토링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단계별 학습 로드맵을 통해 기초 소양 강화 및 4차 산업혁명 시대 맞춤형 실무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2024학년도 2학기에는 79명의 멘토와 멘티가 팀을 이뤄 AI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경진대회에 참가했다. T-SUM 프로그램은 만족도 조사에서 92.3점을 받았다.세종SW중심대학사업단은 소프트웨어(SW) 전공 및 융합 교육으로 인재를 양성하고 행정복합도시와 국가 디지털 혁신 선도를 목표로 한다. AI, 빅데이터 교과를 신설하고 산학 협력 네트워크를 통한 프로젝트 학습을 강화했다. 전공에 관계없이 누구나 SW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KTX(KUS emerging Technologies eXperience) 공동 트랙을 마련할 예정이다.AI를 활용한 영화 제작과 편집, 시나리오 창작 가능성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교수와 학생들이 AI 생성 프로그램으로 제작한 영화 ‘걸리버 율도국 여행기’는 제6회 창원국제민주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고려대 세종캠퍼스는 넥스트 인텔리전스 혁신을 바탕으로 AI, 반도체, 보안, 의료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융합과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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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주로 유학오세요 ‘글로벌 영화·영상 거점 도시’ 찍고 ‘교육 혁신 도시’로 갑니다”

    지역에서 대학이 갖는 가치는 정말 크다. 대학의 활성화는 청년 유입과 신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 등 거의 모든 지역 현안 해결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대학이 지역의 성장 동력으로 불리는 배경이다. 관건은 차별화다. 이목을 끌면서 탁월해야 한다. 그렇치 못하면 청소년과 젊은 인구가 오질 않고, 자칫하면 있던 주민마저 다른 곳으로 옮겨가게 된다. 정부의 ‘글로컬 30 대학’ 사업과 라이즈(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가 시행되면서 지방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혁신에 나서고 있다. 특정 산업과 연계해 지역을 독특하게 브랜딩하면서 대학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대학은 교육의 질과 수준을 높인다. 지방자치단체는 대학의 특성화 교육을 특정 산업과 시너지가 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전북 전주시에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지역에 뿌리내리면서 영화와 영상 관련 산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국제적으로 전주의 인지도와 문화적 위상도 높아졌다. 영화 도시 브랜드로 강하게 인식되면서 지역 대학이 반응하고 있다. 우범기 전주시장과 정준호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21일 전주시청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영화 도시 전주’와 ‘교육 도시 전주’가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면서 지역이 발전하고 있다는 데 공감했다. 특히 영화제가 전주의 교육에 스며들면서 여러가지 성과를 내고 있는 데에 주목했다. -전주국제영화제로 전주가 ‘영화·영상 산업 수도’로 ‘브랜딩’ 됐다. 전주국제영화제가 교육의 도시 전주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도 적지 않을 것 같다. 우 시장= 전주국제영화제는 ‘독립영화의 장’이라는 정체성이 있습니다. 정준호 집행위원장의 노력으로 영화제가 시민 곁으로 더 가까이 갔고요. 대중성을 확보했습니다. 학생, 젊은 층과 더 강하게 연계가 됐죠. 이 자체가 지역 교육의 판을 바꾸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조상들께서는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마음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신 건강은 생산적인 국가경제력을 좌우한다고도 해요. 정서 활동, 교육의 확장성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올해 26회째 열리는(4월30일∼5월9일) 전주국제영화제가 전주의 정서를 어루만지면서 교육의 기회를 넓혀주고 있습니다. 정 위원장= 지방 도시의 경우, 학생이나 젊은 층들이 대부분 대도시로 떠납니다. 한 번 떠나면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지역 산업 발전에 핵심적 역할을 해줘야 할 사람들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전주도 비슷했는데요. 그래서 전주국제영화제를 어떻게든 관심 끌게 하고 싶었습니다. 전주를 영화·영상 도시로 표방하고, 매력과 비전이 있는 도시라고 알렸고요. 전주시는 지난해 10월 ‘2034 영화·영상 산업 비전(전주시 5750억 원 투입)’을 발표하면서 전주를 ‘영화·영상 찍기 좋은 도시’에서 더 나아가 ‘영화의 메카’로 브랜딩 수준을 한 차원 더 올렸죠. 이 중심에 청소년, 학생들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들에게 영화제가 어떤 ‘베네핏(혜택)’을 줘야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영화제는 국가 세금으로 운영이 됩니다. 지역 시민들께서는 내 아들, 딸들에게 영화제가 교육적 도움을 주기를 기대하시리라 봐요. 학생들이 영화제를 통해 미래 갈 길을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제 대중성 확보를 위해 많이 뛰었습니다.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한항공, 현대자동차, 농심 등 대기업을 비롯해 중소기업들의 후원을 이끌어냈습니다. 어려운 독립 영화계를 도왔고요. 기업들이 단발이 아닌 지속적으로 영화제에 투자하면서 지역 학생, 대학과 접촉 빈도를 늘릴 수 있는 문화 스킨십도 유도했습니다. 이렇게 영화제로 번진 파급력을 통해 교육이 더 혁신했으면 합니다. -‘영화제로 전주에서는 특별한 교육을 받을 수 있겠다’ 싶은 성과가 있다면. 우 시장= 영화·영상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체험 학습을 하며 작품 기획과 제작에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습니다. ‘반지의 제왕’, ‘아바타’, ‘뮬란’ 등을 찍은 세계적 촬영소인 뉴질랜드 쿠뮤필름이 아시아 제2스튜디오를 전주에 세우려고 지난해 전주에 한국 법인을 설립했어요. 현재 쿠뮤필름 스튜디오는 전주시 상림동 전주영화종합촬영소를 위탁 운영하면서 뉴질랜드와 전주대 학생들의 교류를 지원하는 인턴십 프로그램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영화 제작 환경을 경험하는 거죠. -전주시는 지난해 ‘교육 발전 특구 시범 지역’으로 선정이 됐다. 지역 교육 혁신이 기대된다. 영화제가 어떻게 지역 교육 생태계와 융합해야 할까. 우 시장= 교육 발전 특구로 가는데 있어서 영화제가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해야 합니다. 영화제가 축제의 성격을 넘어 지역 대학과 교육 기관과 연계하면서 맞춤 인재 양성에 기여를 해야 하니까요. 일자리도 늘고 산업이 커지면서 다른 지역과는 확실하게 차별화되는 전주만의 교육 모델이 정착될 수 있다고 봅니다. 지자체, 교육청, 공공기관 등도 영화와 맞닿는 교육 기반 마련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영화·영상 산업 분야에서 고교, 대학생 실습 역량 강화형 도제식 프로그램, K-영화·영상 아카데미 운영, K-영화 인재 진로 체험 프로그램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주에선 영화와 교육 연계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진행된다.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일반고, 특성화고, 대학생을 위한 특화형 비주얼 프로덕션 인재 양성 교육 · 체험 프로그램 운영을 추진하고 있다. 전주교육통합지원센터는 관내 초, 중, 고교 학생을 위한 영화·영상 진로 탐색 캠프를 운영하고, 원스톱 영상미디어 진로 체험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다. 우 시장은 “학교, 대학의 독자적 혁신만으로 실질적 지역 발전을 이끌기에는 한계가 있다. 지자체는 학교, 대학과 산업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로 지속 가능한 협력 구조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 교육 차원에서 영화가 참 묘합니다. 전주국제영화제에 출품되는 영화는 대체로 적은 돈을 들여 만듭니다. 젊은 영화인들이 주로 제작을 해요. 스토리는 주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젊은 사람들의 사는 얘기, 그리고 고통과 절망에서 어떻게든 살려는 의지, 거기서 얻는 작은 희망을 보여줍니다. 영화를 보면요, ‘이 세상 젊은이들이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그들의 세상은 이렇게 돌아가는구나’ 라고 알게 돼요. 전주의 청소년과 학생들은 이런 영화를 자주 접할 수 있잖아요. 영화가 주는 현실 세계, 교훈을 빨리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환경이 교육적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게다가 전주의 학생, 젊은이들 앞에 글로벌 스튜디오 등이 계속 찾아오고 있습니다. 영화제가 기폭제가 되어 하나씩 지역에 채워지는 인프라는 어떤 도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교육 특구로 전주는 안성맞춤입니다.-생존 위기에 처한 지역 대학으로선 구세주 만난 것 같겠다. 우 시장= 지난해 9월 전북대가 그리스, 이탈리아 등의 7개 대학과 인재 교류 협약을 맺었고요. 리카르도 젤리 피렌체 한국영화제 조직위원장도 만나서 전주국제영화제 등을 매개로 한 산학협력까지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쿠뮤필름 스튜디오가 전주의 다른 대학과도 계속 교류를 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대학도 특성화 교육 등 맞춤 혁신을 할 것이라 봅니다. 전주시는 이 같은 교류를 통한 글로벌 인재 양성에 지속적으로 힘을 보탤 겁니다. 영화는 다양한 산업과 연결될 수 있는 집약적 문화 산업이죠. 영화제가 영화 문화와 인공지능(AI) 기술이 융합된 지역 신산업을 육성하는 마중물 노릇도 할 수 있을 겁니다. 지역의 청소년, 학생들이 글로벌 영화 산업과 미디어 콘텐츠 분야, AI 융합 신산업 분야 등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대학과 영화제가 든든한 플랫폼이 돼줘야 합니다. 대학은 영화제와 연계해 영상 제작, 문화콘텐츠 기획, 디지털미디어, AI 융합 등의 특성화 교육을 하고, 영화제는 현장 기반의 교육 실습 기회 등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대학과 영화제가 계속 단단하게 결합한다면 ‘글로벌 영화·영상 혁신 기술 교육 거점’ 도시가 될 겁니다. 정 위원장= 쿠뮤필름은 메이저 스튜디오입니다. 앞으로 3∼4년 정도 세계적인 대형 스케일의 영화 제작 예약이 꽉 찼을 겁니다. 그런 쿠뮤필름이 전주에 들어오면서 가장 혜택을 볼 수 있는 건 교육입니다. 전주의 쿠뮤필름 스튜디오에서 일할 인재가 우선 필요하겠죠. 스튜디오 직원이면 기본적으로 영어, 외국어 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당연히 관련 아카데미도 만들어야 합니다. 전주의 대학생들이 공부하고 일할 수 있는 여지가 늘어나게 되는 겁니다. 지역의 초중고 학생들은 자라면서 영화 분야에서 꿈을 키우는 대학생 언니, 오빠들을 보게 되겠죠. 영화제로 인한 고용 창출 효과도 늘어날 거고요. 전주국제영화제는 지역 대학과 상호 협력 협약을 계속 준비하고 있습니다. 영화제 기간에도 대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려 하고 있습니다. - 영화제로 교육 도시를 더 완벽하게 만들어 가는, 유례를 찾기 힘든 시도를 하는 것 같다. 우 시장= 영화·영상 산업이라는 게 물론 대기업도 투자를 하지만 작은 공간에서 훌륭한 콘텐츠를 갖고 승부해서 가치를 높인 기업들이 형성하는 거잖아요. 서울과 수도권 대학에 학생 유치 경쟁에서 밀리는 지역 대학 입장에서는 틈새 인재 양성을 노려볼 만합니다. 전주의 미래 교육에 어울리는 그림이에요. 정 위원장= 전주가 다른 세계 영화제 도시와 다른 점은 영화제의 유산과 가치를 대학과 교육 기관이 활용한다는 겁니다. 영화제 26회 동안 유능한 배우나 감독님들이 많이 배출됐습니다. 영화제를 통해 혜택을 받은 이들이 지역에 돌려주려 합니다. 재능 기부를 하고요. 지역 청소년, 학생들과 교감을 자주 가지려 합니다. 저도 전주에 자주 내려와서 길거리 다니면서 학생들하고 얘기도 하고, 사는 얘기 들어줍니다. 악수도 자주하고요. 사진 다 찍어주고 영화, 예술의 꿈을 키워라 격려도 해요. 전주 학생과 젊은 층들이 전주에 살아서 유명한 분들 많이 만나고, 그들과 나중에 일도 같이 할 수 있겠다, 이런 기대를 품을 수 있지 않을까요. 전주의 교육에 손에 잡힐 듯한 미래를 안겨주려는 노력을 저부터 더 하려고 합니다. -돌이켜보면 전주는 예전에도 교육 도시였다. 영화제를 기폭제로 삼아 지역 주도 교육 혁신에 나서고 있다. 전주시장으로 지키고 싶은 신념이 있을까. 우 시장= 평생 교육과 평생 학습의 차이를 얘기할까요. 주인공이 누구냐의 차이입니다. 평생 교육은 가르치는 교사가 주인공입니다. 평생 학습은 내가(배우는 주체) 주인공이죠. 평생 교육보다는 평생 학습이 지방 교육 혁신의 핵심이 돼야 하지 않을까요. 전주국제영화제, 그리고 영화·영상 산업이 모두에게 평생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고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진행, 정리 =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사진제공=전주시청}

    • 2025-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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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복대, 뉴욕페스티벌 국가브랜드 대상 2년 연속 1위

    경복대(총장 전지용)가 2025 뉴욕페스티벌 대한민국 국가브랜드 대상(THE 2025 New York Festivals KOREA-National Brand Awards) 유니버시티 칼리지 부문에서 1위로 선정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다. 올해로 16회를 맞이한 시상식은 세계 3대 광고제 중 하나인 뉴욕페스티벌(New York Festivals)이 주최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가치 있고 경쟁력 있는 국가브랜드를 발표하는 시상식이다.전 총장은 시상식에서 “경복대의 비전과 전문성, 기업가정신, 글로벌 시민의 인재상을 꾸준히실천한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앞으로도 ‘잠재력을 전문가로!’라는 경복대의 비전 실현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경복대는 AI(인공지능) 도입과 디지털 트윈 기술 활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 개발과 실용화를 선도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 연구원은 산업계, 학계, 지역사회와 협력해 실질적인 문제 해결과 새로운 가치 창출을 목표로 한다. 또한 AI기반 XR(확장현실) 시뮬레이션 콘텐츠 전문 기술 석사과정을 운영 중이다. XR 기술을 실용적으로 응용하면서 관련 산업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복대는 AI 실무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교육 및 연구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AI 활용 교육 프로그램을 확장하고 최신기술을 반영한 교과 과정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교직원을 대상으로 ‘AI 교육지도사 2급’ 자격과정을 운영하여 AI 활용 능력 향상을 도모했다. 또 ‘경복대 AI 해커톤 대회’와 ‘생성형 AI ART 공모전’ 등 창의력 개발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AI 기반 교육 플랫폼 구축으로 맞춤형 학습 환경을 제공하고, 산업 현장에서의 AI 기술 적용을 지원하는 산학 협력 프로젝트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경복대는 AI 해커톤 대회를 통해 AI 기술을 활용한 대학 맞춤형 챗봇 KBU AI BOT을 개발해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 챗봇은 자연어 처리(NLP) 기반대화형 AI 기술을 활용해 학생과 교직원들을 위한 실시간 정보 제공과 학습·행정 지원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다국어 지원 기능도 갖춰 국제 학생들의 편리한 사용을 돕고 있다. AI 모델 최적화, 데이터구조 개선, 사용자 인터페이스 강화 등의 과정을 거쳐 실용성을 높였다. KBU AI BOT은 대학 내 AI 활용도를 더욱 확대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다. 향후 지속적인 기능 개선과 확장을 통해 학생, 교직원들의 학습과 행정 환경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AI 기반 디지털 교과서의 교육 효과를 분석한 연구 논문을 국제 학술지 ‘Applied Sciences’에 게재했다. AI 기반 학습이 자기주도 학습 능력 향상과 맞춤형 학습 경로 설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앞으로 AI 기반 교수법의 발전과 디지털 교육 혁신을 위한 추가 연구와 교수자 연수를 추진할 계획이다.경복대는 교육부가 발표한 2024년 대학정보공시에서 취업률 80.6%를 기록했다. 졸업생 2000명 이상을 배출한 전국 일반, 전문대학 중 1위를 차지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6년 연속으로 1위다. 비결은 실무 중심의 교육과 학생 맞춤형 지원 시스템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작업치료학과와 치위생학과에서 외국인 유학생이 국가고시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2022학년 기준으로 경복대는 총 252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재학생 1인당 평균 약 422만 원의 수준. 장학금 수혜율은 92%로 대부분의 학생이 혜택을 누리고 있다. 해외취업지원 프로그램에도 재학생 3721명이 참여했다. 8400개의 산학협력 기업과도 취업 협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학습 경험을 위한 국제화 교육도 확대하고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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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부왕’ 김장훈, 이번엔 청소년 AI 교육에 쏘다… “나라 먹여 살릴 반짝이는 글로벌 AI 인재 기르고 싶어”

    “최근 중·고교 축제를 많이 다녔는데, 공연했던 한 중학교 전교회장 학생이 전화가 와서 ‘형, 출연료를 얼마 드려야 해요’라고 묻더라고요. ‘무슨 출연료냐. 안 받으니 걱정하지 마라’라고 웃고 넘겼는데 생각할수록 기특한 거예요. 이렇게 순수한 학생들에게 뭔가 해 주고 싶다. 그럼 교육을 받게 해주자. 이제 AI(인공지능) 시대이니 AI 활용 교육을 잘 시켜서 AI보다 더 똑똑한 친구들을 길러 보자 결심했죠.” ● 고양시에 청소년 AI 교육센터 개관버는 대로 기부했던 ‘기부왕’ 가수 김장훈. 최근 몇 년은 ‘망가진 김장훈’이라는 뜻의 ‘숲튽훈(김장훈의 한자 이름 ‘金’과 ‘長’을 비슷한 모양 한글 ‘숲’과 ‘튽’으로 바꾼 것)’ 캐릭터로 청소년 사이에서 열광적인 팬덤을 형성했다. 김장훈은 청소년들을 찾아가며 교감을 넓혀 왔을 뿐 아니라 삶의 새로운 활력까지 얻었다. 그 고마움을 언젠가 돌려주고 싶었다. 학생들에게 AI 교육을 제공하자 마음먹었고, 이제 AI 교육이 범국가적으로 확산하는 시발점이 되려 한다. 그는 2022년부터 코로나19 펜데믹에 따른 비대면 교육 환경 대비 디지털 전문 교육을 해 온 청소년 비영리 단체 ‘꾸미루미’를 후원하고 있다. 학생들은 꾸미루미를 통해 메타버스 공간에서 활동해 보고, 희소성 있는 디지털 자산을 대표하는 토큰(NFT)을 만들어 보기도 했다. 꾸미루미는 지난해 AI 교육 전담팀을 조직해 AI 기반 교육 사업을 펼쳤다. 여기에 AI 인재를 양성하고 싶다는 김장훈의 뜻에 따라 특색 있는 프로그램이 더해진 것이다. 나만의 진로 및 상담 AI 비서 만들기, AI를 활용한 관계 형성 프로그램 ‘관계가꿈’, 통일 인식 개선을 위한 ‘통일 챗봇’, 역사 기반 ‘독립운동가 챗봇 만들기’ 등이다. 서울시교육청 AI 교육 프로그램으로 등록된 이 프로그램들은 다문화 가정 자녀와 장애 청소년이 먼저 교육받을 수 있도록 했다.‘관계가꿈’은 학생들이 AI로 소통하고 단합하며 사회성을 높이는 관계 개선 프로그램이다. AI를 활용한 다양한 퀴즈를 학생들이 풀어 보며 서로 의견을 존중하고 소통해 본다. AI 얼굴 인식 게임으로는 감정 표현과 비언어적 소통을 이해한다. 누구에게 쉽게 털어놓지 못하는 고민을 AI에게 얘기하고 해결 방법을 찾는 챗 GPT 상담실 프로그램도 있다. 꾸미루미는 지난달부터 AI 기반 지능형 로봇 ‘테미’를 활용한 체험 교육도 하고 있다. 로봇 ‘테미’는 AI 전문 기업 하이퍼프그룹(대표 황용국)협조를 받았다. 하이퍼프그룹은 영국 스코틀랜드 왕립은행(RBS) 후원을 받아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성과 안정성을 검증받으며 성장하고 있다. 꾸미루미는 최근 김장훈 도움을 받아 경기 고양시 지하철 3호선 주엽역 인근에 AI 교육센터를 열었다. 꾸미루미 최성식 소장은 “AI는 청소년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다. 모든 청소년이 소외되지 않고 주체적으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과 교육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AI 인재 발굴이 소명… 나도 AI로 진화할 것” “소명감이 생겼어요. 초등학생때부터 AI에 관심을 갖고 사용해 보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정부도 청소년 AI 교육에 투자를 많이 해야 합니다. AI 강국은 AI 인재를 얼마나 배출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AI에 관심이 많은 김장훈은 일상을 AI와 함께 살고 있다. 스스로 “AI 없이는 못 살겠다. 결혼했다”고 할 정도다. 하이버프그룹의 사외이사로 연구와 솔루션 개발 아이디어를 많이 낸다. 콘서트에도 AI를 접목했다. AI를 활용해 차별화된 영상과 사운드를 선보인 지난해 12월 공연은 아예 이름도 ‘김장훈 AI 콘서트’라고 붙였다. 앞으로 AI 진화를 공연 포인트로 삼겠다고 했다. 그는 AI로 예술을 하는 사람들과 예술을 보러 와주는 사람들 모두의 부담을 줄여 줄 수 있다고 본다. 모든 산업 영역에서 AI가 사람들 상상력을 구체적으로 구현한다면 실익이 크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 김장훈은 “과거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 덕목이 인내력과 끈기였다면 앞으로는 창의성을 끌어내는 힘, 불안감을 희망이나 기회로 바꿔 도전하는 정신이 미래 인재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학벌과 스펙이 능력과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AI를 통한 자기주도 학습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엄청난 데이터를 선별하고 가공해서 세상이 필요로 하는 가치와 콘텐츠로 만들 줄 아는 인재가 인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는 “청소년들이 AI를 활용해 세상 가치를 새롭게 보는 ‘태도’ 가 능력의 잣대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면서 “다만 이를 통한 즉각적인 만족과 보상에 길들여지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장훈은 시시각각 급변하는 첨단 기술 트렌드를 AI 교육 전반에 반영할 생각이다. AI기반 지능형 로봇에 탑재된 챗 GPT에 학생들이 지루해 하자 구글 ‘제미나이’도 경험하도록 하는 식이다. “AI가 실제 인간을 뛰어 넘고 있어요. 지금 일자리는 대부분 초토화될 겁니다. 머신러닝을 하는 AI를 따라가긴 힘들죠. 그래도 뒤쳐지지 않고 AI가 범접하지 못하는 새 영역을 만들고 휴머니티(인간성)까지 가진 친구들이 많이 나왔으면 해요. 이들을 키우는 게 국가경쟁력이고 나라가 살 길입니다.” 기부에 매진하려고 집과 지갑이 없는 그가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이유는 단 한 가지. 자신이 부른 옛 노래가 역주행해서 무대에 오르는 일이 많아져서 수익이 많아지면 그 돈으로 AI 교육이 오랫동안 정주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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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동남권 발전을 위한 청년들의 역할’ 포럼 26일 부산 개최

    대한민국 청년 동남권 발전 포럼은 26일 오후 2시 부산 서면 영광도서문화홀에서 부산 울산 경남 지역 청년 사업가를 대상으로 ‘대한민국 동남권 발전을 위한 청년들의 역할’ 포럼을 연다. 이날 포럼에서는 전호환 전 부산대 총장이 ‘대한민국 지속 가능 발전을 위한 부산 경남 행정통합’을, 배윤주 와이컨설팅 대표가 ‘리더의 격을 살리는 비즈니스 매너’를 주제로 각각 강연한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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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 매출 1조 SFG 신화푸드그룹, 한식세계화 본격 추진

    SFG 신화푸드그룹(대표 오현식)이 최근 3년간 누적 매출 1조 원을 기록하며 국내 외식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SFG는 2025년을 한식을 통한 글로벌 진출 원년으로 삼고 있다. SFG는 이를 위한 프로젝트인 ‘SFG Arirang’(이하 SFG 아리랑)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SFG는 한식, 중식, 일식, 카페 등 다양한 외식 브랜드를 직영체제로 운영하는 국내 최대 외식 기업 중 하나다. SFG가 자체 기획해 선보인 한식 브랜드도 10여 개에 달한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송도갈비를 필두로 천지연, 우설화, 삼청각, 동백궁, 서현궁, 청담본갈비, 소나무향기, 송도불고기, 자작나무갈비, 돈블랑 등이 있다. SFG는 ‘SFG 아리랑’ 프로젝트를 통해 가장 한국적인 맛을 세계 고객들에게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철저하게 레시피를 준수하고, 식재료 품질 관리를 체계화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SFG 아리랑’은 한민족의 정서를 담고 있는 ‘아리랑’을 프로젝트의 모티브로 삼았다. 한국 고유의 맛과 문화를 알리겠다는 취지다. 동남아시아를 시작으로 세계 주요 도시에 아리랑과 어울리는 K푸드의 가치를 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외국인과 재외동포들의 한국 음식 선호도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그 때문에 이들이 경험한 본토 고유의 맛을 변화 없이 느끼게 하는 것을 기본 방침으로 삼고 있다. SFG에 따르면 1998년 창립 이래 지난해 말 기준 총 7000만 명 이상의 고객이 SFG의 업장을 방문했다. 일본요리 ‘긴자’, 중국요리 ‘하인선생’, 카페 앤드 베이커리 ‘더:봉팡’ 등 한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외식 분야를 망라해 25개 브랜드, 130여 개 업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에도 나서고 있다. 2022년 전북 익산시 식품클러스터에 제3공장 용지를 매입해 B2B(기업 간 거래) 사업 확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프랜차이즈 시장 진출 계획도 세우고 있다. SFG는 “최근 몇 년간의 괄목할 만한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K푸드의 위상을 높이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물도 음식이다’란 철학 아래 혁신적인 사업 전략으로 글로벌 외식 기업으로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 나가겠다”고 전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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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조 형! 희정 누나! 노래학원 어디 다녔어요?”… ‘국민 감성 보컬’-‘재즈 여왕’ 보채는 ‘공연의 神’[유재영의 전국깐부자랑]

    깐부. ‘같은 편’, 나아가 ‘어떤 경우라도 모든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이’라는 의미의 은어(속어)죠. 제아무리 모두 갖춘 인생이라도 건전하게 교감하는 평생의 벗이 없다면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좋은 인간관계는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깐부들 사이에 피어나는 ‘같이의 가치’를 소개합니다.노래 좋아하는 분이라면 다 아는 세 가수가 있다. 동안(童顔) 소리 듣는 70대 동갑내기 남녀와 그들보다 10세 정도 어린 후배다.선배 둘은 기막히게 소리와 감정을 조율하며 감동을 선사하는 ‘빅스타’다. 후배도 만만치 않다. 노래 말고도 재주가 많다. 평범함을 지양하고 기존 관례를 뒤엎는 공연 기획은 최고로 쳐준다. 개성 강해 기분대로 사는 것 같지만 돈 벌어 기부도 많이 했다. 적잖이 손해 보고 부침도 있었지만 사회 ‘사각지대’ 사람들 도울 생각하며 열심히 산다.이 셋이 너무 친하단다. 물음표가 생기는 조합인데 ‘불후(不朽)의 친구’란다. 썩지 않고 영원토록 변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서로 친구하자는 의기투합 같은 건 없었다. 서로의 노래를 듣고 ‘전기’가 왔다. 울림과 감동이 남달랐다. 보컬을 넘어선 보컬이었다. 박자와 테크닉 따지는 건 서로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내가 갖지 못한 게 보였다. 존경스럽다, 더 보고 싶다. 그래서 ‘어떤 모습이든 당신을 계속 보여 주세요’라고 서로 ‘읍소’한다. 서로의 존재 자체가 동기 부여다. 희망이다. 비전이다. 이런 감동 회로를 돌리면서 서로 만난다.한국 가요사에 족적을 남기고 있는 ‘트로트 황제’ 조항조, ‘재즈 여왕’ 윤희정, ‘공연의 신’ 김장훈이다. ‘친구란 당신의 과거를 이해해 주고, 미래를 믿어 주며, 있는 그대로 받아 주는 사람.’이 문장이 세 사람의 관계를 대변한다. 만나면 서로의 과거, 현재, 미래에 공감하며 이야기꽃을 피우다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다른 얘기가 끼어들 틈이 없다. 서로에게 집중한다. 지난달 14일 만난 셋은 여전했다. 서로 비판은커녕 핀잔주는 일도 없다. 누가 더 잘 되고, 못 되고 그런 얘기 안 한다. 긍정적인 조언과 격한 공감만 있다. 친구 되어 준 서로가 고마워 이 ‘질서’를 깨지 않는다. ● Free: 공식도 장르도 없는 사이 “형하고 누나는 도대체 노래학원 어디 다니세요? 노래를 그렇게 잘 부를 수 있어요?”김장훈의 칭찬 세례에 둘이 어지럽다. 입담 출중한 김장훈의 센스가 터진다. 외모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그도 환갑이 넘었다. 어느 정도 격식을 차릴 만도 한데 꾸미거나 가식 없이 편하다. ‘거침없는 김장훈’을 둘은 ‘있는 그대로’ 받아 준다. ―분위기가 편하다. 서로가 서로의 존재감을 잘 살려 주는 것 같다. 김장훈이 정말 ‘김장훈스럽게’ 보인다.“지난해 말에 제가 항조 씨, 장훈이 하고 방송을 같이 했어요. 장훈이가 제 무대를 보고 ‘빨리 나이를 더 먹고 싶다’고 느꼈대요. 자기 SNS에도 그런 감정을 썼다고 해요. 윤희정이 윤희정다운 것을 입체적으로 봐 주고 존재감을 부각시켜 주면서 닮겠다고 하는 건 존경해 준다는 거잖아요. 정말 자유로운 사이가 아니면 못하죠.”(윤희정) “희정 누나는 ‘재즈보컬’이 아니라 그냥 ‘윤희정’이었어요. 노래 듣는데 눈물이 펑펑 나더라고요. 누나, 이런 말은 여자친구한테도 안 해 봤어요. 하하.”(김장훈)조항조는 듣는 이로 하여금 노랫말이 ‘내 이야기 같다’고 느끼게 한다. 그래서 꼭 애창하도록 만드는 ‘마음 정화’ 가수의 대명사다. 그의 곡 ‘남자라는 이유로’는 노래 좀 한다는 남자라면 노래방에서 안 불러 본 적이 없을 게다. ‘사나이 눈물’도 마찬가지. ‘고맙소’는 첫 소절 ‘이 나이 먹도록~’에서 감정이 올라오고, 눈 주변이 욱신거린다. ‘못난 나를 만나서 긴 세월 고생만 시킨 사람~’에선 격정의 눈물을 삼키게 된다. ‘트로트의 아이콘’ 소리를 듣지만 사실 조항조는 밴드 보컬 출신이다. 팝이나 발라드 등 여러 장르를 다 했다. 조항조 앞에서 노래 구분은 ‘무늬만 장르’일 뿐이다. 감정에 따라 여러 ‘조항조’를 보여 준다. 스펙트럼을 계속 발굴해 넓게 펼치는 ‘팔색조’다.그래서일까. 사람 보는 것도 비슷하다. 특별한 존재감을 잘 봐 준다. 그 뒤에 가려진 잠재적 존재감도 알아본다. 그 시선으로 윤희정과 김장훈을 봤다. 둘의 ‘있는 그대로’에 박수를 보내고 감동을 받는다. “존재감을 계속 찾고 기억하려고 했어요. 윤희정과 동생 김장훈을 10년 못 보다 다시 만난다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 같아요. 항상.”(조항조)필연일까 묻고 싶다. 조항조는 윤희정이 1972년 ‘새노야 세노야’를 부르는 걸 보고 ‘이 사람이다’ 싶었다고 한다. “필연이라고 봐요. 한참 뒤에 만나니 항조 씨가 나를 오랫동안 좋아했다는 거예요. 알고 보니 동갑이고 노래 성향도 비슷하고 각자 밴드도 있어요. 공통점이 많았어요. 얼마 전 제가 그랬어요. ‘우리는 양자물리학적으로 만난 것 같다’고. 장훈이 포함해서 우리는 생각과 신념이 인연이라는 현실을 만들었다고 봐요. 파동이 맞는 사람들끼리 에너지 장을 형성해서 그 안으로 들어온 거죠.”(윤희정)김장훈도 윤희정은 알고 지냈지만 조항조 형이 자기 인생 궤도에 들어올 줄 몰랐다. “케이블 TV를 켜면 가장 먼저 나오는 채널이 있어요. 트로트 가수들이 주로 나오는 가요 순위 프로그램이었어요. 자다 깨서 TV를 켤 때마다 항조 형이 나와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거예요. 이상하더라고요. ‘잊혀진 계절’을 부르는 형을 본 게 처음이었어요. 보고는 그냥 멈췄어요. 노래를 너무 잘하는 거예요. 충격을 먹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봤죠. 항조 형 노래 들어본 적 있냐고. 그러니까 항조 형이 락밴드 보컬을 했다는 거예요. 형님 노래를 다 찾아 들었어요. 트로트 가수라는데 이 노래 저 노래 들어 보니 전천후였어요. ‘이 형 성대는 안 늙나 보다.’ 별의별 생각으로 부러워하다 나중에 TV 토크 프로그램에서 처음 만났죠. 인연입니다.”김장훈에게 둘은 ‘거울’이다.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는….“장훈이는 은둔형이야. 매일 사무실 아니면 집에만 있거든. 누구를 만나질 않아.”(조항조)“전화도 잘 안 받잖아.”(윤희정)“바깥과 단절하듯 사는데 MZ세대와 소통도 잘해요. 제대로 자유로운 영혼 같아. 이런 경험을 노래에도 잘 담아요.”(조항조)“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학교에서 잘리고는 집 나와서 일찍 어른들 삶을 경험했잖아요. 그러다 보니 (어른의 삶이라는 게) 재미가 없어요. 그래서 사람 만나 술 마시고, 밥 먹고, 골프 치고 안 하는 거예요.”(김장훈)“나도 비슷해. 나와 비슷한 사람하고 만나면 재미가 없거든. 그런데 장훈이는 또 달라. 희한해.”(조항조)“이런 둘이 좋아. 나도 친한 사람 수천인데 다 필요 없어요.”(윤희정)“형, 누나가 왜 저에게 특별한지 아세요? 두 분과 있으면 ‘내’가 보여요. 우리 만나서 쉴 새 없이 노래 얘기하다 보면 밝게 노는 내가 보이더라고요. 떠드는 재미는 예전에 알았잖아. 어차피 인생 혼자 가는 거라지만, 두 분하고 있으면 같이 가는 게 아주 좋겠다 싶어요.”(김장훈) ● Remember: 사소한 변화를 기억하는 사이김장훈의 작은 변화를 깐부들이 알아챘다. 김장훈은 최근 담배를 끊었다. 두 달 되어 간다.윤희정을 닮겠다면서 “연습과 관리를 잘해서 나이 들어도 더 폭발적이고 울림 있는 노래를 하고 싶다”고 했다.“큰 결심했네.”(윤희정)“담배는 ‘쉼표’였어요. 건강검진을 하면 폐가 담배 전혀 안 피우는 사람 폐 같다고 해요. 그래도 목소리를 생각하면 끊으라고 하더라고요. 형, 누나는 담배 피웠어도 지금 목소리가 나왔을 거예요. 사람이 아니죠. 두 분이 노래 부르는 거 보고 담배를 끊어 버렸어요.”(김장훈)“장훈아, 나는 2002년부터 담배 끊었거든. 노래 잘하려고 끊은 건 아니야. 고음 내는 것과는 관계없어. 목에 이물감이 항상 있는데 그걸 계속 안고 노래할 수는 없더라고. 담배 못 끊으면 큰일 하기 어렵겠다는 불안감이 있었어.”(조항조)김장훈은 과거 고음을 길게 낼 때 느낀 통쾌함을 다시 경험해 보고 싶다.“담배를 피우면 호흡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지. 고음을 다시 내려면 운동을 해야 돼. 나이가 들수록 성대 근력이 떨어져. 담배를 끊으면 호흡이 좋아지고 배에서 소리를 올리는 힘이 생기는데 근력이 더해지면 좋지.”(조항조)“운동하면 발차기도 좋아지겠는데….”(윤희정)“누나, 발차기가 제 트레이드 마크잖아요. 점프가 점점 낮아지면 팬들이 서글퍼지겠죠. 앞으로 10kg은 더 뺄 거예요. 아예 이동준(태권도 국가대표 출신 배우) 형님한테 돌려차기를 배워 볼까요. 하하.”(김장훈)고음이 나오도록 목소리 관리를 하겠다는 건 노래를 잘하고 싶다는 의미다. 윤희정은 늦은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전진임을 알려 주고 싶다.“장훈아, 많은 사람이 내게 재즈를 선택한 걸 후회하지 않느냐고 물어. 그때마다 조금 더 일찍 알지 못한 걸 후회한다고 얘기하거든. 네 존재감이 느껴지는 노래? 늦지 않았어.”윤희정은 김장훈이 작은 변화를 줘서 감동의 노래를 했던 기억을 꺼냈다. 조항조도 안다. 그 때 받은 쇼크를. ● Idea: 영감을 주는 사이 ―어떤 노래를 했는데…? “패티김 누나의 ‘이별’을 하는데 속으로 ‘와’ 탄성을 질렀어요. 울컥하는 감정을 절제해 가며 부르는데, 장훈이한테 그런 면이 있는지 몰랐어요. 장훈이가 20, 30대에 부른 노래를 제 연배 가운데 듣기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도 있거든요. 그런데 ‘이별’을 듣고서는 깜짝 놀랐어요.”(조항조)“음악은 두 가지로 나뉘어요. 듣기 싫은 것과 듣기 좋은 것. 김장훈이 감정을 의식하지 않은 감정으로 듣기 좋은 걸 넘어 황홀한 노래를 해 버린 거죠.”(윤희정)김장훈에게 음악은 생각과 생활의 반영이다. 조금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야 노래가 잘 나왔다. 알려진 가수인데 노숙도 해 보고, 의도적으로 인생 낭떠러지로 몰아 보기도 했다. 여유가 있음에도 벼랑 끝 삶을 살아 봤다. 불행에서 행복으로 가려는 욕망을 노래에 소모하는 데 익숙했다.그런데 ‘이별’이라는 노래는 다르게 다가왔다. 근원적인 고독감, 당시의 상실감 그대로를 노래에 실었다. “2003년이었죠. 한국에서 공연 사기를 당한 뒤 활동 다 때려치웠어요. 단돈 3000달러 들고 미국에 갔는데 공황장애가 오네요. 의사가 ‘스테이지시크(stage sick·무대 향수병)’래요. 무대가 그리워서 아픈 거니까 사람 만나고 노래하라는 거예요. ‘에라 모르겠다’ 산타모니카 해변에 캔커피 들고 앉아 있는데 무작정 ‘이별’이 나와요. ‘왜 여기까지 와서 이러고 있나’ 하다가 좋아하는 부산 생각도 해 보고… 그런 감정을 따라가면서 부른 노래였죠.”본연의 김장훈이든 망가진 김장훈이든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소진하니 특별하고 좋았단다. 두 선배는 그런 그에게 긍정적인 자극을 더해 준다. 영감이 보인다. 조항조는 “그냥 김장훈 그대로를 보여 줘”하고, 윤희정은 “그러면 길이 보여”라고 조언해 준다.“같은 김장훈 목소리인데 노래 스타일이 바뀔 수 있는 거야. 여러 김장훈이 공존할 수 있다는 거야. 팝도 되고, 락도 할 수 있어. 스타일마다 ‘김장훈표’ 아닌 다른 이름을 붙여도 돼. 윤희정을 재즈 뮤지션으로 알고 있는데 모든 노래를 다 하잖아.”(조항조)“재즈 스승님이 언젠가 ‘네 맘대로 재즈를 해 보라’고 하시더라고. ‘동백아가씨’든, ‘돌아와요 부산항에’든 맘대로 하라고. 그래서 2015년부터 이 노래, 저 노래 다 했지. 사람들이 무척 좋아하더라고.”(윤희정)“그래. ‘윤희정의 동백아가씨’도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어. 윤희정은 어떤 노래를 하든 윤희정 색깔이 다 묻어나. 그래서 존경해. 우리가 누구냐. 대중가수잖아. 배우가 사극만 출연하면 대중 배우라고 할 수 없잖아? 조항조가 원래 락 보컬이라고 해서 락만 한 것도 아니지. ‘트로트 아이콘’이라고 해서 트로트만 하는 것도 아니고. 단 한 명이 원한다면, 그 한 명이 좋아하는 노래를 해야 해. 우리? 대중가수야.”(조항조)―영감 제대로 받았겠다.“항조 형, 희정 누나는 합리적인 분입니다. 제 짜증까지도 감사하게 되네요. 김장훈이 댄스곡을 할 수도 있겠어요. 김장훈을 요즘 젊은 친구들이 어떻게 부르는지 아세요? ‘망가진 김장훈’이라며 ‘숲튽훈(김장훈의 한자 이름 ‘金’과 ‘長’을 비슷한 모양 한글 ‘숲’과 ‘튽’으로 바꾼 것)’으로 불러요. 이왕이면 ‘마이클잭(숲)’ 스타일로 댄스곡을 해 봐야 겠네요. 하하.”(김장훈)● Enjoy: 웃겨 죽는 사이아무 말 안 해도 행복이 느껴지면 진정한 친구다. 그런데 셋은 말 끊길 틈 없이 행복하다. “장훈이와의 통화는 몇 시간이 기본이야. 내 아내가 혀를 내둘러. 할 말이 그리 많냐고.”(조항조)“연습 10시간 해도 안 쉬는 목소리가 형하고 통화하면 망가져요. 하하하. 언젠가부터 사람들 만나서 정치 얘기 나오면 바로 일어서서 나오는데, 우리는 참 특별한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 만나면 ‘어디 곰탕 먹어 봤냐’ ‘어디 가 봤냐’ 이런 대화하는데, 우리는 노래 얘기하다가 성대가 어쩌고 횡경막이 저쩌고 이런 얘기로 대여섯 시간 놀잖아요. 음악은 논쟁이 없죠. 완벽하게 개인 취향이고 주관이 작용하죠. 음악에 관한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요. 어떤 음악 얘기든 안 섞을 이유가 없어요. 그러면서 또 섞이는 ‘우리’가 너무 좋습니다.”(김장훈)“서로 이해관계 없지. 공식도 안 따져 더 좋은 것 같아.”(조항조)“우리끼리는 ‘하지 마’ ‘그거 안 돼’ 이런 게 없잖아. 살면서 이렇게 서로를 배려하며 대해 주는 사람 만나는 건 축복이야. 우리는 각자 뭔가 할 때 ‘내가 하고 싶었는데 네가 해서 더 좋다’고 해 주잖아. 다르지만 존중해 주고 그 위에 감동과 신뢰를 두껍게 쌓아가는 거야.”(윤희정)“그런데 얼굴 상태를 보면 나이 차이가 별로 안 나 보여요. 내가 늙은 게 아니라 형, 누나가 참 젊어. 사실 누나한테는 희정 씨라고 해도 될 것 같아(다들 폭소). 제가 겸손을 가장한 거만을 싫어하는데 형하고 누나 앞에서는 ‘내가 뭘 제일 잘 한다’고 자랑질을 뻔뻔하게 하게 돼요. 감사하죠.”(김장훈) ● Need: 필요할 때 곁에 있어주는 사이“누나 팬덤은 시절과 상관없는 것 같아요.”“아무 상관없어. 올 사람은 다 오거든.”“요즘 제 팬이 10대에서 80대까지 넓어졌어요. 대학 축제 섭외는 안 오는데 중학교 행사에서 섭외가 와요. 한때는 ‘100만 안티’가 있었지만 그들이 이제 팬이 됐어요. ‘안티, 당신들이 행복하다면 같이 놀아 줄게, 있어 줄게’라는 마음으로 대했더니 바뀌더라고요. 형, 누나가 저를 그렇게 봐 주셨잖아요. 제가 어려울 때 알아차리고 손 내밀어 주는 사람이었잖아요. 그래서 저도 의식하지 않았는데 여유가 생겼나 봐요.”진정한 친구는 말하지 않아도 곁에 있어 준다. 두 선배는 곁에 있어 주는 것을 넘어 김장훈과의 공통분모를 점점 넓히려 한다. 동생에게 붙을 이유를 찾는다. “동생에게 배울 점이 많은 것 같아.”(윤희정)“내가 갖고 있지 않은 게 너무 많아.”(조항조)“이런 게 낭만이 아닌가 싶어요. 우리 낭만이 커질 테니 지켜야겠죠. 무대에서 발차기, 이제 제대로 해야겠어요. 이 낭만 지키려면 안 늙어야죠. 앞으로 늙는다는 걸 부정합니다. 하하.”(김장훈)계속 세상에 ‘필요한’ 가수로 남아 줘야 서로의 간극을 더 좁힐 수 있지 않을까. 공감한다. 노래로는 장난하지 말자는 데 동의한다. 셋이 지금까지 그렇게 노래를 불러 왔다. 초심을 다시 다잡는다. “예전에 조동진 형님이 노래라는 거대한 명제 앞에서 우리는 한없이 겸허해져야 한다고 하셨어요. 처음엔 의미를 몰랐는데 나중에 이해가 되더라고요.”(김장훈)“이미자 선생님이 ‘남자라는 이유로’를 좋아하셨대. 나를 자신의 후계자라고도 지목해 주셨고. 노래로 장난을 안 치는 가수라는 이유에서였지.”(조항조)“열정은 영어로 패션(passion)이고, 연민은 컴패션(compassion)이야. 열정은 시간이 지나면 식을 수도 있지만 연민은 식지 않거든. 미워하고 싶어도 미워할 수 없는, 하지만 다가가면 그만큼 더 멀어지는, 아득한 그리움 같은 마음이 연민이야. 재즈는 열정이 아닌 연민이야. 세상을 노래하는 일도 마찬가지야.”(윤희정)“겸허하게 노래하다 보면 또 좋은 일이 찾아오겠죠. 사실 제일 쓸데없는 게 연예인 걱정하고 손흥민 왼발 걱정이랍니다. 하하.”(김장훈)미국 시인 윌트 휘트먼(1819~1892)은 진정한 친구를 알 수 있는 조건 6가지를 제시했다. 이른바 ‘F. R. I. E. N. D.’ 다. ‘나’ 스스로 먼저 좋은 친구가 되고,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인정해주자. 그것이 핵심이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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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숙명여대, 6개국 주한 외교사절 초청… ‘2025 세계 여성의 날 포럼’ 개최

    숙명여대(총장 문시연)는 12일 ‘2025 세계여성의 날 포럼’을 개최했다.‘평등을 넘어: 다양성과 포용성 촉진 방안(Beyond Equality: Accelerating Action in Diversity & Incl-usion)’을 주제로 6개국 외교사절을 초청해 각국의 경험을 공유하는 뜻깊은 자리를 마련했다. 방송인 이다도시 숙명여대 프랑스언어·문화학과 교수가 좌장으로 토론을 이끌었다. 문 총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평등을 넘어’는 여성의 잠재력을 가로막는 장벽을 허물고, 실질적인 기회를 보장하는 시스템 변화를 이뤄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패널들은 미래 세대가 다양성과 포용성을 갖춘 글로벌 시민으로 성장하는 방안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디존-데베가 필리핀 대사는 “정부는 공공과 민간 모두에서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 필리핀은 성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도록 성인지 교육을 실시하고, 영화 등 미디어 산업에서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윈트럽 아일랜드 대사는 “아일랜드는 혐오 범죄 관련 법률을 제정해 사회적으로 혐오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킵소이 케냐 대사는 “교육 접근성을 가로막는 문화적 편견과 고정관념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어퍼머티브 액션(적극적 우대 조치)과 여성 지원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얀차렉 체코 대사는 “체코는 교육 과정에 성평등 내용을 포함하고, 장애인 이동권과 장애인 고용 창출을 위한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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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확실성을 축복으로 바꾸는 리더십이 미래” 하버드 CEO 프로그램 3기 출범

    “인생의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으로 삼으세요.”인사이트 넥서스 연구원(INI) 하버드 최고경영자(CEO) 프로그램 제3기가 출범했다. 하버드 경영대 교수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INI는 6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제3기 원우 개막식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 정·재계 인사와 기수별 원우를 비롯해 200여 명이 참여했다.INI에서 연결과 융합이라는 뜻의 넥서스는 기업가들이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서 통찰력을 갖고 서로 연결하고 연합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처럼 INI의 비전은 글로벌 기업 리더와 공공 부문 고위 지도자 들이 디지털 전환(DT)과 지속 가능한 경영 전략을 공유하면서 한국 사회와 세계를 변화시킬 새로운 아이디어와 지식을 창출하는 장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그 시작으로 하버드 경영대 최고경영자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인생의 트리거 포인트 될 것”윤태근 INI 이사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기술 혁신과 급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미래를 대비하는 전략적 사고는 필수”라며 “다양한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지속적으로 목표를 달성해 여러분이 꿈꾸는 미래를 현실로 만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윤 이사장은 “배형근 현대차증권 대표이사의 말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지위가 올라가고 바쁠수록 학문을 게을리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자의 ‘오생야유애 이지야무애(吾生也有涯 而知也無涯·삶에는 끝이 있지만 배움은 끝이 없다)’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3기 원우들이 이번 프로그램을 인생의 ‘트리거 포인트’로 삼고 더 큰 목표를 설계하라고 당부했다. 앞서 윤 이사장은 1기 개막식에서는 “작은 경쟁에 집착하기보다 더 큰 포부를 가지고 더 멀리 도약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2기 때는 “각자 분야에 안주하지 않고, 오래 달려온 인생 평행선이 꺾어지는 지점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며 “이를 통해 각자 영역에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강조한 바 있다.이번 3기 프로그램 연구 주제는 ‘디지털 전환 시대 리더십’이다. 기업 CEO와 임원, 전·현직 고위 공무원, 전문가 등이 참여한 3기 원우들은 인공지능(AI),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성공 사례, 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 전략 같은 수업을 듣는다. 온·오프라인 병행 학습을 통해 실무 적용 능력을 극대화하고, 글로벌 경영 환경에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배운다. 프로젝트, 연구, 네트워킹 행사도 마련돼 있다. 하버드 경영대 조지 세라핌, 라파엘라 사둔, 줄리 바틸라나 교수를 비롯해 하버드대 법학전문대학원 조너선 지트렌 교수 등이 강의한다. 이날 행사에는 INI 고문단 위원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참석해 원우들을 격려했다. 고문단 위원에는 황교안,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영상 축사에서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이정표와 간판이 없는 길로 나아가 혁신해야 한다”며 “집단지성을 더 확고하게 구축하는 계기로 삼아 불확실성을 축복으로 전환할 수 있는 영역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정 전 총리도 “AI의 일상 진입 선언이 이뤄진 시대에 대처할 수 있는 리더십 확보가 곧 미래”라며 “이는 준비된 자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 2기 원우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공로상 수상 이날 2기 원우인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공로상을 받았다. 유 회장은 “하버드 CEO 프로그램을 통헤서 탁월함(Excellence) 존중(Respect) 유대 관계(Friendship)라는 가르침을 받았다. 이 세 가지 가치를 바탕으로 한국 체육 발전에 기여하겠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1기 원우 백종만 (주)YPP 회장, 2기 원우 차기철 (주)인바디 대표이사도 이날 축사를 통해 이 프로그램을 통해 무엇을 얻었는지 전했다.특히 백 회장은 “하버드 CEO 프로그램에서는 단순한 경영 전략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더 큰 비전을 품을 것인가’ ‘어떻게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치를 전해 줄 것인가’ ‘어떻게 내 삶과 조직, 나아가 세상을 변화시킬 것인가’를 가르친다”면서 “이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 미래를 만들어가는 용기,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가겠다는 사명감이다. 리더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이어 “하버드에서 배운 것을 조직에 적용하고, 느낀 감동을 직원들과 나누고, 얻은 영감을 비즈니스에 반영하라”고 조언했다. 차 대표이사도 글로벌 헬스케어 비즈니스 성공 사례를 소개하면서 “이번 과정이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서 지속 가능한 전략을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6월 하버드 경영대 방문 최종 수료3기 원우들은 5월 29일까지 매주 목요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FKI 컨퍼런스센터 3층 에메랄드홀에서 수업을 받는다. 6월13∼15일에는 미국 뉴욕 졸업 여행을 하고 16일에는 보스턴 하버드 경영대에서 강의를 들은 뒤 프로그램 수료식을 갖는다. 하버드 경영대 교수들과 만찬을 하면서 과정을 최종 이수한다. 수료한 원우에게는 수료증과 원우회원 자격, INI와 하버드 경영대가 공동 주최하는 포럼 참석 자격 같은 혜택이 주어진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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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라잉 피터팬’ 학교 밖 농구 클럽을 찾다… 지역 의료법인과 체육회가 힘 합친 까닭은

    “집중력이 엘리트 선수보다 더 좋은데요. 실력도 기대 이상입니다.”1990년대 폭발적이던 남자 농구 인기를 주도하며 ‘오빠 부대’ 여성 팬들을 몰고 다닌 ‘플라잉 피터팬’ 김병철 전 프로농구 오리온 코치가 깜짝 놀랐다. 8일 경북 고령 군민체육관에서 열린 ‘농구 일일 클리닉’에 스킬 트레이닝 강사로 나와 초등학생들을 지도하면서다. 학생들의 실력과 배우는 태도가 예사롭지 않았던 것.이날 클리닉에는 코리아농구교실 대구 지사 대표반 선수 20명이 참가했다. 모두 대한민국농구협회(KBA) 등록 선수가 아니다. 생활체육 지도자들이 만든 스포츠 클럽 코리아농구교실에서는 전문 농구 선수를 육성하지 않는다. 유소년들이 농구를 통해 체력을 키우고 친구도 사귀면서 건강하게 학교 생활을 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김 전 코치는 이날 한 명, 한 명 옆에서 슛 자세를 바로잡아 줬다. 무릎을 굽혔다 필 때의 힘을 사용해 앞으로 점프하면서 슛을 던지라고 주문했다. 족집게 과외를 받은 학생들 슛이 더 멀리 포물선을 그렸다. 몇몇 선수는 슛한 공이 모두 림 안으로 들어갔다. 2 대 2 경기를 할 때는 공을 가진 선수가 스텝을 좌우로 바꾸는 것만으로 수비자를 따돌리는 노하우를 알려 줬다. 연습 경기에서는 중간 중간 양쪽 팀 모두에 대해 공격과 수비 방향성을 코칭했다. 그의 조언을 따른 선수들의 공격과 수비 전개는 매끄러워졌고 점수도 많이 났다. 전문 선수들도 어려워하는 올코트 압박 수비도 깔끔히 해 냈다. 농구 스타에게 칭찬을 듣고 힘이 난 학생들은 더 열심히 뛰었다.2시간 30분 동안의 스킬 트레이닝이 끝나자 김 전 코치는 학생들이 내민 농구공과 티셔츠, 종이 등에 사인을 해줬다. 농구대잔치 시대를 경험한 학부모들도 젊었을 적 우상이던 김 전 코치와 함께 사진을 찍고 사인을 받았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농구 클럽에 다니면서 밝아졌고 매사에 긍정적이 됐다. 지금은 축구 클럽도 같이 다니고 있다”고 만족을 표시했다. 대구 지역은 학생들의 학교 밖 스포츠 클럽 활동이 상당히 활발하다. 이번 행사는 고령영생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 영암의료재단 유준석 이사와 고령군체육회의 협조로 이뤄졌다. 열렬한 농구팬인 유 이사는 지역 학생의 학교 밖 스포츠 클럽 활동과 이를 통한 농구 저변 확산에 관심이 많다. 대구시 농구협회 이사를 지낸 유 이사는 대구와 고령의 농구 클럽 활동 등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학교 체육에 부족함을 느끼는 학생들이 스포츠 클럽을 주로 찾고 있다.그동안 클럽 지도자들은 학생들이 농구 스타 출신 지도자에게 직접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바랐다. 자신들 또한 더 알차고 다양한 지도법을 배우기 원했다. 이 같은 얘기를 전해 들은 유 이사는 농구 레전드를 초청해 재능 기부 형태의 농구 클리닉을 기획하고 고령군체육회를 통해 체육관을 빌렸다. 지역 의료법인과 체육회가 학교 밖 스포츠클럽을 지원하는 데 힘을 합친 것이다.유 이사는 “공교육 체육이 여전히 자리를 잡지 못하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학교 밖 스포츠 클럽은 운동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을 위한 대안이 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연장선상에서 학교 밖 스포츠 클럽에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의 부담도 줄여 보려고 한다.유 이사는 “어린 친구들이 스마트폰과 너무 가깝고 공부하는 시간도 많기 때문에 친구들끼리 소통하면서 사회성을 키울 시간이 적다”며 “체력을 키우고 협동심, 리더십, 끈기와 열정, 함께하는 삶, ‘같이의 가치’를 배울 수 있는 건 농구만한 게 없다. 농구를 하면 긍정적인 내 미래와 만나게 된다. 농구 스타에게 배우는 기회를 통해 농구에 대한 애착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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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기술교육대,10개→18개로 모집단위 확대… 2026학년도부터 학생 전공 선택권 강화

    고용노동부가 설립한 국가 거점 국책 대학인 한국기술교육대학(KOREATECH)이 2026학년도부터 학제(학부 및 과)를 전면 개편한다. 학생의 전공 선택권 강화를 위해 전공을 세분화하고 최신 산업 트렌드를 반영해 공학과 사회 계열을 공학융합계열, ICT융합계열, 사회융합계열 등 3개 계열로 늘리고 자율 전공인 미래융합학부를 신설했다. 기존 5학부, 4전공, 1학과는 2학부, 13전공, 3학과로 확대된다. 학부였던 전기, 전자, 통신공학부는 전기공학, 전자공학, ICT정보통신공학 전공별로 모집한다. 컴퓨터공학부는 컴퓨터공학전공과 AI·소프트웨어 전공으로 나눈다. 산업경영학부는 경영학부로 바꿔 융합경영과 데이터경영 전공으로 나눠 뽑는다. 3개 계열별로 자율 전공(공학융합, ICT융합, 사회융합) 모집 단위를 두고 각 계열에서 입학 정원의 150%까지 전공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미래융합학부 입학생은 모든 계열에서 자유롭게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디자인·건축공학부는 디자인공학과와 건축공학과로 분리해 모집한다. 전공별 커리큘럼도 최신 산업 수요를 반영해 개편한다. 문일영 입학홍보처장은 “사회 변화를 반영하고 학생 전공 선택권을 강화하기 위한 학제 개편”이라며 “이에 따라 더 많은 수험생이 응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5학년도 수시 경쟁률은 8.94 대 1로 전년도보다 크게 상승했다. 지난 10년간 가장 높았다. 한국기술교육대는 2009∼2022년, 14년 연속 중앙일보 대학평가 ‘교육 중심 우수대학’ 1위였고 2023년에는 서울대 연세대 등을 제치고 ‘학생 교육 우수대학’ 1위였다. 지난해는 ‘교육혁신 대학평가’ 부문에서 성균관대 한양대 연세대 서울대 고려대에 이어 6위에 올랐다. 국립대보다 더 많은 학생 혜택을 제공한다. 학생 1인당 교육비는 4358만 원으로 전국 대학 평균 1708만 원보다 2배 이상이다. 등록금도 인문계열 166만 원, 공학계열 238만 원이다. 장학금도 70여 종류로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은 80.7%다. 학기 내내 전교생이 ‘천원의 아침’을 먹을 수 있다. 매년 최상위권 취업률의 원동력은 수준 높은 교육 및 시설이다. 이론과 실험실습을 50 대 50으로 편성해 현장 문제 해결 역량을 배양한다. 연구(랩)실은 24시간 개방하고 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특성화된 공학교육 모델’을 두고 있다. 공학관을 비롯한 우수한 실험실습실에 더해 2023년 8월 개관한 다담미래학습관은 첨단기술 학습 공간을 자랑한다.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 미래형 모빌리티, 지능형 로봇, 2차 전지, 수소연료전지 랩이 가동 중이다. 산업 수요 맞춤형 교육은 또다른 원동력이다. 2년마다 현장 전문가와 교육과정을 재검토해 혁신한다. 교수는 현장 경험이 3년 이상이어야 한다. 현장 기술 동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3년마다 교수 현장 학기제를 둬서 직접 산업체에서 기술 수요 변화를 파악하도록 하고 있다. 장기현장실습제(IPP)를 둬서 한 학기 이상 산업체 경험을 하도록 했다. 교육에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요소를 접목해 모든 전공에서 AI 활용 능력을 필수적으로 익히도록 하고 있다. 그밖에도 인성 좋은 학생을 배출하기 위해 다양한 경험 학습과 팀 프로젝트 등을 통해 소통과 협력, 리더십을 기를 수 있도록 했다. 의무적으로 HRD(인적자원개발)를 부전공으로 이수하게 해 자기 주도적 학습 역량과 교육 역량을 함양한다. 또한 학생 종합 경력 개발 시스템을 통해 재학생의 취업 및 진로 설계를 돕고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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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서 경쟁이란 없어… 대한산악연맹과 함께 산을 인성 교육의 장으로”

    시골에 살아서 어렸을 때부터 산이 좋았다. 공부하라고 부모님이 보내서 온 서울에서도 심심하면 도봉산을 올랐다. 경복고를 다닐 때 산악부에 들어갔다. 도봉산 선인봉 아래에 텐트를 치고 자주 밤을 지샜다. 몇몇 친구들이 따라왔다. 산에서 자고 바로 등교한 적도 많다. 산을 안방 삼아 친구들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그러면서 배려를 배웠다.고 고상돈 대원이 1977년 한국 최초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에 올랐다. 그 영향으로 산에 더 빠졌다. 에베레스트 원정대 귀국 축하 퍼레이드까지 찾아가 봤다. 공부가 손에 안 잡히면 산에 다녀와 활기를 찾았다. 세상이 싫다든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들어올 틈이 없었다. 산이 다 막아 줬다. 암도 산을 다니면서 치유했다.조좌진 제22대 대한산악연맹 회장(㈜디와이피엔에프 회장) 얘기다. 조 회장은 지난달 산악계 추대로 단일 후보로 나서 회장에 선임됐다. 임기는 4년. 산악계에서는 할 만한 사람이 됐는데 그동안 그와 산의 접점을 따지자면 늦은 감도 없지 않다는 분위기다.바쁜 일정에 익숙한 기업가지만 전국 산과 산악회를 두루 찾아다녀야 하는 대한산악연맹 회장이 되니 그 이동 거리가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다. 그의 이름은 부모님께서 청산리전투를 승리로 이끈 독립운동가 김좌진 장군의 이름을 따서 지어 줬다. 책임감 있게 살라는 뜻을 담은 이름대로 살면서 꾀 부리지 않고 일을 찾아서 했다. 사업하면서도 책임질 일은 기꺼이 졌다. 조 회장은 “산악인을 대표하는 사람이 된 이상 그동안 대한산악연맹에서 접근하기 어려웠던 영역까지 많은 일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대한산악연맹 회장은 모험과 도전을 위해 높은 산을 오르는 정통 알피니즘 활동과 전문 산악인을 기본적으로 챙겨야 한다. 더불어 등반이 스포츠 강국의 토대가 되는 스포츠 종목으로서 발전하는 것에도 신경 써야 한다.2020 도쿄올림픽에서 스포츠클라이밍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고, 산악스키는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정식 종목이다. 올 9월에는 국내에서 스포츠클라이밍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유일하게 여름 및 겨울 올림픽 종목을 동시에 보유한 대한체육회 산하 단체 수장으로서 육성과 지원도 아끼지 않으면 안 된다. 잘해서 금메달도 따고 스타가 탄생하면 산악 스포츠가 국민 스포츠로 확실하게 자리 매김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생각은 없다.17일 집무실이 있는 서울 강서구 마곡동 디와이피엔에프(DYPNF) 마곡 사옥에서 만난 조 회장은 “산을 다른 관점에서 봐 보자”면서 입을 뗐다. 그는 산악 스포츠가 학교 체육을 활성화시킬 수 있고 더 나아가 고급 인성 교육의 장이 될 수도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산이 갖고 있는 교육적 가치를 어떻게 더 부각시킬 것인가, 공교육 테두리 안으로 끌고 들어갈 것인가를 고민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산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습니까.“다른 스포츠에서 볼 수 없는 감동이 있습니다. 친구들끼리 산에 올라 텐트를 치려면 누구 하나 가만히 있을 수 없죠. 역할을 나눠 누구나 일을 해야 합니다. 한 쪽이 속도가 늦으면 도와 주러 갑니다. 산을 자주 다니다 보면 배려가 몸에 배게 됩니다. 산에서 가져온 음식을 나눠 먹을 때도 그렇습니다. 누구 음식은 부실하고 누구 것은 푸짐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자연스럽게 한데 차려 놓고 바꿔 먹습니다. 친구들 음식을 보며 부러워하는 저를 위한 배려죠. 인격 형성 과정인 어린 시절에 배려를 배우게 됩니다.”―산을 자주 다니면 또 무엇을 알게 될까요. “조화를 알게 됩니다. 산에 올인(다 걸기)하는 분들을 산에서 보면 ‘아, 일하는 삶, 가족과 함께하는 삶이 중요하구’나 생각해요. 또 산에서는 한동안 일에 빠질 수 있는 집중력을 얻어요. 일을 열심히 하고 가는 산은 피로회복제 같지요. 그게 매력입니다. 조화를 모르고 산에 빠졌다면 매년 히말라야에 가지 않았을까요. 하하.”―산에서 올바른 생각이 무엇인지 많이 배웠겠습니다.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체육으로서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정신 건강을 지키는 가치도 당연히 주목 받아야 합니다. ‘모두가 운동하는 시대’ ‘공교육 체육 시간이 보장 받는 시대’로 가야 하는데 빠진 것이 있습니다.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며 운동해야 하는 시대’로 가야 하는 겁니다. 정신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인성 교육입니다. ‘인성 교육과 운동을 같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등산만한 게 없다고 봅니다.”―교육과 산을 접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건가요.“인성 함양을 위한 과목으로 등산을 편성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친하면 친한 대로, 안 친하면 안 친한 대로 급우를 알아 가고 이해하는 시간, 맑은 공기 마시는 시간, 힐링하는 시간이 등산입니다. 학생들에게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간이죠. 전국에 산이 많습니다. 산에 가면 산에 깃든 역사가 따라옵니다. 주변 생태계도 눈에 들어오죠. 버스나 지하철만 타고도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는 건 덤이고요.”―많은 국민이 즐기는 생활체육에서 등산과 걷기의 비중이 큽니다.“청소년을 중심으로 지금 사회를 더불어 사는 사회로 바꾸는 일이 시급합니다. 그런데 산이 그것을 위한 든든한 디딤돌이 될 수 있습니다. 산행을 해 보면 체력이 좋은 사람이 무턱대고 앞서가지 않아요. 뒤쳐진 친구를 데리고 갑니다. 도움 받은 친구는 꼭 다른 사람을 도울 기회를 찾아요. 산에서는 마주치는 사람들끼리 인사를 합니다. 누가 물 한 잔만 줘도 고마워 하죠. 서로 ‘등산 잘하십니다’ ‘산 잘 타십니다’ 칭찬하고 존중합니다. 경쟁하기보다는 동행하는 곳이 산입니다.”‘청소년 세계 오지 탐사대’ 부활 인성 교육을 위한 산행 불씨 살려 ―예전에는 고등학교에 산악부가 있었습니다.“등반을 위한 산악부로 학교에 재진입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봐요. 산악부에 대한 학부모 반대가 심합니다. 체육 과목으로 편입되는 것도 쉽지는 않을 듯해요. 이 때문에 인성 교육을 위한 산의 가치를 계속 발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외국 연구 사례도 있는데, 문제 학생들에게 등산과 다른 운동을 시켜 보고 생활만족도를 비교했더니 등산이 훨씬 높았다고 합니다.”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산악인 김미곤 대장은 지난해 소년보호시설에 수용된 청소년 8명을 데리고 백두대간 4000km를 걸었다. 사회에서 격리돼 방황하던 학생들은 이를 통해 스스로 해냈다는 자부심과 성취감을 얻었고 삶에 대한 의지를 찾았다고 한다. 이 청소년들은 이후 거주 지역 산악회에도 소속돼 정기적으로 산행을 할 수 있게 됐다. 조 회장은 이 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있다.“올해도 또 합니다. 자연이 정신을 건강하게 만들어 준 거죠. 이 학생들이 사회에 적응하려면 사람과 친해지는 법을 알아야 하는데, 잘못한 게 있으니 계속 자신을 감춰요. 그러다 함께 산행을 하면서 서로의 처지가 보이고, 이해하면서 마음을 열게 되더랍니다. 힘에 부쳐 거의 무방비 상태가 됐을 때 서로 손을 잡아줄 수 있는 곳이 산이었어요. 그들에게 산은 새로 태어난 ‘나’를 발견하는 곳일 겁니다.”조 회장은 청소년들의 해외 산행 기회도 살려 냈다. 대한산악연맹은 2001년부터 해마다 국내 최대 해외 탐사 프로그램인 청소년 세계 산악 오지 탐사대를 모집해 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여파 등으로 행사가 축소되고 후원이 줄면서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 조 회장은 부임하자마자 산림청을 설득해 협조를 받아 냈다. 이 과정에 이인정 아시아산악연맹 회장(17∼19대 대한산악연맹 회장)이 큰 도움을 줬다. “목표가 있는 산만 바라보지는 않겠다”―대한산악연맹이 학교로 찾아가 학생들을 만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인성 교육은 해야 할 시기가 있는데 그 시기를 놓치면 안 됩니다. 학교가 산을 인성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의사가 있으면 대한산악연맹은 기꺼이 봉사할 겁니다. 너무 멀리서 찾지 않았으면 해요. 뒷산에만 가도 느끼고 얻는 게 많습니다.”일부 지방 국립대에는 학생들이 산을 타면서 서로 인생에 대한 상담도 해 주고 미래 설계를 하는 자유교양과목이 있다. 제주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제주 올레길과 자아 성찰’이라는 과목을 운영해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김일환 제주대 총장을 비롯해 부총장, 보직 교수들, 제주대 출신 기업인들이 제주의 산과 오름 등을 학생들과 걸어 오르면서 격의 없이 소통하고 진로를 함께 설계하는 커리큘럼이다. 산이 ‘런케이션(learn·배우다와 vacation·휴식을 합친 말로 쉬면서 배운다는 뜻)’의 장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줬다. 조 회장은 “이런 커리큘럼에 대한산악연맹이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연구하겠다”고 말했다.조 회장은 인터뷰 내내 산이 갖고 있는 인성 교육 가치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산에서는 모든 사람이 공평하다고 힘줘 말했다.“저희가 그동안은 ‘목표가 있는 산’에 의미와 비중을 많이 뒀습니다. 특정한 사람이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는 측면에서 산에 접근한 거죠. 하지만 이제는 시야를 더 넓혀야 할 것 같습니다. 목적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찾는 일에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겁니다.”―너무 바쁘고 할 일도 많아 스트레스를 받겠습니다.“받습니다. 그런데 관악산에 가서 소리 지르고 풀어 버립니다. 산에서 혼자 별별 이야기를 다 합니다. 용서할 것 있으면 용서하고, 잘못한 것 있으면 반성하고 옵니다. 산에서만 가능합니다.”조좌진 회장은…경희대 경영학과 학사 및 석사벤처기업협회 부회장(2011∼2017)2022 경복고 개교 100주년 네팔 푸캉(6694m)원정대 단장(주)디와이피엔에프 회장지구촌나눔운동 이사제 22대 대한산악연맹 회장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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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평 ‘샛별사진관 큰 딸’이 정감 어린 한국 가곡으로 대형 사고를 치려 합니다”

    “유관순 언니와 제가 같은 용두리 출신이에요.”어릴 때부터 뭔지 모를 동질감이 있었다. 많은 위인 중 유난히 독립운동가 유관순을 남다르게 여겼다. 17세에 고문의 고통보다 나라 잃은 고통이 더 괴롭다고 느꼈다던 ‘열사’ 유관순이 마음 속 조용한 우상이었다. 유관순을 알고나니 어머니가 보였다. 희생의 결이 같았다. 시골에서 무조건 자식만 위하고 살다가 정작 본인은 챙기지 못한 어머니의 마음을 봤다. 말못할 고통을 일찍 이해했다. 그게 우리 여인들 가슴에 굳게 맺히는 한(恨)이라는 것도 알았다. 100일간 성악 레슨을 받고 숙명여대 성악과에 합격해 가장 한국적인 슬픔과 희생의 정서를 노래하려 했다. 유관순과 어머니의 영향으로 한국 가곡의 차별화된 영혼과 정서를 알리는 음악의 길을 찾으려 했고, 결국 그렇게 했다. 우리나라의 존재감이 약할 때 유럽으로 홀로 유학을 떠나 한이 서린 우리의 가곡을 여기저기서 불렀다. 우리 가곡을 레퍼토리에 한 두 곡이든 고집스럽게 끼워 넣었다. 파란 눈을 가진 관객들을 ‘그리운 금강산’으로 울렸다. 한국 가곡이 세계에 통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K클래식’이라는 말을 만들어 세계화의 선구자로 뛰고 있다. 한(恨)의 감정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우리 민족의 정서를 담은 노래를 세계 가곡의 주류로 정착시키고픈 소프라노 임청화 백석대 교수(문화예술학부). 그의 고향은 경기 양평군 청운면 용두리이고, 유관순의 고향은 충남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용두리다. 다른 지역이지만 지명 끝이 같다. 사람이면 누구나 위인에게서 자신과의 공통분모를 찾으려 한다. 중요한 건 우연이든 아니든, 그런 작은 맞춤을 동기 삼아 나만의 정체성을 찾고 인생을 잘 살았나 점검하는 게 아닐까.● 특별한 내가 되기 위한 한 박자 빠른 선택특별함을 노래하는 ‘임청화’는 선택에 거침이 없었다. “늦게 성악을 해서 성악과를 꼴찌로 들어갔어요. 기초도 부족했죠. 1, 2학년 때는 쥐구멍 찾기 바빴어요. 그런데 3학년 때, 1985년 9월 제가 고향에서 독창회를 했답니다.”웬만하면 도전하기 어렵다는 재학생 독창회. 과에서도 전무후무한 일. 법대생으로 따지면 3학년이 대뜸 사법고시를 봐 합격한 것과 다름없었다. 임 교수에겐 회심의 ‘인생 터닝 포인트’였다. “무대가 성공적이진 않았어요. 레파토리가 다양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희망을 봤어요. 교수님들, 선후배 동기들이 저를 신기하게 바라보더라고요. 연습실에 살다시피하면서 ‘부족한 건 보이지 말자’는 마음으로 무대에 올라갔는데, 그 신기해하는 시선들을 보고 ‘이 길이 내 길이다’ 확신이 들었어요.” 독창회에서 얻은 자신감과 확신을 밑천삼아 연습에 목숨 걸더니 이듬해 입학 오디션을 통해 국립극장에서 솔로 독창(숙대 정기 연주회) 무대에 섰고, 유럽 유학 기회까지 잡았다. 1987년이었다. 당시 가곡과 종교 음악 분야에서 세계적 돌풍을 일으키며 명성을 얻던 네덜란드 대표 성악가인 엘리 아멜링을 운명처럼 만났다. 국내에서 독창회를 연 아멜링을 보러갔는데, 그가 네덜란드 왕립음악원의 입학 오디션을 보라고 추천했다. 주저없이 비행기 표를 끊었다. “편도 표만 예약했어요. 왕복으로 샀다면 빨리 한국으로 돌아올 것만 같았어요.”‘3학년 독창회’처럼 밀어붙이면 뭔가 얻는 게 있겠다 싶었다. 시작이 잘 풀렸다. “오디션에선 피아노과 학생들이 반주를 해줘요. 그런데 아시아의 작은 나라에서 온 제게 세계적 피아니스트 탄 크로네 교수님이 반주를 해주시는 거예요. ‘내가 혼자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에 용기가 났어요. 교수님이 보기에는 제가 얼마나 단점이 많았겠어요. 그런데 단점 대신에 음색, 성량, 음악성 세 가지에 대해 극찬만 해주셨어요. 그리고….”다음 한 마디로 네덜란드에서 8년이라는 시간을 버틸 수 있었고, 그 한 마디가 나중에 교수로서 학생들을 대하는 교육 철학의 마중물이 됐다고 했다. “칭찬만 해주신 선생님이 마지막으로 ‘웰컴 투 마이 스쿨’ 이라고 해주시는 거예요. 한국에선 ‘너는 왜 이게 안 되니’, ‘어떻게 호흡이 짧을 수 있니’ , ‘발음이 왜 그 모양이야’라는 지적을 많이 받았거든요. 주눅 들어 노래를 못하기도 했죠. 그런 게 익숙했던 저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어요. 학생에게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이것이 참교육이구나 깨달았죠.” ● K클래식 세계화 실천 “문화적 진검승부 중” 한국 가곡으로 자기 정체성을 찾고자했던 노력은 의미 있는 족적을 많이 남겼다. 한국 성악가 최초 ‘모차르트 서거 200주년 기념 음악회’ 독창자 타이틀이 돋보인다. 1991년 모차르트(1756~1791) 서거 200주년을 기념해 네덜란드 여왕 초청으로 헤이그 왕궁극장에서 음악회가 열렸을 때 당당하게 독창자로 출연한 것이다. “오디션을 통해 딱 1명 뽑는데, 마지막 3명으로 좁혀진 후보에 저와 중국, 일본 사람이 올라온 거예요. 한중일 경쟁에서 제가 이겼죠. 편견없이 실력으로 평가하는 유럽에서 이방인으로 인정받았다는 게 영광스러웠어요.”1995년 귀국한 임 교수는 한국 가곡이 세계로 뻗어가는 꿈의 확장을 시도했다. 2012년 ‘K클래식 세계화’ 라는 슬로건을 세우고 한국 가곡 알리기에 나섰다. 시작으로 고향인 양평에서 200여 명의 청소년, 대학생들과 가곡을 알리는 국토 순례를 했다. 이듬해 독일 뮌헨 헤라쿨레스잘과 세계 3대 극장인 비엔나 뮤직페어라인 황금홀에서도 ‘그리운 금강산’ 등을 불렀다. 한국 성악가가 그곳에서 한국 가곡을 부른 건 극장 200년 역사상 최초였다. 스펙트럼을 넓혔다. 양평 두물머리의 자연, 지금 시대의 정서를 담아 기존 아리랑의 색깔과는 차별화시켜 만든 ‘두물머리 아리랑’을 해외에서 불러봤다. 해외 독창회, 공연 횟수는 헤아릴 수 없다. 미국에서는 K클래식 콘서트도 했다. 해외에서의 반응을 보고 우리 가곡이 가진 힘과 확장성에 대해 확신을 얻었다. ● “세계적 성악가들이 한국 가곡 제대로 부르는 시대를 이끌 것” “외국인들이 우리 가곡을 부르는 시대를 열고 싶어요. 우리의 감성으로 노래하려면 한국 말과 역사, 또 우리 위인들의 삶과 신념 등을 공부할 수 밖에 없잖아요. 자연스러운 한국 알리기죠. 한국 가곡 국제 콩쿠르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노벨상처럼 상금을 많이 주면 세계적인 성악가들이 ‘대우가 괜찮다’면서 몰려들지 않을까요? 준비하면서 한국에 빠질 수 밖에 없을 겁니다.”임 교수는 우리 가곡에 대한 국민적 호응도 필요하다고 본다. 대중의 흡수가 절실하다. 그래서 대학 교육에서도 신경을 많이 쓴다. 전공 학생들에게 역사와 사람을 ‘스토리텔링’하는 능력을 강조한다. 평가보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전공자와 비전공자가 함께 가곡을 부르는 기회도 많이 가지려 한다. 잘 된다면 국민과 가곡이 묶인 정체성을 세계에 확실하게 어필하는 K클래식만의 ‘플랫폼’이 뿌리 내릴 것도 같다. 음악 인생 40년. 뜻을 품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력을 쌓아 특별한 존재가 되고자 했던 발걸음에 만족한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사진관 이름이 ‘샛별사진관’이에요. ‘샛별사진관 큰 딸’로 불리면서 자랐죠. 늘 샛별처럼 보이고 싶어서 저의 확실한 정체성을 찾고 다녔나 봐요.” 자신의 이름을 따 ‘청화문화재단’을 세울 계획도 있는 임 교수는 기대와 도전의 길을 가면서 얻은 울림을 문화적 소통을 통해 나누고 싶다. 이 시대 여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뭘까.“경쟁력 있는 사람이 되어주셨으면 해요. 세계 어느 곳에서도 통할 수 있는 독보적인 존재 말이에요.”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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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평 ‘샛별사진관 큰 딸’이 정감 어린 한국 가곡으로 대형 사고를 치려 합니다”

    “유관순 언니와 제가 같은 용두리 출신이에요.”어릴 때부터 뭔지 모를 동질감이 있었다. 많은 위인 중 유난히 독립운동가 유관순을 남다르게 여겼다. 17세에 고문의 고통보다 나라 잃은 고통이 더 괴롭다고 느꼈다던 ‘열사’ 유관순이 마음 속 조용한 우상이었다. 유관순을 알고나니 어머니가 보였다. 희생의 결이 같았다. 시골에서 무조건 자식만 위하고 살다가 정작 본인은 챙기지 못한 어머니의 마음을 봤다. 말못할 고통을 일찍 이해했다. 그게 우리 여인들 가슴에 굳게 맺히는 한(恨)이라는 것도 알았다.100일간 성악 레슨을 받고 숙명여대 성악과에 합격해 가장 한국적인 슬픔과 희생의 정서를 노래하려 했다. 유관순과 어머니의 영향으로 한국 가곡의 차별화된 영혼과 정서를 알리는 음악의 길을 찾으려 했고, 결국 그렇게 했다.우리나라의 존재감이 약할 때 유럽으로 홀로 유학을 떠나 한이 서린 우리의 가곡을 여기저기서 불렀다. 우리 가곡을 레퍼토리에 한 두 곡이든 고집스럽게 끼워 넣었다. 파란 눈을 가진 관객들을 ‘그리운 금강산’으로 울렸다. 한국 가곡이 세계에 통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K클래식’이라는 말을 만들어 세계화의 선구자로 뛰고 있다.한(恨)의 감정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우리 민족의 정서를 담은 노래를 세계 가곡의 주류로 정착시키고픈 소프라노 임청화 백석대 교수(문화예술학부). 그의 고향은 경기 양평군 청운면 용두리이고, 유관순의 고향은 충남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용두리다. 다른 지역이지만 지명 끝이 같다. 사람이면 누구나 위인에게서 자신과의 공통분모를 찾으려 한다. 중요한 건 우연이든 아니든, 그런 작은 맞춤을 동기 삼아 나만의 정체성을 찾고 인생을 잘 살았나 점검하는 게 아닐까.>> 특별한 내가 되기 위한 한 박자 빠른 선택특별함을 노래하는 ‘임청화’는 선택에 거침이 없었다. “늦게 성악을 해서 성악과를 꼴찌로 들어갔어요. 기초도 부족했죠. 1, 2학년 때는 쥐구멍 찾기 바빴어요. 그런데 3학년 때, 1985년 9월 제가 고향에서 독창회를 했답니다.”웬만하면 도전하기 어렵다는 재학생 독창회. 과에서도 전무후무한 일. 법대생으로 따지면 3학년이 대뜸 사법고시를 봐 합격한 것과 다름없었다. 임 교수에겐 회심의 ‘인생 터닝 포인트’였다. “무대가 성공적이진 않았어요. 레파토리가 다양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희망을 봤어요. 교수님들, 선후배 동기들이 저를 신기하게 바라보더라고요. 연습실에 살다시피하면서 ‘부족한 건 보이지 말자’는 마음으로 무대에 올라갔는데, 그 신기해하는 시선들을 보고 ‘이 길이 내 길이다’ 확신이 들었어요.”독창회에서 얻은 자신감과 확신을 밑천삼아 연습에 목숨 걸더니 이듬해 오디션을 통해 국립극장에서 솔로 독창(숙대 정기 연주회) 무대에 섰고, 유럽 유학 기회까지 잡았다. 1987년이었다. 당시 가곡과 종교 음악 분야에서 세계적 돌풍을 일으키며 명성을 얻던 네덜란드 대표 성악가인 엘리 아멜링을 운명처럼 만났다. 국내에서 독창회를 연 아멜링을 보러갔는데, 그가 네덜란드 왕립음악원의 입학 오디션을 보라고 추천했다. 주저없이 비행기 표를 끊었다.“편도 표만 예약했어요. 왕복으로 샀다면 빨리 한국으로 돌아올 것만 같았어요.”‘3학년 독창회’처럼 밀어붙이면 뭔가 얻는 게 있겠다 싶었다. 시작이 잘 풀렸다. “입학오디션에선 피아노과 학생들이 반주를 해줘요. 그런데 아시아의 작은 나라에서 온 제게 세계적 피아니스트 탄 크로네 교수님이 반주를 해주시는 거예요. ‘내가 혼자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에 용기가 났어요. 교수님이 보기에는 제가 얼마나 단점이 많았겠어요. 그런데 단점 대신에 음색, 성량, 음악성 세 가지에 대해 극찬만 해주셨어요. 그리고….”다음 한 마디로 네덜란드에서 8년이라는 시간을 버틸 수 있었고, 그 한 마디가 나중에 교수로서 학생들을 대하는 교육 철학의 마중물이 됐다고 했다. “칭찬만 해주신 선생님이 마지막으로 ‘웰컴 투 마이 스쿨’ 이라고 해주시는 거예요. 한국에선 ‘너는 왜 이게 안 되니’, ‘어떻게 호흡이 짧을 수 있니’ , ‘발음이 왜 그 모양이야’라는 지적을 많이 받았거든요. 주눅 들어 노래를 못하기도 했죠. 그런 게 익숙했던 저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어요. 학생에게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이것이 참교육이구나 깨달았죠.”>> K클래식 세계화 실천 “문화적 진검승부 중”한국 가곡으로 자기 정체성을 찾고자했던 노력은 의미 있는 족적을 많이 남겼다. 한국 성악가 최초 ‘모차르트 서거 200주년 기념 음악회’ 독창자 타이틀이 돋보인다. 1991년 모차르트(1756∼1791) 서거 200주년을 기념해 네덜란드 여왕 초청으로 헤이그 왕궁극장에서 음악회가 열렸을 때 당당하게 독창자로 출연한 것이다.“오디션을 통해 딱 1명 뽑는데, 마지막 3명으로 좁혀진 후보에 저와 중국, 일본 사람이 올라온 거예요. 한중일 경쟁에서 제가 이겼죠. 편견없이 실력으로 평가하는 유럽에서 이방인으로 인정받았다는 게 영광스러웠어요.”1995년 귀국한 임 교수는 한국 가곡이 세계로 뻗어가는 꿈의 확장을 시도했다. 2012년 ‘K클래식 세계화’ 라는 슬로건을 세우고 한국 가곡 알리기에 나섰다. 시작으로 고향인 양평에서 200여 명의 청소년, 대학생들과 가곡을 알리는 국토 순례를 했다. 이듬해 독일 뮌헨 헤라쿨레스잘과 세계 3대 극장인 비엔나 뮤직페어라인 황금홀에서도 ‘그리운 금강산’ 등을 불렀다. 한국 성악가가 그곳에서 한국 가곡을 부른 건 극장 200년 역사상 최초였다. 스펙트럼을 넓혔다. 양평 두물머리의 자연, 지금 시대의 정서를 담아 기존 아리랑의 색깔과는 차별화시켜 만든 ‘두물머리 아리랑’을 해외에서 불러봤다. 해외 독창회, 공연 횟수는 헤아릴 수 없다. 미국에서는 K클래식 콘서트도 했다. 해외에서의 반응을 보고 우리 가곡이 가진 힘과 확장성에 대해 확신을 얻었다.>>“세계적 성악가들이 한국 가곡 제대로 부르는 시대를 이끌 것”“외국인들이 우리 가곡을 부르는 시대를 열고 싶어요. 우리의 감성으로 노래하려면 한국 말과 역사, 또 우리 위인들의 삶과 신념 등을 공부할 수 밖에 없잖아요. 자연스러운 한국 알리기죠. 한국 가곡 국제 콩쿠르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노벨상처럼 상금을 많이 주면 세계적인 성악가들이 ‘대우가 괜찮다’면서 몰려들지 않을까요? 준비하면서 한국에 빠질 수 밖에 없을 겁니다.”임 교수는 우리 가곡에 대한 국민적 호응도 필요하다고 본다. 대중의 흡수가 절실하다. 그래서 대학 교육에서도 신경을 많이 쓴다. 전공 학생들에게 역사와 사람을 ‘스토리텔링’하는 능력을 강조한다. 평가보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전공자와 비전공자가 함께 가곡을 부르는 기회도 많이 가지려 한다. 잘 된다면 국민과 가곡이 묶인 정체성을 세계에 확실하게 어필하는 K클래식만의 ‘플랫폼’이 뿌리 내릴 것도 같다.음악 인생 40년. 뜻을 품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력을 쌓아 특별한 존재가 되고자 했던 발걸음에 만족한다.“아버지가 운영하던 사진관 이름이 ‘샛별사진관’이에요. ‘샛별사진관 큰 딸’로 불리면서 자랐죠. 늘 샛별처럼 보이고 싶어서 저의 확실한 정체성을 찾고 다녔나 봐요.”자신의 이름을 따 ‘청화문화재단’을 세울 계획도 있는 임 교수는 기대와 도전의 길을 가면서 얻은 울림을 문화적 소통을 통해 나누고 싶다. 이 시대 여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뭘까.“경쟁력 있는 사람이 되어주셨으면 해요. 세계 어느 곳에서도 통할 수 있는 독보적인 존재 말이에요.”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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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상공인 해외 진출에 디지털 특성화 대학 교육 유용

    K뷰티에 대한 관심으로 국내 화장품을 찾는 글로벌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20.6% 증가한 102억 달러(약 15조 원)로 사상 첫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특히 일본 화장품 수입 시장에서는 2022년 프랑스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이후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 국내 화장품의 성공은 한국 기업들이 현지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한 후 고품질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인 전략 덕분이다. 스킨케어 브랜드 ‘풀림’을 내놓은 그리니(GREENI) 김지현 대표는 성분과 신뢰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일본 소비자 특성을 염두에 두고 연구개발에 집중해 큐텐재팬 입점과 파워 셀러 달성이라는 성과를 냈다. 현지 트렌드에 맞는 유연한 판매 전략을 고민하던 김 대표는 지난해 4월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소상공인 디지털 특성화대학’ 교육에 처음 참여했다. 디지털 특성화대학을 통해 해외 플랫폼 진출, 브랜딩, 마케팅 전반에 걸친 교육과 일대일 코칭을 받으며 판로 확장에 필요한 실질적인 전략을 다듬었다. 김 대표는 “브랜드와 시장 상황에 맞춘 맞춤형 조언이 필요했는데, 실제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준 코칭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 결과 ‘풀림’은 큐텐재팬에서 5.0만점 기준 4.8점의 높은 평점을 받으며 긍정적인 피드백을 얻고 있다. 교육 수강 전 300만 원에 그쳤던 큐텐재팬 온라인 매출액은 교육 후 1300만 원으로 늘었다. 그리니는 3월 열리는 ‘오사카 K소비재전 박람회’에 참가하는 등 일본 내 오프라인 채널 확대와 유통망 구축에도 시동을 건다. 중앙아시아, 싱가포르 등 신규 시장 개척도 준비 중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소상공인의 온라인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 실전, 도약의 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소상공인 온라인 판로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역량강화 교육’은 e-러닝 및 디지털 특성화교육, 플랫폼사 협업교육 등을 지원한다. 디지털 특성화교육의 교육 시간은 20시간이다. ‘글로벌 시장 지원’은 해외 진출 초기 소상공인에게 맞춤형 패키지를 지원하는 ‘글로벌 패키지’, 글로벌 진출 준비 단계부터 입점 후 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해외쇼핑몰 입점’, 해외 팝업스토어 등의 운영을 위한 ‘글로벌 쇼룸’ 을 단계별로 지원한다. 2025년 ‘소상공인 온라인 판로 지원’ 사업은 소상공인24 누리집을 통해 신청이 가능하다. 박성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은 “소상공인들의 역량을 키워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국내는 물론 해외 판로도 확보할 수 있도록 맞춤형으로 지원한다”고 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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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졸업생 58.6% 대기업·공공기관 등 취업… 한국기술교육대의 저력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과 중견기업 일자리가 6년 만에 최소 폭으로 늘어났고, 전체 공공기관의 신규 채용 규모도 5년 만에 반토막이 나서 2만 명을 밑돌았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괜찮은 일자리’에 한파가 몰아닥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대기업·중견기업·국가/공기업/공공기관 취업률이 58.6%에 달하는 대학이 있다. 전국 4년제 대학 평균인 34.7%에 대비해 훨씬 높은 수치를 기록한 이 대학은 충남에 소재한 고용노동부 출연 전국 거점 국책대학인 한국기술교육대학(KOREATECH)이다. 이 대학은 알리미 공시 기준 2023년 졸업생 취업률 80.1%로 전국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졸업생 500명 이상 4년제 대학 기준 3위의 성적이다. 4년제 일반대학의 취업률 평균인 64.6%보다 15.5% 높은 수치다. 유지취업률은 88.4%로 전국 4년제 대학 평균 78.9% 대비 9.5%가 높다. 한국기술교육대 졸업생들은 안전된 직장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과)별로는 메카트로닉스공학부가 84.4%로 가장 높고, 디자인건축공학부(81.9%), 에너지신소재화학공학부(81.7%), 전기·전자·통신공학부(80.3%), 기계공학부(79.2%), 산업경영학부(76.9%), 컴퓨터공학부(73.0%)가 뒤를 이었다. 계약학과인 일학습병행대학도 83.3%의 높은 취업률을 기록했다. 초임 급여에서는 전체 취업자의 53.1%가 300만 원 이상의 월 급여를 받아 전체 대학 평균인 38.3%에 비해 14.8%P 높게 나타났다.● 기업 “프로젝트 중심 실무형 인재로 회사 원동력” 한국기술교육대 출신 인력에 대해 기업들은 ‘수도권 출신 인재와 비교해 경쟁력 있는 실력을 갖췄다’고 평한다. 충남 천안에 소재한 반도체 소재 중견기업 엠이엠씨코리아 HR 임원은 “한국기술교육대 출신 재직자는 서울 및 수도권 대학 인재와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 실력을 갖춘 인재들이고, 특히 프로젝트 중심 실무형 인재라는 특징이 있다”면서 “특히 인력의 장기 정착의 어려움을 겪는 지방소재 중견기업에서 회사 발전의 큰 장점”이라고 평했다.● 국립대 수준 등록금 15년째 동결, 장학금은 등록금 대비 80.7% 한국기술교육대의 학생 복지 수준은 국립대보다 실질적으로는 학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유명하다. 학생 1인당 교육비는 4358만 원으로 전국 대학 평균 1708만 원보다 2배 이상 높다. 등록금은 인문계열은 학기당 166만 원, 공학계열은 238만 원에 불과하다. 등록금은 15년째 동결했다. 학생들이 경제적 부담을 덜고 학업에 정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장학금 혜택은 국내 탑 수준이다. 70여 개 종류의 풍부한 장학금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은 무려 80.7%다. 방학을 제외한 학기 중에는 전교생이 ‘천원의 아침식사’를 제공받는다. 유길상 총장은 “한국기술교육대가 매년 최상위권 취업률을 수성하는 원동력은 이론과 실험·실습의 5:5 커리큘럼, 실무경력 3년 이상의 현장경험이 풍부한 교수 채용, 졸업연구작품 제작 의무화 등 차별화된 공학교육모델을 통해 전공 실무 역량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학 취업률은 비단 이번만 높은 게 아니다. 최근 10년간 가장 낮은 순위가 5위일 정도로 전국 최상위의 취업률을 자랑한다. 특히, 장기현장실습(IPP, Industry Professional Practice) 참여자 취업률은 84.2%로 미참여자 76.7%보다 7.5% 더 높게 나타났다. IPP가 학생의 취업역량을 향상하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기업 연계형 IPP는 2012년 한국기술교육대가 국내 최초로 개발해 운영 중인 한국형 코업(Co-op. 산학협동교육) ‘실무형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다.● “IPP 연간 450여명, 기업은 인재 확보 만족” IPP는 3∼4학년 학생들이 대학과 협약을 맺은 국내외 대기업, 중견기업과 공공기관, 중소기업 등에서 4∼6개월간 현장실무를 익히며 전공 능력을 강화하는 제도다. 졸업에 필요한 학점도 이수하고, 기업으로부터 실습지원비(보수)도 받음에 따라 ‘전공실무능력+학점+경제적 혜택’ 등 ‘1석 3조’를 누린다. 장기현장실습 참여 학생 비율은 국내 대학 중 가장 높다. 2024년에는 1+2학기를 합쳐 한해 졸업생의 절반 수준인 451명이 참여해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전국 33개 대학이 IPP 제도를 운용하고 있을 정도다. IPP는 대한민국에서 대학생 장기현장실습제의 롤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국 알라바마주에 있는 현대-기아차 등의 자동차부품 협력사인 세진아메리카에서 2024년 상반기에 6개월간 IPP를 수행하고, 이후 인턴으로 근무중인 전기공학 전공 박희재씨(18학번). 월 540만원의 급여를 받고 실습을 참여한 그는 “미국에서의 실습을 통해 공학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배양하고, 다양한 문화와 업무 방식을 접하며 국제적 감각을 기를 수 있었다”면서 “지속적인 자기개발과 전문성 향상으로 성공적인 경력을 쌓아 글로벌 자동차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IPP에 참여해 온 국내 자동차부품 제조 중견기업 인사담당자는 “실습을 마치고 채용이 되는 채용 연계형 IPP로 여러 학생을 정직원으로 채용해 봤다. 충분한 실습 기간을 통해 학생을 관찰, 평가해서 선발해보니 사전에 인력을 검증해서 좋고, 채용에 드는 시간적 경제적 비용도 줄일 수 있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삼성전자에 합격한 메카트로닉스공학부 졸업생 염 모 씨는 “면접 과정에서 IPP경험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았다. 장비 생산 현장의 프로세스를 충분히 경험해 봤다. 그래서 배우고 느낀 바를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었고, 합격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기술교육대의 저력은 대외 평가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2009년부터 2022년까지 14년 연속 ‘교육중심 우수대학’ 1위를 차지했다. 2023년에는 서울대, 연세대 등 국내 모든 유수 대학을 제치고 ‘학생교육 우수대학’에서 1위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에는 ‘교육·혁신대학평가’ 부문에서 성균관대, 한양대, 연세대, 서울대, 고려대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평가의 세부 지표에서 한국기술교육대는 등록금 대비 교육비·기숙사 수용률·창업교육비율·현장실습 참여학생비율 1위, 등록금 대비 장학금·외부경력 교원비율 2위, 순수취업률 4위 등을 기록하는 저력을 보였다. 올해 개교 34년을 맞는 한국기술교육대는 높은 취업률 명성에 맞게 대기업, 대학, 연구기관, 벤처기업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 인재로 활약하는 동문이 많다. 이들은 “학생들은 이론과 실무를 균형 있게 공부하고 실험 및 연구시설이 우수하여 사회에 나와 경쟁력을 갖춘 인재로 인정받는다”고 입을 모은다.● UNIST 교수 등 동문 ‘Input 대비, Output 우수 대학’ 미국에 있는 세계적인 IT기업 ‘Meta Reality Lab’에서 근무하는 지상우 동문(메카트로닉스공학부, 96학번). 그는 재학 중 캘리포티아주립대 교환학생을 했던 경험과 더불어 현대자동차 기술연구소에서 18년간 근무하며 75건 이상의 국내외 특허를 발명한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재취업에 성공한 인물이다. 지 씨는 “한국기술교육대는 이론과 실무를 균형 있게 배울 수 있을 뿐 아니라, 학교와 산업계의 연계 프로젝트나 현장 실무를 반영한 학과 과정이 취업에 큰 도움을 주는 만큼 우수한 전문가로 성장하는데는 최고의 대학”이라고 강조했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 화학과 교수 오현철 동문(신소재공학과, 99학번)은 재학 중 충청남도 도비 유학생으로 선발돼 독일에서 석사학위에 이어 세계 최다 노벨상 배출 연구소인 ‘막스플랑크 연구소’(MAX PLANCK INSTITUTE)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한국기술교육대는 전국 어느 연구 중심 대학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실험실과 연구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직접 체험하며 습득할 수 있다”면서 ”더불어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인턴십 기회를 쉽게 제공받을 수 있어 Input 대비 Output이 우수한 대학”이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 기반 뇌 영상 분석 솔루션을 개발하는 뉴로핏 공동대표 빈준길 동문(컴퓨터공학부, 07학번)은 “재학시절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IPP를 할 때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을 했다. 전공을 살려 딥테크(Deep Technology, 첨단 과학 혹은 공학에 기반을 둔 기술) 분야로 진로를 결정하게 됐고 창업 열정의 단초가 됐다”고 회고했다. 국립한밭대 기계공학부 교수인 정길언 동문(메카트로닉스공학부, 09학번)은 재학시절 자작 자동차 동아리 ‘스타덤’ 활동으로 대학생 창작 전기자동차 경진대회에 나가 1위를 거머쥔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자동차를 만들면서 팀원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경험은 연구자로서, 공학도로서의 성장에 큰 힘이 됐다”는 정 씨는 “한국기술교육대 졸업생은 사회에서 ‘일을 잘한다’는 평을 자주 듣는데 어떻게 교육을 받기에 대기업 취업도 잘되고, 취업 후에도 좋은 평가를 받는지 궁금해한다. 실무중심의 교육이 한국기술교육대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재학 중 국가공무원 공개채용에서 5급 기술직(전기)에 합격하고 올해 졸업한 전기·전자통신·공학부 출신 김민재 (25)씨는 “교내에 마련된 공무원 및 전문직 시험 학습공간인 ‘담헌재’에서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던 점과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전공 수업 등이 합격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세계적 에듀테크 기반 학습공간 ‘다담미래학습관’한국기술교육대가 운영 중인 ‘다담미래학습관’ 은 세계적 수준의 최첨단 ‘에듀테크 기반 미래 첨단기술 학습공간’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다담미래학습관에는 인공지능,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미래형 모빌리티, 지능형 로봇, 2차 전지, 수소연료전지 등 10개가 넘는 Lab이 가동 중이다. 첨단기술과 에듀테크를 활용한 신교수법이 결합된 이곳에서 모든 학부생들은 미래 신기술 분야에 대한 융합적 문제해결 역량을 키우며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로 성장하는 밑거름을 다진다. 유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교육혁신과 더불어 졸업생과 재학생간 유기적인 교류를 통해 취업역량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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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명대 BIC(부산국제대학), 외국인 유학생 30만 명 유치 선봉

    부산 동명대의 외국인 유학생 전용 대학인 부산국제대학(BIC)이 대학과 지역의 동반성장을 통한 외국인 유학생 유치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동명대 모델은 ‘외국인 유학생 역량 기반 지역 산업 발전’이다. BIC는 영어, 한국어, IT 능력 및 한국 문화에 익숙한 인력을 길러내고 있다. BIC에는 14개국에서 온 807명의 유학생이 재학 중이다.● 한국 문화 이해하는 외국인 고급 인력 양성인력 부족에 시달려 온 부·울·경의 해양, 기계, 무역, 물류 기업들은 동명대의 외국인 인력 양성을 반기고 있다. 김형진 화승알앤에이 대표는 “우즈베키스탄과 인도네시아인 두 명이 입사해 근무하는 데 실무 능력에 만족한다”면서 “한국 문화를 이해하면서 외국어까지 능통한 고급 외국 인력이 들어오면 회사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BIC는 지역 기업들과 활발한 교류를 통해 외국인 유학생의 역량을 키워주고 있다. BIC의 대표학과인 글로벌비즈니스학과(GB)는 올해 들어 부산상공회의소, KOTRA, 부산항만산업총연합회, 화승 R&A 등 45개 기업 및 협회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학생들에게 다양한 실무 현장을 접하게 하고 있다. 기업에 인력을 공급하려면 실무 능력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우종균 교수(GB학과장)는 “외국 유학생들 대부분이 영어와 IT에 능통해 기업에서의 짧은 실습 기간에도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학생도 한국의 기업에서 첨단 기술 등 배우는 게 많고 기업도 예상보다 뛰어난 학생들의 실력에 놀라고 있다”고 했다. ● 외국인 유학생 30만 명 목표달성에 적합한 모델BIC의 모델이 부산 지역 대학으로 확장할 때 부·울·경의 연봉 3500만 원 이상 일자리 19만 개의 상당수가 외국인 유학생으로 채워져 기업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산시 지산학협력 담당자는 “BIC의 전략은 부산의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에서 제시한 외국인 유학생 3만 명 유치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긍정적”이라고 했다. 이는 정부가 2027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30만 명을 유치하는 ‘Study Korea 300K Project’ 수행에도 탄력을 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타지역의 기업도 부산의 기업처럼 인력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 풍부한 실무 능력 갖춘 교수진한국 문화, 전문 역량, 영어 수업이 외국에서 BIC를 주목하는 이유다. 우종균 교수는 “재학생의 만족도가 거의 100%에 가깝다. 역량 있는 교수들의 내실 있는 수업, 풍부한 산학 협력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졸업 후 한국에서 꿈을 펼치고 싶다는 학생들이 많다”고 했다. 동명대가 지난해 QS 스타즈 평가에서 최상위 등급인 5성급 인증을 받은 것도 BIC 유학생 유입에 청신호다. 중국 및 동남아에서는 세계적 대학 평가기관인 QS 랭킹에 들어가는 학교를 선호하는 데 동명대가 이 요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여기에 풍부한 실무 경험을 가진 BIC의 교수진이 강의와 실무 수준을 높이고 있다. BIC에는 7개 학과 24명의 교수가 있다. 외국 교수는 10명. 이들은 물류, 경영, IT분야에서 풍부한 실무 경력을 쌓았다. GB학과에는 국책연구소 출신인 우종균 학과장을 비롯해 전임 부산항만공사 부사장, 부산 무역협회 본부장, 선사 대표, 글로벌 컨설팅사 본부장, 현직 글로벌 터미널 부사장, 현직 부산시의원 등 막강한 교수진이 포진돼 있다. 이와 함께 미국, 영국 등에서 학위를 취득한 외국인 교수 5명 등 15명의 교수진이 이론, 실무, IT 교육을 맡고 있다. 네팔에서 영어 교사를 하다 BIC로 유학 온 사비타씨는 “강의실과 부산의 물류 현장에서 경험은 졸업 후 관련 기업 취업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베트남에서 온 레 아잉 뚜언씨는 “필수인 태권도와 한국어 수업이 한국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면서 “베트남에서도 인기인 한류의 배경이 무엇인지 알았다”고 했다. 태권도와 한국어가 필수인 건 도전·체험·실천이 핵심 가치인 두잉(Do-ing) 교육을 외국인 유학생도 익히려면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 정책적 지원 뒷받침 필요BIC 모델의 순항은 지자체와 중앙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에 달려있다. 동명대는 BIC가 상당한 재정적 도움을 주기에 BIC 인프라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외국인 기반 전문 인력’ 양성이라는 새로운 교육 모델이 확산하려면 대학+지자체+정부의 융합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우종균 교수는 “최근 외국인 교원 모집에 상당수의 우수 인재가 몰렸다. 우수 교수진-우수 학생 유입-양질 취업-지역산업발전의 선순환 고리를 대학 주도로 만들기 시작했다”면서 “대학과 지역의 동반성장 모델을 BIC가 구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남방에서 온 외국인 유학생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만큼 동절기 유학생 주거 시설의 난방 지원과 유학생들이 한국인들과 어울릴 수 있는 커뮤니티 운영, 산학 협력 지원, 한국어 교육 등과 같은 부산시의 맞춤형 정책적 지원도 외국인 유학생의 유치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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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영상대-세종시의회, RISE 지역 상생 발전 논의

    한국영상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총장 유주현)가 17일 대학 본관에서 지역혁신 중심대학 지원체계(RISE)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 세종특별자치시의회와 지역 상생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이번 행사에는 세종특별자치시의회 주요 인사와 대학 관계자들이 참석해 RISE의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향후 협력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세종특별자치시의회 임채성 의장, 김효숙 부의장 외 8명의 시의원이 참석한 간담회에서는 대학이 지역 경제 및 산업과 어떤 방식으로 연계될 수 있을지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대학과 지역산업의 연계 강화를 위한 산학협력 프로그램 ▲RISE 도입에 따른 맞춤형 인재 양성 방안 ▲대학 인프라를 활용한 지역사회 지원 및 공동 프로젝트 추진 등에 대해 활발한 의견이 오갔다.임 의장은 “세종시의회에서도 RISE 내에서 대학의 역할을 매우 관심 있게 바라보고 있다”며 “한국영상대가 최근 K-컬쳐를 선도하는 대학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교내 시설을 둘러보니 그 명성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이 느껴진다. 이번 기회에 시의회에서도 적극적인 협조를 하겠다. 대학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회의 후 참석자들은 한국영상대의 첨단 교육 시설을 둘러보며 대학의 경쟁력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투어에는 교육기관 최초로 인정받은 ‘Dolby Atmos 음향 스튜디오’를 포함해 다빈치리졸브 공인 교육센터, 실감 모션캡쳐실 등 최첨단 제작환경이 소개됐다. 박란희 의원은 “콘텐츠 제작에 진심인 대학이라고 느꼈다. 특화된 교육 환경과 실무 중심 커리큘럼이 매우 인상적”이라며 “한국영상대가 지역 콘텐츠 산업과 협력해 더 큰 성과를 만들어낼 것 같다”고 평가했다.이번 논의를 통해 한국영상대와 세종특별자치시의회는 RISE 도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대학과 지역이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 협력하기로 했다. 유주현 총장은 “RISE를 통해 한국영상대가 지역 사회와 산업 발전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세종시와 함께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한국영상대는 앞으로도 지역과 연계한 다양한 산학협력 사업을 추진하면서 실무형 인재양성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대학으로 거듭날 계획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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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복대, 미래형 유아교육… 전문가 양성 중심으로 자리매김

    경복대 유아교육학과가 미래형 유아교육 전문가 양성을 위한 차별화된 교육 시스템과 높은 취업률로 주목받고 있다. 박미경 유아교육학과 학과장은 “유아교육학과는 디지털 기반 창의융합 교육을 통해 전문성과 인성을 겸비한 유아교육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교육자의 사명감을 갖추고, 변화하는 교육 환경 속에서 전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양주시에 위치한 경복대 유아교육학과는 1995년 개설 이후 국내 최다 유치원 교사를 배출한 학과다. 현재 전문학사 과정(384명)과 학사학위 전공 심화 과정(75명 정원)을 운영하고 있다. 경복대는 지난해 전국 4년제 대학과 전문대를 통틀어 교육부 공시지표기준 취업률 80.6%를 기록하며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유아교육학과 역시 87%의 높은 취업률로 유아교육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박 학과장은 경복대 유아교육학과의 높은 취업률 비결로 ▲우수한 교수진 ▲첨단 교육시설 ▲산학협력 네트워크▲원스톱 교육 시스템을 꼽았다. 경복대 유아교육학과는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국내 최고 수준의 실습 환경을 조성했다. 20여 명의 교수진과 함께 미러(mirror)형 실습실, PBL 교육실습 평가인증센터, 아동 발달 창의놀이센터 등 10여 개의 특화된 실습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학생 맞춤형 실습 교육을 통해 실무 능력을 키우고 있다. 또한 서울·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670개 이상의 우수 영유아 교육기관과 100% 취업보장형 협약을 체결해 학생들이 실습과 취업을 원활하게 연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더불어 변화하는 교육 환경에 발맞춰 AI, 코딩, 3D프린팅 교육을 교양과목으로 운영하면서 유아교육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더 크게 키워주고 있다. 이러한 차별화된 교육 과정의 성과로 학생들이 직접 개발한 교구 중 특허 등록 3건, 실용 신안 등록 2건, AI 기반 그림책 출판 등의 성과를 거뒀다. 경복대 유아교육학과는 이론과 실기의 비율을 3:7로 조정하며 현장 실무 중심의 교육을 강조한다. 이론 수업은 온라인을 병행해 학습 효율성을 높이고, 실무 교육을 강화해 유치원 교사는 물론 보육교사, 장애 영유아 보육교사, 미술심리상담사 등의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박 학과장은 “저출산으로 인해 영유아 교육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유보통합(유치원과 어린이집 통합) 등 교육 개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복대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최고의 명성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복대 유아교육학과는 앞으로도 산학협력을 통한 다양한 진로 네트워크 구축, 아동상담·영재교육·특수교육·사회복지등 다방면의 자격증 취득 기회 제공과 실습센터 기반의 실무 교육 강화 등을 통해 전공 능력과 인성을 겸비한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한편 경복대의 2025학년도 자율모집은 2월 28일까지 진행 중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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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금 살만하다 생각이 들기도 하는 순간, 성공이에요”

    # 성실한 호랑이송씨 가문에 ‘인성’이라는 이름. 한자로는 호랑이 ‘인’에 정성, ‘성’이라 ‘寅誠’으로 쓴다. ‘성’은 진실되고 성실하다는 의미도 있는데, 어릴 때 이 이름이 그렇게 맘에 안 들어 부모에게 따지기도 했단다. 살다보니 이름에 감사하다. 이름대로 산다는데, 배우 송인성(48)은 정말 이름처럼 살아온 연기자다. 이름 듣고 단 번에 얼굴이 떠오르는 유명 배우는 아니다. 그런데 한 번 맡은 배역을 물고 뜯는데는 ‘선수’로 연극계에선 소문났다. 연기의 ‘연’자도 모르다가 한국예술종합학교 2기(95학번)로 입학했다. 연기 경력 30년 만에(데뷔작은 1999년 ‘이병복의 옷굿’) 지난달 영광스러운 상을 받았다. 지난달 송인성은 제61회 동아연극상 여자연기상을 수상했다. 2024년 작품들에서 가장 돋보인 연기를 한 여자배우로 인정 받은 것이다. 역대 동아연극상에서는 신구(3, 6, 8회), 여운계(3, 7회), 박근형(5회), 김용림(9회), 김무생(15회), 김혜자(24회), 이혜영(25, 32, 49회), 윤석화(26회), 김학철(27회), 손숙(31회), 유인촌, 최민식(이상 34회) 등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남녀연극상을 받아왔다. “매년 이 상의 수상자가 나올 때마다 ‘그럼 나는?’이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봤어요. 제가 특별하게 연기를 뛰어나게 한 건 아닐 거예요. 어떤 장면에서 성실하게 연기를 했다고 보는데, 그 점을 잘 봐주신 것 같아요.”# 비우면서 얻은 공감이번에 상을 받은 작품은 지난해 출연한 ‘간과 강’이다. 간은 우리 몸의 장기 중 하나인 간(liver)을 말한다. 간과 강을 어떤 관계로 설명하려 했는지 연출가의 의도를 읽기 어렵다는 평이 유난히 많았다. 송인성은 허름한 빌라에 살고 있는 부부의 아내 역할을 연기했다. 인간 진화 과정에서 발견되는 공허함, 담담한 일상에 쳐들어오는 종말의 표식을 연극은 담았다고 했다. 송인성이 맡은 배역은 여자 주인공 L이다. 그에게 연속해서 일어나는 사건은 종말과 공허함을 끌고 온다. 인간이 잊어버린 건 무엇인지, 퇴화된 본질적 감각을 어떻게 찾을 것인지 보여줘야 했다. 그저 성실하게 연기를 했다. 관객들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송인성은 “그동안 살면서 안으로 응축했던 것들을 전부 꺼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렇게 나를 비우니 ‘지금의 나를 살아보라’는 작가의 주문대로 집중이 됐다”고 했다. 연기한 캐릭터 L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있어 좋았다. 고 3인 둘째 아들이 연극을 보고 ‘엄마가 “엄마가 있던 공간이 정신병원인거지?’라고 물었다. 아들에게 정말 좋은 해석이라고 칭찬해주면서 감동했다. 동아연극상 심사위원회 관계자도 “긴 시간 동안 인물을 창조해야 하는 고독한 작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공연을 이끌었다”고 높이 평가했다.“내 연기가 다양한 해석을 열어줬구나, 보람이 있었죠. 특히 여성 관객들은 제 캐릭터에 확실하게 공감해 주셨어요. ‘그래. 저럴 때는 나도 맥주 한 캔 따서 마셨지’라고요. 여성 관객들이 연극을 정말 쉽게 보셨어요. 주인공 여자의 아픔에 무조건적인 공감과 동질감을 보내주셨죠. ‘나도 그랬어’라면서 이해하는 마음이 느껴졌어요.”‘간과 강’을 통해 공감의 소중함을 알았다. 본인도 마음을 더 열게 됐다.그는 해외 근무하는 남편을 따라 2000년대 초반 5년간 스웨덴에 산 적이 있다. 두 아들도 그곳에서 낳았다. 하지만 연기를 놓치 않았다. 스톡홀름국립연기대학에서 연기 공부를 했고, 현지 배우들과 연기하며 한국과는 다른 세계의 연기 구조를 배웠다. 스웨덴을 다녀오고 “나 자신이 중요하지 않게 됐다”고 말한다. “이 역할은 못하겠다고 지레 겁 먹고 주저하는 태도가 스웨덴 다녀오고 없어졌어요. ‘그 까짓 거 한 번 해보자’고 연기를 대하게 됐죠.”2011년 연극 ‘변태’에서 배역에 대한 두려움을 완전하게 떨쳐냈다. 작품을 시작할 때 기존 자신의 연기 틀 안에서 뭔가를 해보려고 시도했다가 한계에 봉착했다. 본인의 분석 능력 경계를 넘어서는 연기가 요구되니 몸이 아플 지경이었다고. 처철한 몸부림 끝에 실마리를 찾았다. 2018년 ‘하녀들-한국인 신체 사용법 탐구’에서는 상대 배우에 반응하는 스스로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캐릭터를 완성해 제6회 서울연극인대상 연기상을 받았다. 100% 역할 소화에 만족한 작품으로 남는다. 그리고 ‘간과 강’으로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수상했다. “내가 허투루 살지는 않았구나 했어요. 배우 초창기에 이 상을 받았다면 ‘어깨 뽕’이 많이 올라갔겠죠? 저 혼자만의 ‘길’을 찾긴 어려웠을 거예요.”그의 자신감은 집중력에서 나온다. “뭔가를 시작하면 끝까지 우직하게 밀어 붙이고, 뒤는 안 돌아보는 성격”이라고 한다. 그래서 과거 작품의 흔적을 남겨 놓지 않는다. “연극이 좋은 게 뭔지 아세요? 남지 않는다는 거예요. 예전 어색하고 어설펐을 제 연기를 도저히 못 봐요. 감정 과잉도 있었겠죠. 하지만 그 때도 최선을 다했겠죠? 그건 꼭 기억해요. 한 작품에 들어가면 끝날 때까지 대본 외에는 다른 책을 못 읽어요. 다른 사람하고 통화도 잘 안 해요. 어떻게 관객들에게 한 인물을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그에 필요한 에너지만 모으죠. 그게 힘들지만 너무 좋아요.”# 연기 같지 않은 연기의 선순환을 위해배역에 푹 빠진 송인성이 원래의 자신으로 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3주란다. 원상 복귀해서 얻는 해방감이 꽤 중독성 있다고. 이러면서 다시 연기에 집중한다. 연기의 끝은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떤 지향점을 보고 가는 걸까.“연기의 ‘마스터’가 되어 보려고 합니다. 현실보다 더 진화된 상황에서도 관객의 공감을 얻고 싶어요. 현실의 일들은 참 복잡하고, 이상하고, 양면적이고, 또 다양하잖아요. 앞으로의 연극은 지금의 현실을 더 깊이 파고 들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나중에는 굳이 연기를 하지 않아도 설명이 되는 경지의 단계까지 가야할텐데 대단한 선배들도 아직은 어려워하시더라고요. 그게 동기부여가 돼요.”앞으로 들어오는 배역 제의는 마다하지 않을 참이다. 송인성의 진가를 보여주고 싶다. 거침없이 자신의 연기를 양파껍질 까듯 까고 또 깔 거다. 몸을 더 움직여 연기로 몰아치는 것이 자신에 대한 배려라고 본다. 배려가 지속되면서 마음이 열리고, 인기가 있든 없든 자존감이 높아진다고 믿는다. 이 시대를 사는 여성들에게 하고 싶은 말도 ‘몸을 움직여보자’다.“만약 방에서 죽고 싶은 날이 있다고 쳐요. 그러면 밖에 나가 무작정 몸을 움직여보세요. ‘조금 살만하다’ 생각이 들기도 하는 순간, 성공이에요. 이렇게 변할 수 있는 나에게 더 집중해주는 것, 살면서 가장 중요한 일 같아요.”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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