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영

유재영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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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부터 정치, 사건, 검찰, 법원 담당 취재를 해오다 2014년부터 스포츠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에서도 영웅과 야인의 시대를 취재하겠습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스포츠의 위대함을 느끼게 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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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4-05-04~2024-06-03
교육71%
문화 일반13%
사회일반7%
경제일반3%
보건3%
기타3%
  • “초등학교 1~2학년에 체육 과목 없는 나라는 대한민국 밖에 없습니다.”

    교육계에 해묵은 난제 하나가 있다. 학교 체육 활성화다. 현재보다 장려해야 한다는 기본방향에는 교육계 관계자 모두 공감한다. 그런데도 현장 상황은 딴판이다. 여전히 체육은 학교에서 홀대받고 있는 것이다.특히 정신적, 육체적 성장기로 진입하기 전인 유아나 저학년 초등학생들의 체육 활동이 부족하다는 사실은 알만한 사람은 모두 아는 얘기다. 게다가 외부활동이 자유롭지 못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는 운동과 아예 담 쌓은 유아, 초등학생들이 크게 늘었다. 일선 학교의 체육교사들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제대로 공을 던지고, 무리 없이 운동장 한 바퀴를 뛸 수 있는 학생은 한손에 꼽힌다. 이는 이들의 중, 고등학교 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대한체육회 학교체육위원회 김택천 위원장은 1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교육계가 체육과 학습의 관계를 잘못 설정한 데서 비롯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또 “학교에서 체육이 학습과 얼마나 균형이 안 맞았으면 ‘지덕체’를 ‘체덕지’로 바꾸자는 화두가 계속 나오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김 위원장은 삼성고, 방산고, 창덕여고 등에서 체육교사로 재직하면서 현장 경험을 쌓은 전문가. 그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학교 체육 활성화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체육의 교육적 가치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김 위원장에게서 현행 체육 교육의 문제점과 해법을 들어봤다. (독자의 이해를 위해 관련 상황은 괄호 안에 담는다.)- 40년 만에 체육이 분리돼 독자 과목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커졌는데…(대통령 소속 국가교육위원회는 교육부가 요청한 초등학교 1~2학년의 신체 활동 교과 신설을 골자로 하는 국가 교육 과정 변경안을 지난달 의결했다. 1982년 이후 국내 초등학교 1~2학년은 별도의 체육수업을 받지 않았다. 대신 음악 미술과 수업 시수(授業時數)를 공유했다. 이어 1989년 체육은 음악, 미술과 함께 ‘즐거운 생활’이라는 톻합과목에 포함돼 운영돼 왔다.)“체육은 초등학생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받아야 할 과목이다. 그런데 정반대로 갔다. ‘즐거운 생활’에서 체육을 빼내려고 몇 년간 노력을 했다. 당초 ‘즐거운 생활’에 묶어둔 것은 음악, 미술과 아우르며 시너지를 내겠다는 취지였다.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인터뷰하면 ‘체육 과목이 생겨서 좋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우리 교육 체계에서 3학년 수준에 맞는 적정한 체육 과목 프로그램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학생들은 그냥 뛰어놀 시간과 희망이 생겨서 좋다고 한다.”(하지만 이런 정부 방침에 교원 단체와 일선 초등 교사들은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의 설문 조사에선 98%가 체육 과목 분리를 반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공간, 시설 확충 등부터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교육 주체들의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거치지 않은 추진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많았고, 외부 인력(강사 등)과 사설 업체 활용에 따른 행정 업무 증가 우려, 2022 교육 과정 시행 직후 또 다른 개정 논의에 반대 등도 이유다.)- 이들의 의견에 동의하나?“충분한 논의 없는 졸속 행정이라고 주장하는데, 교사들은 학생들을 위해 존재한다. 학습과 육체적인 성장이 균형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학교와 교사가 지원을 안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초등학교 1~2학년인데 학교에서 최소한의 체육 활동도 보장해주지 않는 나라는 대한민국 밖에 없을 거다. 소아·청소년 비만, 과체중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소아 비만의 80%는 성인 비만으로 이어진다. 비만으로 인해 투입되는 사회·경제적 비용이 최근 3년 사이 15% 정도 늘어났다. 학생들이 병원치료를 받는 시간을 운동과 같은 신체활동 등으로 바꿔줘야 한다.”- 체육이 오래동안 분리되지 못한 이유에 국영수로 대표되는 이른바 ‘도구’ 과목에 목을 매는 교육 인식, 이 교육을 중요시했던 교육자들의 이기주의가 작용했다는 뜻인가?“교육자들의 전반적인 인식이 왜곡돼 있다. 운동이 공부를 방해한다는 논리가 깔려 있다. 이게 체육을 하면 공부를 못한다는 인식으로 굳어졌다. 학생이 전문 운동 선수가 되면 공부의 강을 건넌 것으로 보는 식이다. 2023년 기준으로 국가 전체 교육 예산에서 학교 체육 활성화에 배정된 예산 비중이 0.05%에 불과하다. 아직도 체육을 비생산적 활동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초등학교 1~2학년 교과에 체육을 만든다는 계획에 학부모들의 찬성 비율이 반대보다 높다. 정신적 성장과 함께 신체적 성장을 위해 휴식과 수면, 운동은 필요하다. 그런데 휴식, 수면은 권장하면서 운동은 자제하라고 상반된 얘기를 한다. 체육은 성장기에 반드시 필요하다.”- 체육의 가치를 너무 단순하게 여긴 것 아닌가?“과거 체육 시간에는 농구공을 골대에 몇 개 넣고, 축구 슈팅 몇 개를 골문에 넣는지가 중요했다. 숫자대로 점수를 줬다. 그것을 경험한 교육자들이 진정으로 학교 체육 활성화를 실행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그런 분들이 체육 과목을 다른 시간으로 바꿔놓고 위축시켰다. 그 여파가 계속 확대 재생산됐다. 체력 향상과 학업 능력 향상에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고, 사회성을 강화하는 게 체육이다. 그런 체육 수업을 멈추게 했다.”-체육을 상급 학교 진학, 대학 입시 점수에 반영하는 식의 해법은 학교 체육 활성화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보는데…“이제는 점수를 준다해도 하기 싫으면 안 하는 세상이다. 그런데 체육은 평생하는 거다. 체육이 점수화되면 학교를 졸업한 뒤 운동을 안 한다. 점수 잘 받으려고 운동을 잘 하는 학생이 나올 수는 있겠지만, 공교육에서 건전한 체육 문화가 형성되지는 않을 거다.”- 교육 현장에서 애쓰는 체육 교사들의 맘 고생도 크겠다.“ ‘현재 학교 체육이 왜 이럴까’라고 생각해보면 나도 잘못이 있다. 체육을 오래 가르쳤지만 돌아보면 체육의 긍정적인 가치를 잘 알려주지 못했다고 본다. 체육의 교육적 가치를 아는 교사들은 힘들었을 거다. 체육을 외면하는 일은 학생들을 외면하는 일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즐거운 생활’ 에서 체육을 분리하려는 시도는 혁명적인 일로 평가해야 하나?“대부분의 사람들이 ‘초등학교 1~2학년에 체육 과목이 40년 가까이 없었다’는 얘기를 들으면 의아해한다. 체육 분리는 초등학생들한테 행복을 돌려주는 일이다. 그런데 한 교사가 묻더라. 체육을 분리한다고 초등학교 체육 교육의 내실화가 이뤄지겠냐고. 이 말 뒤에는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그동안 안 하던 것을 함으로써 받게 될 스트레스가 굉장히 클 것이라는 의미가 숨어 있다고 본다. 초등교사들은 학생들을 위해서 스트레스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게 맞다. 그게 안 되면? 학생들을 위해 다른 방법을 학교나 교사에게 요구해야 한다.”-일부 시도 교육청에서 학생들의 ‘0교시 아침 운동’을 장려하고 있다. 부산 같은 곳은 잘 운영되고 있다.“지속적으로 진행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생긴다. 일시적 이벤트여서는 안 된다. 체육은 평생 교육이지 생색내기나 전시교육으로는 안된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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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대, 로컬 크리에이터 양성의 핵심 기관으로 거듭나야

    《 학령 인구의 급속한 감소에다 수도권 지역 대학으로 학생 쏠림이 심화하면서 존립 위기에 처한 지방대가 살길 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렇다면 지방대보다 상황이 더 나쁜 전문대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지역과 상생을 통한 혁신을 생존전략을 내세운 지방대를 벤치마킹하는 수준을 넘어선 방법이 요구된다. 지난 21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이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회장 남성희 대구보건대학교 총장, 이하 전문대교협)이 주최한 ‘전문대학 RISE 대응 광역자치단체 및 유관기관 토론회’이다. 내년으로 예정된 ‘지역혁신 중심대학 지원체계(RISE·라이즈)’ 사업의 시행을 앞두고 광역자치단체와 전문대학이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기조강연자로 나선 박양호 대구정책연구원장은 ‘산학정.RISE.전문대학과 지역발전’을 주제로 발표했다. 뒤를 이어 박성하 교육부 지역인재정책과장이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대학과 지역의 동반성장을 위한 새로운 길’, 한광식 전문대교협 산학교육혁신연구원장이 ‘지역발전 차원에서의 전문대학 역할과 기여’를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이후 참석자들은 지역과 전문대가 상생하는 데 필요한 협력적 파트너십 구축과 동반 성장 방법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특히 전문대 관계자들은 라이즈의 성공을 위해선 일반대와 전문대의 역할을 구분한 뒤 전문대의 특성에 맞는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내년부터 라이즈가 시행되면 교육부가 하던 대학 행정이나 재정 지원이 지방자치단체로 이양된다. 대학 지원과 지역 발전을 연계하기 위해서다. 핵심은 대학재정지원사업예산의 50% 이상을 지역 주도로 바꾸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차체로 넘어가는 예산만 2조 원 이상에 달한다. 라이즈는 2023년 7개 지역에서 이미 시범 운영됐다.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면 전문대도 라이즈를 통한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지역 발전의 중심축으로 역할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민국시도자협의회장인 박형준 부산시장도 축사에서 “전국 130여 개 전문대가 라이즈 사업에서도 핵심 주체로 큰 역할을 해야 한다”라며 “지역 사회가 요구하는 숙련된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라고 말했다.현장 실무 중심 교육의 강점을 살려라 일반대와의 차별화를 꾀하는 전문대가 주목하는 분야 가운데 하나가 ‘로컬 크리에이터’ 양성이다. 로컬 크리에이터는 지역에 혁신을 불어넣는 기업가 정신을 가진 개인 등을 말한다. 기본적으로 지역의 자연, 문화적 자산 등에서 사업적 가치를 창출해 내는 일을 맡는다. 이는 현 정부의 핵심 정책과도 연결돼 있다. 지역 사회의 자생적 창조 역량 강화가 그것이다. 정부는 이를 달성할 교육 기조 공약으로 3가지를 내세웠다. 여기에 ‘로컬크리에이터 중심의 콘텐츠 창업 지원’이 포함돼 있다. ‘지역 대학을 활용한 로컬크리에이터 인력 양성’은 실천 과제에서도 최우선 순위를 차지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한발 더 나아가 로컬 크리에이터의 세부 유형을 7대 분야로 나눠 좀 더 구체화했다. 또 이를 바탕으로 ‘지역 기반 로컬크리에이터 활성화 지원 사업’과 ‘로컬 콘텐츠 중점 대학 사업’을 펼치고 있다. 로컬 콘텐츠 중점 대학에 12개 학교가 선정됐는데, 전문대 2곳(서울예술대, 경남정보대)이 포함됐다. 로컬 크리에이터 양성에서 전문대가 일반대와 비교해 강점을 갖는 것은 실무 중심의 직업 교육에 있다. 학생들도 현장 경험이 풍부한 편이다. 따라서 지역의 특색을 파고드는 인재 발굴에 있어 일반대보다 유리하다. 한광식 원장도 “지역의 자생적 창조 역량 강화라는 국정 과제에는 전문대가 대응을 더 잘 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전문대가 로컬 크리에이터 발굴에 있어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낸다면 스스로 ‘지역 비즈니스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면서 지자체-대학의 상생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지역 비즈니스 코디네이터는 지자체를 도와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의 각종 사업에 관여함으로써 최대한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문가이다.전문대만의 정체성을 살려라 참석자들은 전문대의 정체성를 살리기 위한 방안 모색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 가운데 일반대와 전문대가 경쟁하는 학제 운영을 벗어날 수 있는 제도 마련도 포함됐다. 송승호 충청대 총장은 “전문대 중심이던 뷰티·미용, K-POP, 외식·조리, 바리스타, 반려동물, 제빵 등의 관련 학과를 일반대에서도 개설하고 있다”라며 “이제부터라도 고등교육기관 체제를 기능에 따라 학문연구 중심대학과 직업교육 중심대학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만 실무에 강점이 있는 전문대만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대 스스로도 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무엇보다 특정학과 쏠림 현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송 총장은 이와 관련해 “전문대가 직업교육 중심대학에 걸맞게 다양한 전공, 사업 프로젝트, 아젠다 등을 발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부산 내 7개 전문대를 보면 중복 학과가 적잖다. 이들 대부분이 보건이나 디지털 분야에 쏠려 있다. 김병규 전문대교협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지역 혁신 주체로 전문대의 역할 다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직업 전환 교육 기관으로의 역할 뿐 아니라 지역 내 다양한 가치 창출을 지원하는 혁신 주체가 돼야 한다는 뜻이다. 전문대가 지역 중소기업과 인재를 이어주는 연결고리로서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전문대의 라이즈 사업의 타깃은 첫 번째 광역경제권 내 하위 권역별 전략 산업과 연계한 중숙련 수준의 융복합 인재 양성, 두 번째 산업 전환에 직면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40∼50대 중장년층, 세 번째 지역 문제 해결에 관심을 가진 공동체 구성원 등에 맞춰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타깃으로 사업으로 진행되면 산업 현장에서 실질적인 일자리 연계 성과가 나올 수 있다”라며 “이를 통해 지역 공동체 활성화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경쟁과 함께 합종연횡도 필요하다 전문대는 강점이 뚜렷하고 특성화돼 있다. 이에 따른 경쟁력 확보도 중요하지만 전문대와 일반대, 전문대와 전문대 간 협력 체제 구축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상하 교육부 지역인재정책과장은 ‘라이즈 대학과 지역의 동반 성장을 위한 새로운 길’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서 정부의 ‘글로컬대학 30’ 사업에 선정된 전문대-일반대 연합 사례를 전문대 혁신의 모델로 제시했다. ‘글로컬대학 30’은 지방대 경쟁력을 세계적인 대학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적이다. 이를 위해 2026년까지 구체적인 미래 혁신 계획을 내세운 지방대 30개를 선정해 대학마다 5년 간 1000억 원을 지원한다. 지난해 10곳을 선정한 데 이어 올해는 20개 학교가 예비 지정됐다. 지난해 선정된 10개 대학 중에는 전문대가 한 곳도 없었다. 그러나 올해 예비 지정에는 전문대 10곳이 포함됐다. 국립대 등과 통·폐합한 곳을 제외하더라도 7곳이나 된다. 한국승강기대는 국-공립대로 통합한 창원대-거창대-남해대와 연합했다. 창원국가산단과 연계해 방산과 원전, 스마트제조 분야 특성화를 시도한다. 대구보건대-광주보건대-대전보건대는 보건의료계열로 초광역 연합을 구성했다. 목포과학대는 지역 내 사립대인 동신대, 초당대와 뭉쳐 지역 공공형 연합대학 모델을 구축했다. 울산과학대와 연암공과대는 전문대끼리 연합공과대학 브랜드를 만들었다. 류지은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문대와 폴리텍대학(학교법인 한국폴리텍에서 경영하는 고용노동부 산하 기능대학)의 연계, 협력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비슷한 수준의 학위 과정을 운영하는 전문대와 폴리텍대학이 학점 교류, 공동 학위 등으로 힘을 모은다면 지역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인재 발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전문대 홀대 우려를 없애야 한다 이번 토론회에선 다양한 청사진이 제시됐지만 적잖은 고민도 쏟아졌다. 특히 전문대의 독자성을 확실하게 정립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고민의 목소리가 적잖았다. 무엇보다 2025년에 종료되는 ‘한시적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의 유지, 확대가 절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라이즈 사업에서 전문대가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한광식 원장은 “전문대는 일반대에 비해 호남권과 대구, 경북을 제외하고 출신 지역에 취업하는 비율이 10% 이상 높고, 지역 인구 정주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지만 기존의 대학 지원 사업에서 광역, 지방 거점 일반대에 밀린다”라며 “라이즈 사업에서는 전문대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인정해주는, 전문대에 대한 인식의 전환도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남성희 전문대교협 회장(대구보건대 총장)은 “전문대 졸업생들은 지역 산업체와 중소기업, 지역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비율이 일반대보다 높은 만큼 라이즈 체계 내에서 전문대 역할 배분에 지자체의 큰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문대교협은 전문대와 지역의 협력적 거버넌스를 더욱 공고히 하고, 지역 정주형 인재 양성, 지산학연 협력, 평생 직업 교육 혁신, 지역 현안 해결 등의 정책이 구체화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라고 덧붙였다.“전문대 아젠다 계속 발굴할 것” [INTERVIEW] 김병규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 사무총장 김병규 사무총장(사진)은 자타가 공인하는 교육 행정 전문가이다. 행정고시(36회) 출신으로 교육부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뒤 충남, 강원도 교육청 부교육감까지 지냈다. 이론과 실무를 두루 경험한 셈이다. 김 총장은 지난해 11월 사무총장으로 부임한 뒤 전국 각지의 현장을 찾았다. 그리고 알고 있던 것보다 어려움과 한계가 더 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전문대의 독자성과 재정에 관한 아젠다를 끊임없이 외치는 수밖에 답이 없어 보인다”라며 “그러면 언젠가는 좋은 정책이 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문대가 지역 발전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전문대는 일반대 학생들이 진출하지 않는 산업 현장과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맞춤형 인력을 제공한다. 재직자 재교육 등을 통해 기업들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는 노동 환경에도 대응할 수 있도독 도움을 준다. 실업자와 경력 단절자 등에게도 고등직업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 사회의 안전망 구축과 계층 이동의 사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지역 산업 발전, 인구 정주 등에서도 전문대의 역할은 굉장히 차별화된다.” -차별화를 강조하는 까닭은? “산학 협력 위주의 커리큘럼, 실습 교육은 전문대의 반 백년 전통이다. 일반대가 백화점식으로 학과 운영을 한다라면, 전문대는 필요한 것만 있는 편의점이다. 비수도권에 있는 약 1600여 개 산업단지의 인력난이 심각하다. 전문대는 여기에 인력을 즉시 공급할 수 있다. 대학 학사 운영과 교육이 이 포인트에 맞춰져 있다.” -어떤 학생들이 전문대에 맞는가? “전문대는 유니크한 인재 양성의 요람이다. 보건, K-컬쳐, 웹툰, 실용음악 등의 분야에서 전문대 출신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4년제 일반대에 없는 전공을 공부하고 싶은 학생과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문을 더 활짝 열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한 추진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어 지역별 라이즈 센터를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것이다. 정부와 광역자치단체 등에도 전문대의 목소리를 전달할 거다.”대전=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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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복대학교, 제2기숙사 들어서며 학생 1649명 거주 가능

    경복대학교가 학생 1649명이 거주할 수 있는 기숙사 시설을 갖추고 학생 후생 증진을 위해 힘쓰고 있다. 23일 경복대에 따르면 올 1월 남양주 캠퍼스에 637명을 수용하는 제2기숙사가 건립됨으로써 기숙사 수용 인원은 남양주 캠퍼스 1335명, 포천 캠퍼스 314명으로 모두 1649명이 됐다. 2018년 남양주 캠퍼스에 들어선 제1기숙사 양덕원은 698명이 거주하며 공부에 매진할 수 있다. 면학 분위기를 더욱 높이고 정주 여건을 개선한 숭례원은 복지 향상 및 인재 유치를 통해 대학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2년여 공사 끝에 건립됐다. 지운관과 신의관으로 이뤄진 포천 캠퍼스 기숙사는 2인실 155실과 장애우실 2실 등 157실로 구성돼 있다. 학생 복지 증진과 면학 분위기 조성에 힘쓰는 것과 더불어 경복대는 2019∼2023년 교육부 교육국제화역량 인증 대학에 5년 연속 선정됐고 교육부 ‘K-MOVE’ 사업 같은 졸업생 해외 취업 사업을 추진해왔다. 또 교육부 글로벌 현장 학습 사업에 선정되며 유학생 유치 역량도 우수한 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8년 외국인 유학생을 처음 유치한 이래 유학생 750여 명이 재학 중이다. 이와 함께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정부 초청 외국인 장학생(GKS) 수학 대학에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연속 선정돼 전문대 최다인 37명의 우수 장학생을 확보했다. 남양주 캠퍼스 제2기숙사 건립으로 더 많은 유학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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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전통서당문화진흥회, 서당문화한마당‘ㅅㄷ, AI에 답하다’ 성료

    한국전통서당문화진흥회와 서울 종로구청이 공동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 등이 후원한 ‘제 22회 대한민국서당문화한마당’이 성료됐다. 이 대회는 강경(읽기), 제술(짓기), 휘호(쓰기) 등 한국 고유 과거제도의 재현을 통해 청소년들의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된 문화 행사이다. 22번째인 올해 대회는 ‘ㅅㄷ, 인공지능(AI)에 답하다’를 주제로 옛 과거 제도의 향시(鄕試)격인 예선전은 지난 4월 27일 전북 남원에서, 수도 한양에서 치루었던 복시(覆試)격인 본선은 이달 19일 서울 종로구 운현궁에서 각각 진행됐다. 대통령상과 국회의장상, 국무총리상 등에 총 상금 5000여만 원이 걸린 이번 대회에는 모두 1090여 명이 응시했고, 270명의 수상자가 배출됐다. 또 한국전통서당문화진흥회와 영신장학회에서 공동주최자인 종로구의 모범 청소년 10명에게 장학금 300만 원이 전달됐다. 전통서당문화진흥회의 한재우 사무총장은 “전통서당은 AI도 찾기 어려운 삶의 해답을 찾아내고 스스로 행복을 찾아가는 사람다운 사람을 기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대한민국 서당문화한마당’ 대회가 전통교육문화와 역사가 존재함을 알리고 과거와 현재, 미래가 소통하고 경험할 수 있는 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전통서당문화진흥회는 ‘대한민국의 또 다른 이름, 인성예의지국 우리가 만들어갑니다’를 모토(motto)로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의 허가를 받아 설립된 사단법인. 전통서당문화를 통해 인성교육과 예절문화를 되살리고 올바른 윤리의식 확립과 도덕사회 구현을 위해 전국 각지에서 전통서당을 운영하는 훈장님들과 각계 지도자들이 뜻을 모았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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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대학교, 생성AI 선도인재양성사업 지원대상 대학 선정

    국민대학교(총장 정승렬)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가장 중점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분야는 인공지능(AI)이다. 그 노력이 성과를 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시행하는 ’생성AI 선도인재양성 사업’ 지원 대상 대학으로 선정된 것이다. 생성AI 선도인재양성 사업은 국내 생성 AI 산업의 발전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적시에 공급하기 위해 올해 신설된 산학협력형 교육 사업이다. 사업 기간은 2027년까지이며, 총 예산 145억 원 가운데 국민대가 포함된 연구교육 협의체는 72억5000만 원을 지원 받게 된다. 국민대는 (주)바이브컴퍼니(대표 김성언)를 비롯하여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과 함께 기업 주도·시장 지향 연구를 통한 산업간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생성 AI 연구개발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업이 자체 보유한 생성 AI를 기반으로 현장 맞춤형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을 비롯하여 다양한 산학연 협업을 수행할 계획이다. 특히 ▲생성 AI를 활용한 3개 이상의 산학 프로젝트 발굴 및 수행 ▲우수연구자 (주)바이브컴퍼니 중단기 파견 및 해외 선도 기관 중장기 파견 연구개발 지원 프로그램 운영 ▲수요 기반의 생성 AI 특성화 교육과정 및 연구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고성능 GPU 등 선도 기업의 연구개발 환경 및 기반 시설 공유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서 고등 교육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수 있는 사례도 만들 예정이다. 국민대 책임 연구자인 인공지능학부의 이재구 교수는 “고성장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생성 AI의 국내 생태계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선도 기술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고, 시장이 원하는 전문 인재를 선제적으로 양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업을 토대로 우리 대학의 생성 AI 기술, 교육, 나아가 관련 진로와 취업 경쟁력까지 강화하겠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AI 산업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은 예체능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대한민국 디자인 명문이라 불리는 국민대 조형대학은 지난 2022년 AI디자인학과를 신설했다. 지식과 감성을 결합하여 기존의 과학자와 디자이너가 상상하지 못했던 혁신적인 성과물을 창조하는 게 목표이다. 지난 4월에는 학과 신설 이후 거둔 성과물들을 보여주는 발표회도 개최했다. 국민대 AI디자인학과 반영환 교수(테크노디자인연구소장)는 “국민대 AI디자인학과에서는 단순히 툴을 다룰 수 있는 테크닉을 가르치기 보다는 미래 기술·환경을 융합할 수 있는 통합적 사고능력을 배양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승렬 총장은 “AI 기술의 빠른 발전으로 단순한 기술의 구현 수준을 넘어 창의력과 상상력을 가진 인문학적 사고력이 미래 영상컨텐츠의 경쟁력의 판단기준이 되고 있다”라며 “국민대는 이에 발맞출 인문, 공학, 예체능적인 요소가 두루 갖춰진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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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촌 크리에이투어로 어서 오세요

    자전거를 타고 산들바람이 부는 논길을 천천히 가로질러 가는 모습.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 나오는 것처럼 멋진 여행을 하고 싶다면 충남 홍성군에서 운영하는 ‘농촌 크리에이투어’ 중 하나인 ‘따르릉 홍성 유기‘논’길’을 신청하면 된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는 올해 전국적으로 농촌 크리에이투어 20곳을 선정해 지원한다. 농촌이 가진 유·무형 자산을 여행객이 직접 체험하고 배우면서 재미를 느끼고 치유받을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여행상품이다. 기존 농촌관광 사업과 다른 점은 농촌관광 경영체와 민간 여행사가 협업한다는 것이다. 민간 여행사가 참여해 다양한 여행상품이 개발됐고 편리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예를 들어 따르릉 홍성 유기‘논’길에 참여하려면 자동차를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된다. 서울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홍성에 도착해 미리 준비된 전기자전거를 타고 논길을 달리다가 마을 축제에 함께할 수 있다. 밭에서 갓 수확한 싱싱한 채소와 홍성 한우로 차려진 풍성한 밥상을 받아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여행 비용도 저렴하다. 농식품부에서 사업비를 지원받기 때문에 1인당 여행비는 10만 원만 있으면 된다. 올해 농촌 크리에이투어 사업에는 전국에서 38개 지역이 지원해 서면 및 발표 심사를 거쳐 20곳이 최종 선정됐다. 본격적인 사업은 준비가 마무리되는 6월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행객을 맞이할 준비는 착착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농촌 크리에이투어 지원사업에 선정된 20개 기초자치단체 담당자, 협업에 참여하는 여행사와 농촌관광 경영체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킥오프 워크숍’이 대전 서구 KT대전인재개발원에서 열렸다. 워크숍에서는 지역 기반 로컬관광 콘텐츠 발굴,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홍보 마케팅 방법 등에 대한 강의와 토론이 이어졌다. 우수 사업 콘텐츠에 대한 발표도 진행됐다. 농식품부는 농촌 크리에이투어가 새로운 농촌 테마 관광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관리하고 지원한다. 현장 점검에는 전문가들이 수시로 참여하고 성과 지표를 개발해 운영 성과를 측정하고 분석할 예정이다.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홍보와 마케팅도 적극 펼칠 계획이다. 사업 성과 분석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한 모델을 만들고 농촌관광 경영체가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김종구 농식품부 농촌정책국장은 “농촌 크리에이투어 사업으로 도시민이 다양한 농촌 관광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국민 모두가 잘 쉬고 힐링할 수 있는 농촌 여행을 만들기 위해 민간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하면서 농촌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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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생 친구가 된 시라소니와 문영철…이들이 괜찮은 ‘쌈마이 배우’로 살아보겠다는 이유 [유재영의 전국깐부자랑]

    깐부. ‘같은 편’, 나아가 ‘어떤 경우라도 모든 것을 나눌 수 있는 사이’라는 의미로 통용되는 은어, 속어죠. 제아무리 모든 것을 갖춘 인생도 건전한 교감을 나누는 평생의 벗이 없다면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좋은 인간관계는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깐부들 사이에 피어나는 ‘같이의 가치’를 소개합니다.‘찐 우정’ 친구는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마음 든든하고 위로를 받는다. 연락을 자주하고 못하고를 따지지 않는다. 챙겨주고 아니고를 계산하지도 않는다. 자신의 처지가 곤란해져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오히려 서로를 피한다. 연락하는 것조차 그에게 피해를 주는 일로 여겨져서다. 차원이 다른 배려다. 인생 친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세상 잘 산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 살면서 친하다는 지인들에게 뒤통수를 맞기도 했다. 그래서 아무 조건 없이 곁에 있어주는 그가 소중하다. 가장 바라는 일이 그의 인생이 술술 풀려나가는 거다. 형편이 조금이라도 나은 사람이 조금 도와주고 끌어주면 금상첨화다. 배우 조상구(70)와 장세진(60)의 관계가 이에 해당한다. 어디에서든, 누구를 만나든 둘은 서로를 가족이라고 소개한다. 두 사람은 2002~2003년 전 국민이 열광했던 인기 대하드라마 〈야인시대〉의 ‘히어로’였다. 조연이었지만 주연들을 살리면서 시청률 고공행진을 견인했기에 주역이나 다름없었다. 조상구는 전국 최고의 주먹, 시라소니 캐릭터를 기가 막히게 살린 명품 연기로 화제가 됐다. 찰진 이북 사투리와 비장한 격투 연기가 압권이었다. 그가 등장할 때마다 순간 시청률이 치솟기 일쑤였다. 요즘도 그의 시라소니 연기 장면은 짤(인터넷에서 도는 사진, 짧은 영상, 그림 등을 이르는 말)로 SNS 등에서 회자된다. 영상물에 달린 댓글 대부분은 칭찬이다. 시라소니 역할에 한해서는 대체 불가한 배우라는 것이다. 조상구 역시 자신의 인생 캐릭터로 꼽는다. 조상구는 그의 예명이고, 본명은 최재현이다. 그가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것은 이현세 작가의 만화를 원작으로 이장호 감독이 만든 영화 〈이장호의 외인구단〉(이하 외인구단ּ1986년 작)을 통해서다. 이현세 작가의 고향 친구라는 인연이 영화출연으로 이어졌다. 외인구단에서 그가 맡았던 역할이 조상구다. 그리고 이후 그의 예명이 됐다.장세진은 대학에서 영화연출을 공부했던 영화학도다. 그런데 우연한 계기로 연기를 하기 시작한 뒤 액션 영화에 종종 얼굴을 내밀었다. 그러다 〈야인시대〉로 드라마에 데뷔했다. 당초 그에게 맡겨진 역할은 하야시라는 인물이었다. 그는 “연기에 자신이 없었던 데다 일본인 역할이라 감독님에게 정중하게 못하겠다”고 거절했다. 그런 과정을 거쳐 맡게된 배역이 김두한의 오른팔이자 친구인 문영철이었다. 중저음 목소리에 190cm 가까이 되는 큰 키, 괜히 눈 마주치면 바로 고개 숙일 수 밖에 없는 인상으로 시청자들을 사로 잡았다. 기대 이상으로 맡은 역할을 소화하자 그의 출연시간은 당초 계획된 분량을 훨씬 넘어 계속됐다.이달 11일 약속장소에 나타난 장세진은 드라마와 달리 얼굴에 살이 붙은 모습이었다. 미리 도착했던 조상구는 그를 보자마자 “나는 ‘문영철’ 얼굴이 너무 멋있었다. 지금 얼굴은 별로야”라고 타박하면서도 반가워했다. 실제 온라인 정보 공유 사이트 검색란에 ‘장세진’을 입력하면 그를 두고 리암 니슨, 리처드 기어를 닮았다는 댓글이 적잖다. 실물을 보면 꽤 닮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 어떻게 문영철을 하게 됐나요.“하야시 캐스팅 제안을 거절하고 며칠 후에 조감독에게 전화가 왔어요. 감독님께서 할 말이 있다고요. 다른 배역을 맡을 것이라고는 생각 안하고 편하게 만났어요. 그런데 문영철을 제안하더라고요. 6회 정도 나온다고 해서 ‘제가 연기를 모르니 잘 알려주셨으면 한다. 감사하다’고 받았죠. 참 연기 편하게 했어요. 고인이 되신 장형일 감독님에게는 ‘연기 못한다고 뭐라고 하시면 안 된다’고 농담도 하면서 찍었어요.”(장세진)“장 감독이 작은 아버지나 다름없었잖아.”(조상구)“실제 감독님이 제 작은 아버지하고도 동갑이셨어요. 의견을 다 들어주셨죠. 농담으로 극중에서 여자친구도 없이 버틴다고 했더니, 나중에는 진짜 (조)여정이를 여자친구로 만들어주셨어요. 주인공인 (김)두한이 여자만 있으면 됐지, 극중에서 문영철의 여자가 왜 필요했겠어요. 하하. 첫 촬영 때는 카메라 쳐다보지 말고 대사만 외워 하라셨어요. 대본 리딩도 안 시키셨어요. ‘그래도 연기를 배워야하지 않겠습니까’라고 하면 ‘하던 대로 해요’라고 물리치세요. 그래도 편집이 기가 막히게 잘 되어서 나갔죠.”(장세진)“세진이는 적응을 잘하는데 저는 그러질 못했어요. 감독님이 말하면 저는 무조건 ‘네, 알겠습니다’였어요. 그런데 세진이는 감독님한테 ‘아버지, 아버지’ 라고 해요. 너무 부러웠어요.”(조상구)“형님, 제가 왜 그랬는지 아세요? 뭔가 바라는 게 있으면 죽었다 깨어나도 그렇게 못합니다. 그저 감독님에게 고마운 마음만 있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죠.”(장세진)- 원래 계획 분량과는 달리 청년 시절의 김두한(안재모 분)에서 해방 이후 장년의 김두한(김영철 분)으로 넘어가는 2부에도 등장을 했잖아요. “바라는 게 없었으니 감독님이 또 기회를 주신 거죠. 문영철이 2부까지 나올 이유가 없거든요. 그런데 감독님이 1부에 등장했던 김두한 친구들이 전부 빠지면 모양새가 안 좋다. 알아서 멋있게 정리해줄테니 더 하자’고 그러시더라고요.”(장세진)〈야인시대〉는 후반부로 접어들기 직전 조상구와 장세진은 촬영장에서 만났다. 사실 두 사람은 훨씬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하지만 중간 공백이 길었다. 둘의 우정에는 ‘시즌 1’과 ‘시즌 2’가 있다. 둘이 〈야인시대〉를 통해 다시 재회를 했는데, 조상구가 예전 장세진을 알아보지 못했다.● 40년 전 만났다가 20년 전 또 만난 ‘우리’ - 어떻게 된 사연인가요. “1985년인가, 제가 한양대 (연극영화학 전공) 다닐 때였죠. 학교 정문 앞 체육관에서 운동을 했었어요. 형님도 거기에서 운동을 하셨어요. 그러다 만난거죠. 그때엔 형이 배우인지 몰랐어요. 제가 체육관 관장님하고 친했고, 형님도 잘 아셔서 자연스럽게 형이라고 부르게 됐죠. 제가 당시에는 다른 사람들하고 말을 섞지 않을 때였어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어요. 형은 그 때도 느낌이 남달랐어요. 멋있었고, 제가 좋아했죠. 말도 많이 하고요.”(장세진)“나는 세진이 얘가 깡패인줄 알았어요. 하하.”(조상구)이후 장세진이 배우로 데뷔하면서 연락은 끊겼다. 그리고 한참을 지나 두 사람은 〈야인시대〉에서 만났다. 하지만 당시 조상구는 장세진을 기억하지 못했다. - 정말 모르셨어요?“시라소니로 캐스팅이 되고 촬영장에서 세진이를 만났는데 그냥 처음 보는 사람이었어요. 보자마자 나는 속으로 ‘인사를 먼저 해야 겠다’는 생각 밖에는 안 들더라고. 인상이… 보통이 아니잖아요. 하하. 평소 저는 나이가 적어 보이는 사람에게 ‘아이고, 반갑습니다’ 라고 인사하거든요. 세진이한테는 공손하게 두 손 모으고 ‘안녕하세요’라고 했어요. 하하. 그랬더니 세진이가 ‘제가 형님 밑입니다. 말씀 낮추세요’라고 해요.”(조상구)“저는 형이 캐스팅 된 걸 알고 있었어요. 형이 나를 못 알아봐서 서운하다는 생각은 안 했고요. 예전에 내가 좋아하던 형의 느낌이 그대로 있었어요.”(장세진)“정말 무서웠어요. 하하. 고마운 건 김두한 패거리들 중에 세진이가 가장 먼저 와서 인사해줬다는 거예요. 〈야인시대〉에 나오기 전까지 8년을 놀았습니다. 그런 저를 알아봐주니 얼마나 고마웠겠어요. 처음 보는 사람으로 인식했지만 세진이는 역시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었어요. ‘포스’가 달랐어요. 그래서 더 빨리 친해지지 않았나 싶어요.”(조상구)“대학 때 봤던 형의 느낌과 기운을 형이 그대로 갖고 나타나주니까 반가웠죠. 내친 김에 두한이 패거리 배우들을 전부 형한테 소개시켜줬죠.”(장세진)“항상 세진이가 촬영장에서 이 관계, 저 관계 정리를 다해줬어요.”(조상구)● 연락처 5번째로 저장한 ‘조상구’ 그리고 20여년이 훌쩍 지났다. 한 번 붙은 인연은 이후로 한 번도 떨어지지 않았다. “사람들을 계속 정리하다보니 저의 휴대폰 연락처에는 전화번호가 12개 밖에 없어요. 저장한 순서가 있습니다. 제 아내, 부모님, 그리고 형이 있고요, 그리고 5번째 이름, 보이죠? 상구 형 번호입니다.”(장세진)“와! 정말? 감동인데. 세진이는, 저도 처음 얘기하는데, 동생이 아니라 평생 친구죠.”(조상구) “형을 5번째에 올려놨다는 것, 그만큼 저에게 특별한 존재라는 겁니다.”(장세진)“감동의 연속이네. 저는 개인적으로 힘들 때 세진이한테 전화를 안 했어요. 세진이가 ‘형, 왜 연락 안했냐’고 이러쿵저러쿵 할 수도 있죠. 저는 굳이 그런 얘기 할 필요가 없는 사이라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동생인데 내가 힘들다는 것을 알려주면 듣는 본인도 힘들지 않겠어요?”(조상구)매사 정리가 확실한 장세진을 조상구는 있는 그대로 믿어준다. 동생의 결정과 판단을 존중하고 무조건 따라간다. 장세진은 이에 대해 “내 옆에 이런 형님이 있다는 자체가 복”이라고 했다.- 오늘 보니 형이 신중하게 동생 배려를 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저는 예를 들어 어디 같이 갈 곳이 있으면 형한테 ‘몇 시쯤 나오세요’라고만 해요. 그런데 형이 못 가고, 안 간다는 얘기를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반대로 형은 저에게 꼭 의견을 물어봅니다. 저는 안 물어보죠. 그래도 형이 언짢아하거나 기분 나빠하지 않아요. 형은 늘 저에게 ‘괜찮냐, 가능하겠냐’고 물어봐요. 그래서 더 무섭습니다. 농담으로라도 반항할 기회를 안 줘요. 하하.”(장세진)- 이런 형이 다 있을까 싶습니다.“100% 신뢰감을 받죠. 시간이 가면 갈수록 짠합니다. 곱고 고운 형님의 마음들이 저한테 쌓여 많이 묻어 나와요. 감동입니다.”(장세진)조상구는 오른쪽 눈 시력이 좋지 않다. 망막의 절반 이상이 떨어져 나갔기 때문이다. 수정체가 터져 대규모 안과 수술도 두 차례나 받았다. 아직도 완치된 것은 아니어서 수술을 한 번 더 받아야 한다. 후유증으로 오른쪽 얼굴을 움직이는 게 불편하다. 그는 독서광이었다. 연기를 안 할때면 책을 끼고 살다시피했다. 알려진 대로 영화 번역 일도 오래 했다. 국내 개봉 명작들이 그의 섬세한 번역을 거쳤다. 책과 번역 일에 집중하다보니 눈을 혹사하게 됐고, 이상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이런 과정을 그는 장세진에게 알리지 않았다. 걱정할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작은 수술한다 정도만 알고 있었죠. 얘기를 듣고 얼굴은 편한 적 했지만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정말 상구 형은 신사입니다. 형이 그동안 살면서 고통이 왜 없었겠어요. 그래도 늘 수양하면서 흐트러지지 않고 겸손합니다. 남한테도 의지하는 일도 없이 사세요. 그 모습을 보면 존경스러울 수밖에 없어요. ‘참 괜찮은 사람을 내가 좋아하고 있구나’하는 뿌듯함이 커요.”(장세진) ● 100% ‘조상구’ 연기가 보고 싶다둘은 연기 얘기할 때 가장 많이 웃고 신이 난다. 연기는 곧 둘의 삶, 인생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연기에 대해서 공감하는 교집합이 많다. 그래서 만나면 집요하게 연기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떠든다. - 〈야인시대〉에서 시라소니와 문영철이 격투를 벌였다면 어떤 장면이 나왔을까요. 예전 운동도 같이 했던 사이였으니 예상 못한 캐릭터가 나왔을 수도 있겠어요. “상대도 안 되죠. 붙었다면 드라마 그 회가 저에게는 마지막 회가 됐겠죠. 문영철이 무조건 한 방에 죽는 상황입니다.”(장세진) “모르지. 감독님이 너를 아꼈으니까 어떻게 될 지는 알 수 없었다고 봐.”(조상구)- 형의 연기는 어떻습니까.“일단 저하고는 비교가 안 된다는 것을 말해두고요. 상구 형은 ‘색깔’을 갖고 있어요. 그 색깔을 전부 가져다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을 형이 아직 못 만났다고 봐요. 사람들이 아는 형의 색깔은 〈외인구단〉의 조상구, 〈야인시대〉의 시라소니죠.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형이 역할에 맞춘 거라고 봐요. ‘인간 조상구’, ‘사람 최재현’을 온전히 담는 작품이 나왔으면 합니다. 그럴려면 꼭 주인공을 맡아야 해요.”(장세진)그는 주인공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조연은 ‘서포터’입니다. 배우 리암 니슨만 해도, 리암 니슨 자체가 곧 〈테이큰〉 입니다. 형은 주인공으로 충분히 자신을 연기할 준비가 돼 있어요.” - 형이 주연을 해야 했을 작품이 있었다는 얘기로도 들립니다. “먼저 (최)재성이는 제 친한 동생이라는 것을 말해 둡니다. 참 바르고 사람 좋고 흠 잡을 데 없는 친구예요. 그 동생을 폄하하는 게 아니고요. 〈외인구단〉에서 ‘까치’ 배역은 최재성이 아니라 조상구가 맡았어야 했어요. 형이 조상구 역할을 분명 잘 했습니다. 그런데 까치 캐릭터는 상구 형이었어요. 상구 형이 까치를 맡았다면….”(장세진)“쫄딱 망했을 거다. 하하.”(조상구)“망했을 수도 있겠죠. 재성이가 당시 워낙 스타였으니까요. 하지만 반대로 안 망하고 ‘외인구단 = 최재현’의 신드롬이 생겼을 수도 있을 거예요.”(장세진)조상구는 장세진의 말에 고개를 한참 끄덕이다 한 마디 덧붙였다. “연기에 대해서 겸손하고 싶은데, 시라소니도 저하고 잘 맞아 떨어졌던 겁니다. 누가 어떻게 하라고도 안 했어요. 감독님이 저한테 전적으로 맡기니까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연기했어요. 처음에는 이북 사투리를 흉내내기 바빴지만 나중에는 연구를 해서 연기를 했죠.”- 조상구의 시각에서 조상구는 어떤 배우일까요. “색깔은 개성이죠. 주인공을 맡기면 잘하겠지만, 우리는 ‘쌈마이’ 배우예요. 요즘에는 ‘별 볼일 없는 3류 배우’라는 의미의 은어로 쓰입니다만, 원래 ‘쌈마이’ 배우는 얼굴이 잘 생기지 않은 배우를 의미해요.”(조상구)“ 저기 형님, ‘우리’라는 표현은 빼주세요. 하하. 우리 어머니는 아직도 제가 세상에서 제일 잘 생겼다고 하세요.”(장세진)“외국에서도 유명 배우가 아니더라도 메소드 연기(배우가 극중에서 자기에 완전 몰입해 하는 연기)를 잘 하는 배우들이 많아요.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보세요. 형사로 나오든, 할아버지로 나오든, 서부극에 나오든 그 사람은 그냥 클린트 이스트우드잖아요. 역할 이름을 떠올리게 하는 배우가 아니라는 거예요. 한 마디로 자기를 연기하는 배우라는 겁니다. 로버트 테일러, 타이론 파워 등도 자기 생긴대로 연기한 배우였어요. 미키 루크도 그래요. 매력 있는 얼굴 그대로 작품에 나왔잖아요. 특별하게 연기를 잘 한 건 없는데 자기를 연기했어요. 미키 루크 역할 중에 기억나는 것 있나요? 〈나인 하프 위크〉에서도 미키 루크가 맡은 배역 이름이 기억 안 나잖아요? 마찬가지에요. 항상 저는 저를 연기하고 싶거든요. 내 것을 100%로 펼쳐서 주어진 역할을 만들어가는 겁니다.”(조상구)- 〈야인시대〉의 시라소니는 조상구다? “남들은 시라소니라고 하지만 저예요.”(조상구)- 동생(정세진)은 주인공을 해야 나를 연기할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그런데 저는 불행하게도 조연급입니다. 얼굴 자체가 주연급이 안 돼요.”(조상구)“형은 그래요. 하하.”(장세진)“진짜 저는 임성민(1995년 작고)하고 연기하면서 주연의 꿈을 안 꿨어요. 버렸죠.”(조상구)“형님, 잘 생기고 못 생기고를 따져서 배우를 나누면 요즘 ‘노땅’ 취급 받아요. 하하. 잘 생긴 배우가 있으면 ‘멋있는’ 배우도 있다 정도로 해야죠. 멋있다는 표현이 맘에 안 들면 ‘죽이는’ 배우 같은 표현도 쓸 수 있잖아요. 연기자에 대한 최고의 평가요? ‘멋진 배우’라고 생각해요.”(장세진)“그런가. 정말 아까 네가 차에서 점퍼를 걸치면서 내리는데, 속으로 ‘이 자식은 항상 멋있네’라는 생각이 들었어. 장세진의 아우라가 확실히 나오더라고. 가공하지 않은 자기만의 매력, 저는 이것이 멋있는 배우의 조건이라고 생각해요. 아직 우리가 때를 못 만난 것 같아. 하하.”(조상구)● “나한테는 너밖에 없다. 동생과의 만남이 인생작일 수도…” 장세진이 보기에 조상구는 하고 싶은 연기에 대한 확실한 철학이 있다. 그렇지만 욕심을 드러내지 않고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그런 형을 정세진은 자극하고 싶다. 그래야 본인도 연기 갈증이 생길 것만 같아서다. “저는 배우를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었잖아요. 처음 연기할 때도 감독이 대사 안 시킬테니까 ‘미안한데 그냥 서 있기만 해라’고 했어요. 쉽게 연기를 했고 노력을 안 했죠. 그래서 작품이 안 들어와도 미련이 크지 않았어요. 그런데 상구 형을 보면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기회가 되면 내가 나와도 처음부터 끝까지 돌려볼 수 있는 작품도 만들고 싶습니다. 요즘 채널은 많잖아요. 물론 형이 등장하셔야죠. 지금까지 작품은 ‘조상구’ ,‘최재현’을 보기 위한 밑밥이었다고 봅니다.”(장세진) - 인생작을 기다리는 마음은 어떠합니까. “저는 ‘문영철’ 의 연장 선상에서 연기를 하겠죠. 연기를 제대로 하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100% 제 모습으로 역할을 채울 준비가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연기에서 삶의 진솔한 면이 약간은 묻어나겠죠. 시간이 많이 지났으니, 세월도 겪고요. 그런데 형님은 완전히 다를 겁니다.”(장세진)“저한테는 얘 밖에 없어요. 예전에도 다른 사람들이 세진이 연기에 대해서 어쩌고 저쩌고 해도 나는 세진이만 보면 정말 ‘죽인다’, ‘멋있다’라는 생각 밖에 안 들어요. 세진이는 세진이를 연기할 겁니다. 얘가 뭘해도 저는 그렇게 여길 거예요. 세진아, 우리 괜찮은 캐릭터야. 빠지지 않아. 나보고 안타깝다고 했잖아. 그런데 너도 연기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았을거야. 인생작을 만나야 하는 건 너도 마찬가지야. ”(조상구) - 연기 의지만 봐도 두 분이 서로에게 더 집중할 것 같습니다. “각자 현실을 살아가면서 힘든 부분이 있겠죠. 그렇지만 둘 사이에는 관계를 방해하는 걸림돌이 0.000…. 하나도 없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저에게서 ‘최재현’이 더 묻어 나왔으면 해요. 그래서 솔직히 상구 형 외에는 만나고 싶은 사람이 없는 것 같습니다.”(장세진)● 함께 찾을 ‘우리’의 새로운 존재감동생의 계속되는 칭송에 조상구는 “살아가는데 아쉬움이 있다면 우리 둘이 함께 채우고 살자”며 손을 잡았다. 조상구는 장세진이 자신의 연기에 대해 자신감을 더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문영철’ 의 존재가 사람들에게 전한 선한 영향력과 희망까지 너무 깎아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한 때 장세진은 자신의 연기를 남에게 내세우기 주저했다. 얼마 전까지도 그랬다. 사람들이 ‘문영철’로 알아보고, 사인을 해달라는 것에 적응이 힘들었다. 그런 관심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조상구가 보기엔 지나친 겸손이다. - 정말 그런가요?“저를 속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팬들이 사인을 해달라면 해드리고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라고 말하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게 미치겠고, ‘오버’하는 것 같아 싫더라고요. 사인 요청 받으면 ‘진짜 배우가 되면 해줄게요’라며 사양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사람들이 알아봐주시고 거기에 호응을 해드리는 것이 삶의 활력, 원동력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마음이 답답해졌어요. 정직하지 못했으니까요. 연기를 아예 안하고 다른 길로 갔으면 이런 기분이 절대 안 들었겠죠. 연기를 못하는데도 배우가 된 것이 팩트지만 그게 다른 한 편으로는 ‘핑계’였어요. 배우가 되고 수많은 기회가 왔는데 노력을 안해서 못 살렸잖아요. 미친듯이 연기를 잘하려고 했다면 지금 덜 부끄러웠을텐데 말이죠. 이런 저와 형을 비교해보니 안타까움이 더 큰 거죠.”(장세진)“이제 우리의 영향력을 활용해서 도전을 해보자고. 나는 이용할 자신이 있어. 그렇게 생각해야 해.”(조상구)문영철을 보고 환호했던 사람들도 많고, 통쾌해 했을 시청자도 많았으니 장세진이 다른 연기로 더 사랑받을 수 있고, 더 주목받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장세진도 그걸 모르는 건 아니다. 실제 본인이 체감하는 것보다 문영철의 캐릭터와 그 역할을 소화한 장세진을 좋아하는 팬들이 많다는 것도 안다. 그런데 ‘문영철’로 인생의 활력과 원동력을 얻었다며 감동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까지는 몰랐다. 그래서 예전에 더 잘할 걸, 더 보여줄 걸, 더 노력할 걸 그랬다는 생각에 아쉬움도 적잖다. - 문영철 이름을 누군가 반갑게 불러주던 순간에는 자신의 연기 인생이 안타깝다는 생각은 안 들었겠죠?“아는 친한 동생의 아버님이 위암 수술을 받으신다고 해서, 수술 전날 인사드리러 집에 갔었어요. 그런데 아버님이 방에서 나오시면서 저를 보더니 ‘문영철, 야! 문영철’ 이러시면서 제 손을 잡고 좋아하시는데 제가 오히려 감동을 받았어요. 제 연기에 대한 아쉬움, 안타까움이 아예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내가 위로를 해드리려고 갔다가 위로를 받았어요. 그 동생이 아버지가 80세가 넘으시도록 그렇게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처음 봤답니다. 동생한테 그랬죠. ‘내가 아버님께 고맙다’라고요. 정말 큰 보상을 받은 것만 같았습니다.”(장세진)“내가 갔으면 더 좋아하시지 않았겠나. 하하.”(조상구)“당연하죠. 시라소니하고는 상대가 안 되니까.”(장세진)두 사람은 이제 평생 가지고 갈 대강의 인생 방향을 정했다. 여기에 연기 갈증만 해소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시라소니와 문영철이라는 캐릭터의 인지도를 활용하면서 그간 채우지 못한 연기 갈증을 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장세진이 “그동안 너무 갈증나게 살아왔다. 연기를 제대로 하고 싶어 목이 마른데 콜라만 많이 마신거다. 순간은 시원하지만 금방 갈증이 또 생긴다. 지금은 물을 많이 마셔야할 때”라고 하자 조상구는 “표현이 기가 막히다. 그래서 내가 장세진을 좋아해”라고 맞장구를 쳤다. - 연기에 대한 목마름은 역시 형이 조금 더 커 보인다. “제가 배우는 배우인가 봐요. 일본 배우 키타노 타케시가 한 쪽 얼굴이 마비된 연기를 한 적이 있어요. 어떻게 정지 장면에서 저런 표정이 나올까 감탄했었죠. 그런데 제가 요즘 키타노 타케시의 표정이 나오는 거예요. 눈 수술한 오른쪽 얼굴은 안 움직이고 반대 쪽 얼굴은 웃을수 있어요. 한 쪽에서 미소가 돌 수 있잖아요. 한 쪽은 싸늘한데 다른 쪽은 환한 느낌이 살아 나오는 거죠. 거울을 보다보니 그런 제 얼굴이 딱 키타노 타케시가 되어 있는 거예요. 마지막으로 작품을 찍으면 이 얼굴을 써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나님이 저를 아프게 해놓고 마지막으로 연기에 써 먹으라고 주신 것 같아요. 하하.”(조상구)“형. 눈이 회복돼야 일도 하는 거지, 무슨 말씀이세요.”(장세진)“세진아. 내가 얼마나 긍정적이냐.하하.”(조상구)일반인들이 쉽게 말 걸기 어려워하는 동생과 주변사람들에게 말을 잘 걸지 않는 형이 운명같이 만나 서로를 오랜시간 관통하고 있다. 동생은 형을 웃으며 품고 온갖 세상 얘기를 해댄다. 그러다 혼도 내고 심하면 꾸짖기도 한다. 그런 동생 때문에 형도 웃고 말을 한다. 친구 같아져버린 동생이 무엇을 하자면 무조건 따르는데 이날 만큼은 용기를 내 먼저 제안해본다. 연기 말고 같이 하고 싶은 게 또 하나 생겼기 때문이다. “세진아, 우리 매일 아침 들기름 한 숟갈씩 먹어보자. 건강에 좋대.”“아 눈물 나네, 날아다니던 시라소니 형님이 이제 건강 챙기실 때가 됐나. 하기야 젊은 사람들도 많이 찾던데, 그래요. 먹어봐요.”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4-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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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장과 학생이 길에서 인생을 얘기하다

    학생들이 총장과 함께 산길을 걸으며 수다를 떠는 수업이 있다고?보통 대학에 가서 총장 얼굴 볼 일이 4년 동안 몇 번이나 있을까. 기껏 입학식이나 졸업식, 축제 정도가 아닐까. 그런데 총장을 매 수업 때마다 만나 길을 함께 걷는 대학수업이 있다. 총장은 수강생들의 이름을 모두 안다. 어디에 살고, 어떻게 중고교 시절을 보냈고, 현재 고민이 무엇인지 등도 줄줄이 꿴다. 수업에는 교수들과 외부인들도 참여해 학생들의 멘토가 되어 준다. 수강생들의 반응도 좋다. 대학이 아직 낯선 24학번 새내기들도 첫수업만에 총장과 교수, 다른 과 동기, 선배들과 친해졌다. “어른들과 말을 섞고 땀 흘리며 소통하는 자체만으로 기분 좋다. 무작정 듣고 배우는 게 많다. 수강하길 잘했다”며 만족해한다. 진로 고민이 컸던 3~4학년들은 “총장, 교수, 멘토들에게서 맞춤 조언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제주대 총장-학생 함께 올레길 걷고 눈높이 대화 수업 큰 호응제주대가 올해 도입한 무전공 수업 ‘제주 올레길과 자아성찰’의 얘기다. 이 수업은 교육부의 무전공·학과 벽 허물기 등과 같은 학생모집 광역화 정책 기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획됐다. 1학점 짜리로 수강 인원은 30명. 강의실에서 앉아서 듣는 수업은 아니다. 제주의 여러 올레길을 걸으며 교수와 학생들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내용으로 커리큘럼이 짜여졌다. 총장과 학교 주요 보직 교수들이 수업을 같이 하며, 이 대학을 졸업한 분야별 선배들도 멘토로 참여한다. 시험이 없고, 평가도 없다. 내가 어떠한 존재이고, 어떤 꿈을 가져야 하는지를 깨닫는게 목적이다. 학생들은 수업 후기를 자유롭게 써내기만 하면 된다. 수업은 김일환 총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치열한 입시 경쟁를 겪으면서 지칠대로 지친 학생들에게 확 트인 제주 자연을 접하면서 자기의 잠재적 재능을 발견하고, 우리로 사는 가치의 중요성을 알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당연히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잖았지만 김 총장은 밀어붙였다. “제주대에는 섬 밖 외지인 학생들도 많이 옵니다. 중·고교 때 부모님의 관리를 받으며 혼자 공부한 친구들입니다. 이들이 집하고 먼 이곳에까지 와서 혼자 지내며 다시 고립되더라고요. 고립되는 건 요즘 대학생들 모두의 문제입니다. 막연하게 대학을 와서 누구를, 어떻게 만나야하는지 혼란스러워합니다. 이런 학생들에게 특별한 ‘관계’를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지난달 29일 올레길 6코스(쇠소깍다리→제주올레여행자센터)에서 첫 수업을 한 데 이어 이달 5일에 올레길 9코스(대평포구→화순금모래해수욕장)에서 두 번째 수업이 진행됐다. 이날 수업에는 강철웅 부총장도 따라나섰다. 제주대 출신 제주테크노파크 임직원들도 선배 멘토로 참여했다. 한 선배 멘토가 “제주테크노파크가 봉급을 많이 준다. 선배들을 언제든지 찾아와 주세요”라며 분위기를 띄우자 학생들은 환호로 반겼다. “수업 두 번 만에 꿈 찾았다” 학교에서 출발지까지 버스 두 대가 동원됐다. 김 총장은 학생들이 탄 버스에 올랐다. 한 마디라도 학생들과 대화를 더 하기 위해서다. 생명공학부 학생에게 “오늘 내 짝꿍이냐”며 반갑게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수업을 통해 학생뿐만 아니라 김 총장도 얻는 게 많았다. “대학 상담실에서 학생들을 만나면 솔직한 얘기를 안 하고 숨어버립니다. 그런데 밖에서 만나 ‘놀멍, 쉬멍, 걸멍(놀면서, 쉬면서, 걸으면서의 제주도 방언)’하면서 아무 말이나 하자고 하니 허심탄회한 대화가 되더군요. 역시 진로와 대인 관계 고민이 컸습니다.” 김 총장은 올레길 코스 트래킹을 하는 동안 수업에 참여한 모든 학생들과 대화하려 애썼다. 먼저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제주도 바다 전경이 보이는 곳에 도착해서는 학생들에게 사진을 찍자고 먼저 권하기도 했다. 수업에 참여한 다른 교수들도 전공 분야 진로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하나도 빠뜨리지 않겠다는 듯 상세한 답변을 쏟아냈다.김 총장과 교수들의 이런 노력에 화답하듯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자기 속내를 꺼내며 마음을 열었다. 김정도 학생(정치외교학과 4)은 “총장님하고 교수님, 멘토들과 자연에서 소통을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을 못했다”며 “어디에서도 하지 못했던 얘기들을 많이 했고, 단 한 번의 수업으로 막연했던 내 앞 날 방향에 대한 확신이 섰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제주도의 자연과 환경을 알리는 일을 할 생각이다. 새내기 이효웅 학생(물리학과 1)은 트래킹 중간 점심식사를 마치자마자 “저의 진로를 찾았다”며 “홍주연 교수(미래교육과)님처럼 사람들과 재미있게 어울려 사는 교수가 되겠다”라고 외쳐 큰 박수를 받았다. 일흔이 넘은 나이로 관광융복합과의 새내기로 입학한 김순오 씨는 “올레길을 걸으면서 병이 나았고 다시 걸을 수 있게 됐다”며 “다음 수업과 그 다음 수업에 참여하는 게 나의 꿈”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변방의 작은 교육 혁명이 큰 울림이 됐으면…”교외 멘토로 참여한 이들도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일행을 인솔한 (사)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은 “길에서 길을 찾으라”는 말로 학생들에게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날 수업에는 주 제주 일본국총영사관 다케다 가츠토시 총영사와 주 제주 중국총영사관 왕루신 총영사도 참여했다. 이들은 수업 방식에 호평을 쏟아내며 유창한 한국어로 학생들과 대화하는 데 기꺼이 동참했다. 김 총장은 앞으로 한-중-일 대학생들이 올레길을 같이 걸으면서 소통하는 ‘런케이션’(배움의 Learn과 휴가의 Vacation을 합친 말)도 계획하고 있다. 또 학생들이 제주도 자연을 보고 걸으면서 솔직하게 털어 놓은 현실적 고민과 미래, 꿈 등에 관한 후기 등을 묶어 책으로 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교육부의 ‘글로컬 30 대학’ 지정사업에 재도전하는 제주대는 대학 내 전공벽을 과감히 허물고 학생의 학습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을 변화의 최우선 기조로 삼았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작업이 이번 수업이다.김 총장은 이런 노력들이 한국 교육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우리 학생들이 피말리는 입시 경쟁 하에서 자기 스스로를 돌아볼 여유없이 얼마나 마음 고생을 하고 힘든 시간을 버텼는지, 살아가는데 있어서 정말 필요한 공부를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 볼 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학 교육이 먼저 학생들에게 인성과 자신감, 목표 의식을 분명하게 심어주는 방향으로 혁신해야 합니다. 우리 학교의 노력이, 제주도의 작은 ‘남풍’이 한국 교육에 큰 울림이 됐으면 합니다.”제주=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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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급 학교, 책상 대신 운동장 체육관에서 하루 시작… 체력 및 사회성 증진…면학 분위기 조성에도 큰 효과

    서울 구로구에 있는 경인고는 매일 아침마다 교내 체육관이 시끌벅적하다. 월~금요일까지 0교시에 배드민턴 수업이 진행되는 것이다.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선택을 하는데, 80여 명 정도가 참여한다. 원서윤 학생(3학년)은 “배드민턴을 하니 살이 찌지 않고 잘 체중 유지가 된다. 점심 식사도 잘하고, 수업 집중도 잘 된다. 같이 운동하는 친구들을 보면 교실에서 잠을 안 자고 깨어 있다. 남학생들하고도 배드민턴을 쳐서 실력이 늘다보니 자신감까지 생겼다”고 했다. 김윤서 학생(3학년)은 “서윤이하고 친해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배드민턴을 같이 하기 전까지는 다가가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단짝이 됐다”고 말했다. 불면증이 심했던 김이솔 학생(3학년)은 배드민턴 아침 운동을 하고 증세가 싹 없어졌다. 김 학생은 “배드민턴을 치고부터 잠을 정말 잘 잔다. 잠을 잘 자니 몸도 좋아지고 기분도 좋다”며 아침 운동에 매우 만족해했다. 경인고는 학생들에게 체육 활동을 적극 장려하는 학교로 잘 알려져 있다. 선임 체육 선생님인 이윤희 교사는 이전에 재직했던 등촌고, 상암고에서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농구 동아리를 만들 수 있게 도와주며, 면학 분위기를 이끌었다. 그는 서울지역 초 중고에 재직 중인 여성 체육 교사 모임인 ‘원더 티처’ 결성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원더 티처’에 가입된 교사들은 1주일에 한 번씩 경인고에 모인다. 이 교사에게 다양한 체육 수업 방법을 배우고, 연습하면서 자기 학생들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다. 0교시 체육 활동은 서울시교육청 주도로 2010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현재 전체 서울시내 초중고 가운데 절반 가량인 570여 학교가 참여한다. 이 교사는 “특히 여학생들의 만족도가 크다. 심지어 나중에 태어날 2세를 운동 선수로 키울 생각을 하는 친구도 있다. 자발적인 참여가 계속 늘고 있는데 건강한 학교 체육의 발전에 중요한 동력이 된다”고 말했다.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10월부터 학교 아침 운동을 보다 활성화시키기 위해 ‘시즌2, 다시 뛰는 아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아침 운동을 통해 사회성을 회복하고, 체력을 기르는 일을 평생 습관이 되도록 만드는 게 목표. 22일부터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교를 대상으로 아침 조식을 지원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성장기 학생들의 건강 증진과 면역력 유지, 학습력 증진 등을 위해서다.부산시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운영 중인 ‘아침 체인지(體仁智)’ 를 보다 활성화시키기 위한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학교 규모와 여건을 고려해 오전 8~8시 50분까지 최소 20~30분 이상체육 활동을 하고, 원하는 요일에 걷기, 줄넘기, 전통놀이 등의 개인 종목과 축구, 농구, 배드민턴 등의 단체 종목 운동을 하는 게 핵심이다.‘아침 체인지’를 주도한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은 체육 활동을 통한 건강한 교육 환경 조성과의 공로로 대한체육회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아침체인지에 참여한 부산지역 학교는 450개였는데, 현재는 580여 개로 늘었다.부산 남도여중은 아침 체인지를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대표적인 학교이다. 아침마다 음악을 틀고 전교생과 교직원이 힐링 워킹이나 댄스, 탁구, 피구 등을 즐긴다. 부산 덕원중은 학교 조례와 1교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학생과 선생님이 함께 줄넘기와 달리기를 한다. 아침 운동에 한 번도 빠지지 않는 학생, 달리기에서 자기 기록을 넘어서는 학생에게는 학교에서 상품까지 준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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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세종 스마트시티’ 구축에 앞장설 사이버 보안 인재 양성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부총장 김영)가 사이버보안 인재 양성을 통해 세종특별자치시(시장 최민호)의 스마트시티 완성에 앞장서고 있다.세종시는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모빌리티 △에너지 △헬스케어 등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 데이터 정보보호 산업 육성을 위해 ‘사이버보안 분야 기회발전특구’를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이에 필요한 사이버보안 인재 양성이 중요하다.고려대 세종캠퍼스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첨단 학과를 신·증설했다. 미래 핵심 성장동력인 모빌리티 산업 선도를 위해 자율주행 등 각종 공학 분야를 융복합한 글로벌 인재 양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지난해 8월에는 고려대 세종캠퍼스와 세종시, 영국 퀸즈대학교 벨파스트가 사이버보안 분야 인재 양성 및 연구를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퀸즈대학교 벨파스트는 1845년 설립된 종합대학으로 영국 명문대학들이 소속된 러셀 그룹의 회원이다. 영국 정부가 운영하는 정보보안센터(CSIT)를 유치, 사이버보안 연구로 유명하다. 이번 협약을 통해 고려대 세종캠퍼스는 세종시의 특화산업을 이끌어 ‘미래전략수도 세종’ 구축에 기여할 인재를 배출할 계획이다.고려대 세종캠퍼스는 과학기술통신부가 주관하는 대학정보통신기술연구센터사업(ITRC) 사이버보안 분야에도 선정됐다. 이를 통해 사이버보안 신기술 확보는 물론 전문인력 양성과 데이터 보안산업의 스마트시티 거점 산업화 지원 및 ‘핵테온 세종’을 공동 주관한다.‘핵테온 세종’은 2022년부터 매년 개최되는 국제 대학생 사이버보안 경진대회이다. 사이버보안 인재 발굴·양성 및 산업 육성이 목적이다. 스마트시티, 인공지능(AI) 사이버보안 신기술 등을 주제로 하는 국제 컨퍼런스와 기업기술(제품) 전시 및 채용박람회도 열린다.고려대 세종캠퍼스는 세종시와 상호협력하며 지·산·학·연을 아우르는 전방위 협력사업을 진행 중이다. 세종시의 안전하고 쾌적한 스마트시티 구축을 이끌고, 미래 인재 양성의 거점 역할을 수행한다.김영 고려대학교 세종부총장은 “사이버보안 대응 역량 강화 및 사이버보안 인재 양성과 발굴을 통해 세종시와 함께 미래전략수도 완성과 글로컬 대학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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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진대학교, 경기 북부 의대 유치 적극 추진

    교육부는 최근 2025학년도 의과대학 입학정원 2000명의 대학별 배정 결과를 발표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의료격차 해소를 위해 수도권(경인지역) 대학에 361명을 배정하고 비수도권 대학에 1639명을 배정했다. 발표에 앞서 국무총리는 의대가 없는 전남지역에 의대를 신설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에 전남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의과대학 신설을 기대했던 대학들은 크게 실망한 모습이다. 전국적으로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 평균이 2.2명이다. 반면 전남지역은 1.7명이다. 이번 정부 발표는 이처럼 의료취약지역에 대한 정부의 의대신설 방침을 기정사실화한 셈이다. 의과대학 및 대학병원 설립·운영에는 약 1조 원이 넘는 재정지출이 예상된다. 그만큼 의대 신설에 대한 객관적이고 명확한 선정기준을 마련하고 투명한 심사절차를 거쳐야만 의료인력 육성에 소요되는 막대한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의대 신설 선정기준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 없이 전남지역의 국립의대 신설 언급은 성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만으로 지역간 의료복지 불균형 해소는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가 주장하는 지역완결형 의료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취약지역에 대한 의대 신설이 반드시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의대 신설을 위해 명확한 선정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 의사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의대가 없는 의료취약지역, 의대와 더불어 병원을 운영할 수 있는 역량여부, 지역에 정주할 수 있는 의료인력 육성 등이다. 의대 신설을 희망하는 대학은 경기북부 대진대, 대전 카이스트, 충남 공주대, 전북 군산대, 전남 목포대·순천대, 경북 안동대·포항공대, 경남 창원대·창신대 등 10곳이 넘는다. 이들 가운데 대진대는 인구 1000명 당 의사수가 제일 적은 경기 북부에 위치하고 있다. 대진의료재단은 현재 500여 병상의 분당제생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또 1500여 병상의 동두천제생병원과 600여 병상의 고성제생병원도 건립 중에 있다. 여기에 의료취약지역에 정주할 수 있는 지역의사 양성, 군사 밀집지역의 군의관 육성 등과 같은 공공의료 성격의 의대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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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신여자대학교, 산업부 주관 정부 지원 2개 사업 선정 쾌거

    성신여자대학교(총장 이성근)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고 한국산업기술보호협회가 지원하는 ‘첨단산업기술 보호 전문인력양성사업’과 ‘기술보호 운영인력 전문화 지원사업’에 잇따라 선정됐다고 25일 밝혔다.‘첨단산업기술보호 전문인력양성사업’은 국내 첨단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지원하는 석·박사 인재 양성 사업이다. 성신여대는 이번 사업 선정으로 5년간 매년 3억 원(총 15억 원)을 지원받는다. 이를 통해 미래융합기술공학과와 융합보안공학 관련 석박사 과정을 운영하며, 산업계 수요맞춤형 인재를 양성한다.이 과정에서는 첨단산업기술보안 위협탐지 및 예방과 사고대응 분석에 필요한 산업보안 전문인력 양성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프로젝트 기반 학습과 다학제 융합 전공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또 SK쉴더스, 안랩, 윈스, 지니언스 등 국내 유수의 정보보호 기업체와 국가핵심기술 및 산업기술을 보유한 다수의 기업 등과 협업도 진행한다. ‘기술보호 운영인력 전문화 지원사업’은 국가 핵심기술과 산업기술 보유기관의 산업 보안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산업 보안 기획과 관리 등에 관해 전문화된 교육과정을 갖춘 국내 대학원이 대상이다. 성신여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기술보호 분야 교육의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올해 선정된 4개 대학 가운데 여자대학으로는 성신여대가 유일하다. 성신여대는 앞으로 1년간 약 1억 5000만 원의 지원받아 융합보안공학과 산업보안전공 석사 과정으로 재직자 전용 특별 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 과정을 통해 입학한 대학원생에게 등록금을 지원하고, 국가 핵심기술 보유 기업과 반도체 및 제조업체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보호 실무를 중점으로 설계한 전문 교육 커리큘럼도 제공한다. 또, 정보통신분야 전문기업인 진인프라, 코어시큐리티 등 국가핵심기술 및 산업기술을 보유한 국내 유수의 기업들과 협업해 ISMS-P 보안컨설팅 및 보안지침문서 고도화 등 산학협력 프로젝트도 추진한다.이일구 성신여대 융합보안공학과 및 미래융합기술공학과 교수는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의 발전에 따라 기술 유출 사고 대응을 위한 첨단산업기술보호 전문인력 양성이 중요해졌다”며 “두 사업을 통해 첨단산업기술보호 전문인력을 적극 육성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한편, 성신여대 융합보안공학과와 미래융합기술공학과는 2022년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ICT 혁신인재 4.0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이어 지난해 8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주관하는 ‘2022년 정보보호 특성화대학 지원사업’에도 선정되는 등 직무 중심의 정보보호 전문 인력 양성 및 우수 인재 배출에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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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세 소상공인에게 스마트 기술 ‘단비’를

    인구 감소,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구인난,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까지…. 오늘날 대한민국의 경영 환경은 혹독하다. 이에 많은 기업에서 키오스크, 디지털 사이니지, 서빙 로봇 등 다양한 스마트 기기를 도입하며 경영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영세한 소상공인에게 기기 초기 설치 비용은 큰 부담이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오영주)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사장 박성효)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스마트기술과 기기 등을 지원하는 ‘소상공인 스마트상점 기술보급사업’을 통해 소상공인 경영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서울과 천안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고위드짐’ 최슬기 대표는 스마트상점 기술보급사업으로 스마트 체형 분석기를 도입해 고객의 체형을 분석한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업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체대를 나오지는 않았지만 평소 운동을 좋아했던 최 대표는 2018년 9월 고위드짐을 개업했다. 초창기부터 늘 양질의 고객 관리를 최우선 가치로 뒀다. 최 대표는 효과적인 1 대 1 PT를 제공하기 위해 나름의 사업 체계를 잡아가며 치열한 헬스장 시장에서 살아남았다. 그러나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 바로 체형 분석 분야였다. 운동 전후 비교를 위해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수기로 분석을 했는데, 좀 더 정확하고 과학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봤다. 최 대표는 인터넷으로 스마트 체형분석기 제품을 알아보던 중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스마트상점 기술보급사업 안내 글을 보고 지원했다. 지원받은 제품은 모티피지오(motiphysio)였다. 이 제품은 골격에 대한 10가지 측정 지표를 제공하는 스마트 체형분석기다. 인공지능(AI) 기술과 빅데이터를 통해 몇 장의 간단한 사진 촬영으로 고객의 자세와 체형을 분석하고 맞춤형 결과 분석지를 제공한다. 스마트 체형분석기는 정면과 측면, 후면에서 촬영한 결과를 종합해 각도 변화량과 체형 등급 변화 등을 전반적으로 알려준다. 이 기기 덕분에 시각적인 분석 자료를 놓고 골반의 틀어짐이나 근육 불균형 등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 체형분석기는 정확한 진단과 분석을 원하는 이 시대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제품입니다. 고객 소통이 한층 더 원활해진 것은 물론이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스마트 체형분석기 덕에 신규 상담이 10%가량 증가했고, 상담 고객의 등록률 또한 상승했다. 올해 최 대표의 목표는 직영점을 몇 군데 더 오픈하는 것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소상공인 스마트상점 기술 보급 지원사업은 테이블오더, 사이니지, 로봇,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등 11가지 항목의 기술을 세분화해 기기 공급가액의 70%(최대 1000만 원 한도)까지 국비로 지원한다. 사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스마트상점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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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 리포터’ 조영구가 ‘1+1 가수’들을 끔찍하게 챙기는 이유[유재영의 전국깐부자랑]

    깐부. ‘같은 편’, 나아가 ‘어떤 경우라도 모든 것을 나눌 수 있는 사이’라는 의미로 통용되는 은어, 속어죠. 제아무리 모든 것을 갖춘 인생도 건전한 교감을 나누는 평생의 벗이 없다면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좋은 인간관계는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깐부들 사이에 피어나는 ‘같이의 가치’를 소개합니다.사는 게 어렵고 힘들 때 먼저 연락하고, 밥이라도 사주고, 용돈이라도 손에 쥐어 주는 친구가 있다면 그 고마움은 헤아리기 쉽지 않다. 인생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다시 살고 싶은 용기가 생길 수도 있다. 인생 밑바닥까지 추락해보면 주변 사람들의 실체가 보인다고 한다. 평생 가까이 지낼 사람과 정리하고 지워야 할 사람이 갈리는 타이밍이다. 이럴 때 자기 것을 기꺼이 내어주는 사람이 있다. 평생 은인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포터이자 MC 조영구(56·영구크린 전무이사)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두 명의 가수 형님들에게 그렇게 불린다. 자신에게는 절대 돈을 쓰지 않는 걸로 정평이 나 있는 그는 스스로를 ‘자린고비’라 말한다. 덕분에 연예계에서 ‘짠돌이’라는 오해도 많이 받았다. 몇 차례 사업에 실패했으나 2008년 ‘조영구 이름에 먹칠 하지 말자’는 각오로 시작한 청소 서비스, 포장 이사 사업은 관련 업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경쟁력 있는 업체로 성장했다. 그런 그가 유독 평생 자기 것을 나눠주고 싶어하는 깐부 두 사람이 있다. 한 명은 트로트 가수 이병철(58), 또다른 한 명은 1994년 국내에 농구 붐을 몰고 온 드라마 ‘마지막 승부’의 타이틀곡을 부른 가수 김민교(57)이다. 조영구에게 두 사람은 수학에서 ‘A=B=C’로 표현하는, 같은 집합처럼 여겨지는 존재다. 그런데 이병철과 김민교는 다르다. 자신들은 ‘조영구’라는 전체 집합에 속해 있는 ‘부분 집합’일분이라고 말한다. ● 거리로 나앉은 형에게 집을 내어 준 영구 “주머니에 10원도 없었어요. 휴대전화만 손에 있었죠. 그 때가 늦가을이었는데 두꺼운 옷 몇 개만 걸치고 공원에 하루 종일 멍하게 있다가 벤치에서 자던 기억 밖에 안 나요.”(이병철) 트로트 가수로 최근 사랑을 받고 있는 이병철의 ‘흑역사’ 시절 이야기다. 가진 것을 모두 잃고, 가족과 주변 사람과도 멀어져 세상 그만 살려고 할 때였다. 중년이 된 지금은 욕심이 과하게 생길 때마다 초심으로 돌아가도록 마음을 컨트롤해주는 소중한 기억이다. 20대 초반 일본으로 음악 유학을 떠났던 그는 하고 싶은 음악 공부에 노래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돈도 꽤 벌었다. 그룹도 결성했다. 사업에도 뛰어들어 라이브카페를 6개까지 운영해봤다. 결혼도 했고, 아들도 얻었다. 잘 나갔던 일본에서의 삶은 한국에 들어오면서 모두 깨졌다. 지인의 제안으로 한국에서 벌였던 사업이 크게 망한 것이다. 일본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이혼을 해야만 했다. 당연히 아들과도 교류도 끊어졌다. 노숙자로 거리에 나앉게 됐다. 세상 쓰레기가 된 처지가 어이없고, 희망도 보이지 않은 그는 세 번이나 목숨을 끊으려 시도하기도 했다. 2005년 말의 얘기다. “노숙자가 되니 알던 사람들이 피하더라고요. 그럴 때 오는 비참함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겁니다.”(이병철)이 때 조영구가 인생 밑바닥에 쓰러진 그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 둘은 1994년 무렵 연예인축구단에서 처음 만난 사이. 이병철은 “쫄딱 망해서 갈 데가 없었는데 영구가 전화를 해서 ‘형, 잠깐 집에 와봐’라고 하더라. 그래서 영구 집으로 갔는데 거기서 5년을 눌러 있었다”고 했다. -돈을 빌려 주는 것도 아니고 집으로 들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제가 가진 것 없이 무작정 서울에 올라와서 일을 할 때, 병철이 형은 일본에서 돈을 조금 벌었거든요. 연예인축구단 초청도 하고, 저한테는 신발도 사주더라고요. 정이 많은 사람이었요. 특히 저한테 잘해줬죠. 그런데 이 형이 삶의 끈을 놓으려고 한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어떻게 가만히 있겠습니까. 마포의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을 때였는데 뒤로 안보고 무작정 형보고 들어오라고 했죠.”(조영구)-아무리 친해도 같이 살다보면 생활 습관도 달라 싸울 수도 있고요…. 형도 동생에게 얹혀사는 부담도 컸을 테고요. “같이 살면서 더 친해지려면 서로가 노력을 해야 하잖아요. 일방적으로 한 사람이 받기만 하면 누가 계속 도와주겠어요. 내 집에 사는데, 내가 어디 외출하고 오면 집이 지저분하고, 설거지도 안 돼 있으면 짜증이 나겠죠. 그런데 형이 고마웠어요. 집 청소도 다 해주지, 빨래해 주지…. 행사를 가면 운전도 해주고요. 형을 보고 사람의 관계라는 건 서로 노력을 해야 잘 유지가 된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냥 형이 우리 집에서 놀기만 하고 밥이나 달라고 했으면 꼴도 보기 싫었겠죠. 병철이 형은 늘 나한테 미안해 했고, 더 잘하려고 하는 마음이 보였어요. 감동을 받게 하니 같이 살지, 안 그랬으면 어떻게 5년을 한 침대에서 같이 잤겠어요. 하하.”(조영구)-그래도 자신을 챙겨주는 동생이 있어서 무척 안심이 되고 뿌듯했겠습니다. “영구 어머님한테 죄송했죠. 어머니가 영구 집으로 오시면 반찬을 해놓고 가시거든요.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어머니 오실 때 같이 있었어요. 그런데 나중에는 ‘영구도 장가를 가야할 텐데…’라는 생각이 들고 미안해지더라고요. 안 되겠다, 나중에는 어머니가 오시기 전에 제가 미리 밖으로 나가 있었죠.”(이병철)“맞아. 저는 형이 집안 일을 해주니까 너무 좋은데, 우리 어머니가 형을 탐탁치 않아 했어요.형을 너무 편하게 생각하니까 장가를 안 간다는 이유였죠. 하하.”(조영구)거처는 해결이 됐지만 조영구는 이병철의 ‘벌이’ 걱정을 안 할 수 없었다. 언제까지 집에만 있으라고 할 수는 없는 일. 형도 동생의 마음을 알아 챘다. 고마운 마음에 조영구의 운전 기사 노릇을 많이 했다. 그런 형을 조영구는 띄워주고 싶었다. 동생 덕에 이병철은 초대 가수가 아닌데도 즉석으로 노래를 부를 기회가 가끔씩 생겼다. “영구가 바람을 멋있게 잡아줘요. 그리고 메인 가수들이 오기 전에 저를 무대에 올립니다. 저는 신나게 다른 가수들의 노래를 불러 버렸죠. 잘 노는 무대 체질인데다 최선을 다해 몸을 던져 노래를 부르니 보던 사람들이 10만 원이든 20만 원이든 팁을 주더라고요.” (이병철) 동생은 형이 노래를 포기 안했으면 했다. 의지를 보고 싶었다. “형이 세상과 인연을 끊을 절박한 상황까지 갔으니까, 저로서는 무조건 이 형이 다시 노래를 하도록 돕고 싶었죠. 저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무작정 돈을 주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돈이 있으면 힘든 시간을 넘길 수는 있지만 잠깐입니다. 궁극적으로 형이 가수로 돈을 벌도록 하는 게 제가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행사가 있으면 같이 가자고 하면서 형을 무대에 올렸죠.”● “돈으로 도와주는 우정은 오래 못 가” -그러다 형의 음반을 제작해준 거군요?“내 노래가 있으면 무대에 올라가서 자신감도 생기고, 그러면 보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도 있죠. 대접도 달라집니다. 이것이 병철이 형의 길이었어요. 그 길을 뚫어주고 싶었어요.”(조영구)“영구한테 고맙죠. 정말 행사장을 다녀보니 음반이 있고 자기 노래가 있는 사람은 아무리 무명 가수라고 해도 한 50만 원은 받아요. 그런데 다른 가수들 노래만 부르면 몇 곡을 불러도 10만 원도 못받습니다. 잘 아는 영구가 ‘형 음반은 하나 있어야 되겠다’고 밀어 부쳤죠. ”(이병철)그래서 조영구는 2007년 이병철을 중심으로 3인조 혼성그룹 ‘쓰리쓰리’를 결성하고 앨범 제작을 했다. 제작비를 다 댔다. 본인도 멤버로 합류했다. 같이 무대에 서주면 사람들이 이병철의 이름을 더 알아줄 것 같았다. 앨범이 잘 됐으면 더 좋았겠으나, 일단 동생 덕에 스스로 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문턱을 넘어갈 수 있었다. 동생의 지원으로 열심히 팔도를 누비는데 또 갈 곳이 없어졌다. 조영구가 결혼을 하면서 5년 동안 살았던 집을 나와야 했던 것. “영구 네가 나 앨범 만들어준다고 1억 4000만 원 까먹고, 그걸 만회하려고 주식 투자했다가 13억 원인가를 날렸잖아. 고마움의 연속인데, 영구가 결혼할 때 막상 내가 갈 곳이 없었는데 또 집을 마련해줬어요. 사실 영구가 결혼한다고 했을 때 서울 양천 쪽에 반 지하방, 보증금 500만 원, 월 40만 원 짜리 방을 얻었어요. 영구가 ‘형은 집 어떻게 하기로 했냐’고 물어봐서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너나 결혼 준비 잘해’라고 했죠. 그런데 영구가 다음날 여의도에 아파트 전세 계약을 했더라고요. 저 때문에.”(이병철)“형이 갈 데가 없는데 월세방 구했다고 하니 또 마음에 뭐가 계속 걸렸죠.”(조영구)“저도 영구가 신경 쓰여서 빨리 월세방이라도 잡은 건데…. 신혼인데 아내한테도 잘해야 될 때라 신경끄라고 했죠. 영구는 와이프한테도 얘기 안하고 집을 잡아놨더라고요.”(이병철)“형. 그 당시 1억 원이면 큰 돈이에요. 하하.”(조영구)“맞아, 그런데 재밌는 게 또 있어. 원래 영구 마포 아파트로 처음 들어갈 때 사정이 힘든 작곡가 한 명을 데리고 갔어요. 그런데 여의도 들어갈 때는 한 명이 더 붙어 왔었어. 하하. 여의도 아파트는 방 2개에 거실이 있었잖아. 집을 옮기자마자 몇 번 안 본 연예 매니저가 전화가 온 거야. ‘여기 한강고수부지인데 어디 갈 데가 없다고 죽고 싶다’는 거야.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또 데리고 들어 왔지. 외면할 수 없더라고. 영구 네가 ‘형, 일단 데리고 와’라고 해줘서 너무 고마웠었어.”(이병철)“하하. 여의도 집은 형한테 준거니까 알아서 하라고 한 거죠.”(조영구)“영구가 그렇게까지 배려해주는데 열심히 안 살 수 없겠더라고요. 영구에게 감사하면서 살았죠. 그런데 언젠가 민교가 ‘형, 나 아무리 혼자 해도 안 뜬다. 형이 행사를 많이 다니니까 같이 노래를 해보자’라며 도와 달라 그러더라고요. 별 수 있나요. 영구한테 받은 마음, 나도 써야 했죠.”(이병철) ● 전성기 다시 찾고자 노력하는 형들 … 동생이 평생 도와줘야할 이유 솔로 가수로 ‘미스터리’, ‘보고 싶다 내 사랑’, ‘오빤 강북 스타일’ 등을 꾸준하게 내놓다가 2016년 ‘인생 뭐 있나’는 곡으로 조금씩 인기를 얻기 시작하던 이병철은 2019년 ‘국민 MC’ 유재석의 트로트 가수 아바타인 ‘유산슬’과 같이 한 예능방송에서 고속도로 휴게소 공연을 펼치며 존재감을 세상에 다시 한 번 알렸다. ‘고속도로 휴게소 싸이’라는 별명도 생겼다. 조영구의 도움으로 행사 전문 가수로 ‘홀로서기’는 제대로 했다. 동생 때문에 되찾은 감을 이제는 한 살 터울 동생 김민교를 위해 쓰고 있다. 김민교의 제안으로 둘은 그룹 ‘원 플러스 원(1+1)’을 결성해 한 몸처럼 활동 중이다. 2022년 첫 싱글 앨범 곡으로 발표한 ‘휴게소’는 제법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열심히 달렸다면 쉬어 여기서 놀다 가시게세상사 피곤하면 쉬어 어서와 맛 좀 보시게인생 바쁘다고 말하시지만 잠깐 쉼표 한번 찍자고 Oh Oh웃기만 해도 모자란 세상 인상 풀고 어서옵쇼내가 그대만의 휴게소 인생길 막힐 땐 휴게소내 님 달래줄 땐 휴게소 비비비 비비고 지지지 지지고난 너의 휴게소서산에 가면 어리굴젓 가평엔 잣 막걸리광천에 가면 새우젓 사천엔 왕 돈가스인생 바쁘다고 말하시지만 잠깐 쉼표 한번 찍자고 Oh Oh웃기만 해도 모자란 세상 인상 풀고 어서옵쇼내가 그대만의 휴게소 인생길 막힐 땐 휴게소귀에 쏙쏙 박하는 노래에 맞춰 둘은 고속도로 휴게소 공연에 특화된 가수 컨셉으로 밀고 나갔고, 조영구도 무릎을 쳤다. 조영구과 함께 연예인축구단에서 처음 만난 둘의 삶의 궤적을 들여다보면 희한하게도 비슷하다. 둘 모두 죽다 살아난 시점이 2005년 말이다. ‘마지막 승부’ 한 곡으로 스타가 된 김민교는 2005년, 11년 만에 가수로 복귀했다가 그해 12월 위암 선고를 받았다. 오랜만에 스타일을 바꾼 세미 트로트로 복귀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마지막 승부’ 에 이은 제2의 전성기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사느냐 죽느냐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마지막 승부’로 지상파 방송 가수상도 받았고 잘 나갔죠. 그 당시 병철이 형도 일본에서 좋을 때였거든요.”(김민교)“희한해. 민교가 암이 걸릴 무렵에 나도 노숙자가 돼 세상에서 떠나려고 했고. 신기하게 인생 궤적이 똑같았어요.”(이병철)지금도 둘은 엇비슷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본다. 이병철은 “영구가 형들을 아직까지 물심양면으로 돕는 것을 보면, 나나 민교가 여전히 정상적인 인생 궤도에 안착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병철은 “나도 크게 히트를 친 노래는 없고, 3곡 정도가 보통 수준으로 떴다고 말할 수 있다. 민교도 ‘마지막 승부’를 30년 가까이 우려먹고 있다. 하하. 그러다보니 다른 신곡을 발표했는데도 알아주는 사람이 거의 없다. ‘임팩트’가 너무 강해서…”라고 했다. 같은 생각에 김민교는 형에게 SOS를 쳤고, 의기 투합을 해서 ‘원 플러스 원’이 탄생했다. 김민교는“병철이 형과는 에너지가 비슷하다. 그래서 같이 뭉치면 시너지 효과가 크겠다 싶었다”고 했다. -너무 오래 ‘마지막 승부’ 의 울타리에 갇혀 있던 건 아닐까요.“저나 영구가 보는 민교는 그런 성격이 아니에요. ‘나 옛날에 ‘마지막 승부’로 잘 나갔었는데 인정 안 해줘?’ 라며 어깨에 힘주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거에요. 그러니 저랑 ‘원 플러스 원’ 도 하죠. 빨간 양말도 신고 춤도 추잖아요. 고급스럽게 ‘마지막 승부’ 한 곡으로 평생 ‘가오’ 잡을 생각은 전혀 없어 보여요. 민교가 혼자 이미지 바꾸려고 노력 많이 했어요. 그럼에도 민교의 새로운 노래에 사람들이 귀를 열어주지 않더라고요.”(이병철)“혼자로는 벅차서 병철 형과 함께 둘이 ‘마지막 승부’를 넘는 인생의 마지막 승부를 해보겠다는 거죠. 형과 둘이 ‘마지막 승부’를 부르면 예전보다 더 힘있게 부르는 것 같아요. ‘내 전부를 거는 거야. 모든 순간을 위해~’ 라는 가사가 지금 저에게 해당되는 얘기인 듯 해요.” (김민교)● 자기 벌이를 3분의 1로 또 나눠 챙겨주는 동생듀엣이 나선 형들이 일을 더 할 수 있도록 조영구는 이제 자기 일도 똑같이 3등분한다. 돈도 똑같이 나눈다. “영구는 어떻게 해서라도 자기 행사가 생기면 ‘원 플러스 원’을 끌고 가려고 해요.”(이병철)“예를 들어 행사 섭외가 왔는데 저한테 300만 원을 준다고 하면, 저는 셋이 가서 다양한 재미를 드릴테니 100만 원씩 받겠다고 하죠. 같이 행사하면 재밌고, 형들도 일하고 돈 벌어서 좋잖아요. 만약에 행사 주최 측에서 저희 비용을 못 맞춰준다고 하면….”(조영구)“저희가 열심히 해서 팁이라도 받아가겠습니다고 하죠. 하하.”(김민교)“영구가 가자고 하면 가는 겁니다.”(이병철)동생이 중심이 되서 죽이 잘 맞는다. -최근에 보니 무릎 줄기세포 광고에도 세 분이 나오던데.“공치사가 아니라 이 광고도 저만 찍기로 되어 있었어요. 1억 원을 받기로 했었죠. 그래서 또 똑같이 나눴죠.”(조영구)● 무연고 어르신 장례 봉사하려는 ‘우리’함께 해서 좋고 잘 풀리니, 다른 사람을 도울 마음도 커진다. 조영구나 이병철은 둘 다 어렵게 자랐다. 평생 노래를 하고 행사해서 돈 버는 것도 좋은데, 봉사로 받은 걸 돌려주고 싶어 한다. 당연히 김민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조영구는 18년 전 ‘행복나눔연예인봉사단’을 조직해 요양원, 경로당, 장애인 단체를 찾아다니면서 피자를 대접하고 위문 공연을 했다. 어르신들이 의외로 피자를 접해본 적이 없어 맞춤 봉사를 했다. 조영구는 피자 회사 모델을 하면서 받아야할 1억 원을 받는 대신 피자를 구울 수 있는 트럭을 달라고 했다. 그리고 그것을 끌고 봉사를 다녔다. 취약 계층 어르신을 자주 접하다보니 이들에게 꼭 필요한 봉사를 또 하게 됐다. -앞으로 장례를 치러준다고 들었습니다. “불우한 어르신들을 보면, 자식들도 먹고 살기 어려우니까 손을 벌리지 못하셔요. 그래서 돌아가실 때가 되도 ‘나는 가족이 없다’고 하십니다. 무연고 어르신이 되는 겁니다. 서울시에서는 무연고 어르신에게 생활지원금이 나옵니다. 서울시에만 무연고 어르신이 18만 명이나 된답니다. 아셨어요?”(조영구)-무연고 어르신들이 세상을 떠나면 장례는 어떻게 치를까요?“18만 명 어르신은 결국 자식이 장례 치를 능력이 안 된다는 겁니다. 어르신들이 알아서 자식들을 포기한 거 아니겠어요? 무연고 어르신들이 돌아가시면 민간단체가 시신을 인수 받을 수는 없어요. 서울시 관할입니다. 서울시는 장례업체에 돈을 주고 의뢰를 하는 거죠. 그러면 장례업체는 시신을 모아 화장을 하죠. 저희가 양로원 등에 가면 어르신들이 ‘나 죽을 때 장례 치러줄 사람이 없다’고 말씀하세요. 그래서 우리가 장례 지원을 해야겠다고 한 거예요. 이 얘기를 하면 어르신들이 엉엉 우세요. 어르신께서 ‘행복나눔 연예인 봉사단’에 장례 신청을 하고 자식 연락처를 주면, 저희가 전화를 해서 부모님이 돌아가실 때 장례를 대신 치러드리겠다며 연락을 달라고 합니다. 연락이 오면 시신 화장 절차를 잘 밟아서 자식들이 원하는 대로 마무리해드리는 거죠. 연예인 봉사단이 자식까지 불러서 장례를 치러준다고 하면 마음이 편하실 거예요. 평생을 힘들게 사신 어르신들의 가시는 길이라도 편안하게 보내드리고 싶은 마음에서 이 봉사를 하려고 합니다. 자신이 죽고 난 이후 장례를 걱정하는 어르신들이 계속 눈에 밟혀요.”(조영구)24일 ‘행복나눔 연예인 봉사단’은 서울시로부터 사단법인 인가를 받았다. 장례 지원을 위한 기금 모금, 후원 유치 활동에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조영구는 봉사단의 이사장으로, 이병철은 단장, 김민교는 부단장이다. 다음 달 2일 봉사단은 기부콘서트를 연다. 조영구는 “셋이서 고독사하는 어르신들의 ‘인간다움’을 꼭 지켜드리겠다”고 말했다. ● “영구를 지키기 위해 인기와 신용을 쌓겠다”연예인 최고의 마당발이라고 알려진 한 조영구에게는 소위 잘 나가는 스타 절친이 많을 것 같다. 이병철과 김민교도 넓은 인맥 중의 한 명으로 볼 수도 있다. 정작 조영구는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조영구는 연예 리포터로 각광을 받던 시절에 오히려 사람에게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는 대한민국 최고의 연예인들만 만나는 전문 MC였다. 리포터가 ‘조영구’여야 인터뷰를 하겠다는 톱스타들이 많았다. 그러나 아픈 속사정이 있었다. 연예 리포터로 할 일을 제대로 하면 할수록 그는 연예인들의 기피 대상이 됐다. 조영구만 나타나면 연예인들이 자리 정리하고 피해다녔다고. 이 때부터 자기보다 어려운 동료, 후배들에게 마음을 쓰게 됐고, 순수한 이병철과 김민교의 풀리지 않는 삶이 너무 안타까워 자기 인생으로 끌어 들였다. -잘 나가는 톱스타들과도 오래 절친한 관계를 유지해왔을 것 같았는데….“1994년 SBS 전문 MC 공채 1기로 286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갔죠. 14번 방송국에 떨어지고 15번째 시험에 합격한 거였어요. ‘한밤의 TV 연예’라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었는데 1년 동안 안 시켜줬어요. 1년 만에 기회를 받아서 첫 인터뷰를 하고 다시 기회를 안 줘서 힘들어 하고 있는데 3주 째에 서초동 법원으로 오라고 그러더라고요. 그 때부터 연예인들의 마약, 음주운전 등 사건사고 현장을 찾아다녔죠. 해당 연예인들로서는 좋지 않은 뉴스잖아요. 저는 신문에 난 것을 바탕으로 현장을 찾아가서 인터뷰하고 촬영하는 정도였어요. 그런데 나중에는 톱스타 연예인들 사이에서 제가 연예인들의 뒤를 심하게 파헤치고 다닌다는 소문이 돌더라고요. 방송에서는 제가 사건사고 내용도 리딩을 하니까 오해는 더 쌓여갔고요. 이후로 연예인들이 저를 만나면 불편해하고 힘들어했어요. 사람들, 연예인들 많은 자리에서 제가 보도한 스타들한테 공개적으로 면박 당한 적도 많고…. 연예 프로 기능상 어쩔 수 없이 한 건데 그러면서 저도 위축이 되고 사람을 피하게 되더라고요”(조영구)-편하고 의지가 되는 사람들에게로 시선을 돌렸겠습니다. “잘 나가는 톱스타들과 매일 지냈다면 어렵고 힘든 사람들 보살피고 도울 여유가 없었을 거에요. 제가 얻은 유명세로 도울 수 있는 착한 동생, 선후배들이 보였어요. 병철, 민교 형 둘도 너무 좋은 사람들이고 착하니까 도와주고 싶었죠.”(조영구) -본인도 살면서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할 때도 있잖아요. 마음이 복잡한 상황도 생기고요. “힘든 건 스스로 많이 이겨냈죠. 예전에 주식으로 많은 돈을 날리고 힘들 때, 또 연예계 활동하면서 나에게 누명이 씌워질 때, 누구 붙잡고 술만 마셨어요. 억울하고 분해서. 그런데 몸과 정신이 무너지더라고요. 그 때 알았어요. 힘들 때 자꾸 무엇에 기대면 안 되겠더라고요. 이제는 힘든 일이 생기면 혼자 산에 가거나 교회 가서 한참 앉아 있곤 해요. 또 지하철을 타고 많이 걷기도 해보면서 마음의 정리를 해요. 결국 내 문제를 해결하는 건 나밖에 없다라는 겁니다.”(조영구)형들 입장에서는 동생에게 도움도 받았으니, 막상 동생에게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는 발벗고 뭐든 하고 싶을 거다. -홀로서기 잘한 동생이 대견하고 대단해보이겠지만 한편으로는 어려움이 보이기도 하죠? “안쓰럽고, 가끔씩 고독하고 외로워하는 모습이 보이죠. 그런데 저나 민교가 영구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그냥 걱정이 되면 ‘괜찮냐’고 물어보는 정도죠. 영구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까, 본인도 그렇게 생각할 거예요. 민교나 저는 영구가 어디 갈 때 함께 가주고, 재밌게 해주는 것 밖에는 없어요. 사람들이 살다보면 잘 나갈 때 억울한 상황이 생기기도 하잖아요. 만약 영구가 그 상황에 처해있다면 우리가 나서서 대변해주고 바로 잡아줄 수도 있겠죠. 그런데 제가 사회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도 있고, 인기가 있어야 사람들에게 내 얘기가 설득력이 있을 것 아니에요? ‘조영구 씨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제가 사람들에게 믿게 하려면 신용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그것을 민교나 제가 쌓아가야죠.”(이병철)-셋이 모이니까 서로 감사하다는 말을 자주 하는 것 같습니다. “형들에게 감사한 건 ‘제가 뭐 하자’고 했을 때 ‘싫어, 안 돼’ 가 없다는 거예요. 봉사 활동도 그렇고 무조건 형들이 저를 따라준다는 자체가 고맙죠.”(조영구)“영구야, 사람은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을 네가 알려줬어. 영구하고 지내면서 느낀 게 있어요. 예전에는 사실 세상이 원망스럽고 나한테 거짓말하고 사기친 사람들이 참 미웠거든요. 영구를 보면서 ‘준비를 못한 내 욕심이 컸고, 내 잘못이 크다’는 생각으로 바뀌더라고요. 사업에 망할 때 당시 내 그릇은 작았는데 너무 큰 것을 넣으려고 하니 잘못된 거였어요. 콩을 심어놓고 팥이 나기를 기다린 거죠. 그래서 나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더 힘들었던 거고요. 영구 때문에 깨우쳤어요. 그것마저도 감사해요.”(이병철)형들이 동생을 동생으로 보지 않는다. 관계가 특별하다. 무조건 동생이 중심이다. 형들이 동생보다 살아가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인정한다. 동생보다 모자른 부분이 많다는 것을 오히려 자랑한다. 그러니 동생이 하자는 일에 토를 다는 법도 없다. -왜그런지 이해는 됩니다. 떼어 놓을래야 떼어낼 수 없어 보이네요. “ ‘영구 사단’이죠. 영구가 가장 최상위에 있는. 하하. 민교나 영구를 높이 평가하는 주변 사람들한테 항상 이런 얘기를 해요. 늘 영구가 우대 받아야 한다고요. ‘영구 덕에 너희들이 이만큼 왔으니까 항상 영구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곁에 있자’는 거예요. 영구가 많은 사람을 살린 덕을 발판으로 이 사회에 더 건강하고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큰 프로그램을 맡았으면 해요. ”(이병철) “아무도 안 알아주는 봉사까지 같이 나서주는 형들이 저의 진정한 ‘깐부’죠. 민교 형은 ‘마지막 승부’에 걸맞는 불후의 명곡을 불렀으면 해요. 병철이 형도 불멸의 히트곡을 가질 수 있도록 제가 노력을 해야죠. 저는… 형 말대로 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긴 했는데….”(조영구)“뭐였는데?”(이병철-김민교)조영구는 아쉬움을 크게 삼키며 답을 했다. “전국…노래자랑 MC요…” (조영구)바람이 이뤄졌다면 ‘전국깐부자랑’ 이 급격하게 ‘전국영구자랑’ 이 될 뻔 했다. 그래도 형들은 동생을 더 띄워 달라고 했을 거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4-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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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수학교육학회 주최 동아일보 후원… 2024년 전기 제48회 한국수학인증시험(KMC) 실시

    2024년 전기 제48회 한국수학인증시험(KMC)이 5월 19일 일요일 전국 20여개 고사장에서 치러진다. 한국수학교육학회가 주최하고 동아일보사가 후원하는 이 대회는 기초과학의 근간이 되는 수학 성취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이공계 우수인재의 발굴 및 육성을 위해 시행되는 전국 단위 시험이다. 1999년 첫 대회 시행 이후 매년 연 2회 시행되고 있으며 전기 대회는 5월 예선 6월 본선을, 후기 대회는 11월 예선 12월 본선 대회를 시행하고 있다. 초중고 학생을 응시 대상으로 하는 한국수학인증시험은 단답형 주관식 30문항이 출제되며 120분의 응시 시간이 주어진다. 해당 학년의 교과 범위 내에서 교과 기본 및 심화, 경시형 사고력 문항이 출제되며 본인 학년의 시험으로만 응시할 수 있다. 수학적 재능과 흥미를 가진 학생들에게 본인의 전국 위치를 확인하고 결과 분석을 통해 학습전략을 재정립해 볼 수 있는 기회다. 한국수학인증시험 예선에서 전국 또는 지역 상위 15% 이내의 학생에게는 한국수학경시대회 본선 진출권이 부여된다. 본선 대회는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고사장 및 대전, 대구, 부산, 광주, 제주 고사장에서 시행되는데 전국 백분위뿐 아니라 지역 백분위 성적 우수자에게도 본선 진출권을 부여해 지방권 학생의 수상 기회를 넓혔다. 본선 시험은 서술형 주관식 6문항을 120분 동안 푼다. 정답과 풀이 과정을 모두 평가받는 경험을 통해 수학적 논리력과 사고력을 신장시킬 수 있다. 본선 응시 결과에 따라 개인 부문에는 대상, 금상, 은상, 동상, 장려상을 수여하며 단체 부문에는 지역별 최우수학교상을 수여한다. 대회는 수학 능력을 확인하고, 고난도의 사고력과 논리력을 요구하는 문제들을 경험해보면서 수학 실력을 한층 성장시킬 기회가 될 것이다. 대회 원서 접수는 이달 18일부터 전국 종로 아카데미 지정 접수처 및 인터넷으로 할 수 있다. 전국 주요 시, 도에 약 20여개의 고사장이 개설되어 접수 시 희망 고사장을 선택해 응시할 수 있으며 각 고사장은 선착순으로 조기 마감될 수 있다. 대회 관련 문의는 전화 또는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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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사이버대학교, 글로벌 교육 한류 이끈다… 美·日·英 비롯 12개국 뇌교육 센터와 산학협력

    국내기관과의 활발한 산학협력 교류에 이어 해외 대학과 협약 잇따라글로벌사이버대는 지난해 해외 유수 대학을 비롯한 국내외 50여 개 기관과 산학협력 협약을 맺으며 온오프라인 교육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를 맞아 K-교육 선도대학으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사이버대는 인도 힌두스탄공대와 인도네시아 비누스대와 학점 교류 협약을 맺고 K-원격 교육 협력 모델을 수출했다. 또 미국 뉴질랜드 일본 스페인 영국 프랑스 벨기에 슬로바키아 스웨덴 러시아 캐나다 엘살바도르 등 12개국에 글로벌 뇌 교육 센터를 구축해 K-교육을 알리고 있다. 이달 18∼19일에는 일본 교토예술대와 학점 교류 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지구시민 운동을 주도하는 ECO Japan과 지구경영 융합전공 운영을 비롯해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협약식을 열고 일본과의 산학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사이버대는 대학 특성화 영역인 뇌 교육에서 세계로 확장하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2022년 일본 글로벌뇌교육센터와 뇌 교육 세계화를 위한 공동 협약을 맺고 일본어판 ‘뇌교육 명상’ 강의를 공동 개발하는 데 이어 이달 19일에는 뇌교육 명상 비(非)학위 과정 운영과 뇌 교육 세계화를 위해 산학협력 특임교수 8명을 위촉했다. 홍익인간 철학 담은 뇌 교육… 세계에 보급글로벌사이버대는 2010년 세계 최초로 뇌 교육 4년제 학사 과정을 신설해 한국이 21세기 뇌 활용 분야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세계에서 유일한 뇌 교육 특성화 대학으로서 생애 주기별 뇌 활용 전문 인력 양성 체계를 구축하고 유아 두뇌 발달, 아동·청소년 두뇌 훈련, 성인 역량 계발, 중장년 치매 예방 훈련 등의 뇌활용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아울러 뇌 교육 석·박사 과정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설했다. 석·박사 과정은 같은 학교 법인인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다.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에서는 영역별 전문 트레이닝과 사례 연구 등을 통해 연구 역량을 갖춘 뇌 교육 전문가를 배출하며 국가 공인 브레인 트레이너 자격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사이버대는 뇌 교육 역량을 인정받아 엘살바도르 정부로부터 ‘호세 시메온 까냐스’ 상을 받기도 했다. 뇌 교육을 엘살바도르 1300여 개 공립 학교에 도입해 교직원과 학생의 심신 건강을 지키고 자존감을 높이는 효과를 유도해 학교에 평화를 중시하는 문화를 조성한 공로를 인정받았다.가장 많은 K-pop 아티스트가 다니고 있는 한류 선도대학실용 학부 중심 교육부 인가 4년제 원격 대학 글로벌사이버대는 방탄소년단(BTS) 7명 중 6명의 모교다. 현재도 국내 대학 가운데 K팝 아티스트가 가장 많이 다니고 있다. 영국의 한 교육 전문 사이트는 글로벌사이버대를 “한국에서 가장 새롭고 혁신적인 대학에 속한다. 저렴한 학비뿐 아니라 창의적인 개인을 양성하고 모든 학생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몽골 국립예술문화대와 문화 예술을 비롯한 여러 분야 협력을 약속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학생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는 더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조직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공병영 총장은 올 1월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지구 경영 국제 워크숍’에 참석해 미국 IBE 지구경영대학원, 바디앤브레인, 일본 일지브레인요가, 뉴질랜드 ECO 등과 ‘K-미네르바 글로벌 프로젝트’를 위한 협약을 맺었다. 글로벌사이버대는 2024학년도 2학기 신·편입생을 6월부터 모집할 예정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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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도고 재전환 후 첫 졸업생들… 코레일 서울교통공사 등 줄줄이 입사

    1986년 국립철도고 폐교 이후 용산공업고로 전환해 공업계 특성화 교육을 담당하다 35년 만인 2021년 고교 과정에서 철도 인재를 육성하는 학교로 재전환한 용산철도고가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많은 기대와 우려 속에 공교육 틀에 맞게 철도 관련 교육 과정을 개편한 용산철도고 졸업생들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먼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고졸 경쟁 채용에서 차량 직종 전체 합격생 10%를 배출했다. 또 서울교통공사, 서울시청, 서울시교육청 공무원은 물론 대기업 취업생을 배출했다. 특히 자동차과 졸업생 절반 이상은 독일계 차량 정비 연합 아우스빌둥(Ausbuildung) 프로그램에 합격했다. 코레일에서는 해마다 특성화 고교장 추천 학생을 공개 채용한다. 일반 특성화 고교에서는 합격생을 1명 배출하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용산철도고는 추천 학생 대부분을 합격시켰다. 더욱이 코레일이 2023년도 채용 인원을 기존 200명 안팎에서 크게 줄였음에도 학생들 열망과 열정적인 선생님들 지도로 이룬 성과다.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 시흥차량사업소에 근무하게 된 이 모 군(용산철도고 졸)은 “어릴 때부터 철도 기관사를 꿈꿔 왔는데 중학교 3학년 진로 시간에 용산철도고 이야기를 듣고 진학했다”며 “3년 간 향후 진로를 두고 고민을 했지만 공기업 고졸 채용에 도전하지 않았다면 후회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 군은 “5년이 지나도 나이가 20대 중반이기에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면서 “이처럼 꾸준히 자신의 진로를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 고졸 채용의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용산철도고는 국립철도고 출신 선배들과 철도 관련 종사자들의 애정과 관심을 받으며 지역과 공단의 철도 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개발한 한국형 틸팅 열차 ‘한빛200’을 기증받기도 했다. 용산철도고는 인프라와 기자재가 필요한 철도 분야 특성화고로서 교육부 주관 협약형 특성화고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마이스터고교가 산업 수요 맞춤형 고교로서 특수목적고 지위를 갖고 전교생이 특정 산업 분야 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것과 달리 협약형 특성화고는 일반 직업교육을 실시하는 특성화고 학생들이 특정 분야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한다. 협약형 특성화고는 사회 진출을 위한 다양한 진로를 탐색하고 맞춤형 취업을 하는 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백해룡 용산철도고 교장은 “철도처럼 국가 기간 인프라이면서 대규모 재정이 필요한 산업분야 인재를 육성하는 용산철도고에 협약형 특성화고 프로그램을 적용한다면 실질적인 교육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철도 분야 진출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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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당은 높낮이 없는 관계를 가르친다”… 무너진 공교육 제자리 찾게 하는 ‘착한’ 교육

    “서당은 잘난 사람 길러내는 교육을 하지 않습니다. 관계를 잘 맺는 사람이 서당의 인재상입니다.” 치열한 대학 입시 경쟁 구도 하에 놓인 우리의 학생들은 기계적 학습과 진학 위주 교육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 학생들은 공교육과 사교육을 넘나들며 내신 등급 올리기와 시험 점수에 목숨을 건다. 학생 뒤에서 부모가 열심히 등을 떠민다. 뛰어놀고, 운동하고, 친구를 사귀어야 할 유년-청소년기에 수학, 영어 문제를 하나라도 더 맞추고, 안 틀리려는 훈련에만 매진한다. ‘나’라는 존재의 특별함을 찾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 성적과 대학 간판으로 인생의 성공과 실패가 규정된다. 인성과 예의, 공감, 배려가 사람 평가의 틈에 들어갈 여유가 없다. 위기에 빠진 교육의 대안을 논의하는 차원에서 서당의 교육 목표와 방향이 주목받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전통서당문화진흥회(이사장 박성기, 이하 진흥회)’는 서당 문화와 예술 문화의 계승 및 국민 인성 함양을 목적으로 전국에서 전통 서당을 운영하는 훈장과 각계 지도자들의 뜻을 모아 2011년 창립한 비영리 공익 단체다. 최근 직접 찾아가는 여러 교육 프로그램 사업을 통해 ‘인의예지(仁義禮智)’를 바탕으로 서당 교육의 가치를 알리고 확산시키고 있다. 13일 진흥회에서 만난 한재우(50) 사무총장은 관계가 서당 교육의 핵심이라면서 “사람의 인격이 그 사람의 인생임을 알려주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을 지낸 고 ‘해평’ 한양원 선생의 아들이다. 현재는 종로국제서당 훈장도 맡고 있다. 한 사무총장과의 일문일답. ‘앎’을 ‘삶’으로 실천하는 교육이 핵심… “그것이 인격이고, 곧 인생이다”-‘서당’ 하면 아직도 고리타분하다는 인식이 있다. “옛 조상들의 살폈던 좋은 가치들이 있으니, 우리가 그것을 잘 지키고, 따르고, 이 시대에 살려보자는 건 좋은데 그걸 넘어서야 한다는 점에 공감을 한다. 여기서 고민이 많다. 그런데 분명히 가야 할 길은 보인다. 기능적인 공부에 매달리는 학생들은 분명 다른 공부에 대한 갈증이 클 거다. 그 갈증을 채워줘야 하는 서당의 시대적 교육 역할이 있다고 본다.”-어떤 역할일까. 대학 간판과 직업, 연봉으로 사람의 가치를 정해버리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주소다. 인성과 예의가 뒷전으로 밀렸다. “서당이 지향하는 교육은 ‘앎’을 ‘삶’으로 잘 실천해 좋은 사회를 만드는 축이 되라는 것에 있다. 핵심은 ‘관계’다. 배운 지식을 잘 살려 관계를 잘 맺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사회는 건강해진다. 올바른 관계 형성에는 상대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이 바탕에 있어야 한다. 서당 교육의 인재상을 맛으로 표현하면 단맛, 짠맛, 쓴맛, 신맛 등을 다 담아낼 수 있는 맹물이라 할 수 있다. 맹물은 맛이 없지만, 다른 맛이 본연의 맛을 낼 수 있게 해준다. 맹물이 곧 참다운 사람이다. 인성과 예절이라 하는 것도 결국은 관계 안에 있다. 인성 좋고, 예절 바르다는 건 결국 그 사람의 존재로 가족과 사회가 따뜻해지고 갈등이 완화된다는 걸 의미한다. 시대가 아파하는 병, 문제에 대해서도 같이 아파할 수 있다.” - 서당 교육 체계에서는 개인의 인생 목표 설정이 다를 수 있겠다. “언젠가 대학에 다니는 여성이 초등학교 2학년인 조카하고 나누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23살 이모하고 조카가 바라는 꿈이 똑같더라. 직업을 꿈으로 봤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의대에 들어가 의학 기술을 배웠다고 해서 의사는 아니다. 환자를 대하는 태도 등의 가치까지 포함해서 세상이 ‘의사’라고 보는 거다. 직업인은 통합적 관계의 사고에서 사람과 현상을 봐야 한다. ‘내 밥그릇’ 논리를 가진 직업군의 일원으로 사회에 나가면 갈등 요소다. 서당은 관계를 직업과 꿈으로 연결하는 교육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서당은 공익 인재 기르는 공교육의 보완재… 공교육은 사교육 흉내 내서는 안 돼-공교육에서 서당이 하고자 하는 교육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학원 등 사교육이 입시 경쟁에서 남을 이기는 기술을 가르치는 구조로 가는 것은 어쩔 수 없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공교육이 사교육을 따라가는 건 좋지 않다. 공교육에서 ‘공(公)’이라는 건 ‘더불어 함께’다. 이 가치를 가르치는 방향으로 공교육이 가야 한다. 판사, 검사, 의사 등도 이런 환경에서 배출되는 게 맞지 않나 싶다.”-반쪽으로 갈라져 극한 대립만을 일삼는 정치권을 보면, ‘관계’의 가치는 실종된 듯하다. 정치는 정말 다양한 ‘관계’가 잘 소통하도록 돕는 윤활유 역할을 해줘야 하는 게 아닌가. “정치에서 ‘정(政)’은 바로 잡는다는 것이다. 바로 잡으려고 하는 사람, 정치인의 언행과 자세, 태도, 인격이 좋아야 한다. 자신이 옳지 않은데 상대를 바로잡으려고 하니 바른 정치가 나올 수 없다. 우리 사회와 정치에 어른이 없다고 한다. ‘본보기’가 없다는 거다. 본보기는 가정에서는 부모고, 학교에서는 선생님이다. 사회 지도층 인사, 정치 지도자일 수 있다. 문제는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것이다. 서당 교육은 ‘앎’이 ‘삶’으로 이어지는 교육이라 했다. 내가 아는 것과 현실에서 실천하는 게 다르다보니 괴리가 생긴다. 아는 것은 정의인데 실천은 집단 이기주의, 당리적, 정략적으로 나온다. 그러니 젊은 세대들도 보고 배울 사람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갈등이 생긴다.”-서당 교육이 곧 시대 ‘본보기’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사회 각 분야에서 똑똑한 사람들은 많이 있는데 이들을 통합할 수 있는 리더가 없다. 사회 구성원의 다양한 맛을 담아낼 수 있는 인재들을 키워야 한다는 점에서 서당 교육이 절실하다.”-AI(인공지능)시대에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야 하는 시대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 “진흥회가 22회째 ‘대한민국 서당문화 한마당’을 4월27일(남원)과 5월19일(종로)에 개최하는데, 올해 행사 주제가 ‘ㅅㄷ(서당), AI에 답하다’이다. AI는 ‘나’ 자신에 대한 정보를 알려줄 수 없다. AI가 답할 수 없는 부분은 사람의 관계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서당 교육은 관계 윤리를 다루기 때문에 AI도 역시 우리에게 답을 얻어가야 한다.” 안 보이는 것을 가르치는, 졸업장 없는 ‘인간학’ 교육 학교-학교를 다닌 적이 있나? “없다. 서울에서 태어났는데 부모님이 1981년 지방 서당으로 내려보냈다. 남들은 다 서울로 유학을 오고, 직장을 찾아서 오는 데 반대로 서울에서 시골 서당으로 갔다. 부모님은 ‘세상이 물질로만 가지 않는다. 내 새끼는 돈 버는 기계로 만들고 싶지 않다’고 하시면서 서당으로 보냈다. ‘극즉필반(極卽必反, 극에 달하면 반전이 일어난다)’이라는 말이 있다. 세상이 ‘물질만능주의’로 가다 보면 결국 한계에 부딪히고 다시 사람의 정신이 중요하다고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인간의 품성과 인격의 바탕이 있고, 또 인간이 가진 넓은 ‘숲’을 볼 줄 아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대접받는 세상이 다시 온다는 거다. ‘참 따뜻해’, ‘인간미가 넘쳐’라는 말을 많이 듣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가 온다. 18년간 서당 공부를 했는데 주변에서 ‘당신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게 뭐냐’고 물어본다. 졸업장이 없으니 증명은 못한다. 있다 한들 사회에서 인정해줄까? 서당에서 교육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는 않는다. 사람의 마음 가짐을 가르치니까. 맑은 공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없이는 사람이 살 수 없다. 인정을 당장 받기 쉽지는 않겠지만 공기 같은 사람이 많이 나오도록 가르치고 싶다.”-미래 교육 방향에 대한 국가적 고민이 큰데, 결국 답의 일부가 서당 교육에 있지 않을까. “관계는 결국 시대를 이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서당 교육은 ‘인간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당신 때문에 내가 불행해’라는 시각이 아니라 ‘네가 있으니까 내가 행복하다’는 것을 알고 실천하라는 교육이라는 점에서 미래 지향적이다. 혼자보다는 함께 가는 게 좋고, 좀 늦더라도 같이 가면 모두의 행복지수가 높아진다는 ‘앎’을 깨우치게 하는 교육이기에 평생 받아야 한다. 끝은 없다. 서당 교육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이어져야 한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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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저렴한 수소에너지… 전북에서 만드는 게 목표”

    우석대의 ‘수소 중심 대학’ 추진은 국내 수소 연구의 권위자인 이홍기 에너지전기공학과 교수(64)이자 수소연료전지 부품 및 응용 기술 지역혁신센터(RIC) 센터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1994년 부임한 이 센터장은 2008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는 RIC 센터장을 맡아 한국 수소 산업의 살아있는 역사로 활동하고 있다. 국제 연료전지 기술의 표준화를 총괄하는 국제전기기술위원회(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sion)의 연료전지 기술위원회(TC 105) 의장직도 수행하고 있다. 그는 한국이 미래 수소 에너지를 활용하는 데 필수적인 연료전지 분야의 국제 표준화에도 노력하고 있다. 우석대 ‘글로컬 대학 30’ 추진본부장이기도 한 이 교수는 “국제 수소 에너지의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한국도 수소자동차와 연료전지, 발전 등 다양한 시장에 주도적으로 진입해야 한다. 그 이상적인 모델을 우석대가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학이 학교 안팎의 현장에서 성과와 미래 비전을 보여줘야 기업이 동참하고 거기서 얻는 혜택이 대학으로 다시 돌아온다”며 “우석대가 생산기지 역할도 하면서 전북이 전국에서 가장 저렴한 수소를 생산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완주=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4-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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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석대, ‘수소 연구 대학’ 혁신… “에너지 산업 키워 지역과 상생”

    《 전북 완주군 우석대가 수소 에너지 분야 중심 연구대학 도약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완주군에 들어설 ‘완주 수소 특화 국가산업단지’가 선정되는 과정에서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한 우석대는 지역과 산업을 이끄는 대학 혁신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국내 수소 산업 전반에 이론적 지식 자산을 제공하는 국내 대표 대학이자, 실질적인 사업 실행 능력까지 갖춘 세계적인 수소 허브 대학으로의 도약이 목표다. 프로 스포츠 선수 출신 최초의 대학 총장 이력을 가진 ‘야구 레전드’로 최근 취임한 박노준 총장(62)은 지방대 소멸 위기에서 우석대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좋아하는 말이 ‘전화위복’인데, 지방대의 위기도 이렇게 희망적으로 받아들이려 한다”는 박 총장은 “빛의 속도로 대학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실함을 갖고 우석대를 수소 중심 대학으로 재편하는 ‘발전적 구조조정’에 총력을 쏟아보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 ‘완주 수소 특화 국가산단’ 연착륙 주도 정부는 지난해 3월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완주를 비롯해 전국에 15개 국가 첨단산업단지를 선정했다. 수소 특화 국가산단은 2027년까지 완주군 봉동읍 일원에 165만 ㎡ 규모로 조성된다. 총사업비는 6270억 원에 이른다. 수소 특화 국가산단 조성으로 직접 투자 규모가 72개 기업, 3조84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약 3만 명에 이르는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우석대는 대학 내 수소연료전지 지역혁신센터 등을 통해 배후 지원기관으로 수소 특화 국가산단의 연착륙을 총력 지원할 계획이다. 우석대는 이미 완주군이 산단 유치 과정에서 필수 확보 계획으로 내세웠던 △수소 용품 검사 지원센터 △사용 후 연료전지 기반 구축 △에너지저장장치(ESS) 안전성 평가센터 △수소 저장 용기 신뢰성 평가센터 등의 효과를 입증하는 구체적인 실증 데이터를 제공했다. 추가 연구 지원 등을 통해 전북 지역 내 수소 에너지 활용 증가, 수소 에너지 활용에 따른 소비자의 이익, 또 여타 다른 에너지 대비 가성비와 가격 경쟁력 우위, 안전 확보 등에서 국가 수소 에너지 발전 계획의 수준을 높이는 결과물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수소 글로벌 기업 협력 체계 구축 우석대는 2008년부터 미래 수소 에너지 시대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수소연료전지 기반 조성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 국내외 수소 분야 글로벌 기업들과의 연대체 구성 노력에 사활을 걸었다. 그 결과 현대자동차는 물론이고 두산퓨얼셀, SK E&S, LS엠트론, 현대모비스, 일진하이솔루스 등을 비롯해 동유럽 최대 규모 공인 시험인증기관인 SZU, 전북 지역 수소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비나텍 등과 유기적인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 또 100여 개 수소 관련 기업에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핵심 기반 기술을 꾸준히 이전해 왔다. 이홍기 에너지전기공학과 교수의 주도로 국내 최초로 수소 기술 2개 분야에서 국제 표준도 획득하며 한국 기술 수준의 경쟁력과 잠재력을 세계에 각인시켰다. 우석대는 국내 대학 최초로 수소연료전지발전소도 가동해 운영하고 있다. 이번 신학기부터 전주 캠퍼스 생활관의 전기를 자체 충당하기 위해 10kW급 수소연료전지발전소 5기의 운영에 들어갔다. 대당 10kW급으로 도시가스에서 추출한 수소를 이용해 하루 평균 250kW의 전기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수소 에너지 사용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는 기존 도시가스 활용 대비 약 50%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 대표 ‘수소 중심 대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지산학연 협의체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박 총장은 “교육부의 ‘글로컬 대학 30’ 진입을 준비 중인 우석대는 수소 분야를 중심으로 미래 100년 대학으로 거듭나면서 지역 상생 발전의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수소 중심 대학’으로 진군하는 행보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완주=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4-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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