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영

유재영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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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부터 정치, 사건, 검찰, 법원 담당 취재를 해오다 2014년부터 스포츠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에서도 영웅과 야인의 시대를 취재하겠습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스포츠의 위대함을 느끼게 해드리겠습니다.

elegant@donga.com

취재분야

2024-03-26~2024-04-25
교육62%
문화 일반10%
경제일반3%
사회일반3%
보건3%
산업3%
농구3%
기업3%
인사일반3%
기타7%
  • 동국대학교, 고교생 대상 전공체험 및 진로찾기 프로그램 개최

    동국대(총장 윤재웅)가 전국 고등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동국대는 고교 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고교생들에게 대학 전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진로선택에 도움이 되고자 ‘전공 체험(Dream Major)’과 ‘진로 찾기(Dream Search)’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전공 체험은 고교생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동국대의 인문 및 자연계열 10개 전공을 체험할 수 있다. 지원 전공의 특징을 더욱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체험과 특강이 마련돼 있으며 각종 토론, 연구와 실험실 투어 등 각 전공에 맞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2025학년도 수시모집 전형 안내, 합격 수기 제공 등 전공 및 진로에 고민하는 많은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채로운 구성으로 운영된다. 진로 찾기는 동국대에서 올해 처음 진행되며 고교생 500명을 대상으로 대학 입학전형 정보와 전공에 대한 상담을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20개 학과가 참여하여 1대1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동국대 학생부 위주 전형 준비방법과 재학생 합격 사례를 들을 수 있다. 아직 진로가 정해지지 않은 고교생들을 위한 적성검사도 마련돼 있다. 전공 체험은 25일, 진로 찾기는 2월 3일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전공 체험에서 전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뒤, 진로 찾기에서 재학생들의 합격 사례를 듣고 상담에 참여해 구체적인 진로 선택을 하면 된다. 김효규 입학처장은 “이번 전공 체험과 진로 찾기 프로그램에 모두 참여하면 관심있는 전공을 체험한 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유용한 상담까지 진행될 수 있는 만큼 고교생들에게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고교생들이 갖고 있던 대학 전공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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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성과평가 최고등급 우수 대학 선정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는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주관한 2023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사업 연차성과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우수 등급을 받았다.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사업은 고용노동부와 지방자치단체, 대학이 공동 예산을 투입해 재학생과 졸업생은 물론 지역 청년의 진로 및 취업 지원, 전문 상담, 청년정책 지원 연계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대학생과 청년들의 취업 관련 역량을 강화하는 사업이다. 2023 연차성과평가에서는 한국고용정보원이 구성한 평가위원회 주관으로 관할 고용센터 및 민간 전문가가 참여해 전국 99개 사업 운영대학을 ‘우수, 보통, 미흡’ 3단계로 평가했다. 2016년 시범사업인 대학창조일자리센터사업을 시작으로 2022년 3월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사업 거점형 운영대학에 선정된 성신여대는△진로취업·심리 통합연계 상담서비스 △취업지원 프로그램 △졸업생 취업지원 △지역청년 고용지원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우수 평가를 받았다. 지난달에는 청년 고용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용노동부장관 표창장을 수여받기도 한 성신여대는 해당 사업을 2027년 2월까지 총 5년간 운영한다. 이규중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장은 “2023년은 우리 대학이 사업 운영의 안정성과 질적, 양적 성과를 입증한 한 해였다”며 “2024년에도 서울 북부 거점형 대학으로서 산업 수요와 채용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청년 취업 지원에 힘쓰겠다”고 밝혔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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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승강기대학교, 경남 지역 진로 진학 상담 교사진 방문

    경남 지역 진로 진학 상담 교사진이 한국승강기대학교를 방문했다. 거창여고, 거창중앙고, 경남예고, 웅양중, 의령여고, 지정중, 진주여중, 진주중앙고, 하동여고(이상 가나다 순) 등 9개 학교에 재직 중인 진로 진학 상담 교사들은 부전공 자격 연수의 일환으로 12일 한국승강기대를 찾아 현장 체험 활동을 벌였다. 교사들은 한국승강기대의 현황과 특성화 교육 성과, 주요 취업처 등을 비롯해 승강기 산업의 현황과 미래 발전 가능성을 소개하는 설명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교내 곳곳에 마련된 승강기 실습 현장을 둘러보고 직접 체험해보며 승강기 분야의 진로 진학 지도 방향을 가늠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교사들은 입학 요건과 재학 중 자격증 취득 과정, 대학의 특성화 교육 인프라, 졸업 후 취업 현황과 주요 취업처 등에 대해 폭넓고 심도 깊은 질문을 쏟아냈다. 향후 학생들을 대상으로 승강기 분야로 진로와 한국승강기대 진학을 권유하는 데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먼저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국승강기대 관계자는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진로와 진학을 지도하는 담당 교사진의 이번 방문은 승강기 분야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우리 대학을 소개함과 동시에 일선 학교의 진학 지도 현실과 고충을 청취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었다”라며 “우리 대학은 교육 기부 진로 체험 인증 기관으로서 자유학기제 멘토 프로그램인 ‘꿈길’의 진로 체험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어 오늘 방문한 교사들이 학생들을 데리고 꼭 다시 찾아 오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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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기술교육대, 지능형 도로관리시스템(iRMS) CES서 큰 호응

    한국기술교육대(총장 유길상)는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24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4)에서 지능형 도로 관리시스템(iRMS·intelligent Road Management System)을 선보여 큰 관심을 끌었다. 이 시스템은 도로 관리 분야에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목적으로 천안시와 공동과제로 연구가 진행됐다. iRMS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위성지도, 항공지도, CCTV 영상으로부터 교통시설물의 훼손 정도를 자동 탐지하고 관리하는 플랫폼이다. 현장 방문 없이도 교통시설물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 탐지한 훼손 정보와 어린이보호구역, 노인보호구역 정보를 결합해 우선 보수가 필요한 부분을 관리자가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다. iRMS는 기존에 개발한 노면표시 관리 시스템인 ‘로드아이즈’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하고, 교통시설물의 탐지 범위를 확장했다. 뿐만 아니라 탐지정보와 연계한 교통안전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해 지자체가 더욱 효율적인 도로 관리를 할 수 있는 지능형 도로 관리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CES에 참가한 많은 관람객들은 “iRMS는 시민의 생활을 안전하게 하는 혁신적인 기술”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국내외 지자체 관계자로부터는 iRMS와 협업에 대한 문의가, 기업에서는 기술이전 의사가 쇄도했다. 이규만 한국기술교육대 RIS사업단장은 “iRMS는 안전한 도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최첨단 유지보수 기술을 제공한다“면서 “앞으로 보다 많은 연구성과를 통해 지자체 협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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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지능을 통한 기업혁신 시대가 도래했다”

    인공지능(AI)을 통한 기업 혁신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디지털 기업 혁신의 핵심 기술이 AI로 구체화되면서, AI를 통한 기업 혁신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기업은 AI를 통한 기업 혁신을 강력하고 통합적으로 추진할 임원이 필요해졌으며, 이를 이끌 신종 직책인 CAIO(Chief AI Officer)가 필요하게 됐다. CAIO는 우리 말로 쓰면 최고 인공지능 책임자인 셈이다. KAIST 김재철AI대학원은 2022년 4월부터 국내 최초로 ‘CAIO 과정’을 출범시켰다. 이 과정은 지금까지 해왔던 최고위 과정과는 다르게, 탄탄하게 짜인 심도 있는 강의 커리큘럼과 그룹 과제를 통해서 기업의 AI 도입과 활용을 책임질 실력 있는 리더를 양성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챗GPT를 포함해 AI에 대한 최신 내용과 각 산업 분야에 적용되고 있는 사례를 최대한 교육생의 눈높이에 맞춰 전수하기 때문에 교육 성취도가 아주 높다는 평가다. 강의와 별도로 그룹 토론, 조별 프로젝트, 기업의 AI 도입에 대한 질의 응답 및 컨설팅이 이루어진다. 그룹 스터디 세션을 마련함으로써 실질적인 네트워킹과 산학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구성했다. 커리큘럼에는 챗GPT, 랭체인(Langchain), LLM(Large Language Model), 컴퓨터 비전, 자연어 처리(NLP), 생성모델, 강화학습, 시계열 데이터 예측,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XAI), 차세대 AI 반도체, 모델 경량화, 그래프 뉴럴 네트워크, 지능형 로보틱스, 강인공지능 등 최신 AI 기술에 대한 폭넓고 깊은 내용이 포함돼 있다. AiBB Lab 대표이자 KAIST 김재철AI 대학원 장동인 책임교수, SK 하이닉스에서 AI를 실전에 적용하고 있는 가우스랩스 김영한 대표, 구글 연구소에서 5년간 근무했던 전기 및 전자공학부 황의종 교수가 기업에서 인공지능을 도입하고 활용하는 실제 사례를 강의에 반영해 교육 과정의 완성도를 높인다. 김재철AI대학원은 6기 교육생을 모집하고 있으며, 강의는 3월 7일부터 시작한다. 접수 마감은 3월 1일이다. 자세한 내용은 KAIST 김재철AI대학원 홈페이지 비학위프로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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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늘봄학교, 돌봄 절벽은 물론 저출산 극복의 희망을 쏘다”

    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하는 시기이다. 예비 학부모들에게는 아이가 잘 자라준 것에 대한 대견함, 초등학교 생활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내 아이가 학교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특히 맞벌이 가정의 경우 오후 시간 돌봄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걱정이 많은 시기이기도 하다. ‘돌봄 절벽’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마주하게 되는 오후 시간의 돌봄 공백은 많은 여성들의 휴직·퇴직 등 경력 단절로 이어지기도 한다. 교육부는 지난해 1월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학부모의 양육부담을 덜 수 있도록 ‘교육·돌봄 국가 책임 강화를 위한 늘봄학교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상반기에 5개 지역 200여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시작해 하반기에 8개 지역 400여개 초등학교로 확대했다. 늘봄학교는 학교 정규수업 외에 지역사회의 다양한 교육자원을 연계해 학생의 성장·발달을 돕는 종합 교육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시범운영에 대해 학부모들은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대전호수초, 학교와 마을 공간을 활용해 개인별 맞춤형 교육과 돌봄 제공 대전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대전호수초등학교(교장 김옥세)는 지난해 1년 간 늘봄학교를 시범운영했다. 호수초는 2022년 3월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복합화 시설로 개교한 신설 학교로 신도시에 위치한 전교생 900여명의 대규모 학교다. 해마다 학생 수가 증가해 개교 당시 33학급에서 연간 5학급 정도의 증설이 필요한 상태. 맞벌이 가정이 대다수여서 돌봄 공간이 절대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호수초는 늘봄학교 시범운영으로 희망하는 모든 학생에게 맞춤형 교육과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 학부모님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양육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호수초는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초등돌봄교실 신청을 받은 후 돌봄 대상 학생을 선발하던 기존 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해, 오후 시간 희망하는 학생 모두가 학교에 머무르면서 시간대별로 원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하여 교육프로그램과 돌봄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했다. 희망하는 모든 학생에게 오후 시간 교육과 돌봄을 제공하기 위해 올해 1월 신입생 설명회를 개최했다. 방학 중에만 또는 짧은 시간만 돌봄이 필요한 학생은 초1 맞춤형 프로그램인 새봄교실로, 늦은 시간까지 돌봄이 필요한 학생 중 1∼2학년생은 돌봄 전담사가 배치된 학교 내 돌봄교실로, 스스로 활동이 가능한 3∼6학년생은 마을 공간(아파트 단지 내 커뮤니티 공간)을 활용해 마을 돌봄과 자율동아리 활동을 하도록 안내했다. 학부모의 양육 상황 변화로 돌봄 필요 시간대가 달라질 경우에는 새봄교실에서 돌봄교실로, 돌봄교실에서 새봄교실로 이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학교와 마을 간에 학생들이 이동할 때에는 자원봉사자 동행을 원칙으로 학생의 안전을 확보했다. 호수초가 마을의 공간을 활용해 학생들의 오후 시간에 양질의 교육과 돌봄을 제공하는 운영 체제를 구축한 데는 주민들의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 학교와 마을의 협력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아파트 시설을 돌봄 공간으로 전환하는 데 주민들이 찬성했다. 아파트 안에 돌봄교실 2실, 방과 후 프로그램 교실 3실을 구축했다. 아파트 주민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 15명, 마을활동가 3명이 1∼4학년 50여명의 학생들을 돌보고 있다. 호수초는 학생들의 미래 역량을 키우고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의 흥미와 수요를 반영해 문화·예술, 디지털·창의, 교과 보충, 체육 분야의 다양한 방과 후 프로그램을 22~25개 운영해 학기 중 약 930명, 겨울방학 중 약 840명이 참여하고 있다. 지역과 대학 연계 프로그램 제공, 지역 주민 초청 발표회를 통해 스프츠 클럽 연계 활동, 메타버스 경험, 무용·연극 융합 프로그램, 생태 탐방 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학교 내 돌봄교실에도 연극, 보드게임, 놀이미술, 놀이체육, 로봇코딩 등 양질의 특기 적성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교육부, 2025년 늘봄학교 전담 운영체제 완성 목표 지난해 시범운영의 성과에도 앞으로 늘봄학교가 안정적으로 학교 현장에서 운영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기존의 방과 후 학교와 돌봄교실의 이원화된 체제에서 벗어나 교육과 돌봄을 통합 제공하고, 학교 안에서만 이루어지던 방과 후 활동을 학교 밖 지자체, 대학, 기업 등과 연계 협력해 보다 풍성하고 다채롭게 운영하는 다양한 모형이 제안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시범운영에 대한 학부모들의 높은 만족도와 늘봄학교 확대 요구를 바탕으로 올해 늘봄학교를 전국에 본격 도입해 초등학교 시기의 돌봄절벽을 해소할 계획이다. 기존에 철저히 분리돼 공급자 중심으로 운영된 방과 후 학교와 돌봄 교실을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 중심에서 통합·개선하고,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과 돌봄을 누릴 수 있도록 학년별 성장과 발달에 맞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특히 이른 하교시간으로 돌봄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필요한 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다. 우선 올해는 1학년 학생은 원하면 모두 늘봄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2∼6학년 학생에게는 기존의 방과 후·돌봄 수준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1학년을 대상으로는 수준에 맞는 놀이 중심의 예체능, 심리·정서 등 재미있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매일 2시간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2025년에는 2학년 학생까지 무상 지원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학부모들이 안전하고 전문성이 갖췄다고 생각하는 학교 중심의 늘봄학교를 확대해 나가되, 교원과 분리된 늘봄학교 전담 운영체제를 2025년 완성을 목표로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늘봄학교 전담 조직인 ‘늘봄지원실’ 기반의 운영체제가 완성되면, 교원은 더 이상 방과후 돌봄 업무를 맡지 않게 된다. 올해는 과도기 단계로서 1학기에는 기간제 교원 등을 배치해 신규 업무가 기존 교원에게 가지 않도록 지원한다. 2학기에는 모든 초등학교에 늘봄지원실을 설치하고 늘봄학교 전담 실무 인력을 배치할 예정이다. 2025년에는 큰 학교에 공무원을 늘봄지원실장으로 배치하면서 전담 운영체제를 완성할 계획이다. 미래 세대인 아이들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안전하고 따뜻한 교육과 돌봄을 받을 권리가 있다. 희망하는 누구나 만족하며 누리는 늘봄학교를 성공적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학교뿐만 아니라 지자체, 대학, 기업, 기관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이 필요하다. 늘봄학교가 학교 현장에 안착돼 학생들은 정규수업뿐만 아니라 오후 시간에도 마음껏 뛰놀며 배우고, 학부모는 돌봄 공백과 사교육비 걱정 없이 안심하고 자녀를 양육하며, 선생님들은 업무 부담에서 벗어나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늘 봄처럼 따뜻한 학교’가 되기를 기대한다.교육부 방과후돌봄정책과 늘봄학교 주요 내용● 초등 1학년부터 ‘누구나 이용’-‘누구나 이용’ 대상 연차별 확대: (2024년) 초1→(2025년) 초1∼2→(2026년) 모든 초등학생● 초1 성장 발달에 맞는 프로그램을 매일 2시간 무상 제공-학교 적응 지원 및 놀이 중심의 예·체능, 심리·정서 등● 미래역량 함양, 진로탐색 등 양질의 프로그램 운영● 교원과 분리된 늘봄학교 운영 체제를 2024년 과도기를 거쳐 2025년최종 완성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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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통주를 구독해서 맛본다고?”…전통주 샅샅이 파헤친 스타트업 ‘술담화’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주, 월, 연 단위로 구독해 사용하는 소비 방식을 ‘구독 경제’라 하는데, 국내 전통주를 정기 구독 상품으로 서비스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일정 구독료를 내면 전통주 전문가들이 엄선한 전국 각지의 전통주를 배송받을 수 있다. 2018년 설립한 전통주 구독 플랫폼 스타트업 ‘술담화’가 전통주의 대중화, 세계화를 위해 뛰고 있다. ‘술담화’ 이재욱 대표는 대학 생활을 했던 홍콩과 교환학생 시절 방문했던 멕시코, 대만 등에서 한식 관련 행사 등을 진행하면서 관련 분야 진출을 구상했다. 2017년 겨울방학 때 한국에 들어왔다가 전국에 3000여 종의 전통주가 양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 대표는 바로 전통주 공부를 시작했다. 그 무렵 전통주 온라인, 인터넷 판매도 전격 허용됐다. “당시 전통주는 대형 쇼핑몰 사이트에서 주로 판매됐는데, 구매할 때 성인 인증 절차부터 최종 구매 단계까지 너무 번거롭더라고요. 구매 의지가 꺾일 정도였어요. 전통주 정보, 스토리도 부족했죠.” 이 대표는 그 후 3개월을 꼬박 매달려 소비자들이 전통주를 편리하게 구매하고, 전통주의 우수함과 스토리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래서 이 대표는 친구 몇몇과 의기투합해 ‘술담화’를 설립했다. “창업 당시에는 ‘구독 경제’ 개념이 대중화되지 않아 먼저 전국의 전통주를 소비자가 다양하게 접하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정했죠. 이어 전통주에 관한 콘텐츠와 스토리를 담아 큐레이션(선별, 추천)하면 관심이 커지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창업 후 ‘구독 경제’ 바람이 불면서 이 대표는 월 구독 프로그램을 구상했다. 전통주를 고리타분한 구식(old) 술로 보는 편견도 깨려 했다. 그래서 전통주 소믈리에가 엄선한 전통주를 스토리, 정보와 함께 추천하고, 구독자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과 안주에 맞춰 맛볼 수 있도록 했다. 전통주 시장 자체가 작고 소비자층도 대단히 제한돼 초반 반응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 전국에 퍼져 있는 양조장의 데이터가 더 필요했다. 전통주 관련 동호회를 만들어 술을 공동 구매해 시음하고 향과 맛, 특징을 세밀하게 파악했다. 이 대표는 기성세대와는 음주 소비 방식이 다른 MZ세대에게 전통주가 어필하려면 전국 각지에 산재돼 있는 훌륭한 전통주를 제대로 추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봤다. 이에 전국의 약 1400개 양조장 중 약 80%를 차지하는 4인 이하의 영세한 양조장에서 나름 전통을 고수하며 만든 특별한 전통주를 계속 발굴해 왔다. 이런 활동에 힘입어 구독 서비스는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술담화’ 구독 서비스와 스토어 홈페이지에서는 전통주마다의 다양한 특성을 향미 그래프를 통해 알려주고 있다. 구독 서비스 프로그램은 ‘종합’, ‘약청주’, ‘증류주’ 등 3가지 상품이 있다. 약 1만 명이 월 구독을 하고 있다. 30대가 가장 많은데 최근에는 40대 구독자가 늘어나고 있다. 해외 고객을 상대로 하는 구독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다. 적극적 행보 덕에 이 대표는 최근 미국 ‘포브스’지가 선정한 ‘아시아 30세 이하의 영향력 있는 30인(Forbes 30 under 30 ASIA 2023)’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 대표는 아예 양조장도 직접 운영한다. hy(한국야쿠르트)와 함께 ‘막쿠르트’ 상품도 내놨다. 야쿠르트와 막걸리를 배합해 두 가지 맛을 절묘하게 살린 독특한 막걸리다.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면서도 중독성이 있는 떡볶이, 곱창볶음 등에 어울리는 막걸리를 찾다가 아이디어를 얻었다. “‘술담화’를 통해 술이 중심이 아닌 ‘담화’가 중심이 되는 것으로 술 문화가 발전했으면 합니다.” 이 대표는 이런 흐름의 전통주 사업이 확대되면 한국 쌀 농업 발전과 농가의 경제에도 더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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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내가 네게 패스할게”… 김승현의 ‘어시스터’ 자처한 김병철[유재영의 전국깐부자랑]

    깐부. ‘같은 편’, 나아가 ‘어떤 경우라도 모든 것을 나눌 수 있는 사이’라는 의미로 통용되는 은어, 속어죠. 제아무리 모든 것을 갖춘 인생도 건전한 교감을 나누는 평생의 벗이 없다면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좋은 인간관계는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깐부들 사이에 피어나는 ‘같이의 가치’를 소개합니다.인생이 술술 풀리고, 하는 것마다 잘 될 때는 주변이 잘 보이지 않는다. 어디를 가도 환영 받고, VIP 대접을 받으니 늘 곁에 있는 사람에게 신경이 덜 쓰인다. 나를 최고로 치켜 주면서 온갖 물질적 공세를 펼치고 다가오는 사람들이 눈을 어둡게 한다. 사람 사는 게 순탄치만은 않다. 순수하게 내 사람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불순한 의도를 갖고 접근하는 사람도 많다. 내가 유명해질수록, 힘이 있을수록 사람에게 속고 당해 사람 만나기가 두려워지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다. 그럴 때 잠시 잊고 있었는데, 항상 그 자리에 있는 옛 사람들의 진가를 깨닫기도 한다.신기의 드리블과 기상천외한 패스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설의 포인트 가드 김승현(46)에게 1990년대 농구 전성기를 이끈 ‘오빠 부대’의 주역 김병철(51) 전 오리온(현 고양 소노) 코치는 항상 제 자리에 있는, 마음의 고향 같은 선배다. 온갖 유명세를 치르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잠시 잊고 있었던 선배는 여전히 그의 곁에 있었다. 둘은 동양(오리온의 전신)에서 10년 가까이 한솥밥을 먹으며 농구 인생 정점에 함께 올랐다.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그들의 전성기가 오리온이 가장 흥했던 전성기였다. 김승현은 코트에서 공만 잡으면 김병철을 찾았고, 김병철은 김승현의 패스를 받기 위해 부지런히 빈 공간을 달렸다. 오리온의 연고지였던 대구 팬들은 물론이고, 농구 좀 안다는 팬들은 눈만 마주쳐도 명장면이 생산되는 둘의 콤비 플레이를 아직도 추억하고 그리워한다. ● ‘공통 분모’ 하나 없이 ‘우리’가 된 2002년“나는 승현이가 그렇게 빠른 줄 몰랐어요. 오리온이 승현이가 다니던 동국대하고 연습경기를 몇 번 했는데 나는 승현이를 전담 수비하지 않아서 속도감을 못 느꼈죠. 그런데 승현이가 오리온에 입단해서 연습을 하는데 공을 잡고 앞으로 치고 나가는 게 진짜 전광석화였어요. 제가 원래 속공 나갈 때 빨리 안 뛰는데 승현이가 입단한 후로는 정말 겁나게 뛰기 시작했죠.”5살 차이인 둘은 출신 학교도 다르다. 엮이는 게 하나도 없다가 오리온에서 처음 만나 ‘우리’가 됐다. 김 전 코치는 용산고-고려대 시절 이미 정확한 슈팅과 돌파 능력을 갖춘 특급 슈팅 가드로 스타 반열에 올랐다. 전, 현직 역대 농구 선수들 중에는 별명, 수식어가 있는 선수들이 몇 명 없다. 중고교 시절 ‘재능 하나는 농구대통령 허재 이후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던 김 전 코치는 간결하면서도 다양한 퍼포먼스가 가능한 농구를 구사해 ‘피터팬’이라는 애칭이 붙었다. 농구 코트를 거의 콘서트장으로 만든 ‘오빠 부대’의 주인공 중 한 명인 김 전 코치를 김승현은 당연히 알고 있었다. “2001년도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오리온에 지명(전체 3순위)되고 나서 바로 병철이 형이 생각나더라고요. 포인트가드인 저와 어떤 슈팅 가드가 짝이 될까 드래프트 전에 많이 궁금했는데 형을 만나 무척 영광이었죠.”김승현이 입단하기 직전 2000~2001시즌에 오리온은 치욕적인 꼴찌(10위)를 했다. 김 전 코치는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하고 그 시즌에 팀에 복귀했지만 바닥으로 떨어진 경기력과 팀 분위기를 혼자서 수습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일당백이 가능한 김승현이 입단을 했다. “승현아, 솔직하게 얘기해봐. 꼴찌 팀에 오기 싫었지? 하하.”“아니에요. 유도 심문하지 마세요.”-오리온에서 만난 게 정말 인연입니다.“승현이가 워낙 대학 때 잘해서 당시 1, 2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었던 LG나 골드뱅크(KT의 전신)에서 지명할 수도 있었죠. 그 때 어떤 감독님이 널 뽑았지?”“최명룡 감독님이죠. 다들 김진 감독이 저를 뽑은 줄 알고 계셔요, 하하. 형도 있고 해서 지명되고 마음이 편했어요.”“사실 저는 고려대(92학번) 3학년 때 삼성으로 가는 것에 대한 얘기가 되는 줄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오리온이 1995년에 농구 팀을 창단한다고 발표를 했어요. 오리온과 비슷한 시점에 창단한 대우(한국가스공사 전신) 등 두 팀이 창단 프리미엄으로 대학 팀을 우선 지명할 수 있었는데, 오리온이 고려대를 지명하면서 졸업반인 저하고 희철이가 입단을 하게 됐죠. 그러면서 승현이와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됐죠.”둘은 처음 ‘우리’가 되자마자 2001~2002시즌 프로농구에서 팀에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을 안겼다. 속도를 추진체로 삼아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둘의 농구는 외국인 선수들의 정형화된 1대 1에 지배된 당시 프로농구 트랜드를 180도 바꿔 놓았다. 둘 덕분에 ‘만년 꼴찌’ 오리온은 기나긴 암흑기를 뚫고 절대 강호이자 전국구 구단으로 올라섰다. 김승현은 데뷔 시즌에 신인상과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상을 한꺼번에 받았는데, 이 기록은 아직도 프로농구에서 유일하다. 여기에 베스트 5, 어시스트, 가로채기 상까지 휩쓸었다. 김승현은 기세를 이어 2002년 열린 부산아시아경기에서 남자 농구 대표팀에 금메달까지 안겼다. 김승현이 없었다면 중국과의 결승전은 100% 허무한 패배였다. 김승현은 4쿼터 종료 41초 전 81-88로 승부가 거의 넘어간 상황에서 중국 선수의 공을 가로채 83-88로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종료 23초 전 83-90에서는 현주엽에게 절묘한 어시스트 패스를 해줬고, 바로 1초 만에 공을 빼앗아 문경은의 3점포를 만들어냈다. 중국의 자유투 실패로 얻은 동점 기회. 김승현은 종료 14초 전 현주엽에게 빠르게 패스를 연결하면서 수비를 끌고 움직였고, 그 덕에 현주엽이 장신 숲을 뚫고 극적으로 90-90을 만들며 연장전에 들어갈 수 있었다. 연장전에서 한국은 김승현의 환상적인 리딩으로 중국을 잡아내고, 1982년 뉴델리 아시아경기 이후 20년 만에 금메달을 따낸다. 한국 농구 역사상 최고의 명승부로 남을 역사의 중심에 그가 있었다. 프로 데뷔 1년 안에 김승현처럼 강한 인상을 남긴 선수, 이룰 건 다 이룬 선수는 없다. “승현아, 진짜 결승전에서 한국이 이길 줄을 몰랐어. 너가 얼마나 군대를 안 가고 싶었으면 그렇게 죽기 살기로 뛰었겠니. 하여튼 내가 본 너의 경기 중에 제일 강렬했어. 하하.”“연장전에서 (문)경은 형한테 ‘백 도어 플레이(공을 갖고 있지 않은 선수가 수비를 빠르게 따돌리고 기습적으로 골대를 향해 들어가면서 패스를 받아 득점하는 움직임)’로 패스를 넣어줘서 결정적인 득점을 했잖아요. ‘백도어’는 팀에서 형하고 많이 연습했죠. 눈빛만 마주쳐도 그 플레이를 했는데 결승전 연장전에서 순간 경은 형이 병철이 형으로 보이더라고요. 나는 그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형과의 연습이 결정적인 순간 인생 패스로 나왔죠.” “그래. 승현이 너하고 대표팀에서 함께 금메달을 땄으면 얼마나 좋았겠어. 그 때 대표팀에 갈 수 있었는데 당시에 아내가 임신을 하고 있었거든. 한참 아시아경기 대비 훈련할 때 출산할 시기였어. 당시 김진 감독과 박건연 코치께서 의사를 물어보셨는데, 나 대신 조상현(LG 감독)이 엔트리에 들어갔을 거야. 사실 당시 중국에는 ‘한국 킬러’라는 후웨이동에 야오밍까지 있어서 아무리 안방에서 하는 대회지만 쉽지 않다고 봤는데 기적이었지. 후회가 돼.그런데 승현아, 정말 군대 안 가려고 열심히 뛴 거 맞지?” “형, 하하. 그 때가 일생일대 최고의 컨디션이었어요.”이후 둘은 한동안 프로농구 흥행 코드 노릇을 톡톡히 했다. 통합 우승을 한 다음 시즌에도 오리온은 둘의 활약으로 정규리그 우승과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차지했다. 김 전 코치는 정규리그 MVP에 베스트 5상을 거머쥐었다. 2년 차 징크스라는 말이 무색하게 김승현은 손끝에 공만 걸리면 상상하지 못한 마술을 부렸다. 팀은 이후 4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나갔다. “데뷔 시즌 첫 개막전에서 지고 형 기억나요? 병철이 형이 수비를 못해서 졌거든요. 하하. 두 번째 경기부터 더 공격적으로 가야겠다고 생각을 바꿨어요. ‘형, 그냥 달리자’라고 했어요. 내가 무조건 다 뿌려줄 테니까 3점 슛 쏘고, 레이업 슛하라고 그랬어요. 그 때부터 우리만의 뛰고 쏘는, 팬들이 아주 재밌어하는 ‘런 앤 건(Run and Gun)’ 농구가 시작됐죠. 아, 기억해야할 건요. 통합 우승하고 다음 시즌에 형이 MVP(2002~2003시즌 정규리그)를 탄 것도 저 때문이라는 겁니다.”“어시스트 1위 하려고 눈에 불을 켜고 나한테 패스 준 게 아니냐? 하하.” “제가 기록한 어시스트의 4할은 병철이 형 몫인 건 맞아요. 잘 넣어줬죠.” 2006년 농구 월드컵을 앞두고 서울에서 열린 월드바스켓볼챌린지(WBC) 대회에서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를 비롯해 카멜로 앤서니,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폴(골든스테이트) 등 당대 지구촌 최고의 농구 스타가 포함된 미국 대표팀을 상대로 부린 묘기도 김승현 농구 인생의 명장면이다. 월드컵 직전에 몸이나 풀고 경기를 즐겨볼까 했던 미국프로농구(NBA) 대표 스타들이 요리조리 자신들을 빠져 나가면서 얄밉게 재주를 부리는 김승현을 잡으려고 전방 프레스를 가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힘들 때 ‘지못미’, 승현아”프로농구 데뷔 시즌에 농구 선수로 받을 수 있는 모든 영광을 거머쥔 김승현의 인생 앞날에는 탄탄대로만이 깔릴 것 같았다. 그런데 너무 빨리 길바닥에 흠집이 생겨 길을 이탈하고 또 이탈하는 불운의 연속이 꽤 길게 그를 덮어버렸다. 프로농구 2007~2008시즌 현대모비스와 개막전에서 경기 도중 극심한 허리 부상을 당하고부터 불편한 일들이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심각했죠?“연습할 때는 아무렇지 않았는데 4쿼터 막판에 조짐이 이상한 거예요. 허리 쪽에서 뭔가 터진 것 같은,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그 전에 비슷한 부상을 당한 적 없으니 어떻게 된 건지 알 길이 없죠. 경기가 끝나고 대구로 넘어오는데 식은 땀이 나더라고요. 앉아 있기도, 누워있기도 힘들고. 그래서 당시 감독님하고 상의해서 혼자 서울로 올라와 병원에서 MRI를 찍었더니 디스크가 터졌더라고요(추간판 탈출증).”김승현은 몸을 과하게 쓰는 스타일이 아니지만 상대가 거칠게 수비를 하기 때문에 부상 위험이 적다고도 할 수 없다. 게다가 데뷔 때부터 매 시즌 거의 전 경기, 평균 33~35분 가까이를 뛰었다. 김 전 코치는 “허리가 다칠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 소모가 많이 된 탓”이라고 했다. -수술을 해야 될 상황이었죠? “팀에서 수술을 안 시키더라고요. 팀이 11연패인가를 하고 감독님이 그만뒀는데 팀에서는 계속 제가 재활하면서 뛰길 원했어요. 디스크가 터졌는데, 할 수 없이 복대를 차고 뛰었죠.”“나는 승현이가 디스크가 터져 손상됐다고 하길래 거짓말하는 줄 알았어요. 점프도 많이 안 하는 얘거든요.”“형 심각했어요. 다치고 한 달 만에 다시 뛰었잖아요. 말이 안 되는 거죠. 병원에서는 무조건 수술하라고 했어요.”“승현이 너 그 때, 봉침까지 맞았잖아. 디스크 터지기 전이라면 치료 차원에서 할 수도 있겠지만, 나도 이해가 안 갔지.”“말도 말아요. 벌 알레르기 때문에 붓고 엄청 고생했었어요.”그 시즌에 21경기 출전에 그치고, 부상 여파로 2008~2009시즌도 39경기만 나갔다. 김승현의 날개가 완전히 꺾이니 팀은 2007~2008시즌 꼴찌로 추락했고, 다음 시즌도 9위에 머물렀다. 2009~2010, 2010~2011시즌도 내리 꼴찌를 했다. 김 전 코치는 “승현이가 다치면서 나도 인생의 내리막 길을 걷는 것 같았다”고 했다. 예기치 못한 허리 부상이 잘 나가던 김승현의 농구 인생 상승세를 잡아 끌어내렸다. 2008~2009 시즌 후 급기야 팀과 연봉 분쟁이 붙었다. 기여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연봉을 깎으려는 팀과 삭감에는 동의하지만 팀에서 수술을 반대해서 도저히 경기에 나설 수 없는 몸 상태임에도 두 시즌을 버텼는데, 이 부분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김승현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이후 이런 일이 벌어진다. 의견 충돌이 빌미가 돼 2006년 오리온과 김승현이 FA(자유계약선수)로 5년 계약을 맺을 때 작성, 합의한 별도 이면계약서가 공개되면서 그는 더 큰 파문의 중심에 섰다. 이면 계약은 KBL(한국농구연맹)의 규정 위반 사항. 김승현은 출전 정지 처분(18경기에서 나중에 9경기로 감면)을 받았다. 2009~2010 시즌에 징계를 마치고 팀에 복귀했지만 구단과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상황이었다. 그는 다음 시즌 직전 오리온 구단을 상대로 못 받은 보수에 대한 임금청구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KBL로부터 임의 탈퇴 선수 공시 처분을 받았다. 그러면서 2010~2011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이후 김승현은 1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긴 했지만 길고 긴 갈등과 대립으로 만신창이가 됐다. 억울한 마음이야 컸지만 막장 폭로, 갈등의 중심에서 슈퍼스타 이미지에 치명적인 손해를 입은 것도 사실. 어쨌든 논란을 자초한 장본인이기 때문에 격려보다 비난과 쓴 소리를 더 많이 들어야했다. 그래도 어떻게든 코트에 복귀하고 싶어 소송 승소로 얻게 될 돈을 포기할 결심까지 하면서 방법을 찾았지만 한 번 꼬인 실타래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숨 막히는 일이 계속 이어졌네요. “1심과 항소심 둘 다 이겼지만 최선을 다한 선수에게 이런 대접을 할 수 있을까, 정말 끝까지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판결이 나고 차라리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허리도 아프고 정말 내 농구 인생은 여기까지인가보다 했어요. ‘짧지만 아주 굵게, 화려하게 코트에서 뛰었으니 그만 떠나야겠다’고 결심을 했죠. 그런데 마지막 대법원 판결이 나기 전 찰나에…. 그런데 얘기 다 해도 돼요?”이 뒤에 벌어진 일은 당사자만 안다. 오래 전 일이긴 하나 터지면 농구계에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만하다. 그래서 김승현을 말렸다. 상대편에게도 자초지종을 들어봐야 할 문제이기도 해서다. 각설하고, 우여곡절 끝에 김승현은 2011~2012시즌 다시 코트에 복귀했다. 그런데 여기서도 순탄하지 않았다. 삼성에서 3시즌 동안 벤치를 지키는 날이 많았고, 팀이 재계약 의사를 보이지 않자 미련 없이 은퇴를 해버렸다. 다른 팀으로도 갈 수 있었는데 자존심이 허락을 안 해 그냥 농구공을 내려놓았다고 했다. 그는 당시 벌어진 일련의 사정들은 무덤까지 갖고 갈 건데, 본인 의사에 관계없이 농구를 그만둔 ‘김승현 커리어 마침표’가 두고두고 아쉽다고 했다. 받아야 할 돈도 증발해 버렸다. 영광을 함께 했던 후배의 추락을 지켜보는 선배의 속도 편하지 않았다. 김승현이 2011~2012시즌을 앞두고 임의 탈퇴 제재가 해제돼 잠시 오리온에서 개인 훈련을 할 때 훈련 파트너가 되어 준 사람이 김 전 코치였다. 당시 그는 현역 은퇴하고 오리온의 리틀농구단 감독 신분이었다. “제가 승현이 사정을 많이 모르고 있었죠. 현역에서 마무리를 잘하도록 도와줬어야 했는데…. 승현이가 한참 팀 옮기는 걸로 힘들 때 ‘같이 뛰자, 같이 있자’라는 말 밖에 하지 못했어요.”한 번 낙인이 찍힌 김승현은 하는 일마다 그렇게 찍혔다. 다른 사람이면 그냥 넘어갈 일도 김승현이 하면 논란이 됐다. 본인은 현역으로 뛸 때 선배나 동료, 지인들의 부탁을 통 크게 들어주기만 했는데 정작 의리를 저버린 막장 농구 선수가 됐다고 했다. 솔직한 생각을 거침없이 말하는 스타일인데, 부정적인 이미지가 쌓이면서 오해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코트를 떠나서도 바람 잘 날이 없었다. ①농구 방송을 하다 선수들의 불성실한 팬 서비스를 옹호한 발언 논란 ②친구한테 사업 자금을 빌렸다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사기죄 혐의로 피소. -①번 논란으로 또 뜨거웠습니다. 이 논란 때문에 농구 해설도 그만뒀잖아요. “①번은 분명히 얘기할 수 있는 게, 방송에서는 저는 ‘100% 선수가 잘못했다, 하지만 ‘학생 팬 부모님이 말렸으면 어땠을까’라고 말을 했는데 앞뒤 맥락 다 자르고 보도가 됐어요. 저는 선수 때 이기든 지든 팬들이 요청하면 전부 사인해주고 사진 찍어드렸죠. 저를 알아봐주시면 제가 고맙다고 인사하고 별 짓을 다했어요. 선수들이 잘못을 했지만 패배를 하고 풀이 죽은 선수들의 마음도 이해한다는 차원으로 언급을 한 게 파장이 커졌죠.” -악성 댓글도 많았는데, 봤죠?“‘농구는 잘했을지언정, 인성은 쓰레기네’, 뭐 이런 댓글들이 많았죠. 그런데 저랑 대화 1분도 안 해본 사람들이 어떻게 저의 인성을 평가할 수 있는지 답답했어요. 더 이상 언론에 노출되고 싶지 않더라고요.”-②번 논란이 터지면서 완전히 치명타를 입었을 것 같아요. ‘원래 김승현은 저래’라는 투의 비아냥도 많이 들었을 것 같습니다. “돈을 빌린 친구가 잘 아는 배우의 절친이었어요(김승현이 1억 원을 빌려 투자). 저도 5억 원을 투자를 했거든요. 안 돌려준다는 것도 아니었는데 저를 고소했죠. 김승현이 ‘1억 원 사기범’이 된 거예요. 나중에 이자 780만 원까지 붙여서 친구 돈을 갚아줬고, 재판에서 판사에게 돈을 갚은 서류 영수증을 보여주고 ‘저 이래도 감옥 가야되나요?’라고 물어봤죠. (재판부는 김승현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항소하지 그랬어요?“그러려고 했죠. 그런데 또 언론에 나가면 좋지 않은 얘기들이 들리잖아요. 어차피 항소를 하면 검사가 또 구형을 할테고, 그러면 또 무슨 죄를 지은 줄 사람들이 알잖아요. 그래서 그만뒀죠. 사람이 정말 무섭더라고요. 전화번호를 다 정리했죠. 새로운 사람도 못 사귀겠더라고요. 제가 할 줄 아는 게 농구밖에 없잖아요. 또 사람들한테 당하면 안 되는데 의지할 곳이 병철이 형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SOS를 계속 치고 있는데 형도 내상이 커서, 하하.”김 전 코치는 오리온에서 은퇴하고 오리온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원 클럽 레전드’다. 화려한 현역 생활을 마치고 오리온에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코치, 수석코치, 감독대행을 지냈다. 2019~2020시즌이 끝나고 당시 추일승 감독이 물러나면서 감독으로 내부 승격이 되는가 싶었지만 이뤄지지 않았고, 수석코치로 감독을 보좌하다가 팀이 2022년 고양 캐롯에 인수되면서 약 25년간 정들었던 팀을 떠났다. 농구계에서는 대방초-용산중고-고려대 등 농구 명문학교를 거친 스타 임에도 특정 학연, 지연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농구 색깔과 철학을 찾아가는 스타일로 통한다. 본인은 스스로 늘 “나는 인맥 관리를 할 줄 모른다. 그래서 못 크는가 보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농구 공부를 혼자서 지겹도록 파는 스타일이다. 섬세하게 선수를 입체적으로 분석한 맞춤 데이터가 자기 보물 1호다. 십여 권의 노트에 현재 KBL 대다수 주력 선수들의 패턴, 심리 사용법을 정리해놓고 있다. 선수들 각자에 맞는 지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냉정하게 지도자의 생각과 평가를 전하면서도 시간을 주며 발전을 기다리는 스타일이다. 은근히 ‘츤데레’다. 본인 아들도 용산고에서 꽤 농구를 잘했지만, 지난해 다른 공부에 관심을 갖고 선수 생활에 지쳐하는 기색을 보이자 바로 그만두게 했다. 지도자 경력이 끊긴 것을 자신의 능력 부족으로 돌리지만 한국 농구 전설로 남은 자신의 흔적이 일부 없어진 것에 대해선 본인도 운이 많지 않다고 느낀다. 오리온의 유일한 영구 결번(10번)자인데, 팀이 캐롯과 소노로 연달아 팔리면서 ‘김병철’의 역사가 흐지부지 사라졌다. 대구 오리온의 스타였는데, 은퇴 후 팀이 연고를 고양으로 옮기면서 제대로 은퇴식과 영구 결번 행사를 치르지 못했다.“형은 그래도 선수 때는 별 일 없었잖아요.”농담 하는 것을 보니 김승현의 성격 하나는 정말 긍정적이다. “병철이 형 포함해서 농구계에서 상처를 크게 입은 사람을 하나씩 스카우트해서 팀 하나를 만들어볼까요.” ● 이제 김승현에게 ‘오늘의 운세’ 되고픈 김병철 “인간적으로 애가 너무 착해서 바보 같아요. 너무 사람들을 잘 믿어 손해를 봐요. 지금도 승현이가 누구랑 만나 사업 얘기 비슷한 것 한다고 하면 제가 깜짝 놀랍니다. 자기가 나서서 여기저기 끌어다가 남 도와줄 고민을 한다고 해요. 앞으로는 자신을 위한 시간을 써야 한다고 봐요.” 형의 논점은, 남 좋은 일은 조금 자제하자는 얘기다.-지금까지 어떤 결정을 내릴 때 형한테 의견 구한 적 없죠?“안했죠.”“자랑이다.”신문에 매일 나오는 ‘오늘의 운세’를 보면 내용이 좋든 나쁘든 하루를 경계하며 조심하게 된다. 김 전 코치는 김승현에게 그런 오늘의 운세가 되고 싶다. “승현이에게는 ‘의기소침’의 자세가 필요해요. 화가 나도 먼저 나한테 전화해서 욕을 하고, 뭐든지 결정을 할 때 나를 스폰지처럼 생각하고 걸렀으면 좋겠어요. 승현이의 ‘리스크’를 내가 받았으면 해요.”최근의 생각이 아니다. 예전에도 그랬다. 승현에게 약간의 정적인 면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래서 김 전 코치는 김승현에게 낚시를 가르쳤다. 낚시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고 매사에 남들의 감정선이 어떤지 차분하게 짚어보라는 의도였다. 이제는 낚시를 데리고 간 선배의 마음을 동생 후배가 알 것 같다는 김 전 코치다. ● 두 번째 ‘투맨 게임’ 연구하는 ‘우리’ “현역 시절에는 ‘김승현’이 ‘김병철’을 살려줬잖아요. 슈팅 가드로 정말 포인트가드를 잘 만난 거잖아요. 이제는 ‘김승현’을 위해 서로 포지션을 바꾸려고 합니다.”2번 슈팅 가드였던 김 전 코치는 고려대 시절, 또 프로에서 간혹 1번 포인트가드를 보기도 했으나 전문 포지션은 아니다. 하지만 인생 코트에서, ‘수렁에서 건진’ 김승현을 위해 온갖 삶의 지혜와 사람 볼 줄 아는 시야를 패스하기로 했다. “김승현의 장점은 상대의 비좁은 틈 사이로 패스를 정말 넣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찰나에 진짜 넣는 거였잖아요. 승현이의 아픈 틈을 제가 비집고 치료하려 합니다.”시시콜콜한 습관부터 닮기로 했다. “음양탕 아세요? 승현이가 음양탕을 먹으라고 추천해서 그대로 하고 있어요.”특별한 보약인줄 알았더니, 뜨거운 물 위에 차가운 물을 부어 섞은 것이다. 섞이면서 발생하는 대류 현상으로 몸에 들어가면 신진대사가 좋아진다고 한다. “승현아, 너가 하라는 대로 한 달 먹어봤는데 혈액 순환이 잘 되고 피곤함도 없어.”“먼저 뜨거운 물 120ml를 컵에 넣고, 차가운 물 120ml 정도 넣고 3분을 기다려서 마시죠. 이렇게 또 해보세요.” 서로 바꾼 포지션으로 둘은 인생 두 번째 ‘투맨 게임’을 즐기고 있다. 둘은 지난해부터 정부 중앙 부처가 모여 있는 세종시의 지역 학생들을 위해 농구 재능 기부를 하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세종을 스포츠 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해 마련한 프로젝트인 ‘국대유소년클럽’ 농구교실의 멘토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농구 레전드 둘이 뜨니 교실 오픈과 함께 참가자 접수가 마감됐다. 농구를 하고 싶은 학생들이라면, 또 생각이 있는 학생이라면 기본기와 체력이 없는 상태에서의 스킬트레이닝은 ‘겉멋’이라고 것을 알려주고 싶다. 기본기와 체력을 아주 재밌게 둘만의 ‘투맨 게임’으로 알려주고 싶다. 김 전 코치는 KBL의 유소년 유망주 발굴 캠프에서도 총괄 코치를 맡고 있는데 언젠가 김승현이 도와줬으면 한다. “승현아, 너 농구 인생 끝나지 않았어. ‘홀로서기’ 하지말고 당당하게 ‘둘이서기’하자. 남한테 이용당하지 말고 나를 이용해.”“현역 시절에는 북치고, 장구치고 패스만 죽어라 하다가 슛을 쏠 기회가 없었는데 이제 형이 패스 좀 제대로 해줘서 인생의 ‘오픈 찬스’좀 만들어 주세요. 예전에 형의 슛 터치를 보고 따라하기도 했잖아요.”“우리 예전 경기에서 2대2 ‘투맨 게임’을 하면 상대가 바꿔 막기나 협력 수비를 못했잖아. 한 명에게 집중할 수 없었으니까. 예전처럼 그렇게 살아보자고.”둘은 참 오랜 만에, 그리고 계속 같은 곳을 보기로 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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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투어, 전년 대비 해외 여행 예약 실적 621% 증가

    ㈜하나투어(대표이사 송미선)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자사 상품 예약을 통해 해외로 나간 송출객이 전년 대비 621% 증가한 120만 명이라고 최근 밝혔다. 지역별로는 동남아시아가 50%로 절반을 차지했고 일본 28%, 유럽 9%, 중국 6% 순으로 나타났다. 동남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과 근접한 정상화 수준에 접어들었다. 올해 단체 여행이 재개된 중국은 예약이 전년 대비 1870% 늘어나며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동남아 예약 중 베트남은 44%를 차지했다. 베트남의 다낭, 냐짱(나트랑) 등은 일본과 함께 최고 인기 여행지로 손꼽히고 있다. 패키지여행 기준으로 2023년 최다 예약 인원을 기록한 지역은 일본 규슈와 베트남 다낭이었다. 가장 많은 항공 노선이 운영되는 지역인 만큼 항공권 가격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아 여행 수요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단체 쇼핑 등 불필요한 일정을 없애는 대신 현지 맛집과 핫플레이스를 방문하고 시내 중심 호텔 숙박 등 고객 니즈를 최대한 반영한 새로운 여행 ‘하나팩 2.0’의 최다 예약 지역은 다낭과 일본 삿포로, 오사카로 나타났다. 테마 여행과 프리미엄 여행에 대한 관심과 예약도 증가했다. 올해 하나투어가 선보인 테마 여행 상품 수는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싱가포르 UFC 격투기 시리즈 직관 여행과 몽골 사진 출사 여행 등의 상품은 출시되자마자 예약 마감됐다. 하나투어의 하이엔드(고가격) 여행 브랜드 ‘제우스 월드’는 3180만 원짜리 서유럽 상품과 1900만 원짜리 싱가포르 상품이 장·단거리 지역 최고 판매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나투어는 해외로 나가는 송출객 수가 증가하면서 실적도 개선됐다. 올 3분기(7∼9월) 매출은 1267억 원으로 코로나19 이후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132억 원으로 2018년 1분기(1∼3월)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4분기(10∼12월)와 내년 1분기 해외 여행 예약현황은 3분기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기대돼 실적 회복세는 당분간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투어의 주 고객층은 중장년층이다. 모험에 가까웠던 ‘하나팩 2.0’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하나투어는 업그레이드 버전과 함께 고객 혜택을 강화한 멤버십 제도를 준비 중이다. 또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20, 30대 젊은층과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위치 기반 여행 특화 오픈채팅 서비스 ‘하나오픈챗’, 여행 일정과 지역 정보 등의 콘텐츠를 동영상으로 보여주는 ‘숏플’, 챗GPT 기반 인공지능(AI) 채팅 등 온라인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2024년에도 고객 중심형 상품과 서비스 발굴에 더욱 집중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급변하는 여행 시장에 빠르게 대처해 나갈 계획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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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 라운지]한·아세안경제문화교류협회, ‘사랑의 쌀 나눔 봉사’ 규모 확대

    사단법인 한·아세안경제문화교류협회(이사장 이정식)가 성탄절을 맞아 캄보디아 보레이께일라 지역의 취약 계층에게 매달 120포씩 전달하던 사랑의 쌀 나눔을 400포로 늘려 진행한다. 취약 계층 아이들 600명에게는 한국 빵과 학용품을 전달하는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한국과 동남아 국가와의 우호적인 협력을 이어가고자 설립된 단체인 협회는 11년 전부터 쌀 나눔 봉사를 하면서 경제, 문화 교류 등의 물꼬를 텄다. 무역 박람회 개최, 회원사 관련 아세안 정부와의 업무협약 등을 주도해 왔다. 올해 6월에는 한우 할랄소고기를 첫 수출하기도 했다. 사랑의 쌀 나눔 봉사 이외에도 말레이시아와 미얀마 난민 학교 후원,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구호 물품 전달, 대한적십자사에 구호 성금을 기부하는 등의 활동을 펼쳐왔다.지난 8일에는 ‘중소기업 성공을 돕는 사람들’ 송기윤 이사장이 협회의 새로운 총재로 취임했다. MBC 7기 공채 탤런트인 송 총재는 이정식 이사장, 박복주 대표와 함께 조만간 보레이께일라 지역을 방문해 나눔 봉사를 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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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세대 제4기 부동산 최고위 과정 개설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은 부동산 시장의 환경 변화에 맞춰 제4기 연세 부동산 최고위 과정을 개설한다. 고준석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제이에듀튜자자문 대표로 재직 중이다. 신한 PWM프리빌리지 서울센터장,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등을 30년간 역임했다. 필명 ‘고부자’로 유튜브에서 투자 및 부동산 전문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자가 되려면 부자를 만나라’, ‘강남부자들’ 등이 있다. 강사진은 고준석 주임교수, 국제대학원 모종린 교수 등 연세대뿐만 아니라 미래에셋 투자와연금센터 이상건 센터장, 하나은행 부동산 이동현 수석전문위원,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전문위원, 건국대부동산대학원 박합수 겸임교수, 신한은행 압구정동센터 우병탁 부지점장, 신한은행 WM사업부 이영진 부부장, 연천군 보건의료원 최병용 원장, 지지옥션 이주현 선임연구원, 루센트블록 김정섭 CBO, 알엠아이 코리아 임동섭 대표 등 부동산 분야 최고 전문가와 기업 대표 등이 포진해 있다. 학습 내용은 시장경제 원리로 바라본 2024년 부동산 시장 전망 및 투자전략, 부동산 시장 인사이트& 트렌드, 부동산 세금 절세 전략, 경매·공매전략, 철도 및 도로 역세권 투자 전략, 부동산 절세 전략, 토지 투자법, 정부 정책에 따른 재개발·재건축 교육 및 전략, 골목상권 개발, 꼬마빌딩 투자법, 풍수지리로 보는 부동산 투자 등이다. 교육 기간은 2024년 3월 21일 입학식을 시작으로 7월 4일까지, 모집 인원은 50명 내외이다. 신청 및 문의는 연세부동산 최고위 과정 사무국으로 하면 된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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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세대 제4기 펫 비즈니스 리더스 과정 개설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반려가구는 604만 가구로 전체의 29.7%를 차지한다. 반려인은 1448만 명으로 1500만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로 반려동물이 가족의 자리를 대신하는 ‘펫팸족(Pet+Family)’이 급증하는 추세이다.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은 ‘펫코노미(Pet+Economy)’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선점하고자 제4기 연세 펫 비즈니스 리더스 과정을 개설한다. 본 과정은 ‘반려동물 이해하기’, ‘반려동물 비즈니스 시장의 현주소’, ‘반려동물 산업별 현황과 전망’, ‘반려동물 산업 마케팅 전략’ 등 4가지 모듈로 구성된다. 강사진으로는 조창환 언론대학원 원장(한국광고학회회장), 박희준 정보산업공학과 교수 등 연세대 뿐만 아니라 김상덕 펫사료협회 회장, 김효진 도그어스플래닛EDU대표, 박태근 애견신문사 대표, 반려동물 행동학의 최인영 러브펫 대표원장, 동물병원 산업플랫폼의 이태형 의장, 윤병국 청담우리동물병원 대표원장, 김세한 도그TV 이사 등이 있다. 교육 기간은 내년 3월 26일 입학식을 시작으로 7월 2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5시 40분부터 9시 10분까지 2개의 강연이 진행된다. 모집인원은 50명 내외. 신청 및 문의는 연세 펫 비즈니스 리더스 과정 사무국으로 하면 된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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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몬학습, 풀이 중심 학습과 방문 학습 장점을 모두 갖춘 ‘스마트구몬N’의 진짜 공부

    언택트 교육이 급격히 확산되며 태블릿 기기를 활용하는 학습이 대세로 떠올랐다. 이런 교육 트렌드에 맞춰 학부모들은 터치 위주의 패드 학습에 익숙해졌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게 진짜 공부가 되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여전히 갖고 있다. 또한 비대면 문화를 활성화시켰던 코로나19의 여파가 사그라들며 선생님이 가정을 방문해 세심하게 관리하며 자녀의 능동적인 학습 습관을 형성해주길 바라는 학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1대1 대면 관리를 통한 능동적인 참여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구몬학습은 스마트구몬N을 선보였다. 스마트구몬N은 문제풀이 중심 학습과 방문 선생님에게 세심한 관리를 받는 전통적 학습의 장점을 유지한 채 디지털 기반의 스마트 학습을 제공하는 점이 장점이다. 스마트구몬N은 학습자가 펜으로 직접 쓰며, AI 학습 데이터 기반의 정밀한 학습 분석까지 제공받을 수 있다. 터치 위주의 문제풀이로 구성된 다른 스마트 학습지와 달리 직접 쓰면서 학습하는 공부의 본질을 놓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디바이스 진입 장벽을 낮춰 개인이 보유한 디지털 기기로도 학습이 가능하다. 능동적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장대익 가천대학교 창업대학 석좌교수는 “디지털 기반 교육 환경 속에서는 학습자의 태도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디지털 환경 속에서 전달자와 학습자의 소통 방식이 쌍방향으로 자유롭게 이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학습자는 이전보다 집중력이 저하될 수 있고 수동적으로 변하기 쉽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결국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학습 프로그램 및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온라인 학습 환경에서는 학습자들이 능동적으로 움직이기 어려우므로 오프라인 수업 및 교육을 더해 학습자의 능동성을 적극 길러야 한다. 그런 점에서 풀이 중심 학습과 방문 관리를 모두 갖춘 스마트구몬N은 이런 교육 방향성과 가장 맞닿아 있는 솔루션이다”고 했다. 실제 스마트구몬N은 주관식 구성의 풀이 중심 학습과 구몬 선생님의 방문 관리를 통한 능동적인 학습에 필요한 강점을 갖추고 있다.100% 풀이 중심 학습으로 개인별 맞춤 학습 분석 스마트구몬N은 기존 지류 학습지가 가진 풀이 중심 학습의 강점을 그대로 살린 스마트 학습지다. 주관식 문제로 이뤄져 지류 교재 또는 디지털 기기에 직접 펜으로 풀면서 학습할 수 있다. 회원이 지류 또는 디지털 교재를 푸는 순간 필적 그대로 디지털 기기에 기록된다. 다 푼 문제를 제출하면 채점 센터로 전송되며 다음 날 바로 결과를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쌓인 학습 데이터는 ‘AI 학습 리포트’에 반영돼 회원이 어떤 부분에서 헤맸는지, 어떤 문제 유형에서 강한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회원은 학습 데이터를 다각도로 확인하며 자신의 강점을 찾고 약점을 보완하여 학습 실력을 키울 수 있다. 이밖에도 스마트구몬N은 학습과 연동된 실시간 보상으로 학습에 대한 흥미와 동기부여를 제공한다. 출석, 교재제출, 구몬타임 등 학습 미션을 달성하면 구몬 선생님은 아이템을 부여해 보상한다. 학습자는 지급 받은 아이템으로 유니버스앱에서 아바타 꾸미기, 미니게임 등 다양한 경험을 즐길 수 있다.3명의 구몬 선생님을 통한 올바른 학습 습관 형성 스마트구몬N은 구몬 선생님의 방문 관리에 더해 온라인 관리까지 제공한다. 방문 관리 외 가정 학습 기간 동안에도 매일 학습 케어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방문교사, 채점교사, 오답질문방교사 등 3명의 교사가 학습 관리 공백 없이 세심하게 학습을 챙긴다. 방문교사는 주 1회 가정에 직접 방문해 회원의 성향, 성취도에 맞춰 방향성을 수립하고 학습을 관리한다. 객관적인 데이터에 근거해 회원의 학습을 피드백하고, 학습을 끝까지 완수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준다. 가정학습 기간 중 디지털 기기로 제출된 문제는 학습자의 글씨체가 아직 서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AI가 아닌 채점 교사가 직접 채점함으로써 결과 오류를 방지한다. 이후 채점 결과를 받고 이해가 되지 않는 문제는 실시간 화상으로 오답질문방 교사에게 질문하며 오답을 정정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스마트구몬N은 방문교사를 아바타 형태로 구현한 디지털 트윈교사를 통해 디지털 기기 상에서 회원과 매일 소통하며 학습을 독려한다. 장대익 교수는 “디지털 기반 맞춤 학습의 경우 긴장감과 집중도가 약해질 위험이 있다. 따라서 보다 양질의 학습을 위해서 디지털 기반 맞춤 학습에만 치중하기 보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학습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구몬학습 관계자는 “다양한 학습 시스템을 통해 아이가 적극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진짜 공부를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스마트구몬N의 가장 큰 장점이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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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나카 “우리 사회가 맛있어지도록 잘 비비겠습니다”

    “오이시쿠나레, 오이시쿠나레! 모에모에꿍! 다문화 가정이 우리 사회에 잘 섞여 나라가 살맛 나게 맛있어졌으면 좋겠어요. 제가 잘 섞이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유명한 개그맨(김경욱)인데 요즘에는 일본 사람 호스트, 일종의 가공 캐릭터 설정 인물로 활발하게 방송과 온라인 매체에서 활동 중인 ‘다나카 유키오’가 다문화 가정 인식 개선과 갈등 해소를 위한 소통에 적극 나선다. 김경욱은 과거 SBS 코미디 프로그램 ‘웃찾사’의 ‘나몰라 패밀리’ 코너에서 가수 바비 킴을 어설프게 흉내내는 ‘바보 킴’으로 큰 웃음을 줘 인기를 얻었다. 다나카는 아예 김경욱을 자신의 매니저로 설정해 놓고 한국 사람들과 소통하는 다양한 콘텐츠 발굴에 도전하고 있다. 다나카는 사람들이 찾지 않는 일본 호스트 설정인데, 일본어도 어눌한 데다 늘 당하는 캐릭터다. 그러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아 오히려 본캐릭터보다 유튜브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더 인기를 얻고 있다. ‘오이시쿠나레! 모에모에꿍’은 다나카의 필살기 주문이다. 심하게 ‘맛있어져라’라는 의미다. 다나카는 동아일보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다문화 가정 인식 개선 캠페인 ‘따뜻한 동행, 달라도 다 함께, 달다 캠페인’의 홍보대사로 활동했다. ‘달다’ 캠페인은 차별과 갈등이 아닌 공존과 화합이라는 인식 변화에서 국민 소통을 하자는 취지로 진행됐다. 올 7월부터 국민들이 직접 극복한 사회, 직장, 가정 내의 다문화 갈등 해소 사례를 공모해 수상자를 선정하고 알렸으며, 각종 홍보 콘텐츠 제작과 온·오프라인 캠페인 활동을 전개했다. 다나카는 캠페인송 ‘동행’을 부르며 메시지를 전했다. 다나카는 한국에서 잘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자신의 캐릭터가 다문화 가정과 한국 사회를 연결하는 소통의 창구로 활용되기를 바란다. “서로를 언급해 주는 일이 먼저 중요할 것 같아요. 다문화 사람들을 고립시키지 않는 것이 필요합니다. 각자의 스타일과 영역을 인정하는 문화가 정착이 된다면 그 자체로 ‘윈윈’입니다. 저부터 실천하고 있어요.” 설정 부캐릭터지만 그래도 다나카의 지금 삶이 다문화 사람들에게 자신감과 희망을 전해 줬으면 한다. “다나카가 5년 전에 한국으로 와서 4년간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고 지금에서야 나름 인정을 받고 있잖아요. 이를 보고 힘을 얻으면 좋겠어요. ‘다문화의 아이콘’으로 다문화 가정과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를 더 재미있게 알아가도록 제가 아이디어를 내놓겠습니다.” 다나카는 야박한 평가도 많이 받지만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여유도 생겼다. 그래서 사회 저변에 두껍게 박힌 다문화 가정 인식을 바꾸려는 도전에 자신 있게 나설 수 있다. “간혹 저에게 ‘재미없다’고 직격하는 분들도 있는데, 바꿔 말하면 그분들이 예전에는 저를 재미있게 소비했다고 볼 수 있잖아요. 저를 좋아하기 때문에 실망한 거죠. 당연히 사람들의 마음을 돌려놓으려고 저를 채찍질할 수 있는 겁니다. 다문화 가정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도 진솔한 마음으로 다가가면 애정으로 바뀔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봐요.” 열심히 사는 다나카가 많은 응원을 받는 것처럼 다문화 가정을 향한 시선도 같았으면 한다. 유튜브 방송 등을 하다 본캐릭터인 개그맨 김경욱과 헷갈리는 일이 자주 벌어지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다 고음에서 멈칫하며, 술을 마시면 한국말이 술술 나오는 식으로 정체성에 혼란을 겪지만 보는 사람들에게 활력소가 되고 있다. 다나카가 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어필하고 있는데 또 다른 부캐릭터인 ‘53세 유튜버 김홍남’으로 40∼60대에게도 특별한 인식 변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다짜고짜 메시지만 들고 ‘생각을 바꿔 달라’고 다가가는 것보다는 다문화 가정들이 갖고 있는 고뇌, 고민을 제가 망가지는 방식으로 잘 알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어요. 뭔가 기분이, 느낌이가 너무 좋스므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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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 저희 ‘들이대’ 나왔어요”… ‘흥부자’ 호랑나비 가수와 홍경민의 안 닮은 듯 닮은 인생 동행[유재영의 전국깐부자랑]

    깐부. 국어사전에는 ‘같은 편’, 나아가 ‘어떤 경우라도 모든 것을 나눌 수 있는 사이’라는 보충 설명이 달려 있습니다. 제아무리 모든 것을 갖춘 인생도 건전한 교감을 나누는 평생의 벗이 없다면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미국 하버드 의대 로버트 월딩어 교수는 동아일보 신년 인터뷰에서 “행복을 결정하는 결정적 요인은 부도, 명예도, 학벌도 아닌 사람들과 따뜻하게 의지할 수 있는 관계”라고 했습니다. 좋은 인간관계는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깐부들 사이에 피어나는 ‘같이의 가치’를 소개합니다.살다보면 무작정 좋은 사람이 있다. 특별한 끌림이 있다. 그 사람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내 캐릭터에서 아주 편하게 작동이 된다. 그의 모든 것이 저절로 나에게 ‘ctrl+x’로 저장된다.상대가 힘든 일을 겪어 행여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도 ‘나’라는 사람은 결코 위치 변경을 할 생각이 없다. 남들 눈치 안보고, 시선 안 따지고 그의 옆에 더 가까이 있으려는 의리가 발동한다. 다른 사람들이 눈치를 보느라 연락을 주저할 때 평소보다 더 극진히 그의 하루를 염려한다. 혹시 힘들어하고 있을 시간을 아예 주지 않으려 한다.그 사람의 상황을 굳이 해결해주지 않더라도 그냥 만나자는 말 한 마디로 감동과 위안을 준다. 겪어본 당사자는 안다. 주변 사람이 떠나가는 공허함과 아쉬움이 확실한 한 사람의 존재감으로 채워진다. ‘호랑나비’로 가요계를 흔든 ‘영원한 10대 가수’ 김흥국 ‘김흥국장학재단’ 이사장(64)과 ‘흔들린 우정’의 인기 가수 ‘한국의 리키 마틴’ 홍경민 씨(47)의 관계가 그렇다.무작정 좋은 둘의 교감은 전혀 흔들림이 없다. 가요계 선후배의 특별한 우정 정도로 소개하면 무척 아쉬울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먼저 ‘김흥국’의 마음이 되어주고, 먼저 ‘김흥국’의 몸이 되어주려는 ‘홍경민’이다. 그런 ‘홍경민’의 운동 에너지를 받아 자신의 지금 현재 위치 에너지로 변환시켜 흥을 잃지 않고 사는 ‘김흥국’의 관계를 설명하면 아주 그럴 듯하다.김 이사장이 1989년 ‘호랑나비’로 전국을 강타했을 때 홍 씨는 중학생이었다. 1988년 대학가요제에서 신해철의 무대를 보고 가수의 꿈을 키운 홍 씨는 ‘김흥국’을 보고 문화적 충격을 크게 받았다. ‘호랑나비’가 히트를 치기 전 홍 씨는 김 이사장과 불치병에 걸린 한 소녀와의 인연을 다룬 다큐멘터리 방송(1988년 인간시대-정아의 겨울일기 편)을 봤다. 무명 가수 ‘김흥국’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던 그에게 180도 바뀐 ‘호랑나비’의 ‘김흥국’이 덮어쓰기 됐다. ● ‘흥궈신’의 진면목을 늘 소환하는 동생 “으아! 동아일보 때문에 오랜만에 터네. 경민아 들이대 봐.”지난 4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만난 두 사람. 첫 만남이 언제인지 서로 기억을 못해 더 물을 필요가 없다. 둘에게는 인연의 시간이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서로 사는 얘기, 주변과 세상 흘러가는 얘기에 집중하는 일관성이 시간보다 중요한 우정의 포인트다. 친한 사람들끼리는 한 얘기 또 해도 재밌다고 하는데 둘은 늘 포복절도를 한다. 조곤조곤 만담이 이어지는데 범위를 알 수 없다. 여기서 둘이 아주 친하게 사는 의미를 찾으면 된다.김 이사장은 노래 말고도 재치, 입담의 대가다. ‘전천 후 예능 1호 가수‘, ‘예능 치트키’ , ‘흥궈신’ 등 웃음을 보장하는 수식어가 많다. 웃음에 보수적인 사람들도 김 이사장의 기발한 예능 감에 여지없이 ‘웃참 실패’다.홍 씨는 그런 ‘김흥국’을 소환하는 시동 버튼이다. 깨알같이 ‘김흥국’이 웃긴 스토리를 다 꿰고 있다. 동생의 관심 저격에 김 이사장은 잊고 있던 관련 에피소드 등을 기억해낸다. 그러면서 그는 예능 소재를 다시 찾고, 재미도 더 풍성해진다. -또 생각나는 게 있는 거죠?“예전에 형님이 ‘호랑나비’를 노래한 영상을 보면 ‘호랑나비야. 날아봐’하고 트레이드마크 춤을 출 때 댄서, 무용팀이 형님 동작을 못 맞추고 못 따라가더라고요. 형님은 이리로 몸을 날렸는데 댄서들은 저리로 가고, 하하.”“안무 팀이 헷갈린 거야. 내가 리허설 때하고는 완전히 다르게 추니까. 으아! 노래하다 말고 한 무용단한테 ‘당신이 왜 이리와’ 그랬다니까. 나는 리허설이 필요없다는 걸 그 때 알았어요.”어떻게 연예계 생활을 해야할지 영향도 많이 받았다. “제가 ‘흔들린 우정’을 낼 당시 가수들은 무조건 예능을 나가야 하는 분위기였어요. 저도 ‘흔들린 우정’을 발표하고 첫 방송을 나간 게 가요 프로그램이 아니라 ‘서세원쇼’였어요. 무조건 예능을 나가야 하는데 당시 형님은 ‘예능의 신’이었잖아요. 참고를 많이 했죠. 그래서 그 ‘서세원쇼’에서 토크 1등을 했죠. 덕분에 주목을 조금 끌었죠.”많이 부럽기도 했다. “예전에 형님이 하루에 라디오 방송을 두 개나 하신 적이 있어요. 오전, 오후로 하셨죠. 그간 연예계에서 하루에 DJ 진행을 두 번이나 한 사람이 있었을까요. 제 기억으로는 없어요.”“으아! 그것을 너가 어떻게 알아?”“아니, 당시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 때 제가 형님한테 ‘어떻게 하루에 DJ를 두 번이 볼 수 있냐’고 했더니 형님이 ‘으아! 그러면 유재석은 프로그램을 왜 여러 개 하냐. 라디오는 왜 동시에 들이대면 안 돼’라고 하셔서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대단하네. 말 나왔으니 내가 라디오 두 개 할 때 심신(가수)이 방송 펑크를 냈잖아. 아마 오전 방송 라디오 작가가 섭외 전화를 했는데 심신이 ‘네. 흥국이 형님 좋아하죠. 나갈게요’라고 자신 있게 출연을 약속했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시간을 헷갈렸는지 오전에 안 나타났어. 하하하.”● 노래 써주고 ‘가수 김흥국’ 찾아준 한국의 리키 마틴흥이 넘치던 선배가 흥을 잃어 얼마전까지 당황스러웠다. 김 대표는 최근 몇 년간 불편한 구설수에 휩싸여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의혹만 불거져도 연예인은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는다. 나중에 법적으로 억울함이 풀렸지만 김 이사장은 논란의 중심에 선 것만으로 도의적 책임감을 느끼고 방송 출연과 외부 노출을 최대한 자제했다. 활동을 중단하고 두문불출했다. 가깝게 지내던 주변인들과도 하나둘씩 소원해져갈 때 홍 씨는 김 이사장의 마음을 살폈다. 흔들릴 수도 있었던 우정의 중심을 잡았다. -사람이 무서웠겠습니다. “연락 잘하던 동료, 지인들이 떠나는 게 힘들었죠. ‘호랑나비’ 한 곡으로 30여년을 잘 나가다 처음으로 추락을 했는데 단번에 사람이 끊겼어요. ‘한잔 하자’ 연락하는 사람들이 없더라고. 잘못 살아온 내 자신을 탓했지만 처음에는 ‘연예인 김흥국 타이틀만 보고 사람들이 친하게 다가왔던 것일까’라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죠. 6개월에서 1년까지 친하게 지냈던 사람들 연락을 기다려봤어요. 안 오길래 휴대폰에 저장된 전화번호를 거의 다 지웠어요. 지우느라 팔도 아픈데 마음은 더 찢어졌죠.” -그럼에도 ‘홍경민’ 의리의 가치를 아셨겠어요. “하루하루 힘들었는데 거의 매일 ‘저랑 술 한 잔 하시죠’라며 연락이 오더라고요. ‘그래 와라. 아직 내가 너한테 술 한 잔은 살 수 있다’고 하면 경민이가 ‘절대 안 된다. 제가 산다’고 그러면서 꼭 와요. 고맙죠. 그런데 눈물나게 더 고마운 선물까지….”-김흥국 맞춤 노래를 만들어줬다면서요?“나를 위해 곡을 썼어요. 자기가 만든 노래를 자기가 안 부르고 나를 줬어요.” 지난 9월 김 이사장은 디지털음원을 발표했다. 제목은 ‘걸어간다’. 높은 곳에 오르는 게전부인 줄 알았었다.하지만 사는 건웃으며 내려오는 게더 어렵다는 걸 몰랐다.그저 아무 탈 없는 게최고라던 엄마 얘기돈이냐 명예냐모든 게 부질없단 걸한참 지난 후에 알았다. 걸어간다 좀 늦어져도결국 마지막까지 가야 할 길한 걸음 또 한 걸음 걷다 보면어디인들 못 갈까.오 돌아본다 뒤 돌아본다.후회로 가득했던 지나온 길다시는 또 다시는 한 숨 속에주저앉진 않겠다. 가는 길에 바람 불어젖은 땀을 식혀 주면이내 깨닫는다. 혼자 걷는 게 아님을미소 짓고 다시 걷는다.걸어간다 좀 늦어져도결국 마지막까지 가야 할 길한 걸음 또 한 걸음 걷다 보면어디인들 못 갈까. 오 돌아본다 뒤 돌아본다후회로 가득했던 지나 온 길다시는 또 다시는 한 숨 속에주저앉진 않겠다.어디만큼 와 있는지잠시 고개 들어보면다시 깨닫는다.아직은 끝이 아님을망설이지 않고 걷는다.쉬지 않고 간다.김 이사장이 한참 힘들 때인 2년 전. 홍 씨는 그의 인생을 ‘걸어가는 중입니다’ 노래로 만들어 선물했다. ‘걸어간다’는 제목을 미래지향적으로 바꾼 거다. 더 애절한 리듬으로 편곡까지 했다. -가사가 딱 ‘김흥국’표 같네요. “사사로운 인연에 미련을 갖기보다는 나를 돌아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던 타이밍에 경민이의 노래 선물을 받았어요. 한 줄 한 줄 정말 내 마음이더라고. 감동적으로 멜로디를 살려주지 못해 경민이한테 미안해요.”홍 씨는 누구나 그리워하는‘김흥국’을 다시 찾아주고 싶었다.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며 몸을 숨긴 형의 노래를 누군가 들으면, 그들이 ‘김흥국’에 공감하고 함께 울어줄 것 같았다. 김 이사장의 복귀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김흥국’의 건재를 알리고 싶은 마음도 컸다.“제가 한 포털에서 K팝 차트 방송을 하고 있을 때였어요.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형님을 모셨는데 그 공간에 전자드럼이 있어요. 드럼을 보는데 예전에 ‘판타스틱 듀오’라는 프로그램에서 (김)건모 형이 김흥국 형님의 ‘59년 왕십리’를 부른 게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 때 형님이 드럼을 치셨죠. 그 영상이 크게 화제가 됐거든요. 방송을 하는 공간에 노래방 시스템도 마련이 돼 있어서 형님에게 ‘59년 왕십리를 부르면서 드럼을 같이 쳐 달라’고 부탁을 했죠. 그런데 드럼을 치는데 세상 그렇게 행복한 표정이 없더라고요. 사람이 정말 즐거울 때나 나오는 표정이었어요. 형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사람들이 ‘김흥국’을 너무 예능하는 사람으로만 보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 좋다, 형님하고 노래를 같이 해보자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어요. 처음에는 듀엣으로 부르자고 했죠.”-‘김흥국’ 이 대중에게 받은 사랑을 동생이 대신 갚아주고 싶은 마음이 보입니다. 김흥국의 마음으로 가사를 썼겠습니다. “곡을 쓰려고 작업실에 앉아 있는데 울컥하고 가슴이 미어지더라고요. 형님에게 풍파가 많았잖아요. 그런 형님의 삶은 이제 높이 올라가는 게 아니라 웃으면서 내려와야 한다고 봤어요. 그 흐름으로 노래를 만들어서 녹음실에서 형님 파트를 녹음하고 같이 식사하고 헤어졌는데, 집에 와서 노래를 들어보니 둘이 나눠 부르기에는 너무 아깝더라고요. 형님에게 전화를 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부르시는 게 좋겠다’고 말씀을 드렸죠.”김 이사장은 “나는 경민이에게 잘해준 것 없다. 그런데도 내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나의 노래를 남겨줬다. ‘휼륭한 후배’라는 말 이상의 표현이 지금 생각이 안 나서 정말 미안하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 김 이사장의 지인과 아는 음악 관계자가 이 노래를 우연히 듣고 반해 트로트 스타일로 편곡을 추진했다고. 홍 씨는 편곡과 제목 변경 요청에 흔쾌히 승낙을 했다. 홍 씨는 “예전 ‘59년 왕십리’도 당시의 기성세대들이 술 한 잔 마시고 노래방 가서 많이 부르면서 마음의 스트레스, 응어리를 풀었던 노래다. ‘김흥국’ 역사에 제가 만든 노래가 담겨 뿌듯하다”고 했다. 홍 씨는 “내가 나오는 뮤지컬(볼륨업)에도 ‘걸어간다’ 가 나온다. 상식적인 삶을 사는 분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가사”라고 말했다. -의리의 재발견입니다. “어떻게 이 좋은 노래를 나한테 주냐고요. 김건모 이후에 처음 나를 배려해준 후배 같아. 원래 탁재훈이 이래야 되거든(폭소가 터진다). 걔가 가수면서 후계자인데…. 예전에는 다른 연예인들이 ‘왜 둘만 그리 좋아하냐’ 고 한 소리씩 하고 그랬어요. 의리 있는 ‘홍경민’이라는 사람의 가치를 알게 돼 기뻐요.”곡 홍보가 얘기가 나오니까 ‘흥궈신’으로 돌아온다. “음원 나온 지 두 달이 넘었는데, 얼마 전에 편곡도 해주고 관심을 가져준 관계자한테 그랬어요. 홍경민이가 나를 위해 만들었고, 또 ‘10대 가수’가 몇 년 만에 곡을 낸 건데 방송 섭외 어떻게 돼 가냐고 물었죠. 그런데 ‘계속 (섭외) 돌고 있습니다’고만 그러는 거예요. 하하. 그럼 어디까지 돌 작정이냐고 그랬더니 ‘이사장님은 큰 방송만 나오셔서…’라고 하더라고. 맞는 얘기인데. 하하. 그래도 ‘내가 여기저기 가릴 처지가 아니다’라고 했어요. 그런데 아직도 돌고 있대. 그 분 요즘 돌아버릴 거야. ㅎㅎㅎㅎ. 동아일보 이 기사 보시는 음악 PD, 작가분들 부탁합니다.”“하하. (지)상열 형이 형님 곡 나오면 본인이 방송국 돌아다닌다고 했습니다.” ● 들이대면 더 재밌는 ‘김흥국’을 아는 동생홍 씨는 ‘김흥국’의 흥은 인간 관계에서 불편함을 지우는 도구, 대표 유행어인 ‘들이대’는 사람을 크게 포용하는 그릇으로 본다. 홍 씨는 “형님의 흥과 말은 곧 배려다. 지나가는 사람이 길거리에서 웃겨달라고 하면 바로 웃겨줄 수 있는 분이다. 내가 망가질 수 있어도 상대방이 웃고 좋으면 그만이다. 사람의 사이즈, 클래스가 다르다”고 했다.동생의 칭찬에 김 이사장은 “요즘은 옷 치수가 105에서 110으로 늘었어. 크게 입어야 돼”라며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웃음을 준다. 그런 김흥국의 면모를 세상 사람들이 알기 때문에 재미에 관한 한 거를 게 없다는 말이 나온다. “여러 프로그램에서 웃겨보려다 실패도 많이 했는데, 한 번 잘하면 칭찬을 엄청 해주세요. ‘오늘 타율 좋다’ 이런 식으로요. 형님이 대단하다 생각을 많이 해요. 계산해서 웃기는 게 아니고, 그냥 막 던지는데 터지는 거예요. 부럽죠. 만약 라디오 방송에서 제가 ‘터보(김종국)’가 부른 ‘사이버 러버(Cyber lover)’를 형님처럼‘시버 러버’라고 말했어 봐요. 당장 DJ 자리에서 하차했겠죠.”김 이사장이 이제 사람들을 피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흥국’의 흥과 말로 웃음을 참을 수 없는 일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예전 어록 애기를 안 할 수가 없네요. ‘들이대’면 더 재밌는 뒷이야기들이 나올 것 같습니다.“(박)미선(개그우먼)이가 어록을 다 터트렸다고 보면 돼요. 방송 섭외 전화 스토리가 많지. 한 번은 SBS ‘스타킹’ 프로그램 작가가 연락이 와서 같이 있던 미선이를 바꿔줬어요. 미선이가 섭외 전화라고 그러길래 아무 생각없이 ‘스타킹이 나한테 왜 있어. 집에 스타킹도 없고. 안 나간다’고 그랬죠. 그 얘기를 미선이가 작가한테 전하니까 너무 재밌다고 하는거야. 그러더니 미선이를 섭외하더라고.”시동이 걸린다. “한 번은 또 KBS ‘스케치북’에서 전화가 왔어요. 마침 옆에 또 미선이가 있어서 물었지. ‘스케치북이 뭐냐’고. 미선이가 ‘스케치북 몰라’라고 하길래 ‘나 어릴 때 그림도 못 그렸는데 무슨 스케치북이야. 잘 몰라. 네가 나가’라고 했죠. 미선이가 방송 작가한테 통화를 하면서 ‘안녕하세요. 박미선인데요. 흥국 오빠가 그림을 못 그린대요’라고 한 거야. ㅎㅎㅎㅎ. 또 그래서 자기가 방송에 나간거지.”‘줄줄이 사탕’이다. 흐름이 끊기질 않는다. “한두 개가 아니에요. ‘나는 가수다’에서 연락이 와서 한 번 나오실 의향 있냐고 묻길래‘저기요, 나는 이미 가수인데’라고 해버렸어. ‘아는 형님’ 섭외 전화도 미선이를 바꿔줬죠. 전화가 왔다고 해서 ‘내가 아는 형님이 한두 명이야. 아는 동생도 많다’고 했지. 미선이가 ‘오빠. 그래. 이 방송은 오빠한테 안 맞으니까 내가 나갈게. 내가 방송 나가서 오빠의 마음을 전달할게’라고 했어요. 하하. ‘냉장고를 부탁해’도 마찬가지에요. ‘안녕하십니까, 냉장고를 부탁해입니다’고 섭외 전화가 와서 ‘뭐, 내가 이삿짐센터도 아니고. 우리 집 냉장고나 바꿔줘’라고 그랬어요. 그러니까 또 박미선이 해결했죠. ㅎㅎㅎㅎ.” -정말 상황과 사람을 솔직하게 대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네요. “‘시버 러버’ 사건도 그래요. 솔직히 저도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형님이 이해가 돼요. ‘Cyber’에서 C가 S로 쓰여 있다면 사고가 안 났을 수도 있었다고 봐요. 또 그 단어가 그 시대에 막 나왔으니까 보는 사람은 어색할 수도 있었죠.”홍 씨가 예전 사건을 ‘들이대’자 잊고 있던 상황이 떠오른다. “생방송이니까 실수가 안날 수 없죠. 아무리 생각해도 엔진(터보)이 어떻게 노래를 하냐고. 원래 그 라디오 방송 코너에서는 젊은 가수들 노래를 잘 안 틀었거든요. 나는 그게 팝송인줄 알았어. 모르니까 같이 진행을 하던, 대학 나온 박미선한테 슬쩍 소개를 넘겼는데 ‘오빠 나 몰라요’라고 그러더라고. 그래서 온 에어 신호는 들어와 있고, 어쩔 수 없이 사고를 친 거지. 그러니 방송국에 항의 전화가 엄청 오고, PD가 사장실로 불려가고 했죠. 그 다음날 박미선이 사과 방송을 하고, 나도 국장실에 불려가서 ‘네, 다음부터는 실수 없이 잘하겠습니다’하고 정말 각오를 하고 나왔죠. 그런데 바로 더 큰 게 터졌죠. (차도균의 ‘철없는 아내’ 노래 제목에서 ㅊ을 ㅌ로 발음해 난리가 났다). 왜 그날따라 PD가 볼펜으로 제목을 흘려 써서 주냐고. ‘시버 러버’는 아무 것도 아니야. ‘김흥국’은 녹음 방송해야 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고 하더라고요.”(김흥국)-거미의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를 바꿔 소개한 사건이 연이어 터졌죠(홍경민).“거미가 무슨 노래를 해. 그렇지 않냐고요. 거미가 거미줄을 쳐야지. 방송 중에 노래 제목이 적힌 쪽지가 왔는데 또 감이 이상하더라고. 그런데 미선이가 또 모른 체를 해. 보통 ‘오빠. 이 노래 알아요’라고 물어봐야 되는데 그날은 가만히 있더라고. 나중에는 정말 모르는 가수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너는 아는 가수가 도대체 누구냐’하면서 티격태격했지. 그러니 스튜디오 밖에서는 난리가 난거야. 생방송에서 노래 소개를 안 하면 징계를 받을 수 있으니까 어쩔 수 없이 해야 되는데, 거미가 노래를 하는 건 내가 살면서 본 적이 없잖아.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친구가 부릅니다. 거미라도 될 걸 그랬어’라고 했지. 그렇게 말하면서 이번에는 내가 맞았다고 확신을 했죠. ‘PD가 틀렸다. 내가 최고의 DJ다’라고 뿌듯해했죠.”-계속 고개 숙이고 싶은 상황이 이어졌네요.“그래도 DJ의 전설 이종환 선생님께서 당시 내 방송을 보려고 본인 방송 나오는 시간보다 1시간 일찍 나오셨다고 하더라고요. 소문을 듣고 어떻게 방송을 하는지 보고 싶었다고 하셨어요. 이 선생님이 저에게 ‘프로그램 재밌다. 계속 그렇게 방송해라. 당신이 실수 안 하고 안 틀리면 방송을 안 들을 거다’고 말씀해주셨죠. 그 말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런데 경민아, 너는 기억으로 너무 들이댄다. ㅎㅎㅎㅎ”“‘들이대’라는 말이 나중에 역사의 단어로 기억되지 않을까요? 100여년 쯤 지나 사람들이 ‘들이대’라는 말은 어떻게 생겨난 것이냐고 궁금해 했을 때 거슬러 올라가 찾을 수 있는 자료가 너무 많죠. 그래서 형님이 더 대단한 역사의 인물로 남지 않을까 싶어요.”(홍경민)“안 그래도 어떤 사람이 ‘들이대’ 학교를 설립하자고 연락이 왔더라고.(또 한 번 폭소가 터진다). 교육부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나만 허락하면 학생도 뽑고 하겠대. 최고위 과정으로 만들면 될까. ㅎㅎㅎㅎ.” ● ‘홍경민’ 이 만든 ‘나비 효과’ ‘홍경민’으로 인해 나라는 사람이 어떤 존재로 이 세상에서 살아가야하는지를 알게 됐고, 그래서 살맛이 난다. 팬들이 바라는, 있는 그대로의 날 것 ‘김흥국’을 홍경민 때문에 찾고 또 찾고 있다.‘김흥국’ 안에 숨겨진 ‘김흥국’이 계속 나온다. “자기 방송을 하다가도, 또 어떤 자리에서든 ‘김흥국’의 진면목을 자랑하는 동생이에요. 방송에서 현철 선배님의 노래를 하다가도 ‘사랑은 얄미운 나비인가봐’라는 대목에서 ‘무슨 나비? 호랑나비’라고 하면서 그 자리에 없는 ‘김흥국’의 존재감을 끌어내는 동생입니다. ‘김흥국’을 나보다 더 잘 읽는 것 같아요. 홍경민의 작은 ‘날개짓’이 사람 김흥국을 태풍으로 밀어 올릴 것 같아요. ‘홍경민’으로부터 시작된 ‘나비 효과’, 그 혜택을 앞으로 톡톡히 볼 것 같습니다.”홍 씨는 쭉 계속 ‘인간 김흥국’의 ‘보증수표’가 되고 싶다. ‘걸어간다’의 가사에서 김흥국이 가는 길에 불어주는 ‘바람’이 홍 씨의 존재감 같다고 하자 고개를 끄덕인다. “많은 분들의 행복을 위해 다시 활발하게 활동하셨으면 좋겠어요.”바라는 건 하나다. 김흥국 다운 김흥국, 하지만 전보다 카메라를 더 진정성 있게 대하고 싶은 김흥국이 다시 세상에 유쾌한 웃음을 주었으면 한다. “열심히 산다”는 말을 제일 듣고 싶어 한다는 김 이사장을 팬들 앞으로 끌어내기 위해 홍 씨 본인도 내년 1월 가수로서의 스타일을 바꿔 무대에 선다. 헤비메탈 락커로 깜짝 변신할 예정이다. “경민아. 나도 예전에 락 음악을 했잖아. 락을 하려면 일단 머리를 길러 들이대고 털어야 돼. 마이크도 그냥 잡으면 안 되고, 꺾어야 돼. 그리고 무대 물 뿌려야 돼. 소방차 협찬 받아. ㅎㅎㅎㅎ.”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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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로학원, 2024 정시 합격 예측·1대1 컨설팅 서비스 시작

    종로학원은 2024학년도 정시 합격 예측 서비스를 출시했다. 수험생의 수능, 학생부 성적을 다각도로 분석해 정시 지원 시 최적의 지원 전략을 제시한다. 종로학원의 정시 합격 예측 서비스(온라인 배치표)는 대학별 실제 환산점수 기준으로 합격 가능성을 판별해준다. 판별 결과에 따라 총 4단계(안전, 적정, 도전, 위험권)로 결과를 제시해준다. 표준점수, 백분위, 학생부 성적 등을 고려해 지원자에게 유리한 대학, 학과를 제시해주기 때문에 최적의 지원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올해 대입은 통합수능 3년차로 문·이과에 따른 유불리가 존재하고, 이과생의 인문계 학과 교차 지원 등으로 혼란이 여전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입시 결과만으로 대학별 합격선을 가늠하기가 매우 힘든 상황이다. 종로학원의 정시 합격 예측 서비스는 이런 변수들을 감안해 합격 가능성을 정교하게 판별해준다. 서비스 이용자에겐 ‘2024학년도 종로학원 정시 모의 지원 군별 지원 성향 분석’ 특별자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본인 점수와 유사한 수험생들의 지원 성향 및 특징을 파악할 수 있어 군별 지원 전략 수립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또 전국 대학과 학과의 지원 가능 점수를 총 정리한 2024학년도 정시 모집 배치 참고표 특별 자료를 추가로 제공한다. 위 서비스는 결제 즉시 이용 가능하며, 원서 접수 마감일까지 무제한으로 합격 진단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종로학원은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입시 전문가와 함께하는 ‘2024학년도 정시지원 1대1 컨설팅’을 실시한다. 수십 년간 쌓은 종로학원만의 입시 빅데이터에 기초해 정시 지원 시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한다. 특히, 문이과 유불리 등 통합수능의 여러 변수를 고려해 가, 나, 다 군별 정교한 합격전략을 제시할 예정이다.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1대1 컨설팅 신청 접수 중이며, 컨설팅은 수능 성적 발표 후인 12월 11일부터 정시 원서 접수 전까지 진행된다. 제한된 인원만 신청을 받기 때문에 선착순 조기 마감될 수 있다. 컨설팅 신청하고 결제한 뒤 수능성적표 및 제출 서류를 업로드하고 방문해서 개인별 맞춤 컨설팅을 진행하면 된다. 컨설팅 신청 및 자세한 내용 확인은 종로학원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종로학원 대입 컨설팅 센터는 서울 강남구 역삼로에 위치해 있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담이 가능하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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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태전환교육, 두잉교육… 한국 교육과 청소년 정책 변화 마중물

    한국 교육은 시대 흐름에 맞는 시스템 전환이 시급하지만, 여전히 진학 위주 경쟁 교육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모두를 품는 청소년 정책은 초중등, 대학 교육의 방향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교육 혁신을 위한 노력이 일부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대세로 자리 잡지는 못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주력 교육 정책인 생태전환교육과 부산 동명대의 두잉(Do-ing) 교육은 한국 교육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제대로 시행되면 청소년 정책에도 많은 시사점을 줄 수 있다. 13일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실에서 ‘순위를 가르는 한국 교육의 폐해를 극복하고 시대 흐름에 맞는 교육을 확산하기 위한 시도’를 주제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김현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 전호환 부산 동명대 총장이 나눈 좌담을 지상 중계한다. -생태전환교육, 두잉 교육, 청소년 정책 연구가 한국 교육 개선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소개해 달라. 조 교육감=“생태전환교육의 목표는 학생들에게 기후 위기 시대에 자연과 공존하면서 지속 가능한 삶을 사는데 필요한 역량을 길러주는 것이다. 이 교육이 효과를 보려면 개인의 인식, 태도, 행동 등 생활 양식을 바꾸는 다층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교육청에서는 ‘손수건에서 태양광까지’라는 슬로건으로 ‘배우고-느끼고-행하고-나누고-말하고’ 등 생태전환교육의 5단계 전략을 세웠다. 생태 감수성, 자연 친화 감수성을 갖춘 인재 발굴에 초점을 맞춘다. 아이들은 이 과정에서 삶의 패턴이 변한다. 서울의 초중학생들이 한 학기나 1년 동안 혼자 또는 부모와 함께 농촌에 체류하는 농촌 체류 유학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전 총장= “두잉 교육은 체덕지(體德智)를 바탕으로 존중, 배려, 소통, 공정의 가치를 길러준다는 점에서 자연과 공존하는 역량을 길러주는 생태전환교육과 통한다. 시대 트렌드에 맞게 학생 스스로 정보를 처리하고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능력을 키워주자는 것이 두잉 교육이다. 삼성전자가 내년 AI 기반 실시간 통역 통화 기능이 탑재된 핸드폰을 출시하는 것처럼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앞으로 AI를 만드는 사람보다는 잘 활용하는 인간이 더 주목받을 것이다.” 김현철 원장= “근대 교육이 시작된 이래 배운다는 전제에는 가르침이 따라온다. 이것을 고민 없이 받아들인 것이 우리 교육의 병폐가 됐다. 두잉 교육은 청소년 정책 연구에도 큰 동기 부여가 된다. 입학 사정관 제도 하에서 체험 활동이 늘어났지만, 그냥 이벤트성이었다. 수준 높은 학습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도 생태전환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두잉 교육이 실천 엔진이 될 것 같다. 지역의 생태전환교육도 환경만 강조하는 게 아니라 ‘광범위한 지속 가능 발전목표’와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한국 교육 시스템에서는 대학 입학이 우선 순위여서 진학 위주의 초중등 교육과 대학교육의 연계성이 부족하다. 어떻게 하면 교육의 본령에 충실하면서 초중등 교육과 대학 교육이 연속성을 강화할 수 있을까. 전 총장= “두잉 교육은 다양한 고교-대학 연계 공동교육 과정의 하나로 진행되고 있다. 성적으로 줄 세우지 않고 각자의 재능과 장점을 인정받으면 낙오자가 줄고 더 열심히 산다. 두잉 교육을 대구, 제주의 일부 고교에서 채택 중인 IB 프로그램의 대학 판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 김 원장= “기계적 학습은 중고교 학생들의 대학 수학 능력 수준을 떨어뜨린다. 연속성이 담보되지 않고 구색 갖추기로 되어 있는 교육 정책들이 피로감을 준다. 고교생에게 대학 공부를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자는 취지로 도입된 자유학기제도는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에서 가져왔는데 우리는 중학교 1학년으로 자유학기제를 보내버렸다. 제도가 대학 입시에 가장 영향을 덜 미치는 지대로 도망간 셈이다.” 조 교육감= “오랜 세월 1만 명을 먹여 살릴 1등 인재를 걸러내기 위한 평가가 반복되다 보니 인간주의적 평가 방식으로 바꾸기가 어렵게 됐다. 이 병목 지점에서 어떻게 우리가 태세 전환을 할 것이냐가 관건이다. 동명대처럼 학생의 능력을 존중받는 수준에서 최선의 교육 방법을 찾고 그 기반에서 대학 평가 제도까지 바꾸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 -두잉 교육은 소수가 아닌 전체를 위한 교육 방법론이다. 이런 철학이 청소년 교육 정책 연구에 어떻게 반영이 될 수 있을까. 김 원장= “지역, 마을과 같이 손잡고 교육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변화다. 당연히 이런 교육에 참여하는 마을 사람이나 지역 관계자들이 교육 전문성을 성장시키는 플랫폼도 있어야 한다. 마을 교육 등의 공동체 프로그램으로 지역 전문가들이 교육자로 역량이 성장하는 사례를 주목해야 한다.” 조 교육감= “마을이나 지역이 교육의 ‘협력적 로컬 생태계’가 되는 것에 공감한다. 청소년 정책 연구도 이 연장선상에서 이뤄져야 한다. 특히 학교 밖 청소년 교육은 학생들의 학교 안팎 위치에 따라 교육감 또는 지자체의 관할 책임이 달라져 정책 진행에 혼선을 빚는 점이 개선돼야 한다.” 전 총장= “융합 실천을 중심으로 청소년 교육, 진학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동명대는 1인 1스포츠, 1악기를 한다. 악기를 예로 들면 가르치지는 않고 학생 본인이 5명이든, 10명이든 합주해서 유튜브나 SNS 등에 올리면 학점을 준다. 합주하려면 서로 악기를 나누고 협의를 하는 등 소통과 공감을 한다. 유튜브도 3학점 과목이다. 스토리텔링 기획을 하고 재밌게 촬영, 편집해서 구독자를 모은다. 졸업할 때까지 영상 30개를 올려야 하고 조회 수 1만 건이 돼야 학점을 받는 식이다.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전국의 명산 30곳을 등산해서 인증하고 등산 기록을 리포트로 내면 3학점 준다. 등산 3학점에 글쓰기 3학점, 유튜브 3학점을 등산과 접목해서 딸 수 있다. 무학년, 무학점, 무티칭이 두잉 교육이다.” -생태전환교육, 두잉 교육에서 가치 실현의 핵심으로 체육이 강조되고 있다. 청소년 교육 정책에서 체육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조 교육감= “체육은 학교 교육 제도가 형성된 이래 가장 오래된 기본 교육이다. 핀란드에 가보니 학교를 ‘무브 인 스쿨’로 표현하더라. 학교에서 아이들의 움직임, 운동, 트레이닝 등을 무척 강조한다. 교육청도 악기, 스포츠, 예술 한 가지씩 배우도록 권장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시즌 2, 다시 뛰는 아침’이라는 슬로건으로 틈새 시간 체육을 장려하고 있다. 특히 생태전환교육의 일환으로 생태스포츠를 정착시키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에 ‘자타공인’이라는 교육 과정이 있다. ‘자타공인’은 자전거 타기를 공교육 안으로 끌어왔다는 의미다.” 김 원장= “한국의 경우, 치열한 입시 경쟁을 위한 시간 싸움을 치열하게 하다 보니 체육이 지능 발달, 인지적 기능 향상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학생이나 부모나 잘 인식하지 못한다. 운동할 시간을 줘도 충분히 괜찮은데 부모들이 마음의 여유가 없다. 자식이 문제 하나 더 풀기를 원한다. 학습 시간에 대한 불안이 있으니 절대 체육을 안 시킨다. 선진국 중에서 이렇게 운동을 안 하는 나라는 없다. 입시 제도를 바꿀 수는 없지만, 운동에 조금 더 투자해도 손해 볼 것 없다는 인식이 퍼져야 한다. 특히 여학생의 체육 참여율이 남자보다 현격히 낮다는 건 국가 전체가 고민할 부분이다.” 조 교육감= “맞다. 체육 활동에서도 젠더 편향성이 존재한다. 교육청이 진행하고 있는 여학생 스포츠 활성화 정책으로 ‘공차소서’가 있다. 여자 축구 활성화 프로그램이다. ‘공을 차자! 소녀들아! 서울에서’의 줄임말이다. 지금은 팀이 많아져 학교 대항 리그전을 할 수 있게 됐다. 야구 프로그램으로 ‘공치소서’도 있는데 아직은 축구보다 참여도가 적다.” 한국 교육 정상화의 걸림돌인 의대 쏠림 현상에 대해서는 세 사람 모두 우려의 시각을 나타냈다. 전 총장은 “어려운 문제다. 다만 지방 대학이 학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고려해 의대 인원을 늘리는 대학에서는 그만큼 다른 전공에서 입학 정원을 줄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육감은 수직 서열화된 교육평가 체계에서 수평적 다양성 평가로의 전환이 학교에서 선제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봤다. 그는 “1등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까 이제는 사회가 누가 먼저 체념할까 예의주시하는 상태로 간다”며 “과잉 경쟁 사회에서 적정 경쟁 사회로라도 인식 자체에 변화가 있었으면 한다. 선진국 경제력에서 아이들을 무모하게 경쟁시키는 것”에 물음표를 던졌다. 김 원장도 “과거에는 학벌에 매달렸다면 이제는 의대 다음에 학벌”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예전에는 기초과학을 안 한다고 논란이 됐는데, 이제 기초과학은 물론이고 공학도 안 한다. 인문학은 바닥이다. 의대에 가고 싶은 건 알겠는데 지금 교육 구조가 다른 꿈을 못 꾸게 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히말라야처럼 올라갈 봉우리가 많아야 한다. 에베레스트가 있지만 주위엔 다른 봉우리도 많다. 안나푸르나, K-2 등이 곳곳에 있다”고 예를 들었다. -정부가 2023년 ‘글로컬 대학 30’ 사업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교육과 대학이 지역균형 개발의 핵심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교육 발전 특구 등 육성책 추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이 더 필요할까. 전 총장= “지방마다 다양성이 존재하는 대학을 만드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구조조정에만 방점을 찍은 것 같아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이번 글로컬대학 사업에 선정된 지방 대학은 5년에 1000억 원을 지원 받는다. 1년 200억 원인데 그 정도 예산으로 거점지방국립대가 바뀌겠나. 지방 사립대는 절실하게 필요한 돈일 수 있다. 일본은 ‘국제탁월대학’으로 5개를 선정했는데 2조 원 정도를 지원한다. 일본처럼 우리도 거점국립대학은 1년에 2000억 원 정도 지원을 해서 연구중심대학으로 육성하고, 글로컬대학은 지역 특색과 완전히 융합하는 대학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김 원장= “동의한다. 글로컬 대학 지원 금액이 커 보여도 실제로는 적다. 이 돈으로 혁신적으로 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선진국을 보면 국립대학이든 사립대학이든 나라의 최고 대학과 더불어 자랑할 만한 지역대학도 있다. 굳이 지방거점대학 역할을 안 해도 핵심이 되는 대학들이 있다. 이런 대학도 육성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일류 대학 중심으로 흐르는 구조는 우리밖에 없다.” 조 교육감= “정부의 교육 발전 특구 핵심은 공교육 경쟁력을 높여 해당 지역 인재를 지역 대학과 기업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다. 이 목표를 두고 초중등 교육 과정에 자율을 줬다. 정부가 강력한 지방 분권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다. 권역별로 자족적인 사회 경제 시스템이 자리 잡아야 교육도 혁신할 수 있다. 다만 자율학교나 특목고를 설립해 고교 서열화를 더 촉진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 그 다음이 대학 서열화 완화다. 국공립대 공동학위제 도입이 필요하다. 서울대 수준의 거점국립대학 육성도 마찬가지다. 국립대학끼리 서로 상생하는 네트워크를 만들어줘야 한다. 서울대는 상생의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통합국립대학 같은 구조 개혁도 시도해볼 수 있다고 본다.”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인 지방 교육 재정 교부금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교부금은 지역의 의무교육 기관을 비롯한 공립학교의 경비 일부분을 정부가 충당해주는 법정 재원이다. 학생 수가 감소하면서 초중고의 공교육 예산이 남아돌지 않느냐는 문제가 지적됐다. 대학 입장에서는 이 예산의 일부가 넘어오길 바라고 있다. 전 총장=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이 1971년 재정됐다. 당시보다 학생 수는 줄었는데 세수는 많이 올라갔다. 올해 교육 예산 중에 14% 만이 대학 관련 예산이다. 대학은 학생들을 피날레 교육을 시켜 산업 전선에 내보낸다. 그런데 대학에 지원되는 예산 비율은 OECD 평균 이하다. 바꿔야 한다. 초중등 교육과 이어지는 대학 교육의 근본적인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도권 대학 등록금 자율화, 대학 보유 자산에 대한 세제 완화 등이 따라와야 한다. 예일대는 지난해 자산을 굴려 15조 원을 벌었다. 대학에 예산을 많이 배정한다는 것이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인기 없는 정책일 수 있다. 그래도 과감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폐교하고 싶은 대학도 퇴로가 열린다. 학령인구에 맞는 적정 대학을 남겨두고 그 대학을 살리기 위해 투자를 한다고 하면 비판이 안 나올 것이다.” 조 교육감= “고등교육 예산은 OECD 평균에 못 미치는데 초등교육 예산은 상당한 수준에 있다. 15년 넘게 대학 등록금이 동결돼 있다 보니 어떤 형태로든 정책 전환이 돼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단지 초중등 교육으로 가는 재정을 떼서 대학 지원을 하는 건 교육감들이 반대하고 있다. 그동안의 초중등 교육 재정 여유는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세수가 많았던 것에도 일정 부분 기인한다. 그런데 올해는 경기 침체에 따른 세수 감소로 내국세 기준으로 주어지는 교부금이 작년에 비해 현저하게 줄어 교육 재정이 압박받고 있다. 서울도 지난해에 비해 거의 2조 원 가까이 재정이 축소됐다. 시도에서 걷는 시도세 중에 일부를 교육청에 법정 전출금으로 주는데 이것도 50% 감축하려고 한다.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예산을 당장 미래 교육에 투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방과 후 수업 등 학부모 부담 경감을 위한 비용도 더 있어야 하고, 전체적으로 미래 학생 개별 맞춤형 교육을 위해 여전히 배가 고픈 상황이다.” 김 원장= “예산을 형식적으로 ‘N 분의 1’로 쪼개는 건 아닌 것 같다. 초중등 교육도 예산이 많으면 좋겠지만 혁신을 전제로 갈 길을 찾는 게 우선이다. 대학도 힘들다고 링거 주사 놔달라는 식으로 지원을 요구하거나 받으면 안 된다. 이번 기회에 생태를 바꾸는 실행 가능한 혁신 로드맵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진행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정리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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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발 걷기로 내 몸 안의 의사 깨우세요”

    “운동장과 골목이 텅 비어 있는 유일한 나라에요.” 대구교대 권택환 교수(58·특수통합교육과)는 학교에서 체육과 운동이 실종되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자연에서 충분한 햇빛을 받고 활동을 많이 한 아이들은 체덕지(體德智)가 골고루 성장해 전인교육이 가능하다는 신념을 실천하려고 애쓴다. 권 교수는 최근 전국에 불어 닥치고 있는 맨발 걷기 열풍에 불을 지핀 당사자다. 맨발 걷기는 2000년 교육부 장학사로 근무할 때 시작했다. 대학 입시에 목을 매고 있는 현 교육 시스템에서 무작정 운동을 강요하긴 어려우니 최소한 맨발 걷기라도 하면 좋다는 걸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2013년에는 맨발학교를 개교해 공생 문화를 만드는 학교, 땅의 가치를 이웃과 함께 느끼는 문화 공동체로 발전시켰다. 현재 맨발학교는 서울, 제주 등 전국의 100여 곳으로 퍼졌다. 권 교수는 맨발학교를 10여년간 운영하면서 지켜본 맨발 걷기 체험자들의 몸과 마음의 변화, 맨발로 밟아본 전국의 자연과 생태 이야기를 기록한 ‘맨발학교 권택환의 맨발혁명’이라는 책을 최근 펴냈다. 맨발 걷기를 하면서 불면증, 안구건조증, 소화불량, 이명, 비문증, 무좀 등이 사라지고 증세가 줄었다는 권 교수는 무엇보다 흙을 느끼는 것이 맨발 걷기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했다. 권 교수는 “땅속 음이온이 발바닥과 뇌를 잇고 활성산소를 없애 우리 몸을 활기차게 해 준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병원 두 번 갈 걸 한 번 가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맨발학교에 다녀본 학교 선생님들이 맨발 걷기의 전도사가 됐으면 한다. 그는 “혈압, 당뇨가 있던 선생님들이 맨발 걷기를 하고 나서 건강을 찾았다고 한다. 불면증으로 고생하던 분들도 잠을 잘 잔다고 한다”며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달고 사는 학생과 학교로 맨발 걷기가 들어가 문화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규 수업까지 바라는 건 아니다. 권 교수는 “수업으로 들어가면 학생들이 압박받고 선생님들도 부담이다. 선생님들이 자칫 모든 학생에게 ‘신발, 양말 벗어’라고 할 수 있다. 자발적으로 진심으로 흙을 접해보는 문화가 정착되는 게 중요하다. 적극적으로 맨발 걷기를 하는 학교가 있다면 교육부나 교육청이 지원하고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 책을 펴낸 것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권 교수는 “제 주변에 읽어보라고 권해본 유일한 책이다. 그런데 책 팔아먹는다고 볼 것 같아서 단 1원도 안 가져간다. 인쇄비를 받지 않았고, 수익을 대구 교대에 기부하고 있다”고 했다. 기부금은 구내식당에서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1000원 아침밥’ 재원으로 쓰인다. 맨발 걷기가 국가 행복지수를 높이고, 학생들이 다시 운동장을 나와 공간을 채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흙이 더럽다면 학교 운동장에서 걸어보고요. 남의 시선이 부담스러우면 맨발학교 사람들과 걸어보세요. 흙 속의 박테리아, 세균과 만나게 되는데 내 몸 안의 의사를 깨우는 것만큼은 확실합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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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방산소년단 나올까 …전북대-경북대-부산대 방산 사업 추진 컨소시엄 발대식

    세계에서 주목 받는 한국의 방위 산업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콜라보레이션(협업)’ 그룹이 결성됐다. 정부의 ‘글로컬대학 30’ 사업 대학으로 선정된 전북대(총장 양오봉)가 방위 산업 분야 특화 인력과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전라북도와 경북대, 부산대 등과 컨소시엄을 맺었는데 17일 전북대에서 발대식을 가졌다. 이날 발대식에는 전북대 양오봉 총장을 비롯해 김관영 전북도지사, 경북대 이인중 연구산학부총장, 부산대 홍창남 교육부총장을 비롯한 방위산업 분야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각 대학 관계자들은 방위 산업 개발의 기반이 될 수 있는 강점 분야 연구 현황과 대학별 방위 산업 추진 현황, 협업 계획을 설명했다. 이른바 한국형 K-방위산업의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전북대는 그간 한화시스템과 현대로템, 한국화이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다산기공 등 방위 산업 분야 국내 굴지의 기업들과 협약을 맺었다. 지난달에는 한국방위산업진흥회와 손을 잡았다. 대학 자체적으로도 관련 인력을 공급하기 위해 방위산업융합전공 및 계약학과를 신설할 예정이다. 현장 수요 기반의 방위 산업 인재를 양성하고 업계에 진출시키기 위해 국가 거점국립대학인 경북대-부산대에게 먼저 콜라보레이션을 제안했다. 경북대는 전자공학, 부산대는 기계공학 연구와 인력 양성에 강점이 있다. 두 학교가 뜻을 받아들여 9월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전북대와 지속가능한 협력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영-호남 대학이 특정 분야에서 통합과 다름없는 콜라보레이션을 하겠다고 한 건 이례적이다. 이날 발대식에서는 세 학교의 관련 전공 교수들도 참석해 대학별 강점 분야와 방위 산업과의 연계 발전 방안 등을 공유했다. 전라북도는 새만금을 방위 산업 발전의 전진기지로 구축하겠다는 의지와 행정, 재정적 지원 계획을 전했다. 이들 학교의 협업을 이끌어낸 강은호 전 방위사업청장(전북대 특임교수)는 이날 방산 공유 대학 설립과 운영에 대한 세부 모델을 제시했다.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오늘 발대식은 전북대를 비롯한 각 기관이 보유한 방위산업 분야의 역량을 모아 K-방산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마련하고 함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자는 의지를 확인하는 아주 중요한 자리”라며 “한국이 K-방산을 선도할 수 있는 체계를 탄탄히 구축하고, K-방산이 국가 전략 산업 분야로 성장할 수 있는 선도모델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김관영 전라북도지사는 “이번 컨소시엄 발대식을 시작으로, 글로컬대학30 사업을 통해 방위산업 분야 산업 발전과 우수인재 양성에 나서는 전북대학교 등 3개 대학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협력과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방위산업 사업의 R&D 및 산학협력을 위해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지역과 국가 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전북이 방위 산업에 늦게 뛰어들었지만 열정을 뒤쳐지지 않는다. 클러스터가 이미 조성돼 있는 창원, 구미, 대전과 경쟁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존 클러스터가 하지 않는 부족한 부분을 공략하고 기업 유치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김 도지사는 ”특히 탄소 신소재를 기반으로 한 방위 산업을 펼치려 하는데 전북대가 경북대, 부산대와 협업해서 중요한 관련 인력을 양성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겠다. 전북은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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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 승부’의 감독役 송기윤이 친구의 동생을 ‘인생 코치’ 삼은 까닭[유재영의 전국깐부자랑]

    깐부. 국어사전에는 ‘같은 편’, 나아가 ‘어떤 경우라도 모든 것을 나눌 수 있는 사이’라는 보충 설명이 달려 있습니다. 제아무리 모든 것을 갖춘 인생도 건전한 교감을 나누는 평생의 벗이 없다면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미국 하버드 의대 로버트 월딩어 교수는 동아일보 신년 인터뷰에서 “행복을 결정하는 결정적 요인은 부도, 명예도, 학벌도 아닌 사람들과 따뜻하게 의지할 수 있는 관계”라고 했습니다. 좋은 인간관계는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깐부들 사이에 피어나는 ‘같이의 가치’를 소개합니다.친구하면 동년배 벗이 단번에 떠오른다. 편하게 반말을 쓰며 격의 없이 지낸 또래의 우정은 두텁다. 반대로 사이가 쉽게 깨지는 경우도 많다. 아무래도 동년배이다보니 서로 기대하고 원하는 바가 크다. 민감한 얘기도 단도직입적으로 한다. 어린 시절 감정을 갖고 함부로 대할 수도 있다. 격의 없이 대한다는 게 오해가 생길 소지가 있다. 서로 도움이 안 되면 섭섭함도 크고 감정 충돌도 생긴다. 같이 있기만 해도 철없이 좋았던 또래가 기성세대가 돼서 돈과 세상 이치를 사이에 두고 관계를 끊는 상황도 있다.동갑 친구들의 우정 이상으로 나이 차이가 적당히 나서 서로 배려하는 인생 친구가 된 짝꿍도 많다. 우정이 쌓이는 속도가 동갑보다 덜할 수는 있는데 굳기는 오히려 견고하다. 배려라는 토대 위에서 각자의 삶에 대한 존경심이 공감대로 모인다. 서로 피해를 주기 싫어 지금의 위치에서 더 잘 되고 싶어 한다. 서로가 둘의 관계를 삶의 자극제로 여긴다. 감정 상하거나 부딪힐 일이 없다. 온화하고 푸근한 인상과 중후한 목소리의 연기로 TV 브라운관을 통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중견배우 송기윤 씨(71). 1976년 MBC 7기 탤런트로 데뷔한 그는 ‘딸 부잣집’, ‘TV 손자병법’, ‘바람은 불어도’ 등 인기 드라마에서 주연은 아니지만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애처가, 공처가 남편, 유쾌한 샐러리맨으로 드라마의 맛을 살렸다. 극의 재미가 필요할 때면 그의 능청스럽고도 편한 연기가 한 숟갈 더해졌다.“저 녀석 근성에 붙을 붙여 놓고 싶거든.”“내가 코트에서 불상사 일으키지 말라고 했지. 겁을 먹으라고 그랬나.”1990년대 초반 뜨거운 농구 인기를 접했던 40, 50대들에게 확실하게 각인된 이미지가 있다. 이름 석자는 잘 안 떠올라도 장동건, 심은하, 손지창을 톱스타 반열에 올린 농구 드라마 ‘마지막 승부(1994)’에서 호탕한 명성대 농구부 감독님으로 나온 ‘그 분’을 물으면 대번에 안다고 할 거다. 송 이사장은 연예계 대표 의리맨, 마당발이다. 남 도와줘야 성이 차는 사람이다. ‘밥 한 번 안 얻어 먹어본 사람 없다’, ‘빌려준 돈만 받아도 재벌’, ‘세상 뜨면 동상 세워줘야 한다’는 말이 그의 세평에 따라다닐 정도다. 주는 즐거움으로 살아서 따르는 선후배가 많다.한국방송실연기자협회 1~2대 이사장을 맡아 연기자들의 재방 출연료를 받게 한 것도 그다.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동료 연예인들을 규합해 사비를 털어 기업 이미지 제고, 마케팅 홍보 지원에 나선 것도 그다. 현재 직함도 사단법인 ‘중소기업 성공을 돕는 사람들’의 이사장이다.“서운한 게 있다면. 내가 이 친구 후배로 태어났으면 덕도 많이 봤을 텐데. 선배, 형으로 태어난 게 제일 아쉬워. 하하.”송 이사장은 주변의 한 사람 한 사람 특별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유독 아끼는 친구가 하나 있다고 소개한다. 동년배는 아닌데 왠지 정이 간다고 한다. 매일 전화나 문자를 기다린다. 그런데 누구든지 뭔가를 해주고 싶어 안달이 나는 양반이 이 친구만 보면 반대로 뭔가를 받고 싶어진다고 한다.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서다.“후배지만 배려의 깊이가 남달라서 존경하고 싶고, 닮고 싶어요. 배려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사람이야. 친구와 나이 차이가 얼마 나는지는 정말 상관없어요. 결국 친구 사이에는 누가 나이 값을 하고 다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다시 알게 해준 친구에요.”송 이사장이 이토록 자신을 낮추면서 극찬을 하는 ‘깐부’는 누굴까. 권오성 (주)비바스포츠 회장(64·서울상공회의소 양천구상공회 회장)은 그에게 구심력 같은 존재다. 송 이사장 자신이 생각한 삶과 인생 철학의 궤도를 이탈 없이 안정적으로 돌도록 도와주고 힘이 되는 사람이다. 더 나아가 권 회장이 사는 인생 트랙에서 뭔가 배워볼 걸 찾으려 한다. 남을 배려하면서도 자기 분야를 진심으로 개척해온 권 회장을 보며 행여 생길 욕심을 자주 비워낸다.송 이사장은 권 회장만 보면 마음을 잡게 된다. 남들한테도 저렇게 살아야한다고 추천할 수 있는 모범 답안이기 때문이다. 권 회장을 보면 항상 자신에게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어머니가 떠오르고, 고향인 증평의 미륵사가 생각난다.“세상을 뜨신 어머니가 예전에 저에게 했던 당부가 있어요. ‘평생 행복하게 살 거라고 믿는 건 도둑놈 심보’라고 평생 말씀하셨는데 권 회장 보면 떠올라요. 가끔 미륵사 사찰의 법문에서 ‘죽지 않을 만큼의 고통은 나를 성장시킨다’ 는 구절이 머리를 스쳐요. 세상 앞에서 사람을 겸손하게 만드는 것, 권 회장이 그런 사람이지 않을까 싶어요.” ● 귀한 우정에 ‘무임승차’ 시켜준 동생“대단한 홀로서기를 한 사람이에요.”지난달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권 회장을 만난 송 이사장은 동생의 인생 행보를 한두 번 들은 것도 아닌데 그 때마다 놀란다. 권 회장은 글로벌 스포츠용품 업체들이 경쟁하는 틈바구니에서 30년간 독자적으로 스포츠 용품을 생산, 보급하는 회사를 키워왔다. 업계에서는 ‘공 박사’, ‘스포츠용품 산업 터줏대감 CEO’로 통한다. 자체 축구공을 개발해 국제축구연맹(FIFA)의 공인구 인증도 받았고,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FIFA의 공식 엠블럼 축구공을 제작해 공급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과도 엠블럼 계약을 체결해 손흥민 공을 출시해 팔고 있다.자체 생산한 배드민턴 셔틀콕도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의 공인을 받았다. 100년 역사가 넘는 일본 야구용품 업체인 ZETT사의 한국 총판을 맡아 배트, 글러브 등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헬스, 피트니스, 킥보드 등 용품도 생산, 유통한다. 글로벌 스포츠용품사와 오래 경쟁하면서 맛본 쓴맛을 경쟁력으로 삼아 실속 있게 사업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영세 사업체에 그칠 뻔 했던 회사를 버티고 버티면서 번듯한 중소기업으로 올려놨다. 권 회장이 ‘가만히 자리에 앉아 직원에게 지시하지 말자’라는 마음으로 스포츠에 파고들면서 사람들이 알지 못한 지식과 매력을 알려 열악한 국내 스포츠용품 시장을 개척한 집념은 진심이다. 한일 월드컵 이전에는 아파트 2층 높이의 당시로선 세계에서 가장 큰 축구공을 제작해 미국 뉴욕 등에서 퍼레이드와 전시회를 열고 한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열기의 관심도를 끌어 올렸다. 그는 세계스포츠산업연맹(WFSGI)에서 아시아 지역 집행이사로도 일하며 3년여 간 한국 스포츠 시장과 제품을 알렸다. 둘은 알고 보니 특별한 인연으로 이어질 고리를 갖고 있었다. 증평이 고향인 송 이사장은 자타공인 ‘증평의 자랑’, ‘증평의 아들’이다. 아내도 ‘증평댁’으로 불린다. 권 회장도 증평 출신이다. 족보를 살펴보니 송 이사장의 고향 절친이 권 회장의 친형이다. 게다가 둘은 증평초등학교 선후배다. 송 이사장은 “학창 시절에는 형과 같이 놀 군번이 아니었다”고 말하는 권 회장을 보며 “친구가 일찍 세상을 떠나서 그 동생에게 애정이 더 갔다”고 손을 꽉 잡는다.아울러 중소기업이 그들을 결정적으로 이어줬다. 송 이사장은 중소기업을 돕고자 발 벗고 나선 연예인, 권 회장은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회장이다. 어떻게든 만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중소기업을 도우면서 중소기업중앙회 AMP(중소기업 최고경영자과정) 1기생 수료를 했는데 권 회장이 3기로 들어온 거야. 수료생 모임에서 처음 봤지.”(송기윤)3기 운영기간이 2009년 9월에서 2010년 10월이니 13년 이상 쌓아온 우정으로 보인다. “저는 이미 이사장님을 알고 있었죠. 탤런트로 유명하셨고, 친형의 친구셨잖아요. 이사장께서 중소기업을 한창 도와주실 때도 제가 대한스포츠용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을 하고 있었거든요.”(권오성)“대단해. 증평 사람들이 자립심이 역시 강하다고. 타 지역과 비교해 보면 지역 인맥을 거의 활용하지 않아. 하기야 나도 주변에 보면 증평 사람들이 거의 없었어. 홀로서기를 잘 한 첫 모습에 내가 어떻게든 보듬어주고 도와줘야겠다는 결심을 했지.”(송기윤)-권 회장께서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 송 이사장께서 인기 농구 드라마 ‘마지막 승부’에 출연하셨잖아요. 대학 농구부 감독 역할로 나오셨는데, 그 당시에 먼저 연락하고 싶은 마음 안 드셨어요?“왜 없었겠어요. 동경하던 고향 출신 스타 형님인데. 그런데 너무 유명해지신 것 같아 감히 그럴 생각을 못했죠.”(권오성)“에이, 나도 한창 때는 정신이 없었어. 재밌는 얘기 하나 할까.‘마지막 승부’에서 우리 대학 선수들하고 연습하는 장면을 촬영 중이었어. 선수 중에 허준호(극중 이름 김만재) 이름이 생각이 안 나는 거야. ‘야, OOO. 수비를 해야 할 것 아니야’ 라고 대사를 해야 하는데 극 역할 이름도, 허준호 이름도 기억이 안 나는 거야. 그래서 ‘너 인마, 허장강(허준호 부친) 아들 너, 수비’라고 했다니까. 하하. 나중에 세월이 흘러 권 회장을 만나니 이산가족 만난 것 같았어. 오히려 느지막이 만난 게 극적이야.”(송기윤)“맞아요. 40대에 이사장님을 만나서 60대가 됐는데, 지금도 이사장님은 나이를 거꾸로 드시고 저는 올려 먹고 하니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하하.”(권오성)-각자의 자리에서 성공하고 늦게 만나서 오히려 우정이 더 깊어진 것인가요. “일찍 이사장님을 알았더라면 진면목을 몰랐을 거예요. 지금도 저는 이사장님이 어려워요. 그래서 회장님, 이사장님이라 부르고 깍듯이 대할 수밖에 없어요. 얼굴이 많이 알려지신 연예인인데 좋지 않은 뒷소문이 없다는 게 존경스러워요. 술을 드셔도 취해서 비틀거리는 것을 본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제 금주하고 담배까지 끊으셨어…요.”(권오성)“권 회장, 그건 뭐 몇 년 전엔가 담배도 못 끊으면서 무슨 큰일을 하나 싶기도 하고, 자식들 보기 민망하고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어 완전히 끊었던 거야. 술도 계속 먹다가는 별 수 없이 세상 뜨겠구나 싶어 끊은 거고. 마시고 즐긴 만큼 다음날 후회하더라니까.”(송기윤)“나이 차이가 있어도 저에게 절대 하대를 안 하세요. 이사장님이 저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제 없는 오늘은 없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조상 없는 자손이 있을까요. 노인이 안 되는 사람은 없잖아요. 누구나 늙죠. 그런데 세상은 사람과 연결이 돼야 하잖아요. 한 살이라도 많은 분을 존경하고 우대한다는 건 나중의 나를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권오성)“이런 아우님을 보면 감탄밖에 안 나와. 싸가지가 없었으면 안 만났을 지도 몰라. 하하. 권 회장 형을 보고 싶은 간절함이 컸는데 능력 좋은 동생이 나타나서 친해지기 잘했다 싶어. 고마워. 아우가 만들어놓은 우정의 차량에 늘 내가 무임승차한 것 같은 기분이야.”(송기윤)● ‘동생 회장’ 마음 알아주고 영감을 준 ‘형님 이사장’님이심전심이 통해 그냥 좋다. 어렵게 중소기업 운영하느라 외로웠는데 중소기업 사정에 정통한 송 이사장이 고민과 고충을 알아줘서 든든하다. 다른 말로 설명할 수 없단다. 주는 즐거움을 좋아하는 대표 연예인 송 이사장은 권 회장 일이 내 일 같다고 한다. “선친께서 양조장을 했는데 언젠가부터 대기업이 박리다매로 치고 들어오는 거야. 작은 회사는 제품과 아이디어가 좋아도 살아남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런 중소기업들의 마케팅이라도 도와주자고 해서 활동을 시작한건데 그마저도 사비를 털어야 되고 힘들더라고. 권 회장이 국내 내수시장의 어려움에 맞서 홀로서기한 것 보면 대단하지.”알아주는 것만 해도 권 회장은 고맙다. 그래서 스포츠 현장, 행사에 갈 때마다 송 이사장을 초대해 동행한다. 자기가 일하는 필드의 험한 생리를 센스 있게 알아채는 송 이사장을 동기 부여 삼아 도전의 포트폴리오를 수시로 짠다. 지난 6일 고향인 증평경제인모임에서 권 회장은 축구 강의를 했다. 고향 경제인들은 권 회장이 축구공 만드는 사업자라는 것에 한 번 놀라고, 전문가 수준 이상의 축구 지식에 두 번 놀랐다. 1회 우루과이 대회부터 지난 2022년 카타르 대회까지의 월드컵 역사에서부터 역대 선수들의 기록 , 축구공의 변천사 등을 족집게 강사처럼 풀어냈다. 언론에 나오지 않은 사실도 직접 발굴해 소개하니 참석자들이 저녁 식사를 마다하고 1시간 이상을 움직이지 않고 집중했다. 권 회장은 여러 단체, 기업에서 축구 강의를 하고 있다. 이 자체가 스포츠용품 구매를 일으키려는 일종의 전략적 맞춤 마케팅으로 본다. 송 이사장은 중소기업을 돕는 과정에서 제품의 A/S 한계를 실감했다. 대기업 제품과 품질 면에서는 경쟁이 되는데 고장 등에 대한 후속 조치가 부실했다. 그래서 과거 중소기업청(현 중소기업벤처부)에 A/S 부서 신설을 통한 중소기업 제품 A/S 지원을 건의했다.권 회장은 스포츠 제품과 관련한 배경 지식, 효과 등에 관해 사업자가 제대로 알고 소비자에 다가가는 것을 넓은 의미의 A/S로 여기고, 활발하게 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권 회장, 당신이 정치해야겠어. 국회로. 내가 무조건 밀어줄 테니까. 하하.”● “우리, 서로 바라지 말자” 둘은 이런저런 사회적 위치를 떠나 서로가 만나는 자체가 재밌다. 앞으로 만날 시간이 더 기대된다고 한다. 삶의 낙이 계속 교차되는 게 기쁘다. 심각한 비즈니스 대화 말고도 말솜씨가 좋은 송 이사장의 재치에 권 회장은 큰 웃음으로 화답한다. 이런 둘 사이에 공백은 없다. 송 이사장 마음으로 들어가 보면, 고향 후배를 평생 곁에 붙잡아 두려고 그러는 것 같다. MBC 탤런트 7기 공채 출신 얘기를 하다가 대화가 절묘하게 삼천포로 빠진다. “김용건 씨 둘째 아들 결혼식에 가서 박원숙 씨, 박은수 씨 등하고 테이블에 둘러 앉아 공채 출신 얘기를 하는데 서로 심각하게 ‘자기는 몇 기야? 2기야? 3기야?’라고 묻더라고. 오죽하면 내가 ‘그만합시다’ 그랬어. 남들 지나가다 들으면 암 환자 상태 파악하는 것도 같다고. 하하”(송기윤)송 이사장도 권 회장 덕분에 마음의 위로를 많이 받았다. 지난해 송 이사장은 고향인 증평군수 선거에 출마해 300여 표 차로 낙선했다. 줄곧 여론 조사에서 앞서다 막판 여권 단일화 실패로 여권 후보 두 명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표가 분산돼 손해를 봤다. 권 회장은 발이 닳도록 송 이사장 당선을 위해 뛰었다. “울화병이 이런 거구나 싶더라고. 이유 없이 선거에 진 게 생각이 나니까. 억울하기도 하고, 그런데 권 회장이 있어서 빨리 안정을 찾았어.”새끼손가락 걸고 엄지 도장을 찍으면서 굳은 약속을 하지는 않았지만 형이 동생의 어깨를 두 손으로 짚고, 동생이 형의 손을 잡고 한손으로는 허리를 감싸는 모습이 평생 동행 파트너 계약을 맺은 것 같다. 키가 큰 송 이사장이 오히려 권 회장에게 더 몸을 기댄다. “권 회장, 심심할 때 생각만 해주고 불러만 줘. 그거면 돼. 노인 학대만 하지 말아줘. 하하. 서로 큰 것을 바라지 말고 삽시다. ‘뭔가 해주겠지’하는 바람이 채워지지 않으면 나누지 않은 만큼 못하니까 그렇게 살자고.”‘죽마고우(竹馬故友)’라고 표현 못해 아쉽지만 ‘호형호제(呼兄呼弟)’를 넘어 고기를 같이 잡는다는 ‘어형어제(魚兄魚弟)’ 이상의 말이 있다면 무조건 쓰고 싶다. ‘한상지만(恨相知晩)’이라고 했다. 예전부터 늦게 좋은 친구를 만나면 아쉽고 한탄스럽다는데 둘은 늦게 친구가 돼 탄성을 지르고 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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