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영

유재영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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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부터 정치, 사건, 검찰, 법원 담당 취재를 해오다 2014년부터 스포츠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에서도 영웅과 야인의 시대를 취재하겠습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스포츠의 위대함을 느끼게 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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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4-03-27~2024-04-26
교육74%
문화 일반10%
경제일반3%
사회일반3%
보건3%
기타7%
  • 종로학원, 2024 정시 합격 예측·1대1 컨설팅 서비스 시작

    종로학원은 2024학년도 정시 합격 예측 서비스를 출시했다. 수험생의 수능, 학생부 성적을 다각도로 분석해 정시 지원 시 최적의 지원 전략을 제시한다. 종로학원의 정시 합격 예측 서비스(온라인 배치표)는 대학별 실제 환산점수 기준으로 합격 가능성을 판별해준다. 판별 결과에 따라 총 4단계(안전, 적정, 도전, 위험권)로 결과를 제시해준다. 표준점수, 백분위, 학생부 성적 등을 고려해 지원자에게 유리한 대학, 학과를 제시해주기 때문에 최적의 지원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올해 대입은 통합수능 3년차로 문·이과에 따른 유불리가 존재하고, 이과생의 인문계 학과 교차 지원 등으로 혼란이 여전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입시 결과만으로 대학별 합격선을 가늠하기가 매우 힘든 상황이다. 종로학원의 정시 합격 예측 서비스는 이런 변수들을 감안해 합격 가능성을 정교하게 판별해준다. 서비스 이용자에겐 ‘2024학년도 종로학원 정시 모의 지원 군별 지원 성향 분석’ 특별자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본인 점수와 유사한 수험생들의 지원 성향 및 특징을 파악할 수 있어 군별 지원 전략 수립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또 전국 대학과 학과의 지원 가능 점수를 총 정리한 2024학년도 정시 모집 배치 참고표 특별 자료를 추가로 제공한다. 위 서비스는 결제 즉시 이용 가능하며, 원서 접수 마감일까지 무제한으로 합격 진단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종로학원은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입시 전문가와 함께하는 ‘2024학년도 정시지원 1대1 컨설팅’을 실시한다. 수십 년간 쌓은 종로학원만의 입시 빅데이터에 기초해 정시 지원 시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한다. 특히, 문이과 유불리 등 통합수능의 여러 변수를 고려해 가, 나, 다 군별 정교한 합격전략을 제시할 예정이다.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1대1 컨설팅 신청 접수 중이며, 컨설팅은 수능 성적 발표 후인 12월 11일부터 정시 원서 접수 전까지 진행된다. 제한된 인원만 신청을 받기 때문에 선착순 조기 마감될 수 있다. 컨설팅 신청하고 결제한 뒤 수능성적표 및 제출 서류를 업로드하고 방문해서 개인별 맞춤 컨설팅을 진행하면 된다. 컨설팅 신청 및 자세한 내용 확인은 종로학원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종로학원 대입 컨설팅 센터는 서울 강남구 역삼로에 위치해 있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담이 가능하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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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태전환교육, 두잉교육… 한국 교육과 청소년 정책 변화 마중물

    한국 교육은 시대 흐름에 맞는 시스템 전환이 시급하지만, 여전히 진학 위주 경쟁 교육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모두를 품는 청소년 정책은 초중등, 대학 교육의 방향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교육 혁신을 위한 노력이 일부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대세로 자리 잡지는 못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주력 교육 정책인 생태전환교육과 부산 동명대의 두잉(Do-ing) 교육은 한국 교육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제대로 시행되면 청소년 정책에도 많은 시사점을 줄 수 있다. 13일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실에서 ‘순위를 가르는 한국 교육의 폐해를 극복하고 시대 흐름에 맞는 교육을 확산하기 위한 시도’를 주제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김현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 전호환 부산 동명대 총장이 나눈 좌담을 지상 중계한다. -생태전환교육, 두잉 교육, 청소년 정책 연구가 한국 교육 개선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소개해 달라. 조 교육감=“생태전환교육의 목표는 학생들에게 기후 위기 시대에 자연과 공존하면서 지속 가능한 삶을 사는데 필요한 역량을 길러주는 것이다. 이 교육이 효과를 보려면 개인의 인식, 태도, 행동 등 생활 양식을 바꾸는 다층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교육청에서는 ‘손수건에서 태양광까지’라는 슬로건으로 ‘배우고-느끼고-행하고-나누고-말하고’ 등 생태전환교육의 5단계 전략을 세웠다. 생태 감수성, 자연 친화 감수성을 갖춘 인재 발굴에 초점을 맞춘다. 아이들은 이 과정에서 삶의 패턴이 변한다. 서울의 초중학생들이 한 학기나 1년 동안 혼자 또는 부모와 함께 농촌에 체류하는 농촌 체류 유학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전 총장= “두잉 교육은 체덕지(體德智)를 바탕으로 존중, 배려, 소통, 공정의 가치를 길러준다는 점에서 자연과 공존하는 역량을 길러주는 생태전환교육과 통한다. 시대 트렌드에 맞게 학생 스스로 정보를 처리하고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능력을 키워주자는 것이 두잉 교육이다. 삼성전자가 내년 AI 기반 실시간 통역 통화 기능이 탑재된 핸드폰을 출시하는 것처럼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앞으로 AI를 만드는 사람보다는 잘 활용하는 인간이 더 주목받을 것이다.” 김현철 원장= “근대 교육이 시작된 이래 배운다는 전제에는 가르침이 따라온다. 이것을 고민 없이 받아들인 것이 우리 교육의 병폐가 됐다. 두잉 교육은 청소년 정책 연구에도 큰 동기 부여가 된다. 입학 사정관 제도 하에서 체험 활동이 늘어났지만, 그냥 이벤트성이었다. 수준 높은 학습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도 생태전환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두잉 교육이 실천 엔진이 될 것 같다. 지역의 생태전환교육도 환경만 강조하는 게 아니라 ‘광범위한 지속 가능 발전목표’와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한국 교육 시스템에서는 대학 입학이 우선 순위여서 진학 위주의 초중등 교육과 대학교육의 연계성이 부족하다. 어떻게 하면 교육의 본령에 충실하면서 초중등 교육과 대학 교육이 연속성을 강화할 수 있을까. 전 총장= “두잉 교육은 다양한 고교-대학 연계 공동교육 과정의 하나로 진행되고 있다. 성적으로 줄 세우지 않고 각자의 재능과 장점을 인정받으면 낙오자가 줄고 더 열심히 산다. 두잉 교육을 대구, 제주의 일부 고교에서 채택 중인 IB 프로그램의 대학 판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 김 원장= “기계적 학습은 중고교 학생들의 대학 수학 능력 수준을 떨어뜨린다. 연속성이 담보되지 않고 구색 갖추기로 되어 있는 교육 정책들이 피로감을 준다. 고교생에게 대학 공부를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자는 취지로 도입된 자유학기제도는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에서 가져왔는데 우리는 중학교 1학년으로 자유학기제를 보내버렸다. 제도가 대학 입시에 가장 영향을 덜 미치는 지대로 도망간 셈이다.” 조 교육감= “오랜 세월 1만 명을 먹여 살릴 1등 인재를 걸러내기 위한 평가가 반복되다 보니 인간주의적 평가 방식으로 바꾸기가 어렵게 됐다. 이 병목 지점에서 어떻게 우리가 태세 전환을 할 것이냐가 관건이다. 동명대처럼 학생의 능력을 존중받는 수준에서 최선의 교육 방법을 찾고 그 기반에서 대학 평가 제도까지 바꾸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 -두잉 교육은 소수가 아닌 전체를 위한 교육 방법론이다. 이런 철학이 청소년 교육 정책 연구에 어떻게 반영이 될 수 있을까. 김 원장= “지역, 마을과 같이 손잡고 교육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변화다. 당연히 이런 교육에 참여하는 마을 사람이나 지역 관계자들이 교육 전문성을 성장시키는 플랫폼도 있어야 한다. 마을 교육 등의 공동체 프로그램으로 지역 전문가들이 교육자로 역량이 성장하는 사례를 주목해야 한다.” 조 교육감= “마을이나 지역이 교육의 ‘협력적 로컬 생태계’가 되는 것에 공감한다. 청소년 정책 연구도 이 연장선상에서 이뤄져야 한다. 특히 학교 밖 청소년 교육은 학생들의 학교 안팎 위치에 따라 교육감 또는 지자체의 관할 책임이 달라져 정책 진행에 혼선을 빚는 점이 개선돼야 한다.” 전 총장= “융합 실천을 중심으로 청소년 교육, 진학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동명대는 1인 1스포츠, 1악기를 한다. 악기를 예로 들면 가르치지는 않고 학생 본인이 5명이든, 10명이든 합주해서 유튜브나 SNS 등에 올리면 학점을 준다. 합주하려면 서로 악기를 나누고 협의를 하는 등 소통과 공감을 한다. 유튜브도 3학점 과목이다. 스토리텔링 기획을 하고 재밌게 촬영, 편집해서 구독자를 모은다. 졸업할 때까지 영상 30개를 올려야 하고 조회 수 1만 건이 돼야 학점을 받는 식이다.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전국의 명산 30곳을 등산해서 인증하고 등산 기록을 리포트로 내면 3학점 준다. 등산 3학점에 글쓰기 3학점, 유튜브 3학점을 등산과 접목해서 딸 수 있다. 무학년, 무학점, 무티칭이 두잉 교육이다.” -생태전환교육, 두잉 교육에서 가치 실현의 핵심으로 체육이 강조되고 있다. 청소년 교육 정책에서 체육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조 교육감= “체육은 학교 교육 제도가 형성된 이래 가장 오래된 기본 교육이다. 핀란드에 가보니 학교를 ‘무브 인 스쿨’로 표현하더라. 학교에서 아이들의 움직임, 운동, 트레이닝 등을 무척 강조한다. 교육청도 악기, 스포츠, 예술 한 가지씩 배우도록 권장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시즌 2, 다시 뛰는 아침’이라는 슬로건으로 틈새 시간 체육을 장려하고 있다. 특히 생태전환교육의 일환으로 생태스포츠를 정착시키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에 ‘자타공인’이라는 교육 과정이 있다. ‘자타공인’은 자전거 타기를 공교육 안으로 끌어왔다는 의미다.” 김 원장= “한국의 경우, 치열한 입시 경쟁을 위한 시간 싸움을 치열하게 하다 보니 체육이 지능 발달, 인지적 기능 향상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학생이나 부모나 잘 인식하지 못한다. 운동할 시간을 줘도 충분히 괜찮은데 부모들이 마음의 여유가 없다. 자식이 문제 하나 더 풀기를 원한다. 학습 시간에 대한 불안이 있으니 절대 체육을 안 시킨다. 선진국 중에서 이렇게 운동을 안 하는 나라는 없다. 입시 제도를 바꿀 수는 없지만, 운동에 조금 더 투자해도 손해 볼 것 없다는 인식이 퍼져야 한다. 특히 여학생의 체육 참여율이 남자보다 현격히 낮다는 건 국가 전체가 고민할 부분이다.” 조 교육감= “맞다. 체육 활동에서도 젠더 편향성이 존재한다. 교육청이 진행하고 있는 여학생 스포츠 활성화 정책으로 ‘공차소서’가 있다. 여자 축구 활성화 프로그램이다. ‘공을 차자! 소녀들아! 서울에서’의 줄임말이다. 지금은 팀이 많아져 학교 대항 리그전을 할 수 있게 됐다. 야구 프로그램으로 ‘공치소서’도 있는데 아직은 축구보다 참여도가 적다.” 한국 교육 정상화의 걸림돌인 의대 쏠림 현상에 대해서는 세 사람 모두 우려의 시각을 나타냈다. 전 총장은 “어려운 문제다. 다만 지방 대학이 학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고려해 의대 인원을 늘리는 대학에서는 그만큼 다른 전공에서 입학 정원을 줄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육감은 수직 서열화된 교육평가 체계에서 수평적 다양성 평가로의 전환이 학교에서 선제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봤다. 그는 “1등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까 이제는 사회가 누가 먼저 체념할까 예의주시하는 상태로 간다”며 “과잉 경쟁 사회에서 적정 경쟁 사회로라도 인식 자체에 변화가 있었으면 한다. 선진국 경제력에서 아이들을 무모하게 경쟁시키는 것”에 물음표를 던졌다. 김 원장도 “과거에는 학벌에 매달렸다면 이제는 의대 다음에 학벌”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예전에는 기초과학을 안 한다고 논란이 됐는데, 이제 기초과학은 물론이고 공학도 안 한다. 인문학은 바닥이다. 의대에 가고 싶은 건 알겠는데 지금 교육 구조가 다른 꿈을 못 꾸게 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히말라야처럼 올라갈 봉우리가 많아야 한다. 에베레스트가 있지만 주위엔 다른 봉우리도 많다. 안나푸르나, K-2 등이 곳곳에 있다”고 예를 들었다. -정부가 2023년 ‘글로컬 대학 30’ 사업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교육과 대학이 지역균형 개발의 핵심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교육 발전 특구 등 육성책 추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이 더 필요할까. 전 총장= “지방마다 다양성이 존재하는 대학을 만드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구조조정에만 방점을 찍은 것 같아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이번 글로컬대학 사업에 선정된 지방 대학은 5년에 1000억 원을 지원 받는다. 1년 200억 원인데 그 정도 예산으로 거점지방국립대가 바뀌겠나. 지방 사립대는 절실하게 필요한 돈일 수 있다. 일본은 ‘국제탁월대학’으로 5개를 선정했는데 2조 원 정도를 지원한다. 일본처럼 우리도 거점국립대학은 1년에 2000억 원 정도 지원을 해서 연구중심대학으로 육성하고, 글로컬대학은 지역 특색과 완전히 융합하는 대학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김 원장= “동의한다. 글로컬 대학 지원 금액이 커 보여도 실제로는 적다. 이 돈으로 혁신적으로 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선진국을 보면 국립대학이든 사립대학이든 나라의 최고 대학과 더불어 자랑할 만한 지역대학도 있다. 굳이 지방거점대학 역할을 안 해도 핵심이 되는 대학들이 있다. 이런 대학도 육성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일류 대학 중심으로 흐르는 구조는 우리밖에 없다.” 조 교육감= “정부의 교육 발전 특구 핵심은 공교육 경쟁력을 높여 해당 지역 인재를 지역 대학과 기업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다. 이 목표를 두고 초중등 교육 과정에 자율을 줬다. 정부가 강력한 지방 분권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다. 권역별로 자족적인 사회 경제 시스템이 자리 잡아야 교육도 혁신할 수 있다. 다만 자율학교나 특목고를 설립해 고교 서열화를 더 촉진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 그 다음이 대학 서열화 완화다. 국공립대 공동학위제 도입이 필요하다. 서울대 수준의 거점국립대학 육성도 마찬가지다. 국립대학끼리 서로 상생하는 네트워크를 만들어줘야 한다. 서울대는 상생의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통합국립대학 같은 구조 개혁도 시도해볼 수 있다고 본다.”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인 지방 교육 재정 교부금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교부금은 지역의 의무교육 기관을 비롯한 공립학교의 경비 일부분을 정부가 충당해주는 법정 재원이다. 학생 수가 감소하면서 초중고의 공교육 예산이 남아돌지 않느냐는 문제가 지적됐다. 대학 입장에서는 이 예산의 일부가 넘어오길 바라고 있다. 전 총장=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이 1971년 재정됐다. 당시보다 학생 수는 줄었는데 세수는 많이 올라갔다. 올해 교육 예산 중에 14% 만이 대학 관련 예산이다. 대학은 학생들을 피날레 교육을 시켜 산업 전선에 내보낸다. 그런데 대학에 지원되는 예산 비율은 OECD 평균 이하다. 바꿔야 한다. 초중등 교육과 이어지는 대학 교육의 근본적인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도권 대학 등록금 자율화, 대학 보유 자산에 대한 세제 완화 등이 따라와야 한다. 예일대는 지난해 자산을 굴려 15조 원을 벌었다. 대학에 예산을 많이 배정한다는 것이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인기 없는 정책일 수 있다. 그래도 과감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폐교하고 싶은 대학도 퇴로가 열린다. 학령인구에 맞는 적정 대학을 남겨두고 그 대학을 살리기 위해 투자를 한다고 하면 비판이 안 나올 것이다.” 조 교육감= “고등교육 예산은 OECD 평균에 못 미치는데 초등교육 예산은 상당한 수준에 있다. 15년 넘게 대학 등록금이 동결돼 있다 보니 어떤 형태로든 정책 전환이 돼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단지 초중등 교육으로 가는 재정을 떼서 대학 지원을 하는 건 교육감들이 반대하고 있다. 그동안의 초중등 교육 재정 여유는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세수가 많았던 것에도 일정 부분 기인한다. 그런데 올해는 경기 침체에 따른 세수 감소로 내국세 기준으로 주어지는 교부금이 작년에 비해 현저하게 줄어 교육 재정이 압박받고 있다. 서울도 지난해에 비해 거의 2조 원 가까이 재정이 축소됐다. 시도에서 걷는 시도세 중에 일부를 교육청에 법정 전출금으로 주는데 이것도 50% 감축하려고 한다.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예산을 당장 미래 교육에 투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방과 후 수업 등 학부모 부담 경감을 위한 비용도 더 있어야 하고, 전체적으로 미래 학생 개별 맞춤형 교육을 위해 여전히 배가 고픈 상황이다.” 김 원장= “예산을 형식적으로 ‘N 분의 1’로 쪼개는 건 아닌 것 같다. 초중등 교육도 예산이 많으면 좋겠지만 혁신을 전제로 갈 길을 찾는 게 우선이다. 대학도 힘들다고 링거 주사 놔달라는 식으로 지원을 요구하거나 받으면 안 된다. 이번 기회에 생태를 바꾸는 실행 가능한 혁신 로드맵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진행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정리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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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발 걷기로 내 몸 안의 의사 깨우세요”

    “운동장과 골목이 텅 비어 있는 유일한 나라에요.” 대구교대 권택환 교수(58·특수통합교육과)는 학교에서 체육과 운동이 실종되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자연에서 충분한 햇빛을 받고 활동을 많이 한 아이들은 체덕지(體德智)가 골고루 성장해 전인교육이 가능하다는 신념을 실천하려고 애쓴다. 권 교수는 최근 전국에 불어 닥치고 있는 맨발 걷기 열풍에 불을 지핀 당사자다. 맨발 걷기는 2000년 교육부 장학사로 근무할 때 시작했다. 대학 입시에 목을 매고 있는 현 교육 시스템에서 무작정 운동을 강요하긴 어려우니 최소한 맨발 걷기라도 하면 좋다는 걸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2013년에는 맨발학교를 개교해 공생 문화를 만드는 학교, 땅의 가치를 이웃과 함께 느끼는 문화 공동체로 발전시켰다. 현재 맨발학교는 서울, 제주 등 전국의 100여 곳으로 퍼졌다. 권 교수는 맨발학교를 10여년간 운영하면서 지켜본 맨발 걷기 체험자들의 몸과 마음의 변화, 맨발로 밟아본 전국의 자연과 생태 이야기를 기록한 ‘맨발학교 권택환의 맨발혁명’이라는 책을 최근 펴냈다. 맨발 걷기를 하면서 불면증, 안구건조증, 소화불량, 이명, 비문증, 무좀 등이 사라지고 증세가 줄었다는 권 교수는 무엇보다 흙을 느끼는 것이 맨발 걷기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했다. 권 교수는 “땅속 음이온이 발바닥과 뇌를 잇고 활성산소를 없애 우리 몸을 활기차게 해 준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병원 두 번 갈 걸 한 번 가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맨발학교에 다녀본 학교 선생님들이 맨발 걷기의 전도사가 됐으면 한다. 그는 “혈압, 당뇨가 있던 선생님들이 맨발 걷기를 하고 나서 건강을 찾았다고 한다. 불면증으로 고생하던 분들도 잠을 잘 잔다고 한다”며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달고 사는 학생과 학교로 맨발 걷기가 들어가 문화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규 수업까지 바라는 건 아니다. 권 교수는 “수업으로 들어가면 학생들이 압박받고 선생님들도 부담이다. 선생님들이 자칫 모든 학생에게 ‘신발, 양말 벗어’라고 할 수 있다. 자발적으로 진심으로 흙을 접해보는 문화가 정착되는 게 중요하다. 적극적으로 맨발 걷기를 하는 학교가 있다면 교육부나 교육청이 지원하고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 책을 펴낸 것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권 교수는 “제 주변에 읽어보라고 권해본 유일한 책이다. 그런데 책 팔아먹는다고 볼 것 같아서 단 1원도 안 가져간다. 인쇄비를 받지 않았고, 수익을 대구 교대에 기부하고 있다”고 했다. 기부금은 구내식당에서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1000원 아침밥’ 재원으로 쓰인다. 맨발 걷기가 국가 행복지수를 높이고, 학생들이 다시 운동장을 나와 공간을 채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흙이 더럽다면 학교 운동장에서 걸어보고요. 남의 시선이 부담스러우면 맨발학교 사람들과 걸어보세요. 흙 속의 박테리아, 세균과 만나게 되는데 내 몸 안의 의사를 깨우는 것만큼은 확실합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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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방산소년단 나올까 …전북대-경북대-부산대 방산 사업 추진 컨소시엄 발대식

    세계에서 주목 받는 한국의 방위 산업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콜라보레이션(협업)’ 그룹이 결성됐다. 정부의 ‘글로컬대학 30’ 사업 대학으로 선정된 전북대(총장 양오봉)가 방위 산업 분야 특화 인력과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전라북도와 경북대, 부산대 등과 컨소시엄을 맺었는데 17일 전북대에서 발대식을 가졌다. 이날 발대식에는 전북대 양오봉 총장을 비롯해 김관영 전북도지사, 경북대 이인중 연구산학부총장, 부산대 홍창남 교육부총장을 비롯한 방위산업 분야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각 대학 관계자들은 방위 산업 개발의 기반이 될 수 있는 강점 분야 연구 현황과 대학별 방위 산업 추진 현황, 협업 계획을 설명했다. 이른바 한국형 K-방위산업의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전북대는 그간 한화시스템과 현대로템, 한국화이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다산기공 등 방위 산업 분야 국내 굴지의 기업들과 협약을 맺었다. 지난달에는 한국방위산업진흥회와 손을 잡았다. 대학 자체적으로도 관련 인력을 공급하기 위해 방위산업융합전공 및 계약학과를 신설할 예정이다. 현장 수요 기반의 방위 산업 인재를 양성하고 업계에 진출시키기 위해 국가 거점국립대학인 경북대-부산대에게 먼저 콜라보레이션을 제안했다. 경북대는 전자공학, 부산대는 기계공학 연구와 인력 양성에 강점이 있다. 두 학교가 뜻을 받아들여 9월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전북대와 지속가능한 협력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영-호남 대학이 특정 분야에서 통합과 다름없는 콜라보레이션을 하겠다고 한 건 이례적이다. 이날 발대식에서는 세 학교의 관련 전공 교수들도 참석해 대학별 강점 분야와 방위 산업과의 연계 발전 방안 등을 공유했다. 전라북도는 새만금을 방위 산업 발전의 전진기지로 구축하겠다는 의지와 행정, 재정적 지원 계획을 전했다. 이들 학교의 협업을 이끌어낸 강은호 전 방위사업청장(전북대 특임교수)는 이날 방산 공유 대학 설립과 운영에 대한 세부 모델을 제시했다.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오늘 발대식은 전북대를 비롯한 각 기관이 보유한 방위산업 분야의 역량을 모아 K-방산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마련하고 함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자는 의지를 확인하는 아주 중요한 자리”라며 “한국이 K-방산을 선도할 수 있는 체계를 탄탄히 구축하고, K-방산이 국가 전략 산업 분야로 성장할 수 있는 선도모델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김관영 전라북도지사는 “이번 컨소시엄 발대식을 시작으로, 글로컬대학30 사업을 통해 방위산업 분야 산업 발전과 우수인재 양성에 나서는 전북대학교 등 3개 대학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협력과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방위산업 사업의 R&D 및 산학협력을 위해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지역과 국가 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전북이 방위 산업에 늦게 뛰어들었지만 열정을 뒤쳐지지 않는다. 클러스터가 이미 조성돼 있는 창원, 구미, 대전과 경쟁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존 클러스터가 하지 않는 부족한 부분을 공략하고 기업 유치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김 도지사는 ”특히 탄소 신소재를 기반으로 한 방위 산업을 펼치려 하는데 전북대가 경북대, 부산대와 협업해서 중요한 관련 인력을 양성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겠다. 전북은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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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 승부’의 감독役 송기윤이 친구의 동생을 ‘인생 코치’ 삼은 까닭[유재영의 전국깐부자랑]

    깐부. 국어사전에는 ‘같은 편’, 나아가 ‘어떤 경우라도 모든 것을 나눌 수 있는 사이’라는 보충 설명이 달려 있습니다. 제아무리 모든 것을 갖춘 인생도 건전한 교감을 나누는 평생의 벗이 없다면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미국 하버드 의대 로버트 월딩어 교수는 동아일보 신년 인터뷰에서 “행복을 결정하는 결정적 요인은 부도, 명예도, 학벌도 아닌 사람들과 따뜻하게 의지할 수 있는 관계”라고 했습니다. 좋은 인간관계는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깐부들 사이에 피어나는 ‘같이의 가치’를 소개합니다.친구하면 동년배 벗이 단번에 떠오른다. 편하게 반말을 쓰며 격의 없이 지낸 또래의 우정은 두텁다. 반대로 사이가 쉽게 깨지는 경우도 많다. 아무래도 동년배이다보니 서로 기대하고 원하는 바가 크다. 민감한 얘기도 단도직입적으로 한다. 어린 시절 감정을 갖고 함부로 대할 수도 있다. 격의 없이 대한다는 게 오해가 생길 소지가 있다. 서로 도움이 안 되면 섭섭함도 크고 감정 충돌도 생긴다. 같이 있기만 해도 철없이 좋았던 또래가 기성세대가 돼서 돈과 세상 이치를 사이에 두고 관계를 끊는 상황도 있다.동갑 친구들의 우정 이상으로 나이 차이가 적당히 나서 서로 배려하는 인생 친구가 된 짝꿍도 많다. 우정이 쌓이는 속도가 동갑보다 덜할 수는 있는데 굳기는 오히려 견고하다. 배려라는 토대 위에서 각자의 삶에 대한 존경심이 공감대로 모인다. 서로 피해를 주기 싫어 지금의 위치에서 더 잘 되고 싶어 한다. 서로가 둘의 관계를 삶의 자극제로 여긴다. 감정 상하거나 부딪힐 일이 없다. 온화하고 푸근한 인상과 중후한 목소리의 연기로 TV 브라운관을 통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중견배우 송기윤 씨(71). 1976년 MBC 7기 탤런트로 데뷔한 그는 ‘딸 부잣집’, ‘TV 손자병법’, ‘바람은 불어도’ 등 인기 드라마에서 주연은 아니지만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애처가, 공처가 남편, 유쾌한 샐러리맨으로 드라마의 맛을 살렸다. 극의 재미가 필요할 때면 그의 능청스럽고도 편한 연기가 한 숟갈 더해졌다.“저 녀석 근성에 붙을 붙여 놓고 싶거든.”“내가 코트에서 불상사 일으키지 말라고 했지. 겁을 먹으라고 그랬나.”1990년대 초반 뜨거운 농구 인기를 접했던 40, 50대들에게 확실하게 각인된 이미지가 있다. 이름 석자는 잘 안 떠올라도 장동건, 심은하, 손지창을 톱스타 반열에 올린 농구 드라마 ‘마지막 승부(1994)’에서 호탕한 명성대 농구부 감독님으로 나온 ‘그 분’을 물으면 대번에 안다고 할 거다. 송 이사장은 연예계 대표 의리맨, 마당발이다. 남 도와줘야 성이 차는 사람이다. ‘밥 한 번 안 얻어 먹어본 사람 없다’, ‘빌려준 돈만 받아도 재벌’, ‘세상 뜨면 동상 세워줘야 한다’는 말이 그의 세평에 따라다닐 정도다. 주는 즐거움으로 살아서 따르는 선후배가 많다.한국방송실연기자협회 1~2대 이사장을 맡아 연기자들의 재방 출연료를 받게 한 것도 그다.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동료 연예인들을 규합해 사비를 털어 기업 이미지 제고, 마케팅 홍보 지원에 나선 것도 그다. 현재 직함도 사단법인 ‘중소기업 성공을 돕는 사람들’의 이사장이다.“서운한 게 있다면. 내가 이 친구 후배로 태어났으면 덕도 많이 봤을 텐데. 선배, 형으로 태어난 게 제일 아쉬워. 하하.”송 이사장은 주변의 한 사람 한 사람 특별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유독 아끼는 친구가 하나 있다고 소개한다. 동년배는 아닌데 왠지 정이 간다고 한다. 매일 전화나 문자를 기다린다. 그런데 누구든지 뭔가를 해주고 싶어 안달이 나는 양반이 이 친구만 보면 반대로 뭔가를 받고 싶어진다고 한다.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서다.“후배지만 배려의 깊이가 남달라서 존경하고 싶고, 닮고 싶어요. 배려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사람이야. 친구와 나이 차이가 얼마 나는지는 정말 상관없어요. 결국 친구 사이에는 누가 나이 값을 하고 다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다시 알게 해준 친구에요.”송 이사장이 이토록 자신을 낮추면서 극찬을 하는 ‘깐부’는 누굴까. 권오성 (주)비바스포츠 회장(64·서울상공회의소 양천구상공회 회장)은 그에게 구심력 같은 존재다. 송 이사장 자신이 생각한 삶과 인생 철학의 궤도를 이탈 없이 안정적으로 돌도록 도와주고 힘이 되는 사람이다. 더 나아가 권 회장이 사는 인생 트랙에서 뭔가 배워볼 걸 찾으려 한다. 남을 배려하면서도 자기 분야를 진심으로 개척해온 권 회장을 보며 행여 생길 욕심을 자주 비워낸다.송 이사장은 권 회장만 보면 마음을 잡게 된다. 남들한테도 저렇게 살아야한다고 추천할 수 있는 모범 답안이기 때문이다. 권 회장을 보면 항상 자신에게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어머니가 떠오르고, 고향인 증평의 미륵사가 생각난다.“세상을 뜨신 어머니가 예전에 저에게 했던 당부가 있어요. ‘평생 행복하게 살 거라고 믿는 건 도둑놈 심보’라고 평생 말씀하셨는데 권 회장 보면 떠올라요. 가끔 미륵사 사찰의 법문에서 ‘죽지 않을 만큼의 고통은 나를 성장시킨다’ 는 구절이 머리를 스쳐요. 세상 앞에서 사람을 겸손하게 만드는 것, 권 회장이 그런 사람이지 않을까 싶어요.” ● 귀한 우정에 ‘무임승차’ 시켜준 동생“대단한 홀로서기를 한 사람이에요.”지난달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권 회장을 만난 송 이사장은 동생의 인생 행보를 한두 번 들은 것도 아닌데 그 때마다 놀란다. 권 회장은 글로벌 스포츠용품 업체들이 경쟁하는 틈바구니에서 30년간 독자적으로 스포츠 용품을 생산, 보급하는 회사를 키워왔다. 업계에서는 ‘공 박사’, ‘스포츠용품 산업 터줏대감 CEO’로 통한다. 자체 축구공을 개발해 국제축구연맹(FIFA)의 공인구 인증도 받았고,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FIFA의 공식 엠블럼 축구공을 제작해 공급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과도 엠블럼 계약을 체결해 손흥민 공을 출시해 팔고 있다.자체 생산한 배드민턴 셔틀콕도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의 공인을 받았다. 100년 역사가 넘는 일본 야구용품 업체인 ZETT사의 한국 총판을 맡아 배트, 글러브 등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헬스, 피트니스, 킥보드 등 용품도 생산, 유통한다. 글로벌 스포츠용품사와 오래 경쟁하면서 맛본 쓴맛을 경쟁력으로 삼아 실속 있게 사업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영세 사업체에 그칠 뻔 했던 회사를 버티고 버티면서 번듯한 중소기업으로 올려놨다. 권 회장이 ‘가만히 자리에 앉아 직원에게 지시하지 말자’라는 마음으로 스포츠에 파고들면서 사람들이 알지 못한 지식과 매력을 알려 열악한 국내 스포츠용품 시장을 개척한 집념은 진심이다. 한일 월드컵 이전에는 아파트 2층 높이의 당시로선 세계에서 가장 큰 축구공을 제작해 미국 뉴욕 등에서 퍼레이드와 전시회를 열고 한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열기의 관심도를 끌어 올렸다. 그는 세계스포츠산업연맹(WFSGI)에서 아시아 지역 집행이사로도 일하며 3년여 간 한국 스포츠 시장과 제품을 알렸다. 둘은 알고 보니 특별한 인연으로 이어질 고리를 갖고 있었다. 증평이 고향인 송 이사장은 자타공인 ‘증평의 자랑’, ‘증평의 아들’이다. 아내도 ‘증평댁’으로 불린다. 권 회장도 증평 출신이다. 족보를 살펴보니 송 이사장의 고향 절친이 권 회장의 친형이다. 게다가 둘은 증평초등학교 선후배다. 송 이사장은 “학창 시절에는 형과 같이 놀 군번이 아니었다”고 말하는 권 회장을 보며 “친구가 일찍 세상을 떠나서 그 동생에게 애정이 더 갔다”고 손을 꽉 잡는다.아울러 중소기업이 그들을 결정적으로 이어줬다. 송 이사장은 중소기업을 돕고자 발 벗고 나선 연예인, 권 회장은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회장이다. 어떻게든 만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중소기업을 도우면서 중소기업중앙회 AMP(중소기업 최고경영자과정) 1기생 수료를 했는데 권 회장이 3기로 들어온 거야. 수료생 모임에서 처음 봤지.”(송기윤)3기 운영기간이 2009년 9월에서 2010년 10월이니 13년 이상 쌓아온 우정으로 보인다. “저는 이미 이사장님을 알고 있었죠. 탤런트로 유명하셨고, 친형의 친구셨잖아요. 이사장께서 중소기업을 한창 도와주실 때도 제가 대한스포츠용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을 하고 있었거든요.”(권오성)“대단해. 증평 사람들이 자립심이 역시 강하다고. 타 지역과 비교해 보면 지역 인맥을 거의 활용하지 않아. 하기야 나도 주변에 보면 증평 사람들이 거의 없었어. 홀로서기를 잘 한 첫 모습에 내가 어떻게든 보듬어주고 도와줘야겠다는 결심을 했지.”(송기윤)-권 회장께서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 송 이사장께서 인기 농구 드라마 ‘마지막 승부’에 출연하셨잖아요. 대학 농구부 감독 역할로 나오셨는데, 그 당시에 먼저 연락하고 싶은 마음 안 드셨어요?“왜 없었겠어요. 동경하던 고향 출신 스타 형님인데. 그런데 너무 유명해지신 것 같아 감히 그럴 생각을 못했죠.”(권오성)“에이, 나도 한창 때는 정신이 없었어. 재밌는 얘기 하나 할까.‘마지막 승부’에서 우리 대학 선수들하고 연습하는 장면을 촬영 중이었어. 선수 중에 허준호(극중 이름 김만재) 이름이 생각이 안 나는 거야. ‘야, OOO. 수비를 해야 할 것 아니야’ 라고 대사를 해야 하는데 극 역할 이름도, 허준호 이름도 기억이 안 나는 거야. 그래서 ‘너 인마, 허장강(허준호 부친) 아들 너, 수비’라고 했다니까. 하하. 나중에 세월이 흘러 권 회장을 만나니 이산가족 만난 것 같았어. 오히려 느지막이 만난 게 극적이야.”(송기윤)“맞아요. 40대에 이사장님을 만나서 60대가 됐는데, 지금도 이사장님은 나이를 거꾸로 드시고 저는 올려 먹고 하니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하하.”(권오성)-각자의 자리에서 성공하고 늦게 만나서 오히려 우정이 더 깊어진 것인가요. “일찍 이사장님을 알았더라면 진면목을 몰랐을 거예요. 지금도 저는 이사장님이 어려워요. 그래서 회장님, 이사장님이라 부르고 깍듯이 대할 수밖에 없어요. 얼굴이 많이 알려지신 연예인인데 좋지 않은 뒷소문이 없다는 게 존경스러워요. 술을 드셔도 취해서 비틀거리는 것을 본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제 금주하고 담배까지 끊으셨어…요.”(권오성)“권 회장, 그건 뭐 몇 년 전엔가 담배도 못 끊으면서 무슨 큰일을 하나 싶기도 하고, 자식들 보기 민망하고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어 완전히 끊었던 거야. 술도 계속 먹다가는 별 수 없이 세상 뜨겠구나 싶어 끊은 거고. 마시고 즐긴 만큼 다음날 후회하더라니까.”(송기윤)“나이 차이가 있어도 저에게 절대 하대를 안 하세요. 이사장님이 저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제 없는 오늘은 없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조상 없는 자손이 있을까요. 노인이 안 되는 사람은 없잖아요. 누구나 늙죠. 그런데 세상은 사람과 연결이 돼야 하잖아요. 한 살이라도 많은 분을 존경하고 우대한다는 건 나중의 나를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권오성)“이런 아우님을 보면 감탄밖에 안 나와. 싸가지가 없었으면 안 만났을 지도 몰라. 하하. 권 회장 형을 보고 싶은 간절함이 컸는데 능력 좋은 동생이 나타나서 친해지기 잘했다 싶어. 고마워. 아우가 만들어놓은 우정의 차량에 늘 내가 무임승차한 것 같은 기분이야.”(송기윤)● ‘동생 회장’ 마음 알아주고 영감을 준 ‘형님 이사장’님이심전심이 통해 그냥 좋다. 어렵게 중소기업 운영하느라 외로웠는데 중소기업 사정에 정통한 송 이사장이 고민과 고충을 알아줘서 든든하다. 다른 말로 설명할 수 없단다. 주는 즐거움을 좋아하는 대표 연예인 송 이사장은 권 회장 일이 내 일 같다고 한다. “선친께서 양조장을 했는데 언젠가부터 대기업이 박리다매로 치고 들어오는 거야. 작은 회사는 제품과 아이디어가 좋아도 살아남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런 중소기업들의 마케팅이라도 도와주자고 해서 활동을 시작한건데 그마저도 사비를 털어야 되고 힘들더라고. 권 회장이 국내 내수시장의 어려움에 맞서 홀로서기한 것 보면 대단하지.”알아주는 것만 해도 권 회장은 고맙다. 그래서 스포츠 현장, 행사에 갈 때마다 송 이사장을 초대해 동행한다. 자기가 일하는 필드의 험한 생리를 센스 있게 알아채는 송 이사장을 동기 부여 삼아 도전의 포트폴리오를 수시로 짠다. 지난 6일 고향인 증평경제인모임에서 권 회장은 축구 강의를 했다. 고향 경제인들은 권 회장이 축구공 만드는 사업자라는 것에 한 번 놀라고, 전문가 수준 이상의 축구 지식에 두 번 놀랐다. 1회 우루과이 대회부터 지난 2022년 카타르 대회까지의 월드컵 역사에서부터 역대 선수들의 기록 , 축구공의 변천사 등을 족집게 강사처럼 풀어냈다. 언론에 나오지 않은 사실도 직접 발굴해 소개하니 참석자들이 저녁 식사를 마다하고 1시간 이상을 움직이지 않고 집중했다. 권 회장은 여러 단체, 기업에서 축구 강의를 하고 있다. 이 자체가 스포츠용품 구매를 일으키려는 일종의 전략적 맞춤 마케팅으로 본다. 송 이사장은 중소기업을 돕는 과정에서 제품의 A/S 한계를 실감했다. 대기업 제품과 품질 면에서는 경쟁이 되는데 고장 등에 대한 후속 조치가 부실했다. 그래서 과거 중소기업청(현 중소기업벤처부)에 A/S 부서 신설을 통한 중소기업 제품 A/S 지원을 건의했다.권 회장은 스포츠 제품과 관련한 배경 지식, 효과 등에 관해 사업자가 제대로 알고 소비자에 다가가는 것을 넓은 의미의 A/S로 여기고, 활발하게 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권 회장, 당신이 정치해야겠어. 국회로. 내가 무조건 밀어줄 테니까. 하하.”● “우리, 서로 바라지 말자” 둘은 이런저런 사회적 위치를 떠나 서로가 만나는 자체가 재밌다. 앞으로 만날 시간이 더 기대된다고 한다. 삶의 낙이 계속 교차되는 게 기쁘다. 심각한 비즈니스 대화 말고도 말솜씨가 좋은 송 이사장의 재치에 권 회장은 큰 웃음으로 화답한다. 이런 둘 사이에 공백은 없다. 송 이사장 마음으로 들어가 보면, 고향 후배를 평생 곁에 붙잡아 두려고 그러는 것 같다. MBC 탤런트 7기 공채 출신 얘기를 하다가 대화가 절묘하게 삼천포로 빠진다. “김용건 씨 둘째 아들 결혼식에 가서 박원숙 씨, 박은수 씨 등하고 테이블에 둘러 앉아 공채 출신 얘기를 하는데 서로 심각하게 ‘자기는 몇 기야? 2기야? 3기야?’라고 묻더라고. 오죽하면 내가 ‘그만합시다’ 그랬어. 남들 지나가다 들으면 암 환자 상태 파악하는 것도 같다고. 하하”(송기윤)송 이사장도 권 회장 덕분에 마음의 위로를 많이 받았다. 지난해 송 이사장은 고향인 증평군수 선거에 출마해 300여 표 차로 낙선했다. 줄곧 여론 조사에서 앞서다 막판 여권 단일화 실패로 여권 후보 두 명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표가 분산돼 손해를 봤다. 권 회장은 발이 닳도록 송 이사장 당선을 위해 뛰었다. “울화병이 이런 거구나 싶더라고. 이유 없이 선거에 진 게 생각이 나니까. 억울하기도 하고, 그런데 권 회장이 있어서 빨리 안정을 찾았어.”새끼손가락 걸고 엄지 도장을 찍으면서 굳은 약속을 하지는 않았지만 형이 동생의 어깨를 두 손으로 짚고, 동생이 형의 손을 잡고 한손으로는 허리를 감싸는 모습이 평생 동행 파트너 계약을 맺은 것 같다. 키가 큰 송 이사장이 오히려 권 회장에게 더 몸을 기댄다. “권 회장, 심심할 때 생각만 해주고 불러만 줘. 그거면 돼. 노인 학대만 하지 말아줘. 하하. 서로 큰 것을 바라지 말고 삽시다. ‘뭔가 해주겠지’하는 바람이 채워지지 않으면 나누지 않은 만큼 못하니까 그렇게 살자고.”‘죽마고우(竹馬故友)’라고 표현 못해 아쉽지만 ‘호형호제(呼兄呼弟)’를 넘어 고기를 같이 잡는다는 ‘어형어제(魚兄魚弟)’ 이상의 말이 있다면 무조건 쓰고 싶다. ‘한상지만(恨相知晩)’이라고 했다. 예전부터 늦게 좋은 친구를 만나면 아쉽고 한탄스럽다는데 둘은 늦게 친구가 돼 탄성을 지르고 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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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 라운지]그라시아스 합창단의 ‘크리스마스 칸타타’ 17일부터 국내 투어…크리스마스 의미-가족 사랑 전한다

    국제무대에서 최정상의 실력을 인정받은 그라시아스 합창단이 올해 연말에도 ‘크리스마스칸타타’로 국내 관객과 만난다. 투어는 17일 안산 해돋이극장을 시작으로 부산, 광주, 전주, 강릉, 거제, 창원 등 14개 도시에서 열린다. 다음달 12일에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이 열린다. 이번 공연은 관객들에게 가족과 이웃들이 나누는 따뜻한 마음과 사랑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려 한다. 각 막마다 오페라, 뮤지컬, 합창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1막은 2000년 전 로마의 지배 아래에 있던 이스라엘을 배경으로 한 작은 마을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과정을 오페라 형식으로 선보인다. 2막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성냥팔이 소녀’를 각색한 뮤지컬로 가족의 소중함을 표현한다. 3막은 풀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연주하는 클래식 무대다. ‘크리스마스 칸타타’는 2001년 공연을 시작으로 국내뿐 아니라 북남미, 아프리카, 유럽 등에서 공연되며 누적 관객 수가 200만 명에 이른다. 그라시아스 합창단 관계자는 “관객들이 크리스마스 칸타타를 관람하면서 한 해 힘들었던 순간과 어려움을 잊고 기분 좋게 희망의 새 해를 맞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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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양수산부, MZ 세대 스타일로 정책 홍보 혁신

    인터넷 포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디지털 환경에 아주 친숙한 MZ세대가 정보 생산과 전달의 중심이 되면서 해양수산부 역시 트렌드에 맞는 정책 홍보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해수부는 특히 MZ세대 공무원들로 구성된 ‘혁신 엔(N)돌핀스’라는 소통 조직을 만들어 국민들에게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라 불안감이 일고 있는 바다와 수산물 안전 등의 상황을 더 구체적이고 알기 쉽게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혁신 엔(N)돌핀스’ 조직은 해수부에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20, 30대 사무관과 주무관 23명이 중심이 되고 있다. 박성훈 해수부 차관이 조직을 이끌고 있다. 보는 사람이 끌리고 공감할 수 있는 홍보 콘텐츠 개발 아이디어를 수시로 발굴한다. 다양한 국민적 정책 반응에 대해 어떻게 피드백을 줄지도 고민한다. 박 차관은 “운동장을 넓게 쓰라”면서 “다양한 영역과의 접목과 새로운 방식에 대한 도전이 필요하다”며 소통 노력에 힘을 불어넣었다. ‘혁신 엔(N)돌핀스’의 주도로 내부 직원들도 적극적으로 정책 홍보 전도사 역할에 나서고 있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직원이 참여한 ‘우리의 새벽은 누군가의 낮보다 아름답다’는 영상은 독립 다큐멘터리 같다는 호평을 받았다. 영상은 2만 뷰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젊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공무원들이 새벽에 위판장에서 수산물 안전성 검사를 하고 영하 40도의 냉동창고에서 시료를 채취하는 고충을 담았다. 현장에서 어민들이 말하는 수산물 상태에 대한 자신감, 공무원들의 긴장감, 새벽 어시장의 분주함까지 생생하게 담았다. 최근 해수부는 대학생들(홍익대 광고동아리 후아프)과 협업도 했다. 학생들은 서울 홍익대와 노량진 수산시장 일대에서 어두운 상자에 들어있는 수산물 맞히기 게임 등의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우리 수산물을 알렸다. MZ세대를 대상으로 기획한 ‘수산물이 다이어트가 될까?’ 프로그램에서는 해수부 직원들에게 우리 수산물을 채운 ‘밀키트’를 일주일 분량 제공하고 몸에 일어나는 긍정적인 변화를 영상으로 기록하고 소개하도록 했다. 참여를 원하는 직원들이 너무 많아 도전자를 선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후문. 김국, 감태 등 다소 생소한 수산물의 효능과 맛도 소개됐다. 알파세대(2010년 이후 출생) 맞춤형으로는 ‘우리들의 맛있는 이야기’ 영상이 인기를 끌었다. 고등어와 주꾸미, 낙지에 진심인 남녀 초등학생이 수산물 ‘먹방’을 했다. 남학생은 촬영이 종료됐는데도 수산물을 더 먹겠다고 졸라 보는 재미를 더했다. 이 영상은 해수부 유튜브 채널 ‘어서오션 TV’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기성세대를 대상으로는 어촌 거주 어르신들이 자신들이 경험한 수산물의 노화 예방, 심근경색 완화 등 다양한 의학적 효능을 전하는 영상을 관련 전문가 설명을 곁들여 제작할 예정이다. 국민에게 와닿는 정책 홍보를 하기 위해 해수부가 확실하게 변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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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동건보다 못 생겨서 찜했죠” 배우 이정용이 극중에서 계속 ‘웃통’을 벗는 이유는[유재영의 전국깐부자랑]

    살다 보면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운 사람이 있다. 지위 차이가 있거나, 나이 차이가 크게 나거나 아니면 성격이 지독하게 안 맞을 때, 상성(相性)이 안 좋은 경우도 그렇다. 방송계 종사자들로 폭을 좁혀 연출 감독과 연기자의 관계는 어떨까. 캐스팅 권한이 있는 감독과 그 부름을 받는 연기자 사이에는 한 방향으로 흐르는 엄격한 관계 설정이 있다. 물론 이 벽을 넘고 가족 같은 사이가 된 관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개그맨으로 연예계에 데뷔해 정극 연기면 연기, 노래면 노래(트로트 음반 출시), 뮤지컬이면 뮤지컬, 예능이면 예능, 방송 리포터면 리포터를 두루 거쳤다. 게다가 중년에 ‘몸짱’ 캐릭터(가수 비의 퍼포먼스와 몸을 따라 하면서 ‘비정용’이라는 별명이 붙음)까지 생겼다.연예계 바닥에서 안 해본 게 없는 자칭 만능 딴따라 연예인 이정용 씨(54)와 ‘명성황후’ ‘무인시대’ ‘천추태후’ ‘대왕의 꿈’ 등 인기 사극 드라마를 연출했던 신창석 KBS 드라마제작국 감독(59)은 누가 봐도 연출과 연기자 사이 같지 않다. 옆에서 대화를 듣고 있자니 간, 쓸개가 수시로 오고 간다. 절친하다 못해 친하기가 눈물 나게 부럽다.주연급 연기자도 아닌데 신 감독이 오랜 시간 친해지고 싶어 연락할 기회를 봤다고 한다. 이후 캐스팅 한 번으로 서로 ‘평생 내 사람’으로 지내고 있다. 여러 드라마 작품에서 감초 역할을 많이 했던 이 씨는 ‘신창석의 사단’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축이다.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둘에게 다짜고짜 질문을 했다. “서로가 자신의 인맥 중 몇 번째 순위일까요?” 신 감독은 “정용이가 ‘넘버 3’는 됩니다”라고 정리해 버린다. 아리송한 정용 씨의 표정을 살핀 신 감독은 다시 “그래. ‘넘버 1’으로 하지 뭐”라고 급수습해 버렸다. 더 이상 물을 필요가 없었다. ● 인생 가치관을 흔든 ‘감독님’신 감독이 2009년 방영된 드라마 ‘천추태후’를 기획할 무렵 이 씨는 예능 프로그램 ‘세바퀴’를 통해 한창 이름을 알리고 있었다.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김관철, ‘불멸의 이순신’에서는 일본의 장군 가토 기요마사 역할로 개성 넘치는 연기력을 보여주긴 했으나 뭔가 갈증이 해소되지 않았던 때였다. 그는 ‘세바퀴’에 출연해 탄탄한 근육질 몸과 끼를 뽐내며 활동 영역을 다양하게 넓힐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신 감독은 그런 이 씨를 지켜보며 어떤 사람일까 무척 궁금해졌다. ‘비정용’이 더해진 ‘이정용’을 알고 싶었다. 자신의 작품에 잘 맞겠다 싶었고, 인간 대 인간으로 친해지고 싶었다. 경상도 사나이지만 체질적으로 흥이 많은 신 감독은 “다른 연예인, 배우에게서 느낄 수 없는 이미지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마음을 줘 버렸지”라고 했다. 신 감독은 당연히 이 씨에게 캐스팅 제안을 했다.-한창 예능에서 뜨고 있어서 고민이 됐겠는데요?“감독님하고 인연이 안 될 뻔했어요. 드라마 고정은 아니고 두세 번 나오는 역할을 제안받았는데, 좋긴 했죠. 그런데 ‘세바퀴’에 잘 적응하고 있던 상황이라…. 비를 닮은 ‘비정용’ 콘셉트로 뜨고 탄력을 받고 있었잖아요. 그래도 신 감독님을 만났죠. 저에게 그러시는 거예요. 거란족 장수인데 마초의 상징인 이탈리아의 종마 같은 역할이라고 설명을 해주셨어요. 그런데 그게 머리에 들어와야 말이죠.”(이정용)-거절했나요?“그렇죠. 거절하고 나서 제 느낌으로는 감독님이 기분 상하신 것 같더라고요.”(이정용)이후 신 감독이 다시 자신을 만나게 된 자초지종을 설명하려는 이정용 씨. 그러자 신 감독은 “뭘 거기까지”라며 분위기 수습을 했다. “정용 씨의 노력과 인품에 대해 하고 싶은 얘기가 더 많다”라며. -감독님, 한 번 거절당하고 다음 작품에 캐스팅하셨나요?“이정용은 내가 마음을 확실하게 준 사람입니다. ‘대왕의 꿈’(2012~2013) 기획을 할 때 다시 콜을 했죠. 오랜 짝사랑이 이뤄진 거죠(웃음). 김유신의 라이벌인데 너무 좋은 배역이었어요. 살수집단의 총대장 ‘길달’이라는 배역인데 여우로 둔갑하는 사람이죠. 몸은 건장한데 둔갑술도 쓰는, 어린 김유신하고 영혼의 대결을 하는 역할인데 정용이가 너무 잘 소화해줬습니다. 강인한 길달 역할을 소화하려고 인생 최고의 몸을 만들어 왔더라고요.”명 감독의 첫 제안을 매몰차게 거절했던 미안함 때문이었을까. 이 씨는 마지막 작품이라는 생각으로 배역에 몰입했다고 했다. 신 감독도 이 씨가 가진 인상적인 캐릭터를 대사 등에 많이 녹이려 했다. - 극 초반 핵심 악역이었는데 감독께서 이정용 씨의 배역이 도드라지도록 더 배려해준 부분이 있을까요. “2회째인가, 대본에 이렇게 쓰여 있더라고요. 가장 기억나는 장면인데 ‘웃통을 벗은 길달, 상처를 치료하고 있다’라고 적혀 있는 거예요. ‘옷통을 벗은’으로 정확하게! 작가한테 그랬어요. ‘기회다’라고요. 그때 더 체계적으로 몸을 어마어마하게 만들었어요. 체지방이 3%대까지 떨어졌어요. 거의 몸에 근육하고 피부만 있었죠. 제 마지막 장면 촬영이 끝나고 나니 감독님께서 스태프 70~80명 정도가 모인 앞에서 ‘6개월간 피나는 고생을 해준 길달에게 큰 박수를 쳐달라’고 해주시더라고요. 연기 인생에서 그렇게 뿌듯한 적이 없었어요. 모든 고생이 녹아버렸죠. 그때 이후 제 몸에 대한 자부심도 한 단계 커졌어요. 몸 잘 만들고 작품 잘 마친 덕에 바로 ‘나는 아빠다(배우 이정용의 몸만들기 프로젝트)’라는 책도 펴낼 수 있었어요.”이정용 씨에게는 이 작품이 인생의 터닝 포인트다.-어떤 면에서요?“보통 드라마 감독님이라면 권위적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배우는 긴장도 하고 그렇죠. 그런데 신 감독님은 살뜰하게 배우를 배려해주고, 현장에서는 개그맨보다 더 재밌게 분위기 메이커가 돼 주시죠. 배우들이 에너지를 충분히 발휘하도록 해주시는 거 보고 놀랐어요. 함께 일하는 사람을 대하는 가치관을 바꿔주신 분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배우들에게 ‘캐스팅 받아줘서 감사하다’면서 ‘나는 기회를 주는 사람이지 만들어주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하세요. 기회를 살리는 건 배우의 몫이라는 것을 알도록 해주셨죠.”-동기 부여가 기가 막힙니다.“캐스팅이 되고 배역이 정해지면, 어미가 가져다주는 모이를 기다리는 새끼 새들처럼 감독이 만든 틀에만 의지해 연기를 하는 배우들이 있어요. 저도 그런 배우 중 하나였고요. 그런데 감독님은 배우에게 연기의 자율권을 주고, 배우들의 아이디어를 충분히 수용해주셨죠.” -배역에 임하는 자세부터 달라졌겠네요. 그러면서 작품을 보는 대중에 대한 책임감도 커지지 않았을까 싶어요.“연예인, 연기자는 이미지 메이킹이 잘 돼야 해요. 저는 현장에서 조명을 받고 있는 느낌이 너무 좋고 그것을 즐겨요. (천상 연예인인가요?) 하하, 네. 그런데 거기서 머무르면 안 된다는 거죠. 배우마다 대중들이 바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배우가 이것을 지켜내지 못하고 벗어나면 절대 안 된다는 것을 감독님 때문에 알게 됐죠. 대중들이라면 ‘이정용’에게는 늘 탄탄한 몸과 다부지고 활기찬 캐릭터를 기대하고 있을 텐데, 그게 안 되면? 대중과 팬에 대한 배신이죠.”이정용은 술, 담배를 하지 않는다. 배고파서 김밥 몇 줄에 단무지 한 사발을 먹고 나도 바로 관리에 들어간다. 대중들이 그리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않겠다는 결심이 신 감독을 만나고부터 ‘이정용’을 지배하기 있기 때문이다.● 연기로는 손흥민 선수 같은 나의 ‘이정용’신 감독은 이정용 씨가 그동안 참 버티기 힘들었을텐데 견뎌온 게 대단하고 대견하다. 그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타입의 사람”이라며 이정용 씨의 다양한 삶의 흔적을 높이 평가했다. 혹자가 행여 이 씨에게 ‘정체성’ 에 대한 문제제기를 할 수 있을텐데, 신 감독의 생각은 정반대다. “이정용’의 이력서는 A4로 몇 장을 채울 수도 있어요. 누구를 이기려는 사람보다, 남들 눈치 안 보고 ‘오늘의 나’를 계속 만들어가는 사람, 이런 캐릭터를 좋아하는데 딱 ‘이정용’이에요. 한계와 부딪혀보려고 고생을 치열하게 한 사람입니다.” -감독님에게 ‘배우 이정용’은 어떤 존재일까요.“개그맨 하기에는 잘 생겼고, 장동건보다는 못 생겨서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합니다(농담이라는 말 없이 큰 웃음). 그런데 더 나은 자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매력적이죠. 저는 감독도, 배우도 ‘갑’이라고 생각 안 합니다. 배우는 재료이고, 감독은 재료에 감사함을 느끼는 존재죠. 제가 배역을 줬는데 배우가 영혼을 다 털어 연기하고 촬영장에서 다른 배우, 스텝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지내면 너무 감사하죠. 축구로 보면 감독이 손흥민도 데려오고, 이강인도, 김민재도 영입해오는데 다들 선수에게 고맙다고 하잖아요. 저도 그래요. 정용이는 훌륭한 연기 재료입니다. 장동건, 원빈처럼 생긴 것도 아니고 소름 끼치는 연기력을 타고난 것도 아니지만 연기 면에서 모자란 부분을 채워가려는 노력과 좋은 인성이 있어요. 겉으로는 강하지만 속은 보들보들한 연두부 같은 사내입니다. 그런 면을 알고 보니 저에게 정용이는 손흥민 선수 같은 재료죠.”● ‘K-봉사’ 하고 싶은 ‘우리’같이 작품을 하며 인생 벗으로 지내는 둘은 요즘 봉사도 같이 하느라 정신없다. 둘의 찰떡 의기투합이 없었으면 진행이 안 됐다. 신 감독은 올해부터 자신이 연출을 맡았던 드라마 ‘비밀의 여자’ ‘신사와 아가씨’ 등에 출연한 배우들과 함께 비영리 봉사 단체인 ‘오케이 좋아 연예인 봉사단’을 조직하고 전국 팔도 봉사를 다니고 있다. 회원이 250명 정도인데 이들을 몰고 지역별로 독거노인, 장애인 등 취약 계층을 찾아다닌다. 제공하는 식사 메뉴는 맛깔스러운 짜장밥과 짜장면이다. 짜장밥 차량까지 특별 제작했다. 여기서 그치면 연예인 봉사단이 아니다. 흥겨운 위문 공연과 재능 기부 행사가 곁들여진다. 봉사의 선봉장은 당연 이정용 씨다. 신 감독에 따르면, 이 씨가 봉사단의 이사장으로 행사 시작부터 끝까지 사회 보고 노래 부르고 몸 자랑까지 한다. 봉사 받는 분들이 즐거워서 뒤로 넘어갈 때까지 분위기를 돋운다고. “연예인들한테는 각자의 재능이 있잖아. 신이 내려주신 ‘탤런트’라 말하고 싶은데 그 재능을 아주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보는 사람에게 기쁨을 주는 대표적인 사람이 이정용이 아닌가 싶어.”“어휴. 칼질하면서 음식 만들고 설거지도 하는 배식조 분들(신 감독이 바로 배식조다)에게는 미안하죠. 저 같은 공연조는 오디오 설치하고 노래 부르고 춤추면 그만이니 베짱이나 다름없죠. 저는 놀러 다니는 거예요. 그런데 감사한 건 공연 보시고 즐거워하면서 밥그릇을 전부 비우신다는 거예요. 정말 큰 은혜로 와 닿아요.”“그건 내면의 열정이 없으면 못하는 일이야. 이정용의 봉사 재능은 신이 내려주신 은총이야. 봉사는 뭐든 기쁘게 받아들이는 그 마음, 내가 너무 존경해.”그렇다면 어떻게 봉사를 하게 됐을까. 1991년 KBS에 입사한 신 감독은 현재까지 자신이 연출을 맡은 드라마 제작 횟수가 1000회가 넘는다. ‘무인시대’는 158회 제작을 했다. 현역 감독 중에서 제작 편수가 가장 많은 축에 속한다. 조만간 신 감독은 정년을 채운다. 제작은 은퇴 후에도 계속할 계획이다. 회사를 나와서도 작품 구상, 제작 등에 정신이 없을 것 같다. 그런데 봉사를 계속한다고? 언감생심인데 그래도 소매 걷어붙이고 봉사 현장을 계속 다니겠다고 했다.“타인의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운 각박한, 영화 ‘아수라’같은 세상이잖아요. 각자도생하기도 힘든, 마음의 여유가 없는 시대에서 재밌는 게 없어요.”뜻깊은 일을 찾게 된 두 번째 이유가 결정적이다.“작년 9월인가 경주에 내려갔다가 숙소에서 잠이 안 왔어요. 편의점에서 맥주 한 잔을 사서 마시고 있는데 앞에 거대한 성이 있는데 주차장부터 폐허가 됐더라고요. 제가 호기심이 많아요. ‘저게 뭐지?’ 하면서 성곽 안으로 들어가 봤는데 소름이 끼치더라고요.”- 왜요?“‘대왕의 꿈’을 찍을 때 경상북도하고 경주시에서 지원을 받아 지은 촬영 세트장인데 코로나 19 등으로 인해서 완전히 폐허가 된 거라. 세트장 입구 안쪽으로 들어가면 이정용이 극 중에서 칼싸움했던 곳도 있거든요. 감이 없어서 촬영지인지도 몰랐는데 알고 나니 너무 섬뜩한 거예요.”-그날 잠자기 힘들었겠네요. “신라의 영혼들이 나를 이곳으로 데려왔나 하는 생각이 들어 잠이 안 오더라고요. ‘모든 것이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구나’라는 말이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았어요. 내 인생은 유한하고, 나도 언젠가는 이 세상에서 용도 폐기될 것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때렸어요. 그러면 ‘남은 평생 무엇을 할 건가’ 되묻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다른 사람을 돕는 보람찬 일을 해야겠구나’ 결심이 서게 됐죠. 그 새벽에.”봉사를 떠올리고 꽂힌 순간, 신 감독 옆에 이 씨도 있었다. 서울에서 경주로 내려가고 다시 올라가는 차 안에서 이 씨와 다른 지인을 통해 도시락 봉사에 대한 여러 아이디어를 얻게 됐고 신 감독은 일사천리로 봉사 일을 추진했다.“차 안에서 밥차 봉사 얘기를 들은 게 쐐기가 됐죠. 감독님이 ‘나, 이 봉사 할래’라고 하셔서 ‘흘러가는 말로 하셨겠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서울에 오셔서 바로 봉사 준비를 하더라고요. 그 무렵에 제가 다른 봉사 행사를 모시고 갔는데 너무 행복해하셨어요. 그 뒤로 ‘우리가 직접 같이 봉사해보자’라더니 법인 설립 등을 준비하시는 것 보고 ‘이거 장난이 아니구나’ 했죠. 두 달도 안 돼서 바로 짜장밥차까지 구입하셨어요. 그리고 저를 전면에 세우셨죠. 하하.”(이정용)-정말 죽이 잘 맞으십니다.“감독님은 제가 하는 일에 모터를 달아주시는 것 같아요. 감독이 배우를 분신처럼 아끼는 것을 ‘페르소나’라고 하잖아요.”(이정용)-‘이정용’이 신 감독님의 ‘인생 페르소나’ 정도 될까요?“페르소나가 될 겁니다. 봉사의 ‘페르소나’. ‘봉사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를 이름 앞에 붙여도 될 듯요.”(신창석)둘이 주도하고 있는 봉사는 방향과 목표가 분명하다. “정용아! 봉사가 쉽고 재밌고, 즐겁다는 걸 세상에 알려주고 싶어. 봉사하는 나도 즐겁고 기쁘다는 것을. 봉사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춰주고 싶어. 성경 말씀에 ‘자선에 대해서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돼 있는데 나는 오른손이 한 봉사를 왼손도 하라고 많이 알리고 싶어. 네가 앞장서줘라.““어떤 책에서 ‘돈을 벌려면 운을 벌어라’는 대목을 본 적 있어요. 봉사도 하면 할수록 운을 버는 거잖아요. 내가 다른 사람을 도우면 그 사람이 저한테 운을 주고, 그 받은 운이 모여 제가 사회에 더 크게 환원할 수 있잖아요. 봉사와 운의 선순환이죠. 봉사는 결국 나를 위해 하는 것일 수도 있죠. 결국 내 자식, 자손한테도 운이 돌아가게 되죠. ‘쓰레기를 줍는 것도 운을 줍는 거다’, 점점 이런 생각이 저를 지배하고 있어요. 감독님도 봉사하시니까 아들(프로바둑 기사 신민준 9단)도 이번 항저우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바둑 단체전) 땄잖아요. 하하. 그래서 감독님과 열심히 봉사할 겁니다.”(이정용) 아들의 노력이 대견하고 ‘뿌린 대로 잘 거두셨다’는 축하 인사를 중간에 안 할 수 없다. ‘봉사의 맛’을 봤으니 진득하게 우러날 ‘봉사의 참맛’은 어떻게 찾을지 궁금하다. 한 번 하고 마는, 의례적인 행사치레 봉사는 하고 싶지 않다. 일관성 있게 추진되는 봉사의 레시피를 만들고 싶다. 국내 사극의 새로운 맛을 찾으려고 일생 도전했던 신 감독은 봉사에서도 확실한 감칠맛을 발견했으면 한다.“봉사와 엔터테인먼트를 합해 K-드라마, K-팝처럼 ‘K-봉사’를 할 겁니다. 얼마 전에 한국의 봉사 관련 지수를 보다 충격을 받았어요. 한국은 정을 아는 민족 아닙니까. 누구를 도와주거나 기부금을 낸 경험이 있는지 등을 물은 조사였는데 중국, 아프리카 나라보다도 처져 있더라고요. 전 세계에서 거의 꼴찌더군요. 자존심이 무척 상했죠. 우분투(ubuntu·사람들 간의 헌신과 봉사에 중심을 둔 아프리카 전통 윤리 사상)처럼 같이 손잡고 서로 도와주는 한국만의 봉사 문화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했으면 좋겠어요. 또 도와줘. 정용아.”(신창석)“저도 중년 건강 아이콘으로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주면서 선한 영향력을 퍼트리는 봉사를 감독님과 계속하고 싶죠.”(이정용) ● 캐스팅 거절해도 기분 좋을 ‘우리’서로 각자의 일에 충실하고 비슷한 위치, 눈높이에서 존경심이 들어야 우정도 더 굳건해진다는 것을 둘은 철석같이 믿는다. 신 감독은 ‘이정용’이 모든 연출자가 캐스팅하기를 원하는 양질의 MSG나 비법 소스 같은 배우로 자리매김했으면 한다. 봉사만 같이 해도 자신의 인생 동생이고 ‘땡큐’다. 물론 자기가 좋은 작품을 만들면 캐스팅 1순위다. “감독님이 시트콤을 만들면 대박 날 것 같아요. 감독님 삶 자체가 유쾌하니까.”신 감독의 은밀한 계획을 알아차린 건가. 그래도 특별한 동생이 많은 작품에서 이리저리 불려 다녔으면 한다. “정용이와 나, 우리는 캐스팅을 하고 안 하고, 작품에 출연하고 안 하고의 단계를 넘어선 관계인 것 같아요. ‘꼭 같이 작업을 해야 한다’ 것에 의미 부여가 필요없다는 거죠. 이미 마음이 긴밀하게 이어져 있잖아요. 정용이하고는 남은 인생을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가는 사이입니다. 말 다했죠. 정용이한테 ‘너, 나랑 이번에 작품 같이 하자’ 고 했는데 정용이가 ‘스케줄이 많아요. 미안해요’라며 거절할 수도 있잖아요. 그래도 솔직하게 정말 기분 좋을 것 같아요.”이 씨의 감동 코드를 건드린 모양이다. “감독님 말이 정답이에요. 서로 힘을 균형적으로 키워가는 관계에서 가장 이상적인 우정을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배우 입장에서 감독만 쳐다보고 ‘저 사람이 나를 써주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만 하고 있으면 좋은 연기자로 발전할 수 없다고 봐요. 연출하는 감독 입장에서도 친한 배우들을 꼭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지나치면 곤란한 상황이 생기겠죠. 저도 신 감독님에게 짐이 돼 폐를 끼치고 싶진 않아요.”둘은 각자 다른 점을 인정하면서 공유가 안 되는 것도 서로 존경스러워한다. 교집합도 그렇지 않은 부분도 점점 넓어지고 있는 신기한 우정 ‘벤 다이어그램’을 그리면서 산다.“감독님과 같이 한배를 함께 타고 있는 자체, 그저 어우러짐이 좋습니다. 똑똑한 감독님을 만나서 제 인생이 풍성해지네요. 아! 똑똑하다는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감독님은 서울대도 두 번 입학해서 다니셨거든요.”“그건 아니야. 시대가 어수선했는데 친구들하고 어울려 다니다보니 학사 경고 두 번 맞고 잘린 거지.”“여기서 그런 말씀을 하시면 어떻게 해요. 아이고.”“잘린 거 아무도 안 믿어. 사람들은 내가 대학 두 번 다닌 이유에 뭔가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있을 것이라고 봐. 하하.”“어쨌든 두 번 다니신 건 팩트니까요. 제 말은 천재시라는 얘기입니다.”또 하나 몰랐던 것을 알았다. 누구를 잡고 물어보니 다들 ‘살아보니 인생 별 것 없다’는 말에 열렬히 공감을 한다. 사는 재미가 나이가 들면서 중요하다는데 그 재미는 결국 옆에 사람이 있어야 생긴다. 재미는 인생 방향을 만든다. 둘 사이를 보면 목적지 없이 가는 인생이 보이지 않는다. “팀 페리스가 쓴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라는 책을 본 적 있어? 이 시대 성공한 사람들의 생활 습관, 태도 등을 소개하고 있거든.”(신창석) “공통점이 뭔데요?”(이정용)“아침에 이부자리를 잘 개고, 좋은 생각과 운동으로 아침을 시작한다는 거. ‘미라클 모닝’을 맞는거지. 그러면서 자신을 찾아가고 만들어가는데 시간을 보낸다는 거야. 우리, 더 독특하고 매력적으로 살아가 봅시다.”(신창석)“감독님이 저의 자기 개발서에요.”(이정용)둘은 아주 애쓰지 않고 또 뭔가를 시작하고 가능성을 만들어갈 것 같다. 그러니 지금, 우리 당장 만나지 않으면 언제 만나겠는가.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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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토토코리아, 투표권 사업 건전화-불법 스포츠 도박 근절 활동 지속적 전개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체육진흥투표권 ‘스포츠토토’의 수탁사업자 스포츠토토코리아가 각종 유관기관과 연계해 투표권 사업 건전화와 불법 스포츠도박 근절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포츠토토코리아는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예치원)과 함께 2020년부터 매년 20회 이상 도박 중독 예방 캠페인을 진행해 오고 있다. 투표권 이용자를 대상으로 도박 문제 진단 목적의 자가점검(CPGI)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전문가 상담 혹은 중독 예방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9월까지 전국 19개 시에서 캠페인이 진행됐으며 연말까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스포츠토토코리아는 중독 예방 활동과 더불어 과몰입 완화 건전 프로그램(toto Refresh), 스스로 자가 구매 제한을 유도하는 셀프 (진단-계획-휴식)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체육진흥투표권은 사업 종사자와 관계자가 절대 구매할 수 없다. 스포츠토토코리아는 판매점주를 대상으로 건전 구매를 유도하고 임직원을 대상으로 준법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구매-환급 제한 담당자 교육도 진행하면서 부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애쓰고 있다. 건전 구매 서약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9월까지 누적 기준 38만4647명이 참여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가 발표한 ‘2022년 불법 도박 실태조사’에 따르면 불법 도박 전체 시장 규모는 103조 원에 이른다. 이 중 불법 스포츠도박은 21조 원을 차지한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스포츠토토코리아는 매년 유관 기관과 언론 등과 공동으로 특히 청소년 불법 스포츠도박 근절을 위한 각종 공익 캠페인을 실시했다. 동영상과 포스터를 제작해 배포하고, 기획 기사 등을 통한 켐페인을 전개해 왔다. 스포츠토토 홈페이지와 공식 SNS에 게재했다. 프로스포츠 단체를 대상으로도 교육과 홍보 활동을 펼치며 인식 제고를 위해 노력했다. 청소년들의 불법 도박을 막기 위해 사감위를 비롯한 교육부, 경찰청 등의 협력이 절실하다. 스포츠토토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달 중으로 과몰입 상담 채널을 개설해 이용자들의 건전한 구매를 유도하고 도박중독 예방에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불법 스포츠도박의 심각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각종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범정부적 차원의 예방 활동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협조할 것”이라고 전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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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시간 공부를 2시간에 끝낼 수 있다” 초고속 전뇌학습법이 이룬 기적 같은 변화

    4차 산업혁명으로 복합적 사고가 필요한 시대가 됐다. 급격한 변화에 맞춰 교육의 패러다임도 대전환이 필요하다. 사람의 뇌세포를 깨워 학습능력을 향상시키는 ‘초고속 전뇌학습’이 주목받고 있다. 초고속 전뇌학습법은 잠자는 뇌를 깨워 집중력, 사고력, 기억력을 극대화시키는 기억학습법이다. 일반학원에서 이뤄지는 단순하고 기계적인 학습과는 달리 초고속 전뇌학습법은 사교육비 절감의 대안으로도 각광을 받을 만하다. 이 학습법을 배운 학생들은 “초고속 정독법을 배우니까 책을 읽는데 집중력이 높아지고 독서 속도가 빨라졌다”거나, “두렵고 싫기만 했던 수학이 너무 쉽게 집중이 되는 게 신기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용진 박사는 인간의 잠자고 있는 뇌세포를 깨워 전뇌를 개발시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기 주도 학습법인 초고속 전뇌학습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장영실과학문화상 금상을 받았다. 초고속 전뇌학습법은 3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는 초고속 정독을 위한 과정으로 집중력을 길러줘 기억력, 사고력, 판단력, 논리력, 어휘력, 문해력, 독서 능력을 10배 이상 향상시킨다. 2단계는 영어단어, 한자, 교과서 및 전공 서적 암기 7, 5, 3원칙 등 암기법이다. 3단계는 응용 단계로서 교과서 및 전공 서적 요점정리 7원칙, 전뇌 이미지 기억법 7원칙 등을 실제 체득해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자기 주도 학습 능력을 키운다. 보통 5일에서 7일이면 전 과정을 마칠 수 있다고 한다. 학습 과정을 완수한 이들에게는 ‘공부 방법 면허증’을 발급해 준다. 공부방법 면허증 취득자 가운데는 공무원, 변호사, 공인회계사 시험 등에 합격하거나 로스쿨에 입학한 이들이 여럿 있다. 기술사 시험 두 과목을 합격하거나, 대학 4학기 올 A+ 성적 장학금을 받은 이도 있다. 김용진 박사는 “초고속 전뇌학습법을 제도권으로 도입시킨다면 각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가 많이 배출될 수 있다. 공교육을 살리고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어 출생률을 높이고 국가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잠재력을 끌어내 다방면의 전문가가 되도록 돕기 위해 초고속 전뇌학습법을 활용한 ‘노벨상 100명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1년간 365권 독후감 쓰기를 통해 100만∼1000만원까지 상금을 주는 장학사업과 중고교생, 대학생 회원들에게 성적 향상 인증 시 성적 장학금 20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초고속 전뇌학습법은 뇌 개발 훈련을 통해 노인들의 집중력, 기억력, 암기력 증진에도 도움을 줘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경북 청송군의 노성복 씨는 78세의 나이에 1년간 1800권의 책을 읽고 1015권의 독후감을 작성해 독후감 대상과 상금 300만 원을 받았다. 노 씨는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과정에서 뇌가 개발되어 초기 치매였던 인지기능 저하와 손 떨림, 고혈압, 심근경색, 고질적인 불면증 등의 증상이 치유됐다.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서 치매예방법 책을 쓰고, 지난해 세계 최고기록 인증을 받았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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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 유형에 따른 맞춤형 교육과 취업 지원 각광

    충남 천안시에 있는 나사렛대학교(총장 김경수)는 ‘창의융합형 나눔인재 양성’이라는 대학혁신지원사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학의 중장기 발전계획 ‘KNU Vision 2024’를 기반으로 8대 혁신과제를 선정해 2주기 대학혁신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나사렛대는 2018년, 2021년 진행된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됐다. 2019년부터 3년간 진행한 1주기 대학혁신지원사업을 통해 학생교육, 연구, 산학협혁, 특성화에 이르기까지 4개 영역에 걸쳐 창의융합 인재양성과 실무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교육과정 개편, 4차 산업혁명 대비 교육 인프라 구축을 강화했다. 2022년부터 진행된 2주기 대학혁신 지원사업은 1주기에 진행된 사업을 토대로 개선사항 도출 및 교육환경의 변화를 반영해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올해 배정된 사업비는 약 33억 원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학령인구 감소 등 교육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교육혁신 최우수 대학나사렛대는 2023년 교육부 주관 재정지원 사업인 ‘대학혁신 지원사업 1유형’ 사업 연차평가 결과 ‘교육혁신 전략’ 영역과 ‘자체 성과관리’ 영역에서 각각 최우수 등급인 A등급을 획득했다. 대학혁신 지원사업은 대학의 자율적인 교육혁신과 산학협력 등 대학의 혁신과 양질의 대학 교육 제공을 도모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번 평가를 통해 나사렛대는 총 50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해 대학혁신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학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수요자 중심 혁신전략나사렛대는 교육과정, 교육환경, 학생참여로 분야를 나누어 교육수요자인 학생을 중심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교육과정은 수요자 맞춤형 학사제도를 구축했다. 계절학기 종료 후 집중 이수제로 운영되는 ‘나눔학기’와 입학 전 신입생을 대상으로 대학생활과 진로탐색을 할 수 있는 ‘세움학기’를 설계해 학사제도에 반영했다. 교육환경 분야에서는 학생회장단 사업설명회, 재학생 설문조사 등을 통해 학생 중심의 창의융합공간 구축을 추진했다. 학생참여 분야에서는 예산반영, 평가에 학생위원을 선임해 학생들의 의견이 포함될 수 있도록 했다. 또 ‘재학생 혁신사업 모니터링단’을 운영하고 있다.장애학생 맞춤 특성화 혁신전략브리지학부는 발달장애 대학생의 신체적, 정신적, 영적 성장을 위한 전인교육을 구현하고 사회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전공 교육과정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2022년부터 실시된 Na-C&G+ 사업은 발달장애 학생의 직업재활 및 사업기술 향상을 위한 음악 프로그램과 생활기술 향상을 위한 스포츠 심리기술 프로그램, 모둠별 스펙트럼 활동 등을 진행한다. 시각, 청각, 지체장애 등 장애학생들의 학습을 지원하고 취업 지원을 위한 ‘하모니 장애학생 맞춤형 지원사업’도 추진한다. 장애유형별 특성에 따라 제공하는 맞춤형 취업 지원 사업이다. 나사렛대는 장애학생 중 스포츠 역량이 뛰어난 학생을 대상으로 장애인 스포츠단도 운영하고 있다. 전국장애인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거나, 패럴림픽에 국가대표로 참여하는 등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재활복지 특성화 혁신전략나사렛대는 전국에서 장애학생이 많은 대학으로 손꼽힌다. 장애학생지원센터의 학습지원을 통해 수업마다 1∼10명의 장애학생들이 참여한다. 이에 따라 장애학생이 차별 없이 온라인 강의와 원격 수업을 수강할 수 있는 시스템과 콘텐츠를 개발했다. 그 결과 비대면 수업 만족도 조사에서 학생 만족도는 높게 나타났다. 메타버스 가상공간을 학습플랫폼에 도입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시스템을 고도화 하는 한편 AI 챗봇을 탑재해 학습 지원과 접근성을 업그레이드했다. 또 재활복지 관련 유명인사의 특강 콘텐츠를 제작했다. 2022년 시범 제작을 완료했으며 올해 확대 운영되고 있다.혁신을 위한 3년, 앞으로 3년나사렛대는 2020년, 2021년 연차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으며 대학 혁신체계를 인정받았다. 특히 올해 연차평가에선 교육혁신과 성과관리에서 각각 ‘최우수 A등급’을 받는 성과를 달성했다. 나사렛대는 대학혁신 지원사업을 통해 수요자 중심의 교육체계를 더욱 고도화하고 교육환경 조성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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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를 지향하는 서울대 MBA 과정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원장 김상훈)은 주간 MBA 과정에 해당하는 풀타임 MBA와 주말 MBA인 엑시큐티브 MBA(EMBA)를 개설 중이다. 풀타임 MBA는 2년 과정을 1년으로 압축시킨 코스로서, 교육의 질적 수준은 유지하되 시간적 투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주로 5∼6년의 평균 경력을 보유한 30세 전후의 학생들로 구성된다. EMBA는 기업 임원과 관리자급을 대상으로 하는 2년제 주말집중 과정이다. 회사에서 파견하는 지원자만 등록이 가능하다. 경영진 양성프로그램으로 학생 각자의 역량과 영향력이 상당하고 그만큼 네트워킹 효과도 탁월하다. 학생 평균 연령은 42세로, 14년 가량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수준 높은 교수진, 강도 높은 학습량경영전문대학원은 해외 명문대학 강의 경력을 보유한 국내 최고의 교수진으로 구성돼 있다. 하버드 등 세계적인 비즈니스스쿨에서 만든 사례뿐만 아니라 서울대 교수진들이 직접 개발한 사례도 사용해 국내 현실에 맞는 교육을 추구한다. 선진국 기업과 국내 기업의 비교 학습을 통해 즉각적으로 실무에 적용 가능하도록 발전된 형태의 한국형 MBA 교육을 실현하고 있다. 풀타임 MBA는 금융, 마케팅, 매니지먼트 트랙 등 다양한 분야를 선택해서 심화학습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높인 것이 강점이다. EMBA의 경우 학생 정원 규모가 국내 최대인 만큼 타 대학과 비교할 수 없는 풍부한 선택과목이 개설돼 있다. 블록체인, 4차 산업혁명, 데이터 애널리틱스, 머신 러닝 같은 미래 산업부터 인문경영, 예술경영 등 최고경영자의 자질을 갖추기 위한 융합과목들 그리고 경영학의 전통 교과 과정까지 폭넓게 제공된다.● 압도적인 취업 실적과 풍성한 인턴십 기회경영전문대학원은 기업계 네트워크와 동문 역량을 총동원해 MBA 레벨의 특화된 경력개발서비스를 제공해 학생들의 취업경쟁력을 높인다. 졸업 전 재학생 대부분이 취업 확정된다. 최근 3년간 졸업생 취업률은 90%를 상회한다. 경력전환, 연봉 상승, 직급상승 등 내용면에서도 알차다. 풀타임 MBA의 최근 3년간 경력전환률은 약 50%에 이른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에서 컨설팅, IT 또는 창업 분야로 이동이 많다. 직군별로는 엔지니어에서 전략기획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양홍석 MBA부학장은 “서울대 동문들은 산업계, 관계, 학계, 정계의 리더로서 한국 사회의 선구적 역할을 하고 있다. 폭넓은 동문 네트워크는 MBA를 졸업한 후에도 평생 자산이자 성장 기반이 된다”고 설명했다. ● 예일대·베이징대 복수학위, 12개국 20개 해외대 교환학생 기회재학 기간 동안 해외 비즈니스 스쿨을 경험할 수 있는 국제화 프로그램도 활발하다. 경영전문대학원은 영미권, 동아시아권, 유럽권을 대표하는 대륙별 명문 비즈니스 스쿨과 복수학위 협정을 체결 중이다. 2008년부터 베이징대(중국), ESSEC(프랑스)와 복수학위제를 운영해왔으며, 2013년 예일대(미국)와 히토츠바시대(일본)를 복수학위 파트너 대학으로 추가했다. 풀타임 MBA 학생은 누구나 지원 가능하며 2년 내에 서울대와 상대 학교 양측에서 석사 학위 취득이 가능하다. 북경대는 논문 작성 및 심사 기간을 포함해 3년이 소요된다. 복수학위제뿐만 아니라 12개국 20개 해외대학과도 교환학생 협정을 체결했다. 한 학기 동안 해당 국가의 명문 대학에서 수학하며 현지 학생들과 교류를 형성할 수 있다. 경영전문대학원은 예일대가 결성한 글로벌 네트워크(GNAM)에 국내 유일한 회원대학으로 참여하고 있다. GNAM은 미국 버클리, 홍콩과학기술대, 싱가포르국립대 등 각국 최고 30개 경영대학(원)이 가입해 있다. 학생들은 예일대 경영대학원을 주축으로 회원대학들이 실시하는 온라인 강의, 심화학습주간 등에 화상 또는 대면으로 참여해 ‘국경 없는 캠퍼스’를 경험하게 된다. 경영전문대학원은 매년 상반기에 풀타임 MBA 신입생을 모집하고, 주말집중 과정인 EMBA는 하반기에 원서를 접수한다. 자세한 모집요강은 경영전문대학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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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최저 등록금, 최대 장학금 수혜율… 서울시립대 합리적 교육 기회 제공

    서울특별시가 지원하는 공립대학인 서울시립대학교(총장 원용걸) 경영대학원은 국내 최저 수준의 등록금과 최대 수준의 장학금 수혜율로 MBA를 꿈꾸는 직장인들에게 합리적인 교육기회를 제공한다. 한국경영교육인증원(KABEA)의 통합경영학교육인증을 획득한 내실 있는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기업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무형 전문경영인을 양성한다. 서울시립대 경영대학원은 다양한 분야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일반 MBA 과정과 공기업·공공기관 관리자들에 특화된 서울 최고경영자 MBA(SEMBA) 과정을 운영한다. 일반 MBA과정은 주중 야간 및 주말 오전에 운영되는 파트타임 학위과정으로 2년 동안 33학점을 이수해 석사학위를 취득하는 비논문 학위과정이다. 등록금은 국내 최저 수준인 학기 당 363만 5000원으로, 2년 4학기 동안 총 1454만원의 등록금으로 국내 최상급 교수진이 제공하는 MBA 프로그램을 누릴 수 있다. 장학금 수혜율은 25% 이상으로 국내 최고 수준이다. 입학 및 학업 성적, 원우회 활동과 연계된 다양한 장학금과 매년 개최되는 해외학술제 참가를 지원하는 장학금을 제공한다. 경영대학원은 ‘탁월한 경영교육과 연구를 통해 기업과 사회의 변화를 선도하는 경영대학’을 비전으로 삼고, 경영지식 및 전문성 역량(1P), 글로벌 역량(2P), 셀프 & 팀 리더십 역량(3P)의 3대 핵심역량과 창의 혁신 마인드셋(1S) 및 사회적 책임 마인드셋(2S)의 2대 촉진역량의 배양을 추구하는 3P-2S 교육목표를 추구한다. 일반 MBA 교과 과정은 회계·재무·인사조직·마케팅·오퍼레이션스·경영정보·국제경영의 7개 전공트랙으로 구성돼 특화된 경영전문가를 양성한다. 1, 2학기에는 7개 전공트랙의 기초 과목들을 폭넓게 이수해 전문 경영인의 기초 소양을 배양한다. 3, 4학기에는 관심 전공트랙을 선택해 전문 경영지식을 집중 습득한다. 토론과 발표 중심의 내실 있는 MBA 교육을 위해 모든 강의의 수강 인원을 25명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강의의 90% 내외를 전임교수가 담당한다. 마지막 4학기에는 경영학 전문지식과 실무 역량을 고루 갖춘 인재 육성을 위해 지도교수의 1대1 개별 지도를 통한 개인별 경영프로젝트를 수행한다. 학생들은 자신이 선택한 전공트랙의 지도교수와 함께 현업 현장에서 경영이슈를 발굴하고, 이를 주제로 실제 적용 가능한 솔루션을 도출한다. 실전형 경영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은 실질적인 경영 문제 해결 역량을 확보하게 된다. 한 학기 동안 수행한 경영프로젝트는 경영사례연구 경진대회를 통해 발표되며, 우수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상장과 포상이 수여된다. 1989년 개원 이래 34년간 이어온 재학생·동문·교수진의 끈끈한 네트워크는 경영대학원의 자랑이다. 봄학기 1박2일 간 개최되는 춘계학술제, 여름방학 중 3박4일 간 개최되는 해외학술제, 가을학기에 개최되는 경영인의 밤 등 매년 개최되는 정례적 행사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인 재학생·동문·교수진이 함께 하는 네트워킹 행사이다. 특히 여름방학 중 3박4일 일정으로 교수진과 함께 해외 기업·기관·대학 등을 방문하는 해외학술제는 글로벌 경영 현장에 대한 생생한 체험학습과 더불어 특별한 유대감과 자부심을 선사한다. 동문회가 주최하는 재학생·동문·교수진 친선골프대회, 전공별 소모임, 기수별 MT등 다양한 교류 활동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제 규격의 실내테니스장과 스쿼시경기장, 골프연습장, 피트니스 룸 등 교내 시설과 글램핑 시설을 갖춘 UOS강촌유스호스텔 등을 활용한 다양한 교류 행사도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2023년부터는 졸업생 청강제도(UOS Recharge Program)를 통해 지속적인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06년 시작된 SEMBA 과정은 서울교통공사·서울시설공단·서울주택도시공사·서울농수산식품공사·인천교통공사 등 수도권 소재 공기업·공공기관들이 협약 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공공형 EMBA 과정으로 현재 453명의 졸업생과 18기 재학생이 함께 하고 있다. 경영대학원은 내년 3월 입학 예정인 2024학년도 전기 MBA 신입생을 모집한다. 원서 접수는 30일 오전 10시부터 11월 8일 오후 5시까지 경영대학원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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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드뱅크로 저소득 소외계층 25년 지원, 더 굳건한 사회 안전망 역할에 집중

    한국사회복지협의회(회장 김성이)가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푸드뱅크 사업을 기념하기 위해 12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푸드뱅크 나눔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푸드뱅크’는 식품 등 기부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보건복지부의 위탁을 받고 제조, 유통 기업 및 개인으로부터 식품과 생활용품 등을 기부 받아 결식아동, 홀몸노인 등 저소득 소외계층에게 지원하는 민간 영역의 나눔 제도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가 찾아온 이후 이듬해 1월 급격히 증가한 노숙인과 결식아동의 급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범 사업부터 시작됐다. 이후 다양한 식품, 생활용품 기업의 후원으로 2022년 말 기준 누적 기부액 2조6000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개인과 기업 관계자 1만7000여 명이 2476억 원의 물품을 기부했다. 이 사업은 우리나라 저소득 소외계층의 결식 문제를 해결해주면서 사회안전망 기능을 수행해왔다. 중앙관리조직으로 전국푸드뱅크가 있고 산하에 광역푸드뱅크 17개, 기초푸드뱅크 294개, 기초푸드마켓 131개 등 총 443개(2023년 8월 기준)가 운영되고 있다. 2000년 5월 한국사회복지협의회를 복지부가 전국푸드뱅크로 지정했다. 2002년 7월에 기부물품 관리시스템이 구축되면서 사업이 탄력을 받았고, 2015년 8월에 누적기탁액 1조 원을 돌파했다. 2017년에는 기부 범위가 식품에서 개인 위생 생활용품까지 확대됐다. 2018년에는 전국푸드뱅크 물류센터를 세종시로 확대 이전했다. 최근엔 해외 푸드뱅크와의 협력 및 기부 기업 연계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이에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푸드뱅크의 25년을 기념해 그동안 기부 식품 등 사업의 활성화에 기여한 우수 기업 8곳에 복지부장관상을 수여했다. 또 각 기부 기업의 임직원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는 식품, 생활용품 나눔 꾸러미를 제작해 기부했다. 우수 기부 기업은 농심, 켈로그, 대상, 세븐일레븐, CJ제일제당, LG생활건강, SPC, 에이스바이옴이다. 이들 기업은 이날 행사에도 후원 물품을 지원했다. 또한 상품 뽑기, 포토부스 이벤트 등도 개최해 시민들의 페스티벌 참여도를 높였다. 김성이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은 “오늘의 푸드뱅크는 후원 기업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우리의 이웃들이 결식에서 벗어나고 건강해지는 사회를 만드는 데 푸드뱅크와 후원 기업들이 함께 힘을 모아 나가겠다.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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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친구 없었으면 4전 5기 ‘국민복서’ 홍수환과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는 나오지 않았다[유재영의 전국깐부자랑]

    깐부. 국어사전에는 ‘같은 편’, 나아가 ‘어떤 경우라도 모든 것을 나눌 수 있는 사이’라는 보충 설명이 달려 있습니다. 제아무리 모든 것을 갖춘 인생도 건전한 교감을 나누는 평생의 벗이 없다면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미국 하버드 의대 로버트 월딩어 교수는 동아일보 신년 인터뷰에서 “행복을 결정하는 결정적 요인은 부도, 명예도, 학벌도 아닌 사람들과 따뜻하게 의지할 수 있는 관계”라고 했습니다. 좋은 인간관계는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깐부들 사이에 피어나는 ‘같이의 가치’를 소개합니다.“토끼가 범한테 되겠어(맞서겠냐)?”4전 5기 신화의 대명사, 한국 권투의 슈퍼스타 ‘국민 복서’ 홍수환 전 한국권투위원회 회장(73)이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긍정 에너지를 유지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현역 시절처럼 혈기왕성했던 패기를 부려보고 싶을 때, 한결같이 그 끼를 받아주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홍수환의 60년’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좋아해준다. 그래서 이 친구 때문에 인생 후반부가 신이 난다.김택구 씨(72)는 홍 전 회장의 둘도 없는 절친이다. 범띠인 홍 전 회장보다 한 살 어린 토끼띠이지만 같은 학년으로 학교를 다니면서 평생 ‘불알 친구’가 됐다. 지난 달 만난 홍 전 회장은 택구 씨를 보자마자 “얘 없었으면 나도 없었다”며 손을 꽉 잡고 안 놓아준다. 택구 씨는 ‘홍수환이라면 무조건 편드는’ 친구다. ‘홍수환 교’의 2인자 같다. “홍수환이 친구여서 평생 남들 앞에서 폼 잡는다”고 한다. 내가 갖지 못한 것을 가져서 존경심도 크다고. 진심이 크게 와 닿는다. 홍 전 회장은 “수환이와 연락이 되는 것만도 인생의 큰 낙”이라는 택구 씨가 마냥 좋다. “택구는 나랑만 만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아.” “그래. 네가 보약이야 보약.”막걸리 잔을 부딪히지 않고 쉴새 없이 몸을 기댄다. ● 두 아버지가 이어준 ‘우리’“택구가 아니었으면 권투를 안했겠지. 지금의 ‘홍수환’은 없었을거야.” 서울 종로구 내수동에 살던 초등학생 홍수환은 10살 무렵 어느 날 아버지 손에 이끌려 처음 권투 경기를 봤다. 권투 선수였던 택구 씨의 아버지 김준호 씨가 홍 전 회장이 살던 집 근처로 이사를 왔는데, 이 분의 열렬한 팬이었던 홍 전 회장의 아버지가 김 씨 경기에 아들을 데려간 것이다. “택구 아버지가 은퇴를 했다가 다시 복귀를 했어요. 아버지가 원래 택구 아버지 팬이셨거든. 권투를 처음 봤는데 결국 택구 아버지 때문에 내가 권투를 한 거죠.”그 인연으로 아들 택구 씨도 만났다. 아버지 권유로 권투를 막 시작했던 택구 씨를 따라 홍 전 회장도 운동을 했다. “삼각지에 있는 동양체육관에서 택구하고 운동을 같이 했었죠. 택구가 원투 스트레이트를 참 잘 쳤었어. 그리고 저한테 바람을 많이 넣었죠. 권투 계속하라고.”“수환이가 우리 집에서 먹고 자고 합숙하다시피했죠. 기억나? 내가 훈련 안 한다고 아버지한테 맞고 벌을 서고 있으면 너희 아버지가 나를 집으로 데려가셔서 밥 먹이고 그려셨어. 나는 그 때도 근성이 없었어. 아버지가 시켜서 억지로 한 거지. 그런데 너는 달랐어. 나는 널 처음 볼 때부터 ‘얘는 권투를 위해 태어난 놈’이라고 생각했어.” ● 복싱 글러브 다시 끼게 해준 ‘너’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택구 씨가 이사를 가면서 의도하지 않게 사이가 멀어졌다. 짝이 없으니 홍 전 회장은 권투에 흥미를 잃었다. 중학교 때 권투를 좋아하던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났다. 권투가 아예 머리에서 지워졌다. 중앙고에 진학해선 야구를 했다. 유격수도 봤다. 마음이 다시 권투로 돌아선 건 한국 권투 역사상 첫 세계 챔피언인 김기수의 타이틀전을 보고 나서다. 그렇게 많이 알려져 있고 사실이다. 그런데. - 더 결정적인 계기가 있다면서요?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신)기철이라는 친구가 ‘너 혹시 홍수환 만나냐’고 물어보는 거예요. 기철이는 신기남 전 국회의원 형이죠. 그러면서 기철이 때문에 다시 수환이를 만났고 수환이가 다시 우리 아버지 밑에서 나랑 권투를 했지.”(김택구) “너 다시 만나기 전에 기철이가 ‘너는 맞아도 권투하는 게 보기 좋았는데 왜 관뒀느냐’고 그러더라고. 그러다 택구가 기철이에게 다리를 놓아서 다시 우리가 만났잖아. 그래서 아버지와 다시 운동을 하게 됐고. 예전에 운동하면서 택구 아버지 배를 때리던 기억이 나서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 아버지가 진짜 제대로 운동을 시켜주셨지. 기철이도 고마운데 세상을 떴네.”(홍수환)학교 있는 시간을 빼고 둘은 한 몸처럼 붙어 다녔다. 학교는 달랐지만 아침 일찍 홍제동 고개를 뛰었다. 그러면서 아마추어 4라운드 경기에 나가 열정을 불태웠다. 홍 전 회장이 “너는 권투를 못했어”라고 농담삼아 놀리니 그래도 택구 씨는 웃으면서 “링에 올라갈 때마다 4000원이나 받았어. 그 때 쌀 한 가마니 값이야”라고 어깨에 힘을 준다. 힘들게 권투를 했어도 붙어다는 자체가 인생 재미였다. 관통하는 둘만의 추억이 많다. 한 얘기 또 한다고 하는데 전혀 지겨운 표정이 아니다. “네 동생들 기억이 난다. 수덕이, 수철이. 그런데 내가 수미 누나를 굉장히 좋아했었어. 예뻤거든. 현모양처 스타일이었어.”“큰 누나하고 내가 7살 차이야. 누나가 노래를 잘했어. 나도 너희 택주 누나를 좋아했던 거 알지? 누나가 양장점에서 일했잖아.”“우리 누나한테 돈 받아 같이 쓰고 재밌었지. 택주 누나가 엄마를 제일 많이 닮았어.”“택구야. 네 조카 아직도 노래하냐?”“하이디라고 가수있잖아. ‘지니’라는 노래가 떴었지.”“맞아. 그런데 노래는 택미 누나가 잘했어. 우리 집도 수철이가 가수가 됐잖아. 택주 누나는 우리가 경기할 때마다 트렁크(권투 반바지)를 기가 막히게 다려준 거 기억나지? 선수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쭈글쭈글한 팬티 입는 거 아니냐. 너희 아버지가 일본에서 사다준 트렁크는 죽여줬어. 천이 아래로 부드럽게 떨어지는 게, 우리 둘이 그거 입고 링에 올라가면 기가 막혔어. 4라운드짜리 선수들이 동양챔피언보다도 멋있게 하고 링에 올라갔어.”‘잔챙이’ 복서 둘은 프로 선수도 같이 된다. 택구 씨가 조금 먼저 프로 데뷔를 하고 홍 전 회장이 데뷔를 했다. 홍 전 회장이 “1969년 5월 10일에 데뷔(상대 김상일·4라운드 무승부)를 했지. 데뷔전 할 때 하도 못해서 아버지가 놀렸어”라고 하자 ‘수환바라기’ 택구 씨가 바닥을 깔아준다. “난 12번 경기를 했는데 일본에서 두 번 졌어. 한국 타이틀전까지 3번을 졌지. 타이틀전 상대가 나한테 한 번 졌던 친구야. 거기서 지니까 권투를 하기 싫더라고. 나는 너처럼 근성이 없었어.” 고교를 졸업할 무렵 권투를 그만둔 택구 씨는 친구인 홍 전 회장의 열렬한 응원자가 된다. 택구 씨는 인생 방향을 다른 곳으로 틀었는데 그의 아버지 김준호 씨는 트레이너로 홍 전 회장에게 첫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안겨주게 된다. ● 세계 타이틀전 승리 유일하게 믿어준 ‘친구’… 너에게도 ‘나 챔피언 먹었어’라고 말하고 싶었던 ‘나’ 1971년 한국 밴텀급 챔피언에 이어 이듬해 동양 타이틀을 따낸 홍 전 회장에게 1974년 7월 세계 타이틀 도전 기회가 찾아온다. 한국과 동양챔피언이었지만 1973년 태국 원정에서 당시 세계 6위 타놈칫 수코타이(태국)를 8회 KO로 꺾기 전까지 홍수환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 ‘내가 세계 챔피언이 될 수 있겠다’는 자신감과 확신이 들던 때가 언제인가요?“1970년 12월 장충체육관에서 장규철을 이겼을 때죠. (장규철은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권투 -54kg급 동메달리스트 출신이다) 그 전에 장규철이 일본 선수와 경기하는 것을 관중석에서 봤어요. 그런데 내 옆에서 경기를 보던 사람들이 ‘홍수환하고 장규철하고 붙으면 누가 이길까’ 내기를 하더라고. 한 양반이 ‘그래도 장규철이 관록이 있잖아’라며 장규철 손을 들어주더라고. 열이 받기도 하고 ‘사람들이 아직 나를 모르는구나’ 하는 오기가 생기더라고. 그리고 장규철을 이겨버렸지. 거기서 탄력이 붙은 거야.”수코타이까지 꺾고 세계랭킹에 진입한 홍 전 회장은 군에 입대해 수도경비사령부에서 복무를 하며 기회를 기다렸다. 1년 넘는 기다림 끝에 때마침 세계복싱협회(WBA)밴텀급 챔피언에 오른 아놀드 테일러(남아프리카공화국)가 첫 방어전 상대로 홍 전 회장을 지목했다. 보통 1차 방어는 쉬운 상대를 선택하기 마련이다. 상대를 안방으로 불러들이는 테일러 입장에서 동양 선수가 딱 적당했다. 여러 모로 챔피언이 유리한 조건에서 방어전을 치를 수 있었다. 때문에 국내에서도 홍 전 회장이 이길 것으로 보는 사람은 없었다. 친구의 마음은 당시 어땠을까. 택구 씨는 홍 전 회장보다 1년 정도 앞서 군에 입대했다. 공항에 마중을 나갈 수는 없었다. 택구 씨는 “수환이가 남아공 더반으로 갈 때만 해도 누구 하나 챔피언이 될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이 없었다. 한국권투위원회 관계자도 공항에 오지 않았다”고 기억했다. 홍 전 회장은 택구 씨 아버지와 비행기를 6번이나 갈아타며 남아공 더반에 도착했다. 몸도 힘든데다 준비는 테일러 사진을 몇 번 본 게 전부다. 홍 전 회장은 “그래도 택구는 자기 아버지가 나를 데려 갔으니 내가 이길 거라고 믿었을 거야”라고 하자 택구 씨도 “맞아. 내가 은근히 신기가 있어. 수환이가 예전에 경기에서 지면 그런가 보다라고 무덤덤하게 받아들였는데 이 때는 무조건 이길 것 같더라고. 수환이가 맞은 것보다 더 때릴 거라고 믿었어”라고 말했다.홍 전 회장은 불리한 여건에서도 테일러를 시종일관 몰아붙인 끝에 15회 판정승을 거두고 김기수에 이어 한국의 역대 두 번째 세계 챔피언에 등극했다. 위기도 있었다. 11회 테일러의 스트레이트 펀치에 귀가 찢어졌다. 12회 들어 출혈이 그치지 않자 주심은 경기를 중지시키고 링 닥터와 상처 부위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았다. 그 사이 완전히 그로기로 몰렸던 테일러는 천금같은 휴식 시간을 벌었다. 닥터가 더 이상 경기 진행이 안 되겠다고 결정을 내리면 거의 손에 넣은 챔피언 벨트를 놓쳐버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경기는 한국에서 라디오로만 중계하고 있었어요. “예수 말씀에 ‘보지 않고 믿는 자는 복되도다’라고 있는데 맞는 말이야. 택구 너도 내 경기를 보지 못했지만 믿어줬기 때문에 복을 받았지? 하하. 방송 중계가 안 되니 어떤 상황인지 자세히 모를 거야. 당시 링 닥터가 상처를 보더니 너희 아버지를 부르더라고. 선생님이 ‘이거 안 되겠다. 그만두자’ 라고 했으면 지는 거였지. 그런데 ‘다운을 두 번이나 시켰는데 중지하면 쓰냐. 계속 하자’고 밀어붙여주셨지.”“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그래, 수환아. 장하다. 대한민국 만세다.”1974년 7월 4일. 지구 반대편을 오고갔던 홍 전 회장 모자의 전화 통화 대화가 온 국민을 울렸다. 그날 한국에는 비가 촉촉히 왔다. 이날 택구 씨도 부대에서 터질 듯한 감격을 속으로 터트렸다. “당시 밴텀급은 우리나라에서도 수준급 선수들이 즐비했어요. 한국 랭킹에 들면 세계 타이틀전에 나가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선수들 실력이 좋았죠. 그 중에서 수환이가 가장 먼저 해낸 겁니다. ‘내 친구가 세계 챔피언’이라고 여기저기 자랑하고 다니고 싶었는데 제 몸은 부대에 있었죠.”듣고 있던 홍 전 회장도 택구 씨를 위해 아껴놓은 말을 전했다. “이 자리에서 내가 솔직히 말할게. 경기 끝나자마자 택구 너한테도 ‘나 챔피언 먹었어’라고 말하고 싶었어. 인마.” ● 내 아버지 같은 친구 아버지세계 챔피언이 된 홍 전 회장의 귀국길은 출국할 때하고 180도 달랐다. 하루 아침에 슈퍼스타가 된 그는 귀국하자마자 성대한 카퍼레이드 환영을 받았다. 청와대 초청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를 만났다. 격려 하사금은 200만 원이었다. 당시로선 파격적인 액수인데 본인은 주변에 조금씩 나눠주고 남은 게 없었다고 한다. 권투 인생이 탄탄대로 펼쳐지는 듯 했다. 모두가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러나 테일러와의 경기 전후로 복잡한 일들이 많았다. 홍 전 회장을 세계 챔피언으로 키운 스승, 매니저이자 트레이너였던 택구 씨 아버지와는 1971년 계약 관계를 끊고 잠시 떨어져 있던 기간이 있었다. 가족도 다투는데 물론 서로 소원했던 시간이 있었다. 홍 전 회장은 다른 매니저와 3년 계약을 하고 세계 타이틀을 준비했다. 그런데 이 매니저에게서 대전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고, 여러 이유로 불협화음을 심하게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테일러와의 타이틀 전은 택구 씨 아버지가 다행히 트레이너로 극적으로 합류해 원정에서 함께 감격을 누리긴 했지만 매니저와의 오랜 갈등으로 심적 불안이 컸다.7월 4일 테일러와 경기가 끝나고도 문제가 생겼다. 기존 매니저의 계약 만료일이 8월 15일이었는데 홍 전 회장은 매니저와 계약 해지를 하고 다시 택구 씨 아버지와 새롭게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자신에게 ‘배신자 프레임’이 씌워진 것이다. -군인 신분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겠어요.“계약 해지한 날 부대장으로부터 ‘니가 뭔데 마음대로 계약을 깨냐’고 엄청 혼이 났죠. 기존의 매니저는 매스컴을 움직였어요. 여론은 당연히 나한테 불리했죠. 군인 신분이니까 정작 내가 자초지종을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없더라고. 홍수환은 배신자라고 난리도 아니었죠. 또 택구 아버지까지 한국권투위원회에서 제명을 한 거야. 아버지가 매니저 라이센스를 받아야 하는데 막아버린 거지. 링 위에서도, 링 밖에서도 힘들었죠. 처음 얘기하는건데 그날부터 권투가 하기 싫었어요. 내가 권투를 제일 잘했던 때를 물어보면 ‘아놀드 테일러 경기 때’까지라고 말을 하는데 이 때문이야. 세계 챔피언이 됐는데 계속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일이 생겼다니까. 군인 신분으로 운동은 할 수 없는 여건이고, 게다가 동양챔피언만 하면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니었고….”-절친 홍수환에게 이런 불편한 사정이 있다는 걸 아셨어요? “내가 몰랐던 얘기가 많네. 내 아버지하고 계약 관계는 대충 알고 있었지만 더 깊숙하게 알고 싶지는 않았죠. 사실 저도 아버지와 사이가 썩 좋지는 않았어요. 무서우셨지. 수환이는 당시 비즈니스 체계가 잡힌 구조에서 권투를 했다면 정말 롱런했을 겁니다.”(김택구)-비즈니스, 선수 보호 개념이 없던 당시 시절이 야속했겠네요.“테일러를 이기고 택구 아버지하고 팜피치 호텔에 있는데 영국 프로모터가 잠깐만 차 한잔하자 하더라고. 만났더니 “5년 계약하자”며 테이블에 2만 달러를 놓고 가는 거야. 이건 계약금이라고 못을 박고 말이야. 그런데 나는 육군 일병이라 어떤 결정도 할 수가 없었지요.”(홍수환) -친구의 아버지이면서 트레이너였던 김준호 선생님에 대해선 만감이 교차하시겠습니다. “저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셨죠. 여건만 좋았으면 프로모터로도 성공을 하셨을 텐데. 저는 외국에 원정을 가서 세계 챔피언 벨트를 땄잖아요. 선생님은 늘 ‘홍수환이 한국의 초대 세계 챔피언’이라고 치켜세워 주셨죠. 택구 아버지는 멋있는 분이셨습니다. 택구야! 아버지가 가수 현인 선생님하고 무척 닮으셨지? 보고 싶다.”(홍수환)“택시 타면 기사들도 아버지가 현인 선생님인줄 알았다니까. 아버지가 79살에 돌아가셨는데 우리도 그 나이될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김택구)● “서로 인생 ‘첨잔’ 해주자”1975년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벌어진 WBA 밴텀급 세계타이틀매치 2차 방어전에서 알폰소 사모라(멕시코)에게 4회 KO로 패하며 타이틀을 내준 홍 전 회장. 이후 3년의 절치부심 끝에 그는 1977년 11월 파나마에서 벌어진 WBA 주니어페더급 초대 챔피언결정전에서 헥토르 카라스키야(파나마)를 맞아 2라운드에 4번이나 다운 당한 충격을 이겨내고 3라운드 단 한 번의 공격으로 KO승을 거두고 ‘4전 5기’의 기적을 썼다.당시는 위성을 통해 방송 중계를 해 부연 설명이 필요없었다. 적지에서 완전 KO패 직전까지 몰렸던 상황에서 승부사의 기질을 또 한 번 발휘하며 드라마를 썼다. 홍 전 회장 스스로 “맛이 간 나이”라고 할 만큼 전성기를 지나 기회를 잡은 세계 타이틀전. 이 때도 친구 택수 씨는 친구 수환의 끼와 운을 믿었다. -이웃 사랑이었을까요? “하하. 그 중계를 끝까지 본 사람이 몇 안 될 걸요. 나는 영화를 봐도 맨 끝에 제작 관계자 이름 올라가는 자막까지 다 보거든요. 수환이의 작은 것들도 놓치지 않았어요. 경기를 보면서 수환이가 ‘왜 어린 놈한테 수세에 몰리고 맞을까’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4번 쓰러졌는데 설맞은 펀치도 있었거든요. 제가 봤을 때는 상대 펀치가 제대로 꽂히지 않았어요. 결국 수환의 근성이 경기를 뒤집더라고. 운도 따랐지만 ‘주님의 은혜’까지 받았죠.”(김택구)-친구의 분석, 인정하십니까?“택구야, 두 번째 다운됐을 때는 제대로 맞았어. 나도 한국에 와서 영상을 보니 완벽하게 걸렸더라고. 비밀이 하나 있는데 지금 돌아다니는 경기 영상에는 내가 4번 다운되고 바로 3라운드에 KO로 이기는 장면으로 이어져. 그런데 사실 4번 쓰러지고 종 울릴 때까지 엄청 더 많이 맞았어. 심판이 끊어도 할 말이 없었지. 수건을 던지려고 했어. 그래도 파나마 독립기념일 전날에 자국 권투 선수를 어쨌든 기가 막히게 역전해서 때려눕힌 거 아니냐. 그 때 카라스키야가 17살인데 11전 11승 11KO였어. 지금 봐도 주먹이 내 두 배야. 파나마에서 국회의원을 두 번 했고, 지금은 시장이야. 대통령 선거에도 나간대. 지금도 나를 보면 자기가 이겼다고 해. 4-1로. 하하. 카라스키야가 대통령이 되면 파나마에서 살아볼 생각도 있어.”(홍수환)운명이 걸린 권투 인생 결정적인 순간마다 마음의 지킴이, 무조건 친구 편이 돼준 택구 씨가 그저 고맙다. 막걸리 한 잔을 택구 씨에게 따라주던 홍 전 회장은 “우리나라에도 첨잔 문화가 있어야 돼. 대부분 잔을 다 비워야 술을 따라주잖아. 우리도 서로 거덜나기 전에 도와주자고”라고 의지를 다져본다. 이미 본인은 택구 씨에게 진 마음의 빚을 어떤 식으로든 갚고 있다. -무슨 얘기죠?“베트남에 갔다가 정말 우연하게 수환이를 만났는데 바로 주머니에 있는 베트남 돈을 전부 주는 거예요. 꽤 많은 돈을. 아직도 그 돈 쓰고 남아 있어요.”(김택구)“얘 이빨이 보통 이빨이 아니야.”(홍수환)“아, 내 치아 교정한 것도 수환이가 해줬어요. 내가 장난으로 돈 없다고 하니까 바로 결제를 해버리더라고요.”(김택구)“그게 뭐 어렵냐. 카드 할부로 긁었지.”(홍수환)“내가 강연은 가끔 소개하잖아. 앞으로 강연료 받으면 33% 떼어줄 마음은 있는거지? 하하”(김택구)‘오는 정 가는 정’이 난무(?)하는 가운데 홍 전 회장은 앞으로 택구 씨가 ‘챔피언 홍수환’의 ‘찐 친구’로 알려졌으면 한다. 친구에게 받기만 한 것 같아 늘 미안한 마음이다. 내 뒤에만 있던 택구가 아닌 옆에 서 있는 택구로 남은 인생을 보내고 싶단다. “오늘 강연을 하고 왔는데 마지막에 한 얘기가 있어요. 예전 좋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도 그럴 수는 없으니 ‘앞으로 남은 인생 시간을 아낍시다’라고요. 나는 앞으로 시간을 아껴 택구에게 집중할 겁니다. 그러다보면 80대 중반까지는 건강하게 만날 힘이 생길 것 같네요. 택구야! 우리는 오래 살 거야.”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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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폰서가 달려오는 일본 농구, 스폰서가 달아나는 한국 농구[유재영 기자의 보너스원샷]

    지난 8일 일본농구협회(JBA) 홈페이지에 의미심장한 소식이 하나 올라왔다. 일본 최대 IT 기업인 소프트뱅크 그룹이 일본 남자 농구 대표팀에 1억 엔(약 9억 800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는 알림이었다. JBA는 이 돈을 8~9월에 걸쳐 열린 2023 FIBA(국제농구연맹) 농구 월드컵에 출전한 일본 남자 대표팀 선수, 스태프 포상과 팀 전력 강화 비용으로 쓰겠다고 밝혔다. ● 소프트뱅크, 日 男농구 대표팀에 10억 포상금… 스폰서 유치도 러시일본 대표팀은 농구 월드컵 조별리그와 순위 결정전에서 핀란드, 베네수엘라, 카보베르데를 연파하고 3승을 따내며 19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16강 토너먼트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진 경기에서도 독일, 호주 등 강호들을 맞아 접전을 펼쳐 한층 높아진 경쟁력을 뽐냈다. 한국은 출전도 못 했다. 일본은 이번 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올라 내년 파리 올림픽 출전권까지 따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48년 만에 자력으로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따낸 쾌거에 일본 농구계는 축제 분위기다. 도쿄 올림픽 선전(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에 이어 이번 월드컵에서도 세계 수준과의 거리를 좁히며 JBA가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30년에 목표로 잡은 세계 8강 진입 노력이 더 탄력을 받을 모양새다. 이에 소프트뱅크가 신속하게 반응했다. 소프트뱅크는 2016년부터 JBA의 공식 스폰서를 맡고 있다. 지금까지 남녀 대표팀과 B.리그(일본프로농구)도 후원하고 있다. 2016년 2월 B.리그가 출범하기 전 후원 계약 당시 일본 언론이 알린 지원 규모는 4년에 125억 엔(약 1120억 원) 수준. 일본에서 농구는 상대적으로 야구, 축구에 비해 인기가 떨어지는데도 지금까지 파격적인 액수로 후원 계약을 유지해 왔는데 또 한 번 통 크게 단발 지원 사격을 했다. 일본 농구는 2021년 도쿄 올림픽을 기점으로 남녀 대표팀 경기력이 급성장하면서 후원 계약이 몰려들었다. JBA는 올해 3월 일본 맥도널드와 후원 계약을 맺었다. 5월에는 일본의 글로벌 인쇄-포장, 디지털 솔루션 회사인 ‘Toppan‘과도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 7월 초에는 일본의 3대 은행 중 하나인 미쓰이 스미토모 신탁은행 그룹과 후원 계약을 맺었다.7월 말에는 나이키 산하 독립 브랜드로 분화된 ‘조던 브랜드’가 새 후원자가 됐다. 조던 브랜드는 프랑스,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농구 국가대표팀을 후원하고 있는데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일본을 선택했다. 조던 브랜드는 JBA가 주관하는 윈터컵, 주니어 원터컵과 전국 미니농구 토너먼트까지 지원할 계획을 밝히면서 일본 농구 문화 발전 전반에 기여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현재 JBA는 14개 가량의 후원사와 계약을 맺고 있는데 내년 파리 올림픽까지 2~3개 일본 굴지의 기업들이 추가로 스폰서가 될 것이라는 게 일본 언론의 관측이다.● 한국 농구 대표팀과는 후원 계약 종료한 나이키… “비용 절감 때문 아니다”반대로 대한민국농구협회는 나이키와 지난해 12월 후원 계약을 종료했다. 양측 사정을 잘 아는 농구 관계자들에 따르면 외관상으로는 양측의 입장 차이에 의한 자연스러운 합의 계약 종료였으나 사실상 나이키가 후원 의지를 접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나이키는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 남자 농구에서 한국 대표팀이 금메달을 따자 이듬해부터 농구협회와 후원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현금과 용품 등을 지원했다. 농구협회는 2002년만 해도 후원 스폰서가 없어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는데 나이키 합류로 대표팀 지원에 숨통이 트였었다. 12월 계약 종료 전까지 나이키는 매년 5억 원 상당의 현물과 1억 원의 현금 지원을 해왔다. 나이키가 농구 대표팀 20년 후원의 마침표를 찍게 된 건 더 이상 농구협회를 지원할 명분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때문인 것으로 알려진다. 계약 협의 사정에 정통한 한 농구인은“남자 농구의 경우 아시아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지는데 농구협회 차원에서 구체적인 대표팀 운영 목표와 훈련 계획을 세워 국제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프로 무대에서 뛰는 주력 선수들만 모아 놓으면 ‘성적 나오겠지’라는 식으로 안일하게 뒷짐만 지고 있었다”며 “시간이 갈수록 나이키 내에서는 농구협회가 후원 파트너를 중요하게 인식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점점 커졌다”고 전했다.게다가 나이키는 대표팀을 후원하면서 대표 선수들의 용품 지급 부족 사태가 터질 때마다 비난의 직격탄을 맞았다. 사실 나이키는 대한축구협회에도 1년에 200억 원 이상을 쓰는 굴지의 글로벌 스포츠 기업이다. 용품 수급 논란에서 나이키에게 모든 책임을 돌릴 수 없다는 건 웬만한 농구인들은 다 안다. 비용 아끼려고 농구협회와 재계약을 안 한 게 아니다. 여러모로 나이키로서는 한국 농구 대표팀의 후원사 수식어를 달고 있을 필요성을 못 느꼈던 것”이라고 말했다. 농구협회는 지난해 12월 나이키와 스폰서 계약이 종료되고 올해 9월에서야 프로스펙스와 후원 계약을 맺었다. 현재 농구협회에 후원을 하는 스폰서는 KB국민은행, 프로스펙스, 유한양행 정도다.대표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제적 투자, 마케팅 등의 목표 설계가 부족했던 한국과는 달리 JBA는 2016년부터 협회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30년까지 단계적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만들어 차근차근 실행에 옮겨 왔다. 지난 7월 발표한 사업 보고서에도 성인 대표팀이 연령대별 대표팀과 연계해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를 대표팀으로 끌어올리는 이른바 ‘통관 프로젝트’의 강화, 해외 거주 일본 국적을 가진 장신 유망 선수 발굴, 농구 강국 독일-호주 및 FIBA, FIBA 아시아 등과의 제휴 강화, 각급 대표팀 경기와 대회 홍보 및 노출 확대, 국내 등록 선수 증가 등을 위한 계획과 실행 방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하치무라 루이(LA레이커스), 와타나베 유타(피닉스) 를 잇는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진출 지원 계획도 재조정했다. 농구팬들이 관심을 크게 가질 만한 목표를 줄기차게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올해 JBA는 2022년도 5억 2100만 엔(약 46억 9500만 원)보다 훨씬 많은 19억 9900만 엔(약 180억 원)을 경기 외 기타 사업 수익으로 벌어들였다. 그러면서 2024년 목표로 잡은 대표팀 경기력 강화 등의 사업 예산 100억 엔(약 905억 원) 확보 등을 가시권에 두게 됐다. 2016년 취임해 현재도 일본 농구를 이끌고 있는 미츠야 유코 JBA 회장은 농구인이 아니다. 1984년 LA 올림픽 여자배구 동메달리스트다. 농구를 ‘1’도 모르고 회장이 됐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내며 지난 6월 회장 5선 연임에 성공했다. 또 FIBA 아시아 이사로도 재선임되며 2027년까지 국제 농구계에서도 비중 있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 의지의 차이 크다대한농구협회 권혁운 회장은 2021년 취임 직후 협회 운영에 도움을 주려고 10억 원을 농구발전기금으로 쾌척했다. 그러나 이 재원을 대표팀의 경쟁력 강화, 유망주 발굴 등에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2년 정도 겉으로 적금해 놓은 모양새다. 기금을 발판 삼아 새로운 수익 창구를 찾으려는 농구협회 차원의 움직임도 미비하다. 농구협회가 가장 최근에 공개한 2021년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당해 기타 사업 수익이 없었다. 단순히 대표팀 소집, 국제대회 참가 등에 국한돼 행정이 지원되고 지출 등이 이뤄지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대표팀 감독이 선수, 훈련 관리를 넘어 대표팀 전력에 도움이 되는 일을 홀로 알아보고 일정 부분 행정 업무에도 관여해야 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 그렇다고 지원이 속 시원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조상현 전 남자 대표팀 감독(현 LG 감독)이 전력 강화 차원에서 23세 이하 대표팀 설치, 운영에 관심을 보였으나 비용 벽에 막혀 논의 수준에서 불씨가 꺼졌다. 현 추일승 남자 대표팀 감독은 항저우 아시아경기를 준비하면서 오로지 선수 훈련, 관리에 매달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이훈재 코치 외에 추가로 전술 코치를 필요로 했으나 이것도 비용 문제 때문에 진행이 중단됐던 것으로 알려진다. 일본 남자 농구 대표팀은 지난 월드컵에서 5명의 코치가 감독을 보좌했다.스폰서가 많고 적고를 따지는 데 있어서 한일 양국 협회의 의지 차이가 크다는 게 비교의 핵심이다. 지난 5월 농구협회는 자체적으로 발족시킨 ‘한국 농구 미래 발전 전략 추진위원회’의 논의와 보고서를 통해 향후 10년간 저변을 확대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겨울철 최고 인기 스포츠 위상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재정 자립까지 공고히 구축하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당시 권 회장은 “한국 농구는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개편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는데 이후 꽤 시간이 지났다. 개혁의 활로를 모색한 건 긍정적이나 점진적이면서 중장기적인 프로젝트로 규정했다. 다소 개혁의 속도감이 정체돼 보일 수도 있다. 결국 당장 변화의 동력으로 기대할 건 현재로선 추일승 호가 항저우 아시아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는 일밖에 없다. 추 감독은 항저우로 출국하면서 “은메달, 동메달은 의미 없다”며 고군분투 의지를 다졌다.감독에게 한국 농구의 운명을 온통 맡기고 마음 편하게 손 놓고 있을 상황은 아닌데 농구협회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한 농구인의 모친상 글과 항저우 아시아 경기 중계 일정만이 가장 업데이트된 소식으로 초라하게 올라와 있다. 반면 JBA는 홈페이지를 통해 연일 아시아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항저우에 입국한 남녀 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의 인터뷰와 전략 등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우리 농구는 이런 상품성이 있다’는 점을 다각적으로 포장해 스폰서들에게 노출하고 있다. 스폰서 입장에서 돈 주고 살만한 ‘물건’이 무엇인지는 명확하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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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 순천대, 글로컬대학 ‘발전자금유치단’ 발대식 개최

    ‘글로컬대학 30’ 최종 선정을 위한 대학발전자금 3000억 원 유치 결의 다져국립 순천대학교(총장 이병운)는 21일 학내 70주년 기념관 초석홀에서 ‘글로컬대학 30’사업 대상자 최종 선정에 필요한 기금 확보에 앞장설 지·산·학 대표 유치위원 30인과 함께하는 ‘SCNU 발전자금유치단 발대식’을 개최했다. 이번 발대식은 대학 구성원(교수, 직원), 동문, 지역사회, 기업체 등을 대상으로 강소지역기업 육성과 지·산·학 캠퍼스 조성 및 글로컬 미래 연구자 지원 등 ‘글로컬대학 30’사업의 성공 기반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발전자금을 모금하기 위해 마련됐다. 순천대는 2027년까지 5년간 3000억 원(국가사업 1700억, 지역사회 500억, 동문·자체사업 300억, 기업 500억 원) 유치를 목표로 잡고 있다. 모인 발전자금은 재학생들의 취·창업 지원 등 지역인재 양성을 위해 쓰일 전망이다. SCNU 발전자금유치단은 이흥우 순천상공회의소 회장(단장)을 필두로 지자체, 산업체, 동문 3개 분과를 대표하는 위원 30명으로 구성됐다. 각 분과를 총괄하는 부단장은 △문승태 순천대 대외협력본부장(지자체 총괄) △최균영 초석건설 회장(산업체 총괄) △홍성태 총동창회 상임부회장(동문 총괄)이 맡았다. 이들은 순천대의 성공적인 글로컬대학 운영을 위한 대학발전자금 3000억 원 유치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발대식 행사는 이흥우 회장의 축사를 시작으로 구영서 순천대 총학생회장의 감사글 낭독, 위원단 위촉장 수여, 유치단 운영계획 및 모금현황 설명회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 끝에는 유치단과 대학 구성원 등 참석자 전원이 글로컬대학 유치 피켓과 함께 발전자금유치단 구호를 외치는 퍼포먼스로 결의를 다졌다.순천대는 ‘글로컬대학 30’ 예비 지정 이후 현재까지 163개 지역 기업체로부터 168억 5500만 원의 발전자금을 약정 받았다. 또 대학 구성원·동문·일반인·지역 우수 기업인 등이 한마음 한뜻으로 ‘1인 1구좌 소액모금 캠페인’을 통해 발전자금 모금에 동참하며 ‘글로컬대학 30’ 사업 최종 선정에 힘을 보태고 있다.순천대 이병운 총장은 “이 자리는 순천대가 글로컬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한 유치자금을 조성하는 마중물 행사로 그 의미가 매우 크다”라며 “유치단 활동을 기반으로 순천대가 3000억 원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여 세계적인 특화 분야 강소 지역기업 육성에 앞장서는 지·산·학·연 협력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글로컬대학 30’ 사업은 교육부에서 2026년까지 세계적 수준의 지방대 30곳 육성을 목표로 학교당 5년간 최대 국고 1000억 원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전라남도는 순천대가 글로컬대학에 최종 선정되면 지·산·학 협력을 위해 1000억 원 규모의 재정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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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이 만족하는 대학 건양대학교

    건양대학교는 전국 최초로 동기유발학기 시행, 융합전문 단과대학 설립, 의료공과대학을 설립하며 ‘최고보다는 유일한 대학’이 되고자 노력해왔다. 대학의 경쟁력과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LINC), 잘 가르치는 대학(ACE), CK(university for Creative Korea) 사업 등 많은 국책사업을 수행했다. 메디컬캠퍼스는 병원과 연계한 실습활동 및 의료 융복합 클러스터 특성화를 추진해 의료보건계열이 강한 대학으로 자리잡았다. 건양대는 1991년 개교 이래 취업 명문으로 인정받고 있다. 2015∼16년 2년 연속 교육부 발표 취업률 80%를 돌파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대학평가에서도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취업지수 1위를 차지했으며, 순수취업률과 교육중심대학 부문에서는 2022년 각각 3위(비서울권 대학 중 1위)와 4위에 올랐다. 지난해 8월 제12대 김용하 총장 취임 후 와이파이 시스템과 기숙사 리모델링 등 교내 정주환경 개선을 했다. 기숙사 1인실·2인실 확대 및 각층 전자레인지 진공청소기 배치, 모든 방에 냉장고 설치 등을 실시했다. 메디컬캠퍼스(대전)는 2024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의과대학, 간호대학, 의과학계열, 의료공과계열, AI·SW융합대학 총 4개 단과대학(계열) 16개 학과에서 883명을 모집한다. 창의융합캠퍼스(논산)는 AI·SW융합대학, 창의융합계열, 재활복지계열, 글로벌경영계열, 군사경찰계열, 총 5개 단과대학(계열)의 23개 학(부)과에서 710명을 모집한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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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로 내딛는 “빛나는” 발걸음, 서정대

    서정대학교(총장 양영희)는 지속적으로 교육 환경 개선에 투자하고, 현장 경험이 풍부한 교수진을 구성해 실무 중심의 전문 직업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서정대의 현장 실무 중심 교육은 2024학년도 전문기술 석사과정 운영 대학으로 인가받는 성과를 거뒀다. 전문기술 석사과정은 직무 전문성, 현장 전문성 보유 교원, 현장과 동일·유사한 실습환경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야 인가를 받을 수 있다.● 신입생 충원율 100%, 재학생 7264명 규모로 성장 서정대는 2003년 개교한 이래 연속적으로 신입생 충원율 100%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7264명의 재학생들은 현장 전문 인재를 꿈꾸며 최고 수준의 교수진들과 함께 실력을 다지고 있다. 양영희 총장은 “서정대는 학생이 스스로 빛나는 미래를 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고 있다”며 “다양한 장학제도, 진로 및 취업 지원 프로그램, 산업체와 상생하는 플랫폼 구축 등을 통해 학생들의 학업과 꿈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정대는 전문기술 석사과정, 학사학위 전공심화 과정 등 미래형 고등직업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 준비된 미래 인재 양성 직업교육, 공무원 166명 배출 서정대는 ‘준비된 미래 인재 양성 직업 교육’을 통해 올해 현재 공무원 166명을 배출했다. 간호학과는 11년째 졸업자 전원이 국가시험 100% 합격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응급구조과도 졸업예정자 기준 응급구조사 시험에 100% 합격했다. 국내 최고 기술 자격으로 인정받는 국가 기능장을 12년 연속 배출했고, 각종 국가 전문자격증 취득과 다양한 경진대회 수상에서 탁월한 실적을 거뒀다. 학생과 교수와 학교가 한마음 한뜻으로 성장하는 미래 인재 양성소임을 입증하고 있다.● 교육부, 지방자치단체가 인정하는 대학 서정대는 교육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실시하는 각종 사업에서 우수한 성과를 도출함으로써 앞으로의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대학 기본역량 진단평가에서 일반재정지원대학(2022∼2024년)으로 선정됐다. 고등직업교육 거점 지구사업(2022∼2024년)에도 뽑혔다.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2023∼2025년), 고용노동부의 일·학습병행 공동훈련센터(2021∼2023년), 대학생 청소년 교육지원 장학금 사업, 기술사관육성사업, 한국산업인력공단 국가기술자격 시험장 인증 및 운영 등 각종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의 운영은 학생들에게 장학금 및 프로그램, 최신 기자재 등의 혜택으로 돌아오고 있다. ● 학생들을 위한 복지와 편의 증진, 무료 통학버스 운영 학생들이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무료 통학버스를 제공하고 있다. 노선은 학생 편의 증진을 위해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주기적인 거주지 분석 등을 통해 지속 보완하고 있다. 통학이 힘든 원거리 학생들을 위해선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고, 국가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실기연습과 학습에 매진할 수 있도록 현장감 있는 다양한 실습실과 학습관을 제공하고 시험 준비를 위한 기숙사 이용도 지원하고 있다. ● 2024학년도 신입생 1514명 모집 2024학년도 신입생은 3개 계열 19개 학과에서 총 1514명(정원 외 포함)을 모집한다. 자연과학계열은 호텔외식조리과, 반려동물과, 반려동물보건과, 뷰티아트과, 응급구조과, 간호학과, 그린식품가공과에서 인문사회계열은 창업경영과, 유아교육과, 휴먼케어서비스과, 글로벌융합복지학부, 의료코디네이션과, 사회복지상담과에서, 공학계열은 자동차과, 소방안전관리과, 글로벌산업공학과, 스마트자동차과에서 꿈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딜 미래 서정인을 기다리고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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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학협력 선도해온 한국공대 경영학부

    한국공학대학교(총장 박건수)는 1997년 산업부가 설립한 4년제 산학협력 특성화대학이다. 지난해 3월 한국산업기술대에서 교명을 변경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함께 만드는 공학기술 선도대학’이란 대학 발전 비전을 선포했다. 한국공대는 지역 1만 9000여개 기업과 협력하면서 기업 수요를 반영한 현장 맞춤형 인재 양성으로 지역 및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해왔다. 25년간 선도적인 산학협력 모델을 구축하며 현재까지 2만 5000여명의 핵심 인재를 배출했다. 대학과 기업이 공존하는 캠퍼스 문화를 확립해 교내에 입주한 125개 기업연구소와 국내 대학 중 가장 많은 4400여개의 가족회사와 네트워크로 연결돼 상시 산학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교수와 기업간 R&D 프로젝트에 학생들을 참여시키는 엔지니어링하우스(EH) 제도를 만들어 교육 혁신을 주도해온 것도 강점이다. 한국공대 경영학부(학부장 고혁진 한국창업교육협의회 회장)는 3개의 전공(경영학, IT경영, 데이터사이언스)으로 구성돼 있으며 3개의 융합전공(벤처창업, 스마트팩토리, 이커머스)을 운영하고 있는 특성화 학부이다. 2003년 e-비즈니스학과로 시작해 2012년 경영학부로 확대 개편됐으며 올해 미래 신산업 분야인 데이터사이언스 전공이 신설돼 지금의 3개 전공체계로 개편됐다. 경영학부는 기업과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실무능력을 갖춘 인재 양성이라는 교육목표 아래 IT·데이터경영 특성화 선도 비즈니스 스쿨로 발전하는 것을 학부의 비전으로 설정하고 있다. 경영학부의 특성은 교육과정에도 잘 반영돼 있다. 경영학, 경제학, 회계학 등 경영학 핵심교과와 프로그래밍을 포함한 데이터 분석 및 IT 활용 교과목을 학부 공통 교육과정으로 편성했다. 학생들은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경영, 딥러닝과목들을 수강할 수 있다. 또 실제 사례 중심의 프로젝트 교과인 졸업연구를 통해 경영관리 실무역량뿐만 아니라 기업의 디지털 대전환에 따른 IT 활용능력을 갖춘 인재로 거듭나게 된다. 교육방법에 있어서도 자기주도적 문제해결 역량과 협업능력을 키우기 위한 PBL 방식 수업을 모든 교과에 도입하고 플립드러닝 수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산업부의 신산업 학제개편 지원 사업을 지원받아 데이터사이언스 교육에 특화된 실습실을 구축했다. 이러한 교육환경과 투자로 인해 최근 발표된 경영학부 졸업생 취업률은 72.5%로 한국공대 평균 70.6%보다 높으며 전국 대학 평균 64.2%보다 8.3%p가 높다. 경영학부는 매년 5명 이상의 창업가를 배출하는 혁신창업가 육성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영학부 출신의 조목련 씨는 2018년 M&A를 통해 창업을 했고, 최근 2차 창업을 통해 6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김남준 씨는 소셜벤처 창업을 통해 10억 원의 시드투자를 받아 사회적기업으로 키워가고 있다. 한국공대 경영학부 교수진은 산업체 경력이 있는 분야별 전문가들로서 30, 40대 비율이 50%로 매우 젊은 학과이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산업변화 대응에 민첩하고 다양한 연구를 통해 역량을 키우고 있다. 경영학부 이동현 교수(37)는 지난해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예측과 관련해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예측 방법론을 세계적인 과학 기술 의학 분야 전문 출판사 엘스비어 사의 ‘의료 빅데이터 분석’를 통해 발표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경영학부 학생들은 우수한 교육을 통해 습득한 전문가 능력 및 연구 개발 경험을 통해 대외 활동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정민창 학생 외 2명이 CJ대한통운에서 개최한 물류 혁신기술 및 IT 경진대회 공모전인 미래기술 챌린지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들은 ‘크라우드 소싱 모바일 배송 애플리케이션 구현’ 과제로 택배기사가 아닌 일반인도 상품 배송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할 정도로 기술적 성숙도가 높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영학부는 미래사회에 필요한 융복합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융합전공으로 벤처창업, 스마트팩토리, 이커머스를 운영 중으로 현재 250여명의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이커머스 전공은 산업부, 한국무역협회가 지원하는 GTEP 지역특화 무역전문가 양성사업과 연계해 학생들의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 향상과 중소중견기업의 해외마케팅을 지원하고 있다. 무역 관련 이론교육, 이커머스 실습을 진행하고 미국, 독일, 이탈리아, 홍콩 등 국제 유명 전시회에 기업과 함께 참가해 실무역량을 쌓는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 무역 국가대표를 양성하고 있다. 경영학부는 지속적인 교육 혁신과 투자로 한국공대를 대표하는 특성화 학부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IT·데이터경영 특성화 선도 비즈니스 스쿨로 발전을 꾀하고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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