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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매일 아침 연못의 잉어 수를 세고 밤사이 야생 너구리나 고양이, 왜가리가 잡아먹어 사라진 만큼 새 잉어를 채운다. 태극기와 국빈 방문하는 상대국의 국기를 주름 하나 없이 다린다. 잔디는 2㎝로 깎아 걷기 편하고 보기에도 단정하게 유지한다. 청와대에는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확히는 2022년 5월 청와대가 개방되기 이전이다. 청와대에서 7년째 일하고 있는 강승지 작가(36)가 쓴 에세이 ‘청와대 사람들’(페이지2북스)은 보이지 않지만 청와대에서 일하는 이들, 일터로써 청와대의 풍경을 세밀화처럼 그렸다. 이 책은 이달 9일 출간되자마자 곧바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강 작가와 오시정 페이지2북스 선임 편집자(36)를 29일 서울 영등포구 페이지2북스 사무실에서 만났다. 회화과 학사, 석사인 강 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일하다 2019년부터 청와대에서 일하고 있다. 평소 메모하는 습관이 있는 그는 청와대에서 일하는 동안 기록한 1300개 메모를 바탕으로 글을 썼다. 책을 출간하기로 결심한 건 올해 초였다.“청와대가 개방되기 전과 개방된 이후를 모두 경험했어요. 정권이 바뀌어도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를 기록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 작가는 5월 중순 원고를 10개 넘는 출판사에 보냈고, 여러 곳에서 출간 제안을 받았다. 오 편집자와 이야기를 나누다 20분 만에 계약하기로 결심했다.“정치와 관련 없이 청와대의 일상성에 집중한 책을 내고 싶었어요. 편집자님은 제 생각을 정확히 이해해 주셨어요. 청와대에서 일하는 직장인의 삶을 잘 짚은 책을 만들어주실 거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오 편집자는 원고를 보자마자 책으로 꼭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청와대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상적인 모습이 눈에 띄었어요. 정치적이지 않은 내용이라 더 좋았습니다.” 청와대는 대통령 업무실로 다시 사용될 예정이어서 청와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최대한 빨리 책을 내기로 했다. 강 작가와 오 편집자는 매일 원고를 수정하는 강도 높은 작업을 이어갔다. 마지막에는 출판사 회의실에서 반나절 꼬박 머리를 맞대고 최종 원고를 다듬었다. 동갑인데다 호흡이 잘 맞아 집중해서 빠르게 일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한 달 만에 책을 만들었다. 월간지를 만드는 속도로 단행본을 만든 것이다. 오 편집자는 “문장이 탄탄해 글 자체는 크게 바꾸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초고에서 강 작가의 개인 이야기는 줄이고 조경사, 사진사 등 다양한 업무를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늘렸다. 오 편집자는 “독자들이 청와대 풍경과 그 안의 사람들에 대해서 더 궁금해 할 것이라 생각해 요청했는데 흔쾌히 수락해 주셨다”고 했다.안내과 직원들은 청와대에 근무하는 모든 직원들의 얼굴을 정확히 알아서 신분증과 함께 얼굴도 확인한다. 마스크를 써도 단박에 알아봤다. 청와대 기와는 대통령이 해외 순방으로 자리를 비울 때 청소한다. 조경사는 꽃이 피고 지는 시기, 햇볕 방향, 물 빠짐 정도 등을 기록해 산책로에 계절별로 꽃을 감상할 수 있게 배치한다. 그림 담당자는 조명, 여백, 시선 높이, 벽 재질, 액자 소재, 표면 반사율 등을 고려해 딱 맞는 자리를 찾는다. 서명대 뒤 그림은 대통령이 국빈을 맞이하고 나란히 사진을 찍는 것을 고려해 상대국의 문화, 색의 상징, 역사적 공감대 등을 검토한 후 단 한 점을 선택한다. 강 작가는 보안 때문에 2G폰을 사용하고 모든 회의는 얼굴을 보며 오프라인으로 했다. 대통령이 구내식당에서 식사하는 건 드물다. 대통령이 구내식당에 온다는 안내 방송이 나온 날, 강 작가는 이미 식사를 했지만 다시 식당으로 가서 밥을 받아왔다. 한데 대통령이 강 작가의 오른쪽에 앉았다. 비서실장은 강 작가의 왼쪽에 앉았다. 그를 가운데 두고 오른쪽에 대통령이, 왼쪽에 비서실장이 앉는 ‘현실감 없는’ 자리 배치였다고 말한다.날씨에 따라 색깔이 다르게 보이는 청와대 기와, 신라금관모양 벽등, 정권별로 각각 다른 글씨체의 ‘대통령비서실’ 도장이 찍힌 도서관 책들…. 강 작가가 섬세하게 포착한 청와대 안팎을 들여다볼 수 있다. 청와대가 개방된 후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며 달라진 모습도 그린다. 사무실 창문을 통해 내부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인해 당황하는 등 강 작가는 크게 변화된 환경에 힘들어하다 심리상담사를 찾는다. “당신은 청와대가 아닙니다. 공간과 자아를 분리하세요”라는 심리상담사의 말에 차츰 마음을 다잡아나갔다고 고백한다. 강 작가가 투고할 때 보낸 제목은 ‘청와대 점심시간’이었다. ‘나는 청와대로 출근합니다’도 후보로 꼽혔다. 독자들이 궁금증을 가질 제목을 고민하다 ‘청와대 사람들’로 정했다. 조경사, 이발사 등이 일하는 모습을 아기자기하게 그린 삽화로 표지를 만들었다. 오 편집자는 책의 성격을 직관적으로 표현하는데 중점을 뒀다. “거대한 공간에서 자기 일을 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있다는 걸 전하고 싶었어요. 정치적인 책으로 오해받지 않게 하려 애썼습니다. 편하게 볼 수 있게 책 판형도 줄이고 두껍지 않게 만들었죠.” 책은 다양한 연령대의 독자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독자들은 ‘미지의 공간인 청와대도 사람 냄새 가득한 곳이었다는 걸 새삼 느꼈다’, ‘각자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삶의 현장에서 공감 가는 점이 많았다’는 글을 올렸다. 강 작가는 청와대가 개방되면서 청와대가 가진 공공성이 커졌다고 말한다. “기록으로써 이 책이 의미를 가지면 좋겠어요. 20~30년 이상 한 분야에서 혼신을 다한 분들과 함께 일한 건 큰 행운이었습니다. 책에 등장한 분들에게 책을 선물했는데요, ‘내 일을 소개해 줘 고맙다. 소멸될 뻔한 역사가 담겼다’며 좋아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강 작가는 책을 만드는 과정이 공무원이 되기 전 개인전을 열었던 것과 비슷해 즐거웠다고 한다. “그림을 그릴 때는 그림으로 제 경험과 생각, 감정을 표현했는데 글을 통해 표현하는 것도 매력적이었어요. 미술 작품에 대한 책이나 식물, 연애를 다룬 에세이도 써보고 싶습니다. 저는 어떤 형태로든 표현하고 싶은 사람인가 봐요.(웃음)”■‘청와대 사람들’(2025년·페이지2북스)은….청와대에서 7년째 근무하고 있는 강승지 작가(36)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업무를 이어가는 청와대 사람들과 그 일상을 담은 에세이다. 청와대 경비를 맡는 101경비단은 청와대 직원들의 얼굴을 모두 외운다. 저자는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출입증도 보이지 않는 거리에서 경비단원이 “아까 점심 드시고 돌아가시던 거 맞죠?”라고 물어 깜짝 놀란다. 저자가 “그 거리에서 절 알아보셨어요?”라고 묻자 경비단원이 답한다. “먼 거리에서도 알아봅니다. 그게 제 일이니까요.” 조경팀 직원은 매일 새벽 출근하며 연못의 잉어 수를 센다. “어? 어라, 오늘도 한 마리 비네.” 밤사이 야생 너구리나 왜가리가 물어간 것. 그러면 잉어 한 마리를 새로 채워 넣는다. 대통령 전속 사진사는 계속 한 사람만 찍는 게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저으며 답한다. “대통령이 제 카메라 속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으로 보이는데요.” 오전 9시에 하는 대통령 보고를 위해 행정 직원들은 오전 6시에 사무실에 도착해 회의 자료를 만든다. 조경사는 대통령과 직원들이 각각의 계절을 느낄 수 있게 산책길에 꽃을 심고, 산책길 어디서부터 단풍이 시작될지 고려해 나무를 심는다. 명절이 다가오면 국가유공자, 참전 용사 등에게 보낼 대통령 명절 선물을 예산 내에서, 품목을 생산 지역별로 고르게, 깨지지 않는 걸로, 무엇보다 맛있는 걸 찾느라 회의를 거듭한다. 이들도 입춘에 구내식당에서 점심으로 냉이 된장국이 나오면 반기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저자는 노태우 대통령 시절 지어진 관저와 현관 문고리, 그 때 들여온 식탁 소파 책상을 보며 시간의 흐름을 가늠한다. 그의 시선은 30년 넘은 청와대 공용 우산, 황금색 테두리를 두른 콘센트 커버, 박정희 대통령 시절 비서실 입구 대리석에 새긴 ‘저축’, ‘절약’ 글자 등 청와대 구석구석까지 닿는다. 2022년 5월 청와대 개방 후 사람들로 북적이며 완전히 달라진 모습도 소개한다.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이들을 세밀하게 담은 풍경을 통해 청와대의 속살을 담백하게 보여준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세라젬이 건강을 위해 척추, 순환, 휴식 등과 관련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정보를 담은 단행본 ‘당신의 미래를 책임지는 일곱 가지 건강관리 습관, 세븐 해빗(7-HABIT)’을 발간했다고 18일 밝혔다.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건강한 습관의 중요성과 함께 습관을 만드는 방법을소개한다. 이경수 세라젬 대표이사 사장과 의료기기 연구개발 및 건강관리 전문가들로 구성된 세라젬 웰라이프랩이 함께 책을 썼다. 책에서는 건강의 영역을 △척추 △운동 △휴식 △뷰티 △순환 △에너지 △정신까지 7가지로 구분했다. 척추의 경우 하루 30분 코어를 돌보는 습관을 가지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고 말한다. 복부 비만을 예방하고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액과 에너지의 흐름이 원활할 때 몸이 가벼워지므로 섬세한 파동 에너지로 생체리듬을 깨우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부문별로 각종 데이터와 임상연구 내용도 담았다. 일곱 가지 건강 습관을 가지기 위해서는 자기 몸의 상태를 잘 알아야 한다. 체성분과 혈압, 혈당 등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첫 걸음이라고 당부한다. 책은 전국 세라젬 ‘웰카페&라운지’ 매장을 방문하면 볼 수 있다. 제품을 구매한 고객 가운데 희망자에게 무료로 책을 증정한다. 세라젬은 “세라젬의 건강관리 철학을 전하기 위해 책을 발간했다”며 “많은 분들이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해 변화된 삶을 누리길 바란다”고 밝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식당을 네 번 열었지만 모두 쫄딱 망했다. 이유가 뭘까. 곰곰이 생각하다 깨달았다. 자신을 포함해 ‘돈 못 버는 머리’를 가진 사람들끼리 ‘돈 못 버는 아이디어’로 회의하고 거기에 투자했다는 것을. 이에 책으로 눈을 돌렸다. 1000권 가량 읽었던 그는 “왜 책이 아닌 사람에게 물었을까”라며 탄식했다. 이길 방법을 찾으려 다시 책을 읽었다. 지금 그는 연간 매출 10억 원을 올리는 메밀국수 식당을 운영하고, 그가 쓴 여러 책이 베스트셀러가 돼 전국 곳곳으로 강연을 다닌다. 책 판권은 일본 러시아 대만 베트남에 판매됐다. 매일 각오를 다지며 올린 아침긍정확언 영상으로 유튜브 수익도 생겼다. 개그맨이자 작가인 고명환 씨(53)의 이야기다. 고 작가는 “책이 시키는 대로 하니 돈이 따라왔다. 너무 신기하다”고 말한다. 그가 책을 통해 돈 버는 법을 깨달은 바를 담은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가져야 할 부(富)에 대하여’(라곰)는 이달 2일 출간되자마자 1만5000권이 판매되며 단숨에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다.(국내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책 판매량 1만 권이다.) 고 작가와 최지연 라곰 대표(43)를 11일 전화 인터뷰했다. 이 책은 고 작가가 지난해 8월 출간한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라곰)의 후속작이다. 전작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15만 권이 판매됐다. 지난해 말 고 작가는 한강 작가와 함께 교보문고가 선정한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그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와 같은 상을 받았다는 소식은 큰 화제가 됐다. 한데 기쁜 건 딱 하루였단다. “다음날부터 지옥이 시작됐어요. 부담감에 짓눌려서 글을 못 쓰겠더라고요. 잘 쓸 수 있을지 걱정만 되고요.”당초 후속작을 낼 계획은 없었다고 한다. 고 작가와 최 대표가 이야기를 나누다 구상하게 됐다. 최 대표는 “새 책에서도 고전을 다룰텐데, 고전을 돈과 연결시키면 어떻겠느냐”고 했다. 고 작가가 평소 돈 얘기를 재밌게 하는 걸 눈여겨 본 것. 고 작가는 바로 수락했다. 그리고 외쳤다. “부제는 ‘마땅히 가져야 할 부에 대하여’로 합시다!” 지난해 10월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수상 후 부담감 때문에 그는 올해 초까지 끙끙 앓았다고 한다. “간신히 써 놓고도 ‘올해의 작가상을 받았는데 이 정도 밖에 못 쓰면 안 되지’라는 생각만 들더라고요.”이를 본 최 대표가 말했다.“어렵게 쓰려고 하지 마세요. 그러다 글 못 쓰게 된 작가들이 많아요. 이전처럼 눈높이를 낮추고 쉽게 쓰세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고 작가는 “나도 모르게 다른 작가의 글을 흉내 내고 있더라”며 웃었다. 새 책에는 ‘고도를 기다리며’(사뮈엘 베케트) ‘군주론’(마키아벨리),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장 폴 사르트르), ‘이기적 유전자’(리처드 도킨스)를 비롯해 ‘현명한 투자자’(벤저민 그레이엄), ‘린치핀’(세스 고딘) 등 문학 철학 과학은 물론 경제경영까지 59권을 풀어냈다. 모두 고 작가가 직접 골랐다. 그는 “전작을 쓸 때와 마찬가지로 영감을 준 책은 최신작이라도 고전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리스인 조르바’(니코스 카잔차키스), ‘데미안’(헤르만 헤세)은 이번에도 포함됐다. 고 작가는 “좋은 문장은 수천 번 얘기해도 과하지 않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2년마다 다시 읽는다”고 했다.고 작가는 ‘돈키호테’에서 나이 든 돈키호테가 세상으로 뛰어든 것을 가리키며 ‘돈도 기세다. 움츠린 사람에게 돈이 들어올 리 없다’며 당당한 태도를 강조한다. 찰리 멍거의 ‘가난한 찰리의 연감’에서 ‘다른 사람들이 동의하거나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서 자신이 맞거나 틀린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하라. 중요한 것은 오직 분석과 판단의 정확성이다’를 소개하며 무작정 남들을 따라가면 평균적인 부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걸리버 여행기’를 통해 자기 안에 숨어 있는 힘을 밖으로 꺼내라고 당부한다. 그는 ‘위대한 개츠비’(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와 ‘이노크 아든’(앨프레드 테니슨)을 통해 소유에 대해 질문한다. 돈을 번 뒤 화려한 파티를 하며 산 개츠비는 데이지가 자신에게 오길 바란다. 데이지의 남편까지 찾아가 데이지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배가 난파돼 십여 년 간 무인도에서 살다 구조돼 고향으로 돌아온 이노크는 아내가 재혼해 행복하게 사는 걸 보고 아내와 아이들 앞에 나타나지 않고 멀리서 행복을 빈다. 개츠비의 장례식을 찾는 이는 아무도 없지만 이노크의 삶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성대한 장례식을 열고 애도한다. 소유하려 할수록 갖기 어렵다. 고 작가는 ‘가지지 말고 따라오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장례식을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 “죽음이 다가오면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 미리 인사하고 싶어요. 이후에는 제가 깨달은 걸 글로 쓰고 싶습니다. 마지막까지 한 발짝 나아가다 죽는 게 제일 잘 죽는 거라고 생각해요. 링거 줄을 주렁주렁 단 채 병실에서 눈 감고 싶지 않습니다.” 고 작가는 2005년 대형 교통사고로 죽음 직전까지 갔다. 당시 의사는 사흘 정도 살 수 있다며 죽음을 준비하라고 했다. “죽음의 문턱에 서니 무서움도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어요. 다만 남들이 정한 기준대로 산 게 뼛속 깊이 후회됐어요. 왜 내 안에 있는 걸 꺼내지 못했는지 너무너무 아쉬웠습니다. 잠도 못 자고 일해서 산 봉천동 빌라와 석촌호수 옆 아파트 생각은 1도 안 났어요.” 그는 연극을 하고 싶었지만 주위 사람들이 “대학로에서 연극하면 한 달에 50만 원도 못 번다”며 방송국에 진출해야 한다고 해 방송국 공채 개그맨 시험을 봤다. 합격해 TV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주변 사람들이 집을 사야 한다고 해서 제대로 자지도 먹지도 못하며 일해 빌라와 아파트를 샀다. 기적적으로 살아 중환자실을 나올 때 그는 결심했다. “내 안에서 솟아나오는 걸 반드시 하나는 하겠다”고. 그는 ‘데미안’에서 가장 가슴에 닿은 한 단어로 ‘내 안’을 꼽는다. 이후 그는 책을 읽으며 내면을 응시했다. 안에서 흘러나오는 걸 글로 썼다. 이를 엮어 책을 내자 작가가 됐다. 강연 요청이 이어졌다. 매일 아침긍정확언 영상을 올리자 주위에서 “그런 거 왜 하느냐”며 말렸다. 하지만 하고 싶어서 계속 했고 구독자가 늘면서 달러를 벌게 됐다. 남을 이롭게 해야 돈이 따른다는 걸 깨닫고 좋은 재료로 맛있게 음식을 만들자 식당에 손님이 몰렸다. 그는 인간에게는 상상하지 못한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는 걸 실감한다고 했다. “사람의 뇌에는 1000억 개 이상의 뉴런이 있지만 대부분 제대로 쓰지 못한다고 해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뉴런을 자극하면 새로운 걸 발견하게 됩니다. 제가 식당을 잘 운영하고 작가, 강연자, 유튜버가 될지는 꿈에도 몰랐어요.”서문에서 독자에게 ‘당신은 원래 큰 사람이다’라고 쓴 것도 이런 이유라고 한다. 그는 최근 읽은 ‘물질의 세계’(에드 콘웨이)에 대해 말했다. “모래 소금 철 구리 석유 리튬을 다루는데 구리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인공지능(AI) 시대에 AI는 전기 먹는 하마라는데, 전기 시설을 갖추려면 구리가 필요하겠더라고요. 구리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샀어요. 주식 전문가가 아니라 ETF에만 투자하거든요. 최근 미국이 구리에 대한 관세를 50% 올렸다는 기사를 보며 내 머릿속 뉴런이 연결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분들도 여러 영역에서 뉴런이 연결될 수 있습니다.” 한데 숨 가쁘게 달리며 자신을 너무 몰아세우는 건 아닐까. 그는 후배 진선규 배우 이야기를 꺼냈다.“선규가 캐나다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 나갔는데 13㎞ 지점에서 다리에 이상이 생겼대요. ‘지금까지 준비해놓고 이 정도밖에 안 되나’라고 자책하며 달렸답니다. 그런데 37㎞ 지점에서 울음이 터졌대요. 스스로 몰아붙이기만 하고 위로해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엉엉 울며 통곡을 했답니다. 너무 공감됐어요. 그 후론 강연을 마치면 ‘잘했다’며 제 머리를 쓰다듬어줍니다.(웃음)” 신간에는 각 장 마다 ‘내 안에서 솟아나는 그것은 무엇인가?’, ‘나는 성장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등 질문을 넣어 독자가 답을 써 보도록 구성했다. 기준금리, 국채, 레버리지 효과 등 경제·투자 용어 36개도 정리해 ‘부자들의 언어’라는 부록으로 담았다. 고 작가가 이를 설명하는 강연 36개를 촬영해 각각 QR코드도 넣었다. 최 대표는 “후속작은 전작보다 무조건 두꺼워야 한다고 생각해 여러 정보를 담으려 했다”고 말했다. 고 작가는 “부자들은 경제·투자 용어를 라면 이름 술술 읊는 것처럼 일상적으로 말한다. 이런 용어가 입에서 줄줄 나와야 부자의 끝자락에라도 갈 수 있다”고 했다.신간은 1만100권을 사인했다. 전작을 1만 권 사인한 기록을 스스로 깬 것. 만만치는 않았다. 고 작가는 “파주 ‘지혜의 숲’에 2박 3일간 머물며 사인만 했는데도 3000권이 좀 넘었다. 끝이 안 보이는 것 같았다”며 웃었다. 최 대표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신간 서평단을 1000명이나 모았다. 서평단을 위해 별도로 샘플북 1000권을 만들어 발송하느라 출판사 전 직원이 애썼다. 최 대표는 “대만에서 벌써 신간에 대한 구입 문의가 왔다”고 했다. 고 작가는 ‘고전이 답했다’ 시리즈를 3권을 마지막으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세 번째 책이 나오려면 3년 정도 걸릴 것 같아요. 다시 책을 쓸 수 있을 만큼 고전을 읽어야 하니까요. 에세이, 글쓰기법 등 여러 책을 꾸준히 내고 싶어요. 그리고 300억 원을 모아 ‘엉망진창 도서관’을 짓는 꿈을 하루 빨리 이루고 싶습니다. 제가 책에서 얻은 걸 많은 분들에게 꼭 돌려드릴 겁니다.”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가져야 할 부(富)에 대하여(라곰·2025년)는….개그맨이자 작가인 고명환 씨가 고전을 통해 부를 이루는 방법을 정리했다. ‘명상록’(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레프 톨스토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아르투어 쇼펜하우어), ‘눈먼 시계공’(리처드 도킨스) 등 문학 철학 과학을 비롯해 ‘경영의 실제’(피터 드러커), ‘소유의 종말’(제러미 리프킨) 같은 경제경영까지 아우른다. 저자는 인간의 마음,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 자연의 섭리 등을 두루 알아야 부가 흘러가는 걸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에게는 자신도 모르는 많은 가능성이 있기에 스스로 이뤄낼 수 있는 가치를 지금 버는 돈의 액수로 한정짓지 말라고 당부한다. 외화를 벌겠다는 생각도 하라고 권한다. 자신도 50년간 원화를 벌 생각만 했는데 유튜브, 책 판권 수출을 통해 외화를 벌어보니 부를 바라보는 시야가 확장됐다고 한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기존의 것을 버리고 새로운 방향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어떤 방해물도 극복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생각을 완전히 버리고, 세상 사람들의 생각을 모두 던져버려라. 그리고 완전히 다른 룰을 사용하라’는 ‘초역 비트겐슈타인의 말’(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을 들려준다.‘아인슈타인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에 의존하지 말고, 오직 우리가 보는 것에만 의존하라고 가르쳤습니다’(‘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 카를로 로벨리)를 소개하며 자기 안에서 솟아오르는 것에 귀를 기울이고 살라고 당부한다. 생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어떤 행동이 필요한지 고민하고 실제로 움직여야 한다. 남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걸 함으로써 부가 따라오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자신을 구하는 유일한 길은 남을 구하려고 애쓰는 것이다.”(‘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이를 정확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라디오에서 우연히 사연을 하나 들었다. 사연을 보낸 이가 주유소에 갔는데 주유기마다 ‘내일부터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대폭 인하되오니 오늘은 꼭 필요한 만큼만 주유하시고 내일 와서 다시 주유하세요’라는 글이 붙어 있었다는 것. 저자는 그 주유소에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그날 주유소에 들른 사람들의 마음도 비슷했을 것이라 말한다. 투자 5계명도 제시한다. △절대 찾지 않을 돈을 투자하라 △경제·금융에 대해 계속 공부하라. 확신이 생길 때까지 △당장 계좌를 만들어라 △투자를 생활화하라 △수수료에 대한 공부를 꼭 하라.부록 ‘부자들의 언어’에서 기준금리, 주택청약통장, 기축통화, 주가수익률(PER) 등 경제·투자 용어 36개를 설명한다. 기업공개(IPO)를 ‘기숙사의 오픈 하우스’ 같은 것이라며 저자만의 시각을 담아 이해하기 쉽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더위가 기승이다. 몸과 마음이 지친다. 피부 문제도 생기기 쉽다. 땀이 많이 흐르고 피지 분비가 늘어나 뾰루지 등이 생길 수 있다. 뜨거운 열기에 피부가 거칠어지기도 한다. 피부를 건강하고 매끄럽게 가꾸는데 도움이 되는 제품을 살펴보자. 》빛나고 탄력 있게아이오페는 피부 상태를 개선하는데 초점을 두고 만든 XMD 라인을 새롭게 선보였다. ‘XMD 스템3 클리니컬 리커버리 세럼’은 피부를 좋아지게 만드는 효과를 강화한 제품이다. 아이오페는 “인체적용시험 결과 총 11개 평가 항목 중 9개 항목에서 특수 관리와 동등한 수준의 효능을 보였고, 2개 항목인 보습과 안색에서는 더 우수한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피부 장벽을 강화해주고 피부 속 수분을 채워줌으로써 탄력을 회복시켜 빛나고 생기 있는 상태로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XMD 스템3 클리니컬 리커버리 라인은 세럼을 포함해 소프너, 에멀전, 크림으로 구성된다.》시원하고 촉촉하게 라네즈는 캐릭터 깜자와 협업해 여름 한정판 제품을 내놓았다. 강아지 이모티콘 캐릭터인 깜자는 귀여운 표정과 몸짓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라네즈는 깜자와의 협업을 통해 여름에 사용하기 좋은 스킨케어 제품인 젤크림스킨, 워터뱅크 젤크림, 워터뱅크 선크림을 캐릭터 굿즈와 함께 선보였다.젤크림스킨은 젤크림 성분을 미세하게 쪼개 토너에 넣은 제품이다. 피부에 바르면 피부 온도를 낮춰줘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피지 관리에 도움이 되는 징크 성분이 있어 유분과 수분 균형도 맞춰준다.워터뱅크 젤크림은 끈적이지 않는 가벼운 젤 제형으로 만들었다. 피부 장벽을 관리해주고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는 베타인과 블루히알루론산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라네즈는 “건조해진 피부에 바르면 시원함을 바로 느낄 수 있고 보습 효과도 오래 지속된다”고 밝혔다.워터뱅크 선크림은 수분 크림처럼 촉촉하면서도 하얗게 번지는 백탁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자외선과 열을 차단하고 미세먼지가 달라붙는 걸 막아주는 기능이 있다. 깜자와 함께 하는 콘텐츠도 선보였다. 주제는 ‘Enjoy Cool Summer! 함께라면 무더위도 무섭지 않아! 라네즈와 인기 만점, 귀염 뽀짝 강아지 깜자가 뭉쳤다!’다. 라네즈 공식 소셜 미디어 계정에서 선보인 이 영상에서는 깜자가 라네즈 제품을 사용하며 여름을 즐기는 모습을 담았다.》매끈하고 산뜻하게 한율은 ‘보들은행잎 모공탄탄 펩타이드 패드’를 새로 선보였다. 피지 조절 기능이 있는 은행잎과 탄력을 개선하는데 효과적인 펩타이드를 조합해 만든 은행잎 비건펩타이드 성분을 모공핏 세럼 한 병과 동일하게 패드에 담았다. 한율은 “은행잎 비건펩타이드는 일반 펩타이드보다 3배 더 강하게 모공을 조여 준다. 모공의 부피, 면적을 줄이고 피부 표면을 매끈하게 가꿔준다”고 밝혔다. 이어 “4세대 필링 포뮬러를 배합한 결과 제품을 사용한 후 피부 요철이 완화되고 장시간 매끈한 피부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패드는 텐셀-거즈-텐셀 구조의 비건 3중 레이어 원단으로 개발했다. 한율은 “거즈면이 내용물을 풍부하게 머금고 있고 피부에 직접 닿는 면이 부드러워 사용하기에 편하고 효능 성분의 흡수도 높인다”고 설명했다. 민감한 피부에도 사용할 수 있다. 한율은 “끈적임 없이 산뜻해 피지 분비가 늘어나면서 모공이 커진 경우는 물론이고 수분이 부족한 지성 피부에도 사용하기에 좋다”고 밝혔다. 》두피-모발 튼튼하게 라보에이치는 여름을 맞아 산리오캐릭터즈 에디션을 선보였다. 산리오캐릭터즈 중에서 야외 활동을 즐기며 태닝된 폼폼푸린과 시나모롤 에디션을 대표 상품으로 구성했다.라보에이치 ‘두피강화 샴푸’는 서핑을 즐기고 있는 태닝 폼폼푸린을 담은 패키지로 꾸몄다. 라보에이치는 “두피 장벽을 강화해줘 무더운 날씨에 지치기 쉬운 두피를 튼튼하게 가꿀 수 있다”고 밝혔다. 함께 내놓은 ‘헤어라인 앰플’은 헤어라인과 모발에 직접 바르는 제품이다. ‘쿨링앤노세범 샴푸’는 땀과 열감으로 민감해진 두피를 시원하고 뽀송하게 가꿔준다. 골프를 즐기고 있는 태닝 시나모롤이 제품 전면에 그려져 있다. 라보에이치 캡슐트리트먼트와 앰플토닉도 협업 프로모션에 포함돼 판매된다. 라보에이치는 구매 고객에게 슬리퍼를 증정하는 행사를 올리브영 한정으로 진행한다. 라보에이치 모델인 안유진과 산리오캐릭터즈 에디션을 알리는 옥외 광고를 서울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서 7월 한 달간 선보인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삼성증권이 연금저축과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계좌,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합한 총 개인형 연금 잔고가 평가금 기준으로 20조1000억 원을 넘었다. 삼성증권의 총 개인형 연금 잔고는 지난해 말 17조1000억여 원에서 올해 6월 말 20조1000억 원을 넘어서며 17.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 연금 잔고도 21조3000억여 원에서 24조3000억여 원으로 14.2% 늘었다. 개인형 연금 가운데 연금저축 잔고는 같은 기간 19.1% 증가했다. DC형 퇴직연금계좌는 14.9%, IRP는 18.3% 각각 늘었다. 연령별로는 40, 50대 투자자의 개인형 연금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10조 9000억여 원이었던 이들 투자자의 잔고는 올해 6월 말 13조1000억여 원으로 20.6% 뛰었다. 상장지수펀드(ETF)가 중장년층에서 인기를 끌며 상품별 잔고 증가율 수치가 가장 높았다. ETF 잔고는 같은 기간 31.7% 늘었다. 6조8000억여 원에서 9조 원 규모로 커진 것이다.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계좌와 DC형 퇴직연금계좌, IRP를 합친 잔고도 같은 기간 12.3% 증가했다. 삼성증권은 “퇴직연금 잔고가 1조 이상인 증권사 가운데 증가률 기준으로 1위” 라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연금잔고가 빠르게 늘어난 것은 가입자 중심의 연금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퇴직연금으로는 처음으로 2021년 운용관리·자산관리 수수료가 무료(단, 펀드 보수 등 별도 발생)인 ‘다이렉트IRP’를 내놓았다. 가입 서류를 작성하고 발송할 필요가 없는 ‘3분 연금’ 서비스(개인정보 제공 및 약관 등 확인시간 제외)를 선보이기도 했다. 삼성증권 모바일앱 엠팝(mPOP)을 통해 연금을 관리할 수 있는 ‘연금 S톡’, ‘로보 일임’, ‘ETF 모으기’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별도 연금센터를 새로 만들어 서울, 경기 수원시, 대구에서 3곳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연금센터에서는 프라이빗뱅커(PB) 경력이 10년 이상인 인력이 전문적인 연금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 연금센터는 연금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상담을 비롯해 퇴직연금 도입 법인에 대한 설명회 등을 열고 있다. 지난해 개최한 세미나는 200회가 넘는다. 이성주 삼성증권 연금본부장은 “퇴직연금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객이 믿고 만족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연금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찜통 더위가 이어지면서 시원한 물과 얼음을 자주 찾게 된다. 정수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정수기별 기능을 꼼꼼하게 비교해 보고 선택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웨이는 얼음정수기 기능을 강화한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코웨이는 ‘아이콘 얼음정수기 스탠다드’, ‘얼음정수기 RO’를 내놓았다. 얼음정수기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 것이다. 얼음정수기 RO는 물속에 녹아 있는 미세 플라스틱, 중금속, 바이러스 등 유해 물질을 거르는 RO필터 기술을 사용한 제품이다. 코웨이는 “특허 기술인 ‘크리스털 제빙 시스템’을 적용해 얼음을 만들 때 물속 기포를 제거함으로써 단단하고 깨끗한 얼음을 생성한다”고 밝혔다. 이어 “얼음과 냉수를 따로 만드는 ‘듀얼 냉각 시스템’으로 하루 최대 4.9㎏의 얼음을 만들 수 있어 얼음을 많이 소비하는 이들도 충분하게 얼음을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아이콘 얼음정수기 스탠다드는 얼음 저장고를 대폭 늘리고 위생 관리 기능 등을 강화했다. 얼음 저장고는 1.1㎏로 코웨이의 가정용 얼음정수기 가운데 용량이 가장 크다. 기존 아이콘 얼음정수기보다 용량이 49% 가량 커졌다. 코웨이는 “제품의 크기 변화는 최소화하면서 공간 효율성을 높여 얼음 저장량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얼음 용량이 더 커진 것에 맞춰 제빙 성능의 효율성을 높였다. 코웨이는 “특허 기술인 ‘듀얼 쾌속 제빙 기술’을 사용해 약 12분마다 신선한 얼음을 생성한다. 하루 최대 600개의 얼음을 만들어 여름철에도 부족함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아이콘 얼음정수기 스탠다드는 스마트 원터치 기능을 갖춰 버튼을 한 번 누르면 정량의 얼음을 추출할 수 있다. 얼음과 물을 동시에 추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 얼음 크기와 물의 용량, 냉온수 온도도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다. 위생 관리 기능도 강화했다. 얼음 트레이와 얼음 저장고, 얼음 토출부, 얼음과 물 추출 파우셋 등 얼음이 만들어지고 나오는 모든 구간에 ‘7중 UV 살균’ 기능을 적용했다. 또 얼음이 만들어지는 부분에 고온수 자동 살균 기능을 더해 이중으로 관리한다.아이콘 얼음정수기 스탠다드는 바이러스, 박테리아, 환경호르몬, 중금속 등 물 속 유해 물질을 정밀하게 걸러주는 나노트랩 기반의 더블 필터 시스템을 탑재했다. 코웨이는 “아이콘 얼음정수기 스탠다드는 깨끗하고 신선한 물과 얼음을 제공해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가 인증하는 물맛 품질 평가 WTQ(Water Taste Quality)에서 최고 등급인 그랑골드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아이콘 얼음정수기 스탠다드는 아이스 화이트, 아이스 그레이, 아이스 블루, 아이스 핑크까지 총 4가지 색상이 있다. 코웨이는 “아이콘 얼음정수기 스탠다드는 세계 정수기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다시 한 번 만들어나가겠다는 자신감을 제품 이름에 담았다”며 “무더위에 지친 고객들이 시원하고 깨끗한 물과 얼음을 즐기며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길 바란다”고 밝혔다.코웨이는 1990년 첫 제품을 선보인 후 정수기 전체 누적 판매량이 1500만 대를 넘었다. 코웨이는 “35년 간 고객의 생활 문화를 변화시키는 혁신적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환경 가전 트렌드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 왔다”며 “앞선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세상의 틀은 견고하다. 정해진 기준에 맞추길 강요하지만 모두가 같을 순 없다. 조금 다른 존재지만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간 이들을 그린 공연을 살펴보자.》 뮤지컬 ‘위키드’묵직한 메시지-매혹적인 선율이 빚어낸 명작세상과 인생을 통찰하는 촘촘한 이야기, 매력적인 음악,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은 황홀한 무대. 뮤지컬이 선사할 수 있는 매력을 한껏 발산한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서쪽 마녀 엘파바의 이야기를 신선하게 풀어냈다. 13년만의 오리지널 내한 공연으로, 탄탄한 기량을 가진 배우들이 무대를 꽉 채운다. 영리하고 곧은 성품을 가졌지만 초록색 피부 때문에 늘 차가운 시선을 받으며 자란 엘파바. 금발에 화려한 외모로 사람들에게 주목 받길 좋아하는 허당기 가득한 글린다. 너무나 다른 둘은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고 가까워진다. 세상이 정한 기준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직시하며 나아가라고 응원한다. 악한 존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주고 조금이라도 다른 존재에게 가해지는 가혹함도 비춘다. 마음을 나눈다는 것,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짚어내며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기분 좋은 유쾌함을 선사하는 가운데 뭉클하면서도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엘파바가 하늘로 치솟으며 ‘Defying Gravity(중력을 벗어나)’를 뜨겁게 부르는 장면은 강렬하다. ‘Popular(파퓰러)’, ‘For Good(널 만났기에)’ 등 여러 넘버도 귀를 즐겁게 사로잡는다. 글린다가 타고 내려오는 둥근 버블머신에서 비눗방울이 연이어 풍성하게 터져 나오고, 12m 넘는 크기의 용이 불을 뿜는가 하면 원숭이들이 곳곳을 날아다니는 등 동화 속 세상이 입체적으로 펼쳐지는 것 같다. 에메랄드빛 초록을 다채롭게 변주한 무대 디자인도 화려함을 더한다. 공연을 처음 보는 관객이라면 ‘오즈의 마법사’ 줄거리를 다시 살펴보고 가는 게 좋다. 정교하게 맞물리는 이야기 구조를 확인할 수 있어 보다 흥미롭게 공연을 즐길 수 있다. 10월 26일까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한다.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올해 11월 막을 올릴 예정이며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내년 1월 관객과 만날 계획이다. 8만∼19만 원. 8세 이상 관람 가능. 연극 ‘렛미인’외로운 존재들의 처연하고 서늘한 포옹하얀 눈이 쌓인 가운데 자작나무가 빼곡히 들어찬 스웨덴의 숲 속. 살기 위해 피가 필요한 뱀파이어 소녀 일라이와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소년 오스카가 우연히 만난다. 오스카는 낯설지만 신비로운 분위기를 지닌 일라이에게 이끌린다. 일라이 역시 여리지만 순수한 오스카와 함께 하는 시간을 기다리게 된다. 숲에서 사람들이 연달아 목숨을 잃고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데…. 외로운 존재들이 서로에게 다가가며 조심스레 보듬어가는 과정을 몽환적이면서도 처연하게 그렸다. 인물들이 느끼는 고독과 분노, 공포 등은 대사 대신 유연하면서도 절도 있는 안무로 표현했다. 시각적으로 그린 여러 감정은 서정적으로 다가온다.뮤지컬 ‘원스’의 연출가 존 티파니, 안무가 스티브 호겟이 손을 잡은 작품이다. 2013년 스코틀랜드 국립극단이 제작해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호평 받았다. 국내에서는 2016년 초연한 후 9년 만에 관객을 다시 만나게 됐다. 몽환적인 음악은 신비로운 분위기와 섬뜩한 아름다움을 고조시킨다. 세상을 살아가는 존재로서 견뎌야 하는 외로움과 아픔 그리고 치유를 섬세하고 고요하게 조망하듯 비춘다. 간결하고 세련되게 구현한 무대는 이야기를 또렷하게 부각시킨다. 일라이 역은 권슬아 백승연, 오스카 역은 안승균 천우진이 각각 맡았다. 하칸은 조정근 지현준이 연기한다. 오스카 엄마 역은 박지원, 함버그 경찰서장 역은 차정현이 맡았다.백승연은 시간을 뛰어넘은 존재이자 야생의 소녀 같은 일라이를 맞춤으로 연기한다. 안승균은 상처받은 오스카의 내면과 분노, 사랑에 설레는 맑은 모습을 매끄럽게 표현했다. 지현준은 일라이를 위해 헌신하지만 나이 들어 더 이상 마음만큼 해줄 수 없게 되자 결단을 내리는 하칸을 설득력 있게 그린다. 8월 16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3만3000∼9만9000원. 14세 이상 관람 가능.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세상의 틀은 견고하다. 정해진 기준에 맞추길 강요하지만 모두가 같을 순 없다. 조금 다른 존재지만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간 이들을 그린 공연을 살펴보자. ● 뮤지컬 ‘위키드’묵직한 메시지-매혹적인 선율이 빚어낸 명작 세상과 인생을 통찰하는 촘촘한 이야기, 매력적인 음악,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은 황홀한 무대. 뮤지컬이 선사할 수 있는 매력을 한껏 발산한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서쪽 마녀 엘파바의 이야기를 신선하게 풀어냈다. 13년만의 오리지널 내한 공연으로, 탄탄한 기량을 가진 배우들이 무대를 꽉 채운다. 영리하고 곧은 성품을 가졌지만 초록색 피부 때문에 늘 차가운 시선을 받으며 자란 엘파바. 금발에 화려한 외모로 사람들에게 주목 받길 좋아하는 허당기 가득한 글린다. 너무나 다른 둘은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고 가까워진다. 세상이 정한 기준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직시하며 나아가라고 응원한다. 악한 존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주고 조금이라도 다른 존재에게 가해지는 가혹함도 비춘다. 마음을 나눈다는 것,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짚어내며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기분 좋은 유쾌함을 선사하는 가운데 뭉클하면서도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엘파바가 하늘로 치솟으며 ‘Defying Gravity(중력을 벗어나)’를 뜨겁게 부르는 장면은 강렬하다. ‘Popular(파퓰러)’, ‘For Good(널 만났기에)’ 등 여러 넘버도 귀를 즐겁게 사로잡는다. 글린다가 타고 내려오는 둥근 버블머신에서 비눗방울이 연이어 풍성하게 터져 나오고, 12m 넘는 크기의 용이 불을 뿜는가 하면 원숭이들이 곳곳을 날아다니는 등 동화 속 세상이 입체적으로 펼쳐지는 것 같다. 에메랄드빛 초록을 다채롭게 변주한 무대 디자인도 화려함을 더한다. 공연을 처음 보는 관객이라면 ‘오즈의 마법사’ 줄거리를 다시 살펴보고 가는 게 좋다. 정교하게 맞물리는 이야기 구조를 확인할 수 있어 보다 흥미롭게 작품을 즐길 수 있다. 10월 26일까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한다.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올해 11월 막을 올릴 예정이며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내년 1월 관객과 만날 계획이다. 8세 이상 관람 가능. ● 연극 ‘렛미인’외로운 존재들의 처연하고 서늘한 포옹하얀 눈이 쌓인 가운데 자작나무가 빼곡히 들어찬 스웨덴의 숲 속. 살기 위해 피가 필요한 뱀파이어 소녀 일라이와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소년 오스카가 우연히 만난다. 오스카는 낯설지만 신비로운 분위기를 지닌 일라이에게 이끌린다. 일라이 역시 여리지만 순수한 오스카와 함께 하는 시간을 기다리게 된다. 숲에서 사람들이 연달아 목숨을 잃고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데…. 외로운 존재들이 서로에게 다가가며 조심스레 보듬어가는 과정을 몽환적이면서도 처연하게 그렸다. 인물들이 느끼는 고독과 분노, 공포 등은 대사 대신 유연하면서도 절도 있는 안무로 표현했다. 시각적으로 그린 여러 감정은 서정적으로 다가온다.뮤지컬 ‘원스’의 연출가 존 티파니, 안무가 스티브 호겟이 손을 잡은 작품이다. 2013년 스코틀랜드 국립극단이 제작해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호평 받았다. 국내에서는 2016년 초연한 후 9년 만에 관객을 다시 만나게 됐다. 몽환적인 음악은 신비로운 분위기와 섬뜩한 아름다움을 고조시킨다. 세상을 살아가는 존재로서 견뎌야 하는 외로움과 아픔 그리고 치유를 섬세하고 고요하게 조망하듯 비춘다. 간결하고 세련되게 구현한 무대는 이야기를 또렷하게 부각시킨다. 일라이 역은 권슬아 백승연, 오스카 역은 안승균 천우진이 각각 맡았다. 하칸은 조정근 지현준이 연기한다. 오스카 엄마 역은 박지원, 함버그 경찰서장 역은 차정현이 맡았다.백승연은 시간을 뛰어넘은 존재이자 야생의 소녀 같은 일라이를 맞춤으로 연기한다. 안승균은 상처받은 오스카의 내면과 분노, 사랑에 설레는 맑은 모습을 매끄럽게 표현했다. 지현준은 일라이를 위해 헌신하지만 나이 들어 더 이상 마음만큼 해줄 수 없게 되자 결단을 내리는 하칸을 설득력 있게 그린다. 8월 16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14세 이상 관람 가능.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궁금하다 생각했지만 그냥 지나쳤던, 하지만 알아두면 분명 유익한 것들이 있습니다. 과거의 역사적 사건일 수도 있고 최신 트렌드일 수도 있죠. 동아일보는 과학, 인문, 예술, 역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오∼ 이런 게 있었어?’라고 무릎을 칠 만한 이야기들을 매 주말 연재합니다.》금리가 하락하고 물가가 치솟으면서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실질소득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올 5월 기준금리를 2.75%에서 2.50%로 인하했다. 지난해 10월부터 5월까지 기준금리는 네 차례 인하돼 3.50%에서 2.50%로 내렸다. 경제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더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 활동의 매개체인 돈은 신뢰를 바탕으로 종이와 쇠에 가치를 부여한 것이다. 일상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화폐에 대해 살펴보자. ● 얼마나 남았는지 따라 교환 금액 결정 일부가 불에 타거나 찢어진 화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손상된 화폐는 한국은행 본부와 지역본부에서 교환할 수 있다. 교환금액을 판정하기 어렵지 않은 손상 화폐는 시중 은행에서도 교환할 수 있다. 단, 기준이 있다. 지폐의 남아 있는 넓이가 원래 넓이의 4분의 3 이상이어야 전액 바꿔 준다. 남은 면적이 원래 면적의 5분의 2이상∼4분의 3 미만이면 반액으로 교환해 준다. 지폐가 불에 타 일부가 재가 됐다면 이를 떨어내선 안 된다. 재가 된 부분도 지폐 면적으로 인정해 주기 때문이다. 남은 부분이 원래의 5분의 2 미만이면 교환이 불가능하다. 훼손된 동전도 액면 금액으로 바꿔준다. 하지만 모양을 알아보기 힘들거나 진위를 판별하기 어려운 동전은 교환해 주지 않는다. 현금을 받지 않는 버스, 가게 등이 늘어나면서 지폐나 동전 사용도 줄고 있다. 그럼에도 집, 사업장 등에 지폐를 보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신 모 씨는 공장 화재로 불에 탄 지폐 8140만 원을 교환해 갔다. 경남 사는 김 모 씨는 습기로 손상된 지폐 106만7000원을 바꿔 갔다. 사찰의 ‘소원을 비는 연못’에서 수거한 손상된 동전 376만3000원을 교환한 경우도 있다. 화폐는 1962년 긴급통화조치 이후 발행된 것만 교환할 수 있다. 긴급통화조치 후 나온 화폐 중 발행은 하지 않지만 시중에서 유통이 가능한 발행중지화폐는 한국은행과 시중은행에서 교환할 수 있다. 이 경우 액면가로 바꿔 준다. 이 중 50전권, 10전권, 1원화는 현재 동일한 액면의 화폐가 없기 때문에 10원 단위가 되는 경우에만 교환 가능하다. 긴급통화조치로 유통이 중단된 유통정지화폐는 교환할 수 없다. 김덕형 한국은행 발권기획팀 과장은 “유통정지화폐와 발행중지화폐 중에서 희소성을 지니며 인기 있고 보존 상태가 양호한 화폐는 수집가들 사이에서 액면 금액 이상으로 거래되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화폐를 갖고 있다면 화폐수집상에게 문의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폐기 지폐, 1억7000만 원짜리 의자로 사용할 수 없는 화폐는 폐기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3조3761억 원어치 화폐를 폐기했다. 지폐와 동전을 합쳐 4억7489만 장이다. 폐기된 지폐 중에서는 만원권과 천원권 비율이 높다. 장 수 기준으로 만원권은 전체의 52.8%, 천원권은 35.8%를 차지한다. 이어 오만원권(6.2%) 오천원권(5.2%) 순이었다. 동전은 10원화(36%)와 100원화(35.1%)가 많았다. 50원화(14.8%)와 500원화(14.1%)가 뒤를 이었다. 폐기된 화폐를 한 장씩 길게 이으면 총 길이 5만5906km로, 경부고속도로(415km)를 약 67회 왕복한 거리다. 한 장씩 쌓았을 때 총 높이 20만3701m는 에베레스트산(해발 8849m)의 23배, 서울 송파구 룻데월드타워(555m)의 367배에 달한다. 사용할 수 없게 된 지폐는 잘게 잘라 분쇄하고 동전은 녹여서 폐기한다. 지폐 폐기물은 건물 바닥재나 차량용 방진 패드의 원료 등으로 재활용한다. 녹인 동전은 금속원자재로 다시 사용한다. 서울 중구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2층에는 폐기한 지폐 부스러기를 담아 만든 의자들이 있다. 폐기 만원권 분쇄물로 꽉 찬 의자 한 개에 들어간 금액은 1억7000만 원가량이다. 무료인 화폐박물관을 방문하면 1억7000만 원 상당 의자에 앉아 볼 수 있다.● 태극 무늬-우리나라 지도 활용해 위조 방지 화폐 위조 범죄는 끊이지 않는다. 한국은행에 지난해 신고된 위조지폐는 총 143장이다. 금액으로는 193만 원. 화폐 위조범들은 편의점, 주유소 등에서 위조지폐를 사용한 후 거스름돈을 받는 방식으로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다. 지폐에는 위조 방지 장치가 여럿 있다. 오만원권은 신사임당 초상화가 그려진 면의 맨 왼쪽에 세로 띠형의 홀로그램이 있다. 지폐를 기울여 보면 각도에 따라 우리나라 지도, 태극, 4괘 무늬가 번갈아 보인다. 바로 오른쪽 옆 여백에는 숨은 그림이 있어 빛에 비춰 보면 신사임당 모습이 보인다. 그 옆엔 입체형 부분 노출 은선이 있다. 지폐를 기울이면 은선 안에 있는 태극 무늬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신사임당 초상화와 숫자 50000은 볼록 인쇄해 해당 부분을 만져보면 오톨도톨한 감촉을 느낄 수 있다. 신사임당 초상화 바로 오른쪽 옆에는 세로로 숨은 은선이 있어서 빛에 비추면 ‘한국은행’ ‘BANK OF KOREA’ ‘50000’을 볼 수 있다. 숨은 은선 아래 부분에 빛을 비추면 숫자 5가 보인다. 지폐 한가운데를 기준으로 위, 아래를 각각 가로로 접으면 서로 맞닿은 좌우 가장자리 부분에 동심원 무늬가 연결돼 보인다. 뒷면에 있는 숫자 50000은 특수 잉크를 사용해 보는 각도에 따라 색깔이 달라진다. 우리나라는 위조지폐 발견 규모가 100만 장당 0.02장(2024년 기준)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2023년 기준 멕시코는 34.6장이나 된다. 영국(25장)과 유로존(15.9장)도 많은 편이다. 호주(6.8장)와 캐나다(5.8장)도 우리나라보다 많다. 일본은 0.04장이다.QR코드를 스캔하시면 10일 채널A에서 방송된 브레인 아카데미 ‘의학편’ 관련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경제편’은 17일 오후 10시 방송됩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두 발 자전거를 배운 지 얼마 안 된 아이. 엄마는 헬멧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라고 신신당부했지만 아이는 귀찮다며 그냥 자전거를 탔고 내리막길에서 넘어져 울음을 터뜨렸다. 화가 난 엄마는 아이에게 쏘아붙였다.“뭘 잘했다고 울어? 엄마가 무릎 보호대 하라고 했어, 안 했어? 엄마 말 들어서 손해 본 적 없잖아. 왜 말을 안 들어?”무릎에서 피가 나 놀랐던 아이는 엄마의 말에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한참 뒤 엄마는 아파서 우는 아이에게 말로 상처를 준 걸 깨닫고 후회했다.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아이에게 필요한 말을 생각해냈다. “많이 아파? 아프면 눈물나지. 보호 장비가 처음에는 번거롭지만 자꾸 착용하다보면 편해져. 앞으로 보호 장비 꼭 하겠다고, 엄마랑 손가락 걸고 약속해.”아이를 걱정하는 마음을 전하면서 아이를 다독이고 마음을 열게 한다. 윤지영 작가(43)가 쓴 ‘엄마의 말 연습’(카시오페아)에는 아이에게 화내지 않고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는 말하기 방법이 담겼다. 중학생 딸과 초등학생 아들을 둔 윤 작가는 18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했다. 윤 작가 역시 자녀를 키우며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고 엄마의 말하기가 아이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직접 체험했다. 생생한 경험과 함께 구체적인 말하기 방법을 정리한 이 책은 2022년 9월 출간된 후 지난달 말까지, 3년이 채 안 돼 8만 권이 판매됐다.(국내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책 판매량 1만 권이다.) 교보문고와 예스24에서 ‘오늘의 책’으로 선정됐다. 윤 작가와 민혜영 카시오페아 대표(48)를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카시오페아 출판사에서 만났다.윤 작가는 “밥 먹기, 옷 입기, 글씨 쓰기 등 모든 게 많이 느린 아들을 키우며 겪은 일을 바탕으로 썼다”고 했다. 서울에 살던 윤 작가는 2020년 말 육아 휴직을 하고 제주로 내려가 1년 살기를 시작했다. “제주에서 아이들이 행복해하던 기억이 떠올라 환경을 바꾸면 아들도 좋아질 거라 생각했어요. 워킹맘이라 첫째를 키울 때 못해줬던 걸 둘째에겐 한풀이 하듯 다 해줬어요. 밥은 물론 간식까지 직접 만들어 먹이고 집으로 친구들도 자주 초대했죠. 그런데 달라지는 게 없었어요.”윤 작가는 2019년 출간한 첫 책 ‘초등 자존감 수업’이 큰 사랑을 받았고 학급 운영 지침서 ‘초등 자율의 힘’(2021년) 등을 내 육아·교육 전문가로 불린다. “육아 전문가로 알려지고 강연도 다니는데 정작 내 아이는 마음대로 안 되니 스스로 무능하다고 느껴졌어요. 아들은 멍 때리는 게 일상이에요. 등교 준비를 하는 아침 7시 반부터 8시 반까지 밥 먹고 옷 입는 게 말 그대로 슬로우 비디오를 보는 것 같았죠. ‘빨리 일어나’, ‘빨리 옷 입어’ 등 제가 아침에 재촉하는 말을 세어 보니 수십 번이더라고요. 어느 날 말을 아예 안 하고 아들을 지켜봤는데요, 속도가 똑같더라고요. 말을 하나 안 하나 차이가 없는데, 말 할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죠.”뭐가 문제인지 곰곰이 생각하던 그는 자신이 부정적인 말을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가르침을 빙자한 질책을 하고 있었다는 것. 이에 말을 바꿔 봤다. “빨리 씻어”, “빨리 먹어” 대신 “지금 8시 10분이야. 준비할 시간 20분이 있어”라고 한계를 정했다. “20분 안에 해볼까? 타이머 켜놨어. 보면서 준비해”라고 안내했다. “10분 안에만 먹으면 안 늦어. 시간 충분해”라고 확인시켰다. “제발, 제발 빨리 좀 해”라고 사정하지 않고 “긴 바늘이 4에 갈 때까지야”라고 하고 “긴 바늘이 5에 가면 출발이야”라고 확인시켜줬다. “너 이러다 지각한다”고 겁주지 않고 “엄마랑 너랑 누가 빨리 하나 볼까”라고 제안했다. “긍정적으로 말을 하기 시작하니까 아이도 조금씩 변하더라고요. 아이는 여전히 느긋하지만 아침 시간이 평화로워졌습니다.”당초 계획과 달리 제주에 계속 살고 있는 윤 작가는 부모들에게 “저희도 제주에 가면 아이가 달라질까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저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양육자가 바뀌지 않으면 달라지는 건 없더라고요. 환경이 아니라 말을 바꿔야 합니다.”글도 다시 쓸 수 있게 됐다. 윤 작가는 ‘내 아이도 잘 못 키우는데 육아책을 쓰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여겨 한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 긍정적으로, 아이를 인정하며 다정하게 말해보니 아이가 변하는 걸 보며 다시 글을 쓰고 싶었지만 잘 되지 않았다.“3년간 안 쓰다보니 한 문단도 써지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인스타그램에 짧은 글을 올려봤어요.” 글을 올리기 시작하자 500명이던 팔로어가 한 달 만에 16만 명으로 급증했다. 민 대표는 “워낙 실감나고 생생한 내용이어서 책으로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엄마의 말 연습’을 출간할 때 부모가 30일간 말하기를 실천해보고, 필사도 할 수 있게 소책자를 만들었다. 민 대표는 “아이를 존중하는 철학이 담긴 말하기로, 실천 방법이 구체적이어서 쉽게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제목의 ‘엄마’는 양육자를 아우르는 의미로 썼다”고 덧붙였다. 독자들은 “밤마다 후회하고 아침이 되면 습관처럼 하는 말을 고치고 싶었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무심코 던진 말로 아이에게 상처준 걸 반성하며 읽게 된다”, “책에 나온 대로 한 달간 실천해보는 동안 나의 모습이 전처럼 최악으로 치솟지는 않았다”는 리뷰를 올렸다. 윤 작가는 “유명 유튜버인 태요미네가 화나는 상황에서 아이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를 때 ‘엄마의 말 연습’을 펼쳐본다고 소개해 주신 것도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정서적 교감을 이끄는 인정의 말△“뭐가 뜨거워?”(반감)→“뜨겁니? 뜨겁구나.”(공감) “더 식혀줄까?”(해법 제시)△“장난감 타령 좀 그만해!”(욕구 금지)→“장난감을 갖고 싶은 네 마음은 알겠어.”(욕구 인정) “비슷한 장난감이 있는데 그것부터 가지고 놀자.”(대안 제시)△“이게 울 일이야?”(비난)→“네 마음은 알겠어. 속상한 거 알겠어.”(감정 인정) “네가 서운했다는 거 충분히 알겠어.”(상태 인정)△“울지 마. 뚝 그쳐.”(금지)→“방에서 마음껏 울고, 언제든 나와도 좋아. 엄마 아빠가 기다릴게.”(기다림) “실컷 울었어? 기분 좀 풀렸어?”(마음 묻기)●마음을 활짝 열게 만드는 긍정의 말△“또 양말 아무 데나 벗어놔?”(비난) → “익숙하지 않아서 그래.”(이해) “빨래통에 넣어보자.”(안내)△“항상 이런 식이야.”(부정적 일반화) → “꽤 자주 그래.”(횟수 한정)△“너 학교에서도 이래?”(장소 연결) → “앞으로는 그러지 마.”(당부)△“맨날 학습만화만 읽지 말고 글밥 있는 책 좀 읽어.”(지시) →“책 읽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시도 칭찬)●사랑을 오롯이 전하는 다정한 말△“‘잘못했어요’ 해.”(인정 강요), “‘죄송해요’ 해.”(사과 지시) →“잘못한 거 알면 엄마 손 잡아줘.”(인정 유도)△“먹었으면 접시 개수대에 갖다 놔.”(명령) →“다 먹은 접시 개수대로 갖다 줄래?”(제안)△“먹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 있어?”(비꼬기) →“컵 모아서 설거지통에 넣어줘.”(부탁)△“어떻게 하라는 거야? 방법이 없잖아!”(짜증) →“엄마도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있어.”(설명)자료: ‘엄마의 말 연습’윤 작가와 민 대표의 인연은 윤 작가의 첫 책 ‘초등 자존감 수업’을 카시오페아에서 출간하면서 시작됐다. ‘오뚝이샘’이라는 필명으로 블로그, 소셜 미디어에 글을 올리는 윤 작가가 육아·교육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한 건 우연이었다.“2018년 딸의 친구 어머니가 전화를 했어요. 딸과 친구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다며 거칠게 따졌어요. 전화를 끊고 딸에게 물어보니 전혀 다른 말을 하더라고요. 아이의 친구 관계에 부모가 이렇게 개입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를 블로그에 올렸어요. 당시 블로그는 학습 자료를 올리는 용도로 쓰고 있었어요.” 그 글은 200개 가까운 맘카페에 퍼지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아이를 키우면서 마주하는 고민을 상의하는 이들이 있었고, 이에 답하다 보니 올리는 글이 점점 늘었다. 글은 많은 부모들에게 공감을 얻었다. “책을 내는 건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편집자로 일하다 교사가 된 옆반 선생님이 블로그에 올린 글을 모아 출판사에 투고해 보라고 권하시더라고요.”원고를 보내자 많은 출판사에서 출간 제안을 했다. 윤 작가는 카시오페아를 선택했다. 2012년 민 대표가 1인 출판사로 시작한 카시오페아는 지금은 직원이 20명 가까이 되지만 당시는 규모가 더 작았다. “글을 꼼꼼하게 읽어보신 후 진정성이 느껴지게 제안한 민 대표님이 인상적이었어요. 작은 출판사인데도 책이 나온 후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해주셔서 놀랐습니다.”민 대표는 “아이를 키울 때 꼭 필요한 내용을 다뤄 출간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윤 작가는 2023년 전업 작가가 됐다. 사직한 사실도 민 대표에게 먼저 말했을 정도로 신뢰가 두텁다. “제가 글을 쓰며 살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 제 글을 보고 도움을 받았다는 독자들을 보면서 깜짝 놀랐고요. 독자들이 저를 작가로 만들어 주셨어요. 교사 생활도 즐겁게 했는데요, 글을 통해 제가 기여할 수 있는 걸 발견했어요. 이런 행운이 별똥별처럼 왜 제게 떨어졌을까 생각해 봤어요. 아이를 키우며 어려움을 겪고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한 경험이 있기에 이를 독자들에게 말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2001년 출판사에서 마케터로 일을 시작한 민 대표는 두 아이를 키우면서 막막함을 자주 느꼈다고 한다. 육아에 대한 갈증을 풀어줄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어 카시오페아를 세웠다.“육아에 관한 책은 많았지만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실전에 필요한 내용을 담은 책은 별로 없더라고요. 전업 주부를 비롯해 쫓기듯 사는 워킹맘에게도 바로 도움이 되는 책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죠. 첫째 아이 손을 잡고 24개월 된 둘째는 업고 사업자등록증을 찾으러 갔던 기억이 생생합니다.”카시오페아는 육아, 교육을 비롯해 인문, 경제경영, 자기계발 등으로 장르를 확대하며 종합출판사로 성장했다. 민 대표는 “책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며 눈을 반짝였다. “책은 경이로워요. 저자와 일대일로 만날 수 있고 자기 안의 가능성을 키워주는데다 쉽게 접할 수 있으니까요. 사춘기 자녀와 소통하기 어렵다는 분이 많은데요 제가 고등학생, 중학생인 아이들과 30분 이상 대화할 수 있는 건 관련된 책을 읽은 덕분이에요. 저자의 콘텐츠를 독자와 연결시켜 도움을 주는 책을 계속 만들고 싶습니다.”윤 작가는 뜻밖의 여정이 펼쳐지는 인생이 놀랍다고 했다. “제가 노력한 것에 비해 너무 많은 게 컵에 채워진 느낌이에요.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걸 실감하고 있어요. 제주에 1년만 살려고 했는데 지금까지 살고 있고 교사를 그만두고 작가가 될 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으니까요. 독자들이 저를 어디로 이끌지 모르겠지만 그 분들에게 필요한 걸 드리고 싶습니다.”■‘엄마의 말 연습’(2022년·카시오페아)은….두 아이를 키우는 초등학교 교사 출신 윤지영 작가가 아이를 존중하는 말하기 방법을 구체적으로 담았다. ‘화내지 않고 사랑하는 마음을 오롯이 전하는 39가지 존중어 수업’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아이에게 인정·긍정·다정의 언어를 사용하는 법을 알려준다. 윤 작가는 실제 겪었던 일을 소개하고 고민 끝에 찾아낸 표현들을 정리했다. 윤 작가는 “말 습관을 돌아보며 저의 언어 창고가 지시, 확인, 금지, 명령으로 채워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털어놓는다. 아이는 작은 자극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부모는 목욕물이 따뜻하다고 여기지만 아이는 “앗 뜨거!”라고 기겁한다. 이 때 “뭐가 뜨거워? 하나도 안 뜨거워!”라고 아이의 느낌을 부정하지 말고 “뜨겁구나. 더 식혀줄게”라고 인정하는 게 좋다. 다 식힌 밥을 뜨겁다고 하면 “그냥 찬밥 먹어!”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와도 아이의 느낌에 맞는 온도를 찾기 위한 수고와 인내가 필요하다. 엄마 아빠의 수고로움을 통해 아이는 존중을 배우게 된다.밤에 치킨이 먹고 싶다며 배달시켜달라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 보면 어떨까. “치킨 먹고 싶어? 밤늦게 먹는 게 몸에 안 좋긴 해. 내일 낮에 먹는 건 어떠니? 네 생각은 어때?” 아이의 욕구를 인정하고 야식이 좋지 않다는 걸 설명한 뒤 대안을 제시하고 의사를 물어보는 것이다. 아이가 “치킨 생각이 나서 잠이 안 온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밤에 먹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하면 인정해주고 치킨을 시켜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한다. 이랬다 저랬다 하는 아이에게는 “왜 변덕이야?”라고 하는 대신 “생각이 바뀌었어?”라고 긍정적으로 이해해주는 게 좋다. 윤 작가는 “엄마 아빠가 부정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야 아이를 향한 말도 변화할 수 있다”고 당부한다. 수학 공부를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너 이러면 수포자 돼!”라고 하지 말고 “하다보면 쉬워져”라고 해 보자. 아이가 친구와 휴대전화로 메시지를 주고받느라 밥 먹으라는 엄마의 말에 대답하지 않을 때 “밥 먹으라는 소리 들었어, 못 들었어? 너라면 기분이 좋아, 나빠?”라고 말하기 쉽다. 이 때는 “너라면 기분이 어떨 것 같니?”라고 질문하며 아이가 자기 행동을 돌아보게 만드는 게 좋다. 물론 부모도 사람이기에 매번 긍정적이고 다정하게 말하는 게 쉽지 않다. 많은 인내와 연습이 필요하다. 윤 작가는 말한다. “아이는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자랍니다. 엄마 아빠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너무 짧지요. 아이가 다 크고 나면 분명 지금을 그리워할 날이 올 겁니다. 그 때 아이에게 건넸던 차가운 말, 부정적인 말이 떠오른다면 얼마나 후회가 될까요? 그러니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다정한 말을 아이가 엄마 아빠 품에 있는 지금, 건네야만 합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퇴직연금 제도가 올해 20주년을 맞은 가운데 저조한 수익률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퇴직연금 적립금 수익률은 최근 10년 평균 2.31%로 예금 금리보다 낮다. 지금처럼 근로자 개인에게 운용을 맡기기보다 전문 기관이 자산을 통합 운용하는 방식(기금형)을 도입해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기금형은 관리 비용이 많이 든다는 우려도 있다. 동아일보와 채널A는 ‘퇴직연금, 기금형 도입의 방향은’을 주제로 제44회 동아 모닝포럼을 26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개최했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해 말 431조7000억 원으로 집계돼 처음으로 400조 원을 넘었다.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축사를 통해 “퇴직연금은 가입률도 낮고 연금으로 받는 비율은 10%에 불과해 연금 기능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기금형으로 통합하면 운용 규모가 커지고 전문가가 장기투자를 통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가입자는 안정적으로 노후 생활을 할 수 있고 규모가 커진 자금은 혁신 산업을 일으키는 투자금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의 이해와 성공 요인’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호주는 퇴직연금 사업자별로 디폴트옵션을 제시해 수익률이 높은 사업자가 살아남고 운용 자금 규모도 집중되면서 가입자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개인이 디폴트옵션을 선택하고 책임도 개인이 진다. 사업자가 디폴트옵션을 정하면 사업자의 역량이 드러난다”고 했다. 중소 사업장의 경우 25% 정도만 퇴직연금에 가입한 현실을 지적하며 나머지 사업장도 가입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퇴직연금 운용에 전문가가 참여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정원석 동아대 경제학과 교수는 “조세연구원에 따르면 근로소득자 가운데 펀드 주식 채권에 투자하는 비율은 5%에 불과하다. 95%가 금융상품에 투자를 못 하고 있으므로 전문가에게 운용을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현 상명대 글로벌금융경영학부 교수는 “개인이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계약형은 자유여행에, 기금형은 패키지 여행에 비유하기도 한다. 정보가 없는 사람에게 알아서 여행하라고 하면 근처에 머물 수밖에 없다. 멀리 가려면 길을 안내하는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토론자들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장기 투자가 필수라고 입을 모았다. 류혁선 KAIST 경영대 초빙교수는 “위험을 감수하고 높은 수익을 올리려면 전문가가 오랜 기간 분산 투자해야 한다”며 “퇴직금은 조기 인출을 쉽게 할 수 없도록 하고 긴급하게 자금이 필요하면 보험과 연계해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관별 수익률을 공개해 가입자들이 수익률 높은 기관으로 간편하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업자의 책임도 강조됐다. 류 교수는 “자산 운용의 핵심은 시장 흐름을 분석하고 우량 자산에 투자해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다. 상품을 방치해 가입자들이 손해를 보게 하면 미국, 호주처럼 사업자가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호 고용노동부 퇴직연금복지과장은 “가입자들이 기금형을 받아들이려면 사업자가 얼마나 책임을 다했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퇴직연금 가입자의 90%는 현재 필요 때문에 일시금으로 수령하고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을 선택하고 있다. 가입자들의 이런 선택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기금형이 도입되면 가입자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기택 KB국민은행 연금사업부장은 “기금형을 도입할 경우 관리 비용이 많이 들어 사업자가 참여할지 의문이다. 가입자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리는 펀드에 투자하면 될 것이라 여기기에 기금형의 효용성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유진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은 퇴직연금 적립금이 머지않아 10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 실장은 “독립적인 기관이 책임 있게 운용하면 투자에 신경 쓰기 어려운 이들에게 실질적인 노후 소득을 제공할 수 있다. 또 중소 사업장의 퇴직연금 가입률을 높이면 퇴직금 체불을 방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서는 퇴직 연금의 성공적 운용이 필수적이다. 김 교수는 “미국, 영국, 호주 등 선진국은 전 세계 시장에서 수익을 거둬 은퇴자들이 풍요로운 노후를 보내고 있다. 한국도 이들 나라처럼 자본시장에서 얻은 과실을 근로자들이 누릴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서강대 미래교육원이 ‘출간작가 양성과정’ 1기 수료식을 김대건관에서 19일 열었다. 이 과정은 ‘책 한 권을 쓰고, 작가로 성장하는 여정’을 주제로 한 글쓰기 프로그램이다. 기획부터 집필, 출판 등록까지 수강생이 모든 과정을 12주 동안 직접 하도록 구성됐다. 수강생 13명이 모두 책을 출간했다. 장르는 에세이, 동화, 인문서 등이다. 이들 책은 서점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강의를 맡은 정성희 작가는 “수강생들은 질문하며 자신의 삶을 써 내려갔다. 글을 통해 삶의 방향을 바꾸고 책을 내며 경력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한 수강생은 “아이에게 들려주려고 글을 썼는데 오히려 나에게 큰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60대에 첫 책을 낸 수강생은 “가장 감동적인 도전이었다”고 밝혔다. 출간한 책과 저자는 △서울, 단독주택에 살아요(조성아) △책으로 버티는 중입니다!(이지연) △우아하게 즐기는 중입니다(손우연) △5도 2촌, 여보! 하고 싶은 거 다 해봐요!(이화영) △한줄 문장, 길이 되다(지승란) △감정 유산 그럼에도 사랑이었어요(손서연) △다정하거나 잔소리하거나(박수희) △짜증나는 가족 그래도 좋아(위인희) △아는 만큼 보이는 미술관 투어 이야기(최정수) △왜 인생은 정답이 없을까?(노수현) △이제 나에게 얘기해 줄래요(서민정) △나는 왜 네덜란드를 선택했을까(전효신) △JS 6066 마음의 안전 운전자(주재선)이다. 정 작가와 수강생들의 에세이를 엮은 ‘다시 나를 쓰는 시간’도 있다. 미래교육원은 가을학기에 ‘출간작가 양성과정’ 2기를 개설한다. ‘스토리텔링 스피치 실전과정’도 새로 만든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1. 정지용의 시 ‘향수’에 나오는 ‘얼룩백이 황소’는 흰색과 검은색이 어우러진 점박이 무늬 홀스타인 젖소일까. 우리나라에 홀스타인 품종의 소가 널리 보급된 건 1960년대 이후다. ‘향수’가 발표된 건 1927년이다. 시에 나온 얼룩백이는 칡소다. 칡소는 호랑이처럼 줄무늬가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소는 누런 소 외에도 흰 소, 검은 소, 칡소 등으로 다양했다. 박목월의 시를 동요로 만든 ‘얼룩송아지’의 가사 ‘송아지 송아지 얼룩송아지/엄마 소도 얼룩소 엄마 닮았네~’에 나오는 얼룩소도 칡소다. 그렇다면 황소는 누런 소일까. 아니다. 황소는 큰 수소를 뜻한다. 색깔과 상관없이 다 성장한 수소가 황소다. 수소는 암소보다 커서 큰 소라는 의미에서 ‘한쇼’라고 부르던 말이 변해 황소가 됐다. 즉, 시 ‘향수’ 속 ‘얼룩백이 황소’는 수소 칡소다.#2.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에 나오는 동백꽃은 붉은색 꽃잎의 꽃일까. 동백은 우리나라에선 남쪽 해안가에서 많이 자란다. 김유정의 고향인 강원도의 내륙에서는 볼 수 없다. 김유정은 소설에 강원도 방언을 많이 썼다. 강원도 방언으로 동백은 생강나무다. 소설 속 동백꽃은 생강나무꽃이다. 이는 소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산기슭에 널려 있는 굵은 바윗돌 틈에 노란 동백꽃이 소보록하니 깔리었다…(중략)…그리고 뭣에 떠다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생강나무꽃은 알싸하면서도 향긋한 향기가 난다. 강원도에서 생강나무를 동백이라 부른 건 동백과 생강나무의 용도가 같았기 때문이다. 동백나무 씨앗에서 짠 동백기름은 식용은 물론 여성들이 머리카락에 바르는 용도로 썼는데 동백이 자라지 않는 강원도에서는 생강나무 열매로 기름을 짜서 사용했다. 동백기름 대신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그 이름까지도 동백으로 부르게 됐다고 한다. 무심히 지나쳤던 시, 소설은 물론 일상에서 사용하는 단어의 정확한 뜻과 유래를 역사, 지리, 문화 등 여러 측면에서 짚은 ‘단어가 품은 세계’(빛의서가)에 담긴 내용이다. 황선엽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55)가 쓴 이 책은 지난해 11월 출간된 후 두 달 만에 1만 권이 판매됐다.(국내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책 판매량 1만 권이다.) 독자들에게 “신선하고 흥미로운 고급 인문학 강의”라는 평을 받으며 지금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온라인 서점 예스24와 알라딘에서 ‘오늘의 책’으로 선정됐고, 밀리의 서재에서 종합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황 교수와 책을 낸 봉선미 리더스 그라운드 대표(40)를 1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의 황 교수 연구실에서 만났다. 빛의서가는 리더스 그라운드의 출판 브랜드다. 봉 대표는 어휘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걸 보며 재미있고 깊이도 있는 교양서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단어들은 하나하나가 이야기를 지니고 있어요. 이 말이 왜 생겼는지, 어떤 사연이 있는지 풀어내면 좋겠더라고요.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이면서 이를 대중에게 알리고 싶어 하는 분을 찾았어요. 그러다 황 교수님이 한글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말씀하시는 포털의 영상을 발견했습니다. 관악경찰서에서 인문학 강의도 하셨더라고요. 국어사를 전공하셨고요. ‘이 분이다!’ 싶었죠.”황 교수는 단어의 유래와 의미 등을 흥미롭게 설명해 전공수업인 ‘국어사’, 교양수업인 ‘한글맞춤법’은 인기 많은 강의로 유명하다. 한글맞춤법 강의는 수강생이 크게 늘어 반을 나눠야 했다. 봉 대표는 2023년 여름 황 교수에게 ‘우리말의 세계’라는 가제로 기획안을 써서 출간 제안 메일을 보냈다. 그 해는 봉 대표가 1인 출판사를 창업한 해였다. 황 교수는 정중하게 거절했다. “기획 의도는 반갑고 좋았어요. 한데 그 해부터 국립국어원에서 진행하는 어원 사전 만들기 연구 책임자를 맡게 됐습니다. 참여하는 연구자가 70여 명에 이르는 대규모 프로젝트여서 책을 쓸 엄두를 낼 수가 없었습니다.”봉 대표는 다시 메일을 보내 “원고를 완성할 수 있게 도와드리겠다”고 했다.“아쉬워서 그냥 접을 수 없었어요. 교수님도 책을 쓰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걸 알았기에 시간 낼 방법을 찾으면 될 것 같았거든요. 출판사를 응원해주시는 말씀도 고마웠고요. 이렇게 다정하고 배려가 깊은 분은 반드시 저자로 모셔야겠다고 결심했죠.” 황 교수는 두 번째 메일을 받고 고민했다. “포기할 줄 알았는데 뜻밖이었습니다. 평소 단어에 대해 책을 쓰고 싶은 생각은 있었어요. 주위에서도 자주 출간을 권했고요. 한데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한 글쓰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았어요. 오래 전 중고등학교 교과서를 쓴 적이 있는데요, 중고생 눈높이에 맞추는 게 만만치 않더라고요. 대표님이 시간을 내도록 돕겠다고 제안해 다시 생각했습니다. 상세한 기획안을 보낼 정도로 열의를 지닌 모습도 인상적이었어요.”결국 황 교수는 수락했다. 강연하듯 구어체로 쓰는 게 좋다고 판단해 황 교수가 강의하면 그 내용을 적어서 정리했다. 한데 뭔가 부족했다. 황 교수는 “말로만 하니까 전달하고 싶은 내용의 70% 정도만 담기는 것 같았다. 직접 쓰는 게 나을 듯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시간이었다. 황 교수는 “집중해서 오래 쓰는 게 익숙해 틈틈이 쓰는 걸 못한다”고 했다. 이에 봉 대표는 “한 달에 2, 3일 교수님 연구실에 하루 종일 있겠다. 그 때 글을 쓰시라”고 제안했다. 황 교수도 해당 날짜에는 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글만 썼다. 이른바 무조건(?) 글쓰기 프로젝트라고 할까. “교수님이 글 쓰시는 동안 저는 다른 업무를 했어요. 책에 들어갈 단어 등 모든 내용은 교수님이 정하셨습니다. ‘얼룩백이 황소’가 어떤 소인지, 소설 ‘동백꽃’의 동백꽃이 어떤 꽃인지 물어보셨는데요, ‘벙 찌는 듯’했어요. 설명을 들을수록 삶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황 교수는 봉 대표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하루 종일 글을 쓰니 효율적이었다고 했다. “대표님이 어떤 부분이 재밌는지, 어떤 게 어려운지 말해주셔서 두 꼭지 정도 쓰고 나니 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점점 속도도 붙었고요. 많은 분들이 옛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알게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요, 지식을 널리 나누는 방법을 깨달았습니다.”황 교수는 구어체로 이야기를 들려주듯 썼다. 지명의 의미를 알면 지리도 새롭게 보인다고 말한다. 순우리말인 애오개는 한자로 兒(아이 아)와 峴(고개 현)으로 적어 ‘아현’이 됐다. 현재는 兒(아이 아)를 阿 (언덕 아)로 바꿔 阿峴(아현)으로 적고 있다. 이들 단어는 서울지하철 2호선 아현역, 5호선 애오개역으로 각각 사용하고 있다. 대치와 한티도 마찬가지다. 큰 고개라는 뜻의 한티를 大(큰 대), 峙(고개 치)를 사용해 대치로 쓴 것. 한티와 대치는 같은 뜻이지만 서울지하철 3호선 대치역, 수인분당선 한티역처럼 마치 다른 지명처럼 인식되고 있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으로 유명한 명량(鳴梁)은 순우리말인 울돌목을 한자로 쓴 것이다. 진도와 육지 사이의 좁은 해협에 물살이 매우 거세게 흐르는데 그 소리가 커서 마치 우는 듯이 들린다고 해서 울돌목이라고 불렀다. 울돌목을 한자의 뜻으로 적어 鳴(울 명) 梁(돌 량)이라 한 것이다. 현재 공식 명칭은 명량이 됐다. 식물 이름 중 ‘며느리밥풀꽃’, ‘며느리밑씻개’처럼 비속하거나 현대 상황과는 맞지 않는 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며느리밥풀꽃은 며느리가 밥이 잘 됐는지 알아보려고 밥알 몇 개를 맛보다가 시어머니에게 맞아죽은 후 그 무덤에서 붉은 입술에 밥풀을 머금은 듯한 꽃이 피어나서 그렇게 부르게 됐다고 전해진다. 며느리밑씻개는 줄기에 갈고리모양의 가시가 잔뜩 박혀 있는 식물로, 그 잎으로는 변을 본 후 밑을 씻을 수 없다. 학대받는 며느리의 모습과 며느리에 대한 당시의 인식이 여지없이 드러난다는 것. 5개월 가량 봉 대표가 연구실로 출근(?)했다. 집필 과정을 함께 하며 의견을 조율하니 원고를 다듬는 작업도 수월했다. 한 공간에서 저자와 편집자가 하루 종일 함께 지내는 게 부담스럽진 않았을까. 봉 대표는 “연구실에 학생들이 수시로 드나들면서 교수님에게 질문하거나 한쪽에 자리 잡고 공부하기도 해서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황 교수는 국문과의 전통이라고 했다. “연구실에는 주로 대학원생들이 많이 옵니다. 국문과는 학생과 교수가 수시로 의견을 나누며 연구하는 전통이 오래 전부터 이어져 내려왔어요. 늘 학생들이 오기에 대표님이 있어도 불편할 건 전혀 없었습니다.” 제목을 비롯해 목차 등은 모두 봉 대표가 정했다. 봉 대표는 “글을 다루는 분들은 요구 사항이 많은데, 국문과 교수님인데도 모든 걸 전적으로 일임하셔서 놀랐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책은 편집자의 전문 영역이라 대표님의 감각을 믿었다”고 했다. 황 교수는 초판을 2000권 찍었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고 한다.“학술서는 500권을 찍어도 다 나가기 힘들거든요. 그런데 한 번에 2000권이나 찍어도 되나 걱정되더라고요.” 얼마 안 돼 증쇄를 거듭하자 더 놀랐다고 한다. 독자들은 “세상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삶을 새롭게 보게 됐다”, “언어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삶의 일부로 느끼게 해준다”는 리뷰를 남겼다. 딸 넷을 둔 황 교수는 “네 딸들이 책을 보더니 ‘아빠가 뭘 연구하는지 이제 알겠다’, ‘아빠를 다시 봤다’고 했다”며 웃었다. 후속책도 집필에 들어갔다. “한창 쓰고 있는데 지난해 8월 말쯤 대표님이 끝내자고 하더라고요. ‘어? 더 쓸 게 있는데요?’라고 했더니 한 권 분량으로 충분하다며 나머지는 두 번째 책에 담자고 했어요. 이렇게 글을 쓸 수 있게 도와줄 분은 없어요. 너무나 고마운 분을 만났습니다.”봉 대표는 “교수님이 편하게 대해 주셔서 책 만드는 과정이 즐거웠다”며 “여러 기획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역사에 관심이 많았던 황 교수는 고등학교 때 독일어를 배우면서 독일어에 빠져들었다. “국사학과나 독문과로 진학할 생각이었어요. 고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역사와 어학이 결합된 학문이 국어사’라며 국문과 진학을 권하셨어요. 당시 선생님이 충남대 국문과에서 국어사로 박사 과정을 밟고 계셨거든요. 고전문학이 재미있어서 국어사를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했죠. 그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웃음)”2011년부터 편집자로 일한 봉 대표는 다산북스 등 여러 출판사에서 철학 과학 경제경영 등 여러 분야의 책을 냈다. 마라톤 풀코스를 수차례 완주하고 자전거 타기, 수영을 즐긴다. 제빵을 배우고 재봉틀로 옷을 만들기도 하는 등 여러 분야에 호기심이 많다.“더 좋은 삶을 위한 수단이 책이라고 생각해요. 책을 읽은 후 이 분야에 대해 더 알고 싶다, 혹은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책을 만들고 싶습니다.”황 교수는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꾸준히 책을 낼 계획이다. “‘단어가 품은 세계’를 낸 후 도서관 등에 강의를 가면 50세 넘는 분들이 절반 정도 되더라고요. 여러 세대가 진지하게 귀 기울이는 모습에 기뻤습니다. 제가 가진 지식을 더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단어가 품은 세계’(2024년·빛의서가)는….황선엽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단어의 뜻과 탄생 배경, 변화 과정 등을 역사, 지리, 문화를 포함해 여러 측면에서 짚었다. 정지용의 시 ‘향수’에 나오는 ‘얼룩백이 황소’는 호랑이처럼 줄무늬가 있는 칡소의 수소다. 오늘날 한우의 대표는 누런 소가 됐지만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소는 누런 소 외에도 흰 소, 검은 소, 칡소 등으로 다양했다.황희 정승 이야기에도 검은 소가 나온다. 황희가 젊은 시절 누런 소와 검은 소로 밭을 가는 노인에게 “어느 소가 일을 더 잘하느냐?”라고 묻자 노인이 다가와 귓속말로 답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콩쥐팥쥐 설화에도 검은 소가 나온다. 콩쥐가 나무 호미로 자갈밭을 매다 호미가 부러져 울고 있자 하늘에서 검은 소가 내려와 밭을 갈아준다. 예전에는 우리나라에 검은 소가 많이 있었고 친숙했기에 이런 이야기가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말한다. 돼지고기 부위 중 갈매기살은 왜 이렇게 불릴까. 갈매기살은 갈비와 삼겹살 사이 부위다. 갈매기살의 갈매기는 ‘가로막’이 변한 형태다. 갈비가 있는 가슴과 삼겹살이 있는 배를 구분하는 얇은 막이 가로막이다. 한자어로 횡격막이다.‘어떤 것이 넘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도구’라는 의미의 ‘가로막이’라는 말도 있다. 가로막은 가슴과 배 사이를 막고 있다는 점에서 가로막이와 유사하다. 이에 가로막과 가로막이가 혼동해 쓰이다가 가로막을 가로막이라고 부르게 됐다. 그러다 돼지의 가로막에 붙은 근육을 가로막이살이라고 하게 됐다. 시간이 흘러 가로막이는 가로마기로, 다시 가로매기로 변했다. 가로막살이 가로매기살로까지 변하게 된 것이다.사람들은 단어를 정확히 이해할 수 없을 때 잘 아는 단어로 바꿔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가로매기살에서 가로매기라는 형태를 이해할 수 없게 되자 음상이 비슷하면서 잘 아는 단어인 갈매기로 치환해 사용했다는 것. 갈매기살이라는 명칭이 등장한 건 1980년대로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케첩은 중국어에서 유래한 말이다. 중국에서 쓰던 말이 말레이 지역에 전파됐고 그 말이 영어로 들어가 케첩이 됐다는 것. 키오스크는 궁궐을 뜻하는 페르시아어가 튀르키예어로 들어가면서 정원 등에 설치하는 작은 개방형 건물을 의미하게 됐다. 이것이 유럽에 들어오면서 역시 개방형 건물을 뜻했다. 그러다 거리의 가판대라는 의미로 바뀌고 최근에는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기기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이처럼 단어에는 인간의 삶, 시간의 흐름, 지역적 특징 등이 두루 반영돼 있음을 차근차근 들려준다. 단어를 통해 세상과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창이 열린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삼성증권이 ‘해외 주식 투자지원금 이벤트’와 ‘중국·홍콩 주식 이벤트’를 이달 30일까지 진행한다. 해외 주식 투자지원금 이벤트는 2020년 1월 1일부터 올해 5월 30일까지 해외 주식 거래 이력이 없는 고객이면 참여할 수 있다. 참여 신청을 하면 투자지원금 30달러를 바로 지급한다. 30달러는 신청일자로부터 5영업일 이내에 미국 주식 매수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 미국 주식을 매입하지 않으면 신청일자 기준으로 6영업일 이후 30달러는 자동회수한다. 7월 31일까지의 해외 주식 온라인 거래금액에 따라 최대 70달러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이벤트 참여 신청일 후 7월 31일까지 해외 주식 온라인 거래금액이 100만 원 이상∼5000만 원 미만이면 지원금 10달러를 지급한다. 5000만 원 이상∼2억 원 미만은 30달러, 2억 원 이상∼10억 원 미만은 50달러, 10억 원 이상은 70달러를 준다. 온라인 채널을 통한 해외 주식 누적 거래금액이 기준이다. 단계별 기준을 충족해 지급받은 지원금은 올해 8월 26일까지 미국 주식 매수금으로 사용하면 된다. 미국 주식을 매입하지 않은 지원금은 올해 8월 27일 회수한다.중국·홍콩 주식 투자 이벤트는 국내에 거주하는 내국인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기존에 중국·홍콩주식 거래 이력이 없는 고객이 100만 원 이상 중국·홍콩 주식을 거래할 경우 1만 원을 준다. 누적 거래금액이 1억 원 이상이면 5만 원을 지급한다. 거래금액이 10억 원 이상인 고객 중에서는 1명을 추첨해 100만 원을 준다.삼성증권 홈페이지나 모바일앱 ‘엠팝(mPOP)’에서 참여 신청을 하면 된다. 삼성증권은 “해외 주식 투자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이 다양한 나라의 주식에 직접 투자해 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벤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삼성증권 홈페이지 혹은 엠팝(mPOP)을 참고하거나 패밀리 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여름에는 강한 자외선으로 인해 피부가 거칠어지고 여러 문제도 생기기 쉽다. 보습을 비롯해 피부결 및 모공 관리 등에 더 신경을 쓰게 된다. 피부 관리에 도움이 되는 제품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 2030 남성 손쉽게 단장 아모레퍼시픽은 남성 스타일링 브랜드 ‘프렙 바이 비레디’를 새로 만들고 다이소 오프라인 매장 및 온라인몰 전용으로 제품을 선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은 “비레디의 세컨드 브랜드인 프렙 바이 비레디는 스타일링에 익숙하지 않은 20, 30대 남성들이 자신을 손쉽게 가꿀 수 있도록 해준다”고 밝혔다. ‘히카페인 스킨케어 라인’과 ‘헬시톤 메이크업 라인’에서 각각 3개 제품씩 총 6개 제품을 내놓았다. 아모레퍼시픽은 “히카페인 스킨케어 라인은 히알루론산과 카페인을 결합한 성분인 히카페인을 사용해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고 피부 탄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초촉촉 올인원 로션’은 주름을 개선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오일컷 올인원 로션’은 어성초 추출물을 함유해 유분을 조절해준다. ‘편백수 스킨토너’는 면도 후 민감해진 피부를 진정시켜준다.‘헬시톤 메이크업 라인’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구성했다. ‘헬시톤 커버로션’은 홍조, 잡티 등을 감춰준다. 아모레퍼시픽은 “히알루론산을 함유해 촉촉함을 오래 유지할 수 있고 자외선 차단 기능도 있다”고 밝혔다. ‘헬시톤 혈색 립밤’은 개인별 피부에 맞춰 혈색을 더해준다. 촉촉한 유형과 매트한 유형으로 각각 구성된다.● 어린쑥으로 피부 관리 한율은 ‘어린쑥 클렌징 멜팅 팩밤’을 새로 내놓았다. 한율은 “쑥머드 제형으로 기초 화장은 물론 색조 화장도 한 번에 지울 수 있고 모공 속 노폐물도 녹여준다. 모공을 조여 줘 팩을 한 효과도 느낄 수 있다”고 했다.‘어린쑥 트러블 진정 미스트’도 선보였다. 2023년 단종된 어린쑥 미스트의 기능을 개선해 다시 내놓은 것. 새 제품은 수분이 부족한 지성 피부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점을 둬 만들었다. 한율은 “피부 온도를 낮추면서 진정시켜주고 번들거리는 유분을 잡아준다. 여러 번 뿌려도 화장이 무너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어린쑥 제품들은 강화약쑥을 100% 사용한다. 피부 진정 효능이 있는 쑥시카와 생쑥 수분 에센스를 함유해 피부의 건조함과 각종 문제를 관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설화수는 새 제품 ‘진설클렌징폼’을 선보였다. 진설클렌징폼에는 오일을 감싸고 있는 거품을 담아내는 하이드로레오 테크놀로지 기술을 사용했다. 진설클렌징폼에는 진생베리도 함유돼 있다. 설화수는 “인삼 열매인 진생베리에는 인삼 뿌리보다 강력한 피부 보호 성분이 들어 있어 피부를 부드럽게 만들어주고 보습력도 높여준다”고 밝혔다. ● 피부색에 맞게 선택폭 넓혀헤라는 맞춤형 화장품 서비스인 ‘커스텀 매치’의 색상과 제품 유형을 확대했다. 기존 서비스는 파운데이션과 립 제품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여기에 블랙 쿠션 파운데이션을 도입해 제품 유형을 늘렸다. 실키 스테이 파운데이션 색상은 125개에서 205개로 확대했다. 새로 도입한 ‘블랙 쿠션 커스텀 매치’ 서비스는 블랙 쿠션을 130개 색상으로 제공해 자신의 피부색에 맞춰 고를 수 있다. 헤라는 “쿠션과 파운데이션을 합치면 최대 335개 색상 중에서 선택할 수 있어 자신의 피부색에 어울리는 제품을 더 정교하게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서비스는 예약제로 운영한다. 매장을 방문하면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전문 프로그램으로 피부를 측정한다. 피부에 맞는 색상 결과가 나오면 상담을 통해 자신의 피부색과 취향에 맞게 제품을 고를 수 있다. 조제 관리사가 로봇을 활용해 현장에서 바로 쿠션과 파운데이션을 만들어준다.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피부색에 맞는 화장법에 대해서도 상담받을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서울 아모레성수 매장에서 선보인다. 예약은 아모레성수 웹사이트에서 할 수 있다. 한편 오설록은 제주 티뮤지엄 내 티스톤의 차 숙성 공간인 ‘티스톤 셀러’를 새로 단장했다. 티스톤은 복합 차문화 체험 공간이다. 오설록은 “제주의 자연, 시간을 담은 숙성차, 숙성 공간이 어우러지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재단장했다”며 “아래층으로 이어지는 어두운 공간에서 나무 향과 차의 온기를 느끼며 숙성된 차를 맛볼 수 있다”고 밝혔다. 새로 선보이는 숙성차들은 별도 제작한 각각의 나무 숙성함에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찻잎을 넣어 만들었다. 티스톤 셀러 전용 상품인 제주 녹나무와 삼나무, 오크배럴 숙성차 등을 각각 잎차와 피라미드 티백 형태로 제공한다. 삼나무 장기 숙성차는 잎차로 맛볼 수 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사랑은 어렵다. 설렘, 환희와 슬픔, 고뇌를 동시에 건넨다. 사랑을 각기 다른 규모와 색깔로 그려낸 뮤지컬을 살펴본다.》뮤지컬 ‘팬텀’슬픈 사랑, 화려하고 웅장하게 피어나다 19세기 말 프랑스 파리오페라극장. 천재적인 예술적 재능을 지녔지만 흉측한 얼굴 때문에 가면을 쓰고 오페라극장 지하에 숨어사는 팬텀은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크리스틴 다에를 사랑하게 되고 몰래 노래를 가르친다. 크리스틴은 오페라의 주인공으로 데뷔하는 날, 주연 자리를 뺏긴 카를로타의 계략으로 공연을 망친다. 분노한 팬텀은 폭주하기 시작한다. 가스통 르루의 소설 ‘오페라의 유령’을 원작으로 만든 뮤지컬이다. 아서 코핏이 극본을 쓰고 모리 예스톤이 작사·작곡했다. 1991년 미국에서 초연됐다. 한국에서는 2015년 초연돼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한국에서는 다섯 번째 공연이다. 같은 소설을 바탕으로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만든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는 다른 별개의 작품이다. 팬텀이 크리스틴을 사랑하게 되는 틀은 같지만 ‘오페라의 유령’은 팬텀을 미스터리하고 놀라운 능력의 소유자로 그린다. 이에 비해 ‘팬텀’은 팬텀(에릭)의 인생사를 풀어내며 그의 고뇌와 사랑에 집중한다. 떨리는 마음으로 애절하게, 때론 분노로 폭발하듯 저음부터 고음까지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에릭의 넘버, 화려한 고음을 맑고 매끄럽게 뿜어내는 크리스틴의 넘버는 대형 무대를 꽉 채운다. 에릭과 크리스틴이 함께 부르는 ‘내 고향’, ‘넌 나의 음악’은 관객에게 사랑받는 넘버다. 오페라극장을 구현한 대형 무대는 멋스러운 공연장, 에릭이 사는 거대한 지하 등을 웅장하게 표현했다. 영상과 구조물을 함께 활용해 파리의 거리, 나무가 가득한 숲까지 실감나게 시시각각 빠르게 전환되는 장면은 몰입도를 한층 높인다. 에릭의 과거는 발레리나와 발레리노가 파드되(2인무)로 구현해 우아함과 생동감을 더했다. 에릭이 크리스틴에게 레슨을 해주는 모습과 오페라극장에서 벌어지는 여러 상황은 한 무대에서 동시에 진행해 두 개의 바퀴가 돌아가듯 시간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팬텀은 박효신 카이 전동석이 연기한다. 크리스틴 다에 역은 이지혜 송은혜 장혜린이 맡았다. 전 오페라 극장장 제라드 카리에르는 민영기 홍경수가, 카를로타는 리사 전수미 윤사봉이 각각 연기한다. 크리스틴을 후원하는 필립 드 샹동 백작 역에는 박시원 임정모가 발탁됐다. 발레리나 벨라도바는 스타 발레리나 김주원 황혜민 최예원이 맡았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8월 11일까지. 8세 이상 관람 가능. 7만∼17만 원.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청춘의 고뇌, 그 격렬한 소용돌이보수적인 카톨릭계 고등학교에 다니는 피터와 제이슨은 사랑하는 사이다. 피터는 둘의 관계를 밝히기 원하지만 제이슨은 거부한다. 돋보이는 외모에 공부는 물론 운동도 잘해 학생들에게 선망의 대상인 제이슨은 친구들과 부모에게 외면 받을 것을 두려워한다. 학교에서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오디션이 열리고 제이슨은 로미오 역을, 빼어난 미모를 가진 아이비가 줄리엣 역을 각각 맡게 된다. 제이슨을 좋아하는 아이비는 그에게 다가가려 애쓴다. 피터가 커밍아웃하자고 계속 요구하자 제이슨은 이별을 고한다. 아이비를 마음에 둔 맷은 우연히 피터와 제이슨의 관계를 알게 되는데….곧 성인이 되는 고교 졸업반 학생들이 겪는 혼란과 고통을 날 것 그대로 그렸다. 2015년 한국에서 초연돼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이번이 일곱 번째 공연이다. 동성애, 마약, 임신 등 길을 가로막은 벽 같은 현실 앞에서 인물들이 몸부림치는 과정을 가감 없이 비춘다.초반 무대는 10대 특유의 에너지가 끓어오른다. 남들에게 보여지는 자신의 모습에 특히 민감한 시기에 있는 이들의 내밀한 속내를 짚어가며 이야기는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자신의 본 모습을 밝히고 싶어하지만 번번이 좌절하는 피터, 진짜 모습을 숨겨야 한다고 여기지만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음을 깨닫는 제이슨, 화려해 보이지만 말하지 못한 아픔을 지닌 아이비는 인간이 지닌 각각의 연약함을 상징하는 듯하다. 자식의 고민을 애써 외면하려는 어머니, 학생의 고해성사에 교리를 앞세우는 신부는 어른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인간이 만든 질서가 정말 신의 의도에 따른 것인지 질문을 던진다.역동적인 분위기 속 힘찬 넘버, 무거운 공기가 짓누르는 가운데 우울함을 담아내다 점점 처절하게 절규하는 넘버가 이야기의 흐름과 아프게 맞물린다. 피터 역은 진호(펜타곤) 강병훈 홍기범이, 제이슨 역은 윤승우 김재한 김수호가 맡았다. 아이비는 성민재 남가현이, 맷은 장현동 황건우가 각각 연기한다.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9월 14일까지. 16세 이상 관람 가능. 7만7000∼9만9000원.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눈처럼 하얗게 만개한 꽃들, 초록빛 가득한 언덕과 나무, 푸른 하늘을 풍성하게 채운 구름. 기분 좋은 화사함을 선사하는 클로드 모네의 ‘봄’이다. 넓은 붓터치로 바다와 하늘, 돛단배와 성을 맑게 담은 폴 시냑의 ‘라 로셀’은 단번에 마음을 사로잡는다. 한참 동안 보게 된다. 금박 배경에 팬지 한 송이를 든 붉은 머리카락의 창백한 여인.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의 ‘레지나 코르디움’이다. 라파엘전파 작가들의 모델로 유명한 엘리자베스 시달로, 로세티와 파란만장한 연애 끝에 결혼했지만 오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로세티는 그녀가 눈을 감기 1년 전인 결혼한 직후 이 그림을 그렸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모네에서 앤디 워홀까지’는 거장들의 면면을 확인할 수 있는 명작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모네, 빈센트 반 고흐, 폴 세잔,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 등 89명의 작품 143점을 통해 400년에 걸친 서양미술사의 흐름을 짚어낸다. >> 네덜란드 황금기, 인상주의…9개 주제 이번 전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국립미술관인 요하네스버그 아트 갤러리(JAG)가 소장한 작품으로 구성됐다. 앞서 열린 경주, 부산, 제주 전시에는 20만 명이 관람했다. 서울에서 올해 5월 16일 개막한 후 열흘 만에 관람객 2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JAG는 17세기 네덜란드 황금기 작품을 비롯해 18, 19세기 영국과 유럽 미술 거장들의 작품, 현대미술작품에 이르기까지 3만 점이 넘는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JAG는 ‘아프리카의 빅토리아 앨버트 미술관’을 꿈꾸던 플로렌스 필립스(1863∼1940)의 노력으로 설립됐다. 필립스 부부를 비롯해 남아공 부호들의 기부와 후원으로 소장품을 확대해 나갔다. 전시는 △17세기 네덜란드 황금기 △빅토리아 시대 영국 미술 △인상주의 이전 △인상주의 △인상주의 이후 △20세기 초반 아방가르드 △20세기 컨템포러리 △20세기부터 오늘날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 예술 △필립스 부부까지 총 9개 주제로 구성했다. ‘필립스 부인’으로 불린 플로렌스 필립스는 유럽 미술품을 20세기 초반 남아프리카로 들여와 요하네스버그를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애썼다. 금광과 다이아몬드 광산을 소유한 리오넬 필립스는 아내의 예술 작품 수집을 적극 지원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리오넬 필립스, 필립스 부인, 그리고 필립스 부인에게 조언해 인상파 작품으로 컬렉션을 확장하게 한 아일랜드 출신 수집가 휴 레인의 초상화를 볼 수 있다. 리오넬 필립스는 지오반니 볼디니가, 필립스 부인과 휴 레인은 안토니오 만치니가 각각 그렸다. 원화로 두 작가의 작품을 만나긴 힘들다. 꽃 그림으로 이름을 떨친 다니엘 세이거스의 ‘꽃병에 꽂힌 꽃’에는 줄무늬 튤립이 눈길을 끈다. 벨기에에서 태어나 네덜란드에 정착했던 그는 네덜란드를 상징하는 꽃인 튤립을 담아냈다. 튤립 중에서도 줄무늬 튤립은 특히 가격이 비쌌다.‘영국 근대 화가의 아버지’로 불리는 조지프 말로드 월리엄 터너의 수채화 ‘안더나흐의 해머스타인’도 만날 수 있다. 심성아 도슨트는 “많은 관객들이 색상이 화려하고 돋보이는 유화를 좋아하는데, 종이에 그린 수채화는 작품을 옮길 때 더욱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하기에 수채화도 눈여겨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윌리엄 터너의 초상화는 20파운드짜리 지폐에 사용될 정도로 그가 영국 미술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절대적이다. 그의 다른 작품 ‘성 아래의 목초지’는 멀리 보이는 성과 한가롭게 풀을 뜯는 소, 피리 부는 목동을 원근감 있게 담아냈다. 왕립 아카데미에서 원근법 강의를 한 그의 실력이 드러난다.‘오필리아’로 유명한 존 에버렛 밀레이가 바느질하는 여성을 그림 ‘한 땀! 한 땀!’과 두 소녀를 담은 ‘뻐꾹!’도 있다. ( ‘레지나 코르디움’의 모델 엘리자베스 시달은 ‘오필리아’의 모델이기도 하다) 밀레이는 라파엘전파의 창립 멤버이자 이 운동의 대표주자였지만 점점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동료들이 지지했던 스타일과는 다른 방향으로 전환했다. 심 도슨트는 “일상 속 장면을 우아하고 유려하게 그린 초상화는 당시 대중에게 인기를 끌었지만 다른 작가들로부터 상업적인 그림 양식에 무릎을 꿇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 밀레, 드가, 로댕…눈이 즐겁다장 프랑수아 밀레가 종이에 목탄으로 그린 ‘농군’은 농민의 삶을 작품에 담아내는데 심혈을 기울였던 그의 노력을 확인할 수 있다. 네덜란드의 ‘밀레’로 불리는 요제프 이스라엘이 그린 ‘목가’는 너른 벌판이 펼쳐진 가운데 나무 옆을 걸어가는 남성과 여성 농민의 모습이 소박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모네의 스승인 외젠 부댕의 작품도 놓쳐선 안 된다. 튜브 물감이 발명되면서 화가들은 실내를 벗어나 야외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 부댕은 풍경을 야외에서 그리기 시작한 작가 중 한 명으로, 바다 풍경을 많이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아르장퇴유의 보트들’, ‘트루빌 항구’, ‘트루빌 부두’는 캔버스의 절반 이상을 하늘로 채우고 구름의 움직임을 빠른 터치로 사실적이면서도 속도감 있게 담아냈다. 시원하고 탁 트인 느낌을 준다. 에드가 드가는 ‘두 명의 무희들’에서 왼쪽에 있는 발레리나의 일부를 일부러 그리지 않았다. 그림에서 보이는 것보다 더 넓은 배경을 상상하게 만든 것. 폴 세잔의 석판화 ‘목욕하는 사람들’은 그에게 중요한 주제인 생트 빅투아르산과 목욕하는 사람들을 결합한 작품이다. 고흐가 종이에 목탄으로 그린 ‘늙은 남자의 초상’도 눈여겨 볼 작품이다. 고흐는 짧은 시간에 즉흥성을 살릴 수 있는 흑백 드로잉을 중시했다. 드로잉을 작품 제작의 근본적인 부분으로 여겨 에너지를 쏟았다.오귀스트 로댕의 브론즈 ‘이브’도 눈길을 끈다. 360도에서 이브를 온전히 감상할 수 있다. 로댕의 드로잉 ‘누드 연구’도 있다. 로댕은 조각가로 유명하지만 드로잉을 단순히 조각을 위한 준비 스케치가 아니라 그 자체로 작품이라 생각해 열정을 쏟았다. 심장을 움켜쥔 여성과 남성을 그린 에두아르 뭉크의 드로잉 ‘두 인물’은 뭉크의 심리 상태가 그대로 전해져 오는 듯하다. 미소 짓고 있는 여성과 달리 우울한 표정을 한 남성은 불안한 뭉크의 내면을 드러내는 것 같다. 어머니와 누나, 남동생을 폐결핵으로 잃고 자신도 죽음의 고비를 넘기면서 뭉크가 겪은 고뇌와 공포, 우울을 직관적으로 느끼게 한다.인상파 화가 카미유 피사로의 아들 루시엔 피사로가 그린 ‘아침 햇살’은 청명한 기운을 머금었다. 피에르 보나르의 ‘봄의 일몰’은 부드러운 스타일과 시적이고 분위기 있는 인상주의 양식을 활용하되 형태를 단순화하고 강렬한 색상을 사용해 추상화 경향을 예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거장 기교 돋보이는 판화도앙리 툴루즈 로트렉의 석판화 ‘코르셋을 입은 여자’, ‘빗질을 하는 여자’도 시선을 붙잡는다. 모델과 발레리나, 거리의 여성과 가까이 지내며 그들의 내밀한 일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묘사한 로트렉의 작품 세계를 확인할 수 있다. 피카소의 석판화 ‘목걸이를 한 여인’, ‘모던 스타일의 흉상’은 단순하면서도 천진한 느낌을 준다. 파스텔로 그린 ‘어릿광대의 두상Ⅱ’에서는 순수함과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피카소는 평생을 어린 아이처럼 그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정교한 묘사가 돋보이는 앙리 마티스의 석판화 ‘꽃과 여인’, ‘앉아 있는 여인’, ‘거울 속의 댄서’도 만날 수 있다. 프란시스 베이컨의 ‘남자의 초상에 관한 연구’는 고통과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크랙!’, ‘금발’은 만화 스타일을 차용한 특유의 작품 세계를 확인할 수 있다. 자기만의 개성을 지닌 작품에 대해 고민하던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만화책에 빠진 아들을 보며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요셉 보이스에 대한 경의를 담아 앤디 워홀이 작업한 ‘요셉 보이스’도 관람객들이 오래 감상하는 작품이다.남아공의 유명 작가 이르마 스턴의 ‘국화’, ‘녹색 사과들’도 있다. 제라드 세코토의 ‘오렌지와 소녀’는 인종 차별이 심했던 남아공에서 JAG가 처음 소장한 흑인 미술가의 작품이다.전시 총괄 큐레이터를 맡은 이탈리아 출신 미술사학자·평론가인 시모나 바르톨로나는 “피카소와 로트렉 등은 유화 뿐 아니라 판화에서도 매우 훌륭한 작품을 남겼다. 작가들 개개인의 기교가 판화에서도 잘 드러나기에 판화도 자세히 감상하면 전시가 더 흥미로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시장은 유명 미술관의 공간을 모티브로 구성해 주제별로 각각 다른 느낌을 준다. 전시는 8월 31일까지 열린다. 전시 기간 중 휴관일은 없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7시로, 입장 마감은 오후 6시다. 무료 오디오 가이드를 이용할 수 있다. 평일에 하루 3회(오전 11시, 오후 2시, 오후 4시) 김찬용 심성아 등 스타 도슨트가 직접 설명하는 도슨트 프로그램도 무료로 운영한다. 예약하지 않아도 되며 시작 시간에 맞춰 가면 전시장에서 바로 들을 수 있다. 어린이 미술 교육 프로그램과 전시 연계 특강도 진행한다. 성인 2만 원. 청소년 1만6000원. 유아동 1만2000원.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사랑은 어렵다. 설렘, 환희와 슬픔, 고뇌를 동시에 건넨다. 사랑을 각기 다른 규모와 색깔로 그려낸 뮤지컬을 살펴본다. ●뮤지컬 ‘팬텀’슬픈 사랑, 화려하고 웅장하게 피어나다 19세기 말 프랑스 파리오페라극장. 천재적인 예술적 재능을 지녔지만 흉측한 얼굴 때문에 가면을 쓰고 오페라극장 지하에 숨어사는 팬텀은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크리스틴 다에를 사랑하게 되고 몰래 노래를 가르친다. 크리스틴은 오페라의 주인공으로 데뷔하는 날, 주연 자리를 뺏긴 카를로타의 계략으로 공연을 망친다. 분노한 팬텀은 폭주하기 시작한다. 가스통 르루의 소설 ‘오페라의 유령’을 원작으로 만든 뮤지컬이다. 아서 코핏이 극본을 쓰고 모리 예스톤이 작사·작곡했다. 1991년 미국에서 초연됐다. 한국에서는 2015년 초연돼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한국에서는 다섯 번째 공연이다. 같은 소설을 바탕으로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만든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는 다른 별개의 작품이다. 팬텀이 크리스틴을 사랑하게 되는 틀은 같지만 ‘오페라의 유령’은 팬텀을 미스터리하고 놀라운 능력의 소유자로 그린다. 이에 비해 ‘팬텀’은 팬텀(에릭)의 인생사를 풀어내며 그의 고뇌와 사랑에 집중한다. 떨리는 마음으로 애절하게, 때론 분노로 폭발하듯 저음부터 고음까지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에릭의 넘버, 화려한 고음을 맑고 매끄럽게 뿜어내는 크리스틴의 넘버는 대형 무대를 꽉 채운다. 에릭과 크리스틴이 함께 부르는 ‘내 고향’, ‘넌 나의 음악’은 관객에게 사랑받는 넘버다. 오페라극장을 구현한 대형 무대는 멋스러운 공연장, 에릭이 사는 거대한 지하 등을 웅장하게 표현했다. 영상과 구조물을 함께 활용해 파리의 거리, 나무가 가득한 숲까지 실감나게 시시각각 빠르게 전환되는 장면은 몰입도를 한층 높인다. 에릭의 과거는 발레리나와 발레리노가 파드되(2인무)로 구현해 우아함과 생동감을 더했다. 에릭이 크리스틴에게 레슨을 해주는 모습과 오페라극장에서 벌어지는 여러 상황은 한 무대에서 동시에 진행해 두 개의 바퀴가 돌아가듯 시간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팬텀은 박효신 카이 전동석이 연기한다. 크리스틴 다에 역은 이지혜 송은혜 장혜린이 맡았다. 전 오페라 극장장 제라드 카리에르는 민영기 홍경수가, 카를로타는 리사 전수미 윤사봉이 각각 연기한다. 크리스틴을 후원하는 필립 드 샹동 백작 역에는 박시원 임정모가 발탁됐다. 발레리나 벨라도바는 스타 발레리나 김주원 황혜민 최예원이 맡았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8월 11일까지. 8세 이상 관람 가능.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청춘의 고뇌, 그 격렬한 소용돌이보수적인 카톨릭계 고등학교에 다니는 피터와 제이슨은 사랑하는 사이다. 피터는 둘의 관계를 밝히기 원하지만 제이슨은 거부한다. 돋보이는 외모에 공부는 물론 운동도 잘해 학생들에게 선망의 대상인 제이슨은 친구들과 부모에게 외면 받을 것을 두려워한다. 학교에서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오디션이 열리고 제이슨은 로미오 역을, 빼어난 미모를 가진 아이비가 줄리엣 역을 각각 맡게 된다. 제이슨을 좋아하는 아이비는 그에게 다가가려 애쓴다. 피터가 커밍아웃하자고 계속 요구하자 제이슨은 이별을 고한다. 아이비를 마음에 둔 맷은 우연히 피터와 제이슨의 관계를 알게 되는데….곧 성인이 되는 고교 졸업반 학생들이 겪는 혼란과 고통을 날 것 그대로 그렸다. 2015년 한국에서 초연돼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이번이 일곱 번째 공연이다. 동성애, 마약, 임신 등 길을 가로막은 벽 같은 현실 앞에서 인물들이 몸부림치는 과정을 가감 없이 비춘다.초반 무대는 10대 특유의 에너지가 끓어오른다. 남들에게 보여지는 자신의 모습에 특히 민감한 시기에 있는 이들의 내밀한 속내를 짚어가며 이야기는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자신의 본 모습을 밝히고 싶어하지만 번번이 좌절하는 피터, 진짜 모습을 숨겨야 한다고 여기지만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음을 깨닫는 제이슨, 화려해 보이지만 말하지 못한 아픔을 지닌 아이비는 인간이 지닌 각각의 연약함을 상징하는 듯하다. 자식의 고민을 애써 외면하려는 어머니, 학생의 고해성사에 교리를 앞세우는 신부는 어른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인간이 만든 질서가 정말 신의 의도에 따른 것인지 질문을 던진다.역동적인 분위기 속 힘찬 넘버, 무거운 공기가 짓누르는 가운데 우울함을 담아내다 점점 처절하게 절규하는 넘버가 이야기의 흐름과 아프게 맞물린다.피터 역은 진호(펜타곤) 강병훈 홍기범이, 제이슨 역은 윤승우 김재한 김수호가 맡았다. 아이비는 성민재 남가현이, 맷은 장현동 황건우가 각각 연기한다.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9월 14일까지. 16세 이상 관람 가능.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눈처럼 하얗게 만개한 꽃들, 초록빛 가득한 언덕과 나무, 푸른 하늘을 풍성하게 채운 구름. 기분 좋은 화사함을 선사하는 클로드 모네의 ‘봄’이다. 넓은 붓터치로 바다와 하늘, 돛단배와 성을 맑게 담은 폴 시냑의 ‘라 로셀’은 단번에 마음을 사로잡는다. 한참 동안 보게 된다. 금박 배경에 팬지 한 송이를 든 붉은 머리카락의 창백한 여인.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의 ‘레지나 코르디움’이다. 라파엘전파 작가들의 모델로 유명한 엘리자베스 시달로, 로세티와 파란만장한 연애 끝에 결혼했지만 오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로세티는 그녀가 눈을 감기 1년 전인 결혼한 직후 이 그림을 그렸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모네에서 앤디 워홀까지’는 거장들의 면면을 확인할 수 있는 명작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모네, 빈센트 반 고흐, 폴 세잔,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 등 89명의 작품 143점을 통해 400년에 걸친 서양미술사의 흐름을 짚어낸다. ●네덜란드 황금기, 인상주의…9개 주제 이번 전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국립미술관인 요하네스버그 아트 갤러리(JAG)가 소장한 작품으로 구성됐다. 앞서 열린 경주, 부산, 제주 전시에는 20만 명이 관람했다. 서울에서 올해 5월 16일 개막한 후 열흘 만에 관람객 2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JAG는 17세기 네덜란드 황금기 작품을 비롯해 18, 19세기 영국과 유럽 미술 거장들의 작품, 현대미술작품에 이르기까지 3만 점이 넘는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JAG는 ‘아프리카의 빅토리아 앨버트 미술관’을 꿈꾸던 플로렌스 필립스(1863~1940)의 노력으로 설립됐다. 필립스 부부를 비롯해 남아공 부호들의 기부와 후원으로 소장품을 확대해 나갔다. 전시는 △17세기 네덜란드 황금기 △빅토리아 시대 영국 미술 △인상주의 이전 △인상주의 △인상주의 이후 △20세기 초반 아방가르드 △20세기 컨템포러리 △20세기부터 오늘날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 예술 △필립스 부부까지 총 9개 주제로 구성했다. ‘필립스 부인’으로 불린 플로렌스 필립스는 유럽 미술품을 20세기 초반 남아프리카로 들여와 요하네스버그를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애썼다. 금광과 다이아몬드 광산을 소유한 리오넬 필립스는 아내의 예술 작품 수집을 적극 지원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리오넬 필립스, 필립스 부인, 그리고 필립스 부인에게 조언해 인상파 작품으로 컬렉션을 확장하게 한 아일랜드 출신 수집가 휴 레인의 초상화를 볼 수 있다. 리오넬 필립스는 지오반니 볼디니가, 필립스 부인과 휴 레인은 안토니오 만치니가 각각 그렸다. 원화로 두 작가의 작품을 만나긴 힘들다. 꽃 그림으로 이름을 떨친 다니엘 세이거스의 ‘꽃병에 꽂힌 꽃’에는 줄무늬 튤립이 눈길을 끈다. 벨기에에서 태어나 네덜란드에 정착했던 그는 네덜란드를 상징하는 꽃인 튤립을 담아냈다. 튤립 중에서도 줄무늬 튤립은 특히 가격이 비싸 구근 하나가 당시 집 한 채 값까지 치솟기도 했다고 한다.‘영국 근대 화가의 아버지’로 불리는 조지프 말로드 월리엄 터너의 수채화 ‘안더나흐의 해머스타인’도 만날 수 있다. 심성아 도슨트는 “많은 관객들이 색상이 화려하고 돋보이는 유화를 좋아하는데, 종이에 그린 수채화는 작품을 옮길 때 더욱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하기에 수채화도 눈여겨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윌리엄 터너의 초상화는 20파운드짜리 지폐에 사용될 정도로 그가 영국 미술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절대적이다. 그의 다른 작품 ‘성 아래의 목초지’는 멀리 보이는 성과 한가롭게 풀을 뜯는 소, 피리 부는 목동을 원근감 있게 담아냈다. 왕립 아카데미에서 원근법 강의를 한 그의 실력이 드러난다.‘오필리아’로 유명한 존 에버렛 밀레이가 바느질하는 여성을 그림 ‘한 땀! 한 땀!’과 두 소녀를 담은 ‘뻐꾹!’도 있다. ( ‘레지나 코르디움’의 모델 엘리자베스 시달은 ‘오필리아’의 모델이기도 하다) 밀레이는 라파엘전파의 창립 멤버이자 이 운동의 대표주자였지만 점점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동료들이 지지했던 스타일과는 다른 방향으로 전환했다. 심 도슨트는 “일상 속 장면을 우아하고 유려하게 그린 초상화는 당시 대중에게 인기를 끌었지만 다른 작가들로부터 상업적인 그림 양식에 무릎을 꿇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밀레, 드가, 로댕…눈이 즐겁다장 프랑수아 밀레가 종이에 목탄으로 그린 ‘농군’은 농민의 삶을 작품에 담아내는데 심혈을 기울였던 그의 노력을 확인할 수 있다. 네덜란드의 ‘밀레’로 불리는 요제프 이스라엘이 그린 ‘목가’는 너른 벌판이 펼쳐진 가운데 나무 옆을 걸어가는 남성과 여성 농민의 모습이 소박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모네의 스승인 외젠 부댕의 작품도 놓쳐선 안 된다. 튜브 물감이 발명되면서 화가들은 실내를 벗어나 야외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 부댕은 풍경을 야외에서 그리기 시작한 작가 중 한 명으로, 바다 풍경을 많이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아르장퇴유의 보트들’, ‘트루빌 항구’, ‘트루빌 부두’는 캔버스의 절반 이상을 하늘로 채우고 구름의 움직임을 빠른 터치로 사실적이면서도 속도감 있게 담아냈다. 시원하고 탁 트인 느낌을 준다. 에드가 드가는 ‘두 명의 무희들’에서 왼쪽에 있는 발레리나의 일부를 일부러 그리지 않았다. 그림에서 보이는 것보다 더 넓은 배경을 상상하게 만든 것. 폴 세잔의 석판화 ‘목욕하는 사람들’은 그에게 중요한 주제인 생트 빅투아르산과 목욕하는 사람들을 결합한 작품이다. 고흐가 종이에 목탄으로 그린 ‘늙은 남자의 초상’도 눈여겨 볼 작품이다. 고흐는 짧은 시간에 즉흥성을 살릴 수 있는 흑백 드로잉을 중시했다. 드로잉을 작품 제작의 근본적인 부분으로 여겨 에너지를 쏟았다.오귀스트 로댕의 브론즈 ‘이브’도 눈길을 끈다. 360도에서 이브를 온전히 감상할 수 있다. 로댕의 드로잉 ‘누드 연구’도 있다. 로댕은 조각가로 유명하지만 드로잉을 단순히 조각을 위한 준비 스케치가 아니라 그 자체로 작품이라 생각해 열정을 쏟았다. 심장을 움켜쥔 여성과 남성을 그린 에두아르 뭉크의 드로잉 ‘두 인물’은 뭉크의 심리 상태가 그대로 전해져 오는 듯하다. 미소 짓고 있는 여성과 달리 우울한 표정을 한 남성은 불안한 뭉크의 내면을 드러내는 것 같다. 어머니와 누나, 남동생을 폐결핵으로 잃고 자신도 죽음의 고비를 넘기면서 뭉크가 겪은 고뇌와 공포, 우울을 직관적으로 느끼게 한다.인상파 화가 카미유 피사로의 아들 루시엔 피사로가 그린 ‘아침 햇살’은 청명한 기운을 머금었다. 피에르 보나르의 ‘봄의 일몰’은 부드러운 스타일과 시적이고 분위기 있는 인상주의 양식을 활용하되 형태를 단순화하고 강렬한 색상을 사용해 추상화 경향을 예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거장 기교 돋보이는 판화도앙리 툴루즈 로트렉의 석판화 ‘코르셋을 입은 여자’, ‘빗질을 하는 여자’도 시선을 붙잡는다. 모델과 발레리나, 거리의 여성과 가까이 지내며 그들의 내밀한 일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묘사한 로트렉의 작품 세계를 확인할 수 있다. 피카소의 석판화 ‘목걸이를 한 여인’, ‘모던 스타일의 흉상’은 단순하면서도 천진한 느낌을 준다. 파스텔로 그린 ‘어릿광대의 두상Ⅱ’에서는 순수함과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피카소는 평생을 어린 아이처럼 그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정교한 묘사가 돋보이는 앙리 마티스의 석판화 ‘꽃과 여인’, ‘앉아 있는 여인’, ‘거울 속의 댄서’도 만날 수 있다. 프란시스 베이컨의 ‘남자의 초상에 관한 연구’는 고통과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크랙!’, ‘금발’은 만화 스타일을 차용한 특유의 작품 세계를 확인할 수 있다. 자기만의 개성을 지닌 작품에 대해 고민하던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만화책에 빠진 아들을 보며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요셉 보이스에 대한 경의를 담아 앤디 워홀이 작업한 ‘요셉 보이스’도 관람객들이 오래 감상하는 작품이다.남아공의 유명 작가 이르마 스턴의 ‘국화’, ‘녹색 사과들’도 있다. 제라드 세코토의 ‘오렌지와 소녀’는 인종 차별이 심했던 남아공에서 JAG가 처음 소장한 흑인 미술가의 작품이다.전시 총괄 큐레이터를 맡은 이탈리아 출신 미술사학자·평론가인 시모나 바르톨로나는 “피카소와 로트렉 등은 유화 뿐 아니라 판화에서도 매우 훌륭한 작품을 남겼다. 작가들 개개인의 기교가 판화에서도 잘 드러나기에 판화도 자세히 감상하면 전시가 더 흥미로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시장은 유명 미술관의 공간을 모티브로 구성해 주제별로 각각 다른 느낌을 준다.전시는 8월 31일까지 열린다. 전시 기간 중 휴관일은 없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7시로, 입장 마감은 오후 6시다. 무료 오디오 가이드를 이용할 수 있다. 평일에 하루 3회(오전 11시, 오후 2시, 오후 4시) 김찬용 심성아 등 스타 도슨트가 직접 설명하는 도슨트 프로그램도 무료로 운영한다. 예약하지 않아도 되며 시작 시간에 맞춰 가면 전시장에서 바로 들을 수 있다. 어린이 미술 교육 프로그램과 전시 연계 특강도 진행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서강대 일반대학원 경영학과 ‘BK21 디지털시대 인간과 기술을 융합한 비즈니스 인재양성 사업단’은 14일 금호아시아나 바오로경영관에서 ‘2025 하계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부동산 정책, 혁신적 경영, 주거문화와 부동산에 대해 논의했다. 김정렬 전 국토교통부 차관은 ‘역대 정부의 부동산정책 리뷰 및 새 정부의 정책 성공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김 전 차관은 “정치·경제 정책 카드로 부동산 대책을 남발하는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데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택가격 변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금리 정책에 주목해야 한다. 주택금융시장을 선진화해 장기 고정금리 대출을 확대하고 다양한 금융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노부호 서강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제3의 경영: 개인의 몰입, 성장, 보람을 추구하는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에 대해 발표했다. 노 명예교수는 “직원은 회사의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돼야 한다. 직원에게 자율성을 부여하고 인정해주며 몰입해서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공동체 정신을 가지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순구 베트남 두이탄대 교수는 ‘베트남 다낭 아파트 주거 경험과 부동산 인사이트’에 대해 발표했다. 서강대 BK21 사업단장인 이상근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간과 기술의 융합이 필수적인만큼 혁신적 인재 양성이 중요하다. 지속적인 세미나를 통해 융합형 경영 인재를 양성하고 산학연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