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대기업 계열사가 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부터 사업을 수주해 중소기업에 하도급을 주고 이 과정에서 ‘통행세’만 챙기는 관행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4일 경쟁을 제한하는 불합리한 거래관행을 규제하기 위해 ‘통행세 관행’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을 외부기관에 의뢰했으며 결과가 나오면 연내에 제도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시스템통합(SI), 광고 등 4개 분야의 일감 몰아주기 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기업 계열사가 다른 계열사에서 일감을 따낸 뒤 계약금액의 10∼20%를 수수료로 챙기고 중소기업에 일을 맡기는 관행이 보편화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연구용역은 광고 등 2, 3개 세부업종을 선정해 업종별 거래관행의 특성, 유형을 분석하고 해외에 비슷한 관행이 있는지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국내 관행에 문제가 있다면 법률적, 경제적 측면에서 효율적인 규율 수단을 찾을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통행세 관행은 분명 문제가 있지만 공정거래법상 불공정 거래행위의 유형에는 이에 해당하는 조항이 없어 대응방안을 찾고 있다”며 “공정거래법이 안 된다면 다른 법률을 개정 해서라도 고질화된 통행세 관행을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복지 및 재정 분야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가 복지혜택을 확대하려면 “소득 있는 모든 국민이 조금씩이라도 나눠 복지 재원(財源)을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복지정책은 ‘소득 하위 30%’에 집중하는 선별적 복지가 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복지공약에 소요되는 자금은 고소득층과 대기업에서 세금을 더 거둬 마련하고, 보편적 복지를 추구하겠다는 여야 정치권 움직임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동아일보가 14일 실시한 ‘조세·재정·복지 현안에 대한 긴급 설문조사’에서 조세·재정 분야 25명, 복지 분야 25명 등 50명의 경제전문가는 최근 정치권이 경쟁적으로 쏟아내는 복지, 조세 정책과 관련해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복지확대 재원 부담 주체’를 묻는 질문에 전문가의 92%는 ‘소득이 있는 전체 국민’이라고 답했다. ‘소득 상위 50%’(4%), ‘소득 상위 10% 이내 고소득층’(4%)이라는 응답은 소수에 그쳤다. 복지를 확대하려면 세금을 전혀 내지 않는 41%의 근로·사업소득자 중 상당수가 조금이라도 세금을 내는 게 바람직하다는 뜻이다.복지정책의 바람직한 수혜대상을 묻는 질문에는 ‘소득 하위 30%’라는 응답이 48.0%로 가장 많았다. 보편적인 복지보다는 한정된 복지 재원을 저소득층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 다음은 ‘하위 50%’(18%), ‘전 계층’(16%), ‘하위 70%’(10%)의 순이었다.우리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연간 복지예산 증액 규모를 묻는 질문에는 44%가 ‘5조 원 이상∼10조 원 미만’을 꼽았다. ‘5조 원 미만’이라고 답한 22%를 합하면 전체의 66%가 10조 원 이내 증액에 손을 들었다. 올해 복지예산 규모는 92조6000억 원이며 새누리당은 최소 9조 원, 민주통합당은 33조 원 이상의 추가 복지정책을 펴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한편 복지전문가들은 한국 사회가 지향해야 할 복지모델을 묻는 질문에 ‘미국식 모델’(8.0%)과 ‘북유럽 모델’(4.0%)보다 북유럽과 미국의 중간 형태인 ‘서유럽 모델’(68.0%)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

“33년 공직생활에 처음으로 가족과 헤어집니다. 지방 근무를 해본 선후배들로부터 ‘혼자 사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임충연 국무총리실 공보지원비서관·54) “아직 교육여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이어서 초등학교 2학년 딸, 다섯 살배기 아들 교육이 제일 걱정이죠.”(주동철 농림수산식품부 운영지원과 주무관·41) “태어나서 처음 서울을 떠나요. 걱정은 되지만 정부청사가 들어선 뒤 과천이 수도권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된 것처럼 잘될 걸로 믿어요.”(김승연 기획재정부 FTA관세이행과 사무관·30·여) 11월 말 국무총리실을 시작으로 연내에 정부 중앙부처 6곳과 산하 소속기관 6곳이 정부직할 특별자치시이자 한국의 17번째 광역자치단체인 세종시로 옮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 시절 신(新)행정수도 건설을 공약한 후 10년 만에 정부부처 이전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충남 연기-공주의 세종시로 옮겨가는 정부 부처 공무원과 가족은 약 1만여명에 이른다. 이들에게 세종시 이전은 삶의 터전을 150여 km 떨어진 곳으로 옮기는 것 이상의 부담으로 다가온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세종시로 내려가는 공무원들은 교육, 문화 등 제반시설 부족이 제일 큰 걱정거리다. 주 주무관은 “수영, 미술 같은 과외활동을 시키고 싶은데 그런 여건이 마련되는 데는 최소 몇 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와 청와대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서울과 세종시를 오가느라 발생할 행정, 경제적 비효율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장성한 자녀와 부인을 서울에 남겨 두고 홀로 세종시로 내려가는 임 비서관은 “서울로 출장 와야 할 일이 많아 불편한 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예산심의 등이 진행될 때는 상당수 공무원이 국회 상주를 위해 세종시를 비워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젊은 공무원들은 주택구입자금 저리대출, 취득세 감면 지원 등을 받아 세종시에 ‘내집 장만’을 하는 희망을 얘기했다. 김 사무관은 “젊은 공무원들에게 서울 시내 아파트 장만은 꿈같은 얘기지만 세종시 아파트 값은 웬만한 서울 전세금보다 싸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카페베네 할리스 엔제리너스 이디야 톰앤톰스 등 대형 커피전문점 가맹본부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불공정 조사를 벌인다. 가맹점주에게 각종 비용을 부당하게 강요했는지 등이 집중 조사 대상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3일 “최근 일부 커피전문점 가맹본부의 불공정 사례가 잇따라 신고됐다”며 “생계형 창업자인 가맹점주가 자립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대대적인 실태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조만간 중점감시 대상 업체를 선정해 4월부터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아직 조사 대상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카페베네 등 5개 대형 국내브랜드 커피전문점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 직영으로 매장을 운영하는 스타벅스와 커피빈 등 해외 브랜드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공정위는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점포 인테리어를 바꾸도록 강요해 부당하게 비용부담을 지운 사례 등을 수집할 계획이다. 모인 사례를 분석해 문제가 많은 가맹본부는 현장조사를 벌여 위법행위를 엄중히 제재할 방침이다. 이 조사는 김동수 공정위원장의 지시로 이뤄졌다. 김 위원장은 1일 조찬강연에서 “공생발전하는 기업 생태계를 만들려면 가맹사업 분야의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며 최근 급성장한 커피전문점 시장 등을 점검할 뜻을 밝혔다. 지난해 말 현재 전국의 커피전문점 수는 전년(8038개) 대비 54% 증가한 1만2381개로 사상 처음 1만 개를 넘어섰다. 카드 결제액을 통해 추정한 지난해 커피전문점 매출액도 전년도의 1조5536억 원보다 59.7% 늘어난 2조4819억 원으로 처음 2조 원을 넘어섰다.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초중학생 자녀를 해외로 조기유학 보낸 부모에게 소득공제 혜택을 주려던 정부의 계획(본보 1월 7일자 A15면 참조)이 취소됐다. 조기유학을 장려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교육관련 부처의 반대와 “고소득층에 세제 혜택을 줘선 안 된다”는 일각의 여론을 의식한 조치다. 다만 초중학생 때 조기유학을 떠났다가 현지에서 고등학생, 대학생이 된 자녀를 둔 부모에게는 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31일 이런 내용이 담긴 세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통과돼 2월부터 적용된다고 밝혔다. 재정부는 지난달 7일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 등을 입법예고하면서 “유학 자격요건을 갖추지 않은 초중학생 자녀를 해외유학 보낸 부모도 올해부터 현지에서 다니는 정규 학교의 등록금 및 수업료를 연 300만 원까지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개정안이 입법예고되자 교육과학기술부는 반대하고 나섰고 재정부는 결국 이 부분을 수정해 국무회의에 제출했다. 다만 재정부는 고교 및 대학교 유학생에 대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자격요건을 삭제했다. 이에 따라 초중학생 때 조기유학을 떠난 자녀가 현지에서 고등학생, 대학생이 된 경우 부모는 연간 각각 300만 원, 900만 원의 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로 잘 알려진 고 이태석 신부의 사랑과 헌신이 깃든 종합병원이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남수단에 세워진다. 가톨릭 사제이자 의사로 남수단 오지인 톤즈에서 봉사하다가 2010년 1월 49세를 일기로 암으로 선종한 이 신부의 이름을 딴 ‘이태석 신부 기념 의과대학병원’은 남수단 최초이자 유일한 현대식 종합병원 겸 의과대학이 된다. 기획재정부는 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남수단 재정부의 마리 제르바세 야크 차관과 윤태용 재정부 대외경제국장,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울지마 톤즈 사업’ 출범식을 열었다. 이날 재정부는 대외 원조차관인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투입해 남수단의 수도 주바에 ‘이태석 신부 기념 의과대학병원’을 건립하고 의료 기자재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병원은 올해 10월 착공되며 건립 후 보건복지부는 무상원조를 통해 교수진 파견, 대학 커리큘럼 개발, 병원운영 노하우 전수 등 기술협력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 사단법인 이태석 사랑나눔은 국민성금을 모아 이 신부가 근무하던 톤즈 마을병원의 운영 정상화를 돕는 한편 ‘이태석 보건소’ ‘이태석 학교’ 등의 건립을 지원하는 톤즈 마을 재건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앞으로 로마 교황청, 해외 비정부기구(NGO), 교민단체 등과 협력해 모금 대상을 확대해 이 사업을 글로벌 프로젝트로 키울 방침이다. 윤태용 국장은 “이 신부가 톤즈에서 펼치던 의료사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기획된 이 사업이 남수단의 보건, 의료 인프라 수준을 크게 끌어올리고 풍부한 지하자원을 보유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남수단과 경제협력 기반을 구축하는 효과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동북부에 위치한 남수단은 2011년 7월 수단에서 독립했다. 2003년 다르푸르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아프리카계 흑인과 아랍계 민병대 간 무력분쟁으로 인종학살이 자행되는 등 큰 혼란을 겪었지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적극적인 개입 등에 힘입어 지난해 평화로운 투표를 통해 세계 193번째 국가가 됐다.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 작년 12월 전력판매량 1% 증가 그쳐지식경제부는 지난해 12월 월간 전력판매량(396억7000만 kWh)이 전년 동월 대비 1.0% 증가하는 데 그쳐 전기 절약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24일 밝혔다. 지경부는 “글로벌 경기둔화의 여파로 산업용 전력 수요 증가가 크지 않았던 데다 작년 12월 기온이 이전 연도보다 평균 2도가량 높았던 게 난방용 전력 절감에 기여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해 연간 총전력판매량은 4551억 kWh를 기록해 전년보다 4.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 하반기 기업경기전망 OECD 하위권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12월 회원국의 기업신뢰지수(BCI) 조사 결과 한국의 하반기 기업경기 전망 수준이 96.2로 조사대상 23개국 중 밑에서 네번째였다고 24일 밝혔다.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터키(93.1), 그리스(95.4), 포르투갈(95.5) 3개국이었으며 가장 높은 나라는 독일(102.2)이었다. 반면 한국의 소비자신뢰지수(CCI)는 99.8로 독일(101.9)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 국민 35% “가계부채가 가장 큰 위협”가계 부채가 올해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협 요인으로 조사됐다. 22일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413명 중 35%인 146명이 이같이 답했다. 다른 위협 요인으로는 △유럽 재정위기 26%(109명) △국회의원·대통령 선거로 인한 포퓰리즘 확산 15%(60명) △미국 경제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 11%(47명) △중국 경기 하강 7%(30명) △원자재 가격 상승 5%(21명) 순이었다. ■ 작년 제조업 7.7%↑-건설 6.9%↓ 성장한국은행은 24일 ‘경제활동별 국내총생산 현황 통계’ 자료에서 지난해 제조업 분야의 생산은 7%대의 성장세를 보인 반면 건설업 분야의 생산은 7% 가까이 감소하는 등 산업별 성장률 편차가 극명하게 엇갈렸다고 밝혔다. 업종별 성장률은 제조업이 7.7%로 가장 높았고 정보통신업(5.7%) 도소매·음식숙박업(5.4%) 보건·사회복지업(4.6%) 운수·보관업(4.1%) 등의 순이었다. 부동산 경기 부진의 여파로 건설업 분야의 성장률은 ―6.9%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7.1%) 이후 가장 낮았다. ■ 세뱃돈 예금 우대금리 상품 한시 판매은행들이 세뱃돈을 예금하면 우대금리를 주는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 직후에 예금하면 연 0.1%포인트의 금리를 얹어주는 ‘키즈플러스 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다음 달 29일까지 어린이가 설에 받은 세뱃돈을 ‘아이사랑 자유적금’에 넣으면 연 4.2%의 특별금리를 적용해주고, 대구은행은 다음 달 7일까지 ‘세뱃돈 특판적금’을 판매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일부 지역의 점포 정리 등 시정 조치를 충족하는 것을 전제로 롯데쇼핑의 CS유통 인수를 승인했다. 대형 유통업체가 기존 점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대기업슈퍼마켓(SSM)을 확장하는 것에 대해 공정위가 시정 조치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위는 24일 SSM인 롯데슈퍼를 운영하는 롯데쇼핑이 다른 SSM 업체인 CS유통(굿모닝마트)의 주식을 취득한 것과 관련해,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는 지역의 점포 매각 명령 등 시정 조치를 내리면서 이를 충족하는 조건을 걸어 인수를 승인했다. 매각 대상 점포는 지역시장 점유율이 94.9%인 대전 유성구 송강동 굿모닝마트 송강점이며 롯데쇼핑은 이 점포를 6개월 안에 제3자에게 팔아야 한다. 또 공정위는 개인점주 지분이 100%인 CS유통의 임의가맹점 하모니마트에 대해 보호 조치를 내렸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은 5년간 하모니마트 점주의 뜻에 반해 계약 내용이나 상호를 바꿀 수 없다. 김성근 공정위 경제분석과장은 “이번 조치는 대기업이 신규 출점 대신 기존 점포를 인수해 SSM을 확대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독과점 폐해를 차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은 315개 점포를 보유한 SSM 시장 2위 업체(점유율 10.9%)이며 7위(2.0%)인 CS유통은 직영점인 굿모닝마트 35개, 임의가맹점인 하모니마트 176개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6월 CS유통 지분을 85% 넘게 인수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 최근 광주에 있는 30평형대 아파트(1억5000만 원)를 마련한 한모 씨(32)는 월 소득이 300만 원이다. 2000cc 신형 자동차(평가액 1500만 원), 1500만 원이 든 저축통장을 갖고 있지만 그는 내년부터 ‘소득 하위 70%’까지 주는 양육수당을 받는다. 반면 서울 외곽지역에서 전세(보증금 2억 원)를 살고 있는 김모 씨(33)는 월 소득 250만 원에 7년 된 1600cc 자동차(평가액 500만 원)를 보유하고 있고, 저축액은 1000만 원으로 한 씨보다 적지만 양육수당 수혜 대상이 아니다. 김 씨는 “전세 보증금을 똑같은 재산으로 계산하면 당연히 집값이 낮은 지방이 유리하다”며 “서울에선 전세 살아도 양육수당을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전국 소득 하위 70% 가구의 0∼2세 영·유아가 있는 가구에 양육수당을 지원한다. 4인 가구를 기준으로 양육수당(1인당 10만 원)을 받는 가구는 연간 최대 240만 원의 혜택을 본다. 하지만 서울에선 양육수당을 받을 수 있는 가구는 60%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내 집’을 가진 가구보다 전세 가구가 수당을 받는 데 불리하고, 2500cc 이상 승용차를 보유한 가정은 소득이 적어도 양육수당을 받기 어렵다. ○ 서울, 경기, 울산 수혜가구 70% 안돼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0년 기준으로 0∼6세 영·유아가 있는 전국 198만8876가구 중 지역별로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가구 비율을 분석한 결과, 서울과 경기, 울산 등 3곳이 70%에 미치지 못했다.서울은 수혜가구 비율이 55.1∼57.8%(맞벌이 여부에 따른 편차)로 가장 적었고 경기는 62.3∼64.6%, 울산은 64.7∼67.1%였다. 전국 영·유아 가구 중 이 세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48.5%로 절반 수준에 이른다. 광역시 중에는 광주의 수혜비율이 가장 높아 77.7∼80.8%가 양육수당을 받을 수 있다. 도 지역에서는 전남이 84.4∼86.7%, 강원이 81.1∼83.7%로 가장 높았다.양육수당을 받을 수 있는 가구 비율이 지역별로 차이를 보이는 것은 양육수당 지급 기준이 전세금이나 집값이 높은 지역에 불리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소득 하위 70%로 확대되는 양육수당의 지급 기준은 4인 가족일 때 월 ‘소득 인정액’ 480만 원 미만이다.소득 인정액은 월 급여뿐 아니라 보유 자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을 더한 것으로 급여 외에 부동산, 금융자산, 자동차가 소득으로 환산된다. 집값 및 전세보증금을 소득으로 환산하면서 빼주는 기초공제액은 집값이 비싼 서울이나, 집값이 싼 광주나 모두 5400만 원으로 동일하다. 서울의 전세금이 웬만한 지방 대도시의 아파트 값과 비슷하거나 높은 점을 감안하면 서울에서는 ‘내 집’을 가진 영·유아 가정은 물론이고 전세 세입자 중 상당수도 양육수당을 받기 어렵다. 실제로 서울에서 3억 원짜리 전세에 살고 있는 가구는 다른 재산이 없더라도 월 급여가 135만 원 미만일 때만, 2억5000만 원짜리 전세에 살고 있는 가구는 월 소득 200만 원을 넘지 않는 경우에만 양육수당을 받을 수 있다.○ 전세가 자가 소유 가구보다 불리재산을 월 소득으로 환산할 때 전세 세입자가 자기 집을 가진 가구보다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는 일반적으로 실거래 가격보다 낮은 시가표준액을 기준으로 환산하지만 전세 보증금은 실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억 원짜리 전세는 월 203만 원의 소득이 있는 것으로 계산되지만 실거래 가격 2억 원, 시가표준액 1억5000만 원인 자기 집 보유자는 월 소득이 134만 원으로 계산된다.자동차에 대한 가중치도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많다. 2500cc 미만 자동차는 부동산과 같은 일반재산으로 분류해 월 1.39%의 소득환산율이 적용되지만 6년이 되지 않은 2500cc 이상 자동차는 중고차든, 장애인 차량이든 상관없이 소득환산율이 33.3%다. 이 기준으로는 2000cc 수입차(평가액 3000만 원)는 월 소득 42만 원으로 잡히지만, 2500cc 국산차(평가액 1000만 원)는 월 소득 333만 원으로 계산된다. 2500cc 이상 자동차를 갖고 있다면 소득이 적거나 중고차더라도 양육수당을 받을 확률이 크게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정치권과 정부가 ‘선택적 복지’에서 ‘보편 복지’로 복지대상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사전 준비를 하지 않아 지역 간 수혜대상이 크게 엇갈리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한다. 최저 생활자인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를 선별하기 위해 2003년에 만든 기준을 약간 변형해 중산층에게까지 지급되는 양육수당 지급 기준 등으로 가져다 쓰면서 충분한 논의나 검토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자동차에 대한 소득 환산 문제 등은 올해 다시 검토할 예정”이라면서도 “같은 대도시 안에서 주거비 차이를 얼마나 반영해줘야 하느냐는 문제는 견해차가 클 수 있어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4·11총선을 겨냥해 부가가치세 간이과세기준 상향 조정과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방안을 꺼내 들었다.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제2금융권 전세자금 대출 이자부담 경감, 영세상공인 카드 수수료 인하 등 서민대책을 내놓은 지 하루 만이다. 여야 대표들이 총선을 앞두고 해당 정부부처와 사전 협의 없이 중소 자영업자 등 서민 표를 의식한 퍼주기 정책들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쏟아내면서 재정건전성 악화 등 부정적 파급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간이과세기준 상향은 세원 투명성과 배치한 대표는 20일 대전시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부가세 간이과세제도 기준을 현행 4800만 원에서 8000만 원으로 올려 세 부담을 경감하고 납세 편의를 도모하기로 했으며 70만 명의 상인이 혜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세금계산서 발급 의무 등이 면제되는 간이과세자는 전체 사업자(법인 및 개인사업자) 523만9000명(2010년 기준) 중 34.9%인 182만8000명에 이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민주통합당 방안은 자영업자의 세원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간이과세를 지속적으로 축소해온 정부 방침에 전면 배치되는 것”이라며 “8000만 원으로 기준을 올린다면 적게는 수천억 원에서 많게는 조 단위까지 세수가 줄어들어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간이과세 제도를 악용해 부가세를 적게 내면 부가세에 연동되는 사업소득세 부담까지 따라서 줄기 때문에 자영업자의 소득 파악이 어려워져 ‘유리알 지갑’으로 불리는 근로소득자와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 섣부른 정책으로 부작용만 우려이날 한 대표는 “민주당은 중소영세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 인하를 위한 여신금융업법과 세법 개정안을 이미 오래전 발의했다”며 “박 비대위원장도 수수료를 낮추는 정책을 발표한 만큼 여야가 힘을 합쳐 2월 국회에서 통과시켰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하루 전 박 위원장과 한나라당 비상대책위는 중소가맹점 카드 수수료율을 최저 수준인 1.5%까지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카드업계는 여야 대표의 발언을 ‘불필요한 압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카드 수수료율은 이미 지난해 10월 카드사들 간 협의를 거쳐 올 초부터 중소가맹점은 1.8% 이하로 낮추고 중소가맹점 범위도 연매출 2억 원 이하로 확대하는 방안을 시행 중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율이 인하되면 카드사 수익성이 악화돼 고객들에 대한 부가서비스 혜택을 줄일 수밖에 없다”며 “이러면 카드사는 매출 기여도가 높은 대형마트나 백화점에만 고객 마케팅을 집중하게 돼 결국 중소상인들은 손님이 줄어들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박 위원장이 19일 내놓은 전세자금 지원 방안에 대한 정부와 부동산 전문가들의 반응 역시 냉랭하다. 그는 저축은행, 보험사 등 제2금융권의 전세자금(월세보증금 포함) 대출 이자부담을 현행 평균 14%에서 7% 수준으로 낮춰 서민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했다. 국토해양부 고위 관계자는 “지원받은 자금으로 현재 살고 있는 집보다 조금 더 좋은 집으로 이전하고 싶은 수요가 생길 수밖에 없는데 단기간에 물량 공급이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에 전세금만 오르고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 불안만 가중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국책연구소의 한 관계자도 “돈을 직접 지원하기보다 전세 대출에 따른 소득세 공제 한도를 확대하는 것과 같은 보조적인 지원책을 대안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간이과세제도 ::소액 거래를 많이 하는 연매출 4800만 원 미만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 부가가치세를 납부하기 위한 회계자료 정리의 어려움을 덜어주도록 세금계산서 발행과 교부, 장부작성 의무 등을 면제해 주는 제도. 자영업자의 자발적 ‘신고 매출’에 의존하기 때문에 탈세의 방편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에 정부는 ‘세원(稅源)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대상을 축소해 왔다. }

“경제 민주화를 반드시 이뤄내고 시장의 탐욕을 견제할 브레이크를 만들겠으며 그 핵심은 재벌 개혁이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17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렇게 밝혔다. 박영선 민주통합당 최고위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가 추진하려는 재벌 개혁은 저렴한 신용카드 수수료율(1%) 등 재벌들이 갖고 있는 각종 특혜를 바로잡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5일 출범한 민주통합당 지도부가 연일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을 근본부터 부정하는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선거를 의식한 한나라당 일각에서도 이런 주장에 동조하는 움직임이 일부 나타나고 있어 4월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MB노믹스’ 뒤집기가 대선 전이라도 현실화될 개연성이 높은 상황이다. 대기업들은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 출총제 부활 카드로 대기업 압박 한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1% 소수를 위한 성장 지상주의와 시장 만능주의가 만들어낸 양극화의 상처를 보듬어 안겠다”며 대표 선거 기간 중 제시한 출자총액제한제도 부활 등 각종 재벌 개혁 정책 추진 의지를 확인했다. 민주통합당은 4월 총선을 거쳐 19대 국회가 ‘여소야대’로 구성될 경우 즉시 공정거래법 등 관련 법 개정에 착수해 핵심 대기업 정책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통합당의 전신인 민주당의 경제민주화특별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상위 10대 재벌기업을 대상으로 출총제를 부활한다’는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여당도 내부적으로 어떻게든 대기업 개혁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분위기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정책쇄신분과는 이날 출총제 부활 등이 담긴 민주통합당의 정책자료 등을 참고해 가며 총선용 정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현 정부의 ‘대기업 프렌들리’ 정책이 민심 이반의 기폭제가 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기업 개혁’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담당 정부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는 난감한 표정이다. 현 정부가 기업 투자환경을 개선한다는 취지로 2009년 출총제를 폐지하긴 했지만, 그에 앞서 외국인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기업이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며 출총제의 대폭 완화를 실행한 것은 노무현 정부(2007년)이기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 집단 내 ‘물량 몰아주기’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출총제 부활보다) 기업의 공시(公示) 등을 강화해 사후적으로 감시하고 관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관계자는 “출총제 부활 주장은 유권자들에게 상징적으로 ‘대기업을 때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할리우드 액션’”이라고 주장했다. ○ ‘반(反)MB노믹스’ 정책 줄줄이 대기 대기업들이 바짝 긴장하는 것은 오히려 법인세율 인상과 관련한 부분이다. 현재 과세표준 200억 원 이상인 기업에 매겨지는 법인세 최고세율 22%를 인상하겠다는 것이 민주통합당 지도부의 복안이다. 과표 100억 원 초과∼1000억 원 구간과 1000억 원 초과 구간을 새로 만들어 각각 25%, 30%의 세율을 적용해 대기업으로부터 더 많은 세금을 거둬 복지정책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금산(金産)분리 완화도 불투명해졌다. 이 법안은 현재 국회 본회의에 가기 직전 단계인 법제사법위원회에 걸려 있다. 금융산업, 비(非)제조업 간에 과도하게 벽을 세워 기업의 투자, 경영활동을 제약한다는 이유로 현 정부가 강력히 추진해 왔지만 현재 국회 분위기로는 통과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본회의에서 기습적으로 인상된 최고소득구간 소득세율(38%)을 40%까지 인상한다는 민주당 지도부의 ‘부자 증세’ 방안도 소득세 감세를 통해 기업가 정신을 제고한다는 현 정부 정책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한 대표 등이 주장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에 대해서는 기업들뿐 아니라 경제 전문가들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우리가 일방적으로 한미 FTA를 폐기하면 한국 정부의 신뢰도가 크게 추락할 것”이라며 “집권 가능성이 있는 정치세력이 그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빌미가 된다”고 말했다.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 출자총액제한제도 ::공정거래법이 정한 특정 규모 이상의 대기업집단 계열사가 순자산의 일정 비율을 초과해 국내 다른 회사에 출자할 수 없도록 한 제도로 1987년 처음 도입됐다. 1998년 2월 폐지→2001년 4월 부활→2007년 4월 완화→현 정부 들어 2009년 3월 다시 폐지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가운데 9개국에 대한 국가신용등급 강등사태와 관련해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16일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장관은 이날 재정부 간부회의를 열어 이번 사태의 대책을 논의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신용등급 강등은 유럽 재정위기를 더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이미 상당 기간 전에 예고된 만큼 시장의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장관은 “정부는 상시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하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날 ‘유럽 재정위기 극복방안과 전망’이란 보고서를 통해 1분기가 위기해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재정위기를 겪는 유럽 주요국의 국채, 은행채 만기가 이 기간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유럽 국가들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려면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대출 여력을 1조 유로로 증액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은 국채 매입을 확대하는 2가지 방안이 동시에 충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 방안이 모두 충족되면 위기가 빠르게 진정되겠지만 한쪽만 이뤄지면 불안이 지속될 것이며 두 방안이 모두 불발되면 유럽발(發)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금융시장은 외화유동성을 확보하고 외환보유액을 보수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박용 기자 parky@donga.com }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액은 사상 최대 규모인 5565억 달러(약 639조 원)로 2년 연속 세계 7위를 지켰다. 수출, 수입을 합한 무역규모는 전년에 이어 9위를 유지했다. 관세청이 15일 내놓은 ‘2011년 수출입 동향’(확정치)에 따르면 작년 수출은 5565억 달러로 2010년(4664억 달러)보다 19.3% 늘었다. 전년대비 63.2% 급증한 석유제품을 비롯해 자동차(28.8%) 선박(15.7%) 등이 증가를 주도했고 반도체(―1.1%) 액정디바이스(―7.9%) 무선통신기기(―0.9%)는 감소했다. 수입은 원자재(31.4%) 수입 등이 커지면서 전년보다 23.3% 증가한 5244억 달러로 집계됐다. 무역수지 흑자는 321억 달러로 지난해 12월까지 23개월 연속 흑자를 냈다. 동남아(508억 달러) 중국(478억 달러) 미국(114억 달러) 등은 흑자였지만 원유를 수입하는 중동(―858억 달러)은 적자였다. 지난해 7월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유럽연합(EU)과의 교역에서 수출은 557억 달러로 전년대비 4.2% 늘었지만 수입은 474억 달러로 22.4% 증가했다. 이에 따라 대(對)EU 흑자는 83억 달러로 전년(145억 달러)보다 62억 달러 감소했다. 수출과 수입을 더한 무역규모는 1조809억 달러로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넘어섰다.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기획재정부는 15일 차관보에 주형환 녹색성장위원회 녹색성장기획단장, 기획조정실장에 김규옥 예산총괄심의관, 예산실장에 이석준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녹색성장기획단장에 유복환 정책조정국장을 각각 내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서울 출신인 주형환 신임 차관보는 덕수상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6회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김규옥 신임 기획조정실장(행시 27회)은 부산 혜광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이석준 신임 예산실장(26회)은 부산 동아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각각 졸업했다. 유복환 신임 녹색성장기획단장(27회)은 경남 진주 출신으로 부산 대동고, 연세대 정치학과를 나왔다.}

“금후(今後) 5개년 동안에 한국의 농촌 경제는 크게 바로잡힐 것이며 공업화의 터전을 닦아서 제2차, 제3차 5개년 계획에서 경제적 비약을 기대한다. 이제 우리 민족도 그 지표(指標)를 얻었으니 명시된 이정표를 쫓아 꾸준히 전진해야 한다.” 1962년 1월 13일 군사정부의 송요찬 내각수반 겸 외무부 장관은 이런 내용의 담화문을 통해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출범을 공포했다. 그로부터 50년. 한국 경제는 고 박정희 대통령과 당시 경제 관료들이 꿈꿨던 것 이상의 비약적 발전을 이뤘다. 1인당 국민소득이 82달러(1961년)로 먹고사는 게 최대 목표였던 세계 최빈국에서 지난해 2만4000달러(약 2784만 원·추정치)의 선진국 문턱에 선 중진국으로 도약했다. 해외원조에 연명하던 나라가 지난해 세계 9번째로 무역 규모 1조 달러 국가 대열에 합류했다. ○ 군사정부가 수립한 1차 계획 1차 5개년 계획은 1961년 5·16 군사정변으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지시로 같은 해 7월 설립된 경제기획원(EPB)의 첫 작품이었다. 기치는 ‘지도받는 자본주의 체제’. 정부가 국가경제 전체를 이끌어가며 필요하다고 판단한 곳에 한정된 자원을 집중 배치하는 ‘개발독재’의 시작이었다. “혁명정부의 지시를 받아 자유당 정권 시절 부흥부에서 만들어 놓고 못 쓴 ‘경제개발 3개년 계획’을 토대로 5, 6명이 달라붙어 밤새워 만들었죠. 당시 공산국가뿐 아니라 일본 등도 정부가 개발계획을 세워서 경제를 견인했습니다.” 기획원 서기관으로 당시 계획 수립에 참여했던 이경식 전 부총리 겸 기획원 장관(79)은 이렇게 회고했다. 1차 계획의 최우선 과제는 농업 국가였던 현실을 반영해 ‘농업생산성 증대에 의한 농가소득 증대’로 정해졌다. 또 전력·석탄 등 에너지 공급원 확보,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수출 증대를 주축으로 한 국제수지 개선, 기술 진흥 등도 과제로 설정됐다. ‘계획 기간 중 연간 7%씩 경제를 성장시킨다’는 1차 계획의 내용을 놓고 경제학자들 사이에선 “불가능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 고도성장 견인한 2∼7차 개발계획 하지만 박정희 대통령은 “국민경제의 재건과 자립적 성장을 이룩하려면 무엇보다 장기 경제개발계획의 수립이 요청된다”며 계획을 밀어붙였다. 1차 계획 5년간 경제는 평균 7.7% 성장해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자신감을 얻은 박정희 정부는 2차 계획(1967∼1971년)을 추진했다. 새마을운동이 시작됐고 경부고속도로가 뚫렸으며, 포항제철(현 포스코)이 착공됐다. 5년간 경제는 평균 10.0%씩 성장했다. ‘1인당 국민소득 1000달러, 수출 100억 달러’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3차 계획(1972∼76년) 기간에는 중화학 공업이 집중적으로 육성됐다. 1차 석유파동(1973년) 영향으로 지체됐지만 1000달러 국민소득과 수출 100억 달러 목표는 4차 계획(1977∼1981년) 첫해인 1977년에 달성됐다. 2차 석유파동(1978년)에도 불구하고 4차 계획 기간 중 한국 경제는 연평균 7.2% 성장했다. 전두환 정부 시절 시작한 5차 계획(1982∼86년)부터는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5차와 6차(1987∼1991년) 10년은 정치·사회적으로 암흑기였지만 경제는 연평균 10.0%씩 급성장했다. 노태우 정부 때 시작해 김영삼 정부 때 끝난 7차 계획(1992∼96년)의 마지막 해인 1996년 한국 경제는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 경제개발 계획의 명암 7차에 걸친 경제개발 계획을 통해 이룩한 고도성장은 괄목할 만하다. 1961년 82달러였던 1인당 국민소득은 7차 계획 마지막 해인 1996년 1만2518달러로 35년간 153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GDP도 21억 달러에서 5728억 달러로 273배로 성장했다. 계획 마지막 해인 1996년 이후 2010년까지 14년간 1인당 국민소득이 1.7배, GDP가 1.8배로 각각 늘어나는 데 그친 점을 고려하면 당시 경제발전 속도가 얼마나 빨랐는지 이해할 수 있다. 고도성장 시대의 교훈을 발전적으로 계승하려면 압축, 고도성장의 후유증인 양극화의 그늘을 해소하는 한편 미래세대의 자양분이 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선택을 받지 못한 취약 부문에 대한 배려와 과감한 규제 완화를 통해 사회 갈등 해소와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경제학)는 “경제발전계획 시절 제조업 중심의 양적 성장에 치중하면서 국민의 삶의 질을 상당 부분 포기한 것이 사실”이라며 “서비스, 복지와 관련한 분야에서 일자리와 성장의 기회를 찾는 선순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설을 앞두고 값이 오를 가능성이 큰 쌀, 돼지고기 등 16개 농축수산물의 공급 물량이 평소의 1.5배로 늘어난다. 당국의 물가 집중관리 품목도 설 성수품 외에 라면, 우유 등을 포함한 40개 품목으로 확대된다. 정부는 10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설 민생안정 지원대책’을 확정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20일까지 설 성수품 외에 라면, 우유, 양파, 고추, 마늘, 밀가루 등 18개 생필품을 포함한 40개 품목에 대해 매일 물가조사를 해 공급이 달리면 비축물량 추가 방출 등으로 대응키로 했다. 또 설 성수품인 쌀, 배추, 무, 사과, 배, 쇠고기, 돼지고기, 명태, 닭고기, 조기, 달걀, 고등어, 오징어, 갈치, 밤, 대추 등 16개 농축수산물의 공급 물량을 21일까지 평소보다 1.5배, 최대 6배로 늘리기로 했다. 과일, 수산물 등 수급이 불안한 품목은 계약재배 물량과 정부 비축분을 집중 공급할 예정이다. 떡쌀용으로 2009년산 정부미 20만 t을 공급해 쌀값도 안정시킬 계획이다. 이와 함께 수협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굴비세트를 시중가보다 30∼50% 싸게 파는 등 정부 비축 수산물 특판 행사를 열고 농산물을 시중가보다 10∼30% 싸게 판매하는 2600여 곳의 전국 직거래 장터도 마련하기로 했다. 한편 관세청은 20일까지 냉동 돼지고기, 쇠고기, 굴비, 한과 등 제수용품과 지역특산품 선물세트를 중심으로 원산지 표시 특별단속을 벌이기로 했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

"최근 국제 국채시장에서 한국 국채의 인기가 상당히 높습니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연합(EU)의 주요국 국채 값이 계속 떨어지면서 외국 중앙은행들이 막대한 보유자금을 마땅히 투자할 데가 없어 우리 국채를 사들이고 있습니다." 최근 만난 채권시장 관계자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라진 한국 국채의 위상을 이렇게 설명했다. 미국, 일본의 경기침체가 길어지고, 유럽 각국이 재정위기의 늪에 빠지면서 상대적으로 재정이 건전하고 성장률이 높은 한국에 국제 투자가들이 관심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외국인의 한국 국채 보유 비중은 작년 말 현재 17.8%(60조9900억 원)로 3년 전인 2008년 말 7.0%(25조4000억 원)의 2.5배에 이른다. 특히 중국(10조2300억 원), 태국(9조7600억 원), 말레이시아(7조9900억 원) 등 아시아 국가의 투자는 대부분 중앙은행 몫이다. 해외에서 우리 국채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정부로서는 고민도 적지 않다. 외국 중앙은행의 한국 투자가 크게 늘어나면 외환시장에 달러가 풀려 원화가치가 급등(원-달러 환율 급락)한다. 세계경제 침체로 올해 수출 전망이 밝지 않은 현실에서 원화 강세는 한국 제품의 국제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본보 9일자 A1·B3면 참조)에서 "해외 중앙은행이 한국 국채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우리 경제에 신뢰를 보인다는 뜻에서 긍정적 신호지만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중앙은행들과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재정위기와 경기침체, 국가신용도 하락에 허덕이는 다른 나라들에게 한국 정부의 걱정은 '행복한 고민'으로 비칠 것이다. 경제위기 때마다 외국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ATM(현금입출금기) 경제'라는 말까지 듣던 한국이 밀려드는 외화자금에 부담을 느껴 브레이크를 거는 것 자체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올해 대선과 총선에서 퍼주기 공약이 쏟아져 힘을 얻는다면 국채의 인기를 떠받치는 재정 건전성과 성장 동력은 금세 훼손될 수 있다. 이런 일이 현실화돼 국채에 투자한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행복한 고민은 곧바로 악몽으로 변할 수 있다. 정치권과 정부가 각별히 명심할 일이다.박중현 경제부 차장 sanjuck@donga.com}

고위 경제 관료와 공기업 사장 출신 인사들이 4월 총선에 줄줄이 출사표를 내고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청와대 참모진에게 “내년 총선에는 관료 출신들이 국회에 많이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과 맞물려 이들이 총선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주목된다. 현 정부에서 주요 공직을 맡았던 인사 대부분은 한나라당 소속으로 총선에 나설 예정이다. 전직 경제관료 출신인 윤영선 경원대 경영학과 교수, 이재균 해외건설협회장, 이강후 한국석탄공사 사장은 10일 한나라당에 입당한다. 윤 교수(행정고시 23회)는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관세청장을 지냈으며 고향인 충남 보령-서천 지역구에 출마할 예정. 국토해양부 2차관을 지낸 이재균 회장(행시 23회)은 불출마를 선언한 김형오 전 국회의장 지역구인 부산 영도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지식경제부 우정사업정보센터장을 지낸 이강후 사장(행시 22회)은 9일 사장직에서 물러나 고향인 강원 원주시에서 총선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심학봉 전 지식경제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기술고시 26회, 행시 34회)은 한나라당 소속으로 경북 구미갑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경북 안동시가 고향인 임주재 전 주택금융공사 사장도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대구 서구에서 출마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 전 사장은 한국은행 출신으로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지냈다. 야권도 경제관료 출신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남 합천군 출신으로 옛 재정경제부 국고국장, 국무총리실 정책상황실장 등을 지낸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행시 17회)은 한국거래소 본사가 있는 부산 남구갑에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할 예정이다. 국토해양부 서울지방 국토관리청장을 지낸 이명노 전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장(행시 24회) 역시 지난달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경제통(通)이 부족해 고위 경제관료 출신이 상대적으로 많은 야당에 국회 경제현안의 주도권을 뺏겼다는 여당 내의 기류, 강점을 계속 지키려는 야당의 맞대응으로 경제관료 출신의 몸값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

“열일곱 살에 은행에 취직해 가장(家長)이 된 일,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다녔던 야간대학 시절 직장과 대학을 병행하며 고시를 준비하던 시간, 그때는 너무 힘들던 일들이 결국 나에게 큰 도움이 됐다는 걸 이럴 때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전날 차관으로 승진한 김동연 기획재정부 2차관은 9일 정부과천청사 사무실에서 담담한 얼굴로 힘겨웠던 젊은 시절을 회고했다. 단정하고 부드러운 외모에서 쉽게 읽어낼 수 없는 고생 이력이다. 서울대 등 세칭 명문대와 명문고를 함께 나온 사람이 대부분인 재정부 공무원 중 그는 드물게 덕수상고, 국제대(야간) 법학과를 졸업한 ‘비주류’다. “열한 살에 서울 중구 신당동에서 미곡 도매상을 하던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가세가 기울었어요. 청계7가 하천변에 무허가 판잣집을 짓고 어머니, 외할머니, 세 동생과 같이 살았습니다. 판잣집이 철거된 뒤 지금의 경기 성남시 수정구 단대동에 강제로 옮겨져 천막을 치고 살았죠. 가난에서 벗어나려면 취직을 하는 수밖에 없었어요.” 충북 음성군 출신으로 55세인 김 차관의 사회경력은 38년에 이른다. 상고 졸업반 때 한국신탁은행에 취직한 이래 지금까지 한 차례도 쉰 적 없이 달려왔다. 8년간 은행 등에서 일하면서 야간대를 다녔고 1982년 국회 사무관을 뽑는 입법고시(6회)에 합격했다. 같은 해 행정고시(26회)에도 붙어 이듬해 3월 경제기획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어린 나이에 은행에 들어갔을 땐 우쭐했죠. 하지만 ‘고졸(高卒) 출신’이라는 현실의 벽은 높았고, 100m 달리기 경주에서 50m쯤 뒤처진 채 출발하는 답답한 기분이 들었어요. 야간대학을 다니고, 은행 합숙소 쓰레기통에 버려진 고시 관련 잡지를 보고 공무원시험 준비를 한 것 등이 젊은 날의 갈증을 푸는 돌파구가 됐지요.”그가 재정부 예산실장을 맡으면서 ‘청년 일자리 지원’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인 데는 이런 경험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 “최근 은행과 공기업들이 고졸 채용을 늘리는 건 대단히 고무적입니다. 없는 사람, 덜 배운 사람에게 우리 사회는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합니다.” 상고 출신으로 옛 재무부, 경제기획원, 재정경제원, 재정경제부와 지금의 재정부를 통틀어 차관 이상의 고위 관직에 오른 사람은 김 차관을 포함해 최각규 전 경제부총리, 김동수 현 공정거래위원장, 반장식 전 기획예산처 차관 등 4명뿐. 강릉상고 출신인 최 전 부총리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덕수상고 출신이다. 김 차관은 “당시 수도권에서는 집안이 어려운 수재들이 덕수상고에 많이 모였다”고 말했다. 상고 출신이어도 최 전 부총리는 나중에 서울대, 김 위원장은 고려대를 졸업했고 반 전 차관만 김 차관의 국제대 선배다. 상고, 야간대 출신이라는 ‘이중(二重)의 비주류 공직자’가 한국의 거시경제와 재정, 세제를 총괄하는 핵심 경제부처 차관 자리에 오른 것은 관가(官街)의 화제가 될 만한 일이다. 그는 “초기에는 학벌, 학연이 없어 손해 본다는 생각을 많이 했지만 끊임없는 자기 계발과 노력을 통해 이런 고민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30년간 공직에 있으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의 하나로 그는 지난해 예산실장으로 정부 예산을 짜던 때를 꼽는다. “몇 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비어버린 나라의 곳간을 채워 넣는 게 앞으로 닥칠 수 있는 경제위기에 대응할 유일한 길이란 생각으로 각종 ‘포퓰리즘적 요구’를 뿌리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고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는 젊은 직장인들에게 김 차관은 이렇게 조언했다. “사람에 따라 공부의 때는 늦게 올 수도 있습니다. 꿈을 높게 갖고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지금의 어려움이 ‘위장된 축복’이란 걸 언젠가 깨닫게 됩니다.”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유럽 재정위기 등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속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해외의 중앙은행들이 한국 국채에 잇달아 투자의사를 표명하자 정부가 해당 중앙은행에 사전협의를 요청키로 하는 등 제동을 걸고 나섰다. 외국자본의 국내 유입이 갑자기 늘어나면 환율의 급변동을 초래하는 등 외환시장이 불안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5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외국의 중앙은행들이 신규로 한국 국채 투자의사를 표명하고 있다”며 “한국 경제에 신뢰를 보인다는 뜻에서 긍정적 신호지만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앞으로 각국 중앙은행과의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재정부 관계자는 “한국 국채에 투자하는 해외 중앙은행과 채널을 만들어 투자시점과 규모 등을 사전에 협의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해외투자자의 한국 채권 투자에 대한 속도조절에 나선 것은 1994년 채권시장 개방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의 한국 국채 투자액은 2008년 25조4000억 원에서 지난해 말 현재 60조9923억 원으로 140% 급증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