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르는 세종시 시대]한국의 17번째 광역자치단체… 부처이전 공무원 희망-불안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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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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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공직생활에 처음으로 가족과 헤어집니다. 지방 근무를 해본 선후배들로부터 ‘혼자 사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임충연 국무총리실 공보지원비서관·54)

“아직 교육여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이어서 초등학교 2학년 딸, 다섯 살배기 아들 교육이 제일 걱정이죠.”(주동철 농림수산식품부 운영지원과 주무관·41)

“태어나서 처음 서울을 떠나요. 걱정은 되지만 정부청사가 들어선 뒤 과천이 수도권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된 것처럼 잘될 걸로 믿어요.”(김승연 기획재정부 FTA관세이행과 사무관·30·여)

11월 말 국무총리실을 시작으로 연내에 정부 중앙부처 6곳과 산하 소속기관 6곳이 정부직할 특별자치시이자 한국의 17번째 광역자치단체인 세종시로 옮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 시절 신(新)행정수도 건설을 공약한 후 10년 만에 정부부처 이전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충남 연기-공주의 세종시로 옮겨가는 정부 부처 공무원과 가족은 약 1만여명에 이른다. 이들에게 세종시 이전은 삶의 터전을 150여 km 떨어진 곳으로 옮기는 것 이상의 부담으로 다가온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세종시로 내려가는 공무원들은 교육, 문화 등 제반시설 부족이 제일 큰 걱정거리다. 주 주무관은 “수영, 미술 같은 과외활동을 시키고 싶은데 그런 여건이 마련되는 데는 최소 몇 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와 청와대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서울과 세종시를 오가느라 발생할 행정, 경제적 비효율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장성한 자녀와 부인을 서울에 남겨 두고 홀로 세종시로 내려가는 임 비서관은 “서울로 출장 와야 할 일이 많아 불편한 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예산심의 등이 진행될 때는 상당수 공무원이 국회 상주를 위해 세종시를 비워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젊은 공무원들은 주택구입자금 저리대출, 취득세 감면 지원 등을 받아 세종시에 ‘내집 장만’을 하는 희망을 얘기했다. 김 사무관은 “젊은 공무원들에게 서울 시내 아파트 장만은 꿈같은 얘기지만 세종시 아파트 값은 웬만한 서울 전세금보다 싸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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