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르는 세종시 시대]2000여명 입주 첫마을 “아직 불편하지만 사람냄새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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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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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거환경과 공사 진척상황


“막상 입주해 살아 보니 큰 불편은 없는 것 같습니다. 조치원과 대전을 오가는 버스는 하루 80차례, 서울 가는 고속버스는 아파트 앞 주차장까지 하루 4차례 운행됩니다.”

지난해 말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에 입주한 자영업자 임규식 씨(52)는 거실에 앉아 눈 덮인 금강 둔치를 바라보며 “입주하길 잘했다”고 말했다. 세종시가 고향인 그는 서울에서 살다가 지난해 말 귀향을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26일 입주를 시작한 첫마을 1단계 아파트는 40여 일 만에 700여 가구가 입주해 주민이 2000여 명으로 늘었다. ‘사람 냄새’가 솔솔 풍기기 시작하면서 도시의 윤곽도 점차 갖춰가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이 많아 생활 여건이 충분히 갖춰지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

○ 세종시 입주 시작…집값도 들썩


세종시 이동은 이미 시작됐다. 첫마을 1·2단계 아파트 주민(1만7000명)의 입주가 끝나고 연내에 6개 정부부처와 6개 산하기관이 이전하면 현재 9만6000명 수준인 인구는 올해 말 13만5000여 명으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 진척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4일 세종시 조성 현장인 충남 연기군 금남면 일대 대전∼천안 국도 1호선 변에선 포클레인 등이 쉴 새 없이 오가고 있었다. 국무총리실 청사는 5층까지 외벽 공사가 진행돼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무총리실이 이전하는 1단계 1구역의 공정은 95%. 올해 말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등이 이전할 1단계 2구역은 공사가 41% 진행됐으며 11월 완공 예정이다.

주변 도로도 공사가 한창이다. 올해 말이면 세종시에서 충북 오송 등 인접 도시까지 자동차로 이동하는 시간이 10분대로 단축된다. 세종시와 KTX 오송역을 잇는 연결도로(9.0km)는 6월 말 개통된다. 세종시와 대전을 잇는 국도 1호선 확장노선(8.8km), 천안∼논산고속도로와 연결되는 정안나들목 연결도로(15.3km)도 각각 5월과 12월 완공된다.

이미 입주를 시작한 첫마을 1단계 아파트에선 입구부터 활기가 느껴졌다. 현재 추세라면 3월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2242채 중 1500여 채가 입주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값도 조금씩 꿈틀대고 있다. 금강이 내려다보이는 149m² 규모 로열층의 2년 전 분양가는 3억5000만 원대였으나 지금은 5000만 원 정도 웃돈이 붙었다. 이 지역 공인중개사 김모 씨(52·여)는 “상가 등이 본격적으로 조성되는 3월부터는 거래가 더 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 기반시설 확충이 과제

하지만 직장을 옮겨야 하는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아직 변화가 피부로 와닿지 않는 눈치다. 이날 세종시 현장에서 만난 한 중앙부처 공무원(49)은 “서울에 가족을 남겨두고 혼자 살 아파트를 몇억 원 들여 산다는 게 여러모로 내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현재의 아파트 웃돈은 거품일 개연성이 높다”고 했다.

세종시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정부청사 추가 건립, 주택 공급, 교육 및 기반시설 확충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얘기다. 세종시 총사업비 22조5000억 원 중 지금까지 집행된 것은 36%인 8조300억 원 수준에 그친다.

올해 이주하는 1단계 청사 외에 내년 이주 예정인 2·3단계 청사는 과학벨트 추진과 설계변경 등으로 1년 정도 늦어졌다. 당장 올해 이전하는 공무원을 위한 주택도 부족하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에 아파트 1만3024채, 오피스텔 1036실을 분양하는 등 2014년까지 공동주택 3만 채를 공급할 계획이다.

도시의 성패를 좌우할 교육 의료 문화 등 서비스 기반도 빨리 구축해야 한다. 정부는 2030년까지의 계획인구(50만 명)에 맞춰 총 150개 학교를 단계적으로 설립할 예정이다. 주민 입주와 함께 대형마트 백화점 병원 등 주민 편의시설을 유치하고 국립도서관, 아트센터, 문화박물관 단지 등 각종 문화시설도 조성해야 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청사 공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도로 등 주요 기반시설을 적기에 건설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연기=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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