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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폭침사건은 북한을 지정학적 완충지대로 여기는 중국의 한반도 정책 속내를 분명히 드러냈다. 한미일 3국의 대북 제재, 천안함 사건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에 맞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2차례나 중국으로 불러들여 밀착을 과시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한미일 대 북-중의 ‘신(新)냉전’ 구도를 고착화시켰다. 신냉전 구도는 한국과 중국의 외교 갈등으로 비화됐다. 천안함 사건이 일어난 지 2개월도 안 된 5월 김 위원장이 방중하자 한국은 중국에 “민감한 시점에 방중을 허용했다”고 항의했다. 이에 중국은 서해 한미 연합군사연습을 반대했다. 또 천안함 사건에 대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반대하고 의장성명에 북한을 공격 주체로 명시하는 것마저 거부했다. 중국은 여전히 북한을 비호하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북한 비핵화의 핫이슈로 떠오른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에 대해서도 그 실체마저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북한 UEP 문제를 안보리에서 논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중국의 완강한 반대로 실현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전문가들은 중국의 북한 비핵화 의지가 눈에 띄게 약해졌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중국은 원래 한반도 비핵화와 안정을 함께 강조했지만 이제 중국의 한반도 정책에서 북한 비핵화는 후순위로 밀리고 북한 안정만이 우선순위로 자리 잡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때일수록 새로운 패러다임의 비핵화 정책을 수립해 미국과 중국, 러시아를 전방위로 설득하고 북한과 담판을 짓는 적극적인 외교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전문가는 “외교의 ‘올코트프레싱’이 필요한 시점인데도 지금 한국의 비핵화 외교는 너무 한가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김성한 고려대 교수는 “통일 한국이 등장해도 미국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구도가 아니라 중국이 참여하는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이 한미 동맹과 공존할 수 있으며 따라서 통일이 중국에 ‘플러스 게임’이라는 점을 한국이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에 미국과의 동맹뿐만 아니라 다자안보협력체가 함께 존재하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이 유엔 주재 미국-북한 대표부 간 뉴욕채널을 통해 미국 정부에 스위스 제네바에서 북-미 직접대화를 하자고 제의한 사실이 확인됐다. 22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최소 2차례에 걸쳐 비공식 대화창구인 뉴욕채널을 통해 미국에 제네바에서 북-미 양자(兩者) 접촉을 열자고 제안해 왔다. 한국 정부는 무엇보다 남북대화가 6자회담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하던 때였다. 이 소식통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나 싱가포르 등 아시아에서 만날 경우 중국의 그림자를 피하기 어렵고 보안이 유지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북한이 대안으로 제네바를 제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국은 북-미 접촉 수용을 검토했으나 남북대화에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직접 대화에 나섰다가 북한에 말려들 것을 우려해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북-미 간 뉴욕채널은 지난해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가동이 중단됐다가 지난해 말 다시 가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올해 초 뉴욕채널을 통해 2009년 중단된 식량 지원을 재개해줄 것을 미 정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8∼30일 중국을 방문해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양제츠 외교부장을 만난다. 김 장관은 이들과 북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논의에 대해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교민 사망자 1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로써 사망이 확인된 한국인은 3명으로 늘어났다. 외교통상부는 21일 “일본 미야기 현 나토리 시에 거주하던 우리 교민 이모 씨(62)가 사망했다고 미야기 현 경찰본부가 주센다이 총영사관에 알려 왔다”고 밝혔다. 이 씨는 1948년 이전부터 일본에서 거주하던 재일 한국인 가운데 한국 국적을 유지하면서 일본에 거주할 권리를 갖게 된 특별영주권자로 확인됐다. 센다이 시에 파견된 외교부 신속대응팀은 재일 민단을 통해 이 씨의 장남에게 사망 사실을 알렸으며 장남이 시신을 직접 확인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19일 어둠이 오기 시작한 오후 6시 45분경 리비아 반카다피군의 마지막 거점인 벵가지 외곽. 공중조기경보통제기와 공중급유기의 지원을 받아가며 벵가지 주변 150km 상공 비행금지구역을 감시하던 프랑스의 라팔과 미라주 전투기 10대가 카다피 친위대의 장갑차와 군용차를 공격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미국, 유럽연합(EU) 및 아랍연맹과의 리비아 관련 합동회의를 마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리비아에 대한 군사작전이 시작됐다”고 밝히고 프랑스 공군이 비행금지구역 감시에 들어간 지 불과 3시간 만이었다. 곧이어 탱크 4대도 프랑스 전투기의 공격을 받는 등 수십 대의 탱크와 장갑차, 군용차량이 파괴됐다. 이번 리비아 공격은 프랑스와 영국이 주도했고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전쟁 등에 발이 묶여 있는 미국은 지원자의 역할에 머물러 국제사회 군사개입의 다극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토마호크 미사일 발사가 공격 신호탄 프랑스 전투기의 공습 후 지중해에서 대기하고 있던 미국 영국 해군의 군함에서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이 쉴 새 없이 불을 뿜었다. 주 목표는 수도 트리폴리와 주와라, 미스라타 등 서부 주요 도시의 해안을 중심으로 지대공 미사일이 배치된 방공시설과 레이더망. 유도탄 구축함인 USS스타우트와 USS배리, 핵잠수함 USS프로비던스, USS플로리다, USS스크랜턴 등 미국과 영국 해군 함정들이 124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라크전쟁 때도 토마호크 미사일이 공격 신호탄이었다. 이 작전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외에 이탈리아와 캐나다도 참여했다. 미 합참의 윌리엄 고트니 해군제독은 방공 시설에 대한 1차 미사일 폭격이 끝난 뒤 “이번 공격은 다단계 작전 중의 첫 번째 작전”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을 방문 중이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사일 공격 후 성명을 통해 “미군의 리비아에 대한 제한적인 군사 행동을 승인했다. 그 행동들이 시작됐다”며 “(무아마르 카다피 원수의) 행동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국의 군사작전은 치밀한 조율을 거쳤다. 사르코지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9일 파리에서 긴급히 열린 리비아 주요국 회의 때 별도 3자회동을 갖고 ‘프랑스가 비행금지구역 감시를 시작하고 미 영 해군이 미사일로 카다피군의 방공시설을 폭격한다’는 데 최종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카다피군이 “안보리 결의에 따라 모든 공격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한 지 하루도 안 돼 19일 전투기로 벵가지를 폭격해 90명이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군사 개입을 더는 늦출 수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는 것. 프랑스 국방부 관계자는 “트리폴리 등 서부권은 미국과 영국이, 동부 벵가지 중심의 지역은 프랑스가 관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영국군은 20일 오전 2시 30분경 칠흑같이 어두운 시간에 트리폴리 공습을 감행했다. 카다피군의 레이더망이 파괴된 틈을 노린 것. 일부 포탄은 카다피 원수의 관저인 ‘바브 알아지지아’ 인근에도 떨어졌다. 미스라타 서부에서도 폭격이 목격됐다. 이 공습은 영국 동부 마람 공군기지에서 발진한 토네이도 전투기 8대와 지중해의 영국 잠수함이 주도했다. 카다피군은 지대공 미사일과 대공화기로 10분간 맞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시칠리아 군기지에 지원병력 속속 도착 1단계 공격이 이뤄지는 동안 리비아에서 가까운 서방국 기지인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 섬의 시고넬라 기지 등 7개 군 기지에는 지원 병력이 속속 도착했다.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정부 “리비아 교민 철수하라” 권고했지만… ▼118명 기업 핵심시설 보호… “철수땐 향후 기업활동 곤란”리비아 내 한국인에 대한 위험이 커지고 있으나 정부는 이들에 대한 철수 방침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리비아에서 철수하라는 정부의 권고에 현지 진출 기업들이 계속 남아 있겠다고 맞서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핵심시설을 보호하는 한편 지금 철수하면 향후 기업활동 재개에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로 철수를 꺼리고 있다. 정부는 20일 오후 외교통상부 민동석 2차관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 회의에서 외교부 측은 ‘기업 관계자를 비롯해 리비아에 남아 있는 한국인 118명 중 최소한의 인력만 남기고 철수시키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해당 기업들과 협의한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기업들이 ‘철수하지 않겠다. 육로 철수가 더 위험하다’고 말해 철수가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철수가 어렵다면 지하 방공호 같은 대피시설을 제대로 갖추도록 기업들에 요청키로 했다. 그렇지 않으면 잔류 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달 초 리비아를 여행금지국으로 지정하고 잔류를 원하면 22일까지 허가를 받도록 했다. 정부는 3일과 14일 한국인 철수를 지원한 뒤 아덴 만으로 향하던 청해부대 최영함을 수에즈 운하 인근에서 대기하도록 했다. 당초 최영함은 항로를 돌려 리비아 북부 해역으로 가려 했으나 정부의 철수 방침 확정이 지연되면서 일단 수에즈 운하를 건너지 않은 상태에서 비상상황에 대비하고 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오디세이 새벽 (Odyssey Dawn) ::호메로스의 장편 서사시 오디세이에 나오는 오디세우스는 지중해를 무대로 한 트로이와의 전쟁에 나서기를 거부하지만 고민 끝에 참전해 대승을 거두고 영웅으로 귀환한다. 이번 리비아 군사작전의 무대가 지중해라는 점과 고민 끝에 군사행동 참여 결정을 내린 다국적군의 결의를 담은 작전명이다.}

“요즘 강조하는 공공외교(public diplomacy)는 추상적이고 어렵다. 어떤 콘텐츠가 담길지 잘 모르겠다.” 정부 관계자에게서 이런 얘길 들은 적이 있다. 외교통상부가 정의한 공공외교는 ‘소프트 파워(문화와 가치관)를 통해 상대국 국민에게 자국의 정보를 제공하고 이해시킴으로써 국익을 증진하는 것’이다. 알 듯 말 듯 쉽게 다가오지 않는 공공외교의 참뜻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미야기 현 서울사무소에서 느낄 수 있었다. 대형 지진해일(쓰나미)에서 살아남은 언니와 극적으로 연락이 닿은 김미숙 씨(45)는 1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미야기 현 서울사무소에 거듭 감사를 표시했다. 미야기 현 서울사무소가 언니를 찾아준 것은 아니다. 김 씨가 보낸 e메일에 조카가 답장을 해와 언니와 연락이 됐다. 사무소는 연락이 안 된다는 김 씨의 사연을 받고 소식을 알아보기 위해 노력한 것뿐이다. 그럼에도 김 씨는 “(사무소 측은) 이미 퇴근했어야 할 시간인 저녁에 여기저기에서 소식을 찾고 있다고 매일 연락을 줬다. 자기 가족을 걱정해주는 것 같은 마음이 정말 고마웠다”고 말했다. 미야기 현 서울사무소의 한국인 직원인 서미영 과장은 18일 통화에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단지 서 과장의 개인 성품이나 그가 한국인이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하지만 서 과장은 “아니다. 아베 다가오 소장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한국인 가족들을 도와주라고 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아베 소장도 지진 발생 초기 가족과 연락이 되지 않아 그 노심초사하는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것이다. 아베 소장도 직접 한국인 실종자들을 찾기 위해 웹사이트를 뒤진다고 한다. 소장과 직원 2명뿐인 이 작은 사무소는 이번 주 초까지 매일 40∼50통씩 걸려온 한국인 생사 문의 전화에 성심을 다해 응했다. 1992년 한국과 경제·문화교류를 위해 서울 중구 정동에 개설된 이 사무소가 꼭 하지 않아도 될 일인데도 진심을 다해 해준 덕분에 김 씨를 비롯해 이곳에 가족이나 친지의 생사를 문의한 한국인들은 앞으로 ‘성심성의, 따뜻함’이라는 가치로 일본을 기억할 것이다. 김성환 외교부 장관은 지난해 취임사에서 “국가브랜드에 대한 이해와 호감을 높이고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영향력을 증대시키는 소프트파워 외교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공공외교가 결국 상대국 국민을 감동시켜 마음을 얻는 것이라면 미야기 현 서울사무소는 ‘공공외교란 이런 것’임을 유감없이 보여줬다.윤완준 정치부 zeitung@donga.com}
11일 지진으로 지진해일(쓰나미)이 밀어닥친 일본 미야기 현 히가시마쓰시마에 사는 언니 김미애 씨(49)와 연락이 되지 않아 며칠째 애를 태웠던 미숙 씨(45). 언니가 사는 곳은 공군기마저 힘없이 쓸려간 자위대 부대 근처 바닷가였다. 불길한 생각이 밀려왔다. 실낱같은 기대로 큰 조카에게 영어로 e메일을 보냈다. 미애 씨는 일본인과 결혼해 대학과 고교에 다니는 두 딸을 뒀다. 지금까지 큰 조카와 e메일을 주고받은 건 불과 한두 번. 조카들은 한국어를 하지 못했고 미숙 씨는 일본어를 하지 못한 때문이다. 뜬눈으로 밤새우는 시간이 길어지며 지쳐가던 16일 저녁, 기적처럼 조카의 e메일 답장이 왔다. “엄마, 동생과 함께 미야기 현 야모토 지하철역의 대피소에 있다”는 내용이었다. 전화는 불통이지만 인터넷이 가능해졌다고 했다. 쓰나미가 닥쳤을 때 미애 씨는 학교에 간 딸들을 데리러 야모토 지하철역 쪽으로 나왔다가 가까스로 화를 면했다고 한다.짧은 동영상도 보내왔다. 지하철 대합실로 보이는 대피소를 배경으로 찍은 동영상 속의 미애 씨는 초췌한 얼굴이지만 표정은 밝아보였다.“(동영상에서) 언니는 ‘안심하라, 건강하다’고 전했어요. 언니가 조카들에게 한국말로 ‘괜찮다’고 말하라고 하자 조카들이 손을 흔들며 ‘괜찮아요’라고 했습니다.” 미숙 씨는 “배가 고프다는 말에 너무 안쓰러웠다. 바나나를 먹으며 버티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형부를 비롯해 언니의 시부모는 아직 행방불명이다. 하지만 미숙 씨는 희망을 잃지 않기로 했다. 미야기 현 서울사무소의 존재가 힘이 된다. 사무소는 한국과 경제, 문화교류를 위해 1992년 서울 중구 정동에 개설됐다. “언니 가족을 찾기 위해 연락을 한 이후 직원인 서미영 씨가 매일 전화를 줘 가족을 찾는 상황을 알려줬습니다. 자신의 일처럼 안타까워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습니다.”사무소는 이제 미숙 씨 형부를 찾는 일을 돕고 있다. 형부를 찾는 어느 일본인의 글을 봤다며 그 사람과 연락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미숙 씨는 외교통상부 영사콜센터에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언니가 일본 국적을 취득했다고 말하자 접수 대상이 안 된다고 하더군요. 지푸라기도 잡고 싶은 절박한 심정을 헤아리지 않아 안타까웠습니다. 결국 언니의 정보를 남기지 못한 채 전화를 끊어야 했습니다.”미숙 씨는 “아직 가족을 찾지 못한 다른 모든 분도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이 지난달 10일 남북 군사실무회담 결렬 이후 냉각된 대화 기류를 되살리려는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남하한 북한 주민 31명 전원 송환을 주장하던 북한은 15일 일단 귀순자 4명을 뺀 27명의 송환을 받아들이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또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유예 가능성까지 흘리며 북핵 6자회담 재개를 거론했다. 이는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북한 이슈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급속히 사라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日 지진 사태를 국면 전환의 기회로?북한 조선적십자회는 15일 판문점 연락사무소를 통해 전통문을 보내 “기다리는 가족들의 심정을 고려해 해상을 통해 (북한 주민) 27명을 우선 돌려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그동안 주민 31명 중 4명이 귀순한 데 대해 ‘귀순공작’이라고 비난하며 31명 전원 송환을 고집했던 태도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남측이 송환 방침을 통보한 후 12일 만이다.이에 남측은 “해상을 통해 북한 주민 27명을 송환하겠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남측은 서해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만큼 북측이 원하면 16일 판문점을 통해 송환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그러나 북측은 “서해상 날씨가 좋아지면 해상 경로를 통해 주민 27명과 배를 넘겨받을 것”이라고 거듭 해상 송환을 주장했다.북한의 태도 변화는 주민 31명 문제로 남측과 실랑이를 벌여 봐야 대외적인 대화국면을 조성하려던 자신들의 구상 실현이 어려워질 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판문점을 통해 공개적으로 송환을 받아들일 경우 그동안 주장해온 ‘전원 송환’을 갑자기 철회한 데 대해 대내외적인 명분을 세우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이런 태도 변화를 유도한 요인은 동일본 대지진으로 보인다. 조선적십자회는 14일 이례적으로 일본 적십자사에 위로 전문을 보내기도 했다. 정부 소식통은 “동일본 대지진이 국제사회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북한의 행태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줄어드는 기류를 보면서 한편으론 국면 전환의 기회라고 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핵실험 유보’로 6자회담 재개 요구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에 나갈 수 있고 6자회담에서 우라늄농축 문제가 논의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최근 방북한 알렉세이 보로답킨 러시아 외교차관의 면담 결과를 전하면서 이같이 전했다.북한은 새로운 ‘미끼’도 제시했다. 러시아 측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의 임시 중지, 우라늄농축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전문가들의 접근 등 건설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6자회담이 열리면 러시아 측 제안대로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의 유예 조치를 할 수 있다는 태도인 셈이다.북한이 이처럼 외견상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한미일 3국이 6자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남북대화 진전과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이를 우회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6자회담에서 우라늄농축을 논의하겠다는 것은 결국 ‘평화적 핵 이용’ 권리 허용을 주장하겠다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실제로 14일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군축회의에서 북한 대표단은 “우리는 언제나 책임적인 핵보유국으로서 국제사회 앞에 지닌 자기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해 나갈 것”이라며 이 같은 의도를 드러냈다.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이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리비아 정부의 유혈진압 규탄 및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민주화 지지 결의안’ 표결 당시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와의 개인적 인연 때문에 기권한 사실이 15일 뒤늦게 확인됐다. 이 의원은 기자에게 “결의안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카다피 원수가 우리 기업에 잘해 줬다. 지금 상황은 안타깝지만 그는 한국에 우호적인 사람이었다”면서 “내가 아니라도 결의안이 통과될 것 같아 기권했다”고 말했다. 이 결의안은 카다피 원수에 대한 강한 비난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의원은 적극적인 자원외교 활동을 하면서 카다피 원수와 인연을 맺었다. 지난해 9월 국가정보원이 리비아에서 정보활동을 했다는 의혹으로 양국 관계가 경색됐을 때 이 의원이 리비아를 방문해 카다피 원수를 만나 사태를 해결하기도 했다. 결의안 표결 당시 재석 의원 226명 중 224명이 찬성했다. 이 의원과 김충환 의원만 기권했다. 현재 해외에 있는 김 의원은 기권 사유가 확인되지 않았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 “정부가 日교민 SOS전화 외면했다”는데…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교민의 전화를 외교통상부 간부가 외면했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해당 외교부 간부가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14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민동석 외교부 제2차관에게 “일본 센다이에서 한 교민이 전화로 SOS를 요청하니 외교부 간부라는 사람이 ‘민간인이 하지 말고, 센다이총영사나 공무원을 통해 전화하라’고 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의원이 지목한 외교부 동북아국 간부는 15일 “한일의원연맹(회장 이상득) 박정호 사무총장이 12일 오후 전화해 ‘주센다이 총영사관에 대피한 교민이 전세기를 띄워 귀국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래서 ‘외교부가 조치를 취할 수 있게 총영사관이 (본부에) 전문을 보내줄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이 전부다”라고 해명했다. 박 총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외교부 간부의 해명이 사실”이라며 “내가 이 의원에게 ‘외교부 간부가 일방적으로 외면했다’는 식으로 얘기하진 않았다”고 해명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대통령실 경호처는 12일 발생한 대통령 전용기(공군 1호기) 회항 사건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정확히 가리기 위해 전용기(B747-400)를 제작한 미국 보잉사에 조사를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김인종 경호처장은 이날 오후 공군과 대한항공 고위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불러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최대한 객관적인 방법으로 사고 원인을 밝혀 이른 시일 안에 조사 결과를 발표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배석자들이 전했다. 배석자들은 조사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번 사고와 관련성이 없으면서도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기관이 조사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으며, 이를 위해 보잉사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 정부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일본에 구호물품을 지원할 방침도 내놓았다. 그러나 정부가 일본에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은 이미 바닥을 드러낸 상태인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공적개발원조(ODA) 대상(저개발국·개발도상국)이 아닌 선진국이 재난을 당했을 때 지원할 수 있는 구호 예산은 한 해 20만 달러에 불과하다. 외교부는 이 중 약 16만 달러를 지난달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지진 때 구호물품 지원으로 소진했다. 이 소식통은 “동일본 대지진 피해 복구를 돕기에 충분한 구조단 파견과 구호물품을 지원하려면 50만∼60만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가용 예산은 약 4만 달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일본이 ODA 대상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ODA로 지원되는 긴급구호예산을 쓸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에 구호물품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예비비 신청을 하거나 다른 예산에서 전용해야 할 형편이다. 예비비 신청은 집행까지 시간이 걸려 구호물품 지원이 늦어질 수 있다. 지난해 8월 러시아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을 때 예산이 이미 소진돼 예비비를 신청했으나 예산이 나온 뒤엔 이미 산불이 진화돼 구호물품을 지원하지 못한 일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당국자는 “예비비 집행을 최대한 신속히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강진으로 인한 대형 쓰나미가 갑자기 밀어닥친 일본 이와테 현의 해변마을에 한국 교민 30명이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정부 당국자는 11일 “불통됐던 유선전화가 밤늦게 다시 연결되면서 주센다이 총영사관과 이 지역 6개 민단 관계자들이 확인해보니 이와테 현 해변마을에 교민 30명이 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갑자기 해일이 밀려들어 모두 연락이 끊긴 상황”이라며 “한국인 희생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날 외교통상부 재외동포영사국과 주일 대사관, 주센다이 총영사관에 비상대책반을 꾸렸으나 피해가 워낙 광범위한 데다 전화가 반복적으로 불통돼 한국인 피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발을 동동 굴렀다. 외교부 관계자는 “정확한 한국인 피해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해변 지역에 비해 비교적 피해가 덜한 센다이 시내에서는 총영사관 직원들이 교민들의 집을 돌아다니며 안전을 확인하고 있다고 당국자가 전했다.관계자들은 쓰나미가 덮친 도호쿠 지역에 교민 1만1570명이 머물고 있기 때문에 한국인 사상자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당국자는 “도호쿠 지방에 교민 외에 약 1000명의 관광객이 더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위험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센다이 총영사의 관저가 무너졌고 총영사관도 강진 충격으로 건물에 금이 가는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총영사관에는 도호쿠대 소속 한국인 교수와 유학생 5, 6명이 피신해 있다고 한 당국자는 전했다.정부는 11일 강진과 쓰나미로 피해를 본 일본에 중앙119구조단과 의료진 등 약 120명을 긴급 파견하기로 했다. 119구조단의 일본 급파 방침에 따라 국방부는 공군 C-130 수송기 3대를 지원하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구조단을 파견하기 위해 공군 C-130 수송기 3대가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이륙 준비를 끝내고 대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주일본 한국대사관이 일본 당국과 구조대 파견을 위한 협의를 하고 있으나 아직 일본이 답을 못 주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애초 구조대 40여 명을 파견할 방침이었으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인력을 대폭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나리타 국제공항이 폐쇄됐고 센다이공항은 물에 잠겨 구조단이 피해지역에 투입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외교부는 12일 교민 보호를 위한 신속대응팀 2명을 파견한다. 외교부는 민동석 2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비상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일본 이외 태평양 연안 국가의 공관에도 긴급 전문을 보내 비상대책반을 꾸리고 교민 안전에 각별히 신경 쓰도록 지시했다.국토해양부는 강진으로 도쿄 나리타공항 등이 폐쇄되면서 한일 노선 항공기 운항이 차질을 빚자 항공기 운항 및 체류 승객과 화물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비상대책반’을 구성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반 청와대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일본의) 이웃나라로서 최선을 다해 피해복구와 함께 필요하면 구조활동을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일본 지진이 향후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정부 부처가 점검해 대책을 세우도록 하라”는 지시도 내렸다.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에게 위로전문을 보내 “대규모 지진과 해일로 귀중한 인명피해와 손실이 발생한 데 대해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희생자 분들에게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한다. 일본의 피해가 최소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지진 발생 소식을 접한 뒤 권철현 주일 대사, 김정수 센다이 총영사 등과 통화를 하고 현지 피해 상황 등을 보고받았다.11일 발생한 일본 대지진의 피해가 확산되자 국내 정치권은 한목소리로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이날 요코미치 다카히로 일본 중의원 의장에게 보낸 위로전문을 통해 “참으로 애통함을 금할 길이 없다. 대한민국 국회의장으로서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고 한종태 국회 대변인이 전했다.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은 일본의 지진 피해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일본인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며 “우리 정부는 피해 발생 지역에 교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만큼 현지 공관들과 긴밀히 협의해 안전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일본의 피해가 최소한에 그치길 기원하며, 일본 국민이 충격과 피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대한민국 정부도 적극 지원에 나서야 한다. 외교부는 신속한 피해 현황 파악과 교민 안전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13일부터 실시될 정부 합동조사단의 상하이 주재 한국총영사관 현지 조사에서 범죄 사실이 확인되면 ‘상하이 스캔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에 나와 “정부 합동조사단 조사에서 범죄가 될 만한 사실이 나오면 바로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도 “현지 조사에서 비리 혐의가 발견되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기밀 누설 등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검찰의 수사가 필요하다”며 “(해외 주재 외교관들의) 직무수행 정당성에 대해서는 감사원이 직무감찰을 하는 이원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는 상하이 총영사관 기밀유출 사건을 계기로 모든 재외공관에 여권과 비자 발급 업무에 비위 사실이 있는지 조사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외교부는 여권과 비자 발급 등 영사문제에 대해 위법 사실이 있는지 각 재외공관의 공관장이 책임지고 파악하도록 지시했다. 상하이에 파견되는 합동조사단은 총영사관 관계자 진술과 폐쇄회로(CC)TV 확인을 통해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가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고위 인사와 국회의원들의 전화번호를 유출했는지를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또 덩신밍(鄧新明) 씨의 여권 및 비자 발급이 불법적으로 이뤄졌는지, 비자발급 대행업체 선정에 문제가 있었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외교부는 상하이 총영사관 현지 조사에서 비자 및 여권 발급 과정에 불법 사실이 드러나면 법무부와 함께 여권 발급 시스템을 개선하는 문제도 검토할 방침이다. 조사단은 총영사관이 덩 씨에 대한 상하이 교민들의 투서를 묵살했다는 의혹을 비롯해 스캔들에 연루된 총영사관 직원이 더 있는지도 조사한다. 조사단에는 총리실 직원 7명과 외교부 감사관실 직원 2명, 법무부 직원 1명이 참여한다. 그러나 조사단의 현지 조사가 주로 총영사관 직원들의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중국 국적인 덩 씨에 대한 조사가 사실상 불가능해 진상 파악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덩 씨가 중국 국내법을 위반한 사례를 찾아야 수사의뢰가 가능하지만 아직은 ‘간통 가능성’ 외에는 조사가 제한적이어서 확인 과정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간통죄는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다. 한편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10일 “우리도 대책반을 만들겠다”면서 “(국가) 외교를 위해서라도 최소한 국정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지금 정국은 여성 세 분(고 장자연, 에리카 김, 덩 씨)이 이끌고 있다. 정권 말기 현상이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유엔군사령부가 지난해 11월 발생한 북한의 연평도 포격이 자위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9일 유엔 사무국에 냈다. 외교통상부는 이날 “유엔 사무국이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유엔사가 작성한 특별보고서를 공식 문서로서 회람했다”고 밝혔다.외교부에 따르면 유엔사 보고서는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은 한국에 대한 적대적인 무력행사이자 의도되고 계획된 행동으로 자위권으로 정당화될 수 없는 행위”라며 “북한 무도와 개머리 지역에 대한 한국 해병대의 대응사격은 자위권 행사로서 정당하다”고 명시했다. 유엔사는 또 △정전협정에 따라 관련국 간에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적절한 협정 체결 △유엔사와 북한군 간 장성급 회담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과 적대행위·무력행사 중지를 위한 유엔사 참전국 연락단 및 중립국감시위원회 대사와 한국 정부 간 협의를 유엔에 건의했다.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특별조사팀은 지난해 12월 6∼13일 연평도 포격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였다. 유엔사는 6·25전쟁 당시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활동 결과를 안보리에 보고할 의무가 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중국 상하이 주재 한국총영사관의 기밀 유출 스캔들과 관련해 2월 초 민정수석비서관실을 통해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의 1차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또 최근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참모진으로부터 추가 보고를 받고 철저하게 조사해 엄정하게 조치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에 따라 9일 국무총리실 법무부 외교통상부 등이 참여하는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상하이 현지 조사를 포함한 전면 재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합동조사단은 조만간 10명 이내의 현지조사팀을 중국 비자가 나오는 대로 다음 주 중 상하이로 파견해 기밀 유출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덩신밍 씨가 총영사관의 비자발급 대행기관 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추가로 유출된 기밀자료가 더 있는 것으로 밝혀질 경우 외교적 마찰 등 파장이 확산될 소지가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무원 복무규정 위반을 넘는 위법 사실이 드러나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덩 씨를 직접 조사할 수 없는 게 한계”라며 “북한과의 연계성 여부가 관심이긴 하지만 아직 확인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공직복무관리관실은 이날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를 서울 종로구 창성동 별관의 조사실로 이틀째 불러 김 전 총영사가 갖고 있던 자료들이 덩 씨에게 유출된 경위 및 덩 씨와의 관계 등을 집중 조사했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이날 품위손상과 자료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외교부 직원 P 씨(48)도 불러 조사를 벌였다. 외교부도 정부 합동조사와 별도로 자체 조사를 벌였다. 한 당국자는 “필요하면 김 전 총영사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한때 단순 치정사건으로 여겨진 ‘상하이 스캔들’이 국가기밀 유출사건으로 옮겨가고 있다. 정부가 합동조사단까지 꾸려 이 사건에 대한 상하이 현지조사까지 포함한 강도 높은 전면 재조사에 나선 것도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이 9일 김정기 전 상하이총영사를 다시 불러 8시간가량 집중 조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총리실은 김 전 총영사가 갖고 있던 자료들이 어떻게 문제의 중국 여성 덩신밍 씨에게 유출됐는지가 사건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총리실은 그가 덩 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실이 있는지, 자신이 갖고 있던 자료를 덩 씨에게 직접 건넨 사실이 있는지를 집중 조사했다.하지만 김 전 총영사가 대부분의 의혹을 부인하면서 “잘 모르겠다”는 답변으로 일관해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다만 정보기관의 음해라는 기존 주장은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제기한 것은 실수”라며 철회했다. 김 전 총영사는 또 전날 언론과 인터뷰하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과 달리 이날은 취재진과의 접촉을 극도로 꺼리는 등 크게 달라진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에는 기자들을 피해 조사실이 있는 총리실 창성동 별관 후문으로 몰래 들어갔고, 밤늦게 귀가하면서도 “할 말이 없다”며 건물을 빠져나갔다.이처럼 김 전 총영사에 조사가 집중되면서 공관장 자질이 의심되는 그의 행적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그는 최근 임기가 만료돼 귀국했다고 밝혔으나 사실상 이번 사건 때문에 소환된 것으로 알려졌다.무엇보다 정부 안팎에서는 능력을 검증받지 않은 김 전 총영사가 정권 창출에 기여했다는 이유만으로 공관장이 된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직업외교관이 아닌 정치인 출신이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서울 노원병에 출마하면서 정치권에 뛰어들었고,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후보의 서울선대위 조직본부장을 맡았다. 최근에는 4·27 경기 성남시 분당을 보궐선거 출마를 시도한다는 말도 들린다.그는 정치권에서는 ‘거로(巨路) 선생’으로 통했다. 검정고시 출신으로 미국 뉴욕주립대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20, 30대에 자신의 호(거로)를 딴 ‘거로 영어연구’ 등 영어 학습교재로 1990년대 대학가에서 이름을 날렸다.감사원의 ‘2006∼2010년 재외공관 감사 결과’에 따르면 김 전 총영사가 재직하던 2009년 한 해 동안 주상하이 총영사관은 5건의 지적을 받았다. 감사 결과 상하이총영사관은 인질강도와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 수배를 받은 20명에게 2007∼2009년 여행증명서를 발급하고도 이 사실을 외교통상부, 법무부, 경찰청에 알리지 않았다. 2008년 8월에는 사증발급신청서를 변조해 제출한 중국인 6명에게 비자를 발급했다. 이 밖에도 소속 행정관이 47회에 걸쳐 관서운용경비 계좌에서 5억여 원의 공금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되는 등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다.이는 김 전 총영사가 공관장으로서 조직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지적이 많다. 중국 근무 경험이 있는 한 당국자는 “중국의 총영사관은 한국행 비자 발급 수요가 많기 때문에 돈과 향응의 유혹이 많고 기밀을 노리는 공작도 발생한다”며 “김 전 총영사처럼 장악력이 떨어지는 외부 인사가 가면 공관이 엉망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김 전 총영사는 외교부 1차관 선정 과정에서 ‘인사 운동’을 벌여 뒷말도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외교통상부는 상하이 주재 한국총영사관의 기밀 유출 스캔들이 드러난 8일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당국자들은 지난해 특채 파동 이후 강력한 인사쇄신안을 추진하며 회복해온 이미지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될 것을 우려했다. 한 고위 당국자는 “부서를 떠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람들인데 송구스럽다. 외교부가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며 “잘못된 일에 대해 책임을 묻고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문제가 된 영사 3명 중 외교부 본부 직원인 P 씨(48)에 대해 감사관실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 당국자는 “지난달 24일 국무총리실로부터 상하이 총영사관에서 근무했던 P 씨가 품위 손상과 자료 유출 의혹이 있다는 통보를 받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P 씨는 덩신밍 씨와 부적절한 관계라는 의혹을 부인하며 “상하이를 방문한 한국 고위 인사와 중국 고위 인사의 면담을 주선하는 과정에서 업무관계로 만났을 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 씨는 “이 과정에서 면담 대상 한국 인사의 인적사항과 방문 일정을 덩 씨에게 제공했을 뿐 기밀 유출은 없었다”고 주장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외교부 안팎에서는 상하이 영사들이 도움을 받았다는 덩 씨가 누구인지조차 외교부가 파악하지 못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가 갖고 있던 고위 인사들의 전화번호가 덩 씨에게 유출된 경위도 석연치 않다. 이에 따라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이날 김 전 총영사를 불러 유출 경위에 대해 4시간가량 조사했다. 김 전 총영사는 “덩 씨에게 유출된 자료 중 일부는 내가 갖고 있던 자료가 맞으나 어떻게 유출됐는지는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은 9일 김 전 총영사를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덩 씨는 상하이 교민 사회에서도 유명했다. 교민 사회 소식에 대해 비교적 잘 알고 있는 한 교민은 “덩 씨가 영사관이나 기업인 등을 상대로 민원을 해결해주겠다고 나서면서 상당히 공개적으로 활동을 해왔다”며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말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 상하이 한국총영사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영사 두 사람의 귀국으로 잠잠해지나 했는데 언론에 대서특필되면서 마치 폭격을 맞은 것처럼 침통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박진웅 부총영사는 “8일 영사 21명이 모두 모여 회의를 하고 총영사관이 자숙하면서 교민에 대한 봉사에 더욱 충실하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상하이=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어떻게 해온 공사인데…. 그냥은 못 나갑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현장을 지킬 겁니다.”1341명 가운데 이제 최후의 79명만 남았다. 리비아 사태가 악화되면서 한국 근로자 1262명이 항공, 선박, 육로 등을 통해 이미 리비아를 빠져나왔다. 하지만 썰물처럼 이어진 탈출 행렬 속에서 79명의 모습은 없었다. 대우건설 51명, 현대건설 12명, 한일건설 7명, 한미파슨스 3명, 기타 현지 업체 6명 등 우리 건설 근로자들은 의연히 리비아 현장을 지키고 있다.○ “이대론 못 간다”미스라타 복합화력발전소(5억4174만 달러) 등 7곳에서 20억 달러 규모의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대우건설은 트리폴리 19명, 수르트 3명, 미스라타 10명, 벵가지 15명, 즈위티나 4명 등 51명을 현장에 남겼다. 현대건설도 트리폴리 지사에 2명, 수르트(알칼리즈) 사리르 발전소에 각 4명, 벵가지 송전선 현장에 2명이 남아 있다. 한일건설은 자위야와 사르만의 주택단지 건설현장을 각각 5명과 2명의 필수인원이 지키고 있다.남는 인원은 잔류를 희망한 사람 가운데 관리자급을 가려 뽑아 결정했다.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대부분이 떠났지만 책임자들까지 현장을 버릴 순 없었다. 현대건설은 지사장 현장소장 관리부장 작업반장 등만 남았고 대우건설도 지사장과 현장소장, 그리고 자원자 가운데 현장 유지 필수인력만 남겼다.잔류 인력의 최대 미션은 현장 사수. 발주처와 계속 업무를 협의하고 수백억 원에 달하는 현장 자재 및 중장비, 서류 등을 보존해야 한다. 현장의 방호시설을 보강하고 현지에 함께 남은 제3국 외국인 근로자를 관리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사태가 진정된 뒤에는 바로 공사를 재개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리비아 상황은 외부에서 보는 것만큼 위험하지 않다는 게 남은 이들의 전언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시설이 도심과 수십 km 떨어진 외곽인 데다 국가기간시설이어서 비교적 안전하다”며 “현지 경찰과 리비아전력청 등 발주처에서 경비를 서주고 있어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 한 현장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사태가 조기에 해결될 기미가 없어 불안한 마음도 없지 않다. 한일건설 자위야 현장 직원은 “현장은 교전이 벌어지는 시내에서 차로 15분쯤 떨어져 있어 신변의 위협을 느낀 적은 없다”면서도 “건물이 흔들릴 정도의 총성과 탱크가 쏟아내는 포성에 놀랄 때가 자주 있다”고 말했다. 안전하다고 보고 있지만 가족들 얘기가 나오면 목이 멘다. 현지의 한 업체 직원은 “가족들은 당연히 불안해하지만 회사를 위해 일하는 것도 중요하니까 이해해 줄 것”이라며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전해 달라”고 말했다.○ “끝까지 버티는 보람 있을 것”리비아 대탈출 속에서도 건설사들이 현장을 버릴 수 없는 것은 발주처 및 지역 주민들과의 신뢰 관계 때문. 현대건설 관계자는 “우리 건설사들이 중동이나 아프리카에서 꾸준히 공사를 따낼 수 있었던 데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한다는 믿음을 준 것이 주효했다”며 “꾸준히 성과를 올리려면 현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데 상황이 어렵다고 현장을 쉽게 떠날 순 없다”고 말했다.우리 건설사들의 ‘현장 사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외국 건설사들이 황급히 빠져나가는 현장을 여러 차례 지켰다. 무작정 떠났다가 나중에 현장 파괴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우리 측의 귀책사유로 미수금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전쟁, 내란 등의 불가피한 상황 속에서도 최소한 현장만 안전하게 유지한다면 공사비의 15%인 선수금을 돌려줄 필요가 없다. 나중에 공사를 재개할 때도 공기 연장 등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또 지역민의 믿음을 사 공사를 더 따낼 수도 있다. 과거 대우건설은 리비아, SK건설은 쿠웨이트에서 사태가 해결된 이후 대형 공사를 잇달아 수주했다.한일건설 관계자는 “리비아 일대 주택 공급 부족이 심각한 만큼 사태가 진정된 뒤 어느 쪽이 집권하건 주택 보급은 최대 현안이 될 것”이라며 “리비아 재건사업이 시작될 때 ‘우리는 끝까지 남았다’는 점이 추가 발주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금지국’ 지정 연기 ▼한편 정부는 8일 리비아에 대한 여행금지국 지정을 연기했다. 정부는 이날 민동석 외교통상부 제2차관 주재로 여권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리비아를 여행금지(여행경보 4단계) 지역으로 지정하는 문제를 논의했으나 현지 진출 기업들이 입을 경제적 피해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돼 조만간 다시 논의해 결정하기로 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법의학, 유전자 감식 전문가 4명이 뉴질랜드 남부 도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실종된 한국인의 신원 확인 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6일 현지에 파견됐다. 외교통상부는 이날 “뉴질랜드 정부의 요청으로 법의학 및 유전자 전문가를 파견했다”며 “이들은 한국인뿐 아니라 다른 실종자의 신원 확인 작업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지진 현장에서 실종된 유길환(24), 나온 씨(21) 남매 중 오빠 유 씨의 시신은 4일 크라이스트처치 캔터베리TV 빌딩이 무너진 현장에서 발견됐다. 유 씨 남매는 이 빌딩의 킹스교육어학원에서 어학연수 중이었다. 김성환 외교부 장관은 4일 머레이 매컬리 뉴질랜드 외교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유나온 씨 소재 파악에 힘써 달라. 피해 복구를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문제에 대한 논의가 지난달 말 다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6일 “지난달 23일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UEP 보고가 무산된 즈음 미국이 이 문제를 안보리 회의에서 논의하자고 제의했다”며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안보리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이고 북한 UEP 문제가 정식 의제화된 것은 아니다”며 “중국은 미국의 제기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의 3월 회의 계획에는 아직 북한 UEP 문제가 잡혀 있지 않다. 미국이 UEP 문제를 본회의에서 논의하자고 비공식적으로 제기해 이에 대한 물밑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통상부는 4일 국회의원이나 정당이 재외동포간담회를 열 때 현지 한국대사관이 일정을 주선하거나 차량을 제공해온 관행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는 내년 4월 총선부터 도입되는 재외국민선거에서 재외공관의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외교부는 국회의장과 국회 상임위원장 등이 국회 차원에서 재외동포와의 간담회 주선을 요청하거나 정당 대표가 주재국의 공식 초청으로 방문해 동포 간담회를 열 때는 재외공관의 행사 주선이나 차량 제공을 예외적으로 허용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또 재외공관 직원이 국회의원이나 정당이 주도하는 정치행사나 재외동포 단체의 정치모임에 참석할 수 없도록 했다. 국회의원이나 정당에 재외동포들의 연락처, 인적사항을 제공하는 것도 금지했다. 이런 조치는 재외국민선거가 조기에 과열되면서 각 정당의 불법 선거운동이 난립해 교민사회가 분열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업무보고를 받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도 재외국민선거의 공정성 확보와 투표율 제고 방안을 놓고 다양한 주문이 쏟아졌다.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은 “추가 투표소를 설치하거나 우편투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같은 당 박대해 의원은 “재외국민 투표 결과가 당락을 좌우할 수 있는 만큼 불법 행위를 단속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선관위가 재외공관에 재외선거관 55명을 파견하겠다고 하는데 더 많은 인력이 나가서 선거를 지도해야 한다”며 “외교부에서 투표를 주관하면 선거를 공정하게 치를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종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은 “(부정행위에 대한) 형벌조치나 행정조치를 할 부분을 국회에 법률안 개정 의견으로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편투표에 대해서는 “공관이 설치되지 않은 국가나 작전 중인 파병 군인 등을 상대로 제한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