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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해야 하는데 들켜서가 아니다. 지금까지 꾸준히 해온 일이기 때문이다. “베풀 대상이 있어서 오히려 감사합니다. 제가 숟가락을 놓기 전까지는 계속 기부할 겁니다.” 8일 서울대에 ‘천재교육 학술장학금’ 20억 원을 기부한 최용준 천재교육 회장(68)의 이야기다. 이 기금 중 15억 원은 최 회장이 졸업한 사범대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10년에 걸쳐 지급되며, 5억 원은 대학발전 전략기금으로 쓰이게 된다. 최 회장은 이에 앞서 1986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사범대에 약 1억 원씩을 기부했다. 그 돈으로 매년 재학생 20명이 등록금을 면제받았다. 최 회장은 “기금으로 만들다 보니 액수를 특정할 필요가 있다고 해서 10년으로 정했을 뿐 내 인생이 다할 때까지 끝까지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 역시 꾸준하다. 회사가 있는 서울 금천구의 소년소녀가장과 저소득층 600가구에 2006년부터 교재와 쌀, 라면을 전달했다. 금천구 관계자가 “대개 출판사는 2, 3년 된 재고 책을 주기 마련인데 모두 신간을 줘도 별 탈 없느냐”고 걱정할 정도. 1982년에는 고향인 전남 진도에 공립학교 용지로 땅 2만6400m²(약 8000평)를 기부했다. 최 회장은 “공립학교는 학생 수를 고려해 설립 순위가 정해지는데 진도군은 학생이 적어 20∼30년은 걸려야 한다더라. 용지를 기부하면 순위가 당겨진다기에 땅을 기부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1965년 서울대 사범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학원 강사로 일했다. 1974년 ‘해법수학’을 만들면서 입시계의 스타가 됐다. 이 책은 ‘수학의 정석’과 함께 국내 수학 참고서 시장을 평정했다. 그는 대학을 어렵게 다녔다. 당시 서울대 사범대 등록금은 다른 대학의 4분의 1이었음에도 농사꾼이자 자녀 9명을 둔 부모가 감당하기는 벅찼다. 학기 중에도 아르바이트를 계속해야 했다. 최 회장은 “내가 어려웠던 만큼 나중에 기반을 잡으면 수익의 일정액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그는 1981년 회사를 설립한 뒤부터 기부를 하기 시작했다. 천재교육은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교과서 및 참고서 시장 점유율은 압도적인 1위. 한 해에 출간하는 교재가 3600종류, 판매량은 6000만 권에 이른다. 우등생 해법 시리즈, 월간 우등생평가, 월간 해법수학이 대표적인 히트작이다. 최 회장은 매일 오전 3시 40분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우면산을 1시간 조깅한 뒤 6시에 출근해 집필을 시작한다. 일흔을 앞둔 나이에도 식지 않는 열정의 원동력은 우수 학생 양성을 자신이 책임진다는 믿음이다. 창의적인 디자인 인재를 육성하는 대학을 세우겠다는 꿈도 갖고 있다. 기부도 계속할 생각이다. 최 회장은 “난 한번 하면 끝까지 하는 사람이다. 학생들이 공부를 계속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보람차다”며 웃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성열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사진)이 임기 3년을 3개월 정도 남기고 9일 갑자기 사임 의사를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8년 5월 제6대 원장으로 선임된 김 원장은 중도하차하는 경우가 많았던 평가원장직을 비교적 오래 유지해왔다. 김 원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올 대학수학능력시험과 EBS의 연계도 지난해보다 잘돼야 하고, 2014학년도 수능 개편안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려면 새 원장이 오는 게 나을 것 같다”며 “2011년 대학입시가 마무리된 지금이 적기”라고 말했다. 교육계에서는 지난해 수능이 어렵게 출제돼 난도 조절에 실패했고 EBS 연계 등에서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김 원장이 설 연휴가 끝난 직후 직원들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져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평가원 관계자는 “설립 이래 처음으로 감사원의 종합감사를 1월부터 받는 중”이라며 “우리도 정확한 사임 이유를 모른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2014년까지 전국 대부분의 중고교 학생은 교과목별로 정해진 교실을 찾아다니며 수업을 받게 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2009년 시범 도입해 현재 중고교 15%(806곳)에서 운영하는 ‘교과교실제’를 전면 확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교사가 반별 교실을 돌면서 수업하지만 교과교실제는 학생이 수학 과학 등 수업에 필요한 자료를 교사가 준비해 놓은 교실로 가서 배우는 방식이다. 학생들은 등교 직후 담임교사가 있는 교실에 모였다가 자기 수업 시간표에 따라 움직이면 된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 창의적 수업 환경을 만들며 사교육비 경감 효과를 높이기 위해 2014년까지 교과교실제를 전면 확대하겠다”며 “창의·인성 교육, 수준별 맞춤 교육을 가능하게 하는 수업혁신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새 수업 방식은 내년까지 모든 일반계 고교에 도입하고, 2014년까지 농어촌과 중소도시의 작은 학교(전체 6학급 이하)를 제외한 전체 중고교의 90%에 적용한다. 교과부는 선진형과 과목중점형 2가지로 운영할 방침이다. 선진형은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5개 이상의 교과에 적용하며, 과목중점형은 학교의 선택에 따라 최소 2개 이상의 교과에만 적용하는 식이다. 선진형을 운영하는 학교에는 교실 리모델링과 증축을 위해 평균 7억 원, 과목중점형을 하는 곳에는 3억 원 정도가 지원된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컬처럴 홈스테이 인터내셔널 코리아(CHI-한국지사)에서 미국 고등학교 교환학생 프로그램(AYP)에 참여할 학생을 28일까지 모집한다. 현재 중3∼고2 재학생 가운데 학교 성적 70점 이상, SLEP TEST 45점 이상이면 지원이 가능하다. 이 프로그램에 선발된 학생은 8월부터 내년 6월까지 미국 가정에 머물며 문화를 체험하고 영어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참가비는 1290만 원, 항공료와 보험료는 별도다. 02-722-0059, www.chikorea.co.kr■ 교육업체 진학사는 자녀의 대입 결정과 진로지도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를 대상으로 ‘알파마을 위한 엄마스쿨’ 수강생을 22일까지 모집한다. 대입 제도 및 자기 주도 학습의 이해, 학생부 수능 논술의 이해, 입학사정관의 이해, 수시와 정시 모집의 이해 등 네 가지 주제로 23일부터 4주 동안 진행. 강의는 매주 화요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진학사 본사에서 열린다. 참가비 10만 원. 선착순 마감. 1544-7715, www.jinhak.com■ 편입 전문학원 ‘위드유(WithU)’는 15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콘퍼런스룸에서 ‘상위권 대학 편입학 설명회’를 연다. 1부에서는 편입학의 장점을 소개하고 2부에서는 상위권 대학의 전형을 분석한다.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국어대 한양대 등 8개 대학 입학 팀장이 참석해 전형 기준을 설명할 예정이다. 전문 컨설턴트와 일대일 개별 상담도 받을 수 있다. 1577-9466, www.withu.co.kr■ 교육평가기관 ㈜유웨이중앙교육은 예비 대학생이 성공적으로 대학생활에 적응하도록 돕는 LTL(Learning To Learn) 온라인 강좌를 시작했다. 비전 설계부터 취업전략에 이르기까지 대학생활 전반에 걸친 정보를 담고 있다. 총 32개로 구성된 강의는 강의 노트필기법, 시험 준비전략, 보고서 작성법을 시작으로 취업 준비에 필요한 인맥 관리 방법, 진로 및 직업선택, 취업전략 등 대학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모았다. 시간관리법, 재테크 노하우 등 요즘 대학생에게 유용한 정보도 제공한다. 수강료는 6만6000원. 유웨이닷컴 회원은 5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02-2102-5695, ltl.uway.com■ 교원 ‘빨간펜’은 새 학기를 맞아 11∼13일 전국 홈플러스 전 지점 방문객을 대상으로 자녀 교육 정보와 학습자료를 제공하는 ‘교원 빨간펜과 함께하는 신학기GOGOGO! 페스티벌’ 행사를 펼친다. 유아 및 초등학생 정기검사를 할 수 있는 종합적성검사 쿠폰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또 학습상담 교사에게 자녀 학습 및 종합적성검사도 받을 수 있다. 교육상담을 받고 응모원을 작성하면 추첨을 해 기프트카드(40만 원 상당) 등 푸짐한 상품을 제공한다. 행사 기간에 교원 상품을 구매한 고객은 ‘MUSTBOOK 시리즈’, ‘역사100+100 SET’ 등 교원에서 직접 제작한 학습자료도 받을 수 있다. 1277-2929, www.freesam.com}

《초등학생 자녀를 둔 박모 씨(38·여)는 지난해 말 담임교사에게서 문자메시지를 받고 속병을 앓았다. ‘1년 동안 아이를 돌보시느라 수고가 많으셨다’는 내용. 박 씨는 “종업식을 앞두고 선생님에게 문자를 받았는데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몰라 전전긍긍했다. 그러다 학교에 청소 봉사활동을 가서 선생님을 만났는데 대뜸 ‘○○ 엄마는 나한테 뭐 해줄 거예요?’라고 물어봐 당황했다”고 털어놨다.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촌지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경기 성남시 분당에서는 초등학교 교사(45·여)가 학부모들에게 명품 핸드백을 포함해 1000여만 원의 금품을 받아 경찰 조사까지 받고 있다.》교육 당국은 일부 교사의 문제로 치부하지만 학부모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은다.학부모 이모 씨(41·여)도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담임 여교사가 오후 10시에 예고 없이 집 초인종을 눌렀는데 웬 남자가 동행했다. 어리둥절해 하는 이 씨에게 교사는 “결혼 날짜를 잡았다”며 남자를 인사시켰다.당시 어쩔 수 없이 축의금으로 100만 원을 건넸다는 이 씨는 “명품백 촌지 교사 얘기를 듣고 몇 해 전 경험했던 이 일이 떠올랐다. 나이 든 교사뿐만 아니라 젊은 교사도 촌지를 받는 데 능숙하다는 것은 촌지 문화가 만연돼 있다는 방증”이라고 혀를 찼다.○ 성의표시 방법을 고민교육 관련 시민단체에는 최근 새 학기를 맞아 촌지와 불법 찬조금 때문에 고민하는 학부모의 상담 문의가 늘고 있다. 학년이 바뀌거나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성의 표시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내용이다.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학부모는 “아들이 이번에 중학교에 올라가게 되는데 덩치가 작아 괴롭힘을 당할까봐 걱정이다. 주위에서 담임교사에게 일단 인사를 해야 한다고 말해 액수를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학부모 사이에서는 새 학기를 맞아 교사에게 상납하는 촌지 액수가 일반화돼 있을 정도다. 서울 강남 지역이 50만 원, 경기 분당 지역이 30만 원, 그 외 지역이 10만∼20만 원이다.거액의 학부모 회비를 강요받기도 한다. 특목고에 입학할 자녀를 둔 학부모는 “지난달에 학부모회에서 회비를 내라는 연락을 받았다. 아이들 간식비와 스승의 날 선물비 등으로 1년에 100만 원을 내야 한다고 하더라”며 “내자니 지나치게 많은 불법 찬조금이고, 안 내자니 내 아이에게 피해가 돌아갈까 봐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학부모 단체인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박부희 상담실장도 “촌지뿐만 아니라 불법 찬조금 형태의 변형된 촌지 문화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개학 초기인 3∼5월에 상담 건수가 집중된다”고 전했다.○ 학부모의 이기심도 문제국민권익위원회가 2009년에 초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16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촌지 관행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응답자의 54.7%가 ‘자기 자녀만을 생각하는 학부모의 이기심’이 근본 원인이라고 꼽았다. 교사의 윤리의식 부족이라는 지적은 20.3%로 나타났다.교사도 잘못이지만 학부모도 반성해야 한다는 비판이 많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교사 눈치를 보느라 어쩔 수가 없다고 하소연한다. 대학입시에 입학사정관제가 적용되고, 고교입시에도 자기주도학습전형이 도입되면서 학교생활기록부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교사 재량으로 작성하는 학교생활기록부가 진로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교사의 입김도 그만큼 세졌다는 얘기다.거액의 촌지 수수로 경찰 조사를 받는 분당의 문제교사 역시 촌지를 받으면 해당 학생에게 상을 주는 방식으로 부모에게 금품을 뜯었다는 소문이 해당 초등학교 인근에 파다하다.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는 “초등학생의 학교생활기록부는 당장 입시에 반영되지는 않지만 선생님의 칭찬이나 꾸중 한마디에 아이들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부모가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현장과 인식 차이 보이는 교육 당국교육 현장에서는 촌지가 극성을 부리지만 당국은 “강력한 촌지 근절 대책으로 촌지는 대부분 사라졌다”며 소수의 문제 교사 탓으로 돌리고 있다. 촌지 대신 불법 찬조금만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 교육 당국의 인식이다.‘명품백 촌지 교사’ 문제가 터진 경기도교육청 감사과에서도 “지난해 불법 찬조금 근절 대책을 강력하게 추진해 관련 신고는 한 건도 없을 정도였다”며 “교사들의 사기를 꺾을 수도 있어 올해는 따로 감사를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시교육청 역시 새 학기를 맞아 불법찬조금 예방을 위해 각급 학교를 방문 지도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지도 계획으로는 촌지 극성을 막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재수생은 자신의 취약점을 분석한 뒤 영역별로 구체적인 학습 대책을 세워야 한다. 언어영역의 듣기와 관련해서는 대화 내용의 주장과 논거를 파악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일상적인 담화가 주를 이루지만 최근에는 전문적인 내용이 많이 등장한다. 쓰기는 연상하기, 자료 수집 및 활용, 개요의 수정 및 보완, 표현하기, 고쳐 쓰기 등 5가지 기본 유형을 반드시 익혀야 한다. 어휘·어법 문제는 출제 비중이 높아지는 만큼 문법 교과서에 수록된 필수 어법 개념을 숙지하는 게 좋다. 시가문학과 고전작품은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을 중심으로 해석의 기본 원리와 개념을 익힌다. 현대소설은 복잡한 보기가 출제되는 경우가 많으니 문제를 먼저 읽고 그에 맞게 본문을 유추해 읽는 연습을 해야 한다. 비문학은 지문 읽는 원리를 익혀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문제를 많이 풀기보다 하루에 한 지문 이상 꾸준히 읽으며 핵심 문장 및 키워드를 찾아보는 게 좋다. 수리영역의 문제가 어려워지면 재수생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12학년도 수능에서 수리영역은 7차 교육과정을 적용해 출제 범위가 늘어난 만큼 단원당 문항 비율은 줄어든다. 단원의 핵심 원리 중심으로 출제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출제 범위가 조정된 부분을 새로 공부해야 한다. 인문계열 재수생은 고1 수학의 함수 단원을 반드시 심화 학습해야 한다. 수학Ⅰ에서 추가된 미적분 단원이 함수 그래프에 대한 이해를 기초로 하기 때문이다. 자연계열 재수생은 과거 선택과목이었던 ‘확률과 통계’ 단원에서 배우던 ‘모비율의 추정’이 ‘적분과 통계’ 단원에 추가된 만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미분법과 ‘적분과 통계’ 단원에서의 적분법은 고난도 유형이 출제될 것으로 예상되기에 심화 학습이 필요하다. 외국어의 듣기·말하기 문제에서는 문제에 따라 답을 찾는 형태의 청취를 해야 한다. 어휘 문제는 최근 난도가 높아지고 있으므로 기본적인 어휘뿐 아니라 다소 어려운 내용도 정확히 익혀야 한다. 또 다양한 의미를 가진 어휘가 해당 문맥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해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어법은 능동태·수동태, 수일치, 대등접속사의 병렬구조, 접속사와 관계사, ∼ing와 p.p 구별, 비교와 대조 항목의 병렬 구조, 준동사의 기본 원리 등 자주 나오는 내용을 정리하는 게 좋다.박승동 서초 메가스터디학원장}

《2011학년도 대학 정시모집 합격자 발표가 1일로 끝났다.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한 학생과 학부모가 고민에 빠지는 시점이다. 재수를 할까 말까, 재수를 한다면 일반 학원이나 기숙학원 중 어디가 좋을까…. 통계를 보면 재수생은 대입에서 강세다. 서울대는 정시모집 합격자 중 재수생 비율이 35%로 지난해보다 2.8%포인트 늘었다. 하지만 이런 추세만 믿고 재수를 결단하기보다는 새 입시제도의 특징을 따져보고 자신만의 전략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달라지는 입시내용을 파악하라 재수를 하겠다면 입시에서 달라지는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 우선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시모집에서 수능을 100% 반영하는 대학은 2011학년도 81개교에서 2012학년도에는 88개교로 늘었다. 수시모집에서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강화하는 추세다. 2011학년도에 수능 최저학력기준 적용 대학은 94개교로 전년도 70개교보다 많았다. 비중이 커진 수시모집 준비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재수생=정시’라는 공식은 깨진 지 오래다. 2012학년도 수시모집 인원은 전체의 62.1%(23만7640명). 6일간 미등록 충원 기간을 둘 예정이라 수시 비중은 더 커진다. 일부 특별전형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재수생의 수시모집 지원을 허용하므로 논술과 면접을 함께 준비하는 게 좋다. 수능에서 가장 많이 변화하는 영역은 수리다. 교과과정이 개편됨에 따라 수리 ‘가’형과 ‘나’형 모두 출제 범위가 늘어난다. 이에 따라 원점수 평균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변별력이 커지므로 수리영역 비중은 더 높아진다. 실제로 상위권 대학은 수리영역의 반영 비율을 높이고 있다. 수리영역의 전략적 학습이 중요한 이유다. 특히 인문계열은 수능에 처음 나오는 미적분 단원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수능에서 탐구영역 선택과목이 최대 세 과목으로 줄어드는 점도 변수. 서울대 등 일부 상위권 대학을 제외하고는 두 과목만 반영하는 대학도 많다. 그러나 세 과목을 선택해 집중하는 것이 현명하다.○ 자신에게 맞는 학원을 골라라 재수생 생활은 결코 쉽지 않다.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유혹과 슬럼프에 빠지기 십상이다. 대부분의 재수생은 학원을 선택한다. 학습 스타일과 성격을 감안해 일반 학원의 재수종합반과 기숙학원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한다. 자율적이고 의지가 강한 학생은 재수종합반을 선호하는 편이다. 주변의 유혹에 약하고 절제력이 부족해 공부에만 집중하기 어렵다면 기숙학원이 더 낫다. 기숙학원은 재수종합반보다 학생을 더 철저히 관리한다. 강의시간도 길다. 비용이 차이가 나는 건 당연하다. 기숙학원은 수업료와 숙박비용을 합해 보통 한달에 200만 원 정도 든다. 재수종합반은 60만∼70만 원이다. 재수종합반이든 기숙학원이든 직접 찾아가서 내용과 시설을 보고 결정하는 게 좋다. 광고문구만 보고 판단했다가는 후회할 수 있다.○ 시간관리가 관건이다 재수에 성공하려면 가장 먼저 자신의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실패한 이유를 실수나 운으로 돌리고 근본 원인을 찾지 않는다면 결코 나아질 수 없다. 2011학년도 입시에서 재수에 성공한 학생들은 여러 종류의 문제집을 잡다하게 보기보다는 수능 기출문제 중심으로 공부하라고 조언했다.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에 합격한 홍선기 씨(20)는 “고등학생 때는 내신 준비 등으로 많은 문제집을 조금씩 봤는데 잘못된 방법임을 알았다. 가장 완벽한 문제이자 익숙해져야 하는 기출문제 위주로 공부하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중요한 점은 기출문제를 그냥 푸는 게 아니라 깊게 공부하는 자세. 기출문제의 지문과 문제 유형을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 삼수로 고려대 가정교육과에 합격한 오연주 씨(21·여)는 언어영역을 수능 기출문제로만 공부했다. 비문학은 다른 문제집의 지문을 따로 봤지만 문학은 2004학년도 이후의 기출문제 지문을 꼼꼼하게 분석했다. 서울대 기계공학과에 합격한 송용재 씨(20)의 비결도 기출문제 정복이다. 송 씨는 “수리는 기출문제를 네 번씩 풀었는데 두 번째부터는 틀린 문제의 개념을 오답노트에 따로 정리했다. 외국어도 문제만 풀기보다 지문마다 모르는 단어와 문장, 문법을 공부했다”고 했다. 철저한 시간관리도 중요하다. 학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재학생과 달리 재수생은 하루 종일 혼자 지내므로 효율적으로 움직이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오 씨는 학원에서 쉬는 시간과 수업 전후의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20분 만에 푸는 식으로 과학탐구를 공부했다. 외국어 영역의 경우 수능 지문에서 모르는 단어와 문장을 골라 노트에 적어놓고 학원을 오가는 지하철 안에서 외웠다. 마음을 다스리고 페이스를 조절하는 것도 필요하다. 송 씨는 “너무 공부가 안 될 때는 차라리 하루 쉬는 것도 좋다. 하지만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가는 등 기억에 오래 남는 건 안 된다”고 조언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집에 갑자기 위기가 닥쳤어요. 부모님이 하던 야채가게가 근처에 들어선 대형마트 때문에 손님이 뜸해지면서 큰 빚을 졌고 시골에 있던 땅은 사기를 당해 잃었습니다.” 서울 한성여고 2학년 임채덕 양(18)에게 2년 전은 답답하고 어두운 시간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좋지 않은 일이 이어졌다. 경제적 어려움은 지금도 마찬가지. 대학생인 언니 둘, 교통사고를 당한 오빠. 하지만 한줄기 빛이 비쳤다. 학비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 것이다. 삼성사회봉사단과 동아일보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이 주관하는 ‘삼성-동아일보 열린장학금’ 덕이다. 이 장학금은 집안 형편이 어렵지만 학업 의지가 뚜렷한 고교 1, 2학년을 위해 2004년에 생겼다. 올해는 약 3000명에게 1년간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모두 55억 원에 이른다. 임 양은 부모가 사기를 당했지만 변호사 선임료 없이는 상담조차 받을 수 없어 막막할 때 우연히 인권변호사 이야기를 TV에서 접했다. 지금은 “인권변호사가 돼 부당한 대우를 받는 사람 편에 서서 방패막이가 되고 싶다”는 꿈을 안고 있다. 임 양은 이미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을 다독이는 마음을 배우는 중이다. 지난해 7월부터 매주 토요일 성북구 주민자치센터에서 소외계층 학생에게 공부를 가르친다. 경기 고양예고 2학년 정혜빈 양(18) 역시 비싼 등록금과 실습비, 연습실비의 부담을 열린장학금 덕분에 덜게 됐다. 목사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음악에 관심을 가지면서 예고에 진학해 바이올린을 전공했다. 2년 전부터 가정형편이 어려워졌지만 수업 외에도 하루 4시간 이상 꾸준히 연습하고 있다. 정 양은 “최고의 바이올린 연주가가 돼 슬픔에 잠긴 사람에게 용기를 주고 상처받은 이를 치유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윤종환 군(17·인천 광성고 1학년)은 부모님이 연로해 열세 살 위인 형이 학비와 생활비를 대고 있다. 반에서 1등을 놓치지 않고 책을 열심히 읽는 스타일. 틈틈이 시와 수필을 써서 2009년에는 이화여대 사범대가 개최한 이화 무지개 청소년글쓰기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그 역시 일주일에 한 번은 지역아동센터에서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국어를 가르친다. 열심히 공부해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한 뒤 국어연구원이 되고 싶다고 한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꿈을 이루기 위해 애쓰는 제7기 ‘삼성-동아일보 열린장학금’ 수혜자의 이름은 7일 홈페이지(www.janghak.or.kr)에 발표한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슈퍼대디, 프렌디, 트로피 허즈번드의 공통점은? 살림하는 남자를 가리키는 신조어다. 슈퍼맘처럼 일과 가사에 모두 능한 아빠를 슈퍼대디, 육아에 적극적이라 친구 같은 아빠는 프렌디(friend+daddy), 바쁜 아내 대신 가사를 도맡아 트로피를 받을 만한 남편은 트로피 허즈번드(trophy husband)라고 한다. 한국에도 살림하는 남자가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남자 중 ‘가사’를 맡은 사람은 15만6000명. 2005년보다는 34.5%, 2009년보다도 7.6% 늘었다. 벤처기업 대표인 아내를 대신해 15년째 일과 가사를 병행하는 박찬호 씨, 아이가 크는 모습을 보기 위해 잘나가던 광고디자인 회사를 관두고 육아에 나선 김재명 씨를 만나봤다. 》■ 일-가사 ‘15년차’ 박찬호 씨“장모도 딸보다 ‘주부 사위’ 믿어요” 집에 들어서자 양복 재킷을 벗기부터 식탁을 차리기까지 20분이나 걸렸을까. 수저를 놓으며 첫째 딸(13)을 부른다. “지우야, 밥 먹어라.”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안방에서 낮잠을 자던 둘째 딸(5)이 눈을 비비며 나왔다. “정우는 달걀프라이 해서 밥에 간장 넣고 비벼 줄까?”한국폐기물협회 사무국장 박찬호 씨(45)는 이런 일을 올해로 15년째 해왔다. “요리, 설거지, 청소, 장보기, 아이들 챙기기…. 자연스럽게 적응됐어요. 남자들이 다 꺼린다는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것도 괜찮은데 빨래 널기 싫은 건 여전하네요. 하하하….”시작은 자의 반 타의 반이었다. 1997년 결혼할 때 아내 배순희 씨(40)는 대덕연구단지 삼성중공업의 연구원이었다. 주말 부부로 지내며 박 씨는 집안일에 조금씩 손을 댔다.아내는 일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결혼 조건은 두 가지였다. 출산은 2년 뒤로 미루고, 직장 생활을 계속한다는. 그러나 바로 임신한 뒤 입덧으로 먹지도 못하고 탈수 증세가 심해 스스로 직장을 관뒀다. 1년간 육아를 하며 배 씨는 우울해졌다. “아내는 저와 달리 밖에서 활동하면서 에너지를 얻는 사람이었어요.”박 씨는 아내에게 다시 직장에 나갈 것을 권했다. 아내는 국내 최대 전자책 업체였던 북토피아에서 근무하더니 2008년 벤처기업 북큐브네트웍스를 창업했다. 지난해에는 전자책 단말기까지 출시해 업계에서는 ‘전자책의 일인자’로 통한다.아내가 일을 하면서 집안일은 박 씨 차지가 됐다. 쉽지는 않았다. 장남에다 보수적인 부모 밑에서 자란 박 씨는 결혼 전까지 주방 한번 들어가 본 적 없었다.주위에서 한 소리씩 했다. 절대 주방에 들어가지 말라, 처갓집은 가능한 한 멀리 해라…. “직장 상사와 동료들은 아내 군기 잡는 법, 남편 대접받는 법을 강의하기 일쑤였죠.” 박 씨는 달랐다. “아내가 피곤해하는 걸 보면 제가 하고 싶어지던걸요. 가정이 행복한 데서 안정을 찾기도 하고요.”가족이 적응하기까진 시간이 조금 필요했다. 지우가 초등학교 2, 3학년 때였다. 한 달에 한 번씩 돌아오는 급식당번에 직접 갔다. “아빠가 온 경우는 전교에서 저밖에 없었어요.” 지우는 창피했던지 아빠를 알은척하지 않았다. 몇 달이 지났을까. 반 아이들이 앞치마를 당기며 “아저씨는 누구 아빠예요?”라고 물으며 잘 따르자 딸의 마음이 풀렸다.이제 지우는 아빠의 엄마 역할을 돕기도 한다. 오후 4시 반 유치원에서 정우를 데리고 와 아빠가 올 때까지 놀아주거나 낮잠을 재운다. 딸이 주부 노릇을 잘 못해 항상 미안해하던 장모도 이제는 사위를 전적으로 믿는다. 박 씨는 “장모님이 반찬거리를 놓고 가면서 어떻게 해먹어야 할지 아내가 아닌 내게 말씀하신다”며 웃었다.일과 가사를 모두 잘하는 여성이 ‘슈퍼맘’이라면 박 씨는 ‘슈퍼대디’인 셈이다. 오전 6시 반에 일어나 아침을 차리고 지우를 학교에 내려주고 출근한다. 오후 6시 일이 끝나면 바로 퇴근해 경기 파주시 집에 7∼8시쯤 도착한다. 저녁을 차려 함께 먹고는 세탁기를 돌린다. 그사이 전날 건조대에 널어뒀던 옷가지를 개키고 청소를 한다.주말은 더 바쁘다. 아무리 늦어도 오전 7시에 일어난다. “아내는 잠으로 피로를 풀어서 12시간도 자요. 저는 움직이면서 풀죠.” 아침을 차리고 구석구석 쓸고 닦고, 아내가 쉴 수 있게 아이들을 데리고 논다. 장을 봐서 저녁에는 지우가 좋아하는 고기를 굽는다.여자도 하기 힘들다는 일과 가사의 병행. 하지만 집안일에 맞고 여력 있는 사람이 하는 게 자연스럽다고 본다. “남자 주부가 느는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에요. 남편이 아내보다 내성적이고 살림을 잘하는데도 사회적 관념 때문에 역할을 바꾼다면 불행하겠죠. 어떤 역할이든 부부가 조화롭기만 하면 되지 않을까요?”박 씨에게 집안일은 피곤하지 않다. 오히려 행복을 얻는다. 가정이 평화롭기 때문. 그는 “운동을 하며 육체 건강을 지키듯 집안일로 정신 건강을 지킨다”며 “아내도 아이들도 행복해한다”고 강조했다.박 씨는 앞으로도 집안일을 주도적으로 할 생각이다. 한술 더 떠 기회가 된다면 전업주부 역할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단다. “저는 바깥일보다 집안일이 더 좋거든요. 제가 잘해야 나중에 사위에게도 큰소리칠 수 있지 않겠어요. 딸들이 가사와 일 모두 하느라 허덕인다면 절대 그냥 놔두지 않을 겁니다.”파주=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직장 그만둔 ‘2년차’ 김재명 씨“디자이너는 많지만 건우아빤 하나” 경기 남양주시 자택에서 김재명 씨(35)는 뽀로로 매트 위를 아장아장 걷는 아이를 번쩍 들어올렸다. 14개월 된 아들 건우.“세상에 디자이너는 많지만 건우 아빠는 나 하나잖아요.”일과는 아이 시간표에 따라 움직인다. 오전 7시 건우가 잠에서 깬다. 아내 김선정 씨(33)가 영어학원 출근 준비를 할 때 남편은 상을 차린다. 아내가 출근하고 아이와 놀다보면 오전 10시 간식 시간. 주로 과일이나 구운 식빵을 먹는다. 낮 12시쯤 아이가 낮잠을 자면 설거지를 하고 청소기를 돌린다.먹이고 재우고 놀아주고…. 아내가 퇴근하는 오후 7시까지 반복한다. 단조로운 일상이지만 소파에 앉을 틈조차 생기지 않는다.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아이라 따라다니기만 해도 숨이 차요. 처음에는 아이가 낮잠을 자면 녹초가 돼 같이 쓰러지곤 했죠.”오후 10시 반경 아이가 잠이 들면 아내는 이유식을, 남편은 내일 식사를 만든다. 절호의 부부 대화시간이다. ‘건우가 뽀뽀뽀라고 말했다’, ‘오늘은 공을 얼마나 멀리 던졌다’…. 아내에게 전할 이야기가 많다.아내가 임신 5개월이 지났을 무렵 남편은 광고디자인 회사를 그만뒀다. 이후 육아를 전적으로 책임진다. “그저 아이가 커 가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였다”고 한다.아이의 성장을 매일 지켜보고 싶지 않은 부모가 있을까. 그래도 모두 같은 선택을 하지는 않는다. “인생에서 2, 3년은 아이와 온전히 보내고 싶었어요. 회사를 다닐 적에 선배들이 밤샘 야근, 주말 출근을 자주 하니 아이가 아빠를 못 알아본다고 탄식하곤 했어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어요.”가장 든든한 지지자는 아내의 친구들. ‘결혼 정말 잘했다’, ‘남편 최고다’…. 아들을 걱정하던 부모도 손자가 감기 한번 앓지 않는 모습을 보고는 격려한다.하지만 남편 친구들의 반응은 아직 뜨악하다. “입으로는 ‘대단하다’면서도 고개를 갸웃거려요. 남자가 일을 포기하고 아이를 키우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아요.”남편 김 씨는 “자연스럽게 건우를 키우게 됐다”고 말했다. 임신한 아내는 입덧이 몹시 심했고 임신중독증으로 신장에 이상이 왔다. 친정식구가 모두 외국에 살아 산후 조리는 남편 몫이었다. 건강이 좋지 않은 아버지 때문에 어머니가 육아를 도와줄 수도 없었다.“아내가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부터 함께 생활했어요. 집에 와서 미역국 끓이고 건우 돌보는 것도 해야 했죠. 그러면서 아이를 직접 키우겠다는 결심을 굳혔어요.”밤낮없이 울어대는 아기 소리에 포기하고도 싶었지만 부부의 결심은 굳건했다. “어른도 출퇴근이 힘든데 아이에게 어린이집 출퇴근을 시키고 싶지 않았어요. 어릴 적 부모와 지냈던 시간이 가장 행복하게 떠오르는 것처럼 아이한테도 그런 기억을 남겨주고 싶었고요.”좋은 아빠가 되려고 공부도 많이 했다. ‘삐뽀삐뽀 119’ ‘아이가 잘 먹는 이유식 따로 있다’ ‘60분 부모’같이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책을 줄줄 외운다. 이유식을 시작할 무렵에는 인터넷서 요리법을 찾아 오전 2, 3시까지 만들었다. 요즘은 간을 하지 않은 카레, 연어구이, 동그랑땡이 식단에 자주 오른다.이런 그도 마음속 갈등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이따금 프리랜서로 일하지만 수입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아이와 시간을 보내주는 게 좋은 아빠일까,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해주는 게 좋은 아빠일까. 갈등이 심했다. 아내가 집에 와서 말 한마디 못할 정도로 힘들어할 때는 자신이 돈을 벌고 아내가 아이를 키우는 게 고생을 덜 시키는 길이 아닌가 하는 자괴감도 들었다.하지만 아이가 아빠를 보고 두 팔을 활짝 벌리고 달려와 안길 때, 볼을 비비며 뽀뽀할 때 고민은 모두 사라진다. “지금 아이의 이 모습을 못 본다고 생각하면 분명 소중하고 가치 있는 시간이라는 결론에 이르더라고요.”건우가 세 살이 되면 그는 다시 일을 시작할 생각이다. 그때면 엄마 아빠 품을 떠나 다양한 자극을 접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해서다. 아내 김 씨가 “우리는 아이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인생을 계획했는데 ‘남편이 무능해서 부인만 일 시킨다’는 식의 편견을 접할 때마다 너무 미안하다”며 속마음을 비친다. 하지만 남편은 “아이와 함께한 3년의 기억이 30년을 행복하게 해 줄 것 같다”며 아이를 보고 활짝 웃었다.남양주=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여성 교장이 있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전문계고의 학업성취도가 남자 교장이 있는 학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교장의 교육전문직 경력이 적을수록 학생들의 수학 학업성취도가 좋았다. 이화여대 한유경 서경혜 교수, 충북대 나민주 교수가 서울시교육청의 의뢰로 서울시내 287개 초중고교 교장의 배경과 학생의 학업성취도 차이를 조사한 결과다. 조사 결과 교장이 여성인 초등학교의 영어 학업성취도는 평균 88.04점으로 남자 교장이 있는 학교(74.70점)보다 13.34점 높았다. 수학 학업성취도 역시 여성 교장이 있는 초등학교(평균 76.02점)가 남자 교장이 있는 학교(71.97점)보다 높았다. 중학교와 전문계고에서는 국어 성적이 차이가 났다. 중학교는 여성 교장이 있는 학교의 국어 학업성취도(평균 58.86점)가 남자 교장이 있는 학교(54.04점)보다 4.82점 높았다. 전문계고는 교장이 여성인 경우 국어 학업성취도 평균 점수가 46.34점으로 남자 교장이 있는 학교(33.58점)보다 12.76점 높았다. 일반계고에서는 교장의 성별과 학업성취도 사이에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장학사 장학관 등 교육전문직 경력이 2년 이상∼3년 미만인 교장이 재직하는 초등학교의 수학 학업성취도 평균(77.32점)이 4년 이상인 경우(69.93점)보다 높게 나타났다. 일반계고는 교육전문직 경력이 없는 교장의 학교 수학 점수(67.82점)가 1년 이상∼2년 미만의 경력을 가진 교장의 학교(32.46점)보다 높았다. 한 교수는 “여자는 남자보다 상대적으로 어렵게 교장에 진출한 만큼 학생 성적 등 학교관리에 더 신경 쓰는 경향이 있다”며 “교육전문직 경력이 많을수록 학교일에 집중하기 어려워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지난해 11월 30일 서울 양천구 목동 A어학원이 마련한 ‘미리 보는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 설명회장에서는 학부모 1200여 명이 모여 학원 측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이 어학원 교수부장은 “‘한국형 토익·토플’로 불리는 국가영어능력평가가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은데 공교육에서 말하기와 쓰기를 준비하기는 어려우니 학원이 유리하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학원 측의 설명대로 국가영어능력평가는 수능 영어를 대체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지난주 수능 개편안을 발표할 때 교육과학기술부는 “2012년에 대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교과부는 2013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전형부터 대학들이 NEAT를 참고자료로 활용토록 할 방침이다. 하지만 영어능력평가를 통해 영어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는 교과부의 장담과는 달리 학원가는 영어 사교육을 늘릴 호재로 생각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B어학원 원장은 “외국어고와 국제고 열풍이 줄어 침체된 영어 사교육 시장에 이는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3월까지 문제 유형 등 세부 정보를 공개할 방침이다. 반면 대치동과 목동의 유명 학원들은 지난해 12월까지 고교생을 대상으로 치른 5차례의 시범평가를 분석해 유형별 모의고사 문제집까지 만들었다. 시험 준비에 필요한 내용을 정부가 알려주기 전에 사교육 업체가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학생과 학부모를 유인하는 형국이다. 학원들은 “현 영어 교육 과정은 독해 위주라 쓰기 말하기를 대비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12월 2급 시범평가를 치렀던 고교생도 “쓰기나 말하기는 접해 보지 못했던 거라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동 C어학원 원장은 “교과부가 기존 영어교사를 재교육하고 원어민교사를 활용한다지만 학교는 학원에 비해 노하우가 부족하다. 학생이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새 영어시험이 수능을 대체하면 학습 부담이 오히려 커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대학이 요구하는 점수를 고1 때부터 확보하려 경쟁하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구 A고교 영어교사는 “지금은 몇몇 중고교생만 토익 토플을 준비하지만 국가영어능력평가가 수능을 대체하면 대다수가 학원으로 몰릴 것”이라고 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이가혁 인턴기자 서울대 영어교육과 3학년:: 국가영어능력평가(NEAT) ::‘한국형 토익·토플’로 불린다. 2012년부터 본격 시행 여부가 결정된다. 대학생·일반인은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영어역량을 측정하는 1급, 고교 2·3학년생은 실용영어 및 학문에 필요한 학술영어 역량을 측정하는 2·3급 시험을 볼 수 있다. 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 4개 영역을 인터넷기반시험(IBT)으로 평가한다. 1급은 96문항을 137분간, 2급과 3급은 각기 70문항과 72문항을 135분간 풀어야 한다. 2, 3급 성적은 점수 대신 등급으로 통보한다.}

“학원 가지 말고 학교에서 공부하라는 것도 강제적인 겁니까? 공교육 정상화시키겠다는 교육감이 결국 학생을 학원으로 내몰게 생겼으니 답답합니다.” 서울 A고 교감은 “공교육 강화를 위해 방과후 학교, 야간자율학습 확대 등 신년 계획을 열심히 세워뒀는데 물거품이 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12월 말 일선 학교에 내려 보낸 공문 탓이다. 2월부터 방과후 학교나 자율학습에 학생을 강제로 참여시키거나 0교시를 운영하면 종합감사를 하고 예산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통보였다. 서울뿐 아니다. 진보 교육감이 있는 다른 5개 시도도 강제적인 방과후 학교 및 자율학습, 0교시를 금지했다. 학생인권조례의 주요 조항인 동시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교육과학기술부 및 시도교육청과 진행 중인 단체교섭 요구안의 조항 중 하나이기도 하다. 전북도교육청은 “신입생을 대상으로 입학 전 보충수업을 하는 고교에 행정 감사를 하겠다”고 밝혔고, 지난해 학생인권조례로 강제적인 방과후 학교, 보충수업과 야간자율학습을 금지한 경기도교육청도 최근 장학지도를 실시했다. 강원도교육청은 지난해 0교시와 방과후 학교 강제, 오후 7시 이후 수업을 금지하는 ‘신학력 신장방안 기본계획’을 발표했고, 전남도교육청과 광주시교육청도 같은 내용의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추진 중이다. 진보 교육감들은 “강제적인 방과후 학교, 보충학습, 0교시는 선행학습으로 공교육을 파행화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선 학교는 이 지침이 오히려 사교육 열풍과 학력 저하를 가져올 거라고 우려한다. 경기도의 B고 교감은 “공교육 정상화의 관건은 학교 공부만으로도 성적이 향상되느냐 여부에 있다. 학교에서 강제로라도 공부를 시킬 수 없다면 사교육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역 격차에 따른 역차별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서울 C여고 교감은 “강북은 학생들이 학원에 갈 형편이 안 돼 학교에서 강제로라도 방과후 학교를 안 하면 학력이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강원 D고 교감도 “공교육 의존도가 높은 지역적 특성상 방과후 학교가 위축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나 제도라도 강제 시행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학력 향상을 위한 대안 없이 무조건 학생을 풀어준다면 공교육을 포기하라는 말과 뭐가 다를까. 학생과 학부모가 관심을 쏟는 성적을 학교가 올려주지 못한다면 학원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지 않을까.최예나 교육복지부 yena@donga.com}

올해 고등학교 신입생부터 치를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 방안의 주요 변화는 과목 명칭이 국어 수학 영어처럼 교육과정 명칭과 같아졌다는 점이다. 종전의 언어 및 외국어영역은 범교과적으로 출제돼 학교 수업만으론 준비하기 어려웠지만 앞으로는 교과 중심으로 문제를 내겠다는 방침이 나왔다. 교과 중심의 출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는 26일 발표에서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실제 문제 형태를 내년에 공개하겠다고만 밝혔다. 이에 대해 “수능 문제가 사고력 위주의 평가에서 주입식 또는 암기식 교육으로 변하는 것 아니냐. 과거 학력고사로 회귀할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수능 개편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교과 중심 출제가 학업성취도평가와 비슷한 형태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시안을 내놓을 때도 수능의 성격을 통합교과형에서 성취도평가형으로 바꾸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중장기 대입선진화연구회의 백순근 수능체제 분과위원장(서울대 교육학과 교수)은 27일 “교과 위주의 출제가 암기 위주의 학력고사를 의미하진 않는다. 학교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내용 위주로 출제하면서도 응용력을 담보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회의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대교협 입학전형지원실장)도 “종합적 사고력을 판단하기 위해 다양한 과목을 통합한 후 복잡하게 내지 않고, 교과서에서 학생이 주로 접할 수 있는 문제 위주로 출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생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의 수능 역시 학업성취도평가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학업성취도평가는 교과서 내용과 학교 수업시간에 다룬 내용을 위주로 출제한다. 교과서 기본 지식이나 핵심개념 또는 원리이해에 초점을 맞춰 수능보다 약간 단순할 뿐이다”고 말했다. 따라서 공부할 때는 교과서에 중점을 둬야 한다. 다만 다양한 교과서의 내용을 두루 알아두면 유리하다. 올해 고교 신입생부터 사용하는 교과서는 국어만 해도 16종에 이른다. 안연근 잠실여고 진학지도 교사는 “국어는 다른 교과서에 있는 지문도 모두 알고, 영어는 여러 교과서에 공통으로 나오는 단어를 따로 정리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BS 교재와 강의의 중요성도 높아진다. 다양한 교과서 내용을 통합해서 만들겠다는 계획이기 때문이다. 임병욱 인창고 진학지도 교사는 “교과서로 기본 개념을 익히고 EBS 교재로 변형된 문제에 익숙해지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새 형태의 수능 모의평가를 내년에 시작한다. 백 위원장은 “예비 고교 1학년은 기초 과목을 배우므로 학교 수업을 열심히 하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예시안이 나오면 학교 수업이 수능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체감할 것”이라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교육과학기술부가 확정한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방안은 지난해 8월의 시안보다 변화의 폭이 크게 좁아졌다. “이상에서 현실로 돌아왔다”는 환영의 목소리와 “이해 당사자인 교사·교수에 가로막혀 용두사미로 끝났다”는 비판이 동시에 나오는 이유다. 시안에 나온 계획 중 확정된 내용은 A·B형 수준별 시험밖에 없다. 사회 10과목을 6개로, 과학 8과목을 4개로 묶어 수험생이 1개만 선택하도록 한다는 방안은 교사와 교수들의 반대로 백지화됐다. 제2외국어와 한문 영역도 수능에서 제외할 방침이었지만 교육계 반발로 남기기로 했다. 단, 특성화고(옛 전문계고) 학생이 주로 치르는 직업탐구영역은 5개 과목으로 통폐합해 1과목만 선택하는 원안이 그대로 시행된다. 문제를 범교과적이 아니라 개별 교과 중심으로 출제한다는 계획은 학교 수업과 수능 대비를 따로 해야 한다는 비판을 감안한 조치다. 시험과목 이름부터 국어 수학 영어처럼 교과목과 같이 바꿨다. 출제범위 역시 교과 교육과정에 맞춘다. 예컨대 국어A형은 국어Ⅰ 화법과작문Ⅰ 등 쉬운 수준의 교육과정에서, B형은 국어Ⅱ 화법과작문Ⅱ 등 심화 수준에서 출제하기로 했다. 하지만 교과서에 나온 지문만 출제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교과부는 설명했다. 현재 50문항인 국어와 영어는 수험생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5∼10개 줄일 계획이다. 수능을 1년에 2회 치르는 방안은 취소했지만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교과부는 “여건이 마련되는 시점에 시행여부를 결정하겠다. 이를 위해 점수 위주의 학생선발을 계속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개편안에 따라 구체적인 문항 형태, 응시 시간, 배점을 올해 안에 발표한다. 2012년에는 새로 바뀐 수능 형태의 모의평가를 시작해 수험생이 대비하도록 만들 방침이다.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학교 수업만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도록 학습 부담을 줄여주자는 내용이 수능 개편방안의 뼈대다. 일선 학교와 학원가는 수험생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줬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수험생의 부담을 줄일 수는 없다고 내다봤다.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은 2014학년도 새로운 수능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Q. 상위권은 어떻게 A, B형을 선택하나. A. 상위권 대학은 수험생에게 △인문계열 국어B 수학A 영어B △자연계열 국어A 수학B 영어B를 요구할 확률이 높다. 자기 적성을 잘 아는 학생은 처음부터 국어나 수학에서 A형을 준비하면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문제가 생긴다.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는 “B형으로 공부하면 A형은 자동으로 대비되는 만큼 심화학습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1학년 겨울 방학이 되면 자기 적성에 맞춰 학습 전략을 수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Q. 중위권은 어떤 전략이 좋을까. A. 국어 영어 수학은 난이도별로 6가지 조합이 가능하다. 대학별, 모집 단위별 입시 요강이 지금보다 복잡해진다. 고1 때부터 진로를 빨리 결정해 ‘선택과 집중’을 하는 편이 좋다. 이영덕 대성학원 학력개발연구소장은 “모의평가에서 본인의 국영수 성적을 판단하고 지원 가능한 대학의 수능 반영 방법에 따라 대비해야 한다. 특히 본인이 좀 더 잘하는 과목의 B유형을 차분히 준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Q. A, B형의 공부법 차이는…. A. 모두 교과서 위주로 공부해야 한다는 데는 차이가 없다. 단, A형은 교과서에 나오는 쉬운 문제를 틀리지 않도록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 B형은 교과서 핵심 개념을 익힌 뒤 심화 학습으로 넘어가야 한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2014학년도 수능은 교과 과정 중심 출제이기 때문에 교과 내용을 학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단원 핵심 개념과 원리, 주요 개념이 적용된 문제 풀이에서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Q. 학교별로 교과서가 다른데…. A. 교과과정 개편과 맞물려 교과서 종류가 많아지는 건 맞다. 다른 학교 교과서도 봐둬야 하는 이유다. 안연근 잠실여고 진학지도 교사는 “교과서가 다양해도 기본 원리는 같다. 다만 국어는 다른 교과서에 있는 지문도 모두 알고, 영어는 여러 교과서에 공통으로 나오는 단어를 따로 정리하거나 모든 교과서 내용을 압축 정리한 교재를 보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수학 시험 준비 요령은 기존 수능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Q. 교육방송(EBS) 70% 연계율이 유지된다는데 교재는 어떻게…. A. 기본적으로 수험생은 매년 새롭게 나오는 EBS 교재를 모두 풀어보는 게 바람직하다. 다만 2011학년도 수능처럼 EBS 연계가 교재와 똑같은 문제를 낸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임병욱 서울 인창고 진학지도 교사는 “기본적으로 교과서를 바탕으로 기본 원리를 공부하고 EBS 교재를 통해 변형 문제에 익숙해지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학생이 모든 교과서를 다 볼 수 없는 만큼 EBS에서 통합형 교재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때도 EBS 교재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Q. 탐구영역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A. 선택과목 수가 2개로 준다. 예전에는 여러 과목을 응시한 뒤 잘 본 점수를 골라 제출하면 됐지만 이제는 두 과목에 다걸기(올인)해야 한다. 선택과목 평균이 현재보다 올라갈 수 있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분석실장은 “지금처럼 보험성으로 많은 과목에 응시할 수 있는 게 아니라 2과목 모두 성적이 완벽하게 잘 나와야 한다는 심적 부담이 커진다”며 “1학년 때는 여러 과목을 두루 공부한 뒤 성적이 잘 나오는 과목을 골라 고3이 되기 전까지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Q. 탐구영역은 어떻게 조합해야 할까. 손주은 대표는 “탐구영역을 효과적으로 공부하려면 서로 겹치는 내용이 많은 과목을 묶어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교과 내용끼리 묶어 보면 지리(한국지리 세계지리) 일반사회(사회문화 법과정치 경제) 역사(한국사 세계사 동아시아사) 윤리(생활과윤리 윤리와사상) 등 4개 군(群)으로 나눌 수 있다. 자기 적성에 맞는 군을 골라 공부하면 효과적이다. 과학탐구도 과목별 Ⅰ과 Ⅱ과목의 연계학습이 가능하므로 이를 활용한 학습 전략이 바람직하다. Q. 수능만 준비하면 되나. A. 입시 전문가 대다수는 대입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지금보다 훨씬 떨어진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무엇보다 수시선발 인원이 갈수록 늘어나므로 수능은 자격시험 형태로 바뀐다는 분석이다. 박권우 이화여대부고 입시전략실장은 “자기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자기가 잘하는 분야는 무엇인지를 파악해 사소한 것도 꼼꼼히 기록해 두면 3학년 입시 때 자기 장점을 어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는 입시 전략 설계가 필요한 예비 고1∼3 학생을 대상으로 1대1 입시컨설팅을 진행한다. 대표 컨설턴트가 △학생부 통합분석, 수능 및 모의고사 흐름분석을 통한 진단종합평가 △대학별 전형분석과 수시·정시 유·불리 비교 △학습특성 분석과 목표대학 영역별 학습전략 분석상담 △대입 지원전략 수립을 도와준다. 선착순 50명까지 신청을 받는다. 02-400-4000■ 메가스터디 중등부 교육사이트 엠베스트가 가정형편이 어려운 예비 중학생에게 교복 구입비와 학용품을 지원한다. 올해로 6회째인 ‘사랑의 입학식’ 행사에서 지금까지 613명에게 1억6000여만 원을 지원했다. 이번에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150% 내 저소득 가정 예비 중학생 95명을 선발할 예정. 31일까지 엠베스트(www.mbest.co.kr) 사이트나 (사)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www.kaccc.org) 사이트에서 신청하면 된다. 1544-2300■ 서울사이버대가 졸업생이자 사회복지사로 활동하는 권오중 씨 초청 특강을 개최한다. 주제는 ‘사회복지사 권오중이 후배에게 들려주는 꿈과 희망’. 배우에서 사회복지사의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전과 봉사하는 삶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한다. 서울사이버대에서의 대학생활과 학습 노하우도 알려준다.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27일 오후 7시 서울사이버대 4층 차이코프스키홀, 02-944-5000■ 진학사가 ‘언어스캔들’ 교재의 무료 인강 이벤트를 진행한다. 동영상 강의를 보고 인상 깊은 강의 페이지를 캡처해 후기와 함께 올리면 추첨을 통해 교재를 제공한다. 2월 18일까지 진학닷컴 홈페이지(www.jinhak.com)와 블랙박스 언어팩토리 카페(cafe.naver.com/blackboxkr)에서 할 수 있다. 1544-7715■ 메가스터디가 ‘2012 대입 재수생 전략설명회’를 개최한다. 2011학년도 입시 결과에 따른 재수생의 영역별 취약점을 분석하고 변화된 2012학년도 입시에 맞는 구체적인 학습법을 제시한다. 참석자 전원에게 2012 대입전략 자료집, 메가스터디 2012 재수 성공 가이드북을 무료로 제공한다. 29일 오후 2시 서울지하철 학여울역 SETEC 제3전시실. 1599-1010}
한국수학교육학회가 주최하고 한국수학교육평가원이 주관한 제22회 한국수학경시대회(KMC) 시상식이 2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열렸다. 동아일보가 후원한 이번 대회에서 개인부문 대상은 이무혁(충북 대성초 5학년) 이헌준(경기 이매중 3학년) 김두성(서울 경기고 2학년) 군이 받았다. 수상자 및 학교 명단은 다음과 같다. ◇개인부문 ▽최우수상 △김범준(서울 정목초 3학년) △신원준(울산 옥동초 4학년) △정의진(경기 안곡초 5학년) △고유정(경기 서현초 6학년) △안수빈(경북 포항제철중 1학년) △김경석(울산 유곡중 2학년) △김승연(경기 대지중 3학년) △손동현(대전 유성고 1학년) △강병수(경기북과학고 1학년) ◇학교부문 ▽대상 △충북 대성초 △경기 이매중 △서울 경기고 ▽최우수상 △서울 대도초 △경기 안양귀인초 △강원 서원주초 △충북 청주교대 부설초 △대전 한밭초 △전북 전주교대 군산부설초 △광주 불로초 △대구 영신초 △울산 옥동초 △제주 백록초 △서울 신서중 △경기 정발중 △강원 남춘천중 △충북 청주여자중 △대전 월평중 △전북 전주중앙중 △광주 동아여자중 △경북 포항제철중 △울산 유곡중 △제주 아라중 △서울 휘문고 △경기북과학고 △강원 민족사관고 △충북 운호고 △충남 한일고 △전북 상산고 △광주인성고 △대구과학고 △울산 현대청운고 △제주 대기고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올해부터 초중고 서술형시험 확대… 과목별 준비 어떻게서울 창원초등학교 5학년 박지오 군은 지난해 서술형 문제를 풀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막막하다. “뭘 묻는 건지 이해를 못 하는 것도 있고, 알아도 문장으로 쓰려니 어려웠어요.” 답을 약간만 길게 쓰면 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박 군은 “서술형 평가가 더 늘어난다고 하는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초중고교에서 서술형 시험이 확대될 방침이다. 서울 부산 울산 인천 충남 경기도교육청은 지금까지 자체 지침으로 전체의 20∼30%를 서술형으로 내도록 했다. 그런데 교육과학기술부가 서술형 문제를 전체적으로 확대하겠다고 지난해 8월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12학년도 이후에는 서술형 문항이 총점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의 도입으로 창의·인성 교육이 확대됨에 따라 평가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인식에서다. 서술형 평가를 답을 조금 길게 쓰는 정도로 생각했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다. 교원 구몬학습교육연구소 이순동 소장은 “서술형 평가에 익숙지 않은 초등학생이 특히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이때 잘하지 못하면 중고교에 올라가 더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어떤 문제가 출제됐는지 알면 준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기본 개념과 원리를 명확히 서술형 평가에서 학생들이 가장 어려움을 호소했던 과목은 수학이었다. 단답형이나 완성형 주관식에 익숙했는데 풀이과정을 서술하라는 방식이 낯설기 때문. 해답과 더불어 풀이과정에도 점수를 주는 경우가 많아 단원과 문제를 완벽하게 파악하지 않으면 찍기도 통하지 않는다. 수학의 서술형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기본 개념과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서술형 평가는 개념과 원리를 알고 표현할 수 있는지를 묻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초등학교 4학년 수학 문제에서 ‘삼각형의 내각의 합이 왜 180도인지 써 보라’는 문제가 나왔다. 삼각형의 내각의 합을 모르는 학생은 없지만 이유를 아는 경우는 드물다. 삼각형을 세 조각으로 찢고 한 점을 기준으로 세 각을 모으면 2직각이 된다는 점을 알아야 풀 수 있다. 이처럼 서술형 평가는 교과의 개념과 원리만 정확히 알면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방학 때 가장 기초적인 문제집을 선택해 개념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는 게 좋다. 쉬운 문제를 풀면서 풀이과정을 생략하지 않고 써나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래야 수학적 논리력과 표현력을 기르고 풀이 단계에서 발생한 오류를 고칠 수 있다. 정답을 맞혔어도 확실하게 알지 못하는 문제, 풀이를 봐도 잘 이해되지 않는 문제는 오답노트에 따로 표시해 다시 연습하는 게 중요하다.○ 지문 읽고 정보, 원인·결과 파악 국어 서술형 평가에 대비하려면 새 학기에 공부할 교과서를 미리 구해 본문을 읽어보는 게 제일 좋다. 국어 서술형 평가는 독해력과 문장구성력, 논리력이 가장 중요하다. 교과서로 공부하면서 단원별로 개념과 핵심 어휘를 정확하게 익혀야 한다. 개념을 100% 이해하지 못해도 보기 중 하나만 고르면 되는 객관식과 달리 서술형은 정확한 개념어를 사용해 간결하게 쓰지 않으면 감점이 된다. 비문학 지문의 경우 정보파악형 서술형 문제가 많이 나온다. 교과서 지문을 보면서 평소 단원 내용을 정리하는 부분에 나오는 문제를 풀어보는 게 중요하다. 이때 꼭 나만의 문장으로 정리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문학 지문에서는 원인과 결과를 묻는 문제가 주로 나온다. 국어 ‘읽기’ 교과서는 보통 ‘문단별 주요 내용’에서 사건의 발달과 전개 과정을 요약해 놓는다. 이를 바탕으로 사건의 배경, 원인과 동기, 전개 과정, 결과를 서술해보는 게 좋다. 글에 등장하는 인물의 마음 상태, 앞으로의 행동, 글쓴이의 의도, 읽는 이의 생각이나 느낌을 풀어 쓰는 문제도 나온다. 평소 다양하게 책을 읽고 독후감을 일기, 편지 등 다양한 형식으로 써보면 도움이 된다.○ 자료 읽기와 실험관찰 중요 예전에는 사회를 단순히 암기과목으로 여겼지만 이제는 아니다. 서술형 문제로 제시되는 자료를 근거로 인과관계에 맞게 설명할 수 있는가를 묻는 문제가 주로 나온다. 지역별 관광객 수를 보여주는 그림그래프와 자원통계 자료를 준 뒤 ‘고장 사이에 관광객이 오고 가는 이유는 무엇인지’를 묻는 식이다. 그래프나 도표의 내용을 정확히 읽는 능력이 중요하다. 체험학습이 중요해지면서 수행 과제에서 시험 문제를 이끌어내는 사례도 있다. 예를 들어 우리 고장의 주민 편리시설을 견학하고 그림지도를 그리는 과제가 있었다면 ‘주민 편리시설의 문제점과 개선점’을 물을 수 있다. 과학 서술형 문제는 대부분 ‘실험관찰’ 교과서에서 출제한다. 예를 들어 ‘싹이 트지 않은 씨앗과 싹이 튼 씨앗을 비교해 관찰한 내용을 쓰시오’ 같은 문제가 있다. 자유탐구와 관련해 탐구 계획서를 어떻게 쓸지, 탐구 활동의 바른 자세는 뭔지, 기록지는 어떻게 정리하는지를 묻는 서술형 문제도 자주 등장한다. 방학 동안 탐구 주제를 정해 스스로 생각해보고 관련된 내용을 사진 도표 글로 정리하는 연습을 해보는 게 좋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고3 수험생 2명 중 1명은 취업률이 높아도 전문대보다는 4년제 지방대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학사가 1월 5~24일까지 고3 수험생 69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정시에 지원한 547명 중 53%(292명)가 지방 4년제 대학과 취업률 높은 전문대 두 곳에 모두 합격했을 경우 4년제 지방대를 택하겠다고 답했다. 전문대에 가겠다는 수험생은 25%(137명)에 그쳤다. 4년제 지방대를 택한 이유로 55%(159명)가 전문대보다 4년제 대학 졸업생에 대한 인식(또는 대우)이 좋은 점을 꼽았다. 지방에 있을 뿐 우수한 학교도 있다는 응답은 31%(90명)였다. 자신의 적성이나 취업률보다는 사회 인식 때문에 4년제 대학을 선택한다는 뜻. 전문대에 등록하겠다는 수험생의 52%는 취업에 유리한 점을 들었다. 다음은 △지방대에 비해 졸업까지 시간과 비용 부담이 적음 (17%) △4년제 지방대는 선호하지 않음 (17%) △특성화된 학과가 많음 (14%)의 순서. 수험생의 72%(396명)는 서울과 경기도를 벗어나면 지방대라고 답했다. 수도권에 있더라도 잘 알려지지 않은 대학은 지방대라는 응답은 15%(80명), 기숙사 또는 자취 생활을 해야 하면 지방대라는 응답은 7%(36명)였다. 황성환 진학사 기획조정실장은 "대다수 학생이 수도권 내 4년제 대학 진학을 맹목적으로 목표로 한다. 고3이 되기 전 대입 목적을 명확히 하고 미래가치, 취업에 따라 목표 대학과 학과를 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같은 고등학교에 다녀도 희망하는 진로에 따라 학생이 배우는 내용이 달라진다. 영어와 수학 교과서는 실력에 맞춰 상중하 가운데 하나를 고르면 된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공부하는 분량이 지금보다 20% 줄어든다. 이런 내용은 2014학년도에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와 고등학교 1학년부터 적용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마련해 24일 발표한 ‘2011 교과 교육과정 개정 방향’의 주요 내용이다.○ 선택폭↑ 과목 수↓ 문·이과 구분은 1997년 제7차 교육과정 개편 때 사라졌지만 일선 고교에서는 관행적으로 나눠서 운영했다. 앞으로는 학생의 수준과 진로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 들을 수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맞춤형 교육 과정을 운영하려면 학교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그게 안 됐다. 어떤 과목을 들을지는 2013년 모든 학교에 배치하는 진로상담교사가 학생에게 얘기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이렇다. 수학의 경우 지금은 일반고 학생들이 배우는 보통 과목(수학, 수학의 활용, 수학Ⅰ, 수학Ⅱ 등)과 주로 과학고교생들이 배우는 전문과목(고급수학)으로 구분돼 있지만 2014학년도부터는 기본(기초수학), 일반(수학Ⅰ, 수학Ⅱ, 미적분Ⅰ, 미적분Ⅱ 등), 심화(고급수학Ⅰ, 고급수학Ⅱ)로 바뀐다. 상경계열에 가려는 학생에게는 진로상담교사가 다른 인문계 학생보다 어려운 수학 과목을 선택해 듣도록 조언한다. 이 학생은 수학시간에 심화수학 과목 수업을 하는 교실에서 수업을 들으면 된다. 기초수학은 중3 수학 정도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일반 수학 과목을 따라가기 힘든 학생이나 전문계고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다.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 과학에 소질이 있는 일반계고 학생은 자기 학교에서 과학고 수준의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예체능계 지망 학생은 필수 과목만 이수하고 나머지 수업 시간은 실기 관련 과목을 선택하면 된다. 전체 과목 수가 늘어나지는 않는다. 지나치게 세분됐거나 내용이 겹치는 과목, 학생이 거의 선택하지 않는 과목은 통폐합된다. 교과부는 고교의 선택과목 수를 261개에서 198개로 줄일 방침이다. 이에 따라 고1 때 배우던 사회 도덕 과목 내용은 중3 과정으로 넘기거나 ‘법과 정치’ 같은 다른 고교 과목에 포함된다. 고1 과정이 국민 공통 교육 과정에서 빠졌기 때문에 ‘공통 교육’ 성격이 강한 과목을 없애기로 했다.○ 대학 입시는 어떻게? 학생의 선택폭을 늘린 이유를 교과부는 “대학의 계열별 전형방안 다양화 등 향후 학교 교육과 대학 입시의 연계 강화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학교 교육만 갖고 자기만의 장점을 내세우기가 쉽지 않았다. 앞으로는 선택 과목 자체가 학생의 특성을 보여 준다. 게다가 2014학년도부터 새로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도입하면 수능의 비중이 입시에서 줄어든다. 이번 개편으로 입학사정관 제도가 주요 대입 전형으로 자리 잡는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차관 시절 “초중고교 교육부터 바꾸고 대입 제도를 나중에 손질하는 게 맞지만 대입 제도가 그대로 있으면 학교 현장이 변화를 따르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게 입학사정관제 정착이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내신 절대평가 논의도 다시 시작할 개연성이 높다. 과목마다 선택 학생 수가 다르면 내신산출에 문제가 생긴다. 교과부는 선택 학생 수가 35명 미만인 과목은 이수 또는 미이수로만 평가할 계획이다. 과목별 성취 수준을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명시해 과목에 따른 유·불리 문제를 없앤다는 것이다.○ 공부량↓ 창의활동↑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과서의 내용이 20% 정도 줄어든다. 교과부는 다른 학년 또는 과목 간에 겹치는 내용만 빼도 이 정도는 줄일 수 있다고 내다본다. 실제로 중1 사회 ‘국가별 기후 특징’과 중3 과학 ‘기상’에 겹치는 부분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교과 내용이 줄어드는 만큼 창의적 재량 활동 시간은 늘어난다. 책상에 앉아 교과서를 갖고 하던 수업 방식이 직접 보고 만지고 느끼는 형태로 변한다. 아이들이 학교를 즐거운 곳이라고 느끼도록 만들자는 취지에서다. 교육과정 개발 및 검토 단계에는 학습연구년제 교사 등 현장 교원을 많이 참여시키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대학교수가 교과서 집필을 주로 맡아 책의 내용이 학교현장과 거리감이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교과부는 연말까지 과목별 개편 내용을 마련한 뒤 2013년 말까지 교과서 집필 및 검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보아, 2NE1, 동방신기 등 한류 덕분에 대학에 한국학 전공까지 생겼습니다.” 리투아니아 제2의 도시 카우나스에 있는 비타우타스 마그누스대는 2008년부터 동아시아지역연구소에서 운영하는 석사과정에 한국학 전공을 개설했다. 발트 3국 중 유일하다. 17일 방한한 아우렐리유스 지카스 동아시아지역연구소 소장은 “한국의 위상이 커지면서 일본학과 중국학만 있던 동아시아지역학 석사과정에 한국학 전공도 포함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문화 역사 정치 경제 언어에 관한 수업을 진행 중인데 현재 15명이 공부한다. 리투아니아에 한국학 전공이 개설된 일은 의외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1991년 한국과 외교관계가 수립됐지만 한국대사관이 없어 홍보가 거의 없던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한류 덕분에 사정이 달라졌다. 2005년부터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왔다가 한국 문화에 매료된 학생들 덕분이었다. 지금은 ‘한류클럽’이라는 이름의 동아리까지 생겼을 정도. 한국의 음식 춤 노래 드라마 영화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학문으로 이어졌다. 전공이 개설된 지 3년밖에 안 됐지만 재일동포, 북한 여성의 인권실태, 한국의 환경 문제에 대해 논문을 쓰는 학생이 생겼다. 가장 인기 있는 전공과목은 서진석 연구원(38)이 진행하는 한국어 강좌다. 서 연구원은 “영화, 가요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니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가을부터는 한국학을 석사과정뿐 아니라 학부생에게도 개방하려 한다. 한국어 강좌도 4단계에서 8단계로 늘리고 문학사 등 다양한 수업을 개설할 계획. 그러나 한국학을 제대로 강의할 교수가 없다는 점이 문제다. 현재 혼자 강의하는 서 연구원은 “한국 정치와 역사를 전공한 교수가 오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해 한국학중앙연구원에 교수 파견을 신청했음에도 지원자가 없었다. 일본과 비교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일본이 자국을 알리기 위한 노력은 엄청나다. 매년 교수를 파견하고 도서를 보내고 연구비를 지원한다. 또 독도나 동해 관련 자료를 보내고 대사관에서 학생을 위한 문화행사를 해마다 지원한다. 일본에 대한 친근감이 높은 이유다. 리투아니아 국민이 한국에 많은 관심을 갖는데도 한국 정부 차원의 홍보와 지원은 거의 없다. 서 연구원은 “정보가 부족하니 학생들이 역사나 사회 문제를 잘못 알기도 하고 또 한국에 대한 관심이 금방 식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지카스 소장은 “외국에서 어떤 이미지를 갖는가는 홍보 노력에 달렸다. 한국 정부가 지원을 확대해 한국에 대해 올바른 지식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이가혁 인턴기자 서울대 영어교육과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