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학년도 외고 입시 대비 자기주도학습전형 지원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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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내신은 기본… 주관 뚜렷한 학습계획서에 점수

《“외국어고 입시에서 자기주도학습전형은 학교생활에 얼마나 충실한가를 봐요. 학습계획서에도 그걸 보여주면 됩니다.”(박민재 군·가명·대원외고 1)” “봉사활동이나 교내활동은 여러 개를 하기보다는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하나를 꾸준히 하는 게 좋아요.”(이정원 양·한영외고 1) 지난해 수도권 외고 입시에서 처음으로 미달 학교가 나왔다. 경쟁률도 사상 최저였다. 서울지역 외고 6곳의 평균경쟁률은 1.38 대 1로 2010학년도(3.08 대 1)의 절반 수준. 경기지역 외고 8곳의 경쟁률도 3.8 대 1에서 2011학년도 2.4 대 1로 떨어졌다.》

외국어고 입시설명회에 모인 학부모들의 진지한 표정. 자기주도학습전형에서는 내신과 학습계획서, 면접에 중점을 두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 동아일보DB
외국어고 입시설명회에 모인 학부모들의 진지한 표정. 자기주도학습전형에서는 내신과 학습계획서, 면접에 중점을 두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 동아일보DB
전문가들은 이를 처음 도입된 자기주도학습전형의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1단계에서는 영어 내신만으로 1.5∼2배수를 뽑고 2단계에서 학습계획서와 면접을 통해 최종 선발하는 방식. 부족한 내신을 지필고사로 만회할 수 없고 다른 전형요소 준비에 부담을 느낀 학생이 지원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외고에 합격하려면 자기주도학습전형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합격의 기쁨을 맛본 외고 신입생과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봤다.

○ 영어 내신 4개 학기 평균 2등급 이내로

영어 내신이 기본이다. 내신 성적이 좋지 않으면 1단계 통과가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목고 입시전문업체 ㈜하늘교육이 2011학년도 외고 1단계 합격자 762명의 영어 내신 성적을 조사한 결과 서울권은 160점 만점에 155.4점, 경기권은 155.02점이었다. 중학교 2학년 1학기∼3학년 2학기의 영어 내신을 등급으로 환산하면 학기별로 1, 1, 2, 3등급(153.6점)∼1, 1, 2, 2등급(156.8점)에 해당한다.

임성호 하늘교육 기획이사는 “일부 외고에서 미달 사태가 생겨 1단계 통과 인원을 늘린다고 해도 4개 학기의 영어 내신은 평균 2등급 이내를 유지해야 한다”며 “경쟁률 상승 등의 변수를 감안하면 1등급 중반은 돼야 합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영어 내신은 석차 백분율 구간에 따른 9등급제다. 4% 이내가 1등급, 11% 이내가 2등급이다. 영어시험이 쉽게 나와 4% 이내에 해당하는 인원을 넘길 경우 1등급이 없어지고 모두 2등급을 받는다. 이에 따라 변별력 논란을 피하려고 중간고사 및 기말고사의 영어시험이 아주 어렵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의 강남 송파 서초 양천 노원구 등 교육특구는 학교 내신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이들 지역의 외고 합격자 배출 비율은 40%로 1년 전(48.1%)보다 낮아졌다.

그렇다면 영어 내신은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박 군은 “중학교 때 영어학원에 아예 다니지 않았다. 내신은 학교 선생님이 문제를 내는 만큼 평소 강조하는 내용을 반복하며 스스로 공부하는 게 제일”이라며 “시험 전에 본문을 적어도 세 번 복습하고 선생님이 주신 프린트와 자습서 문제를 푸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양도 “내신은 한번 지나가면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평소 수업시간에 제대로 듣고 필기 위주로 교과서 내용을 완벽히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학습계획서는 학교생활 위주로


학습계획서는 면접에까지 이어지므로 중요하다. 학업계획 지원동기 봉사·체험활동 독서활동에 대한 내용을 담아야 한다. 봉사·체험활동과 독서활동은 개인별 학교별로 편차가 커서 비중 있게 평가하기 어렵다.

따라서 평소 자기만의 공부 습관과 방법을 부각시키는 것이 합격의 지름길이다. 지원 동기와 학습계획서 내용이 얼마나 맞는지도 중요하다.

지난해부터 외부 수상 실적을 적지 못하게 됐으므로 학교생활을 바탕으로 학습계획서를 써야 한다. 그러나 외부 경력을 전혀 못 쓰는 것은 아니다. 박 군은 “텝스를 열심히 준비해 봐서 학습계획서에도 썼다. 하지만 ‘텝스를 봐서 성적이 얼마나 올랐다’고 쓴 게 아니라 ‘학원에 다니지 않고 혼자 목표와 계획을 세워 공부했다. 실력을 확인해 보고 싶어 영어시험에 응시했고 실력이 올랐다’고 적어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봉사·체험활동은 하나를 꾸준히 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 양은 “3년 내내 매주 토요일이면 복지관에 계시는 홀몸 할머니를 찾아가 말동무를 해 드렸다. 시험 기간에도 빠지지 않았다. 봉사활동 시간을 많이 채우기 위해 잡다하게 이것저것 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보다 하나를 꾸준히 하면서 뭘 얻었는지 보여주는 게 더 좋다”고 했다.

이 양은 학급반장을 한 번도 하지 않았지만 특별활동 시간에 학교 오케스트라에서 악장을 하며 얻은 경험을 리더십과 연관지어 썼다.

학습계획서는 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적어도 3주 정도 여유를 갖고 서너 차례 고쳐보는 게 좋다.

○ 면접은 학습계획서 내용 중심


지난해 외고 면접은 개인별로 5분 동안 서너 가지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었다. 면접관은 보통 3명. 학교나 학과에 따라 교실을 옮기며 2, 3차 면접을 하는 곳도 있었다.

학습계획서의 내용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식이 대부분이었다. 외고 또는 해당 학과에 지원한 동기는 무엇인가, 장래 희망과 외고 지원이 어떤 관계가 있나, 자기주도학습을 한 경험에 대해 말해보라는 등의 질문이 많았다.

독서활동이나 체험활동에 대한 추가 질문도 나왔다. 이 양은 “방과후 학교로 영어 에세이 수업을 들었다고 썼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무엇이었는지, 봉사활동을 하면서 자신과 삶의 질이 다른 사람을 대할 때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면접관이 물었다”고 말했다.

박 군은 “학습계획서에 경제 관련 책을 좋아한다고 썼는데 그 이유와 어떤 책이 있는지를 물었다”면서 “면접은 학습계획서의 진실성을 가리는 절차라서 내가 쓴 내용을 바탕으로 질문을 만들어 거울을 보며 연습했다”고 했다.

학습계획서의 내용에 대한 자기 생각을 분명히 정리하고 지난해 실제로 나왔던 면접 문항을 체크해 답변을 만들어두면 도움이 된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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