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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가 막을 올렸다. 서막부터 공동 주연 스타들의 불꽃 튀는 연기 대결을 기대했지만 일단 아니었다. 스포트라이트는 한 명에게 집중됐다. 나머지는 들러리처럼 보였다. 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올림픽클럽 레이크코스(파70)에서 개막한 제112회 US오픈 1라운드. 같은 조로 묶여 최고 흥행카드로 꼽힌 타이거 우즈, 필 미켈슨, 버바 왓슨(이상 미국)의 희비가 교차했다. 우즈는 현명하게 험난한 코스를 요리하며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언더파를 쳐 공동 2위로 마쳤다. 반면에 이 대회에서 5차례 준우승만 한 미켈슨은 6오버파(공동 93위)로 부진했다. 올해 마스터스에서 그린재킷을 입은 장타자 왓슨은 8오버파(공동 125위)로 고개를 숙였다. 2008년 US오픈 후 4년 만의 메이저 우승을 노리는 우즈는 화려한 쇼 대신 정확하고 참을성 있는 공략이 주효했다. 이날 우즈가 드라이버를 빼든 홀은 9, 10, 16번의 3개뿐이었다. 그 대신 레이저 같은 아이언 티샷으로 질기고 억센 러프를 피해 페어웨이에 공을 떨어뜨렸다. 무리하게 핀을 노리기보다는 그린 중앙에 공을 떨어뜨려 파를 지키며 스코어를 유지했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71%가 넘었다. 우즈는 “러프에 빠지지 않고 그린에 공을 올려 파를 낚는다는 내 계획이 잘 먹혀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그린에서 욕심을 부리지 않고 다음 퍼트로 확실하게 홀인할 수 있도록 공을 가깝게 붙이는 ‘래그퍼트(Lag Putt)’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털어놓았다. 흔히 주말골퍼들이 3퍼트를 줄이려면 컵 주위에 가상의 원을 그린 뒤 그 안에 넣겠다는 생각으로 퍼트를 하라는 조언과 비슷한 맥락이다. 왓슨은 “예전 우즈가 돌아왔다. 그를 지켜보는 일은 황홀했다”라고 말했다. 무명의 마이클 톰프슨(미국)이 우즈에게 3타 앞서며 깜짝 선두로 나섰지만 이런 돌풍이 계속되리란 예측은 많지 않았다. 이날 156명의 출전 선수 중 언더파 스코어는 6명에 불과했다. 1라운드 평균 타수는 74.9타까지 치솟아 5타씩을 잃은 셈이었다. 선수들의 탄식이 쏟아진 가운데 동반자가 된 최경주(3오버파), 양용은, 김경태(이상 4오버파)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 선수 중에는 일본 지역 예선을 거쳐 출전한 박재범이 이븐파로 마쳐 공동 7위에 올랐다. 14세 최연소 출전선수 앤디 장(중국)은 9오버파로 공동 140위에 처졌지만 세계 랭킹 1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도 그와 동타였다. 지난해 우승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배상문, 이동환 등과 7오버파(109위)로 체면을 구겼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지금껏 내가 플레이해본 코스 가운데 가장 까다롭다. 그래서 더 애착이 간다.” 골프의 전설로 불린 벤 호건은 14일 오후 11시 개막한 제112회 US오픈을 유치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올림픽클럽 레이크코스(파70)에 대해 이런 평가를 내린 적이 있다.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는 홈페이지에 US오픈에 대해 ‘골프의 가장 험난한 테스트’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올해는 더욱 악명을 떨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촘촘한 나무로 둘러싸인 개미허리처럼 좁다란 페어웨이와 질기고 깊은 러프, 작고 빠른 그린과 깊은 벙커…. 두 개뿐인 파5홀이 16, 17번 홀에 연이어 나오는 것도 이채롭다. 두 홀은 챔피언 트로피의 향방을 가를 승부처로 꼽힌다. 최근 대부분 파5홀은 장타자들에게는 쉽게 타수를 줄이는 서비스 홀이었지만 이번에는 보기만 피해도 다행으로 여길 만하다. 왼쪽으로 바나나처럼 휘어진 16번 홀의 전장은 670야드로 역대 US오픈 사상 가장 길다. 2, 3일은 이런 전장을 유지할 방침으로 알려져 투온은 불가능하다. 17번 홀은 522야드지만 페어웨이와 그린이 모두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정확도가 떨어질 경우 깊은 러프와 벙커에 빠지기 일쑤여서 신중한 공략이 필수다. 4월에는 그린 앞쪽에 벙커를 신설해 투온 시도를 어렵게 했다. 최경주 등 9명의 코리안 브러더스를 비롯한 156명의 선수들이 힘겨운 여정에 들어갔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마지막 홀 그린에 오른 그의 심장이 두근거렸다. 코트에서 산전수전 다 겪었던 타고난 승부사는 잠시 사라진 듯했다. 1.5m 파 퍼트가 들어간 순간 동반자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왕년의 농구 스타와 명장으로 이름을 날렸던 김영기 전 한국농구연맹(KBL) 총재가 홀인원만큼 힘들다는 에이지 슛(Age Shoot·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낮은 골프 타수를 기록)을 처음으로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1936년 1월 태어나 만 나이로 76세인 김 전 총재는 13일 경기 용인 코리아CC(파72) 화이트 티에서 버디 2개와 보기 6개로 4오버파 76타를 쳤다. 김 전 총재는 “지난해 77타를 4번 쳐 아쉬움이 많았다. 골프를 하면서 늘 목표였던 에이지 슛의 꿈을 이뤘으니 이젠 또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현역 때 아시아농구선수권 우승만큼 좋다”며 기뻐했다. 홀인원이 행운의 소산이라면 에이지슛은 실력과 건강이 따라야만 가능한 땀의 산물이다. 이날 김 전 총재는 고려대 법대 55회 동기로 오랜 골프 친구인 박수길 전 유엔대사, 박종석 전 한화 부회장, 김인섭 법무법인 태평양 명예 대표변호사와 동반자가 됐다. 골프는 기업은행에 근무하던 1977년 처음 인연을 맺었다. 베스트 스코어는 휘닉스파크에서 기록한 72타. 고령에도 드라이버를 250야드 가까이 날린다. 동료에게 농구 선수 출신이라 허리가 강해 그런 거냐는 부러움을 산다는 김 전 총재는 “겨우내 헬스클럽에서 아령이나 덤벨 등으로 꾸준히 팔 힘을 길렀고 약속 장소에는 늘 지하철 타고 걸어다닌 덕분 같다”며 웃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아직 개막도 안 했는데 매진 사례다. 14일 저녁(한국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올림픽클럽 레이크코스(파70)에서 개막하는 제112회 US오픈 골프 얘기다. 대회를 주최하는 미국골프협회는1∼4라운드 동안 매일 책정된 3만3500장의 티켓이 다 팔렸다고 밝혔다. 26년 연속 입장권 매진이긴 해도 예년보다 그 관심이 조기에 점화됐다. 볼거리가 풍성해 ‘블록버스터’라는 말이 나온다. 1, 2라운드 같은 조인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 여기에 올 마스터스 챔피언 버바 왓슨(이상 미국)이 일단 화제의 중심에 섰다. 우즈는 지난주 메모리얼 대회에서 극적인 역전 우승으로 전성기 그 모습 그대로라는 찬사 속에 메이저 통산 15번째 트로피를 향한 자신감을 되찾았다. 미켈슨은 US오픈에서 우승 없이 역대 최다인 5차례 준우승만 한 비운의 주인공. 명예회복이라는 공통된 키워드를 지닌 우즈와 미켈슨이 구름 갤러리를 몰고 다니며 ‘전반전’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흥미롭다. 자존심 대결 구도 속에 자칫 한 명은 우승권에서 멀어질 수도 있다. 13일 연습 라운드에서 우즈의 동반자는 카트를 타고 등장했다. 우즈의 스탠퍼드대 선배인 케이시 마틴(미국)이었다. 오른쪽 다리에 피가 잘 통하지 않는 혈행장애를 지닌 마틴은 오리건대 골프부 코치로 일하다 지역예선을 거쳐 출전권을 따냈다. 1998년 같은 코스에서 열린 US오픈에 처음 출전했던 그는 “이 자리에 다시 설 줄 몰랐다. 예전 추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감격스러워했다. 마틴은 대학 시절 퍼팅 내기를 해 190달러를 따기도 했던 우즈와 룸메이트였을 만큼 절친하다. 14세 6개월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출전자가 된 앤디 장(중국)은 왓슨, 에런 배들리와 연습 라운드를 돌았다. 티샷이 오른쪽 러프에 빠지자 그는 왓슨에게 “하나 더 쳐도 될까요”라고 조심스럽게 물었고, 왓슨은 “물론”이라고 격려했다. 중국 산둥 성에서 태어나 2008년 미국 올랜도로 유학을 온 뒤 한국계 교포에게 골프를 배우고 있는 그는 “TV로 보던 스타들에게 사인 부탁을 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내가 갤러리들에게 사인을 해줬다. 라커룸에서 우즈와 악수도 했다”며 자랑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역사적인 일이 아닐 수 없어요.” 최경주(42)는 감개무량한 모습이었다. 1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올림픽클럽(파70)에서 개막하는 112년 역사의 메이저골프대회 US오픈 1, 2라운드 조 편성에 대해 물었을 때였다. 최경주는 양용은(40) 김경태(26)와 같은 조로 묶였다. 최경주는 “미국에서 같은 한국 후배들하고 공식 대회에서 동반자가 되긴 처음이다.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에서 골프뿐 아니라 경제 문화 등에서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배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경주, 양용은, 김경태는 한국을 대표하는 프로골퍼 삼총사. 최경주는 한국인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진출한 개척자로 통산 8승을 거뒀다. 양용은은 아시아 선수로는 사상 첫 메이저 챔피언에 등극했다. 김경태는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 2개를 휩쓴 뒤 프로에 전향해 한국과 일본 투어 상금왕을 차지했다. 양용은도 “절친한 선후배와 우정 어린 대결이 될 것 같다. 세 명 중 꼴찌는 절대로 하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해야겠다”며 웃었다. 한국과 일본 무대를 거쳐 PGA투어에 진출한 최경주, 양용은과 같은 경로를 걷고 있는 김경태는 “평소 잘 챙겨주시긴 해도 워낙 대선배들이라 부담스럽다. 올 시즌 성적이 신통치 않은데 이번 대회를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미국 댈러스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살고 있는 최경주와 양용은은 한때 자존심 대결 속에 서먹해지기도 했으나 지난해부터 다시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후배 배상문, 이동환, 박재범과 연습 라운드를 한 최경주는 “나무가 많고 업다운이 있는 코스가 어쩐지 편하게 느껴진다. 페어웨이와 그린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16번홀(파5)의 전장은 대회 사상 가장 긴 670야드에 이른다. 최경주는 “드라이버와 3번 우드를 치면 110야드 정도가 남는다. 물론 티샷이 페어웨이에 떨어졌을 때 얘기다. 쉽지 않다”고 말했다. 코리안 브러더스 삼총사는 같은 매니지먼트 회사인 IMG의 관리를 받고 있는 한 가족이며 바닷가 출신이다. 최경주는 완도, 양용은은 제주가 고향이며 김경태는 속초에서 태어났다. 함께 맞게 될 샌프란시스코의 바닷바람이 이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울지도 모를 일이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코리아군단의 메이저 대회 2회 연속 우승 꿈은 깨졌다. 하지만 국산 골프용품이 정상의 자리를 대신했다. 11일 미국 뉴욕 주 피츠퍼드의 로커스트힐CC(파72)에서 끝난 웨그먼스 LPGA챔피언십. 국산 브랜드 코오롱 엘로드 계약 선수인 펑산산(23)은 중국인 선수 최초로 LPGA투어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LPGA투어에서 유일한 중국인 멤버인 펑산산은 4라운드를 3타 차 공동 7위로 출발해 5타를 줄여 합계 6언더파 282타를 쳐 역전 우승했다. 전날 단독 선두로 나서며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 우승자인 유선영에 이어 정상을 노렸던 지은희를 비롯한 4명의 공동 2위 그룹을 2타 차로 제쳤다. 펑산산은 2008년 코오롱 엘로드와 계약한 뒤 2010년부터는 의류뿐 아니라 드라이버, 우드, 아이언도 지원받고 있다. 중국 광저우골프협회장이던 아버지와 박세리의 영향으로 10세 때 골프를 시작한 펑산산은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유망주 발굴에 나섰던 코오롱의 눈에 띄었다. 그는 지난해 일본투어에서 2승을 거둔 뒤 올 들어서도 일본투어 1승에 중국 선수 최초로 유럽투어 정상에도 오르면서 ‘중국의 박세리’로 떠올랐다. 코오롱은 그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성형수술까지 검토했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최근 중국은 ‘녹색 아편’이 불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골프 바람이 거세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골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펑산산의 우승은 중국에서 골프 붐 조성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왼손 천재’ 라파엘 나달(스페인)은 지난해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한 뒤 메이저 대회에서 3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에게 결승에서 연이어 쓰라린 패배를 안긴 상대는 3번 모두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였다.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2위 나달은 세계 1위 조코비치와 다시 맞붙었다. 자신의 안방과도 같은 붉은 벽돌을 갈아 만든 앙투카 코트에서 더이상의 패배는 없었다. 나달은 비로 경기가 순연되면서 이틀에 걸쳐 치러진 결승에서 조코비치를 3-1(6-4, 6-3, 2-6, 7-5)로 눌렀다.나달은 코트의 전설로 불리는 비에른 보리(스웨덴)와 함께 갖고 있던 대회 최다 우승 기록(6회)을 넘어서며 역대 최다인 7번째 정상 등극으로 새로운 테니스 역사를 썼다. 대회 3년 연속 우승을 달성하며 메이저 통산 11승째를 거둔 나달은 이 대회에서만 7차례 정상에 섰다. 표면이 느린 코트에서 강력한 체력을 앞세운 나달의 예리한 스트로크가 위력을 떨쳤다. 반면 메이저 4연속 우승이자 4대 타이틀을 모두 따내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렸던 조코비치는 나달의 벽에 막혀 그 꿈을 1년 뒤로 미뤄야 했다. 조코비치는 프랑스오픈에 8번째 도전했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멀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2004년 윔블던에서 17세 소녀가 정상에 올랐다. 188cm의 늘씬한 체격에 금발의 미모를 지닌 그는 일약 뭇 남성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코트의 최고 인기 스타로 떠올랐다. 그로부터 8년이 흘러 이제 그는 테니스 여왕으로 우아한 자태를 과시했다.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끝난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마리야 샤라포바(25·러시아). 세계 랭킹 2위 샤라포바는 결승에서 세계 23위로 자신보다 23cm나 작은 사라 에라니(이탈리아)를 2-0(6-3, 6-2)으로 가볍게 눌렀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 결승에 오르며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라루스)를 제치고 세계 1위 재등극을 확정지은 샤라포바는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며 여자 테니스 사상 6번째로 4대 메이저 타이틀을 모두 차지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승리를 결정지은 뒤 코트에 무릎을 꿇고 두 팔을 번쩍 들며 환호한 샤라포바는 “내 인생의 위대한 순간”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힘든 여정이었다”는 소감처럼 그는 지난 4년 동안 어깨 부상에 시달리며 메이저 대회 무관에 허덕였다. 2008년 어깨 수술로 8개월 동안 코트를 떠나 있으면서 재기가 불투명해 은퇴설까지 나돌았다. 지난해 윔블던과 올해 호주오픈 결승에서 연이어 쓰라린 패배를 떠안았다. 하지만 시련 속에서 단단해진 그는 강력한 서브와 날카로운 스트로크를 앞세워 화려하게 부활했다. 부상과 부진에도 샤라포바는 최근 7년 연속 여성 스포츠 스타 가운데 최고 수입을 올렸다.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2500만 달러(약 293억 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랜드슬래머의 반열에 올라선 그의 몸값은 더욱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게 됐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KOREA’라고 적힌 모자를 쓴 17세 소녀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필드의 슈퍼 여고생’ 김효주(17·대원외국어고)다. 10일 일본 교토 인근의 로코 고쿠사이GC(파72)에서 끝난 산토리 레이디스오픈. 한국 국가대표 자격으로 초청받은 김효주는 선두에게 7타 뒤진 공동 6위로 4라운드를 출발해 우승은 힘들 줄 알았다. 하지만 이날 버디 11개로만 11언더파 61타를 몰아치는 괴력을 보이며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역전 우승했다. 2위 사이키 미키(일본)와는 4타 차. 김효주는 “뭐가 뭔지 얼떨떨하다. 1, 2라운드에서 1언더파씩을 칠 때는 너무 안 됐던 퍼팅을 오늘은 21개밖에 하지 않았다. 처음 일본 프로대회에 나갔는데 생각지도 않은 우승까지 하게 돼 큰 영광”이라고 기뻐했다. 김효주는 JLPGA투어의 갖가지 기록을 갈아 치웠다. 16세 332일의 나이로 트로피를 안아 미야자토 아이가 2003년 세운 최연소 우승 기록(18세 101일)을 경신했다. 김효주의 11언더파는 구옥희가 갖고 있던 18홀 최소타 기록도 1타 줄였다. 그는 “괴물이라는 별명보다는 기록제조기가 마음에 든다. 언젠가 내 기록도 깨지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김효주는 4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마트여자오픈에서 프로 언니들을 제치고 우승한 데 이어 일본 프로무대까지 평정했다. 아마추어라 우승 상금 1800만 엔(약 2억7000만 원)은 사이키에게 넘겼다. 코리아군단은 올 시즌 JLPGA투어 14개 대회에서 7승을 합작하는 초강세를 유지했다. JLPGA투어는 비회원 우승자에게 정회원 자격을 부여하지만 김효주는 연령 제한 규정(18세 이상)에 걸린 데다 국내 정회원이 되면 2년 동안 의무적으로 활동해야 하기에 거취를 둘러싼 교통정리까지 필요하게 됐다.● 김효주가 JLPGA투어 산토리레이디스오픈에서 세운 기록△최연소 우승: 16세 332일(종전 기록은 미야자토 아이가 2003년 미야기TV 던롭 레이디스오픈에서 세운 18세 101일) △18홀 최소타: 11언더파 61타(종전 기록은 구옥희 2003년 다이킨오키드레이디스 10언더파 62타) △사상 3번째 아마추어 선수 우승(1973년 기요모토 노부, 2003년 미야자토 아이. 72홀 대회에서는 첫 아마추어 챔피언) △18홀 최다 버디 타이: 11개(구옥희 2003년 다이킨오키드레이디스) △72홀 최다 언더파 타이: 17언더파(후도 유리 2002년 니치레이월드 대회) ※생애 18홀 최소타: 11언더파 61타(종전 기록은 4월 제주도지사배에서 8언더파 64타)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버디퀸’으로 이름을 날렸던 그의 영어 이름은 그레이스(Grace)다. 이름처럼 되고 싶었을까. 선수생활에 대한 미련과 집착이 생길 만도 한데 홀연히 어깨를 짓누르던 짐 하나를 내려놓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깜짝 은퇴를 선언한 박지은(33·사진). 그는 9일 미국 뉴욕 주 피츠퍼드의 로커스트힐골프장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웨그먼스 LPGA챔피언십 2라운드를 마친 뒤 은퇴 의사를 밝혔다. “재기를 위해 노력했지만 잘 안돼 너무 힘들었어요. 아쉬움이 크지만 지금이 떠나야 할 때 같아요.” 2000년 LPGA투어에 데뷔해 통산 6승을 거둔 박지은은 2005년부터 허리, 엉덩관절(고관절) 부상 등으로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2010년 수술 후 지난해 비로소 컨디션을 되찾은 그는 지난해 말 국내 투어 출전권까지 따내며 새로운 의욕과 올 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시즌 초반 LPGA투어에 집중하면서 후반기에 주위의 시선이 쏠린 국내 무대 데뷔를 준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LPGA투어 6차례 스트로크 플레이 대회에서 5차례나 예선 탈락하며 최고 성적은 공동 71위였을 만큼 난조에 허덕였다. 박지은은 “LPGA투어와는 작별했지만 국내 투어는 어떻게 할지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박지은은 올해 말 사업가 김모 씨(37)와 결혼할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강남의 유명 고깃집 삼원가든 회장으로 유명한 아버지의 외식사업에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필드는 떠나지만 새 인생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정혜진(우리투자증권)이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데뷔 7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했다. 정혜진은 10일 제주 롯데스카이힐CC(파72)에서 끝난 롯데 칸타타여자오픈 최종 3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합계 7언더파 209타로 정상에 올랐다. 3연승을 노렸던 김자영(넵슨)은 2타를 잃어 공동 7위(2언더파 214타)로 마쳤다.}
열흘 차이로 태어나 10대 때 함께 테니스를 배운 25세 동갑내기들이 프랑스오픈 우승 트로피를 다투게 됐다.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와 사라 에라니(이탈리아). 세계 랭킹 2위 샤라포바는 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여자단식 준결승에서 세계 4위로 지난해 윔블던 결승에서 패했던 페트라 크비토바(체코)를 2-0(6-3, 6-3)으로 눌렀다. 처음으로 이 대회 결승에 오른 샤라포바가 우승하면 4대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모두 차지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한다. 샤라포바는 호주오픈, 윔블던, US오픈에서는 정상에 올랐지만 프랑스오픈은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연속 출전해 무관에 그쳤다. 샤라포바는 결승 진출로 다음 주에 발표되는 세계 랭킹에서 4년 만에 다시 1위에 등극한다. 9일 결승에서 샤라포바와 맞붙는 세계 23위 에라니는 4강전에서 6위 서맨사 스토서(호주)를 2-1(7-5, 1-6, 6-3)로 꺾었다. 아버지가 채소 상인인 에라니는 12세 때 미국 플로리다 주 브래덴턴으로 유학을 와 볼리티어리 테니스 아카데미에서 샤라포바와 동문수학했다. 에라니는 로베르타 빈치(이탈리아)와 짝을 이룬 복식에서도 결승에 올랐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KT 전창진 감독(49)은 지난 주말 서장훈(38)의 아버지와 골프를 쳤다. 지도자와 선수 부모의 이런 만남은 이례적이다. 서장훈은 LG를 떠나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전 감독과 함께하기 위해 지난달 1년 계약으로 KT에 합류했다. “장훈이 아버님과는 오랫동안 잘 알고 지냈어요. 마음 편히 아들을 지켜봐 주십사 하는 자리였어요.” 자식 때문에 속을 끓였을 아버지에 대한 전 감독의 배려에 서장훈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고마움을 느꼈다. 전 감독은 평소 소속팀이 달라도 서장훈의 멘토로 유명했다. 서장훈의 복잡한 가정사, 코트에서 겪는 애환 등에 귀를 기울이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호형호제하던 사이에서 사제 관계가 된 전 감독은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서로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고 불만이 뭔지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출전시간을 둘러싼 서장훈의 불만 부분에 대해 전 감독은 “많은 기회를 줄 생각이다. 그렇다고 30득점, 15리바운드를 하라고 할 수는 없다. 여전히 상대를 괴롭힐 능력이 충분한 장점을 극대화시키겠다”고 덧붙였다. 빠른 공수 전환과 끈끈한 수비가 장점인 KT는 서장훈의 가세로 팀컬러의 변화가 예상된다. 전 감독은 “동부에서 김주성 같은 큰 선수들을 데리고 하는 농구를 해봤어요. 다음 시즌엔 외국인 선수를 2명 보유할 수 있는 있는데 그중 한 명은 ‘빅맨’ 서장훈과 맞는 스타일로 뽑을 생각입니다. 서장훈이 인사이드에서 외국인 선수 수비를 맡는다면 체력과 스피드 문제를 보완할 수 있어요. 서장훈의 약점은 동료들이 커버해야 합니다.” 서장훈은 “농구선수로서의 마무리를 도와주시려는 감독님의 마음을 잘 안다. 고맙고 봉사하는 자세로 한 시즌을 보내겠다”고 다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올 시즌 한국 여자프로골프의 최고 아이콘으로 떠오른 김자영(21·넵스·사진). 지난달 우리투자증권에서 생애 첫승을 거둔 뒤 두산 매치플레이챔피언십까지 2주 연속 정상에 섰다.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그는 아저씨 팬들을 몰고 다니며 ‘넥타이 부대’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지난 한 주 대회가 없었어도 그는 하루에 4, 5건의 인터뷰 요청과 행사 섭외 등으로 쉴 틈이 없었다. 그래도 기흥CC에서 남자 골프 스타 김대섭과 쇼트 게임을 가다듬었다. 8일부터 3일간 제주 롯데 스카이힐CC(파72)에서 열리는 롯데 칸타타오픈에서 3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였다. 김자영이 우승하면 2009년 유소연 이후 3년 만에 3연승을 달성한다. 올해 같은 코스에서 열린 롯데마트오픈에서 예선 탈락했지만 당시에는 스윙이 완성된 상태가 아니었다. 김자영은 “초심으로 돌아가 아이언샷과 퍼트에 신경쓰겠다”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케이시 마틴(40·미국·사진)이란 골퍼의 이름에는 한때 카트라는 단어가 늘 따라다녔다. 선천적으로 오른쪽 다리에 피가 잘 통하지 않는 혈행 장애를 지닌 그는 3년 넘는 법정 공방 끝에 2001년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불허하던 카트 사용을 허용한다”는 승소 판결을 얻어냈다. 그런 마틴이 새롭게 주목받았다. 다음 주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올림픽클럽에서 개막하는 US오픈 출전 자격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마틴은 5일 미국 오리건 주 크레스웰의 에메랄드밸리GC에서 열린 지역예선에서 4언더파를 쳐 1위로 출전권을 따냈다. 오리건대 골프부 코치인 마틴은 다리가 불편해 걸어서 18홀을 돌 수 없는 장애를 극복하며 스탠퍼드대에 골프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1995년 후배 타이거 우즈와 미국 대학 무대 정상에 오른 뒤 프로에 뛰어들었다. 마틴은 US오픈에 한 번 출전했는데 올해와 같은 코스에서 열린 1998년 대회 당시 카트를 타고 공동 23위를 차지했다.}

○ 골프가 112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부활한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골프장 설계를 맡은 미국의 길 핸스 씨(48·사진)가 7일 방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잭 니클라우스, 그레그 노먼, 안니카 소렌스탐 등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올림픽 코스를 맡은 핸스 씨는 “선수들의 비거리가 늘어 설계가 쉽지 않다. 기술과 정신력을 동시에 테스트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CC)의 코스 리노베이션을 담당하고 있는 그는 “자연미와 함께 골프의 재미와 적당한 도전 욕구, 긴장감을 추구하는 코스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 국산 골프공 제조업체 볼빅은 신제품 ‘뉴 비스타 iV’(사진)를 출시했다. 4피스 공으로 기존 제품보다 타구감, 비거리를 향상시켰으며 내구성이 강해졌다. 옐로, 핑크, 오렌지, 그린, 화이트의 5가지 컬러로 구성됐다. 02-424-5211○ 일본 브리지스톤 스포츠의 골프 브랜드 투어스테이지를 판매하는 석교상사는 골프공 ‘뉴잉 디스턴스’(사진)를 출시했다. 2피스 볼로 비거리 증대에 초점을 맞춰 설계됐다. 1더즌에 2만5000원. 02-558-2235 ○ 듀렉스 코리아는 여성용 듀얼 장갑(사진)을 출시했다. 손가락 관절 부분뿐 아니라 손바닥에도 특수 소재 패드를 추가해 훅과 슬라이스를 방지하는 효과를 노렸다. 비 오는 날에도 견고한 그립이 가능하다. 흰색 양피에 분홍색으로 포인트를 줘 세련미를 높였다. 02-576-9455}

삼촌의 후광을 넘어설 수 있을까. 타이거 우즈(37)의 조카 샤이엔 우즈(21·사진)가 프로 데뷔전을 치른다. 마침 최근 타이거가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거둔 극적인 역전 우승의 여운이 아직도 뜨거워 샤이엔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타이거의 이복형인 얼 우즈 주니어의 딸인 샤이엔은 8일 미국 뉴욕 주 피츠퍼드의 로커스트힐CC(파72)에서 개막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LPGA챔피언십에 초청 선수로 출전한다. 지난달 22일 프로로 전향한 그는 타이거와 같은 소속사이며 스폰서도 나이키다. 웨이크포리스트대 시절 30승 이상을 거뒀으며 학교 골프부 역사상 단일 시즌 최저타인 73.47타를 기록한 유망주. 어릴 때 타이거의 배려로 스윙 코치 행크 헤이니에게 골프를 배운 샤이엔은 평소 삼촌의 애정 어린 조언을 자주 들었다.}

왼쪽 가슴에 단 태극마크가 요즘처럼 소중하게 느껴진 적은 없다. 한국 여자농구대표팀 주장 김지윤(36)과 간판 포워드 김정은(25). 6월 말 터키에서 열리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최종예선을 앞두고 태릉선수촌에서 합숙훈련을 하고 있는 이들을 만난 날은 현충일이었다. 휴일에도 김지윤과 김정은은 대표팀에서 함께 전술훈련을 하느라 유니폼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그나마 우리 둘은 대표팀에서 어떤 목표를 향해 뛰고 있으니 행복한 편이에요. 다른 동료들은 대부분 불확실한 미래와 불안감에 지쳐 있어요.” 김지윤과 김정은은 4월 일방적으로 해체를 선언한 신세계에서 한솥밥을 먹다 나란히 대표팀에 차출됐다. 다른 신세계 동료들은 7월 말까지만 함께 운동을 하도록 돼 있는 시한부 운명의 신세다. 아직 농구단을 인수하겠다는 기업이 나타나지 않아 소속 선수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신세계의 급여 지급은 5월 말로 끝났고 6월부터는 한국여자농구연맹의 지원을 받기로 했는데 불안하기만 하다. 김지윤과 김정은은 “여자농구가 올림픽에 꼭 나가야 한다. 그래야 국민적 관심이 일어날 수 있고 농구단이 새 주인을 찾는 데도 힘이 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1993년 처음 대표팀에 뽑힌 김지윤은 1996년 애틀랜타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출전했다. 김정은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첫 경기에서 강호 브라질을 꺾었던 때를 운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남다른 올림픽 추억을 지닌 이들은 암담한 현실 속에서 한 가닥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런던을 향한 의욕이 대단하다. 이호근 대표팀 감독은 “지윤이와 정은이가 누구보다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고참과 허리에 해당하는 선수들이 잘해주니 든든하다”고 칭찬했다. 김지윤은 지난 시즌 어시스트 1위를 차지했으며 김정은은 득점왕 출신이라 이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한국은 이번 예선에서 같은 조의 크로아티아, 모잠비크를 다 이기고 8강에 올라가야 런던행 티켓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신세계 동료들과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함께 뛴다는 생각이에요. 응원 문자메시지도 자주 오고요….” 두 손을 마주 잡은 김지윤과 김정은의 다짐은 절박하기까지 하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는 사서삼경을 탐독하며 성인들의 고매한 진리를 연구하고 있었다. 요즘엔 사각의 연구실을 떠나 탁 트인 필드를 향한 꿈을 이뤄가고 있다. 4일 충북 충주시 임페리얼레이크골프장(파72)에서 열린 미국골프지도자협회(USGTF) 티칭프로 선발전에서 합격한 김민철 씨(44). 김 씨는 이날 75타를 쳐 79타(40세 이상인 경우)까지 주어진 합격증을 거머쥐었다. 앞으로 나흘 동안의 이론 교육 과정을 이수해야 하기는 해도 가장 까다롭다는 실기 테스트를 통과했기에 프로 자격증을 예약한 셈이다. 사실 그는 골프와 거리가 멀었다. 서울대 철학과 86학번으로 주희(朱熹)에 대한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박사 과정까지 수료했다. 맹자 사상을 주제로 박사 논문을 준비하던 그는 서울대 경기대 명지대 등에서 강사로 일했지만 두 자녀를 둔 가장으로 팍팍한 살림에 ‘투잡스’에 나섰다. “생활비라도 벌려고 서울 강남에서 논술 강의에, 외고 특강도 해야 했어요.” 박사 학위와 교수 자리가 아득하게 느껴지면서 그는 공부를 중단하고 로스쿨 학원 강사로 변신한 뒤 2007년 경기 광주시 집 근처 헬스클럽에서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 그해 12월 처음 머리를 얹었다는 김 씨는 “40대에 배운 운동으로도 직업을 삼을 수 있을 것 같아 매달리게 됐다”고 말했다. 변변한 레슨도 없이 골프 방송을 보며 독학으로 실력을 익히던 남편을 위해 아내 오수연 씨는 집 마당 창고에 개인 연습장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비싼 라운드 비용 때문에 필드 경험이 적어 번번이 프로 테스트에서 고배를 들기도 했다. “가끔 그린피가 싼 동남아에서 집중적으로 공을 쳐야 했어요. 요즘은 이따금 국내 군 골프장을 찾는데 캐디, 카트가 없어 그나마 저렴하죠.” 김 씨는 “철학하는 사람은 자꾸 이유를 따진다. 그래서 스윙을 터득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골프는 욕구를 절제해야 하는 운동이라는 게 철학과 닮았다”며 웃었다. 티칭프로를 뛰어넘어 투어 프로를 목표로 삼은 김 씨의 꿈은 현재진행형이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이틀에 한 번꼴로 선수와 관중의 함성이 메아리친다. 겨울과 장마철을 빼면 거의 매일 스포츠대회가 열리는 셈이다. 한국 스포츠의 중심을 자처하는 경북 김천시 얘기다. 33만 m²(약 10만 평) 규모의 김천스포츠타운은 연간 40개에 가까운 국제 국내대회를 유치하고 있다. 한 해에 대회를 치르는 날만 해도 180일이 넘는다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 주말에 찾은 김천스포츠타운의 테니스 코트에서는 국제테니스연맹(ITF) 주관의 국제남녀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번 주에는 ITF 국제주니어선수권이 뒤를 잇고 있다. 실외 테니스 코트만도 20면에 이른다. 72억 원을 들여 건설한 4면 규모의 국제실내테니스장은 계절과 날씨에 상관없이 전천후 이용이 가능하다. 김천에서 JSM테니스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는 이진수 원장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시설을 갖추고 있어 주니어 유망주 육성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종합운동장 수영장 실내체육관 등의 시설도 뛰어나 외국 대표팀이 전지훈련 캠프를 차릴 정도다. 김천시청 배드민턴팀과 여자실업농구팀은 국내 최강의 실력을 갖고 있다. 최근 여자프로농구 신세계가 매각 발표를 했을 때 김천시청에 인수 요청이 들어오기도 했다. 인구 15만 명 정도인 소도시 김천은 스포츠마케팅의 성공 사례로 불린다. 박보생 김천시장은 “대회 유치와 훈련 장소 제공 등 스포츠 관련 비즈니스를 통해 연인원 20만 명 이상이 김천을 찾으면서 150억 원 이상의 경제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금이 솟아나는 샘이라는 뜻을 지닌 김천(金泉). 스포츠타운이 어느새 노다지가 됐다.김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