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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현용선)는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58·여·구속 기소)가 변호사법 위반으로 벌어들인 재산 21억3400만 원에 대한 추징보전을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추징보전이란 범죄로 얻은 재산을 형 확정 이전에 처분할 수 없도록 하는 조치다. 재판부가 검찰의 청구를 받아들여 동결한 박 전 대표 소유 재산은 서울 동대문구의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과 서초구 건물의 전세금 반환채권 등이다. 재판부는 “박 전 대표는 범죄로 불법 수익을 취득했고 이를 추징해야 할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62)에게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66·구속)의 연임 로비를 하는 대가로 홍보컨설팅비 등의 명목으로 대우조선해양에서 21억3400만 원대의 일감을 수주한 혐의(변호사법 위반) 등으로 8월 구속 기소됐다. 박 전 대표는 2009년 자금난을 겪고 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접근해 산업은행과 체결 예정인 재무구조개선약정 양해각서(MOU)가 철회되도록 해준다며 11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도 받고 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검사나 검찰수사관을 사칭해 13억 원대의 돈을 빼돌린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박평순 판사는 컴퓨터 등 사용사기 혐의로 기소된 보이스피싱 조직 부총책 유모 씨(27)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함께 기소된 조직원 이모 씨(38)에게는 징역 3년 6개월, 강모 씨(37)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유 씨 등은 2014년 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중국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에 있는 사무실에서 총 45회의 보이스피싱 범행으로 13억6700여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검사와 검찰 수사관을 사칭해 피해자들에게 "대포 통장이 개설됐는데 가해자인지 확인하겠다"며 가짜 검찰청 사이트로 유인해 개인정보를 빼돌리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박 판사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계획적·조직적으로 범행이 이뤄지고 다수 피해자를 양산하는 '보이스피싱'을 저질러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이 범죄로 인한 사회적 폐해가 막심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가 다수이고 빼돌린 금액이 거액인데도 피해자들과 합의하거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흔적을 찾을 수 없고 범행을 부인하거나 축소하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
가짜 백수오를 판매한 업체도 허위·과장 광고를 한 책임을 지고 소비자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가짜 백수오 파동이 불거진 지 1년 5개월여 만에 판매업체의 책임을 물은 법원의 첫 판단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4부(부장판사 이대연)는 배모 씨가 우리홈쇼핑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심을 깨고 "20만9000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3일 밝혔다. 2014년 배 씨는 '여성호르몬, 우울증 등에 효과가 있다'는 우리홈쇼핑 광고를 보고 구입한 백수오 제품을 섭취한 이후 소화불량과 어지럼증에 시달렸다. 그리고 이듬해 '가짜 백수오 파동'이 불거지자 배 씨는 우리홈쇼핑을 상대로 제품 구입비 20만9000원과 위자료 200만 원 등 총 250여만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우리홈쇼핑이 가짜 백수오 제품을 팔면서 허위·과장 광고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가짜 백수오 파동'은 지난해 4월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 중인 32개 백수오 제품 중 실제 백수오를 사용한 제품은 3개에 불과하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대다수의 가짜 제품에는 아직 인체 유해성에 대한 조사가 끝나지 않은 이엽우피소가 혼합된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홈쇼핑이 판매한 제품에 이엽우피소가 포함돼 있다고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고 광고내용에 일부 허위, 과장사실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 사실만으로 배 씨가 제품을 구입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우리홈쇼핑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홈쇼핑 광고가 특정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을 포함해 식품의 의약적 효능이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충분히 오인할 수 있다"며 "제품 구입비 20만9000원은 광고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다"라고 밝혔다. 다만 "배 씨가 구입한 식품에 이엽우피소가 섞여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달리 없다"며 이엽우피소 섭취를 전제로 한 위자료 청구 등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가짜 백수오를 구입한 피해자 500여 명은 지난해 6월 서울중앙지법에 가짜 백수오를 제작·판매한 업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 현재 1심이 진행 중이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A 씨(74·여)의 결혼 생활은 '인내의 연속'이었다. 1965년 중매로 만난 남편 B 씨(75)는 가부장적인 남자였다. A 씨에게 툭하면 '밥 먹고 집구석에서 하는 일이 뭐냐'는 등 폭언을 내뱉었다. 자기 마음에 안 들 때면 머리채를 잡아 당기거나 물을 끼얹기도 했다. 그래도 A 씨는 5남매를 낳아 기르며 50여 년을 꾹 참고 살아왔다. 그러던 2012년 A 씨는 장남에게 이상한 이야기를 들었다. 남편과 사돈 H 씨(여)가 고속도로 휴게소에 함께 있는 장면을 봤다는 것. 한 달 뒤 넷째 딸에게 들은 이야기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남편과 H 씨가 경기 성남의 모텔에서 나오는 모습을 본 딸이 '이건 아닌 것 같다'며 따지자 남편이 '재산을 빼앗으려고 아버지 약점을 잡는다'며 오히려 딸에게 큰소리를 쳤다는 것이었다. A 씨는 사과하라며 남편에게 항의했지만 "이 모든 게 네 탓이다"는 B 씨의 다그침에 참아왔던 감정이 폭발했다. 더 이상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고 생각한 A 씨는 집을 나왔고 2주 뒤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고법 가사3부(부장판사 민유숙)는 A 씨가 B 씨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위자료 등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두 사람이 이혼하라"며 A 씨에게 위자료 5000만 원을 지급하고 재산도 분할해 주라고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A 씨는 B 씨의 부정행위 및 폭언 등을 이유로 이혼을 요구하고 있지만 B 씨는 이혼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만 밝힌 채 관계개선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대법원이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며 생명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보험금은 약관대로 지급해야 한다”는 방침이어서 자살보험금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30일 교보생명이 A 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2006년 자살한 B 씨의 보험 수익자였던 A 씨는 2014년 뒤늦게 특약에 따른 자살보험금을 청구했으나, 교보생명은 “소멸시효가 지났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2010년까지 자살을 재해로 인정하는 약관이 포함된 보험을 판매한 생보사들은 이후 “약관이 실수로 만들어졌으며 자살을 부추길 수 있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올해 5월 “자살에도 재해사망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대법원 판결로 논란이 일단락됐다. 하지만 교보, 삼성, 한화생명 등 일부 보험사가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 지급을 거부해 ‘2라운드’가 시작됐다. 금융감독원은 “민사적 책임과 별도로 자살보험금 지급을 하지 않은 보험사를 제재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주애진 jaj@donga.com·허동준 기자}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에서 뒷돈을 받고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보고서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서울대 수의대 조모 교수(57)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과 관련한 첫 형사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남성민)는 29일 수뢰 후 부정 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교수의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에 벌금 2000만 원, 추징금 12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 교수는 서울대 교수이자 국내 독성학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서 그 지위와 영향력에 상응하는 사회적·도덕적 책임을 부담한다”며 “그럼에도 조 교수는 뇌물 수수에 그치지 않고 옥시 측에 불리한 실험 데이터를 의도적으로 누락하는 등 연구의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밝혔다. 조 교수 측은 결심 공판까지 “자문료를 받기 전 실험 조건이나 실험 일정은 이미 확정돼 있었다”며 “실험은 예정대로 진행됐고 옥시 측에서 질병관리본부의 발표에 맞춰 실험 결과를 내 달라고 해서 한 것이 아니다”라고 혐의를 부인해 왔다. 재판부는 조 교수에게 수뢰 후 부정 처사죄 외에 적용된 증거 위조죄도 유죄로 인정했다. 옥시에 불리한 실험 데이터가 제외돼 보고서의 증거 가치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조 교수 본인도 보고서가 ‘가습기 살균제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옥시 측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민·형사상 증거로 활용될 것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실제 옥시는 서울대 보고서를 책임 회피용으로 활용해 왔다. 이날 조 교수에게 실형 선고가 내려지는 순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 10여 명은 방청석에서 더 무거운 형을 선고하지 않았다며 탄식했다. 이들은 재판이 끝난 뒤에도 “아이가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28개월밖에 살지 못했다”, “사람을 죽이고 2년형이 말이 되느냐”며 20여 분 동안 법정 앞에서 오열했다. 조 교수는 옥시에 유리한 ‘가습기 살균제의 안정성 평가’ 결과 보고서를 써 주고 개인 계좌로 1200만 원의 자문료를 받은 혐의 등으로 5월 구속 기소됐다. 조 교수 외에도 가습기 살균제 보고서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호서대 유모 교수(61)는 다음 달 14일 1심 선고를 받는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현직 대법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사건을 수임하고 의뢰인에게 로비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혐의 등을 받고 있는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가 중징계를 받았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최근 변호사 징계위원회를 열고 S 법무법인 한모 대표 변호사(58·사법연수원 14기)에게 연고관계선전금지 위반 등의 혐의로 정직 6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한 변호사 지난해 11월 금전 문제로 대법원에서 소송 중이던 A 씨에게 "주심 대법관과 경기고 동창으로 친한 사이이니 잘 얘기해 보겠다"며 수임료 15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한 변호사는 A 씨에게 "대법관에게 양복 한 벌 해줘야 한다"며 300만 원대 의류 티켓도 받아 챙겼다. A 씨는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이 났는데도 한 변호사가 "잘 챙기고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자 대한변협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한 변호사는 대법원에 상고이유서뿐만 아니라 선임계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징계 절차 과정에서 한 변호사가 가압류 사건의 의뢰인에게 공탁금을 받고도 법원에 내지 않아 각하 결정을 받게 한 사실과 수임료 500만 원을 반환하기로 한 약속을 어긴 사실도 밝혀졌다. 한 변호사는 로펌 직원 2명의 임금과 퇴직금 1100여만 원을 체불하기도 했다. 한편 한 변호사는 5월에도 재판장 휴가비 명목으로 의뢰인에게 1000만 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정직 6개월 처분을 받았지만 이에 불복해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에 이의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한 변호사의 경우 의뢰인으로부터 여러 건의 진정서가 접수된 상태"라며 "전관비리신고센터 등을 통해 전관 비리 근절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
지난해 11월 민중 총궐기 당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중태에 빠져 있다 25일 숨진 고 백남기 씨(69)에 대한 부검영장이 발부됐다.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검찰이 백 씨의 서울대병원 진료기록과 함께 부검 필요성에 대한 자료를 보강해 26일 두 번째로 신청한 영장을 28일 오후 8시경 발부했다. 법원은 사망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하기 위해 부검영장을 발부하면서 부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방법과 절차에 관해 구체적인 조건을 명시했다. 영장 집행 방법을 제한했는데 △유족이 원할 경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아닌 서울대병원으로 부검 장소를 변경할 수 있고 △유족, 유족 추천 의사 및 변호사의 참관을 허용하며 △부검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하고 △부검 시기, 방법, 절차 등에 관해 유족 측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라는 것이다. 경찰은 유가족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영장을 집행할 계획이다. 부검영장 발부 소식에 유족과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진상규명 책임자 및 살인정권 규탄 투쟁본부’는 거세게 반발했다. 영장 발부 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속속 모여들어 안치실로 가는 통로를 막아 경찰과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유족과 투쟁본부 측은 “백 씨에 대한 부검을 절대 반대한다”며 “이러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부검을 강행할 경우 온 국민의 마음을 모아 있는 힘을 다해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정지영 jjy2011@donga.com·허동준 기자}
굿의 효험이 없어도 무속인을 사기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굿을 하는 이유가 마음의 위안이나 평정을 위해서란 판단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부(부장판사 김성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무속인 한모 씨(46·여)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한 씨는 의뢰인에게 돈을 받고도 굿을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한 씨는 2009년 10월부터 2011년 5월 사이 9차례에 걸쳐 총 2억644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1심 재판부는 "한 씨가 실제로 굿을 하지 않았다고 볼 만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공소장에 '한 씨가 굿을 했다고 해도 원하는 바를 이뤄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내용을 추가해 항소했다. 한 씨가 객관적·실질적 효험이 없는 굿을 마치 효험이 있는 것처럼 속였다는 취지다. 한 씨는 의뢰인들에게 "굿을 하지 않으면 부모님이 올해 사망할 수 있다", "삼신할머니한테서 아이를 점지 받는 굿을 하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굿은 논리의 범주에 있다기보다 영혼·귀신 등 정신적이고 신비적인 세계를 전제로 성립된 것"이라며 "의뢰인이 어떤 결과 달성을 요구하기보다 마음의 위안이나 평정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무속인이 그 목적을 달성하려는 주관적 의사를 가지고 객관적으로 무속 행위를 행했다면 목적이 달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의뢰인을 기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0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66)가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상주)는 27일 이 전 총리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핵심 증거로 제시한 성 전 회장의 육성 녹음파일과 메모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 ▼ “성완종, 분노-배신감속 발언… 증거능력 없어” ▼ 이완구 전 국무총리(66)의 1심 유죄, 항소심 무죄 선고를 가른 결정적 변수는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지난해 4월 자살 직전 언론사 기자와 통화한 육성 녹음파일과 이 전 총리 등 유력 정치인 8명의 이름과 금액이 적힌 성 전 회장 자필 메모의 증거능력이었다. 녹음파일에는 성 전 회장이 이 전 총리에게 불법 정치자금 3000만 원을 줬다는 진술이 담겨 있다.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상주)는 1심과 달리 녹음파일 등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증거능력은 증거가 엄격한 증명의 자료로 사용되기 위해 필요한 법률상의 자격을 말한다. 따라서 증거능력이 없으면 공판에서 사실 인정의 자료로 채용될 수 없다. 항소심 재판부는 녹음파일 등이 이 전 총리 관련 부분에 한해 ‘특별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작성됐다고 보지 않았다. 재판부는 “성 전 회장은 당시 자신에 대한 수사 배후가 이 전 총리라고 생각해 이 전 총리에 대한 강한 배신과 분노의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며 “(언론사 기자와의) 전화 통화는 자살을 결심한 성 전 회장의 적극적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금품 공여자와 수수자만이 알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담겨 있지 않았다는 점도 이런 판단을 뒷받침했다. 금품 전달 과정에 관여한 성 전 회장 수행비서와 운전사의 진술 신빙성도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그 근거로 녹취록 보도 당일 두 사람 모두 이 전 총리에게 돈을 전달하러 갔다는 사실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 정황을 들었다. 또 검찰 수사 이전에 수행비서는 쇼핑백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운전사는 언론사 보도를 통해 ‘비타500’ 박스를 본 것처럼 말해왔다. 그러던 이들이 수사기관 진술에서는 태도를 확 바꿔 쇼핑백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점이 자연스럽지 않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원심이 사실을 오인해 공소사실로 인정하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27일 재판 시작 10분 전에 법정에 도착한 이 전 총리는 방청객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등 다소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두 손을 모으고 판결 내용을 듣다가 무죄가 선고되는 부분에서는 재판부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법정을 가득 채운 이 전 총리 지지자 50여 명은 선고 직후 “훌륭한 판결”이라며 환호했다. 눈물을 보이는 지지자도 있었다. 이 전 총리는 판결 선고 직후 기자들에게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목숨을 내놓겠다는 과도한 말씀을 드렸다”며 “남은 3심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또 “검찰권의 무리한 행사는 자제돼야 한다”며 “한 나라의 총리가 이런 상황에 처했다면 어떤 국민이 납득하겠느냐”고 말했다. 향후 정치 활동을 묻는 질문에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검찰이 이번 판결에 대해 상고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 전 총리의 유·무죄는 대법원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법리 판단에 대한 입장이 수사팀과 다르다”며 “상고심에서 다시 다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고등법원에서 ‘성완종 게이트’의 핵심 증거인 녹음파일과 메모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8일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항소심 결과에도 이목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67)이 법원의 파산 결정에 불복해 항고했다. 서울중앙지법은 현 전 회장이 자필로 작성한 A4 용지 한 장 분량의 항고장을 제출했다고 27일 밝혔다. 항고장은 "채권이 변제됐거나 현재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파산 결정은 부당하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동양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기업 회생 절차로 투자자들의 피해가 어느 정도 회복됐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법원은 항고심을 진행하는 것과 별도로 현 전 회장의 파산 절차는 그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항고장이 접수되면 파산 절차 진행을 멈추는 게 관행이지만 현 전 회장의 경우 사전 재산 조사 과정에만 상당 시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법원은 최근 국내외 181개 금융기관과 관계기관에 현 전 회장 재산에 대한 조회 명령을 보냈다. 이에 앞서 19일 서울중앙지법 파산3단독 권창환 판사는 남모 씨 등 동양사태 피해자들이 낸 현 전 회장의 파산신청을 받아들였다.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던 이완구 전 국무총리(65)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성 전 회장이 죽기 직전에 남긴 메모와 녹음파일의 증거능력과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상주)는 27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 전 총리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와 녹음파일 중 이 전 총리와 관련된 부분은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를 배제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판결의 핵심 쟁점은 성 전 회장이 죽기 직전 남긴 메모와 기자와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에 대한 증거능력과 신빙성을 인정하느냐였다. 1심 재판부는 이에 대한 증거능력을 모두 인정해 이 전 총리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000만 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성 전 회장의 진술이 '특별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작성됐다고 보지 않았다. 재판부는 "성 전 회장은 당시 자신에 대한 수사의 배후가 이 전 총리라고 생각해 이 전 총리에 대한 강한 배신과 분노의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며 "전화인터뷰는 자살을 결심한 성 전 회장의 적극적 요청에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금품 공여자와 수수자만이 알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을 언급한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금품 전달 과정에 관여한 성 전 회장의 운전사와 수행비서의 진술이 바뀐 점도 무죄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해 유죄로 인정할 만한 증거능력이 있는 금품 공여자의 진술이 없는 상황에서 운전사와 수행비서 등의 진술 신빙성에 대해서도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서 두 손을 모으고 판결 내용을 듣던 이 전 총리는 무죄 판결이 나오자 재판부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법정을 가득 채운 이 전 총리 지지자 50여 명은 선고 직후 "훌륭한 판결"이라며 환호했다. 눈물을 보이는 지지자도 있었다. 이 전 총리는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드린 것에 대해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며 "재판부의 결정에 경애의 말씀을 드리며 남은 3심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또 "성 전 회장과 친교가 없다"며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국민 앞에서 목숨을 내놓겠다는 과도한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향후 정치 활동을 묻는 질문에는 "그런 것을 말하기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나만 아니면 된다는 ‘폭탄 돌리기’식.” 검찰은 5조 원대 분식회계와 21조 원대 사기 대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61·구속)의 분식회계 혐의를 이렇게 표현했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유남근)의 심리로 열린 고 전 사장의 첫 공판에서 검찰은 “고 전 사장은 언젠가 손실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데도 대표이사 지위 보전 등 사익을 위해 마구잡이로 원가를 조작했다”고 밝혔다. 이에 고 전 사장 측 변호인은 “지금에 와서 볼 때는 분식회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고 전 사장은 재직 당시 분식회계에 대해 인지하거나 보고받은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분식회계를 전제로 한 사기 대출과 성과급 지급도 부인한다”고 밝혔다. 함께 기소된 대우조선해양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김갑중 전 부사장(61·구속) 측 변호인은 “분식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한다”면서도 “분식 규모나 가담 정도 등에 대해서는 향후 구체적인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사기, 성과급 배임 등은 모두 분식회계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며 “분식회계 여부와 그 규모가 주된 쟁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회식에서 만취해 직장 상사 집으로 옮겨졌다가 베란다에서 추락사했을 경우 업무상 재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장순욱)는 숨진 한국철도공사 직원 곽모 씨의 아내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충남 천안 소재의 한 역에서 근무했던 곽 씨는 2014년 새로 부임한 부역장이 주최한 전입 축하 회식에 참석해 1·2차 자리가 끝난 뒤 몸을 가누질 못할 정도로 만취했다. 이에 부역장은 곽 씨 등 만취한 직원 2명을 재우기 위해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갔다. 하지만 잠자리를 마련해 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퍽' 소리가 들렸고 10층 베란다에서 떨어진 곽 씨가 발견됐다. 곽 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다발성 손상으로 사망했다. 재판부는 "회식이 사전에 공지됐고 역장에게도 보고 된 사정 등을 종합해 볼 때 당시 회식은 소속기관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였다"며 "곽 씨는 회식에서의 음주로 정상적인 판단이나 거동이 어려워 사고를 당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또 "회식이 이뤄진 시·공간을 벗어나 부역장의 집에서 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 회식과 사고의 인과관계가 단절됐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
검찰이 공군 전자전 훈련 장비(EWTS) 도입 사업과 관련해 1100억 원대의 방산비리에 연루된 이규태 일광그룹 회장(67)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심담)의 심리로 22일 열린 이 회장 등 7명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이 회장에게 징역 10년에 추징금 59억9000여만 원을 구형했다. 이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함께 기소된 예비역 공군 준장이자 전 SK C&C 상무 권모 씨(62) 등 6명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5~7년이 구형됐다. 검찰은 "이 회장 등이 EWTS 사업의 중요한 목표를 도외시한 채 업체의 이익과 개인의 영달을 위해 부정 결탁을 하는 등 튼튼한 국방·안보 구축에 대한 국민들의 희망을 철저히 외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회장 측 변호인은 "EWTS는 터키와 방위사업에 협력하는 성과를 내 국방부와 공군이 잘 된 사업으로 평가했는데도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이 이 회장의 사기로 규정했다"고 반박했다. 이 회장도 "사업 터전이며 고객인 국가를 상대로 사기를 쳤다는 시나리오로 나를 매국노로 만든 사건"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 회장은 2009년 4월부터 2012년 7월까지 터키 하벨산사의 EWTS 도입을 중개하는 과정에서 납품가를 부풀려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연구·개발비 명목으로 200억여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이 회장은 차명계좌를 이용해 90억여 원의 회삿돈을 홍콩 등에 빼돌리고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국외도피 및 조세포탈) 등으로 추가로 기소됐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신규 대리점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 특약점 소속의 능력 있는 방문판매원을 일방적으로 재배치하는 등 '갑의 횡포'를 부린 아모레퍼시픽에 벌금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김종복 판사는 22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아모레퍼시픽 법인에 벌금 5000만 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전 아모레퍼시픽 상무 이모 씨(53) 등 전직 임원 2명은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 판사는 "강제로 이전된 거래 상대방에게 상당한 고통과 손해를 야기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에서 국가나 지자체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대기업"이라며 "대기업의 사회적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이 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 거래 상대방이 굉장히 큰 압박을 받을 수 있고 국민들에게 손해와 고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모레는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총 187개 방문판매 특약점 소속 방문판매원 3686명을 임의로 신규 특약점이나 영업이 부진한 직영영업소로 재배치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약점은 '설화수', '헤라' 등 아모레의 고가 브랜드 화장품만 판매하는 곳이다. 본사와 계약한 민영 특약점주는 방문판매원 관리를 따로 한다. 하지만 아모레는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특약점과 거래를 종료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어 사업상 '갑의 횡포'를 부렸다. 아모레는 70개 특약점에서 2회 이상 방문판매원들 일방적으로 빼앗아 다른 곳에 배치했고 5차례나 판매원들을 빼어 내 재배치하기도 했다. 모두 실적이 우수한 판매원들이 대상이었다. 2014년 공정거래위원회는 방문판매원을 임의로 재배치한 아모레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과징금 5억 원과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후 공정위는 중소기업청이 고발을 요청하자 의무고발요청제에 따라 아모레를 검찰에 고발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투자자 3000여 명을 상대로 약 1380억 원 규모의 투자사기를 벌인 유사수신업체 이숨투자자문의 실질적 대표인 송창수 씨(40)가 항소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황한식)는 22일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송 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이숨투자자문 본부장 최모 씨(40)와 부대표 조모 씨(28)도 1심과 같이 각각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바지사장' 역할을 한 대표 안모 씨(32)와 투자금 관리담당 한모 씨(26)는 각각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송 씨 등은 합법적 금융기관의 외관을 만든 다음 해외선물 거래 투자명목으로 3000명에 가까운 피해자들로부터 1380억 원을 편취했다"며 "여러 명이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 사기범행을 저질렀고 다수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반복적으로 상당기간 이뤄져 죄질이 매우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사기 피해자들이 신청한 배상신청 명령에 대해선 1심과 달리 각하했다. 재판부는 "각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책임 범위가 명백하지 않아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부적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빠른 시일 내에 민사소송을 제기할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송 씨는 또 다른 사기 사건인 인베스트컴퍼니 사건 항소심에서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된 최유정 변호사(46·여)를 선임한 뒤 청탁 명목으로 50억 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던 송 씨는 최 변호사를 선임한 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한편 법조 브로커 이동찬 씨(44)로부터 송 대표 관련사건 청탁과 함께 4200만 원대의 뇌물을 받은 현직 경찰관도 이날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남성민)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서울 강남경찰서 강력4팀장 김모 경위(49)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4200만 원, 추징금 385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경위의 범행은 묵묵히 직무를 수행하는 경찰의 명예를 훼손했을 뿐만 아니라 경찰공무원 직무집행의 청렴성과 공정성, 사회적 신뢰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김 경위는 지난해 10월 이 씨로부터 "송 씨가 운전기사인 김모 씨에게 절도 피해를 입었으니 구속 수사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500만 원을 받았다. 이후 김 경위는 3월까지 송 씨 관련 고소 사건을 잘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총 5차례에 걸쳐 4200여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여성 연예인의 해외 성매매를 알선한 연예기획사 대표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4단독 이상현 부장판사는 21일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연예기획사 대표 강모 씨(42)의 1심 선고 공판에서 강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벌금 1500만 원, 추징금 1200만 원을 선고했다. 함께 구속 기소된 회사 이사 박모 씨(34)에게는 징역 1년에 벌금 1000만 원, 추징금 250만 원을 선고했다. 이 부장판사는 “강 씨 등은 남성 재력가에게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연예인이나 연예인 지망생을 소개해주고 대가를 받는 행위를 반복해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고 건전한 성 문화와 선량한 풍속을 해쳤다”고 밝혔다. 이어 “강 씨의 경우 같은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아 수감됐다가 출소한 지 2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지만 공범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등 반성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강 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5월 사이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남성 재력가들에게 인기여가수 A 씨(29·여) 등 여성 연예인 및 지망생 4명과의 성매매를 알선해주고 5만8000달러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강 씨는 2014년 8월에도 배우 성현아 씨의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한편 법원은 해외에서 성매매를 한 혐의로 약식 기소된 A 씨 등 여성 연예인과 지망생 4명에게는 각각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회장의 ‘갑질 횡포’를 폭로하겠다며 돈을 뜯어내려 한 주류회사 무학 최재호 회장의 전 운전기사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신광렬)는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된 송모 씨(42)에게 1심에 이어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이 송 씨에게 선고한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판결은 송 씨가 상고를 포기해 확정됐다. 송 씨는 지난해 12월 회사 경영진들에게 재직 당시 최 회장으로부터 욕설 등 ‘갑질 횡포’를 당했다며 합의금 명목의 돈을 뜯어내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4년 4월부터 10월까지 최 회장의 운전기사로 근무한 송 씨는 ‘갑질 횡포’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송 씨는 회사 관리팀장에게 전화해 “몽고식품 사태를 아느냐, 대기업 회장들의 갑질 논란에 대해 방송사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다”며 “경쟁업체에서도 제보해주면 1000만 원을 주기로 했다”고 협박했다. 특판사업부장에게는 “몽고식품 수행기사는 1억5000만 원에 합의했다. 돈을 안 주면 경쟁업체에 제보하고 사례금을 받겠다”고 겁을 줬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송 씨는 사회적 이슈에 편승해 회사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허위 사실을 유포할 거 같은 태도를 보였다”며 “갈취하려고 한 액수도 적지 않고 실제로 언론기관에 허위성 제보를 하는 등 확정적인 범행 결의를 가지고 실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경찰서 유치장에 설치된 개방형 화장실은 인권침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단독 하헌우 판사는 20일 시인 송경동 씨와 정진우 전 노동당 부대표 등 42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1인당 10만 원씩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2011년 희망버스를 기획했던 송 씨와 정 전 부대표 등은 경찰서 유치장의 개방형 화장실과 폐쇄회로(CC)TV 때문에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2013년 국가를 상대로 1인당 50만 원의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전국 21개 경찰서 유치장에 수용됐던 이들은 화장실 차폐시설이 충분치 않아 신체부위가 그대로 노출됐고 용변 과정에서 냄새와 소리가 그대로 흘러나와 수치심과 굴욕감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또 폐쇄회로(CC)TV의 경우 현행법상 자살 등 우려가 큰 때에만 설치할 수 있는데도 유치실 내 모든 유치인을 감시하도록 돼 있어 과도한 인격침해라고 주장했다. 하 판사는 “송 씨 등이 인간으로서 수치심과 당혹감 등을 느끼게 되고 이런 불쾌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 가급적 용변을 억제하는 등 육체적 고통을 겪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다른 유치인이 용변을 보는 경우에도 불쾌감과 역겨움을 느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헌법상 존중돼야 할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반하는 공권력 행사로서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하 판사는 “구속 여부 결정이나 집행이 완료되지 않은 유치인의 경우 경찰이 개별적으로 구금ㆍ관리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며 CCTV에 대해서는 송 씨 등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