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형

김재형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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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출입하며 산업 현장의 변화상을 기록합니다.

monami@donga.com

취재분야

2025-11-28~2025-12-28
산업34%
기업25%
경제일반20%
자동차11%
미국/북미3%
정치일반2%
무역2%
중남미2%
기타1%
  • [시동 켜요 착한운전]하루 3분의 반성, 나쁜 운전습관 바로잡아 줍니다

    많은 운전자가 운전 실력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한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2013년 국내 운전자 5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6%가 ‘나는 안전하게 운전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국 자동차 1만 대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1.1명을 크게 웃돈다. 과속이나 급가속·급정거·급출발을 일삼으면서 나쁜 운전습관을 깨닫지 못하는 게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달리 바쁜 일과에도 자신의 운행습관을 기록하며 ‘반칙운전’을 반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운전자도 많다. 이들은 ‘완생(完生)’으로 거듭나기 위해 자신의 운전기록을 ‘복기(復棋)’하며 나쁜 운전습관을 고치고 있는 ‘미생(未生)’ 운전자다.○ 착한 운전 만드는 기록의 힘 작곡가 강모 씨(27)는 지난달 구입한 자동차 내부에 노란 메모지를 한가득 붙여 놨다. “신림동 사거리를 지날 땐 불법 주차된 차량이 많으니 속도를 줄이자”, “집 앞 주차장에 차 세우려고 좌회전할 땐 생각보다 10cm가량 더 여유를 둬라” 등의 내용이 적힌 메모지다. 강 씨는 “무거운 악기를 들고 공연하러 가기 위해선 차가 꼭 필요했다. 중고차이지만 몇 년 동안 악기 레슨을 하고 생활비를 아껴 구입한 차인 만큼 좋은 운전습관을 들여 오랫동안 아껴 쓰고 싶다”고 말했다. 강 씨의 이 같은 마음은 육아일기를 쓰며 자신의 실수를 되짚는 초보 엄마의 마음과 같다. 강 씨처럼 초보 운전자가 쓴 ‘운전일기’를 온라인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생애 첫 차를 아껴 타기 위한 노력이자 자신의 안전을 위한 반성문이다. 하지만 베테랑 운전자일수록 흔히 ‘나는 사고 한 번 내지 않았다’ ‘차에 관해 모르는 것이 없다’고 과신하며 이런 노력을 무시하곤 한다. 이런 착각이 오히려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하곤 한다. 회사원 박준규 씨(52)는 타이어에 바람이 빠져 사고가 날 뻔한 14년 전부터 차계부를 쓰기 시작했다. 2001년 새 차를 타고 국도를 달리던 박 씨는 한참 만에 타이어에 이상이 있다는 점을 알아차렸다. 당시 박 씨의 운전경력은 8년. 하지만 막상 문제가 생기니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허둥댔다고 한다. 박 씨는 “좁은 차로에 차량이 많아 우왕좌왕했다. 동승했던 동료가 안전한 곳에 세우게 안내하고 타이어까지 교체해줘 위기 상황을 벗어날 수 있었다”며 “그때 충격을 받고 차계부를 쓰며 차 구조를 이해하고 좋은 운전습관을 들이려 했다”고 설명했다. 박 씨의 차계부에는 연료 주입량부터 엔진오일 등 소모품의 교체 기록, 사고 이력, 연료소비효율(연비), 심지어 세차 기록까지 빼곡히 적혀 있다. 차량 정비소와 담당자의 이름, 연락처까지 빠지지 않고 기록돼 있다. 박 씨는 “8년 전 타던 차를 팔 때 구매자에게 차계부를 건네주니 당시 시세보다 100만 원 많이 주고 차를 사더라”며 “차계부만 보면 운전자의 운전습관과 차량 상태를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차계부 작성이 일상화돼 있다. 일본은 차계부가 없으면 중고차 거래 시 공식적으로 10%를 감액한다. ○ ‘착한 운전 다이어리’로 돈과 안전을 동시에 본보와 교통안전공단은 운전자가 손쉽게 작성할 수 있는 ‘하루 3분 착한 운전 다이어리’를 만들었다. 항목은 ‘반칙운전 진단표’와 ‘오늘의 반성’, ‘주의점’ 등으로 구성된다. ‘반칙운전 진단표’는 교통안전공단이 뽑은 ‘주행 중 절대 하지 말아야 할 10가지’ 중 운전자가 해당되는 항목에 답한 뒤 총 개수를 세면 된다. 점차 체크하는 항목 수를 줄여 나가는 것이 최종 목표다. ‘오늘의 반성’에는 운전 중 실수나 교통법규 위반 내용을 자세히 기록한다. ‘주의점’에는 운전하며 주행했던 도로 특성이나 돌발 상황을 기록한다. 이는 도로 정보를 익혀 여유로운 운전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연비 관리를 위해 주유할 때마다 주행거리, 연료 주입량, 비용, 주유소 이름 등을 기록하면 자동차의 연비를 확인할 수 있다. L 단위로 주유하면 기록을 통해 연비를 비교하기가 더 쉽다. 자동차 소모품 구매 비용이나 보험료 등 관리비를 함께 적어 두면 전반적인 자동차 관리에 도움이 된다. 자신의 상황에 맞게 ‘착한 운전 다이어리’ 항목을 조정해도 된다. 급가속을 자주 하는 초보 운전자는 출발할 때 엔진회전수(rpm)가 3000을 넘은 적이 몇 번인지 항목을 따로 만들어 체크해도 좋다. 학부모라면 아이를 안전하게 하차시킬 수 있는 지점과 같은 안전운전 팁을 함께 기록해야 한다. 설재훈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운전 경력이 쌓이면 법규를 위반하거나 위험한 상황에 놓여도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것’이라며 스스로 합리화하면서 자신의 나쁜 운전습관을 애써 무시한다”며 “반면 기록하는 사람은 안전운행을 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한 달만 하루 3분씩 꾸준히 운전 다이어리를 쓰며 자신의 운전습관을 되돌아보면 어느새 착한 운전습관이 몸에 밴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게 틀림없다.공동기획 : 국민안전처 국토교통부 경찰청 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한국도로공사 tbs교통방송김재형 monami@donga.com·권오혁 기자gooddriver@donga.com 독자 여러분 의견을 받습니다}

    • 2015-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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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고속철 입찰담합 5개 건설사 적발

    호남고속철도 건설사업 입찰 과정에서 수주액을 높이려고 담합한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경찰에 대거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호남고속철도 3-2공구 사업 입찰’에 참여한 대림산업과 포스코건설 남광토건 경남기업 삼환기업 등 5개 건설사 임직원 11명을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윤모 씨 등 대림산업 임직원 4명은 2008년 1월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이 발주한 호남고속철도 3-2공구 입찰 과정에서 “이번 사업을 양보하면 자사가 진행하는 수백억 원 규모의 다른 공사 지분을 양도하거나 하도급을 주겠다”며 나머지 4개 업체를 회유해 담합을 주도했다. 해당 사업에 적용된 입찰 방식인 ‘턴키 방식(설계와 시공을 일괄하여 입찰하는 방식)’은 수십억 원의 설계비가 들어 수주에 실패하면 비용 부담이 크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다른 건설사의 동의를 얻은 윤 씨 등은 입찰가를 공사예정가의 82.76%인 2233억 원으로 정했고, 다른 기업에는 이보다 높은 84∼86%(2290억∼2340억 원)로 적어내도록 해 낙찰받았다. 평균 낙찰률이 예정가의 약 70%라는 것을 감안하면 대림산업은 공사예정가인 2698억 원의 12.76%인 340억 원가량의 이득을 챙긴 셈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검찰은 호남고속철도 공사 13개 공구 입찰 과정에서 담합이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해 대형 건설사 14곳과 해당 회사 임원 14명을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김재형 monami@donga.com·김도형 기자}

    • 2015-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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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신항만 배후단지 입주비리 정황…35명 무더기 적발

    부산 신(新)항만 배후단지에 입주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각종 비리와 불법행위가 벌어진 정황이 수사기관에 포착돼 부산항만공사 전 부사장 등 총 35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부산항 신항 항만배후단지 개발사업’ 추진 당시 입주 희망 업체로부터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부산항만공사 전 부사장인 황모 씨(57)등 공사 간부 3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배후단지 입주 선정위원으로서 특정 업체에 과도한 점수를 주고 뒷돈을 받은 모 국립대 교수 안모 씨(59) 등 현직 대학교수 3명을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에게 돈을 건넨 브로커 2명(변호사법위반 등)과 입주자격(자금의 10% 이상을 외국자본으로 확보)을 얻기 위해 서류를 위조한 9개 업체 관계자 25명도 적발됐다. 신항만 개발사업은 기존 항만에 285만 평 부지의 배후단지를 추가로 개발하는 16조7000억 원 규모의 국책사업으로 이미 개발이 끝난 140만 평에 54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이곳에 입주한 업체는 장기간 낮은 임대료로 사용할 수 있고 법인세를 감면받는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입주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황 씨는 2010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부산항만공사 운영본부장 겸 부사장으로 재직하면서 5개 물류업체로부터 입주를 보장해주는 대가로 5000만 원을 챙기고 이미 입주한 업체들로부터는 운영상의 다른 편의를 제공해주겠다며 3400만 원을 추가로 받은 혐의다. 같은 회사의 또 다른 간부 2명도 각각 200만 원과 800만 원을 같은 명분으로 챙겼다. 또 이번 사업의 입주업체 선정평가 위원이던 안 교수 등 2명은 업체로부터 3000만~1억원 가량을 받고 사업계획서를 작성해준 뒤 입주에 성공하게 되면 따로 2500만 원을 받기로약속하는 등 특정업체의 입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자격을 허위로 꾸민 업체들에 해명할 기회를 주고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면 사업권을 취소할 방침이다.김재형기자 monami@donga.com}

    • 201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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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제자 상습추행 혐의’ 강석진 前 교수에 징역 5년 구형

    여제자들을 상습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강석진 전 서울대 교수에게 검찰이 징역 5년을 구형하고 성폭력 치료 강의 프로그램 수강 명령을 요청했다. 20일 오후 2시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판사 박재경)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강 전 교수는 당시 교수이자 (세계수학자대회 조직위원회) 조직위원장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피고인의 요구를 거부하기 힘든 여학생 9명을 장기간 상습 성추행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 공판에는 피해 학생들이 증인으로 출석해 엄중한 처벌을 요구했다. 피해 학생 A 씨는 “강 교수를 피하려 전화번호를 여러 번 바꿨지만 홈페이지나 다른 학생들을 통해 번호를 알아내 집요하게 연락해왔다”며 “주로 부모님과 떨어져 살거나 유학 경험이 있는 여학생들만 골라 연락했고, 부모님이 언론이나 법조계에 있는 학생들은 피했다”고 증언했다. 강 전 교수에게 두 번이나 성추행을 당했다는 또 다른 피해 학생 B 씨는 “처음에는 저한테만 이러는 줄 알고 ‘그냥 사과받고 넘어가면 교수님도 정신 차리고 잘 살겠지’라고 생각하고 참았다”며 “이 일이 있고나서 다른 피해학생이 많다는 것을 알고 제가 그때 신고하지 않아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든 것 같아 죄책감이 들다”고 밝혔다. 강 전 교수는 재판에서 “피해를 본 모든 분께 사죄드린다”고 말했다.김재형기자 monami@donga.com}

    • 2015-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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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일 장애인의날, 가톨릭대 두 여대생 ‘장벽’ 이겨낸 비결

    “어떡하니. 비싼 렌즈인데 미안해 수빈아….” 지난해 4월 초 경기 부천시 원미구 가톨릭대 성심캠퍼스 내 여자 기숙사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초보’ 생활도우미인 최윤정 씨(20·여·심리학과)가 같은 과 룸메이트인 허수빈 씨(20·여·지체장애 2급)의 눈에 렌즈를 끼워주려다 오히려 화장실 배수로에 빠뜨렸다. 최 씨는 비싼 렌즈를 자신의 실수로 잃어버린 것 같아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괜히 생활도우미를 자처했다가 폐를 끼쳤다”며 자책했다. 하지만 허 씨는 오히려 그런 최 씨에게 고마워했다. “우린 친구잖아요. 마음 맞는 친구와 이런 일을 함께 겪어가는 게 처음이라 오히려 좋았어요.” 그로부터 1년 후,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둔 17일 오후 2시경 가톨릭대 교정에서 만난 최 씨와 허 씨는 쌍둥이 자매 같았다. 함께 웃음을 터뜨렸고, 누군가가 말문이 막히면 다른 한 명이 그 말을 자연스레 이어받았다. 두 사람은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학생을 도우며 함께 사는 ‘생활도우미’와 ‘장애인’으로 시작했지만 이제 영혼의 동반자인 ‘솔(soul)메이트’가 됐다고 말한다. 둘의 인연은 먼저 다가서려는 노력으로 만들어졌다. 최 씨는 신입생 때 강의실에서 왼쪽 팔과 다리가 불편한 허 씨를 봤다. 최 씨는 “볼펜심을 교체하지 못하는 걸 보고 도와주겠다고 나서면 마음이 상하지 않을까 고민하다 먼저 용기를 내 볼펜심을 갈아 줬다”고 말했다. 우연한 만남은 또 이어졌다. 두 사람은 봉사동아리 가입 행사에서 다시 만났고, 둘 모두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심리상담사가 되고 싶어 하는 것을 알게 됐다. 이번에는 함께 믿고 지낼 수 있는 생활도우미를 찾던 허 씨가 용기를 냈다. 먼저 전화해 “함께 생활하자”고 말했다. 학교에선 생활도우미에게 기숙사를 배정해주고 장학금도 지급한다. 절대 하고 싶지 않지만 상대방을 위해 기꺼이 나서는 일도 생겼다. 한번은 허 씨가 씻고 있던 욕실에서 바퀴벌레가 나왔다. 4∼5cm는 될 법한 크기였다. 허 씨는 몸을 움직이지 못한 채 비명만 질렀고, 욕실로 달려간 최 씨가 신문지로 바퀴벌레를 집어 올려 창문 밖으로 던졌다. 최 씨는 “태어나 벌레를 처음 건드린 날”이라며 웃었다. 두 사람의 교류는 상호 보완적이다. 허 씨는 매일 오전 6시 30분에 일어나 학교 갈 준비를 한다. 불편한 몸 때문에 세수하고 머리를 감는 데만 2시간 넘게 걸리지만 몸이 좋지 않은 날을 제외하면 스스로 해낸다. 최 씨는 “나는 그저 머리를 말려주거나 옷 입는 것만 도와준다”며 “약속시간에 한 번도 늦지 않은 수빈이를 보며 오히려 나의 나태함을 반성한다”고 말했다. 가끔 허 씨가 장애인이라는 서러움에 복받쳐 눈물 흘릴 때면 최 씨가 조용히 다독여주고, 함께 울어 준다. 최 씨가 남자친구와 헤어진 날이면 반대로 허 씨가 ‘밤샘 상담’에 나선다. 1년 동안 함께 생활하면서 여대생 둘은 그렇게 함께 성장했다. “세상 속에서 나 혼자만 ‘틀린 그림’이라는 생각에 위축되는 일도 많았어요. 하지만 윤정이를 만난 이후엔 사람들의 왜곡된 시선과도 한번 맞서볼 용기가 생겼어요.” 전국적으로 대학에서 장애 학생과 함께 생활하는 생활도우미는 2750명에 달한다. 부천=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5-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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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기중앙회 회장 선거 때 금품 건넨 혐의…부회장 맹모 씨 구속

    올 2월 치러진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선거 당시 후보였던 박성택(58) 회장의 지지를 부탁하며 금품을 건넨 중기중앙회 부회장이 구속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송강 부장검사)는 박 회장의 당선을 위해 2월 24일 한 선거인에게 현금 500만 원을 준 혐의(중소기업협동조합법 위반)로 중기중앙회 부회장인 맹모 씨(51)를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검찰은 10일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고발장을 접수하면서 수사에 착수했고 15일 맹 씨를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같은 이유로 선거인에게 현금 200만 원을 전달한 혐의로 제주아스콘사업협동조합 회장 지모 씨(60)를 9일 구속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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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동의 여자도 누군가의 엄마”…청계천에 ‘아우디녀’ 또 등장

    ‘아우디녀’가 또 나타났다. 강남역 청계천 등 서울 곳곳에서 노출 시위를 벌여 유명해진 이모 씨(27·여)가 17일 청계천에 나타났다. 이 씨는 이날 오후 5시경 서울 중구 무교동 청계천 일대에서 피켓을 들고 기습 시위를 벌였다. 이번에도 상반신을 노출한 상태였다. 피켓에는 “야동의 여자도 누군가의 엄마이고 딸이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앞서 이 씨는 13일과 14일, 15일에도 청계천 일대와 강남역 인근에서 반라(半裸) 또는 비키니 수영복 차림으로 ‘모피를 입느니 차라리 죽겠다’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페미니스트와 동물보호운동가를 표방하고 있는 이 씨는 지난달 강남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상반신을 노출한 채 춤을 추는 동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지면서 처음 논란을 일으켰다. 반라시위를 벌이는 것에 대해 이 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옷을) 벗지 않으면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고 밝혔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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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동 켜요 착한운전]“운전前 술 한잔도 금지” “現기준으로도 충분”

    유난히 술자리가 많은 한국에서 ‘한 잔쯤이야 마셔도 안 걸린다’며 운전대를 잡는 운전자가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한 병 정도 마셨는데도 안 걸렸다’며 좀처럼 취하지 않는다고 자랑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하지만 국민적 공분을 샀던 ‘크림빵 뺑소니’를 비롯해 음주운전 사고가 끊이지 않자 단속기준을 강화하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행 단속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를 0.05%(몸무게 70kg인 성인 남성이 소주 2∼3잔 또는 맥주 400∼600cc를 마시면 도달하는 수치)에서 0.03%로 낮추자는 주장이 나온다. ‘한두 잔 마시고 운전해도 아무 문제없다’는 주장과 ‘음주운전 사고가 늘고 있으니 기준을 강화하자’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 소주 한 잔만 마셔도 0.03% 넘을 수 있어 지난해 음주운전 사고 때문에 숨진 사람은 501명에 이른다. 음주에 관대한 한국의 독특한 문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본보 취재팀이 14, 15일 운전자 15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최근 1년간 음주운전 경험이 있는 운전자는 22%에 달했다. 술을 마시고도 운전을 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술을 많이 먹지 않아 이상이 없다고 느껴서”라는 답변이 22.7%(34명)로 가장 많았다. 운전 전에 술을 절대 마시면 안 된다는 운전자는 절반에 불과했다. 현행 음주운전 단속기준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다. 전체 응답자의 46.7%(70명)는 현행 단속기준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밝힌 반면 45.3%(68명)는 현행 기준이 적절하다고 답했다. 음주운전 단속기준을 혈중알코올농도 0.03%로 강화하면 음주운전 예방 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혈중알코올농도 0.03%는 몸무게 70kg인 성인 남성 기준으로 소주 1, 2잔만 마셔도 나올 수 있는 수치다. 이를 통해 ‘운전 전에 소주 한두 잔은 마셔도 괜찮다’는 안일한 인식을 없애고 개인차에 따라 다른 혈중알코올농도로 인한 음주운전 사각지대도 대폭 줄일 수 있다. 이윤호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실장은 “술에 관대한 우리나라의 음주문화가 음주운전을 방치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단속기준 강화를 통해 이젠 운전 전에 절대 술을 마시면 안 된다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많은 나라는 우리처럼 혈중알코올농도 0.05%를 음주 단속기준으로 삼고 있다. 그 이유는 연구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0.05%를 넘어서면 그때부터 운전에 큰 지장을 가져온다고 나타났기 때문이다. 혈중알코올농도 0.02∼0.03%면 인체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지만 실제 운전에 어느 정도 악영향을 미치는지를 놓고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음주운전 근절, 사회적 공감대 필요” 일본은 음주운전 단속기준이 0.05%이던 2001년 음주운전 교통사고 사망자는 1276명이었다. 하지만 2002년 이를 0.03%로 강화한 뒤에는 매년 사망자가 크게 줄어 2010년에는 287명으로 뚝 떨어졌다. 이 결과를 놓고 “일본에서는 단속기준이 강화된 후 ‘한 잔은 괜찮다’는 사회통념이 사라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설재훈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의 음주운전 단속기준을 일본 수준인 0.03%로 하향하고 처벌을 강화해 현재 14.3%에 이르는 음주운전 사망사고 비율을 일본 수준(전체의 6%)으로 낮춘다면 연간 420명의 생명을 구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음주운전 단속기준 강화가 음주운전 근절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처벌과 교육도 함께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안주석 국회교통안전포럼 사무처장은 “음주운전 단속기준이나 처벌 강화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음주운전 재발률이 50% 가까이 되는 만큼 상습 음주운전자 재활 프로그램 등 교육도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기복 시민교통안전협회장은 “단속기준 강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뺑소니 사고 증가 등 부작용도 우려되므로 파급효과에 대한 대비가 동시에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권오혁 hyuk@donga.com·김재형 기자}

    • 201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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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로보행-자전거 다루기, 안전의식 몸으로 익혀요”

    “차가 왼쪽에서 오죠? 항상 왼쪽을 먼저 살피고 건너야 해요.” 서울 동대문경찰서 정문 앞 횡단보도에서 휘봉초등학교 학생 10여 명이 이원묵 경사의 지도 아래 조심스럽게 도로를 건넜다. 평소 장난기 많던 학생들은 진지한 표정이었다. “손을 들어야 운전자가 겨우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는 이 경사의 말에 토끼 눈을 한 채 “정말요”라고 되묻는 1, 2학년생도 많았다. 16일 동대문경찰서가 주관하는 교통안전교실 ‘작은 하나의 시작으로 교통캠프 2기’ 체험학습 현장의 모습이다. 어린 학생들에게 기본적인 교통안전 상식을 학습하게 하고 체험을 통해 경각심을 갖도록 하려고 마련했다. 앞서 10일 열린 ‘교통캠프 1기’ 교육에는 동대문구의 10개 초등학교 학생 50명이 참여했다. 교통캠프에 합류한 학생들은 우선 안전하게 보행하는 방법부터 자전거를 다루는 법까지 실내에서 기본적인 교통안전 강의를 듣는다. 강의가 끝나면 현장에 나가 경찰관의 지도 아래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순찰차를 타고 무전기를 받는 등 체험학습을 한다. 이날 교육을 마친 김동연 군(10)은 “경찰 아저씨가 가르쳐준 대로 뛰지 말고 왼쪽부터 살피고 손을 꼭 들고 건너겠다”고 다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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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으로 매입해 보따리상에게…분실 스마트폰 中 유통경로 확인

    국내에서 분실된 스마트폰이 어떤 경로로 중국에서 유통되는지 법원 판결문을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서울 북부지법 제11형사부(부장 김경)는 15일 수수료를 챙기는 대가로 도난당한 스마트폰을 중국에 넘긴 김모 씨(47)에 대해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하며 분실된 국내 스마트폰이 중국에 유통되기까지의 경로를 판결문에 상세히 기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 씨는 2013년 중국에 거주하는 고교 동창 신모 씨가 “한국에서 휴대전화를 수집해 중국으로 보내면 한 대당 2만 원의 수수료를 주겠다”고 제안하자 범행을 시작했다. 신 씨가 인터넷에 중고 휴대전화를 사들인다는 광고를 내고 김 씨에게 구매대금을 마련해주면 김 씨가 매도자로부터 분실한 스마트폰을 사들여 신 씨가 미리 섭외한 중국 보따리상에 넘기는 방식이다. 김 씨가 수집한 스마트폰은 대부분 아이폰2, 갤럭시노트2 등 시가 100만 원 상당의 고가 제품들이었다. 이 중 상당수는 분실하거나 도난당한 물품들로 김 씨는 평균 14만3000원만 내고 이를 구입했다. 이같은 방식으로 김 씨가 2013년 8월~10월까지 총 155차례에 걸쳐 확보한 스마트폰 수는 모두 168대, 시가로 환산하면 1억1600여만 원에 육박한다. 김 씨는 택배나 퀵서비스를 이용해 수집한 스마트폰을 평택항의 중국 보따리상에게 넘겨 중국에 있는 신 씨에게 스마트폰을 전달했다. 한편 신 씨는 김 씨외에도 또 다른 전달책을 통해 똑같은 방식으로 1397만 원에 분실한 휴대전화 88대를 구입해 중국에 유통시킨 것으로 파악됐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5-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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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대 만취녀의 ‘킬힐 발차기’에 경찰관 코뼈 골절

    경찰 순찰차를 타고 귀가하던 술 취한 20대 여성이 경찰관의 얼굴을 발로 차 중상을 입혔다. 9cm에 달하는 구두 굽에 맞은 경찰관은 코뼈까지 골절돼 수술을 받게 됐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순찰차에서 경찰관의 얼굴을 발로 차 다치게 한 혐의(특수공무집행 방해 치상)로 회사원 선모 씨(24·여)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선 씨는 11일 오전 5시경 자신의 귀가를 돕기 위해 출동한 화양지구대 순찰차에서 조수석에 앉아 있던 정모 경장(38)의 왼쪽 눈을 발로 차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선 씨는 “밤이라 무서워 그러니 동대문구에 있는 집까지 태워 달라”며 112에 신고해 순찰차를 타고 가던 중이었다. 사건 당시 조수석에 있던 정 경장은 뒷좌석의 선 씨가 누군가와 통화를 하던 중 소리를 지르자 선 씨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가 화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선 씨의 구두 굽에 왼쪽 눈의 눈물샘 주위를 맞은 정 경장은 곧바로 안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고 코뼈 골절로 추가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선 씨는 경찰조사에서 “술에 취해 어떤 상황이었는지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5-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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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화환 수거 대가’ 뒷돈 챙긴 혐의로 호텔 노조위원장 구속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호텔에서 쓰고 남은 화환을 넘겨주는 대가로 화환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등)로 한국노총 산하 전국관광서비스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서모 씨(51)를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서 씨에게 돈을 건넨 화환업체 대표 두 명도 배임증재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서 씨는 2009년 6월부터 2013년 4월까지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사용된 화환을 독점 수거하는 조건으로 모 화환업체로부터 총 70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20여 년간 호텔 노조위원장을 지낸 서 씨는 폐기될 화환을 새 것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려는 업체가 많은 것을 악용했다. 서 씨는 또 호텔 행사가 줄면서 거래하던 화환업체가 제때 돈을 주지 않자 새로운 업체로부터 모두 780만 원가량을 받았다. 조사 결과 서 씨는 노조 경리 직원의 계좌로 돈을 입금하게 한 뒤 이를 자신의 신용카드 결제 대금으로 납부토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 씨는 또 호텔 노조원 급여에서 모금한 조합비 약 5000만 원을 자신의 음주운전 벌금으로 내거나 선거자금으로 유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김재형기자 monami@donga.com}

    • 2015-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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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치앞 못보는 거리의 ‘폰딧불이’

    ‘폰딧불이입니다. 도심 속, 흔하게 볼 수 있는 스마트목과의 터치류 곤충입니다. 빛이 나는 이 부분은 폰딧불이의 더듬이이자 앞발입니다. 폰딧불이는 이 부분을 이용해, 매우 멀리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앞에 있는 건 못 보는, 지독한 원시(遠視)입니다.’ 인기 작가 조석의 히트작인 네이버 연재 웹툰 ‘마음의 소리(893화)’에 나온 대사다. ‘폰딧불이’는 어둑한 밤에 반딧불이처럼 환히 빛나는 스마트폰을 신체 일부인 양 몸에 밀착하고 활동하는 사람을 풍자한 말이다. 작가의 표현처럼 하루를 마무리하는 퇴근길이나 하교 시간에 많은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거나 강의를 들으며 식견을 넓히지만 정작 코앞에 닥친 전봇대나 계단은 보지 못해 사고를 당한다. 더구나 야행성인 반딧불이와 달리 이 시대 폰딧불이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교통안전공단이 2013년 수도권 주민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5.7%가 보행 중 스마트폰을 1회 이상 사용한다고 답했다. 또 이 중 20%는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다가 사고가 날 뻔한 적이 있다고 했다. 본보 취재팀이 6일 오후 9시경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관찰했더니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한 채 앞사람 뒤꽁무니만 쫓는 수많은 폰딧불이가 발견됐다. 김모 씨(38)는 보행신호가 끝나가는 줄도 모르고 횡단보도를 천천히 건너다 자동차 경적 소리에 화들짝 놀라는 모습이었다. 그는 “좋아하는 야구팀 경기 하이라이트를 보느라 신호가 바뀌는 줄 몰랐다. 그냥 걸었으면 충분히 건너고도 남았을 텐데 자칫하면 사고가 날 뻔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7일 오전 서울 도봉구 지하철 창동역에서는 스마트폰 탓에 20대 초반의 젊은 커플이 생이별(?)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목격됐다. 스마트폰을 보며 남자친구를 뒤따르던 여성이 문이 닫히는 줄 모르고 걷다가 전철을 타지 못한 것. 전철 안에 홀로 남은 남성은 허망하게 여자친구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 여성이 전철 문에 머리를 부딪치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폰딧불이에게도 사정은 있다. 맞벌이 이모 씨(38·여)는 “집에 가면 아이들 돌보느라 내 시간을 갖기 힘들어 퇴근길에 드라마나 만화를 보며 자유를 맛본다”고 답했다. 퇴근 후에도 메신저 단체방(그룹채팅방)으로 상사의 지시가 계속 내려와 눈을 뗄 수 없다는 직장인도 많다. 하지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신의 자녀나 조카가 스마트폰을 보며 거리를 걷고 있다면 어떨까. 7일 오후 1시 40분경 취재팀이 찾아간 서울 종로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는 엄마 손을 잡고 하교하는 1, 2학년생이 많았다. 그러나 몇몇은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스마트폰만 보고 위험하게 도로를 가로질렀다. 어린 폰딧불이였다. 허억 가천대 도시계획학과 교수(어린이안전학교 대표)는 “모방성 강한 어린이는 어른이 스마트폰을 보며 걷는 모습을 보고 ‘별문제 없구나’라고 생각해 따라하기 십상이다”라며 “어른이 모범을 보이며 안전하게 걷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5-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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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대회비용 빼먹고… 납품社와 비리 결탁… ‘오발탄’ 사격연맹

    대한사격연맹 간부들이 횡령과 불법무기소지 혐의 등으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거나 처벌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부정으로 얼룩진 연맹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스포츠4대악 합동수사반은 대한사격연맹의 한 임직원이 국제 사격대회경비 수억 원을 횡령한 정황을 포착하고 구속영장 신청에 앞서 최종 확인 작업 중인 것으로 6일 확인됐다. 문화체육관광부, 검찰, 경찰이 참여한 합수반은 스포츠계의 고질적인 병폐(△승부조작△입시비리△조직사유화△성폭력)를 척결하기 위해 지난해 2월 출범했다. 최근 잇단 총기사고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지난해 6월 연맹 내 총기담당이 불법 무기소지 혐의로 입건된 사실이 드러나 전문성에 대한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 항공비·숙박비·식비 등 수억 원대 과다 계상 본보 취재 결과 대한사격연맹의 A 부장은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국가대표 사격선수의 항공비·숙박비·식비 등의 경비를 서류상으로 과다 계상해 수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현재도 국가대표 선수의 국제대회 참석에 필요한 여러 행정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핵심 인사다. 합수반은 연맹 내 또 다른 임원인 B 씨의 횡령 혐의를 수사하던 중 A씨의 횡령 혐의를 포착했다. 합수반 측은 아직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지만 곧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앞서 합수반은 지난해 12월 전 국가대표 감독 출신인 B 씨가 전지훈련 숙박비, 식비 등을 과다 계상해 10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발표한 바 있다. 사격연맹 직원이 총기 관련 혐의로 처벌된 사례도 있다. 지난해 6월 선수용 총기를 관리·감독하는 연맹 직원 C 씨는 허가받지 않은 사냥용 공기권총 SJ38 1정을 본인 사무실에 보관하다 적발돼 불법 무기소지 혐의로 서울 노원경찰서에 불구속 입건됐다. C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인 부탁으로 보관하고 있던 것이다. 바쁜 일정 탓에 깜빡했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사격연맹 총기 담당자로서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C 씨는 지난해 12월 벌금 30만 원을 선고받았다. 2010년에는 연맹의 모든 업무를 주관하는 조정희 실무부회장이 공기총 실탄 불법납품 혐의(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 징계위도 안 열고 뒷짐만 연맹 임직원이 특정업체와 결탁해 일선 학교장, 사격코치 등에게 해당 업체의 제품을 쓰도록 사실상 강요했다는 사실 또한 이미 업계에 파다한 소문이다. 충북의 한 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했던 모 감독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연맹의 한 고위 임원이 전자표적을 판매하는 업체 직원 한 명을 대동해 학교로 찾아와서는 교장과 나에게 해당 업체의 제품 사용을 권유했다”며 “다른 학교 여러 곳에 들러 같은 이야기를 했다. 유착관계가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벌금형을 받은 조 부회장은 2012년 대한사격연맹이 주관한 국내 대회 상패를 본인이 운영하는 체육사에서 일괄 납품해 연맹 직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임직원들의 각종 부정행위에도 연맹 고위 간부들은 징계위원회 한 번 열지 않고 뒷짐만 지고 있는 상황이다. 연맹 안팎에서 “윗물이 썩었는데 아랫물이 맑겠냐”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이유다. 반면 연맹 측은 징계위원회를 열지 않은 이유에 대해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다른 대회 진행 탓에 바빴다. 곧 조치하겠다”는 등의 답변을 내놨다. 지원금이 끊길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자체적으로 부정행위를 보고도 못 본 척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대한사격연맹은 매년 대한체육회, 체육진흥기금 등으로부터 40억원대의 국고보조금을 받고 있다. 내부 사정에 밝은 모 전 국가대표 감독은 “이사회 때 징계위를 열고 처벌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다가도 ‘(지원이) 끊길 수 있다’는 이야기에 꼬리를 내리는 경우가 많다”며 “하루빨리 대대적으로 연맹을 구조조정해 선수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재형 monami@donga.com·강홍구 기자}

    • 2015-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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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의민족을 사랑해 ‘조선의 흙’이 된 일본인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일본인’이라는 평가를 받는 아사카와 형제의 추모식이 2일 오후 3시 서울 중랑구 망우리공원에서 열렸다. 이날 추모식에 참석한 한일 양국의 추모객들은 묘지에 올릴 차를 주고받으며 한마음으로 의인을 추모했다. 시민단체 ‘이수현 의인 문화재단설립위원회’는 동생 아사카와 다쿠미(淺川巧)의 84주기 기일을 맞아 형인 아사카와 노리타카(淺川伯敎)를 함께 기리는 공동추모식을 열었다. 이 위원회는 2004년 1월 26일 일본 도쿄(東京) 신오쿠보(新大久保) 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고 숨진 의인 이수현 씨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 이날 추모객 중에는 아사카와 형제의 고향인 야마나시(山梨) 현 호쿠토(北杜)에서 온 일본인 10명과 서울 동대문구 청량고 학생들도 있었다. 아사카와 형제는 조선의 도자기와 목공예에 심취해 문화운동을 펼친 인물이다. 이들은 현 국립민속박물관의 기원이 된 ‘조선민족미술관’을 경복궁에 세워 한국 문화재 보존에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생 아사카와 다쿠미는 1914년 조선에 왔다. 그는 조선 토양에 맞는 양묘법을 개발해 산림녹화에 힘썼다. 한글을 배우고 월급을 아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등 선행도 베풀었다. 1931년 급성폐렴으로 사망할 때 “조선식 장례로 조선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고 망우리공원묘지에 묻혔다. 그는 형의 영향을 받아 한국 공예를 소재로 한 ‘조선의 소반’ 등의 저서를 남겼다. 2012년에는 그의 삶을 다룬 ‘백자의 사람: 조선의 흙이 되다’라는 영화가 만들어졌다. 동생과 함께 조선에 들어온 아사카와 노리타카는 ‘조선 도자기 귀신’으로 불렸다. 그는 전국 도기 가마터 678곳을 답사하며 조선백자에 담긴 백의민족 정신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백의민족 정신이야말로 인류사에 가장 평화적인 사상”이라고 설파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5-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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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친 아이 26분 방치… 짓밟힌 세림이법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기준을 강화한 ‘세림이법(개정 도로교통법)’이 1월부터 시행됐지만 통학차량 인명 사고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달 10일 경기 광주시에서 4세 남자아이가 통학버스에 치여 숨진 데 이어 같은 달 30일 용인시에서 6세 여자아이가 달리던 태권도장 통학차량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이번에 사고가 난 용인 태권도장 통학차량은 세림이법에서 요구하는 안전규정을 전혀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사고를 낸 태권도장 관장 김모 씨(37)는 통학차량을 관할 경찰서에 신고하지도 않았고 통학차량에 안전표지나 표시등과 같은 안전시설도 설치하지 않았다. 승차한 어린이에게 안전띠를 매라고 지시하거나 운전자 외에 성인 보호자가 동승해야 한다는 규정도 지키지 않았다. 설재훈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어린이 통학차량을 신고하고 안전시설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통학차량 운전자의 안전의식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라며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통학차량 운전자 안전교육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3월 30일 오후 5시 45분경 통학차량인 승합차 문이 갑자기 열려 도로 위로 떨어진 뒤 의식을 잃은 양모 양(6)을 바로 병원에 옮기지 않았다. 학원에 먼저 들러 차에 남은 학생들을 내려준 뒤 119에 신고했다. 이에 따라 응급차량에 양 양을 인계하기까지 26분이나 걸렸다. 양 양의 아버지(33)는 “바로 신고하지 않고 다친 아이를 차에 싣고 다녔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며 “관장이 사고 직후 차 안의 아이들에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는 등 사고 감추기에 급급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승객추락방지 위반 혐의로 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연이은 통학차량 사고에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의 불안감과 분노는 커지고 있다. 초등학교 자녀 두 명을 둔 맞벌이 주부 이모 씨(36)는 “아이를 직접 데려다 주기 어려운 부모가 많아 아이들의 안전을 온전히 통학차량 기사에게 맡기는 상황”이라며 “세림이법이 생겼지만 어린이 사고가 계속 발생하니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 직후 학부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불안감과 분노를 담은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학부모들은 “다친 아이를 그대로 방치하다니 이해가 안 된다” “불안해서 아이를 학원 차에 태우지 못하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동아일보는 7일 오전 11시 용인시 기흥구 동백동주민자치센터에서 전문가와 함께 ‘안전한 통학차량을 만들기 위한 엄마들의 토론회’를 개최해 학부모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권오혁 hyuk@donga.com·김재형 기자}

    • 2015-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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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세먼지 증가할수록 자살률도 높아진다”… 왜?

    연이어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고 있는 가운데 미세먼지와 오존 등 대기오염 물질이 증가하면 자살률도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도관 성균관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2006~2011년 우리나라 각 시도별 환경오염지수와 자살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대기 중 미세먼지와 오존 농도가 증가할수록 자살률 또한 높아지는 것이 확인됐다고 1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미세먼지의 대기 중 농도가 m³당 37.82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 증가할 때마다 우리나라 전체 자살률은 3.2%씩 늘어났다. 오존 농도 또한 일주일 동안 0.016ppm(1ppm은 100만분의 1) 증가하면 그 주 우리나라 전체자살률은 7.8%가 올랐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미세먼지나 오존과 같은 대기오염 물질이 늘면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호르몬 분비에 악영향을 미쳐 기분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며 “특히 오존의 경우 행복호르몬이라 불리우는 세로토닌의 대사에 악영향을 줘 자살 위험을 직접적으로 높이는 요인이 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환경부가 전국 79개시 251곳에서 측정한 환경오염지수와 국가통계청이 발표한 자살현황 등을 활용해 진행됐으며 권위 있는 학술지인 ‘퍼블릭 라이브러리 오브 사이언스(PLOS)’에 최근 발표됐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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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행중 타이어 펑크난 카셰어링 차량… 한달뒤 “수리비 34만원” 청구서 날아와

    #1. 지난해 11월 운전자 A 씨는 한 민간 업체의 카셰어링(시간제 렌터카) 서비스를 예약했다. 서비스 첫날 급한 사정이 생긴 A 씨는 취소하기 위해 고객센터에 연락했다. 24시간 운영이라는 고객센터는 하루 종일 불통이었다. 다음 날 오전에야 통화가 돼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환급을 요구했지만 “담당자를 연결해 주겠다”는 말만 들었고 다시 연락이 끊겼다. 결국 예약했던 사흘간의 서비스 기간이 지난 뒤 담당자는 전화를 걸어와 “환급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2. 운전자 B 씨는 지난해 말 카셰어링 차량을 이용하다 갑자기 타이어가 펑크 나는 사고를 당했다. B 씨는 긴급 출동 서비스로 타이어를 교체한 뒤 차량을 반납했다. 그런데 한 달 뒤 카셰어링 업체는 타이어 휠 교체 등 견적서를 B 씨에게 제시하며 34만1500원을 청구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시 나눔카(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카셰어링 브랜드) 하루 평균 이용 건수는 3026건으로 2013년 같은 기간(718건)에 비해 4.2배 증가했다. 국내 최대 카셰어링 업체인 쏘카의 보유 차량은 2013년 400대에서 1년 만에 1800대까지 늘어났고 3월 현재 약 2100대에 이른다. 이처럼 카셰어링 이용이 활발해지면서 업체들의 부실한 차량 관리 및 서비스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고객도 늘고 있다. 카셰어링은 차량 대여 및 반납이 무인 시스템으로 이뤄지는 만큼 편리하지만 차량 관리는 일반 렌터카에 비해 부족한 점이 많다. 서울 지역에만 주차장 912곳에 차량 1922대가 분산돼 있다 보니 업체들도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차량 렌트와 관련된 피해 구제 접수는 219건으로 2013년 131건에 비해 67.2% 늘었다. 대부분 서비스 불편을 지적하는 내용이다. 본보 취재팀이 25일 카셰어링 업체 3곳의 차량 3대를 대여해 전문가와 함께 차량 상태를 살펴본 결과 1대의 앞 타이어가 공기압이 낮고 마모가 심각했다. 특히 타이어 옆면에 3cm 정도 깊게 찢어진 부위가 발견돼 반드시 교체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박해준 교통안전공단 노원검사소장은 “타이어가 파손된 상태로 고속 주행을 할 경우 타이어가 터질 우려가 있으니 반드시 이용 전에 타이어 상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러 사람이 같이 쓰는 만큼 운전자들의 매너도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카셰어링 업체 관계자는 “차량 내에서는 반드시 금연하고 이용한 뒤 쓰레기는 치워 줄 것을 고객들에게 안내하지만 많은 운전자들이 지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황기연 홍익대 도시공학과 교수(카셰어링포럼 공동의장)는 “카셰어링 제도가 정착하려면 이용자들이 차를 스스로 관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이용 전에 자신이 쓸 차의 상태를 살피고 직전 사용자를 평가하는 시스템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권오혁 hyuk@donga.com·김재형 기자}

    • 201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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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동 켜요 착한운전]추월-급제동 없는 정속주행, 연비도 도착시간도 앞섰다

    《 낮은 연료소비효율(연비)이나 환경오염을 안타까워하지 않으면 21세기 운전자가 아니다. 이러한 운전자들에겐 환경을 살리고 기름값도 아낄 수 있는 ‘에코드라이브’가 필수다. 급출발, 급제동, 급가속을 지양하고 공회전을 하지 않으며 정속 주행을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연료를 크게 아낄 수 있다. 나쁜 습관이 몸에 밴 운전자도 조금만 노력하면 착한 운전자가 될 수 있다. 본보 기자는 17일 지난해 자동차 연비왕 선발대회 우승자를 찾아가 대결해봤다. 둘의 대결만 살펴봐도 에코드라이브를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다들 운전 잘한다고 자만하는데 ‘에코드라이브’를 잘하는 게 진짜 운전 실력이죠.” 자타공인 연비(연료소비효율)왕 김태현 씨(35·경북 상주시)는 17일 비법을 전수받기 위해 찾아간 본보 기자에게 ‘에코드라이브 운전 대결’을 제안했다. 환경문제가 국제적인 이슈로 불거진 1990년, 핀란드에서 처음 등장한 ‘에코드라이브’는 친환경성·경제성·안전성을 지향하는 운전자의 ‘경제운전 습관’을 말한다. 운전자가 급발진·급정지·급가속 등을 지양해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연료 소비를 줄이는 동시에 안전운행을 한다는 뜻이다. 승부욕 강한 기자는 김 씨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상대는 지난해 교통안전공단이 주최한 ‘자동차 연비왕 선발대회’ 승용차 부문 1위를 차지한 실력자. 하지만 기자 또한 운전경력 10년, 특히 군에서 운전병으로 2년간 근무하며 ‘운전만큼은 뒤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이번 대결에는 실시간으로 연비가 측정되는 에코게이지가 설치된 김 씨의 소형차(공인연비 L당 14.8km·오토기어)가 동원됐다. 심판은 이번 인터뷰에 동행한 교통안전공단 황경승 차장(38), 코스는 김 씨의 자택에서 출발해 약 16km(왕복 32km) 떨어져 있는 김 씨의 근무지인 상주교도소를 찍고 출발지점으로 되돌아오는 것으로 정했다.○ 허울뿐인 10년 차, 에코드라이브엔 초보 오후 2시 28분. 먼저 운전대를 잡은 운전경력 10년 차의 기자는 가볍게 가속페달을 밟았다. 그런데 “부우웅” 엔진소리가 나자마자 보조석에 앉은 김 씨가 껄껄 웃으며 “출발부터 계기판 엔진회전수(rpm)가 3000이 넘었다”고 지적했다. 식은땀이 났다. 평소 깨닫지 못했던 나쁜 운전습관을 경쟁자가 대번에 알아차린 탓이다. 뒷좌석에 앉은 황 차장은 “출발할 때 rpm은 2000초반대를 유지하는 것이 좋은데 이미 급출발했다”며 김 씨를 거들었다. 출발은 나빴지만 시내 주행에서 실력을 발휘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화를 가라앉혔다. 신호등은 반환점인 상주교도소까지 모두 10개, 운이 나쁘면 왕복까지 최대 스무 번 정지신호를 받을 수도 있었다. 다행히 세 차례만 신호에 걸렸다. 대기 중에도 기어를 중립에 놓고 공회전을 최소화했다. 지적질을 멈추지 않던 황 차장도 “에코드라이브 할 때 공회전을 줄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는데 기어를 중립으로 둔 건 정말 좋은 습관”이라고 말했다. 상주 시내를 주행할 땐 속도를 낮춰 브레이크 밟는 횟수를 최대한 줄이려 했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더 많이 밟을수록 연비에 좋지 않다는 걸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통행량이 많은 도심에서 갑자기 평소 하지 않던 이런 주행 방식을 실천하긴 어려웠다. 특히 내리막길과 과속방지턱을 만날 때는 습관대로 브레이크를 밟기 일쑤였고 결국 코스를 왕복하는 데 총 25번 브레이크를 밟았다. 오후 2시 58분, 기자가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연비는 L당 16.6km가 찍혔고, 시간은 30분이 지나 있었다. 공인 연비(L당 14.8km)를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김 씨가 더 빨리 도착하기 어려울 거라는 확신도 들었다.○ 추월 안 하고도 더 빨리 도착한 ‘연비왕’ 하늘이 김 씨를 도운 것일까. 김 씨는 단 한 번도 정지신호를 받지 않았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비슷한 통행량이었는데도 약 32km를 주행하는 내내 브레이크를 한 번도 밟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씨의 최종 성적표는 L당 20.2km 연비에 주행 시간 28분(출발 시간 오후 3시 38분). 잠시 우쭐하며 차기 ‘연비왕’마저 노렸던 기자의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사실 승패를 가른 건 하늘의 뜻이 아니라 운전습관의 차이였다. 김 씨가 신호를 한 번도 받지 않고 주행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3년 가까이 같은 길을 오가며 도심 신호체계를 꿰뚫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출발 이후 두 번째 신호등을 지날 때쯤 시속 약 80km로 추월하는 옆 차로의 흰색 차를 보며 “여기서 저렇게 빨리 가 봐야 다음 신호에서 걸리게 된다”고 장담했다. 이후 김 씨는 기존에 달려오던 속도의 탄력을 이용해 시속 50∼60km로 서행하며 여유 있게 주행을 이어갔다. ‘관성주행’ 기법이다. 김 씨의 말대로 약 3분 뒤 전방에는 빨간 신호에 멈춰 서 있는 흰색 차량을 발견할 수 있었다. 김 씨는 지난해 ‘연비왕 대회’에 나갈 때도 미리 주행코스를 알아보고 신호체계를 익혔다. 김 씨는 “조금만 관심 있게 살피면 언제 빨간불이 켜질지 신호체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간별로 속도를 높여야 할 때와 낮춰야 할 때를 구분해 페이스를 조절해가며 정지신호를 피해갔다. 김 씨는 브레이크 대신 엔진브레이크를 최대한 활용했다. 도심이나 내리막길로 접어들 땐 일단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 관성주행을 하며 서행하다 기어 단수를 낮춰 엔진브레이크를 걸었다. 이를 본 황 차장은 “엔진브레이크를 걸면 소음이 생겨 연료가 더 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자동변속기어도 주행 중 기어단수를 낮춰 엔진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데 이를 모르는 운전자가 많다”고 덧붙였다. 결국 브레이크를 한 번도 밟지 않았던 것은 △신호체계 파악 △관성주행 △엔진브레이크 활용 등 세 가지 요소가 결합돼 나온 결과물. 김 씨의 몸에 밴 이런 에코드라이브 운행습관이 100km 이상으로 과속하고 추월을 주저하지 않았던 기자보다 2분이나 더 빨리 도착하게 만든 비결이었다.▼ 가속페달은 살짝, 주유는 리터 단위로 ▼연비왕의 4가지 ‘에코 드라이브’ 비법1. 가속페달은 4분의 1만 살짝. 그 이상 밟으면 엔진회전수(rpm)가 급격히 올라 연비가 나빠진다. 이 정도만 밟아도 시속 120km는 충분히 나온다. 2. 10%의 법칙을 이용하자. 오르막길에서는 기존 속도보다 10% 가속해 탄력을 받아 넘어가고, 내리막길에선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 기존 속도보다 10% 감속할 때까지 기다린다. 이는 ‘관성주행’과 ‘엔진브레이크를 활용하는 방법’에 익숙해지면 훨씬 더 자연스러워진다.3. 주유할 땐 ‘리터(L)’ 단위로 하자. 주유가 끝나면 속도계에 적힌 주행거리를 확인해 이를 주유한 L 단위로 나누면 실제 연비를 계산할 수 있다. 그 결과를 영수증에 기록해 자동차 안에 보관해 두면 주유할 때마다 실제 연비가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하고 자신의 주행 습관을 반성할 수 있다. 실제 연비 계산이 끝나면 속도계의 주행거리를 다시 ‘0’으로 지정해 다음번 주유 때까지 주행한 거리를 확인한다.4. 주유소에서는 꼭 자동차 타이어 공기 주입기를 사용하자. 자동차 매뉴얼이나 타이어, 운전석의 문을 보면 적정 수준의 공기압을 확인할 수 있다. 주유가 끝나면 그 수준에 맞게 타이어에 공기를 주입한 뒤 연비를 향상시키자. 네 바퀴 모두 공기를 주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채 5분도 안 걸린다. 연비 향상뿐만 아니라 안전운행을 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는 숨은 비법이다.공동기획 : 국민안전처 국토교통부 경찰청 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한국도로공사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tbs교통방송 상주=김재형 monami@donga.com / 권오혁 기자 gooddriver@donga.com 독자 여러분 의견을 받습니다}

    • 201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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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규태 일광그룹회장 협박혐의… 방송인 클라라 부녀 검찰 송치

    방송인 클라라(본명 이성민·29·여)가 소속사 회장을 협박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클라라와 그의 아버지 이승규 씨(64)를 공동 협박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소속사 일광폴라리스 대표이자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일광그룹 이규태 회장(66)은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 도입 사업 중개료를 부풀려 국방비 500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로 최근 구속된 인물이다. 클라라 부녀는 지난해 9월 22일 “이 회장과 대화 도중 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내용 중 성적 수치심을 느낀 부분이 있어 더이상 계약을 유지할 수 없다. 계약을 해지하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이 회장에게 A4용지 2장 분량의 협박성 내용증명을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내용증명의 경우 ‘가족회의를 통해 발송하기로 했다’는 클라라 아버지 이 씨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클라라는 경찰 조사에서 “내용증명에 대해선 아는 것이 없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5-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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