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가짜를 원했지만 진짜를 만들었다” 북한 비판 영화 ‘더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0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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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를 원했지만 진짜를 만들었다"
북한 비판 영화 '더 월(The W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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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에서 꼭두각시 인형의 줄이 보이나요?
아래 사진(▼) 배경에는 희화화된 김정은과 북한 군중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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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킨셀라 감독(52)의 영화 '더 월(The Wall)'인데요.
북한 현실을 비판한 이 영화는 최근 아일랜드 골웨이 국제영화제에서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 인터내셔널)가 수여하는 '최고 인권상'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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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셀라 감독의 원래 구상은
"젊은 북한 여성 시인의 성장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만들겠다 "는 것이었습니다.

2년 전 북한 정부의 허가를 받아 촬영을 하던 중 그는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알고 보니 여주인공, 가족, 이웃까지 모두 북한 정권이 동원한 연기자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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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은 외국인들에게 돈을 받고 촬영을 허가하면서도
영화가 본인들의 선전 도구로 활용되기를 바랐습니다."
- 데이비드 킨셀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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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영화에 북한 당국이 무려 1000여 명을 동원한 것을 안 킨셀라 감독은
몰래 영화의 주제를 바꾸기로 결심합니다.

주민을 꼭두각시처럼 이용하는 북한 정권의 문제점을 고발하기로 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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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년의 작업을 거쳐 '더 월'이 완성되었습니다.
북한 당국의 의도와 전혀 다른 영화였죠.

주인공은 탈북을 원하는 여성 시인으로 바뀌었고
동원된 연기자들의 어깨 위에 줄을 그려 넣어 꼭두각시처럼 보이게 했습니다.
배경으로는 희화화된 김정은 얼굴을 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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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생각과 행동을 철저히 통제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그래픽에 공을 많이 들였죠.
촬영에 협조했던 북한 당국자들이 본다면 기가 막힐 겁니다."
- 데이비드 킨셀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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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월' 이전에도 북한 체제를 비판한 영화가 있습니다.

러시아 영화감독 비탈리 만스키는 지난해 북한의 민낯을 여실히 드러낸 '태양 아래'를 제작했는데요.

그는 "이 영화는 '북한판 트루먼 쇼', '평양은 거대한 세트장'"이라고 일갈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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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월'을 본 북한 당국은 어떤 기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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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이런 영화를 많이 제작해야 합니다.

북한 주민이 누군가가 정해준 대로 세상을 보지 않고,
스스로 보고 느낄 수 있도록 도울 의무가 우리 모두에게 있습니다."
- 데이비드 킨셀라 감독

원본/장선희 기자
기획·제작 / 김재형 기자·이고은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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