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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28일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 중 하나인 충청권을 중심으로 치열한 유세전을 펼쳤다. 충청권 유권자는 4월 총선 기준으로 400만 명도 안 돼 전체 유권자의 10%에도 못 미치지만 2002, 2007년에 이곳의 승자가 대선에서 승리했으며 이번 대선에서도 충청권 표심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 전날에 이어 두 후보는 이날도 상대방에 대한 공격에만 집중했다. 선거전 초반부터 대선후보들이 직접 나서 네거티브 선거를 주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정희-노무현 전 대통령 간의 과거사 대결 양상을 보였던 네거티브전은 이날은 노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 정부의 실정을 따지는 전현직 대통령 책임 공방으로 비화됐다. 자신이 정치생명을 걸고 원안대로 건설을 추진한 세종시에서 하룻밤을 묵은 박 후보는 이날도 충남지역 일곱 곳을 돌았다. 박 후보는 충남 홍성 유세에서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또다시 민생과 상관없는 이념에 빠져 나라를 두 쪽으로 만들고 갈등과 분열만 일으킬 것”이라며 “(문 후보는) 실패한 과거 정권의 최고 핵심 실세였다”고 공격했다. 또 “(민주당은) 정권을 잡자 민생을 살리지 않고 국가보안법 폐지, 과거사 청산, 사학법을 만들고 자신들의 코드에 맞게 나라를 뒤흔드는 데 온 힘을 쏟았다”고도 했다.문 후보는 대전 신탄진 세종시 당진 아산 천안을 돌며 릴레이 유세전을 펼쳤다. 문 후보는 대전역 앞 유세에서 “박 후보는 잘한 것이 하나도 없는 ‘빵점 정부’의 공동 책임자”라며 “실패한 정권의 최고 실세였던 박 후보는 이명박 정부와 함께 심판받아야 할 대상”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문 후보는 “안철수 전 후보의 진심과 눈물을 결코 잊지 않겠다. 안 전 후보가 이루고자 했던 새 정치의 꿈을 제가 반드시 안 전 후보와 함께 이루겠다”며 안 전 후보 끌어들이기에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안 전 후보는 향후 행보와 관련해 “무슨 일을 할 때 제 개인의 입장이 아니라 지지해주신 분들의 입장에서 판단하겠다”며 문 후보 지원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안 전 후보는 칩거 5일 만인 이날 서울 종로구 공평동 선거캠프 부근에서 본부장 및 실장급 인사들과 만나 오찬을 함께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유민영 대변인이 전했다. 홍성·천안=홍수영 기자, 세종시·대전=길진균 기자 gaea@donga.com}

《제18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27일 시작됐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이날부터 정권 재창출이냐 정권교체냐를 놓고 22일 동안의 열전에 돌입했다. 박 후보는 자신의 ‘약속’(세종시)과 국민대통합의 상징 지역인 충청을, 문 후보는 대선 승패의 열쇠를 쥔 지역으로 판단한 부산을 찾아 첫 유세에 나섰다.》■ 朴 최대 승부처 충청-전북 찾아 9곳 강행군, 찬조연설昌 “文, 순진한 安 벼랑 몰아”빨간 점퍼에 목도리를 질끈 둘러맨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7일 오전 11시경 대전역에 모습을 드러냈다. 광장에 모인 1500여 명의 인파 한쪽에선 번갈아 “박근혜”, “대통령”을 외쳤다.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 이인제 전 선진통일당 대표, 박선영 전 의원을 비롯해 새누리당과 합당한 선진당 출신 인사들이 박 후보를 맞았다. 박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 ‘약속’과 ‘국민대통합’의 상징이자 이번 대선의 최대 공략지역인 중원(충남, 전북) 표심 잡기에 나섰다. 박 후보는 23일간의 대장정을 국립 서울현충원 참배로 열었다. 참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길이 저에게는 15년 정치의 마지막 여정”이라고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이어 곧바로 공식 선거운동의 출정식이 열리는 대전을 향해 오전 10시 KTX에 몸을 실었다. 대전역 유세에선 초반 기선 제압을 하려는 듯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에 대한 맹공을 퍼부었다. 박 후보는 “지금 야당 후보는 스스로를 폐족(廢族)이라 불렀던 실패한 정권의 최고 핵심 실세였다”면서 “정권을 잡자마자 ‘국가보안법을 페기하겠다’, ‘사학법을 개정하겠다’ 등 이념 투쟁으로 날밤을 지새웠다”고 문 후보를 정면 겨냥했다. 이번 대선을 ‘준비된 미래’ 대 ‘실패한 과거의 부활’ 구도로 끌고 가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문 후보가 몸담았던 노무현 정부에 대해 “서민정권이라 주장했지만 서민을 위했던 정책 하나라도 기억나는 게 없다. 잘못에 대해 반성하고 사죄한 적 없이 지금도 ‘남 탓’만 하고 있다”며 “실패한 과거 정권이 다시 부활해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찬조연설에 나선 이회창 전 대표는 단일화를 ‘야바위 굿판’에 비유하며 “문 후보는 정치에 처음 나온 순진한 안철수 후보를 슬슬 구슬리다 결국 벼랑에 몰아 낭떠러지에서 떨어지게 했다. 안 후보의 사퇴는 정치적 자살과 같다”고 말했다. 안 후보를 향해서도 “안 후보를 저는 안 박사라고 부른다. 안 박사는 괴테의 파우스트 박사가 청춘을 얻기 위해 악랄한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듯이 (민주당에) 영혼을 팔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목청을 높였다.부여 중앙시장에선 인파가 유세차량이 있는 길목을 메우면서 경호원들이 박 후보를 잡아끌며 길을 트기도 했다. 하지만 전북에선 유세차량에서 약간 떨어져 관망하듯 지켜보는 유권자들이 눈에 띄었다. 전북대 앞 대학로에서 열린 유세는 지나가는 대학생 등 300여 명이 지켜봤다. 김경재 국민대통합위 기획조정특보가 나서 분위기를 띄우고 청년 자원봉사자들이 “원칙 소신 박근혜” 등 구호를 외쳤지만 호응은 그리 크지 않았다. 박 후보는 “이 시대 소중한 가치로 생각하는 국민대통합의 핵심에 인사 대탕평이 있다”며 “대탕평 인사를 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이날 한 시간 단위로 세종시와 충남 공주, 논산, 부여, 보령을 거쳐 전북 군산, 익산, 전주 등 9개 지역을 훑는 강행군을 펼쳤다. 이후 세종시에서 1박을 했다.대전·전주=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文 부산-창원 거쳐 서울 광화문서 세몰이 “安 아름다운 결단” 노무현 언급 안해27일 오전 부산 사상구 서부시외버스터미널 앞. 이른 시간부터 노란색 점퍼에 초록색 띠를 두른 선거운동원들과 300여 명의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이 몰려들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김부겸 전 공동선대위원장과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가 잇달아 마이크를 잡으며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부산 경제 많이 어렵지요. 그런데 왜 이명박한테 표를 줬습니까?”김 전 위원장이 경상도 억양이 가득 묻어나는 말로 분위기를 잡자 지지자들은 “맞다, 맞다”, “나는 표를 준 적이 없다”며 호응했다. 열기가 달아오를 무렵 문 후보가 모습을 드러냈다. 문성근 시민캠프 공동대표가 “부산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라며 문 후보를 소개하자 주위에서 환호가 쏟아졌다.단상에 오른 문 후보는 주먹을 움켜쥐고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자신의 지역구에서 첫 유세를 하게 된 것이 감회가 새로운 듯 연신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문 공동대표가 ‘문재인’을 외치자 지지자들은 ‘대통령’으로 화답했다.안철수 전 후보 지지층을 흡수하는 것이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가 된 점을 의식한 듯 문 후보는 안 전 후보를 최대한 예우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는 “안철수 후보가 정권교체를 위해 아주 큰 결단, 아주 아름다운 결단을 내려줬다”며 “안 후보가 이루고자 했던 새 정치의 꿈을 제가 앞장서서 안 후보와 함께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 대해선 “유신독재의 대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문 후보는 “박 후보는 과거 5·16군사쿠데타와 유신독재 세력의 잔재를 대표하고 있다”며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오만하고 독선적인 불통의 리더십으로 새로운 정치를 해낼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문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노무현’이란 이름을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새누리당이 ‘노무현 정권’의 실정을 부각하며 ‘친노 대 반노’ 구도로 대선판을 짜려는 것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도다. 문 후보는 첫 유세라 긴장한 듯 진보정의당 심상정 후보를 통합진보당 후보로 잘못 부르거나, 권영길 경남도지사 후보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잠시 머뭇거리기도 했다.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로 보이는 한 여성은 “내 돈 70억 원 내놔라”라며 소리를 지르다가 당직자들에게 제지당하는 소동도 있었다.부산 사상에서 짧은 유세를 마친 뒤 문 후보는 곧바로 경남 창원으로 이동했다. 그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에 대해 “국민의 정부에서 두 차례의 서해교전을 겪으면서 단호하게 도발을 격퇴하고 NLL을 지켜냈다. 참여정부 5년 동안 NLL에서 단 한 번의 충돌이 있었나? 아예 북한이 도발할 수 없도록 막았다”며 “천안함 침몰사건, 연평도 포격사건에서 NLL이 뻥뻥 뚫리고 무력하게 만든 정권이 누구냐”고 현 정부를 비판했다.부산·경남(PK) 유세를 마친 문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로 올라와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유세를 벌였다. 여기선 부인 김정숙 씨와 손학규 정세균 고문 등 당내 지도부급 인사들이 총출동해 대대적인 세몰이에 나섰다.부산·창원=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40대 여성의 마음까진 돌렸는데 20, 30대 여성은 응답이 없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내세운 ‘여성 대통령론’은 상당수 여성 유권자의 호응을 받고 있다. 이들이 지금 투표장에 간다면 박 후보에게 투표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박 후보 측이 10월 중순 ‘여성 대통령은 그 자체가 최고의 정치쇄신’이라며 들고 나온 여성 대통령론의 주 타깃은 2040세대 여성이었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젊은층의 표심을 공략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될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24일 리서치앤리서치(R&R)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기존에 야권 성향이 더 강했던 40대 여성에선 여성 대통령론에 대한 공감이 박 후보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는 경향이 드러난다. 40대 여성의 61.4%는 여성 대통령론에 공감했고, 46.4%는 박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39.6%)에 비해 6.8%포인트 앞서는 수치다. 여성 대통령론이 본격화되기 전인 10월 2일 조사에선 40대 여성의 박 후보 지지율은 40.3%로 문 후보(53.4%)에게 13.1%포인트 뒤졌다. 하지만 20, 30대 여성에선 괴리가 컸다. 20대 여성 중 여성 대통령론에 공감한 응답자는 49.6%였지만 박 후보에 대한 지지는 27.7%에 머물렀다. 여성 리더에 대한 기대는 있지만 이 중 절반 가까이가 그 인물이 박 후보라는 점에는 부정적인 셈이다. 30대 여성에서도 여성 대통령론에 대한 공감은 51.7%, 박 후보 지지는 36.3%로 나타났다. 문 후보에 대한 지지는 20대 여성에선 59.1%, 30대 여성에선 47.0%로 조사됐다. 박 후보 측은 이에 따라 여성 대통령론을 2030세대 여성의 실제 표심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전략에 골몰하고 있다. ‘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파괴범, 불량식품의 4대악 척결’ 등 어머니 리더십을 강조하는 등 여성에게 다가서기 위한 보육 및 교육 정책을 제시했지만 젊은 여성층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플러스알파’가 있어야 한다는 것. 한 관계자는 “2030 여성들이 관심 가질 일자리 정책을 조만간 내놓고 여성인력 양성 공약도 보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후보등록(25, 26일) 첫날인 25일 후보등록을 마침에 따라 18대 대선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두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7일부터 ‘22일간의 대열전’에 돌입한다. 박 후보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내고 모든 국민의 꿈이 이뤄지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민의 선택을 받으려 한다”라며 국회의원직(비례대표) 사퇴를 선언했다. 이어 “대선에서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면 정치 여정을 마감하려고 한다”라며 대선에 패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는 배수의 진을 쳤다. 박 후보는 “남은 정치 인생 전부를 나라와 국민 여러분에게 바칠 수 있도록 마지막 기회를 주실 것을 부탁한다”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문 후보도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대선은 정권교체냐, 정권연장이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라며 “야권 단일후보의 막중한 책임과 무거운 소명의식으로 그 책임을 감당하겠다”라고 밝혔다. 안철수 전 후보의 사퇴에 대해선 “안 전 후보와 함께 약속한 ‘새정치공동선언’은 반드시 실천해 나가겠다. 그 힘으로 정권교체와 새 시대를 만들어 내겠다”라며 “안 전 후보를 지지했던 모든 세력과 국민연대를 이루고 정권교체 후에도 함께 연대해 국정운영을 성공시켜 나가겠다”라고 다짐했다. 안 전 후보는 24, 25일 본가가 있는 부산과 처가인 전남 여수로 내려가 친지 등에게 인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로 예정된 캠프 해단식에는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그가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조수진·홍수영기자 jin0619@donga.com}
“오늘로 지난 15년 동안 국민의 애환과 기쁨을 같이 나눠왔던 대통령직을 사퇴합니다.”25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발언에 기자회견장이 순간 술렁였다. 대선후보 등록에 앞서 소회를 밝히는 자리였다. 회견을 지켜보던 일부 당직자와 지지자들은 “어어” 등의 소리를 흘리며 당혹해했다. “국회의원직을 사퇴합니다”란 대목을 박 후보가 잘못 말한 것. 박 후보는 다음 말을 이어가려다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제가 뭐라 그랬습니까”라고 물었다. 주변 인사들의 지적에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아아, 제가 실수했습니다”라고 한 뒤 “국회의원직을 사퇴합니다”라고 정정했다. 박 후보는 이후 중앙선거대책위 회의에서 “국민의 선택을 못 받으면 정치를 마감한다는 소회가 굉장히 깊었다. 너무 감정이 북받쳐서 실수했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유튜브와 트위터 등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 사퇴하는 동영상’으로 확산됐고 포털사이트에서는 ‘박근혜 사퇴’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로 오르기도 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박 후보가 실제로 15년 동안 대통령으로 살아왔다고 믿고 있는 것 아니냐”며 “공주님다운 실언(失言)이었다”고 꼬집었다.박 후보의 회견에 앞서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이 기자실로 들어오며 아는 기자들을 향해 손가락으로 ‘브이(V)’를 그려 보인 것도 논란이 됐다. 친근함의 표시였지만 인터넷에 사진이 게재되면서 “벌써 당선된 것처럼 행동한다”는 비판이 일었기 때문이다.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이제는 누가 실수를 하지 않느냐의 싸움이라 말조심, 몸조심이 중요하다”고 말했다.홍수영·이남희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5일 18대 대선후보로 등록하며 15년 동안 유지해온 국회의원직을 사퇴했다. 또 이번 대선에서 패배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는 배수의 진을 쳤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것이다. ○ “선택 못 받으면 정계 은퇴”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후보 등록에 즈음한 입장 발표’를 통해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면 저의 정치 여정을 마감하려고 한다”는 각오를 밝혔다. 회견에선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정치 인생의 모든 것을 걸어 대선에 승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 박 후보는 자신의 정치 역정의 처음과 끝은 ‘오로지 국민’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어린 나이에 청와대에 들어가서 나올 때까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정치에 입문한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제 인생의 대부분은 국민과 동행하며 살아온 삶이었다”고 말했다. 진정성을 보이려는 듯 평소보다 느린 말투로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을 줬다. 중앙선거대책위 회의에서도 “제가 선택을 받지 못하면 정계를 떠난다는 각오로 기자회견을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저는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대선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쳐 뛸 것이니 여러분도 비상한 각오로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회의에는 10월 초 ‘친박 2선 퇴진론’을 촉발시킨 남경필 선대위 부위원장도 참석했다. 사실상 마지막 선대위 회의를 주재하며 ‘현장’과 ‘타이밍’을 당부했다. 박 후보는 “중앙에만 와글거리고 현장에는 사람이 없으면 그 선거는 좋은 결과를 못 낸다”며 “지역, 현장에 서 발로 뛰어 달라”고 말했다. 또 “돌발사건에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저는 전국으로 유세를 다니니 선대위 중심으로 책임지고 해 달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와의 대결 구도를 의식해 ‘책임지는 변화’도 강조했다. 박 후보는 “누구나 변화, 쇄신을 얘기하지만 책임지는 변화가 돼야 한다”면서 “바꾸는 게 능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24일엔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전 후보의 사퇴에 대해 “문 후보와 민주당의 구태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 충청 표심잡기 총력 박 후보는 이날 오전 대선후보 가운데 가장 먼저 서병수 사무총장과 조윤선 대변인을 통해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을 마쳤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7일 첫 유세 장소로는 세종시를 택했다. 서 사무총장은 “박 후보는 26일 TV토론이 끝나는 대로 심야에 의미 있는 곳을 들렀다가 오전 세종시로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역적으로는 중원(충청, 전북), 이념적으로는 중도층 공략이 관건이라고 보고 충청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이다. 박 후보 측은 최근 선진통일당과의 합당,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의 입당 등이 충청 민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V토론은 26일 오후 11시 15분부터 70분 동안 ‘국민면접 박근혜’라는 제목으로 진행된다. 21일 야권 단일화 TV토론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방송사 측에 요청해 이뤄지는 단독 토론이다. 당초 새누리당은 국정운영 역량을 보여주는 것 이외에 인간적 면모를 드러낼 수 있는 형식을 방송사 측과 협의했지만 패널 토론 방식으로 최종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은 23일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의 갑작스러운 사퇴 소식에 “안타깝다”라면서도 “늦었지만 안개정국이 걷히게 된 것은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안형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안 후보의 기자회견 직후 브리핑을 통해 “새정치를 표방했던 안 후보의 사퇴는 유감”이라며 “정치 쇄신에 대한 안철수식 실험이 민주통합당 구태정치의 벽에 막혀 무산됐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를 겨냥해 “단일화 이벤트로 시간을 끌며 검증 기회를 박탈한 데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덫에 걸려 들러리를 서고 있다” “결국 불쏘시개였다” 등 그동안 안 후보에 대한 예측이 들어맞았다는 얘기도 나왔다. 영남의 한 중진 의원은 “안 후보가 어느 정도 불쏘시개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도처럼 보인다. 이미 예상한 것이어서 비중은 크게 두지 않는다”며 후보 사퇴의 후폭풍을 경계하기도 했다. 박근혜 후보 측은 본선 상대로 수월하다고 여겨온 문 후보가 야권 후보로 확정됨에 따라 “해볼 만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4·11총선 때와 비슷하게 ‘과거 대 과거’ 구도로 갈 수 있고, 문 후보를 ‘노무현 제2정권’으로 공격할 수 있다는 것. 한 관계자는 “새정치 대 구정치의 구도가 아닌 현실정치의 싸움이 됐고, 정당 간 대결에선 새누리당이 우위에 있어 왔다”고 말했다. 박 후보 측은 야권 단일화가 축제 분위기 속에 흔쾌히 손 들어주는 식이 아닌 안 후보의 희생처럼 귀결된 게 “나쁠 것 없다”고 보고 있다. 조해진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중도층과 부동층, 정치 변화를 바라는 ‘안철수 현상’ 지지자들의 표를 흡수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후보 등록일(25, 26일)에 맞춰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를 공식 선언한다. 대선 출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겠다는 것이다. 22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는 야권의 단일화 협상을 “누가 더 유리한가의 권력게임일 뿐”이라며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 박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 여부에 대해 “대선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의원직을 가지고 대선을 치를 수도 있지만 장도에 오르기 위해 정리하고 갈 필요가 있다”며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며 국회 생활을 정리하고 더 큰 길을 향한 출사표를 던지는 속내를 담담하게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 등록 첫날인 25일 사퇴 선언을 할 가능성이 높지만 23일로 앞당겨질 수도 있다. 박 후보 측은 의원직 사퇴 전 유신 이후 긴급조치 피해자 명예회복 및 보상에 관한 특별법을 공동 발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준비한 법안으로 유신 이후 긴급조치를 받아 구속되거나 피해를 본 2000여 명의 명예를 회복하고 피해를 보상해주는 특별법이다. 국민대통합위 관계자는 “아버지 시대와의 화해를 통해 진정으로 국민대통합의 뜻을 실천하자는 취지이며 박 후보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민주통합당은 이날 ‘부마민주항쟁 진상규명 및 관련자 명예회복과 예우 등에 관한 특별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기로 의결했다. ○ “문, 안 후보 실망스러워” 박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문, 안 후보를 향해 “전에 좋게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요즘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작심한 듯 비판했다. 특히 안 후보에 대해 “굉장히 현실에 대한 비판을 많이 하는데 해결책에 대해선 ‘국민에게 물어봐야 한다’는 이야기만 한다. 세계적인 위기 상황에서 그렇게 해서 국민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겠느냐”고 처음으로 직격탄을 날렸다. 문 후보에 대해서는 “자신이 몸담았던 정권에서 대통령 최측근으로 보좌했던 분이 노무현 정부가 추진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주 해군기지 건설 등을 정권 끝나고 나서 반대 주장하면서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박 후보는 단일화 움직임에 대해 “그동안 (과거의) 단일화가 실패했고 결과적으로 국정 혼란을 줬다”며 “(전날 TV토론을 보면) 외교안보 정책에서 견해차가 상당히 큰데 단일화된다고 해도 (서로 다른 정책이) 어떻게 될 것인지, 잘못하면 엄청난 혼란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야권의 단일화에 맞설 전략을 묻는 질문에는 “특별한, 기발한 대응전략이란 건 없다. 어떤 정치공학도 진심을 넘어설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정현 중앙선거대책위 공보단장은 “이제 두 사람이 할 수 있는 방법은 ‘가위바위보’밖에 없다”며 “선거를 27일 남기고 이성과 합리로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다면 유치원 방식인 가위바위보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문, 안 후보가 이전 토론에서 “(박 후보의) 민주주의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공격한 데 대해서도 “정치개혁은 당 대표 때 구박을 받으면서도 실천해 온 제 트레이드마크다. 그런 것을 아직 이뤄보지 못한 사람들이 저보고 어떻다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부정 발언 의혹과 관련해선 “숨길 것 없이 당당하다면 합법적 절차를 거쳐 대화록을 공개해서 보면 노 전 대통령의 명예를 위해서도 이런저런 이야기가 없어지지 않겠느냐”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 이건개, 박 후보 지지 박 후보는 “우리 정치의 고질병인 패거리 정치, 밀실정치, 권력투쟁, 부정부패를 국민의 삶을 섬세하게 챙기는 어머니와 같은 여성리더십으로 극복할 수 있다”며 “(여성 대통령은) 여성, 장애인, 다문화가족에 대한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던 ‘유리천장’을 타파하는 시작으로 사회적 약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에 대해선 “다시 한 번 명칭 변경을 포함해 국민 의혹 해소 방안을 장학회가 스스로 내달라고 거듭 요청하겠다. 지금도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압박했다. 박 후보는 이날 토론회 직후 ‘행복교육 네트워크 창립대회’에 참석해 학부모들에게 전날 발표한 교육공약을 설명했다. 한편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했던 이건개 변호사는 이날 “국가 안보를 지킬 의지가 있는 박 후보를 지지한다”며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탈북자 출신의 세계복싱협회(WBA) 여자 최연소 챔피언인 최현미 선수도 박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동정민·홍수영 기자 ditto@donga.com}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습니다. 결국 표 숫자에서 밀렸네요.”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택시를 대중교통에 포함시키는 대중교통법 개정안(일명 택시법)을 통과시키자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버스연합회) 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택시법은 열악한 택시운전사들의 처우를 개선한다는 취지로 도입했지만 정부와 버스업계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특히 버스업계 노사는 “전형적인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법안”이라며 여야 정치권을 강하게 성토하고 나섰다. 사상 초유의 전국적 버스 운행 중단 사태는 버스와 택시 두 업계 간 충돌로 치닫고 있는 데다 정작 사태를 촉발한 여야 정치권은 손을 놓고 있어 해법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2007년엔 법안 3번 제출택시의 대중교통 포함 문제는 선거 때마다 불거져 왔다. 2004년 의원입법으로 이 내용이 포함된 대중교통법 개정안이 처음 발의된 이후 17, 18대에서 각각 3건, 6건의 비슷한 개정안이 제안됐다가 폐기됐다. “재정 부담이 크다”며 정부가 반대한 결과였다.17대 대선이 있던 2007년에는 한 해에 세 차례나 관련 법안이 제출됐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후보 시절 택시운전사들과의 간담회에서 “대중교통 지정을 검토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대선이 있는 올해도 새누리당 이병석 이명수 의원과 민주통합당 노웅래 최봉홍 박기춘 의원이 총 다섯 차례 이 법을 발의했다.매번 선거를 앞두고 ‘택시법’이 등장하는 것은 그만큼 ‘표의 확장성’이 크기 때문이다. 버스연합회 관계자는 “이번 대선도 오차범위 내에서 결정된다는 예상이 나오는 상황에서 택시 종사자 30만 명, 가족까지 합해 100만 명이나 되는 세력의 요구를 국회가 그대로 수용했다”고 말했다.○ 사태 해결 주체가 없다이번 운행 중단은 버스업계와 택시업계의 ‘밥그릇 싸움’에 정치권이 대선을 앞두고 표를 의식해 개입하며 불거졌다. 여야 정치권 모두 택시 한쪽에 유리한 법안의 손을 들어준 만큼 다툼을 중재하고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정치권이 전국 버스 운행중단이라는 후폭풍을 맞고 ‘외통수’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소관 상임위인 국토해양위의 관계자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합의해 택시법을 넘긴 만큼 이제 와서 반대하는 쪽은 택시업계의 ‘주적’이 될 것”이라며 “지금 누가 나서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겠느냐”고 말했다. 국토위 소속 한 의원실 관계자는 “우리가 통과시켰지만 솔직히 문제가 많은 법안”이라며 “재정 대책이 없이 선심성으로 통과시켰다는 지적을 인정한다”고 말했다.개정안 통과에 반대하는 정부 역시 협상 테이블을 만들기 쉽지 않다. 결국 버스업계가 전면 운행 중단에 부담을 느껴 자체적으로 중단을 끝내거나 국회가 본회의에서 개정안을 보류하는 둘 중 하나가 아니면 해결이 쉽지 않다.국토해양부는 이번 운행 중단 사태가 노사 대립이 아니라 국회의 택시법 통과를 둘러싸고 택시와 버스 두 업계가 충돌하면서 발생했다는 점 때문에 ‘파업’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해석을 내놨다.국토부 측은 21일 브리핑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운행을 중단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파업은 아니며 노동법 적용 사항도 아니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윤학배 종합교통정책관은 “원인이 임금분쟁 등이 아닌 정치적인 것인 만큼 당국이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며 “교통체계에서 차지하는 버스의 중요성을 강조해 설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그는 이어 “다만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은 버스사업 면허를 줄 때 일정한 운수 조건을 지키도록 요구하고 있어 이를 따르지 않는다면 사업정지를 명령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최악의 경우 운행 중단에 참여한 버스사업자에게 사업정지 조치를 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내·시외버스 업체들이 운행 중단에 동참하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사업정지 명령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한편 검찰은 버스업계의 전면 운행중단 행위의 불법성 유무를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우선 버스 운행 중단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위반되는지 등을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법성 판단과 별개로 검찰은 운행 중단 이후 벌어질 수 있는 불법 행위에도 대비하고 있다. 버스업계 관계자들의 집회가 자칫 폭력시위로 번지거나 버스전용차로를 점거해 도로교통법을 위반할 개연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박재명·홍수영 기자 jmpark@donga.com}
정부는 21일 대중교통법 개정안(일명 택시법)의 국회 본회의 상정 보류를 다시 정치권에 요청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날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해관계인 간의 의견 대립이 있고 충분한 의견 수렴과 논의가 있어야 할 사안인 만큼 국회가 이 법률안의 본회의 상정을 보류해 줄 것을 요청한다”라고 말했다. 일정한 노선과 운행시간표를 갖추지 못한 택시는 대중교통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포퓰리즘 법안’이라는 것이 정부의 시각이다. 그러나 여야는 교통대란이 임박한 상황에서도 눈치만 보고 있다.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는 “22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이 법안을 상정할지는 미정이다. 22일 오전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 법안은 민주통합당이 주도한 데다, 버스업계가 반발하고 국민 여론이 악화되자 새누리당은 더욱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법제사법위원회 통과 직후 원내지도부가 모여 대책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22일 여론 추이를 봐 가며 본회의 상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당론으로 결정한 사안인 만큼 법안은 통과시키되 버스업계를 달래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국회 국토위 야당 간사인 민주당 이윤석 의원은 성명을 통해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택시의 버스전용차로 운행은 허용되지 않는다”라며 “이 법안의 통과로 당장 (택시업계 지원) 재정이 수반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홍수영·조수진 기자 gaea@donga.com}

“1 대 4의 일정 싸움이다.” 전국을 ‘나홀로’ 누비는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와 부인까지 함께 누비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두고 나오는 말이다. 박 후보는 주요 대선후보 가운데 배우자가 없는 첫 ‘싱글’ 후보다. 역대 대선에서 후보의 부인은 ‘제1의 선거운동원’이었고, 그 이미지는 ‘주부 표심’을 움직였다. 가야 할 곳도, 부르는 곳도 많은데 4명과 일정 경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라 주변에선 영화 제목처럼 박 후보가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심정일 것이라고도 한다. 문 후보 부인 김정숙 씨와 안 후보 부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의 일정은 각 캠프가 직접 관리한다.김정숙 씨는 15일 경기, 16일 대전, 17일 대구 울산 등 전국을 뛰며 당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8월 출간한 ‘정숙씨, 세상과 바람나다’로 잇단 북콘서트도 열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내조도 활발하다. 문, 안 후보의 TV토론이 열린 21일엔 트위터에 “어째 제가 더 긴장되네요”라며 응원을 호소했다. 김미경 교수는 전남 순천 출신임을 내세워 호남 민심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15일엔 모교인 전남 여수초등학교에서 일일교사로 나서기도 했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다. 21일엔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 집회에 참가했다. 여성 관련 행사에선 ‘여성 대통령론’을 앞세운 박 후보가 종종 이들과 조우한다. 박 후보가 일찌감치 참석 의사를 밝힌 20일 ‘돈 크라이 마미’ 시사회에는 김 교수도 참석했다. 전날 안 후보 측에서 “김 교수만 참석해도 되겠느냐”고 주최 측에 요청했다고 한다. 10월 28일 위드베이비 유모차걷기대회엔 박 후보와 김 씨, 김 교수 셋이 나란히 앉았다. 새누리당은 예전 같으면 후보의 부인이 챙겼을 성격의 행사에 박 후보가 참석하기 어려울 경우 여성의원을 긴급 투입하기도 한다.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이나 여성 특보인 민현주 의원, 중앙여성위원장인 김을동 의원 등이 나서지만 부인과는 역할이 다르다. 한 관계자는 “유세전에 돌입하면 박 후보가 1인 2역을 소화하며 배로 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의 TV토론에 대해 “후보의 자질과 능력 검증이라는 토론회의 본목적과는 멀었다”고 평가했다. 안형환 중앙선거대책위 대변인은 22일 오전 1시 TV토론 직후 브리핑에서 “정책 대신 단일화 방법을 놓고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하고 티격태격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또 토론에서 나온 정책 공방에 대해서도 “상식적인 이야기와 모호한 질문, 응답이 오고 갔을 뿐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질과 능력, 경륜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여론조사 방식으로 대선후보를 뽑는 나라가 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이렇게 뽑힌 후보는 ‘로또 후보’일 뿐이다”라고 비난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12월 대선을 앞두고 진보와 보수 진영 원로가 손을 맞잡고 좌우를 아우른 형태의 ‘국민통합기구’(가칭)를 발족시킬 예정이다. 참여연대 공동대표와 아름다운재단 이사장을 지낸 박상증 목사와 뉴라이트 계열의 원로급 인사인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달 초 만나 이같이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과 강근환 전 서울신학대 총장 등 진보, 보수 인사 10여 명은 20일 서울 종로구 옥인동 아름다운재단 사무실에서 모임을 열고 다음 주 기구를 공식 출범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현재 각 캠프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비정치적인 인물로 발기인을 구성하겠다는 원칙을 정했다. 진보, 보수 진영 인사와 함께 중도 성향의 종교계, 학계, 전직 공직자 등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기구는 대선 기간에 각 후보에게 국민통합 실천 의지를 확인하고 심포지엄 등을 통해 비전과 정책 제시를 요구하는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지역 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서는 국가 발전에 밀려 지방이 희생하는 시대를 끝내야 한다.”(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지역격차 해소는 차기 정부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할 국정과제라는 소신을 갖고 있다.”(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주관 ‘차기 정부 지방분권 정책 토론회’를 찾은 문재인, 안철수 후보는 지방분권에 대한 의지를 이같이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 앞서 티타임 자리에 참석해 안희정 충남지사, 김관용 경북지사 등 참석자들과 환담을 나눴다. 안 지사가 “차기 국정 운영에서 지방자치단체를 위해 많이 힘을 써 달라는 뜻에서 모시게 됐다”라고 말하자 안 후보는 “가장 중요한 것은 중앙정부가 가진 권한과 재정을 지방에 위임하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안 후보는 대선 출마 선언에 앞서 안 지사와 비공개 회동을 하고 정치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 문 후보는 축사에서 “지방 발전을 통해 국가가 발전해 나가는 지역 중심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라며 “국가 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겠다”라고 밝혔다. 또 “‘선성장-후분배’라는 경제정책 패러다임뿐만 아니라 ‘선수도권 성장-후지방 발전’ ‘중앙정부 주도-지방의 추종’이라는 지역정책 패러다임도 함께 극복해 내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안 지사는 “역대 모든 대통령이 지방분권을 강조했는데 잘 안 됐다”라며 그 이유 중 하나로 ‘국민적 공감을 얻기 위한 지방정부 스스로의 노력 부족’을 꼽았다. 이런 노력 부족으로 중앙정부 권한을 이양받는 과정이 국민에겐 중앙과 지방의 권한 싸움으로만 비치고 있다는 것이다. 안 지사는 지방분권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얻으려면 “지방정부가 생활자치 단위에서 효과적이고 민주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라며 “지방행정이 바뀌어야 한다. 유능하게 대처하는 지방정부의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방정부가 무능하고 부패했다는 편견이 있는데 이는 인종 편견과 다를 바 없다”라며 편견을 거둬 달라고 호소했다. 안 지사는 노무현 정부의 지방분권 정책에 대해 “국정의 우선순위에 두고 추진한 점은 높게 평가하지만 다양한 이유로 지방권한은 확대되지 않고 통제수단만 가중되는 결과를 낳았다”라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에 대해선 “지방소비세를 도입했으나 취득세율 인하, 감세정책으로 인한 지방 세입 감소를 고려하면 근본적인 지방분권을 추진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18일 집권 후 국정운영 비전을 제시하며 “우리 사회에서 중산층의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이날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준비된 여성 대통령’을 앞세운 비전선포식을 열고 3대 국정지표와 국민행복 3대 분야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공약 실현에 필요한 재원과 조달 방안을 담은 ‘나라살림 가계부’도 공개했다. 야권 단일화 국면에 ‘알뜰 나라살림’을 내세운 경제위기 대응 리더십으로 차별화하겠다는 취지다.○ ‘나라살림 가계부’ 공개 박 후보는 집권하면 ‘국민통합’ ‘정치쇄신’ ‘일자리와 경제민주화’를 3대 국정지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실천 과제로 △가계부채 보육 교육비 복지 등 국민 걱정 반으로 줄이기 △일자리 ‘늘지오(늘리고, 지키고, 질을 올리고)’ △더불어 함께 사는 안전한 공동체 만들기 등 3대 분야 10대 약속도 내놓았다. 박 후보는 임기 내 이루려는 목표를 ‘중산층 재건’으로 잡았다. 10대 약속은 8월 현재 64%(가처분소득 기준) 수준인 중산층을 70%로 끌어올리는 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자신이 내건 공약 실현에 “매년 27조 원씩 5년간 135조 원이 필요하다”며 재원 마련 방안도 내놓았다. 국민의 정치 불신이 ‘공약(公約)의 공약(空約)화’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하고 이에 대한 해법을 밝힌 것. 그는 “돈을 어디에 사용하겠다는 공약은 요란하지만 돈을 어떻게 마련하겠다는 공약은 아무도 하지 않았다”고 야권을 겨냥했다. 공약별 소요 재원과 조달 방안을 기록한 수입·지출표에는 ‘나라살림 가계부’란 이름을 붙였다. ‘준비된 여성 대통령론’을 ‘알뜰한 나라살림’ 이미지로 연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나랏빚을 내지 않겠다는 점을 재원 조달의 첫째 원칙으로 밝혔다. 또 앞으로 내놓을 공약이 약속한 135조 원 내에서 설계됐는지를 매일 검증받겠다고 했다. 박 후보는 세출 절감과 세입 확대의 ‘6 대 4’ 원칙을 밝히며 “정부의 씀씀이를 먼저 살펴 세출을 절감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세입 확대에 대해서도 “세율 인상이나 세목 신설보다는 누락, 탈루되고 있는 세금부터 제대로 거두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 비서실의 강석훈 의원은 “정부 희생이 먼저이고 국민에게 가능한 한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3대 분야 중 하나인 ‘일자리 늘지오’ 약속으로 △창조경제를 통한 새로운 일자리 확충 △근로자 정년 60세 연장 및 해고요건 강화 △일방적 구조조정이나 정리해고를 막기 위한 사회적 대타협기구 신설 △장시간 근로관행 개혁 △비정규직 차별 기업에 징벌적 금전보상제 적용 △최저임금 인상 등을 제시했다.○ 안대희 “정치쇄신협의체 구성에 모든 것 양보” 새누리당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은 단일화 논의로 분주한 야권 후보 진영을 정치쇄신을 내세워 압박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박 후보와 새누리당은 정치쇄신을 위해 모든 것을 양보하겠다”며 “(새누리당이 제안한) 정치쇄신실천협의기구가 구성되면 민주당이 제안한 원내대표단 회담을 받아들여 처리 가능한 정치쇄신안의 연내 처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무소속 후보 측도 옵서버 자격으로 원내대표 회담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안철수 후보 측의 참여도 촉구했다.홍수영·김기현 기자 gaea@donga.com}
국회 지방재정특별위원회는 무상보육 대란을 막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영·유아보육사업에 대한 국고보조율을 대폭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특위 여야 간사는 18일 지방재정 부담 경감을 위해 영·유아보육사업의 국고보조율을 현행 ‘서울 20%, 지방 50%’에서 ‘서울 40%, 지방 70%’로 각각 20%포인트씩 올리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위는 19일 지방재정심사소위와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조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박상은 의원은 “‘서울 50%, 지방 80%’ 안을 포함해 두 가지 조정안을 놓고 의결할 계획이지만 정부 의견도 감안해 ‘서울 40%, 지방 70%’ 안이 최종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위는 자체 입법권이 없는 만큼 이 방안을 결의안 형태로 해당 상임위인 기획재정위, 행정안전위, 보건복지위에 제출하게 된다. 주요 대선후보 모두 0∼5세 무상보육을 공약으로 내걸며 지자체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밝힌 만큼 이 방안대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이같이 국고보조율이 조정되면 중앙정부의 추가 지원 규모는 1조1530억 원 늘어난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16일 경제민주화 공약을 발표하며 ‘시장에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경제적 약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방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출자총액제한제 부활이나 재벌개혁위원회 설치 등 재벌 압박의 수위를 놓고 경쟁하는 야권의 경제민주화 공약을 “정치적 구호”라고 규정하며 차별화하겠다는 것. 아울러 경제민주화 후퇴 지적에 대해선 실현 가능성으로 맞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는 “국민경제에 부담을 주고 국민 공감대가 미흡한 정책은 단계적으로 접근하겠다”며 “대기업의 장점은 최대한 살리되 시장지배력을 남용하는 행위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재벌 개혁보다 불공정 제재에 무게 ‘박근혜식 경제민주화’는 재벌의 지배구조에 인위적으로 손을 대기보다는 불공정 행위를 엄단하는 데 무게를 뒀다. 대기업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새롭게 들일 비용과 이 과정에서의 혼란은 국민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박 후보의 기본인식이다. 대기업의 신규 순환출자만 금지하고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계속 주장해 온 기존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안을 채택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는 대목에선 “기업에 몸담은 직장인들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관심을 끄는 부분은 파격적인 금산분리 강화 조치다. 대기업의 증권·보험·카드 계열사가 자산 규모나 시장지배력이 일정 조건을 넘으면 중간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해 비금융계열사와 칸막이를 치도록 한 게 대표적이다. 이 방안이 현실화되면 삼성그룹은 생명, 전자, 카드 사이에 얽힌 지분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또 금융계열사가 비금융계열사에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 지분 한도를 현행 15%(특수관계인 포함)에서 10%(금융계열사 단독)로 낮추기로 했다. 앞으로 5년 동안 추가로 1%포인트씩 낮춰 최종 5%로 묶겠다는 구상이다.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 한도도 현행 9%에서 4%로 축소하기로 했다. 논란이 됐던 재벌 총수의 경제범죄에 대한 국민참여재판 의무화 방안은 ‘헌법상의 평등권 침해 우려’를 들어 공약에서 배제했다. 그 대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횡령 등에 집행유예가 불가능하도록 형량을 강화하고 사면권을 엄격히 제한하기로 했다. 대기업의 부당행위로부터 중소기업이나 소비자의 권익을 지키는 방안을 대폭 강화했다. ‘대기업 봐주기’라는 비판을 받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일부 개방해 감시의 눈을 늘리기로 했다. ○ 김종인과 결별 각오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 멘토 격인 김 위원장은 이날 정책 발표에 불참하면서 사실상 결별 수순에 들어섰다. 박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더이상 김 위원장에게 먼저 연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제안한 50개 정책 중 47개를 받아들였는데 이를 수용하지 못해 회견장에 나타나지 않는 건 참모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회견에서 김 위원장이 제안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은 세 가지 정책에는 조목조목 문제점을 지적했다. ‘대규모기업집단법’ 제정에 대해선 “세계적 선례가 거의 없고 현행 법체계와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 후보 측은 김 위원장의 ‘고집’이 도를 넘어섰다고 여긴다. 박 후보는 김 위원장을 설득하기 위해 당초 14일에 하려던 회견을 16일로 미뤘다. 전날엔 김 위원장에게 회동까지 제안했는데 약속 2시간 전 불참을 통보하자 박 후보도 “이제는 할 만큼 했다”고 본다는 것.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 공약에 대해 “규제 위주로 돼 있는데 규제만 해서는 해결이 안 된다”며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같은 잘못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별 가능성에는 “내가 있고 없고가 무엇이 중요하냐. 할 일은 다 했고 경제민주화도 다 끝나 후련하다”면서도 “도울 일이 있으면 돕는 거고…”라며 즉답을 피했다. 김 위원장은 17일 경남 창원대에서 예전에 박 후보에 대한 지지 호소차 잡아둔 남해안포럼 초청 특강에 나선다. 홍수영·동정민 기자 gaea@donga.com▼中企 공정추구 환영, 대기업 투자위축 우려, 경총 수위낮춰 다행▼■ 경제계 엇갈린 반응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발표한 경제민주화 공약에 대한 재계의 반응은 기업 규모에 따라 엇갈렸다. 중소기업계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바라는 공정거래 질서 확립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으나 대기업은 “투자 의욕을 꺾는 내용”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박 후보가 경제민주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차기 정부 핵심 실천과제로 택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런 공약들을 구체적이고 종합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집행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대기업을 대변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 배상근 경제본부장은 “극단적인 방안이 제외됐을 뿐 기업 경영활동을 제약하고 투자를 위축시킬 내용들”이라며 “전반적으로 문제될 내용이 많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중소기업을 모두 회원사로 두고 있는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어중간한 반응을 보였다. 대한상의 전수봉 조사1본부장은 “재벌 지배구조 개혁보다 시장에서의 공정경쟁을 강조하고 대규모기업집단법 제정을 제외하는 등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경총 황인철 기획홍보본부장은 “그간 새누리당 안에서 나오던 강력한 대기업 규제 방안이 빠져 다행”이라면서도 “기업의 순환출자가 투자와 일자리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는 만큼 신규 순환출자를 막겠다는 부분은 좀 더 고민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16일 재벌의 지배구조 개혁보다 불공정 관행을 바로잡는 데 주안점을 둔 경제민주화 공약을 최종 발표했다. 박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고, (이를 토대로) 균등한 기회와 정당한 보상을 통해 대기업 중심의 경제 틀을 중소기업, 소상공인과 소비자가 동반 발전하는 경제시스템으로 만들겠다”면서 “대기업은 골목상권이나 재래시장 등을 위협했던 것들을 과감히 내려놓고 자기희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가 밝힌 경제민주화 5대 분야 35개 실천과제는 대기업의 행위 규제에선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의 제안을 대부분 수용했다. 대표적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를 내걸었다. 전속고발권은 대기업의 공정거래법 위반 사안의 경우 공정위가 고발해야만 검찰이 기소할 수 있는 제도다. 이를 조달청, 중소기업청, 감사원 등으로 개방하겠다는 것이다. 금산 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를 강화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지배를 허용하되 일정 규모를 넘으면 의무적으로 중간금융지주회사를 두도록 했다. 대기업 내 금융 계열사와 비금융 계열사 간 칸막이를 치겠다는 것. 금융·보험 계열사의 비금융 계열사에 대한 의결권도 단계적으로 5%까지 제한하기로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주장한 대기업의 기존 순환출자에 대한 의결권 제한, ‘대규모기업집단법’ 제정, 주요 경제범죄에 대한 국민참여재판 의무화 등은 공약에서 빠졌다. 재벌의 지배구조에 영향을 주는 지분조정명령제나 계열사 편입심사제 등도 배제됐다. 경제 위기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대기업에 대한 압박으로 기업 활동에 부담을 주면 경기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경제민주화는 정치적 구호가 아니다”면서 “우리 헌법의 규범 내에서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면서도 국민경제에 불필요한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정책 메시지를 총괄하는 안종범 의원은 “실행의 부작용이 없고 실효성이 높은 방안들을 채택했다는 점에서 수위가 높은 안보다 경제민주화를 달성하는 데 더 강하다”고 덧붙였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와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사진)이 경제민주화의 핵심 공약을 두고 결국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박 후보는 경제민주화 공약 발표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5시 서울 시내 모처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최종 조율을 하려 했으나 회동 자체가 불발됐다. 김 위원장은 16일 오전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 공약 발표장에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 측은 김 위원장의 경제민주화 초안 중 △대기업의 기존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 △대기업 국민참여재판 의무화 △대기업 총수 및 주요 경영진 연봉 공개 등 3가지를 제외한 최종안을 김 위원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박 후보는 ‘대규모기업집단법’의 경우 기존 순환출자 규정만 빼고 나머지는 그대로 수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기존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을 수용해 달라며 회동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오전까지만 해도 박 후보, 김 위원장, 진영 정책위의장이 참여하는 공약위원회를 열어 경제민주화 정책을 조율하기로 했으나 김 위원장이 약속시간 직전에 불참을 통보했다”며 “김 위원장의 안을 대부분 받아들이고 집권 이후에도 경제민주화를 차질 없이 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도 자신의 주장만을 고집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16일 김 위원장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경제민주화 공약을 예정대로 발표할 계획이다. 정책 관련 핵심 관계자는 “야권의 재벌 때리기식 경제민주화가 아닌 진정으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에 도움이 되는 ‘박근혜식 경제민주화’를 국민에게 선보일 것”이라며 “국민과의 약속을 김 위원장 때문에 미룰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검증 자료 선제 공개 박 후보는 다음 주 초엔 장관 후보자들의 정보 공개 수준에 준하는 개인정보를 선제적으로 공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의 개인정보 공개 추진은 대선후보들에 대한 검증이 장관 등 임명직 공직 후보자보다 부실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야권의 후보 단일화 카드에 맞서 후보 검증 이슈를 주도하겠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대선후보는 26일 후보자 등록을 할 때 직업, 학력 및 경력, 병역, 재산, 납세 실적(최근 5년간 소득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범죄 경력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하며 이 자료들은 선관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박 후보 측의 논리는 후보 등록 이전이라도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빨리 공개해 언론이나 시민단체 등에 검증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선관위 제출 자료 외에 검증에 필요한 다른 자료를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예컨대 주민등록초본은 후보 등록 이후에도 공개 대상이 아니지만 대선 예비후보 등록 때 선관위에 제출하기 때문에 공개 항목에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개인 자료 공개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이기도 하다. 특히 안 후보를 겨냥한 측면이 크다. 청와대 공직과 국회의원 출신인 문 후보에 비해 안 후보의 공개된 신상 자료는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학력과 경력 정도가 전부다. 안 후보의 주민등록초본에는 과거 주소 이력이 포함돼 있어 안 후보의 위장전입 의혹에 대한 확인도 가능하다. 안 후보의 재산, 납세 실적을 통해 안랩 최고경영자(CEO) 시절 재산 흐름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박 후보는 이날 전국보육인대회에 참석해 △표준보육비용 법제화 및 보육교사 처우개선비 확대 △0∼2세 영아반 담임수당 인상 등을 약속하며 전날 여성정책 발표에 이은 ‘여성 대통령’ 행보를 계속했다. 건국대에서 열린 한국대학생포럼 토크콘서트에도 참석했다. 한편 박 후보는 250억 원을 목표로 대선후보 등록일을 전후해 ‘박근혜 펀드’ 모금을 시작할 계획이다.동정민·홍수영 기자 ditto@donga.com}

“아직도 인터넷에서 천안함 폭침이나 제2연평해전에 대해 왜곡하는 글을 볼 때 분노하게 되고, 어떻게 이런 일이 계속 있을 수 있나 생각을 많이 합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를 찾아온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사건의 희생자 유족에게 이렇게 말했다. 박 후보는 양손으로 유족들의 손을 잡고 인사를 건넨 뒤 “저도 부모님이 갑자기 흉탄에 돌아가셨을 때 너무 견디기 힘들었는데 아들을 보냈으니 그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천안함 폭침으로 아들 민평기 상사를 잃은 윤청자 씨(69)는 “무조건적 대북 지원은 안 된다. 그 소리만 들으면 피가 솟는다”고 하소연했다. 박 후보는 “제가 말하는 대북 인도적 지원은 순전히 북한 주민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2연평해전 때 전사한 황도현 중사의 부친 황은태 씨(65)가 “한미동맹을 놓지 말라”고 하자 박 후보는 “미래지향적으로 생각해야 될 부분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지킬 것은 확실히 지킨다는 전제하에서다”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또 “우리 영토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지켜냄에 있어서 어정쩡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NLL은 당연한 일이지만 반드시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면담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NLL 부정 발언 의혹과 관련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를 촉구하는 유족들의 요청으로 이뤄졌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