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12 대선 D-19]朴-文 캠프 맞수 열전 ③ 미디어 홍보

  • Array
  • 입력 2012년 11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 새누리 변추석 홍보본부장… 파격 문법 30년 광고쟁이 ‘박근혜다움’ 전달에 방점

조명 없이 동네 사진관에서 찍은 듯한 소박한 모습, 과장된 웃음 대신 은근하게 퍼지는 미소….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선거벽보는 “내 사진 같다”는 느낌을 주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같이 박 후보의 이미지를 만들어 유권자에게 전달하는 작업을 진두지휘하는 이는 변추석 홍보본부장(사진)이다. 국민대 디자인대학원장 겸 조형대학원장으로 30년 경력의 ‘광고쟁이’다.

변 본부장은 7월 박 후보의 경선 캠프에 합류한 이후 오전 4시경에야 잠자리에 들 때가 많다. 낮에는 각종 회의에 참석하고 실무를 살피다 보면 밤에야 아이디어를 구상할 짬이 난다. ‘박근혜의 상처’로 시작되는 TV광고도 10월 초부터 구상에만 한 달이 걸렸다.

그는 29일 기자와 만나 “흉기 테러를 당한 것을 TV광고 소재로 활용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일까 걱정했다”고 말했다. 그 상처가 제3자가 볼 때는 ‘정치적 훈장’일지 몰라도 박 후보에겐 악몽 같은 사건일 수 있기 때문. 하지만 박 후보는 구상을 가만히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창문을 보며 상념에 젖는 연기도 세 시간이 걸릴 거란 예상을 깨고 한 시간 만에 마쳤다.

구불거리는 머리를 고무줄로 질끈 묶은 변 본부장을 정치인들은 처음에 낯설어했다. “정치는 모르지” 하는 냉소적 시선도 많았지만 이젠 박 후보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 그의 ‘광고 문법’이 새누리당의 문법이 됐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박근혜다움’을 잘 전달하는 데 홍보의 강조점을 둘 계획이다. 박 후보가 평소 갖고 있는 이미지와 언론을 통해 비치는 이미지의 격차를 줄이자는 것. 그는 “박 후보는 자신만의 ‘셀링 포인트(selling point)’를 가진 정치인”이라며 “이미지는 억지로 바꾼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민주 유은혜 홍보단장소통 능한 대변인실 고참 ‘소탈한 文’ 이미지 만들기 ▼

29일 한 일간지에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종이를 말아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와 눈맞춤을 하는 사진이 담긴 광고가 실렸다.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는 문 후보의 모습을 통해 ‘소통’ 이미지를 강조한 것이다.

이처럼 감성적 광고 전략을 주도하는 이는 문 캠프의 유은혜 홍보단장(사진)이다. 그는 TV, 신문 광고는 물론이고 포스터, 법정공보물, 현수막, 유세복까지 대선 홍보물 제작을 총괄한다. 유 단장은 정치 경력만 20년인 ‘초선’ 의원이지만 카피라이터 정철 씨, 최창희 더일레븐스 대표, 김재용 전 하우즈커뮤니케이션 대표 등 쟁쟁한 홍보전문가 7명을 포함해 30명이 속한 홍보단을 이끌며 홍보전을 진두지휘한다. 홍보단 관계자는 “정당의 시각과 정치 소비자인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는 균형감이 유 단장의 강점”이라고 말한다.

1992년 고 김근태 전 의원과 인연을 맺으며 정계에 입문한 그는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민주당 수석부대변인, 홍보위원장 등을 거쳤다. 오랜 대변인실 근무 경험을 통해 소통에 능하고 여성 특유의 감수성을 잘 발휘한다는 평을 듣는다.

문 후보의 첫 TV 광고인 ‘출정식’에서 유 단장은 후보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국민에게 다가서는 ‘여성적 교감’ 전략을 택했다. 포스터나 신문광고 이미지는 모두 문 후보의 평소 사진을 골라 실었다. 연출되지 않은 후보의 친숙한 이미지를 부각하겠다는 것.

유 단장은 2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과거의 상처를 다룬 박근혜 후보의 TV 광고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느낌”이라며 “‘과거 대 미래’ ‘불통 대 소통’ 구도 속에서 문 후보만의 강점을 부각해 유권자의 공감을 얻겠다”고 말했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홍보본부장#홍보단장#선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