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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화석유가스(LPG) 수입·판매사인 E1이 임금협상에서 20년 연속 무교섭 타결을 이뤘다. E1은 자사 노동조합이 2015년 임금에 관한 모든 사항을 회사에 위임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1984년 창립 이래 E1 노조는 간혹 사측에 임협 사항을 위임해 왔지만 1996년부터는 매년 위임하고 있다. E1 노조 측은 “LPG 사업 기반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가 경영 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위임을 결정했다”며 “이 결정이 회사 발전에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LPG는 LPG 차량 등록 대수가 점차 줄어드는 반면 액화석유가스(LNG) 도시가스 보급은 확대되면서 사용량이 줄어드는 추세다. 구자용 E1 회장(사진)은 “지난해 민간 에너지업계 최초로 무재해 30년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데 이어 20년 연속 임금 무교섭 위임으로 미래 지향적인 ‘노경(勞經)’ 관계에 있어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며 “저유가 시대가 도래하는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임직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E1은 ‘노사(勞使) 관계’에서 사용자 측을 뜻하는 ‘사’자가 수직적인 느낌을 준다는 이유로 수평적인 관계라는 의미를 담아 ‘노사 관계’를 노조와 경영진을 의미하는 ‘노경 관계’로 표현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LG전자를 비롯한 범LG가(家)는 대체로 노경 관계라는 말을 쓰고 있다. E1 관계자는 “미래 지향적인 노경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해 경영진과 직원이 회사의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경영현황 설명회, 노경간담회, 노경협의회 등을 수시로 연다”며 “구 회장도 현장 방문을 통해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에쓰오일의 자회사 에쓰오일토탈윤활유는 자사가 생산하는 경유차용 윤활유(엔진오일)를 현대·기아자동차가 생산하는 유로6 기준 상용차에 단독 공급한다고 31일 밝혔다. 유로6는 유럽의 배기가스 기준으로 국내엔 새해부터 적용된다. 유로6 차량들은 질소산화물(NOx)과 미세먼지(PM) 배출 허용량이 직전 규제기준인 유로5보다 각각 80%, 50% 줄어든다. 에쓰오일토탈윤활유가 현대·기아차에 납품하는 윤활유는 질소와 황 함유량이 적은 그룹Ⅲ 윤활기유를 원료로 만든 것이다. 회사 측은 “유로6를 만족하는 동시에 미국의 최신 디젤엔진오일 규격(API CJ-4)에도 부합하는 친환경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이 제품은 현대차 전주공장과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생산하는 버스와 트럭에 들어간다. 에쓰오일토탈윤활유의 윤활유는 현재 현대·기아차가 생산하는 경유 승용차에도 들어간다. 이 회사는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다른 국내 자동차회사에도 납품하고 있다. 올해부턴 두산인프라코어에 건설장비용 윤활유와 유압유 등 특수유도 공급하고 있다. 에쓰오일토탈윤활유는 에쓰오일과 프랑스 석유가스회사 토탈이 합작해 설립한 윤활유 제조 전문기업이다. 울산 온산공단에 연간 제품 생산량 규모 15만 kL인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강유현기자 yhkang@donga.com}

“충칭(重慶)은 완성차 공장 입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현대차가 중국 내륙에서 판매를 확대하길 기대한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3월 충칭에서 쑨정차이(孫政才) 충칭 시 서기를 찾아가 이렇게 말할 정도로 충칭에 공을 들였다. 현대차는 지난해 5월부터 충칭 공장 설립을 추진했지만 중국 중앙 정부의 허가를 받지 못했다. 중국 자동차시장은 매년 10% 안팎 성장하는데 현대차는 2012년 이후 신규 공장이 없었다. 3개 공장은 베이징(北京)에 몰려 있었다. 1년 7개월 만에 현대차는 ‘정동격서(征東擊西·동쪽을 정벌하면서 서쪽을 함께 침)’에 성공했다. 현대차는 내년 2분기(4∼6월) 중국 허베이(河北) 성 창저우(滄州)에 베이징현대차의 중국 4공장, 3분기(7∼9월) 충칭에 5공장을 각각 연간 생산 30만 대 규모로 착공하기로 각 지방정부와 합의했다고 30일 밝혔다. 충칭 량장신구(兩江新區) 200만 m² 터에 짓는 공장에선 2017년 상반기(1∼6월)부터 ‘아반떼’급 신차를 양산할 계획이다. 중국 중서부의 유일한 직할시인 충칭은 지난해 지역총생산(GDP) 성장률이 12.3%로 중국 전체(7.7%)보다 높았다. 창저우 공장은 209만5000m²의 터에 연산 20만 대 규모로 착공해 2016년 하반기(7∼12월) ‘베르나’급 신차를 양산할 계획이다. 이후 30만 대로 생산 능력을 확대한다. 중국 정부가 베이징과 톈진(天津), 허베이를 묶는 ‘징진지(京津冀)’ 개발 계획을 세우면서 현대차에 충칭에 공장을 지으려면 허베이에도 공장을 세우라고 요구했다. 현대차는 전체 판매량에서 중국 비중이 2008년 10.5%에서 지난해 21.8%로 커지자 중국시장 수성을 위해 요구를 받아들였다. 이와 함께 둥펑웨다(東風悅達)기아는 3공장 생산 능력을 현재의 30만 대에서 2016년 45만 대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대·기아차는 중국 내 생산 능력이 올해 현대차 121만 대(상용 16만 대 포함), 기아차 74만 대 등 총 195만 대에서 2018년 현대차 181만 대(상용 16만 대 포함), 기아차 89만 대 등 총 270만 대로 증가한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충칭 공장을 통해 서부 내륙에 첫발을 디뎠다”며 “공장 신증설을 계기로 현대·기아차는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에서 2018년 폴크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명실상부한 ‘빅3’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국가정보센터에 따르면 중국 승용차 시장은 올해 1692만 대에서 2020년에는 2616만 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완성차 관세가 22.5%에 달해 현지 공장이 꼭 필요하다. 그러나 현대·기아차는 현대차 4공장 건설이 더뎌지면서 증가하는 중국 시장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중국 승용차 시장 1∼3위인 이치(一汽)폴크스바겐, 상하이(上海)폴크스바겐, 상하이GM은 시장 점유율이 2012년부터 각각 10%를 넘어선 반면 4위인 베이징 현대차의 점유율은 올해 1∼10월 6.7%, 8위인 둥펑웨다기아는 3.8%에 머물렀다. 현대·기아차는 공장 증설을 계기로 10%대 시장 점유율을 지키며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대차 4, 5공장으로 양적 성장의 기회를 잡은 현대·기아차의 다음 숙제는 고급화”라며 “미국에서 도요타가 렉서스를 선보여 크게 도약했듯이 현대·기아차도 대중 차에서 고급 차로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설명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한국전력 본사 터에 10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을 지어 업무시설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현대건설은 18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본사에서 해외 설계사 대상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설명회엔 타워팰리스를 설계한 미국의 SOM과 제2롯데월드 설계사 KPF 등 약 15개사가 참석했다. 한전 터에 들어설 GBC는 현대차그룹 본사와 자동차 테마파크, 전시·숙박·문화시설, 컨벤션센터, 쇼핑몰 등을 한데 아우른 공간이다. 현대차그룹이 GBC에 초고층 건물을 짓기로 한 것은 세계 5위 자동차회사로서 도약 의지를 드러냄과 동시에 서울시의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정 회장은 한전 터 인수 후 “100년을 내다본 투자”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다음 달 말까지 해외 설계사들로부터 설계안을 받은 뒤 1곳을 낙점할 계획이다. 한전 터에 100층 이상의 건물이 들어서면 송파구에 건설하고 있는 제2롯데월드 타워동(지상 123층, 555m 규모)과 함께 서울시의 대표적인 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능 여부는 인허가에 달렸다. 서울시가 한전 터의 용적률을 250%에서 최대 800%로 높여주겠다고 했지만 “서울시가 구상하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 계획의 틀 안에서 개발해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초 GBC 사업계획서를 서울시에 제출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달 초 한전 터 지질조사를 시작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9년여간 지속된 코오롱그룹의 정리해고 관련 노사 갈등이 화해 단계에 접어들었다. 코오롱은 계열사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소정의 금액을 제3의 기관에 기부하고, 2005년부터 천막농성을 해온 정리해고 노동자들은 농성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29일 밝혔다. 기부금은 노사 상생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코오롱 측은 “기부금을 운용할 제3의 기관은 공신력 있는 곳으로 검토 중”이라며 “기부 금액은 상호 합의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실적이 악화되자 2005년 2월 구미공장 생산직 78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노조는 임금 삭감을 받아들이는 대신 희망퇴직을 받기로 한 사측이 약속을 어겼다고 반발했다. 정리해고된 노동자 일부는 그해 12월부터 경기 과천시 코오롱로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노사 대화가 재개된 계기는 지난달 8일 고 이동찬 명예회장의 별세였다. 노동자 측과 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노사가 한마음으로 뭉칠 때 무한한 도약을 이룰 수 있다”는 이 명예회장의 ‘노사불이(勞使不二)’ 정신을 기린 것. 26일 서울 길상사에서 열린 이 명예회장 49재에 정리해고자 대표 최일배 씨가 참석해 이 회장과 만나면서 합의가 이뤄졌다. 코오롱 관계자는 “사측은 기부금을 출연하고, 정리해고자들은 복직을 포기하면서 ‘제3 기관 기부’를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새로운 노사 상생의 해법을 제시했다”고 자평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여권과 정부 핵심 인사들이 잇달아 기업인 가석방 필요성을 제기하자 재계에서는 “가석방이 기업가 정신을 살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현재 구속 수감 중인 기업인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부회장,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은 가석방 요건(법정 형기의 3분의 1을 채운 상태)을 충족했다.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내년까지 재판을 받아야 한다. 이 회장은 특별사면을 받아야만 경영에 복귀할 수 있다. 경제단체들은 기업인이라는 이유로 ‘역차별’을 당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한다. 송원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가석방 등 자격 요건이 되는데도 기업인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종석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도 “국민들이 ‘법이 기업인들만 봐 준다’는 인식을 한 것은 과거에 잘못된 관행이 많았다는 뜻”이라며 “하지만 이런 인식 때문에 기업인들이 역차별을 받는다는 것은 또 다른 모순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기업인에 대한 가석방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기업 특성상 긴 호흡을 필요로 하는 투자는 전문경영인보다는 오너가 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오너가 투자 결정을 못 내리면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기업들은 그룹 총수가 구속된 상황에서 굵직한 투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해 STX에너지와 ADT캡스 인수를 검토했다가 포기했다. CJ그룹은 올 상반기(1∼6월) 1조3700억 원의 투자 계획 중 4800억 원을 보류하거나 중단한 상태다.강유현 yhkang@donga.com·김창덕 기자}

올 한 해 한국인은 택배를 1인당 32차례(택배업계 추산) 이용했다. 한 달에 2, 3회꼴이다. 1992년 ㈜한진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 택배 서비스 ‘파발마’에서 시작된 택배산업 규모는 올해 16억6000만 상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보다 16년 먼저 택배 산업이 등장한 일본은 지난해(2013년 4월∼2014년 3월 회계연도 기준) 국민 1인당 30회 택배를 이용했다. 후발 주자인 한국이 일본을 앞질렀단 얘기다. 이 정도면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택배 왕국’이다. 올해 국민이 이용한 택배 16억6000만 상자를 쌓아올리면 그 높이가 48만 km에 이른다. 지구에서 달(38만 km)까지 닿고도 남는 거리다. 택배는 국민의 일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직장인 유모 씨(31·여)는 출퇴근길 스마트폰으로 온라인쇼핑몰에서 화장품을 산다. 집에선 홈쇼핑에서 속옷과 주방용품, 해외 직접구매(직구)로 자녀 옷을 구매한다. 급하게 소포를 보내야 할 땐 편의점 택배를 이용한다. 택배는 산업구조도 바꿔놓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온라인몰의 올해 매출 규모는 22조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익일 배송’ ‘당일 배송’ 등 택배 배송 기간이 단축되면서 편리성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대한상의는 내년 국내 온라인몰 시장이 14.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통업계 가운데 가장 큰 성장 폭이다. 한발 더 나아가 쿠팡은 ‘택배 기사는 불친절하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배송 인력을 직접 채용하는 파격을 시도하기도 했다. 택배 산업도 진화하고 있다. 직구 열풍으로 해외배송 대행업체 몰테일의 배송대행 건수는 2010년 약 8만 건에서 올해 약 200만 건으로 25배 뛰었다. 서울시는 택배 기사를 직접 대면하기 부담스러워하는 여성들을 위해 지정된 사물함에 배송할 물건을 넣어주는 ‘여성 안심택배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해외에선 무인(無人) 비행체인 드론을 이용한 택배도 등장했다. 올해 9월 독일 운송회사 DHL은 헬리콥터를 이용해 의약품을 배달하는 데 성공했다. 아마존과 구글도 드론을 이용한 택배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 국내 배송 1년에 16억건… 국민 1인당 32회꼴 이용 ▼1962년 2월 16일자 동아일보 3면. ‘멧센쟈업 본격화-수하물·이삿짐 모두 오케이’라는 제목으로 한 장의 사진과 함께 기사가 실렸다. ‘거리에 등장한 미스터 미창’이라는 제목의 사진에는 유니폼을 입은 한 남자가 등에 멘 짐을 한 손으로 잡고 서 있다. ‘시민들의 손발이 되어 짐을 날라주는 메쎈저 미스터 미창이 15일 서울과 부산에 등장하였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기사는 ‘한국미곡창고주식회사’가 서울과 부산에 중앙하급소를 개설해 수하물과 이삿짐 등 하물의 운송과 일시보관 등 업무를 개시했다고 전하고 있다. 오늘날 택배와 거의 동일한 형태의 서비스로 한국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사례다. 1960년대 초는 전화기도 보기 힘들었던 시절이다. 이 기사에 등장하는 ‘멧센쟈’ ‘메쎈저’는 요즘말로 치면 ‘메신저’, ‘미창’은 ‘한국미곡창고주식회사’의 약자다. ‘미창’은 현 CJ대한통운의 전신. 단어와 회사 이름의 변화만큼이나 택배업도 많이 변했다. 홈쇼핑과 온라인 쇼핑몰이 대세가 되면서 이제 택배는 쇼핑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택배를 보내본 적은 없을지 몰라도 받아보지 않은 사람은 없지 않을까. 하지만 대체 언제부터 택배가 이렇게 일상적이 됐는지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그 변천사를 한번 짚어보자.인터넷·홈쇼핑 등장에 폭발적 성장 전 세계적으로 택배업의 효시는 1907년 8월 당시 19세였던 짐 케이시와 18세 클로드 라이언이 100달러를 빌려 미국 시애틀에 세운 ‘아메리칸 메신저 컴퍼니’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1919년 UPS(United Parcel Service)로 이름을 바꾼 뒤 현재까지 세계에서 가장 큰 물류회사 중 하나로 남아 있다. 국내 소화물 운송 서비스는 ‘미스터 미창’ 이후 1960년대까지 철도를 통한 철도소화물이 주축이 돼 이뤄졌다. 1970년대부터는 상업서류배달 서비스가 등장했다. 이 시절 급성장한 무역거래에서 발생하는 선적서류, 금융회사 본·지점 간 공문 등을 인편이나 소형 차량을 통해 문 앞까지 배달해주는 소위 ‘통상업체’들이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생겨났다. 이 업체들은 나중에 택배업체로 변신하기도 한다. 1980년대 소규모 운송업체의 중심은 서울 동대문 의류 도매상가로 옮겨간다. ‘특송업체’라는 이름을 단 업체들이 주로 의류를 주문자에게 운송해주는 서비스를 했다. 일부 업체는 전국적 조직망을 갖추기도 했다. 이 업체들 가운데 1987년 ‘한국특송’이 최초로 ‘특송’이라는 브랜드로 영업을 시작했다. 1992년에는 ‘택배’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바로 한진이 ‘파발마’라는 브랜드로 택배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이듬해 곧바로 ‘대한통운특송’이 나왔다. 뒤를 이어 현대택배가 등장했다. 우체국도 1999년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택배산업은 1995년 이후 고도 성장기를 맞는다. 1995년 한국에서 택배로 배달된 총 물량은 약 1035만 상자. 5년 만인 2000년에는 이 물량이 약 8500만 상자로 8배 이상으로 늘었다. 국민 1인당 연간 2회가량 이용한 셈이다. 택배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단연 온라인, 홈쇼핑의 등장이다. 1990년대 말 인터넷 서점이 등장한 데 이어 2000년대 들어서면서 케이블TV와 함께 홈쇼핑이 나오면서 택배 물량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LG홈쇼핑, 삼구홈쇼핑(현 CJ홈쇼핑), 우리홈쇼핑(현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농수산홈쇼핑 등이 5강 구도를 갖추고 패션상품을 중심으로 인터넷 쇼핑몰이 급격히 늘면서 택배 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대의 성장률을 보이며 급성장한다. 올해 국내 택배 물동량 예상치는 약 16억 상자다. 2000년과 비교해 19배 가까이 커진 셈이다. 한때 스키와 한약 택배도 등장 2000년대 들어서는 택배업체들이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된다. 특히 개인 고객을 잡기 위해 화물의 종류와 고객의 필요에 따라 특성화된 택배상품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스키·바캉스택배 경조금택배 김치택배 한약택배 타임택배 등이 바로 그것이다. 스키·바캉스택배는 스키장에 가거나 캠핑 등 바캉스를 갈 때 필요한 물품을 미리 목적지에 보내놓으면 정해진 날짜에 현장에서 찾아 쓸 수 있는 서비스였다. 경조금택배는 서울에 사는 사람이 먼 지방에서 벌어진 경조사에 직접 가기 어려울 경우 대신 경조금을 내주는 서비스였다. 김치나 한약택배는 말 그대로 김치나 한약을 스티로폼 박스로 포장해 배달해주는 것이었다. 타임택배는 미리 정해놓은 시간에 맞춰 배달을 해주는 서비스다. 하지만 대부분은 한때 잠깐 시행되다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가구 2차’ 시대가 되거나 자동이체 서비스가 발달하고 김장이나 한약을 직접 만들어 먹는 사람이 줄어드는 등 여러 문화가 바뀌었기 때문이다.전국 특산물 이제 안방에서… 택배로 인해 한국인의 생활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웬만한 의류와 잡화 등을 인터넷으로 주문해 집에서 받아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됐다. 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지방 특산물을 안방에서 쉽게 맛볼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포항 과메기, 음성 절인배추, 해남 황토고구마, 지리산 고로쇠물, 안흥 찐빵 등 과거에는 그 지역에 가야만 맛볼 수 있었던 특산품들을 언제든 주문해서 맛볼 수 있게 됐다. 특산품뿐 아니라 각 지역의 특색 있는 맛집도 전국으로 음식을 배달하며 손님을 늘려갔다. 결국 수도권에서 거리가 멀다는 단점이 점점 극복되고 있는 셈이다. 반면 뜨는 해가 있으면 지는 별도 있는 법. 택배 때문에 사라진 것들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철도소화물 운송 서비스다. 1899년 한국철도와 함께 시작된 철도소화물 운송은 107년 만인 2006년 5월 1일부터 중단됐다. 택배 이용이 급증하면서 이용량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1990년 2600만 상자이던 운송량이 2004년 490만 개로 급감하면서 매년 수백억 원의 적자를 냈다. 동네 서점이나 대규모 전자상가는 급격히 몰락했다. 명맥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과거에 비해 찾는 사람이 현격히 줄었다. ‘감동’도 배달… 이제 택배는 단순히 ‘빠르고 정확하다’는 수준을 넘어 고객에게 ‘감동’을 주려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쿠팡맨’이다. 쿠팡맨은 온라인 유통업체 ‘쿠팡’이 제품 배송을 택배업체에 맡기지 않고 업계 최초로 자체 배송 인력을 확보해 이들이 직접 물건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서울 및 6대 광역시에서 900여 명의 쿠팡맨이 활동 중이다. 유아용품 생필품 애완용품 등의 배달을 주로 맡고 있다. 쿠팡맨은 엄밀히 말하면 택배업이 아니라 자체 물품 배달 서비스지만 택배업계에도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이 화제가 되는 것은 이른바 ‘감동 서비스’ 때문. 물건에 손 편지를 함께 남기거나 고객이 부재중일 때는 배송한 상품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주는 등 서비스에 감동을 받았다는 사연들이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쿠팡은 고객과 접촉할 일이 없는 영업본부 직원이 자원해 상품을 직접 배달하는 ‘와우딜리버리’와 직원이 고객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손 편지를 보내는 ‘와우레터’ 활동도 벌이고 있다. 특히 ‘와우레터’가 호응을 얻어 올해 7월부터는 쿠팡의 전 임직원이 하루 한 통 이상 손 편지를 작성해 고객에게 전달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쿠팡이 11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등으로부터 3억 달러(약 3311억 원)의 투자를 받은 것도 이런 서비스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자들은 쿠팡 측에 “상품 판매부터 배송까지 직접 책임지는 새로운 이커머스(e-commerce) 모델을 구축한 데다 당일 배송을 위한 물류 및 배송 인프라에 투자를 많이 한 것을 높이 평가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른 산업들과 마찬가지로 택배업체들도 고부가가치 수익모델을 찾는 데 골몰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의약품 등에 대한 특수배송 분야다. 주로 해외 네트워크를 갖춘 외국계 배송업체들이 주력하고 있다. DHL은 올해 10월 오송국제바이오산업엑스포에서 ‘메디컬 익스프레스’ 서비스를 선보였다. 의약 분야에서는 줄기세포나 바이오 분야의 시약, 임상약 등 시간과 온도에 민감한 물품을 배송해야 할 일이 많다. 이런 물품을 배송하기 위해선 특수 냉장 포장재나 초저온을 유지하기 위한 질소탱크, 특수 온도계 등이 필요하다. 물론 제시간에 맞춘 배송은 필수. 결국 일반 택배보다는 많은 노력과 기술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김성규 sunggyu@donga.com·강유현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은 26일 전무인 공영운 현대차 홍보실장(50), 방창섭 현대차 품질본부장(54), 김견 기아차 기획실장(52) 등 17명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내용을 포함한 2015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 부회장 및 사장 승진자는 없었다. 승진 규모는 현대차 141명, 기아차 60명, 계열사 232명 등 총 433명이다. 지난해보다 승진자 수가 3.3%(14명) 늘어났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내실경영을 유지하면서도 조직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문별로는 연구개발(R&D)과 기술 부문 승진자가 189명으로 전체 대상자 중 가장 많은 43.6%를 차지했다. 상품 경쟁력을 높이고 친환경차, 스마트카 등 미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직관리와 인사 등 업무를 하지 않고 연구 활동에만 집중하는 연구위원(이사대우)에 한동희 글로벌 R&D 마스터(41) 등 3명을 새로 선임했다. 영업·마케팅 부문 승진자는 전체 승진자의 26.8%(116명)를 차지했다. 이소영 현대캐피탈 리스크관리실장(46)과 이정원 현대캐피탈 디자인랩실장(45)이 이사대우로 승진하면서 그룹 내 여성 임원은 7명에서 9명으로 늘었다. 부회장 수는 줄었다. 올해 설영흥 현대차 중국사업총괄 부회장과 최한영 현대차 상용담당 부회장이 퇴진했지만 정기인사에서 해당 부문의 부회장 승진자는 없었다. 다만 올해 3월 기아차에서 부회장이 1명(안병모 부회장) 추가돼 그룹 내 부회장 수는 지난해 11명에서 올해 10명으로 감소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내년 한 해 현대·기아자동차의 판매량 증가율이 2003년 이후 처음으로 5%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03년은 카드 대란으로 내수가 급격히 위축됐던 해다. 현대·기아차가 올해 사상 처음 연간 800만 대 판매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포스트 800만 대 시대’를 대비한 전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기아차 고위 관계자는 25일 “내년 판매량을 올해 대비 5% 늘리는 것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일각에서는 내년 현대차 판매대수 증가율을 3∼4%, 기아차를 4∼5% 정도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판매량을 5% 이상 늘려왔다. 올해는 800만 대 달성이 확실시되면서 5.8%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내년 1월 2일 신년사를 통해 연간 판매 목표를 발표할 예정인데 자동차 업계에선 성장률을 5%(총 840만 대) 미만으로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하고 있다.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새로 가동하는 해외 공장이 없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해외 공장을 통해 현지 수요를 창출하는 방식으로 성장해 왔다. 1997년 현대차 터키 공장을 시작으로 해외에 승용차 공장 15곳과 상용차 공장 한 곳을 세웠다. 현재 추진 중인 기아차 멕시코 공장은 2016년 준공한다. 현대차의 중국 4공장도 내년 준공은 불가능하다. 이미 해외 공장 가동률은 100% 안팎인 상황이다. 지난해 현대·기아차 전체 판매량의 34.2%를 차지한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시장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도 심상찮다. 현대차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는 내년 중국과 인도 신차 판매량이 7∼8% 증가하는 반면 러시아는 1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차 판매량이 줄었다. 엔화 약세도 문제다. 박홍재 KARI 소장은 “향후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20∼130엔대 수준이 오랫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종 간 부품 공용화를 확대하면서 1개의 부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대량 리콜로 번질 가능성도 커졌다. 또 해외 공장이 늘어나 각 공장에 대한 세밀한 품질 관리도 예전처럼 쉽지 않다. 2006년 판매량 800만 대를 돌파한 도요타는 2010년 1200만 대 리콜을 감행했다. 제너럴모터스는 올해 3000만 대를 리콜했다. 포스트 800만 대 시대를 맞은 현대·기아차의 숙제로 품질 관리, 기술 향상, 새 시장 창출 등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특히 세계에서 유일하게 연간 6% 이상 성장하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시장을 공략하는 게 관건이다. 아세안 지역의 경우 자동차 시장의 80%를 일본차가 차지하고 있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에서의 대량 리콜에 대비하기 위해선 품질 관리도 중요하지만 대외 교섭력을 키워 친한(親韓)파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연료소비효율(연비) 전쟁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올해 중동에서 현대자동차의 연간 판매량이 3년 연속 3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9월 선보인 신형 ‘LF쏘나타’ 덕분이다. 2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10개국에서 올 들어 11월까지 쏘나타 판매량은 2만5567대로 지난해 1∼11월보다 13.8% 늘었다. 특히 LF쏘나타는 9∼11월 8404대가 팔려 작년 같은 기간 YF쏘나타보다 판매량이 38.7% 증가했다. LF쏘나타 인기에 힘입어 현대차는 올해 중동 지역에서 34만 대를 판매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기아자동차의 ‘옵티마’(한국명 K5)의 1∼11월 판매량은 1만9650대로 전년 동기 대비 93.6% 뛰었다. 1∼11월 중동 10개국 중형차 시장 점유율은 도요타 캠리(32.7%)에 이어 현대차(15.2%), 혼다(13.7%), 기아차(11.7%), 닛산(7.7%), 마쓰다(4.8%) 순이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올해 가장 의미 있는 규제 개혁 사례로 창업자 연대보증 부담 완화(86.3%)가 꼽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5∼18일 자체 정책자문단과 규제전문가 총 5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10대 규제 개혁 사례를 23일 발표했다. 올해 정부는 기술력을 갖춘 창업자에게 정책금융기관이 자금을 지원할 때 연대보증 책임을 5년간 면제해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창업자 연대보증은 9월 말까지 100여 건, 약 85억 원이 면제됐다. 대한상의 측은 “연대보증 완화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대되면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춘 젊은이들이 두려움 없이 창업에 나설 것”이라고 평가했다. 2위엔 30만 원 이상 전자상거래 시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를 없앤 것과 액티브X 방식 결제 제도를 폐지한 것(74.5%)이 꼽혔다. 3위엔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범위를 확대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62.7%)이 꼽혔다. 의료법인의 사업 범위가 여행업, 숙박업 등으로 확대되면서 의료관광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의사-환자 간 원격 의료 허용 범위를 확대하면서 산간벽지 주민이나 장애인에 대한 의료 혜택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성실 실패자 특례보증을 통한 재창업 지원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의료기관 설립제한 완화 △지구단위 계획구역 간 설립제한 완화 △산업단지 내 입주 가능한 서비스 업종 확대 △가업을 승계하는 중견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 등이 10대 사례로 꼽혔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대한상공회의소는 올해 가장 의미 있는 규제 개혁 사례로 ‘창업자 연대보증 부담 완화’를 꼽았다. 대한상의는 15~18일 자체 정책자문단과 규제전문가 총 5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10대 규제 개혁 사례를 23일 발표했다. 올해 정부는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창업자에 대해 연대보증을 5년간 면제해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창업자 연대보증은 국내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9월 말까지 100여 건, 약 85억 원 정도가 면제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연대보증 완화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대된다면 우수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춘 젊은이들이 두려움 없이 창업에 나설 것”이라고 평가했다. 응답자 중 86.3%가 가장 의미 있는 규제 개혁으로 이를 꼽았다. 2위엔 30만 원 이상 전자상거래시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를 없앤 것과 액티브X 방식 결제제도를 폐지한 것이 꼽혔다. 응답자 74.5%의 지지를 얻었다. 3위엔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범위를 확대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62.7%)이 꼽혔다. 의료법인의 사업 범위가 여행업, 숙박업 등으로 확대되면서 의료관광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담겼다. 공동 4위에는 원격 의료 허용 범위 확대와 분양가 상한제 원칙적 폐지(각 58.8%)가 올랐다. 의사들에게 원격 의료가 허용되면 섬이나 산 등 벽지 주민이나 장애인들이 받을 수 있는 의료혜택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상의는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라며 “상한제가 폐지되면 건설사들이 최신 기술을 적용해 양질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게 되고, 입주 후에 내부 마감재를 재시공하는 등 자원 낭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6~10위엔 △성실 실패자 특례보증을 통한 재창업 지원(54.9%)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의료기관 설립제한 완화(54.9%) △7조 원 규모의 세계 최대 반도체 라인인 삼성 화성사업장 증설을 허용한 지구단위 계획구역 간 설립제한 완화(37.3%) △산업단지 내 입주 가능한 서비스 업종 확대(〃) △3배 손해배상제도 적용 대상을 부당한 하도급 단가 인하 등으로 확대(〃)한 것이 순서대로 꼽혔다. 한편 기업들은 올해 정부의 규제 개혁 활동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가 최근 국내기업 300개사들을 대상으로 규제 개선 체감지수를 조사한 결과 지수가 121로 조사됐다. 규제 개선 체감지수가 100 이상이면 규제가 지난해보다 개선됐다고 체감하는 기업이 더 많은 것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부문별로는 금융(126) 문화관광(124) 보건복지(122) 입지(120) 유통물류~영업(116) 건설(113) 공정거래(105) 등 순이었다. 반면 환경(98) 노동(97) 분야는 기준치를 하회했다. 기업들은 내년 정부가 역점을 둬야 할 추진과제로 ‘노동 부문 구조 개선’(39.9%)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모호한 법령 정비 및 법령에 없는 행정지도 등의 그림자 규제개혁’(23.8%), ‘진입 규제 완화 및 신산업부문 규제인프라 정비’(20.8%), ‘서비스 부문 규제 개혁’(15.5%) 등을 꼽았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쌍용자동차가 22일부터 전국 270여 개 전시장에서 내년 13일 선보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사진) 사전 계약을 실시한다. 이와 함께 실제 차량의 내외관 이미지를 최초로 공개했다. 가격은 1630만∼2370만 원이다. 티볼리는 쌍용차가 2011년 ‘코란도C’ 이후 4년 만에 내놓는 신차다. 1.6L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알로이휠, 발광다이오드(LED) 리어램프, 노멀·컴포트·스포트 등 3개 주행모드를 기본 적용했다. 회사 측은 “폭과 적재 공간이 동급 최대인 1795mm, 423L”라고 소개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올해 기아자동차의 연간 판매량이 30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차의 판매량은 현대자동차가 기아차를 인수한 1998년 38만9171대에서 16년 만에 7배 이상으로 뛰었다. 22일 기아차 고위 관계자는 “24일 국내외 연간 판매량이 3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올해 판매량이 500만 대 안팎이라고 가정하면 1998년부터 올해까지 판매량은 6배로 증가했다. 성장폭으로만 따지면 기아차가 더 고속 성장한 셈이다. 기아차 도약의 일등공신으로는 현대차와 플랫폼(플로어, 섀시, 변속기 등 자동차의 기본 골격)을 통합해 효율성을 극대화한 점, 기아차 사장을 역임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디자인 경영이 꼽힌다. 현대차는 기아차 인수 이후 기아차 연구개발(R&D) 조직을 남양연구소로 통합했다. 2000년 기아차가 선보인 ‘옵티마(현 ‘K5’)’는 현대차 ‘EF쏘나타’와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했다. 2003년 나온 ‘세라토’는 현대차 ‘아반떼’와 플랫폼을 공유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플랫폼 공용화를 통해 플랫폼 1개당 개발비를 1000억 원 이상 절감했고 신차 개발 기간을 2002년 평균 40개월에서 지난해 19개월로 단축시켰다”며 “현대·기아차의 플랫폼 수는 2002년 22개에서 2009년 18개, 2011년 11개, 2013년 6개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현대차에 인수된 뒤 ‘스포티지’, ‘카니발’ 등 레저용차량(RV) 위주로 차종을 재편했다. 1999년 현대차가 인도에서 팔던 경승용차 ‘상트로’를 국내에서 기아차 ‘비스토’ 이름을 달고 판매했고, 현대정공의 ‘싼타모’ 변형 모델을 기아차 ‘카스타’로 선보였다. 그 대신 현대차와 고객층이 겹치는 차종은 없앴다. 기아차는 2000년 ‘크레도스’를 시작으로 2001년 ‘세피아’ ‘슈마’ ‘포텐샤’, 2002년 ‘엔터프라이즈’ 등을 단종했다. 2006년 기아차는 원화가치 상승으로 8년 만에 적자를 냈다. 당시 현대차와 달리 기아차는 해외 공장이 중국1공장뿐이어서 환율 하락은 8110억 원의 환차손으로 이어졌다. 2005년 기아차 사장에 부임한 정 부회장의 디자인 경영은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정 부회장은 2006년 디자인 경영을 선언하고 아우디 ‘TT’를 디자인한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사장을 영입했다. ‘호랑이코 그릴’로 불리는 라디에이터 그릴을 특징으로 한 패밀리룩을 선보이며 기아차는 2008년 흑자 전환했다. 2008년 ‘쏘울’, 2009년 K시리즈의 첫 모델인 ‘K7’이 나왔다. 기아차의 과제는 현대차와의 차별화다. R&D 조직을 통합했기 때문에 기술적인 차별화가 어렵고 현대차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도 낮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아차는 현대차에 비해 덩치가 작은 만큼 다양한 모험을 할 수 있다는 게 기회”라며 “디자인에 이어 과감한 전장 기술을 먼저 도입한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브랜드 인지도 향상 차원에서 K7과 K9 등 고급차의 성공이 절실하다”고 말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할당관세를 부과하면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고사할 것이다.” 한국석유화학협회는 22일 입장자료를 내고 “내년 탄소배출권 거래제와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등이 한꺼번에 시행되는 가운데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할당관세까지 부과되면 업계가 2중고, 3중고를 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23일 국무회의에서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1%, 액화석유가스(LPG) 제조용 원유에 2%, 수입 LPG에 2% 할당관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상정해 의결할 방침이다. 세수 확보를 위해서다. 이 방안이 확정되면 정유 및 석유화학 업계는 내년부터 매년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대한 관세 1100억 원, LPG 업계는 수입 관세 700억 원을 부담해야 한다. 원유를 정제해 만드는 나프타는 다시 정제했을 때 섬유와 플라스틱의 원료가 된다. 이에 따라 나프타 가격이 오르면 화학섬유, 고무, 플라스틱 등 제품의 가격도 함께 오르게 된다. 석유화학협회는 “석유화학제품은 국내 제조업 생산의 7%(2012년), 무역수지의 71%(2013년)를 차지한다”며 “나프타 할당관세 부과는 전방산업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원유엔 3%(2006년까지 5%) 관세가 붙는다. 그러나 정부는 1996년 석유화학 산업의 진흥을 목적으로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대해 관세를 환급해줬다. 2011년부터는 서민물가 안정 차원에서 수입 LPG 및 LPG 제조용 원유에 대한 관세 2%를 무관세로 조정했다. 석유화학 업계는 최근 세계 경기 침체, 중국과 중동의 자급률 상승 등으로 수출이 둔화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국산 석유화학 제품은 중동 에탄가스, 북미 셰일가스, 중국 석탄화학 등으로 원가 경쟁력 면에서도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라며 “업계 수익이 향후 2, 3년간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무관세 적용을 유지해 달라”고 말했다. 대한LPG협회 측은 “2010년 이후 국내 LPG 수요가 감소하면서 업계가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달라”고 말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LG화학의 기업 슬로건은 ‘솔루션 파트너’다. 고객을 위한 ‘해답’뿐 아니라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바람직한 사회공헌 체계를 구축해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낙후 지역과 지방 사업장 인근에 있는 학교와 복지시설에 대한 교육환경 개선 사업을 진행하며 미래사회의 주역인 아동과 청소년 대상 사회공헌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젊은 꿈을 키우는 화학캠프’는 LG화학이 2005년부터 전국 사업장 인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사회공헌 활동이다. 현재까지 총 20억 원을 투입해 40여 차례 열었다. 청소년 5000여 명이 이 캠프에 참가했다. 올해는 1월 8일부터 한 달간 총 4회로 전국 중 1, 2학년생 500여 명을 초청해 열었다. 참가자들은 2박 3일 동안 고흡수성수지를 이용한 방향제 만들기, 전해질 라이트볼 만들기, 태양광으로 가는 모형 자동차 만들기 등 다양한 화학 실험을 해보며 과학기술 인재의 꿈을 키우는 기회를 가졌다. ‘희망 가득한 도서관 만들기’ 활동은 LG화학이 매년 3억여 원을 들여 2, 3개 지역의 초·중학교에 도서관을 지어 기증하는 활동이다. 올해 상반기(1∼6월)까지 20여 개의 도서관을 기증했다. 청소년들에게 책 읽는 문화를 전하는 동시에 문화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시설을 제공하려는 취지다. LG화학은 활동 대상을 해외로 확장해 2월엔 베트남 호치민 나베 현의 짱떤킁 초등학교와 휴맨직업기술학교에 도서관을 지어 기증했다. LG화학은 임직원들의 재능기부 활동인 ‘젊은 꿈을 키우는 주니어 공학교실’도 운영한다. 기술연구원 소속 석·박사급 연구원들이 대전지역 초등학생 및 복지시설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방과후 과학수업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SK이노베이션은 ‘이노베이션(혁신)’이라는 사명처럼 사회공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세상을 바꾸는 100만 원의 아이디어’다. SK이노베이션은 7월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100만 원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사회공헌 아이디어를 공모했다. 고지대 주택가에 밤길 안전을 위해 ‘반딧불’을 달아주자는 아이디어가 대상을 받았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서울 종로구 행촌동 고지대 주택가에 친환경 태양광 램프를 달아줬다. SK이노베이션은 중소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을 사회공헌 분야로도 확대하고 있다. 9월 비정부기구(NGO)인 ‘기아대책’과 함께 ‘행복 파트너와 함께하는 행복한 동행’ 사업 협약식을 가졌다. 협력사들의 사회공헌 아이디어를 공모한 뒤 기아대책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기획부터 실행, 자금 등 모든 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해주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SK에너지, SK종합화학 등 주요 자회사의 협력업체들로부터 아이디어를 제안받아 심사한 뒤 KH에너지, 한유에너지, 일신화학공업, 유니언스, 대신석유, 태성플랜트검정, 대광석유 등 7개 업체를 선정해 2억 원의 사회공헌 활동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사회적기업도 육성하고 있다. 2008년 통일부, 열매나눔재단과 파트너십을 토대로 상자 제조업체인 ‘메자닌아이팩’ 설립을 지원했고 사회투자지원재단, 열매나눔재단 등과 함께 친환경 블라인드 제조기업인 ‘메자닌에코원’의 설립을 도왔다. 2011년에는 SK이노베이션이 기획부터 설립, 운영 등 모든 과정을 직접 챙기는 사회적기업 ‘행복한 농원’을 설립했다. 행복한 농원은 초화류 관목류 재배와 판매, 실내 화분 관리, 꽃배달서비스 등을 주업으로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및 현장 체험 학습, 원예치료 등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깜깜한 주차장에서 스마트키 버튼을 눌렀다. 링컨 ‘MKC’ 양 옆으로 하얀 스포트라이트가 비치더니 가운데 링컨 엠블럼이 나타났다. “나 여기 있어”라고 속삭이듯. 매끄러운 차체에 날개를 연상시키는 라디에이터 그릴…. 멋있었다. 링컨의 최초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답게 차체가 낮아 치마를 입고도 쉽게 탈 수 있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버튼식 기어. 센터페시아 좌측에 세로로 주차(P) 후진(R) 등 기어버튼이 달려 있었다. 평소엔 괜찮았지만 주차하려고 기어를 계속 바꿔야 할 때는 불편했다. 달려봤다. ‘이게 바로 가솔린의 맛이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용하고 안정적이어서 장시간 운전해도 편안했다. 노멀모드에서도 시속 140km까지 시원하게 뻗어나갔다. 스포츠모드로 바꾸니 가속력이 폭발적으로 배가됐다. 핸들링도 민첩했고 코너링에서도 흔들림이 없었다. 시속 70∼80km에서 급정거했는데 제동거리도 꽤 짧은 듯했다. 사이드미러 위쪽엔 별도 렌즈가 달려 사각지대에 접근하는 차량을 보여줬다. 경보등을 장착한 다른 차량과 달리 아날로그식 접근이 신선했다. MKC는 운전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차다. 충돌 경보 민감도를 하이, 노멀, 로 중 설정할 수 있었다. 다른 차들은 통상 고속주행 중일 때만 경보가 울리는데 MKC는 시속 30km 수준에서도 앞차가 멈추면 경보가 울렸다. 차선 이탈 경보 장치도 단순 경보 기능과 핸들까지 움직여주는 기능 중 선택할 수 있었다. 무드등의 색깔도 선택 가능했다. 운전석에 타고 내릴 때 의자와 스티어링휠이 움직이게 할지 말지도 선택할 수 있었다. 운전모드를 바꾸는 과정은 번거로웠다. 왼쪽 핸들에 있는 화살표를 누른 뒤 세팅→비히클→드라이브 컨트롤→핸들링 인 D(또는 S 또는 퍼포먼스 인 S)→컴포트, 노멀, 스포트(또는 노멀, 스포트) 중 선택 등 6단계를 거쳐야했다. 음성 명령으로 라디오 주파수를 바꾸고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점은 편리했다. 그러나 영어만 되고 콩글리시는 못 알아들었다. “래이디오”라고 하면 알아듣고 “라디오”라고 하면 ‘오디오’로 인식했다. 연료소비효율(연비)은 L당 9.0km로 낮은 편. 2.0L 에코부스트 4기통 터보차저 엔진,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으며 4륜구동이다. 패들시프트도 있다. 최대 출력은 243마력, 최대 토크는 37.3kg·m, 가격은 4960만∼5300만 원이다. yhkang@donga.com}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은 ‘신차 효과’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국산, 수입을 막론하고 업체들이 다양한 차를 쏟아내면서 오히려 신차가 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올해는 어떤 신차들이 나왔을까.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풀체인지(완전 변경), 아예 처음 나온 신차 등을 종합해본 결과 2014년 승용차 시장의 트렌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엔진의 배기량을 줄이는 다운사이징, 중형 디젤 세단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발 디딜 틈 없는 SUV 경쟁 국내 5개 자동차업체의 1∼11월 SUV 판매량은 사상 최초로 30만 대를 돌파했다.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인구가 많아지면서 험로 주행에 적합한 SUV가 인기를 끈 것이다. ‘젊은 엄마’들은 작게 접히지 않는 고급 유모차를 싣고 다니려고 적재 공간이 넓은 SUV를 선호했다. 올해 나온 SUV 신차를 모두 나열해 보겠다. △기아자동차 ‘쏘렌토’ △메르세데스벤츠 ‘GLA’ △BMW ‘X3’ ‘X4’ ‘X6’ △렉서스 ‘NX 300h’ △미니 ‘미니 컨트리맨’ △닛산 ‘캐시카이’ ‘패스파인더’ ‘쥬크’ △인피니티 ‘QX80’ ‘QX60 하이브리드’ △레인지로버 ‘롱휠베이스’ △시트로엥 ‘C4 피카소’ △포르셰 ‘마칸’ ‘카이엔’ △푸조 ‘2008’ △크라이슬러 ‘올 뉴 체로키’ ‘지프 랭글러 폴라 에디션’ △혼다 ‘CR-V’ △링컨 ‘MKC’ △르노삼성자동차 ‘QM5 네오’ △볼보 ‘XC60’ ‘XC70.’ 숨이 찰 정도다. GLA와 MKC, 마칸은 각각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의 링컨, 포르셰코리아가 처음 내놓은 소형 SUV였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레인지로버의 최고급 모델, 한국토요타자동차는 렉서스 하이브리드 모델로 차별화했다. 미니밴 기아차 ‘카니발’과 크라이슬러 ‘그랜드 보이저’, 혼다 ‘오딧세이’도 주목을 끌었다.다운사이징 열풍 엔진 배기량을 줄여 연료소비효율(연비)을 높이는 한편 공기 흡입량을 늘려 출력을 높여주는 터보차저를 장착한 엔진이 대거 등장했다.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대응하면서도 기존 성능을 유지하기 위한 측면도 있었다. 가장 눈에 띈 업체는 르노삼성차였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중형차 최초로 1.6L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을 장착한 ‘SM5 TCE’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 1.5L dCi 디젤 엔진을 장착한 ‘SM5 D’를 선보였다. 한국GM은 소형 세단 ‘아베오’의 1.6L 모델을 없애고 터보차저를 장착한 1.4L 모델을 내놨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직분사 기술과 터보차저를 결합한 1.8L TSI 엔진을 장착한 ‘파사트 1.8 TSI’를 내놨다. 2.5L 가솔린 모델과 비교해 같은 최고 출력(170마력), 380만 원 싼 가격(3450만 원)이 눈길을 끌었다. 벤틀리모터스코리아는 4.0L 트윈터보 V8(8기통 실린더를 V자 모양으로 배열) 엔진을 장착한 ‘플라잉스퍼 V8’을 내놨다. 기존 모델 ‘플라잉스퍼 W12’는 6.0 트윈터보 W12 엔진을 장착하고 있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S60’ ‘V60’ ‘S80’에서 1.6L 엔진을 탑재한 ‘D2’ 모델을 내놨다.중형 세단 디젤 열풍, 연비 경쟁 올해 중형 세단 시장은 어느 해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세단 시장이 소형과 대형으로 양극화되는 가운데 자동차업체들의 ‘밥줄’이던 중형차 시장을 수성하려는 몸부림이기도 했다. 싸움에 불씨를 댕긴 것은 한국GM ‘말리부 디젤’이다. 국산 중형 세단 중 첫 디젤차였다. L당 13.3km인 연비, 다부진 디자인이 관심을 끌었다. 뒤이어 나온 것이 현대자동차 ‘쏘나타’의 7세대 모델인 ‘LF쏘나타’다. 연비가 직전 모델 ‘YF쏘나타’ 대비 L당 0.2km 증가한 12.1km에 그쳤지만 초고장력 강판을 51% 사용하는 등 안전성을 강화했다. ‘제네시스’와의 패밀리룩도 눈에 띄었다. 르노삼성차 SM5 D 공세에 현대차는 준대형 세단 ‘그랜저 디젤’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캠리’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으면서 2년 전 풀체인지 모델을 선보일 때 책정한 가격을 그대로 유지했다. 눈에 띈 신흥 강자는 단연 인피니티 디젤 세단 ‘Q50’이었다. L당 15.1km라는 연비와 최대 토크 40.8kg·m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 잘 빠진 몸매로 인피니티의 부활을 이끌었다. 지난해 1116대를 팔았던 한국닛산의 인피니티는 올해 1∼11월 2615대를 팔았다. 중형 하이브리드 시장에선 연비 경쟁이 벌어졌다.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의 링컨 ‘MKZ 하이브리드’는 L당 16.8km,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L당 18.2km 연비를 자랑했다. 대형차 세단 시장에서도 다양한 신차가 나왔다. 국산차 중에선 현대차가 전륜구동 대형 세단 ‘아슬란’, 기아차가 자사 최초로 5.0L 엔진을 장착한 ‘K9 퀀텀’, 르노삼성차가 페이스리프트 모델 ‘SM7 노바’를 내놨다. 대형 수입차 시장은 아우디 ‘A8’, 메르세데스벤츠 ‘S600 롱’, 롤스로이스 ‘고스트 시리즈 Ⅱ’, 벤틀리 ‘플라잉스퍼 V8’, 재규어 ‘XJR’, 포르셰 ‘파나메라 디젤’ 등 한층 고급화됐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올해 7월 기자는 한 독자에게 e메일을 받았다. 푸조의 소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푸조는 ‘캐주얼유틸리티차량’이라고 부름) ‘2008’을 포함해 하반기(7∼12월) 신차를 종합한 기사에 대한 문의 내용이었다. 독자는 “푸조 2008이 상반기에 나온다더니 감감 무소식”이라며 “연내 나오긴 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독자의 말대로 푸조 2008은 상반기에 선보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유럽에서 인기를 끌며 물량이 달린 데다 ‘제네바 모터쇼’에서 ‘308 SW’가 ‘올해의 차’로 선정되면서 308 SW가 먼저 국내에 들어왔다. 기대가 컸기 때문일까, 10월 사전계약을 실시하자 1주일 만에 1000대가 예약됐다. 급기야 푸조를 수입해오는 한불모터스는 1500대 더 물량을 확보했다는 참고자료를 냈다. 이유는 경제성. 2650만∼3150만 원으로 동급 국산차와 비슷한 가격과 L당 17.4km의 높은 연료소비효율(연비)을 보이고 있어서다. 한불모터스에 따르면 소형 CUV라는 특성상 여성 고객이 30%를 차지하고 있다. 통상 한불모터스의 여성 고객 비율이 20% 안팎이라는 점에 비하면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셈이다. 그래서 동아일보에서 자동차를 담당하는 2인 강유현 최예나 기자가 푸조 2008의 최상위 트림 ‘2008 펠린’(3150만 원)을 타고 서울과 경기 고양시 일산시내 일대를 돌아다녀봤다.동글동글 귀여운 디자인 눈길 강유현(이하 강)=우와 귀엽다. 최예나(이하 최)=색깔이 특히 예뻐요. 보라색도 파란색도 아닌 그 사이 중간쯤이네요. 강=보닛 길이가 짧고 뭉뚝해. 라디에이터 그릴도 좌우로 짧아서 귀여운 느낌이야. 헤드램프는 만화영화 ‘피구왕 통키’에 나온 공에 그려진 불꽃 같이 생겼다. 최=뒷모양도 동글동글하니 귀여워요. 리어 스포일러(속력을 높였을 때 차체가 뜨지 않도록 차체를 눌러주는 기능을 하는 부착물)도 앙증맞게 달려 있네요. 강=뒷모습만 보면 ‘미니 컨트리맨’과 비슷한 인상을 주는 것 같아. 길이는 4160mm, 너비는 1740mm, 높이는 1555mm, 휠베이스(앞바퀴 차축과 뒷바퀴 차축 사이의 거리)는 2540mm다. 한불모터스는 디자인의 특징으로 △헤드램프에 달린 발광다이오드(LED) 주간주행등 △푸조 브랜드의 상징인 사자가 발톱으로 할퀸 듯한 모습을 담은 후미등 △지붕에 장착한 알루미늄 레일 등을 꼽았다. 수동 변속기어의 향수가 느껴지는 차 차에 올랐다. 소형 CUV답게 키가 작은 여성도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는 높이였다. 다른 차량과 가장 큰 차이는 변속기. 수동변속기 차량을 몰아본 적이 없는 강 기자와 최 기자는 변속기에 주차기어(P)가 없다는 점을 신기해했다. 최=기어가 중립(N) 후진(R) 오토(A) 수동(M) 밖에 없다는 게 인상적이네요. 이유는 2008의 변속기가 수동변속기를 기반으로 만든 자동변속기(MCP)이기 때문이다. 한불모터스 측은 “수동변속기의 장점인 연비, 자동변속기의 장점인 정확한 타이밍에 이뤄지는 변속을 결합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주차할 땐 수동변속기처럼 기어를 중립(N)에 놓고 파킹 브레이크를 당겨 주차해야 한다. 최=시동은 버튼식이 아니라 키를 꽂아서 돌리는 방식이네요. 파킹 브레이크도 손잡이식이고요. 강=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는데 약 1.5초 지난 뒤에 속력이 올라가기 시작하네. 수동변속기 기반이다 보니 변속할 때 차 속도가 갑자기 떨어져 멈칫했다가 속력이 다시 올라. 매끄럽게 속력이 올라가는 자동변속기에 익숙한 나에겐 좀 답답한 느낌이야. 최=변속이 되면 순간적으로 몸이 뒤로 젖혀질 정도로 치고 나가네요. 하지만 저는 변속할 때 ‘꿀렁’한다는 느낌이 별로 안 드는데요. 괜찮은 것 같아요. 강=스티어링 휠 크기가 작아서 체구가 작은 여성들도 편하게 운전할 수 있을 것 같아. 차가 작아서인지 모르겠지만 룸미러에 뒤쪽 창문이 한눈에 들어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최=시속 100km를 넘겼을 때 차체가 아래로 깔리는 안정적인 느낌은 부족한 것 같아요. 가볍다고나 할까. 그렇지만 코너링은 민첩한 것 같네요. 쏠리는 느낌도 매우 적고요. 강=그런데 저속에서 디젤차 치고도 진동과 소음이 좀 있는 것 같아. 최=오르막길에서 힘이 부족한 것은 단점이에요. 또 오르막길에서 ‘스톱 앤드 스타트’ 기능이 실행된 정지 상태에서 발을 떼면 시동이 걸리는 사이에 차가 뒤로 밀리네요.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올라올 때 뒤차와의 거리가 가까우면 뒤차가 놀랄 수도 있겠네요. 에코모드로 변환하면 스톱 앤드 스타트 기능이 실행된다. 버튼을 눌러 에코모드를 끄면 이 기능은 작동하지 않는다. 전륜 구동에 배기량은 1560cc, 최고 출력은 92마력, 최대 토크는 23.5kg·m다. 자동 주차를 도와주는 파크 어시스트 기능, 전후방 주차센서, 6개 에어백 등을 탑재했다.거품 빼고 가격에 집중 최=운전석과 조수석에 전동식 조절 버튼이 없네요. 시트 열선도 없고요. 각종 전동 기능을 없앤 대신 가격에 집중한 것 같습니다. ‘알뜰폰’ 같은 느낌이에요. 강=운전대에 크루즈 설정 버튼이나 주행 이력 리셋 버튼도 없네. 그래도 운전석 옆에 시거잭이랑 이동식저장장치(USB) 포트는 있다. 최=파노라마 선루프가 탁 트여서 채광이 잘 되는 건 맘에 드네요. 다만 선루프가 열리지 않는 것은 아쉬워요. 양쪽 창문도 위아래로 넓게 뚫려 있어서 시야가 탁 트인 느낌이네요. 강=계기판은 푸조 고유의 비행기 조종석을 본뜬 디자인이라는데, 대시보드에서 위로 툭 튀어나와 있어서 운전 중 계기판을 확인하기엔 편리한 것 같아. 최=수납공간도 여기저기 확보돼 있네요. 특히 조수석 앞에 있는 글로브 박스 수납공간이 깊네요. 컵홀더도 깊고요. 강=디스플레이에 나오는 시스템 설정 기능에 한국어 지원 기능이 없다는 건 단점이네. 영어 못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지…. 최=차체 크기는 작지만 뒷좌석은 3명도 앉을 수 있을 만큼 공간 확보를 잘 해놨네요. 여기자 2명은 국산차 같은 각종 옵션을 기대하는 소비자, 독일차 같은 가속 응답성과 단단함을 기대하는 운전자에겐 어울리지 않는 차량인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개성이 있고 운전하는 재미가 있다. 특히 경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에겐 ‘강추(강하게 추천)’할 만하다.정리=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