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베트남이 1979년 2월 중국과의 전쟁 후 32년 만에 처음으로 징병령을 발동했다. 중국은 15일 최대 규모 해양 순시선인 3000t급의 ‘하이쉰(海巡)31’을 남중국해에 파견하고 미국에 대해서는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갈수록 정면대결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1979년 1개월여에 걸친 ‘중월 전쟁’에서는 양측에서 사망 약 5만 명, 부상 약 3만3000명의 인명피해가 났다.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는 베트남 해군이 혼옹 섬에서 실탄훈련을 벌인 13일 국방부가 보고한 징병령에 서명했다고 홍콩 밍(明)보가 15일 보도했다. 8월 1일부터 발효하는 징병령의 주요 내용은 전쟁이 일어났을 때 누가 징병 대상이고 누가 제외되는지를 밝히는 것. 베트남 총리의 징병령 서명은 내부적으로는 정부가 중국과의 영토 분쟁에서 지나치게 약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국내 강경파가 분노하고 있는 것을 가라앉히고 중국에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영토 주권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는 두 가지 목적을 갖고 있다고 밍보는 분석했다.이에 맞서 중국은 미국이 이달 말 필리핀과 연합 훈련을 벌이는 데 이어 다음 달에는 베트남과 해군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것을 겨냥해 “(미국은)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남중국해 분쟁은 일부 국가가 일방적으로 행동을 취해 중국의 주권과 해양 이익을 침해하고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내용을 퍼뜨리면서 복잡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남중국해 분쟁에 미국이 개입해야 한다는 짐 웹 미국 상원의원의 주장이 무책임하다면서 답변한 내용이다.15일 광둥(廣東) 성 가오란(高欄) 섬을 출발한 하이쉰31은 처음 국외로 파견되는 것으로 싱가포르 방문이 주목적이지만 남중국해를 순시하며 ‘항해 중 중국 영해에서 외국 선박의 통항 정박 작업 등도 점검한다’고 반관영통신 중국신문망이 보도했다. 이에 앞서 중국은 12일과 13일 남중국해에서 헬기 2대가 출동해 공수부대 낙하산 훈련을 실시했다고 홍콩 원후이(文匯)보가 14일 전했다. 대만도 이달 말 군함과 대형 해양순시선 등이 참가한 가운데 ‘푸른 바다(碧海)’라는 이름의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원후이보가 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말도 많고 선전도 요란했던 중국 공산당 창당 90주년 기념 영화 ‘건당위업(建黨偉業)’이 15일 중국 전역에서 동시 개봉했다. 이날 밤 베이징(北京) 차오양(朝陽) 구 왕징(望京)의 한 영화관을 찾았다. 300석 중 관객은 50여 명에 불과했다. 오전에 극장에 전화했을 때 “예매 안 하면 자리가 없을 것”이라던 극장 직원의 말과는 딴판이었다.영화는 1911년 신해혁명으로 청나라가 망하고 다섯 살의 어린 ‘마지막 황제’ 푸이(溥儀)가 울면서 황제 자리를 내놓아 공화제 분위기가 높아지는 것으로 시작됐다. 군부 실력자 위안스카이(袁世凱)가 총리대신이 된 후 이어 황제에 즉위하는 등 보수 반동 기운이 높아지자 일본에서 활동 중이던 쑨원(孫文) 천두슈(陳獨秀)와 베이징대 교수, 학생 등 지식층이 본격 활동을 시작한다. 제1차 세계대전 후 1919년 열린 파리강화조약에서 산둥(山東) 성에서의 일본의 지배적 권한을 인정하는 21개조를 승인하자 5·4운동으로 애국주의 운동은 절정을 이룬다. 영화에는 저우룬파(周潤發·위안스카이 역)와 류더화(劉德華) 판빙빙(范빙빙) 등 정상급 배우 108명이 출연했고 중국 당국은 이 영화를 위해 할리우드 영화의 개봉을 미루게 할 정도로 심혈을 쏟았다. 개봉 후 인터넷에는 “집에 돌아가 역사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창당 전의 분위기가 생생히 느껴진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올라왔다. 하지만 영화관에서 만난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실망이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너무 많은 스타를 출연시키는 데 주력하다 보니 내용이 진지하게 진행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거창한 명분에도 불구하고 짜임새 없는 전개, 애국주의 주제만 강조하다 디테일한 영화의 참맛을 못 살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중국의 국력은 최근 화려하게 비상하고 있다. 하지만 그 내부를 살펴보면 가짜 식품 파동으로 체면을 구긴 데 이어 소수민족들의 집단 의사 표출에 이어 농민공들의 잇단 저항으로 심각한 성장통을 앓고 있다. 중국 당국은 계몽성 ‘홍색 블록버스터’를 만들어 창당 축하 분위기를 높이려고 했지만 영화는 아직 정제되지 못한 중국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듯해 씁쓸했다. 구자룡 베이징 특파원}

남중국해를 놓고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베트남이 다음 달 초 미국과 해군 합동훈련을 벌이기로 했다. 미군 항공모함 조지워싱턴까지 참가할 것으로 알려져 중국과의 긴장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14일 미 7함대 소속 구축함이 베트남 중부의 다낭으로 향했으며 다음 달 초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과 훈련에 나설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 7함대 대변인 제프 데이비스는 “오래전에 예정된 훈련으로 최근 불거진 갈등과는 직접 관계없지만 남중국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달 말에는 남중국해와 가까운 필리핀 팔라완 섬 부근에서 합동훈련을 벌일 예정이다. 또 일본 요코스카(橫須賀)에 정박해 있는 미 항모 조지워싱턴은 19일 일본을 떠날 예정이다. 남중국해의 분쟁에서 미국 등 국제사회의 개입을 바라고 있는 베트남의 요청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필리핀도 이달 말 미군과 합동 해군 훈련을 벌인다. 중국도 이달 말 서태평양에서 군함 10여 척이 참가한 가운데 훈련을 벌일 예정이다. 중국 난징(南京)대 지추펑(計秋楓) 교수는 관영 환추(環球)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베트남은 중국 인내의 한계(bottom line)를 시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원후이(文匯)보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베트남의 행위는 늑대를 안방에 끌어들이는 것”이라며 “베트남이 스스로 함정을 파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중국의 명품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세계적 명품 업체들의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베이징(北京) 등 일부 도시에서는 명품 매장 자리를 구하기도 어렵다. 중국인 대상의 ‘명품 인터넷 쇼핑몰’도 성업 중이다. 》 중국의 명품 시장은 매년 2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명품 업체들의 까다로운 입지조건을 충족하는 ‘명당자리’ 공급은 적은 반면 수요는 많아 베이징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등 대도시에서는 요지를 차지하려면 최소 2, 3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3일 보도했다. 베이징은 최고의 입지로 꼽히는 차오양(朝陽) 구의 중심상업지구와 량마차오(亮馬橋), 둥청(東城) 구의 왕푸징(王府井) 등은 여유 공간이 없다는 것.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가장 많은 매장을 확보한 명품 브랜드는 지난해 9월 현재 던힐, 휴고보스, 버버리 순위로 각각 93개, 89개, 50개였다. 이어 루이뷔통 구치 카르티에가 뒤를 이었다. 중국에서 명품 업체의 싸움은 ‘어디에 자리를 잡느냐’ 경쟁이 됐으며 차츰 다른 경제도시로 명품 점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명품 인터넷 쇼핑몰 ‘브이아이피스토어닷컴’(vipstore.com)을 차린 32세의 알렌 양 페이펑은 한때 프랑스 파리에서 잡지사 기자로 근무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샹젤리제 야외 식당에서 식사할 때 중국인들이 불쑥 다가와 “명품을 사는 데 필요하다”며 여권을 빌려 달라고 귀찮게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것이 그의 창업 모티브가 됐다. 파리의 명품 가게가 여권 소지자 1인당 살 수 있는 가방 개수 등을 제한하자 생면부지인 자신에게까지 여권을 빌려 달라는 중국인이 많았다는 것. 페이펑은 이렇게 왕성한 명품 구매욕을 보이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좀 더 편하게 구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면 사업이 되겠다는 착상을 하게 됐다. 브이아이피스토어닷컴은 명품 업체들이 일정 시즌이 지나면 할인 판매하는 물량 등을 확보하는 등의 방법으로 오프라인 매장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베이지색의 작은 가죽 가방은 6190위안(약 105만 원)으로 절반 정도 가격, 에르메스 시계는 4만8000위안(약 816만 원)짜리를 2만8600위안(약 486만 원)에 판매한다. 현재 ‘글래머 세일즈닷시엔’ ‘브이아이피숍닷컴’ ‘에프클럽닷시엔’ ‘샹핀닷컴’ 등 명품 인터넷숍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으며 투자업체들의 투자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 베이징의 중심상업지구에 있는 신광톈디(新光天地) 백화점에 매장을 열면서 명품 브랜드 MCM의 본격적인 중국 진출을 선언한 성주그룹 김성주 회장은 “중국 시장에서 거점을 확보하지 못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진다는 위기감과 서양 명품 업체와는 다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중국에 진출했다”고 말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등 주변 국가들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베트남이 미국 등 국제사회가 분쟁 해결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고 미국은 구축함을 파견하기로 했다. 1960, 70년대 미국을 상대로 오랜 전쟁을 치렀던 베트남이 미국의 개입을 자청한 것은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는 국제사회의 역학관계를 보여주는 역사의 아이러니다.베트남 외교부의 응우옌푸엉응아 대변인은 11일 “동해(남중국해 지칭)상에서 평화와 안정, 안보를 유지하는 것이 이 지역 안팎 모든 국가의 공통 관심사”라면서 “국제사회의 모든 노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미국 등 국제사회가 남중국해 분쟁 해결에 나서줄 것을 촉구하는 것으로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 등은 중국과 관련국 간의 개별 협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중국의 방침과는 배치된다. 또 베트남은 13일 남중국해에서 매우 이례적으로 실탄훈련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해군 관계자는 10일 “해군이 13일 실탄훈련을 6시간 동안 벌일 것”이라며 “훈련은 중부 꽝남 성에서 남중국해로 약 40km 떨어진 혼옹 섬에서 진행된다”고 발표했다. 12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와 경제중심지인 호찌민에서는 각각 수백 명의 시민이 반중국 시위를 벌였다고 외신이 전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계 해군 소장의 이름을 딴 구축함 ‘중윈(鍾雲)’호를 남중국해에 파견해 이 해역이 자유통항 해역임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홍콩의 원후이(文匯)보가 보도했다. 이에 앞서 중국 국방부는 9일 “서태평양에서 6월 중순 군사훈련을 실시한다”며 군함 11척이 태평양으로 향했음을 확인했다. 이날 중국 외교부는 “베트남이 남중국해상에서 중국의 영유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중국 선원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베트남은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과 남중국해에서 지난달 26일과 이달 6일 원유탐사선의 케이블이 중국 측에 의해 잇따라 절단되는 등 주권을 침해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한편 필리핀은 남중국해를 ‘서필리핀해’라고 부르고 외교문서 등에도 이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정부 대변인이 밝혔다. 필리핀 정부는 이 명칭이 지리적 위치에도 맞는 표현이라고 주장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인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사물을 평가한다는 사례로 인용되는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중국 총리의 발언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 보도했다. 저우 전 총리는 1972년 2월 중국을 방문한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과의 대담에서 18세기 프랑스혁명과 파리코뮌이 미친 영향에 대한 질문을 받고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1789년 발생해 200년 이상 지난 사건에 대한 평가조차 신중하게 하는 자세는 ‘성미가 급한 서구인’들과 대비돼 두고두고 화제가 됐다. 하지만 저우 전 총리가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평가를 유보한 사건은 1968년 파리 학생 시위였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닉슨 전 대통령의 통역을 맡았던 전직 미 국무부 직원 차스 프리먼 씨는 “당시 대화 내용을 뚜렷이 기억하고 있는데 (질문과 대답이 오가는 과정에서) 오해(misunderstanding)가 있었다”고 말했다. 즉 1968년 파리 학생운동의 주역들이 당시 자신들의 행동에 ‘프랑스혁명’과 ‘파리코뮌’ 등의 표현을 붙였기 때문에 저우 전 총리는 닉슨 전 대통령이 언급한 ‘프랑스혁명’ ‘파리코뮌’이 학생시위를 지칭한 것으로 이해하고 그런 대답을 했다는 것이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이 이달 중순 서태평양 공해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할 예정이어서 일본이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분쟁 이후 약 9개월 만에 중-일 간 긴장이 다시 높아지는 양상이다. 일본 방위성은 중국 해군의 호위함(프리깃) 3척이 9일 오전 오키나와(沖繩)와 미야코(宮古) 섬 사이 공해상을 동중국해에서 태평양 쪽으로 지나갔다고 발표했다. 앞서 일본 통합막료감부(합동참모본부)도 8일 중국 함정 8척이 같은 해역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아사히(朝日) 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이틀간 중국 군함 11척이 오키나와 부근 바다를 통과한 것은 사상 최대 규모로 방위성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혀 경계심을 나타냈다. 8일 중국 군함이 통과할 때는 일본 해상 자위대도 2척의 구축함을 출동시켜 감시 활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국방부는 9일 부처 인터넷 사이트에 발표한 성명에서 “인민해방군 해군 함대가 6월 중순 서태평양 공해에서 정례 훈련을 실시한다. 이는 연간 계획에 들어 있는 정례훈련으로 관련 국제법에 부합하며 어느 특정 국가 또는 목표를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오키나와 공해 통과를 두고 일본 여론이 불평하고 있다”며 “일본 언론은 마치 중국 군함이 일본을 침범이라도 한 것처럼 떠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환추시보는 중국 외교학원 쑤하오(蘇浩) 씨의 말을 인용해 “중국의 국력 증강에 따라 해군활동 범위가 확대되는 것은 당연하다. 주변국이 불쾌해한다고 우물쭈물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북-중 간 접경지대 경제협력이 급진전되고 있다. 9일 북한 나선특구에서 중국 지린(吉林) 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훈춘(琿春)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53km 구간의 도로 보수공사 착공식이 열렸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7일부터 9일까지 천더밍(陳德銘) 중국 상무부장과 장성택 북한 행정부장의 주재로 양국이 ‘나선경제 무역구와 황금평 경제구 개발합작연합지도위원회 제2차 회의’를 개최했다고 전했다. 도로가 정비되면 중국 동북부의 중점 개발 프로젝트인 ‘창지투(長吉圖·창춘∼지린∼투먼) 개발 계획‘은 나진항을 통해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인들이 자가용을 몰고 국경을 넘어 나선특구를 관광하는 관광단도 처음으로 9일 지린 성 창춘 시를 출발했다고 반관영 통신 중국신문망이 전했다.○ 숙원인 중국의 동해출항권 중국은 청나라 말기 서양 제국주의의 침탈로 어수선한 시기에 러시아의 제안에 따라 1860년 ‘베이징(北京) 조약’을 체결해 연해주를 넘겨줘 동북에서 동해로 나가는 바닷길이 막혔다. 러시아 연해주의 하산을 통해 속초와 일본 니가타(新潟) 등과 항로를 유지하고 있으나 ‘동해 출항권’은 150여 년에 걸친 숙원으로 남아 있다. 훈춘의 동단 팡촨(防川)에서 동해까지는 15km에 불과하다. 나진항이나 청진항은 물류 거점으로서의 경제적 가치도 커 동북지방과 중국 중남부, 발달한 연해지방, 그리고 한국 일본 미국 등으로 연결되는 물류 대동맥이 될 수 있다. 랴오닝(遼寧) 성의 다롄(大連) 항은 이미 포화 상태인 데다 철로를 이용한 물자 수송은 심각한 체증을 빚고 있다. 중국이 훈춘∼나선 도로 포장 등 보수비용 전액을 부담하면서 적극 나선 것도 이 같은 다목적 포석에 따른 것이다. 중국은 연말까지 공사를 마치고 내년부터는 나진항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국은 도로 정비가 끝나면 석탄 등 연간 100만 t의 두만강 유역 물자를 나진항을 통해 동부 연안으로 운송할 계획이며 해마다 6000만 위안(약 102억 원)의 물류비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강성대국의 기초 목표 북한이 마련한 ‘조-중 나선경제무역지대와 황금평경제지대 공동개발계획 요강’은 내년 ‘강성대국’ 건설을 목표로 나선에 기초시설, 공업단지, 물류망, 관광의 공동개발 및 건설을 중점으로 삼고 있다. 원자재공업, 장비공업, 첨단기술공업, 경공업, 서비스업(봉사업), 현대고효율농업 등 6대 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러시아도 나선특구 활성화 등을 통해 동북의 경제 협력이 강화되면 연해주 개발, 나아가 극동아시아 개발에도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지선이 한반도를 종단해 일본열도까지 가는 구상도 여러 차례 나왔다. ‘장기적으로 옌볜과 북한 나선 청진 칠보산 금강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사할린, 일본 니가타와 삿포로(札幌), 남측의 속초 부산을 잇는 관광경제권을 형성한다’는 구상도 있다. 하지만 한반도 긴장과 동북지방의 경협이 답보 상태에 머무르면서 진전이 없었다. 이처럼 물류동맥 확보를 통한 나선특구 활성화는 황금평특구와 달리 북-중 관계에 그치지 않고 동북아 주변국에도 전략적 의미가 커 주목된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퉁런탕(同仁堂) 너마저.” 중국의 대표적 제약 브랜드인 퉁런탕의 가맹점에서 외국인들에게 성분이 불명확한 한약을 고가에 팔고 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9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이 같은 사기 판매로 소비자가 피해를 볼 뿐 아니라 수도 베이징(北京)의 이미지도 실추시켰다고 고발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베이징 시 창핑(昌平) 구의 ‘베이징 퉁런탕 난청톈후이(南城天匯) 여행약국’을 이용한 외국인들 사이에서 엉터리 한약을 비싼 값에 속아 샀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이곳은 여행사와 연결돼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만리장성과 명십삼릉 등을 관광하는 길에 주로 들르는 곳이다. 이 약국에서는 ‘교수’라고 하는 인물이 외국인 관광객들을 진맥한 후 약을 판매했다. 하지만 이들이 주로 판매하는 ‘신장보호 청춘 회복환’ 등 네 가지 약은 베이징 시 약품감독국에 조회 결과 등록된 번호와 달랐으며 일부는 아예 약으로 등록되지 않아 성분도 불명확했다. 의사인지 아닌지 확실치 않은 이들은 외국인들에게 내리는 진단도 ‘신장이 허약하다’ ‘위가 차갑다’ 등 비슷해 신뢰성에도 의문이 일고 있다고 이 통신은 밝혔다. 퉁런탕 측은 이 약국이 자사의 가맹점이라고 확인하면서도 국가 규정을 준수하고 정체 불명의 고가 약을 판매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중국은 내년 10월 예정된 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현 지도부는 물론이고 새 리더들은 공산당 집권 90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일당지배 체제를 더욱 공고히 다져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최근 경제 성장의 과실을 나누자는 요구가 늘어나는 등 갈등 요인도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성장이라는 과업은 이뤘지만 공산당 일당지배가 장기화하면서 정치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소화하는 것이 당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 이와 관련해 중국 지도부들은 싱가포르를 주목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국부’로 존경받는 리콴유(李光耀) 선임장관이 자신이 이끌던 인민행동당(PAP)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떨어지자 경제 성장 이상의 ‘변화와 자유에 대한 갈망’이 분출하고 있다고 판단해 내각에서 물러난 것은 중국에도 시사점이 있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더욱이 대외적으로는 ‘주요 2개국(G2)’으로 불릴 만큼 강대국이 됐지만 서방의 견제가 늘고 있고 주변국과의 갈등도 커지고 있어 대응책 모색이 시급한 시점이다. 경제력을 바탕으로 ‘패권 외교’를 휘두르려 한다는 서방의 의혹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 집단적 의사결정 체제 정착 1920년대 후반 장제스(蔣介石) 국민당군은 마오쩌둥(毛澤東)이 이끄는 혁명세력이 은거했던 장시(江西) 성 징강산(井岡山)과 루이진(瑞金)을 함락시킨 후 ‘3가지 말살정책’을 펼 만큼 지독한 토벌작전을 구사했다고 한다. ‘돌은 칼로 베고, 초목은 불사르고, 사람은 종을 바꾼다’는 것. 공산당 세력은 루이진에서 산시(陝西) 성 옌안(延安)까지 2년여간 9600km를 도피한 후 옌안에서는 공습을 피하기 위해 산 중턱에 굴을 파고 살았다. 이제 혁명 1세대는 물러갔지만 중국 국민과 당 지도부의 뇌리에는 고난을 이겨낸 자신감이 배어 있다. 중국이 정치적 안정 속에 지속적 경제성장을 이룬 것은 혁명정신의 전통을 함께하면서 집단지도체제가 정착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지배엘리트 간 갈등과 분열 요소를 권력 분점으로 완화함으로써 밑으로부터의 변화 욕구에 공동 대응할 수 있었다는 것.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권력의 최고 정점에 있지만 주요 국가 정책은 정치국 상무위원 9명의 합의 등 집단적인 의사 결정을 통해 수립되기 때문에 집행할 때 단결하고 힘이 실린다.○ 혁명가→ 지도자→ 정치가로 최고지도부의 성격이 시대 변화에 맞게 변해가고 있는 것도 정치 통합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은 통치 시절 ‘영웅적인 혁명가’로 절대권위를 인정받았다. 장쩌민 전 주석과 후진타오 주석은 1949년 공산당 주도의 건국 이전에 본격적인 혁명활동을 하지는 않았지만 최고지도자 덩의 지명과 낙점이라는 후광을 입었다. 중국 지도부가 권위와 후광이 아닌 능력과 지지를 바탕으로 권력을 유지하는 ‘서구형 정치가’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아버지 시중쉰(習仲勳)의 후광으로 ‘태자당’으로 불리지만 그가 지난해 군사위원회 부주석까지 오르며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것은 그런 후광 때문이 아니라 어느 당파에도 치우치지 않아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치열했던 권력 투쟁 외관상 안정돼 보이는 중국의 지도부 내에선 90년간 치열한 권력투쟁과 숙청이 반복됐다. 공산당 내 권력투쟁은 건국 이전 혁명기부터 이어졌다. 마오는 대장정 중인 1935년 1월 구이저우(貴州) 성 쭌이(遵義)회의에서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 이전에는 실권을 잡지 못했다. 이 회의를 계기로 마오의 지도노선을 지지하는 결의가 이뤄지고 실질적인 권력을 장악했다. 당시 총서기였던 장궈타오(張國燾)의 군대가 산시 성에서 궤멸된 반면 마오가 이끄는 홍군은 많은 희생을 치르면서도 무사히 옌안에 도착한 것이 큰 계기가 됐다. 창당 때부터 시작해 1∼5차 당대회 기간에 총서기를 맡았던 천두슈(陳獨秀)는 ‘깨어있는 근대화 지식인’으로서 봉건주의 타파를 내건 사상으로 마오를 포함한 초기 공산당원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농민 무장 투쟁 등에 반대해 ‘우경 기회주의자’로 몰리면서 숙청되지는 않았지만 당 지도부에서 배제됐다. 1959년부터 10년가량 국가주석을 지낸 류사오치(劉少奇)는 마오와의 권력투쟁 과정에서 주자파로 몰려 실각한 뒤 말년에는 1969년 카이펑(開封)에서 반감금 상태로 지내다 생을 마감했다. 한때 마오의 후계자로 지목됐던 린뱌오(林彪)가 마오와 맞서다 실패한 후 1971년 국외로 탈출하다 비행기 추락사한 것도 권력투쟁으로 인해 빚어진 비극이다.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자’인 덩샤오핑도 문화대혁명 시기에는 마오에 의해 3번이나 실각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현 집단지도체제가 정착된 것은 1997년 사망한 덩샤오핑 집권 후반부터다. 1989년 6·4 톈안먼(天安門) 사태로 자오쯔양(趙紫陽) 총서기가 실각한 것은 정치 민주화 속도 등을 놓고 벌어진 리펑(李鵬) 총리 등 보수파와의 갈등 때문이다. 물론 현 집단지도체제에서는 과거 같은 노골적인 숙청 등은 벌어지지 않지만 내부적으로는 차기 권력을 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원자바오, 개혁 주장하다 고립”… 민주적 정치개혁 가능할까 ▼중국 공무원들에게 “정부와 공산당 중 어느 것을 먼저 선택하겠느냐”고 물었다. 답은 한결같이 ‘공산당’이었다. 당이 살아남으면 정부는 다시 만들면 된다는 논리다. 중국에 정부의 군대는 없다. 세계 최대 규모인 230만 명의 인민해방군은 당의 군대다. 중국 최고 지도자들의 시신에는 당의 깃발을 덮는다. 당원이 아니면 공무원이 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일각에서 공산당 일당독재가 중국의 부활을 효율적으로 이끌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절대권력은 절대부패를 낳는 법. 현재 중국 공산당에는 부패 권력남용 관료주의 등 부정적 표현들이 덧칠해졌다. 상당수 전문가는 중국의 경제성장 유지가 공산당 일당독재에 결정적인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베이징의 한 정치학 박사는 “중국 공산당은 자본주의를 도입했고 사회주의적 이데올로기를 사실상 버렸다”며 “일당독재의 지속은 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수준의 경제성장을 언제까지 이룰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내다봤다. 일당독재 폐지 요구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이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민주에 대한 요구가 공개적으로 분출된 것은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때다. 당시 시위대 요구에 동조하던 당 최고 지도부가 숙청되고 인민해방군에 진압됐지만 이후 당에 남긴 상처는 컸다. 현재도 공개적이지 않지만 당 내부에서 이런 요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최근 비교적 뚜렷한 인물은 공산당 서열 2위인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다. 원 총리는 전면적인 다당제나 삼권분립 등을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의 정치개혁은 △사법부 독립 △점진적이고 직접적인 선거제도 △인민과 언론의 정부 감시 등으로 볼 수 있다. 원 총리는 오래전부터 이런 내용의 정치개혁을 주장해 왔다. 반면 올해 3월 공산당 서열 2위인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장은 ‘다당제’ ‘삼권분립’ ‘양원제’ ‘연방제’ 등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공산당 최고 지도부 간에도 이처럼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톈안먼 사태로 장관급에서 실각한 이후 중국 개혁을 줄곧 주장해 온 88세의 공산당 원로 두다오정(杜導正) 씨는 최근 “원 총리가 지난해 9월 최고 지도부 간의 토론에서 정치개혁을 주장하다 좌파에 밀려 고립됐다”고 말했다.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1921년 7월 23일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1차 대회가 열렸던 곳은 상하이(上海)의 프랑스 조계지(租界地) 내 왕즈루(望志路)로 106호(지금은 싱예루·興業路 76호)의 1층 벽돌 주택이었다. 이곳은 1차 당대회 대표 13명 중 상하이 대표였던 리한쥔(李漢俊)과 그의 친형 리수청(李書誠)이 거처하던 곳. 이후 당국의 순찰에 발각돼 7월 30일 회의 장소를 저장(浙江) 성 자싱(嘉興)의 난후(南湖) 호수에 떠 있는 작은 유람선으로 옮겼다. 길이 16m, 폭 3m의 작은 목선에서 당의 명칭과 당 강령 등을 통과시키며 당대회를 마무리했다. 1차 당대회에는 후난(湖南) 성 대표인 마오쩌둥(毛澤東)과 장궈타오(張國燾) 둥비우(董必武) 등 대표 13명과 코민테른(코뮤니스트 인터내셔널)을 대표해 네덜란드인 마링 등 2명이 참석했다. 상하이 1차 당대회 건물은 1952년 9월 복원돼 일반에 공개했으며, 1961년 3월 ‘국가중점문물’로 지정됐다. 1984년 3월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은 회의장 왼편에 세워진 기념관 현판 글씨를 썼다. 시진핑(習近平) 위정성(兪正聲) 등 역대 상하이 당서기가 취임하면 가장 먼저 찾는 곳이 이곳이다. 장시(江西) 성 루이진(瑞金)의 작은 구릉인 ‘창정(長征) 제1산’도 문물로 지정되어 있다. 1934년 10월 국민당군에 쫓겨 이곳을 출발한 홍군은 1936년 10월 산시(陝西) 성 옌안(延安)에 도착할 때까지 9600km를 맨발로 행군했다. 처음 출발 인원 8만6000여 명 중 7000여 명만이 살아남았으며 이들은 건국 후 ‘창정 세대’로 최고의 대우와 영예를 누렸다. 중국 공산당 창당기념일이 실제 창당일인 7월 23일이 아닌 7월 1일로 된 것은 공산당이 기념일을 처음 정한 시기가 항일 전쟁 및 국공 내전 때여서 정확한 창당 날짜를 확인하지 못한 채 7월 1일로 정했고 그 후에도 그냥 7월 1일을 기념일로 삼아 온 것이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유대왕 다윗의 반지에는 ‘모든 것은 지나간 일이 될 것이다’라고 쓰여 있고, 안톤 체호프의 반지에는 ‘어떤 일도 지나간 일이 될 수 없다’고 쓰여 있다. 두 문구가 무슨 생각을 하게 하는가.” 7일 치러진 중국 대학입시에서 상하이(上海) 시가 출제한 작문시험 제목이다. 중국 교육당국이 대입 수험생들에게 제시한 작문시험은 선문답과 같은 것이 적지 않다. 평소 독서와 사고 훈련을 하라는 메시지라는 분석이다.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뜬구름 잡는 문제를 내놓고 학생들의 장래에 영향을 미치는 시험에서 어떻게 평가하려고 하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간쑤(甘肅) 성의 ‘성실에 대하여’나 광둥(廣東) 성의 ‘원점으로 돌아가기’도 대표적으로 어려운 제목으로 꼽혔다. 전국 공통 문제 중에는 “복권을 사 달라는 부탁을 받고 샀다가 사서 확인해보니 10억 위안가량에 당첨됐다. 어떻게 나누겠습니까” 하는 문제도 있다. 산둥(山東) 성의 ‘세상은 당신들을 필요로 한다’와 전국 공통의 ‘성장에 대한 기대’ 등은 수험생이 청소년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톈진(天津)은 ‘거울’이라는 제목을 주고 설명으로 망원경 현미경 반사경 등 온갖 거울로 비추어 본 자신의 모습을 소개해 달라고 주문했다. 중국 대입 작문시험에서 선문답형 문제가 출제된 것이 올해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후난(湖南) 성은 ‘빠르다, 이른 아침, 아침 인사’ 등의 여러 의미가 있는 ‘조(早)’를 제시했다. 지난해 전국 공통 문제 중에는 “밥상 위에 많은 생선이 있어 모든 고양이가 먹고 있는데 한 마리만 쥐를 잡고 있다. 다른 고양이들이 그 고양이에게 ‘이미 생선도 많은데 너는 왜 여전히 쥐를 잡고 있니?’라고 묻는다. 이 얘기는 무슨 생각이 들게 하는가”라는 것도 있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북한과 중국이 7일 랴오닝(遼寧) 성 단둥(丹東)에서 황금평 경제지대 공동개발 착공식을 가졌다. 단둥과 붙어 있는 북한 땅인 함경북도 신의주의 황금평(면적 11.45km²)을 공동 개발하는 것으로 양국이 사실상 ‘경제특구’에 해당하는 지역을 개발하기는 처음이다. 이번 ‘황금평 특구’ 개발을 시작으로 양국의 접경지대 경제협력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9일에는 북한 나선특구 합작개발 착공식을 열 것으로 알려졌다. ○ 양해각서 체결 후 6개월 만에 착공 황금평 특구 착공식은 황금평의 북-중 중간지대에 철조망을 뚫고 만들어진 행사장에서 진행됐다. 중국 공안은 취재진 등의 행사장 접근을 차단했으며 오전 10시 반경부터 40분 정도 진행됐다. 착공식에는 북한에서 북-중 경제협력을 주도하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노동당 행정부장과 이수영 합영투자위원장, 중국에서는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 등이 참석했다. 또 양국 관료와 단둥과 황금평 현지 주민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착공식장 곳곳에 ‘조중 친선’ ‘공동 개발’ 등의 문구가 적힌 대형풍선 수십 개가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행사 2시간여 전부터 군악대 연주와 북한의 노래 ‘휘파람’ 등이 흘러나왔다. 행사 중에는 축포가 터지고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 수백 마리가 날아올랐다. 이날 착공식은 지난해 12월 베이징(北京)에서 북한 합영투자위원회와 중국 상무부가 ‘황금평 나선특구 합작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 6개월 만이다. 이날 저녁 황금평 인근 크라운호텔에서는 중국 측이 주재한 환영 만찬이 열렸다.○ 북-중의 전략적 이해가 맞아떨어져 북한이 확정한 ‘조중 나선 경제무역지대와 황금평 경제지대 공동개발 계획 요강’에 따르면 북한은 중국에 장기 임대하는 방식으로 황금평에 상업센터와 정보산업, 관광문화산업, 현대시설농업, 가공업 등 4대 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땅을 내주고 중국의 투자를 유치해 고용을 창출하는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북한은 핵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로 고립된 상황에서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돌파구로 삼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단둥 시는 이미 시 청사까지 황금평과 붙은 신도시 지역으로 옮기는 등 황금평 개발에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갯벌인 데다 압록강철교로만 접근이 가능한 위화도의 개발은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황금평 특구’를 북한을 개혁 개방으로 이끌어내는 계기로 삼고 있다. 또 단둥 개발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야심적으로 추진해온 동북 진흥 산업의 핵심 프로젝트로 선정됨에 따라 북한과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했다. 황금평 특구 착공식은 이런 양측 이해의 접점에서 이뤄졌다. 북한은 2002년 9월 ‘신의주 경제특구’를 지정하고 초대 장관에 중국인 양빈(楊斌)을 지정했으나 중국이 2002년 10월 양빈을 비리 혐의로 구속함으로써 무산됐다. ‘황금평 특구’는 양국 합작으로 착공식까지 마쳤으나 중국이나 다른 국가의 투자가 얼마나 이뤄질지는 북한의 개방 의지에 달려 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

중국이 다음 달 1일 공산당 창당 90주년을 앞두고 ‘붉은 물결’로 출렁이고 있다. 전국의 ‘혁명 성지’에는 순례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90년간 이루어 낸 공산당 주도의 상전벽해(桑田碧海)를 선전하기에 분주하다. 충칭(重慶)에서는 마오쩌둥(毛澤東) 시대를 연상시키는 대학생 하방(下放·농촌 등지로 내려가 주민을 계몽시키는 운동) 활동도 활발하다.중국 공산당은 농민혁명을 성공시킨 데 이어 1978년 이후엔 중국을 개혁 개방으로 이끌며 30여 년 만에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려놓았다. 그러나 공산당 90년이 남긴 과(過)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중국 안팎에서 적지 않다. ‘항미원조(抗美援朝)’라는 명분으로 한국전쟁(6·25전쟁)에 참여해 한반도 분단을 야기해 한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남겼다. 1950년대 말에는 대약진으로 약 3000만 명이 기아로 숨졌다. 이어 문화대혁명으로 10년간 참극이 빚어졌다.중국 공산당 일당지배하의 중국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은 놀라움과 경계심이 교차한다. 경제력 향상 등 미국과 패권을 다투는 주요 2개국(G2)으로 급부상한 것에 대한 놀라움과 함께 급속한 세력 확장과 군사력 증강에 대한 경계심, 그리고 인권 등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 구현에 얼마나 동참할지에 대한 의구심이다. 지난달 31일 베이징(北京)에서 비행기로 2시간 반 걸려 도착한 장시(江西) 성 징강(井岡)산. 최고봉이 해발 1586m인 징강산은 높고 험한 산이 많아 사람이 사는 곳은 마치 우물(井)처럼 깊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징강산은 1927년 8월 1일 난창(南昌)봉기를 일으켰다 국민당군에 진압당한 주더(朱德)와 그해 9월 9일 후난(湖南) 성 창사(長沙) 등에서 추수 봉기를 일으켰다가 실패한 마오쩌둥(毛澤東)이 차례로 도피해 들어와 홍군을 창설해 공산당의 명맥을 이어간 곳이다. 1921년 상하이에서 창당한 공산당은 징강산이 없었다면 장제스(蔣介石)의 국민당군에 괴멸됐을 수도 있다. 그래서 중국 공산당엔 ‘성지 중의 성지’로 꼽히는 곳이다. 유격전이 치열했던 황양제(黃洋界) 등에는 국민당과 치렀던 전투 현장에 참호와 포대 등이 보존돼 있다. ▼ 학교선 紅歌경연…TV선 혁명연속극…‘붉은 물결’ 뒤덮인 中 ▼징강산에서 만난 베이징 시민 스중밍(石仲明·61) 씨는 “처음 성지를 찾아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사업을 하다 일시 고국을 방문을 했다는 50대 후반의 화교 여성 류야핑(劉雅平) 씨도 “이번이 처음”이라며 “험준한 산에서 홍군이 유격전을 벌이는 모습이 그려진다”고 말했다.이튿날 찾은 곳은 1934년 10월 공산당의 9600km 대장정이 시작된 또 다른 ‘혁명 성지’인 장시 성의 루이진(瑞金). 오색홍기가 1년 내내 밤에도 내려지지 않는 곳이다. 그래서 ‘홍도(紅都·붉은 수도)’로 불린다. 루이진은 징강산에서 쫓겨 온 마오 등이 1929년 2월 옮겨와 두 차례 중화소비에트 대표대회를 여는 등 공산당이 일반 대중을 상대로 처음으로 사회주의 통치를 시도했던 곳이다. 예핑(葉坪)과 사저우바(沙州패) 등에는 현 정부의 원시적 형태와도 같은 정부 청사들이 혁명 옛터로 보존되어 있다. 관영 신화(新華)통신도 1931년 11월 이곳에 세워진 ‘홍색중화통신사’에서 출발됐다. 그래서 루이진은 ‘공화국 요람’으로 불린다.공산당이 국민당의 토벌에 쫓겨 1934년 10월 9600km 대장정을 떠나기 전까지 5년여 동안 머물다 장정에 나선 곳이기도 해서 루이진의 모든 초등학교 교명은 ‘창정(長征)○○○소학교’ 식으로 되어 있다. 1927년 8월 1일 주더 등이 ‘난창 봉기’를 일으켰다 국민당에 패퇴했던 난창에는 시 중심 런민(人民)광장에 53.6m 높이의 ‘바이(8·1) 봉기 기념탑’이 우뚝 솟아있다. 8월 1일은 인민해방군 창건일로 지정됐다. ○ 붉은 분위기 조성에 진력하는 중국1일 저녁 베이징. 런민대회당에서는 “이곳은 강대한 조국. 태어나 자란 곳. 드넓은 대지 곳곳에 평화의 햇빛이 비친다”는 가사의 홍가(紅歌·붉은 가요란 뜻으로 혁명가요)인 ‘나의 조국’이 울려 퍼졌다. 많은 대학과 초중고교에서 창당 90주년을 맞아 홍가 경연대회가 한창이다. 공산당 창당 과정을 그린 영화 ‘젠당웨이예(建黨偉業)’의 흥행을 위해 이달 말 세계 동시개봉을 추진 중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중국 개봉도 뒤로 미뤘다. 베이징 소학교(초등학교)에서는 매월 한 차례 공산당기와 공청단기 게양식이 열린다. 학교마다 창당 관련 집단토론과 세미나도 홍수를 이루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중앙(CC)TV 등 관영매체도 특별 편성에 나섰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 6월 8일자 신문 1면의 7개 기사 중 4개가 창당 관련이다. 지난달 하순 현재 공산당 혁명 관련 연속극은 파악된 것만 40여 개다. 딱딱한 공산당 역사책이 최초로 100만 권 이상 팔려나가는가 하면 ‘창당 기념’이란 이름을 내건 판촉행사도 했다. 중국 당국은 창당 기념 분위기를 엄숙하고 경건하게 하기 위해 음란물을 단속하고, 영화 방송 감독기관은 혁명을 오락거리로 삼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이 같은 대대적인 혁명 분위기 조성에는 빈부격차 등에 따른 사회 불만을 달래고 일당독재의 정당성을 강화하려는 포석도 깔려 있다. 지역 간, 계층 간 소득 격차와 만연한 부패, 부동산과 물가 급등 등으로 인한 서민들의 좌절과 불만을 ‘붉은 이데올로기’로 무마하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혁명 열기가 대중적지지 속에 확산되는 것은 혁명 초기 내세웠던 ‘평등’이라는 이상에 대한 향수로도 해석된다. 징강산이나 루이진, 홍군이 대장정을 마치고 도착한 산시(陝西) 성의 옌안(延安) 등에는 마오 등 최고 지도부가 불과 6.6∼9.9m²(2∼3평)의 토방이나 굴에서 소박하다 못해 누추하게 생활했던 곳이 보존되어 있다. 베이징 런민대 대학원생이자 공산당원인 장궈항(張國航) 씨는 “이런 곳을 돌아보면 당에 대한 우리의 신앙이 결집되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공산혁명, 과제도 ‘산 넘어 산’“불균형과 부조화, 지속불가능 문제가 여전히 두드러진다. 소득분배의 격차가 비교적 크다. 산업구조가 불합리하며 농업기초가 여전히 취약하다.”올해 3월 5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 업무보고에서 이렇게 말했다. 원 총리가 조목조목 지적했듯이 공산당은 숱한 숙제를 안고 있다. 빈부격차, 도농격차, 지역격차 등 중국의 이른바 3대 격차는 계속 악화돼 왔다. 빈부격차에서 소득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만 봐도 이런 추세는 뚜렷하다. 1979년 지니계수는 0.2 정도였지만 꾸준히 올라 2000년에는 위험 수위인 0.4를 넘어 2010년에는 0.5도 넘겼다. 0∼1로 표시되는 지니계수는 숫자가 커질수록 빈부격차가 심하다는 뜻.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도 심해 해마다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부패 혐의로 10여만 명을 적발해 처벌하고 있다. 군중 시위도 폭증하는 추세다. 중국 정부는 2003년 이후 시위통계를 발표하지 않는다. 다만 한 관영 언론은 2006∼2010년 군중 시위가 2배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공산당이 강제로 병합한 소수민족의 자치 요구 등 저항도 계속되고 있다. 2008년 티베트 자치구의 티베트족 시위, 2009년 신장(新疆)위구르족 자치구의 위구르족 유혈폭동, 최근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의 몽골족 시위 등이 이어지고 있다. ○ 이상과 현실 사이의 고민 1921년 7월 23일 창당 당시 당원은 53명에 1차 당대표 참가자는 13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9년 말 기준 당원은 7799만 명, 대표는 2213명(17대 기준)으로 세계 최대의 정당이다. 군벌 국민당 공산당 내분과 일본 등 외세의 침범까지 겹쳐 암울한 ‘아시아의 병자’였던 중국은 이제 세계 강국으로 부상했다. 90주년 창당 기념에 맞춰 항공모함을 처음 진수하고 단일 구간으로는 세계 최장의 베이징∼상하이(上海) 고속철도를 개통한다. 올 하반기 우주에서는 첫 무인우주선 랑데부도 시도한다. 모두 창당 기념 이벤트이다. 하지만 창당 90주년을 기념해 ‘성지 순례’를 온 당원들, 거리에서 붉은 물결을 이루고 있는 시민들이 감히 입 밖에 내지는 않고 있지만 90년 전 내건 이상과 현실 간에 느껴지는 괴리에 대한 씁쓸한 자각도 밑바닥 곳곳에서 느껴지고 있다.징강산 루이진=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
"유대왕 다윗의 반지에는 모든 것은 지나간 일이 될 것이다라고 쓰여 있고, 안톤 체흡의 반지에는 어떤 일도 지나간 일이 될 수 없다고 쓰여 있다. 두 문구가 무슨 생각을 하게 하는가". 7일 치러진 중국 대학입시에서 상하이(上海)가 출제한 작문 시험 제목이다. 후난(湖南) 성은 "여러분 감사합니다. 모두 오셨군요". 어떤 노래 가사의 '여러분 안녕하세요, 내가 왔어요'를 바꿨다는 말 외에 다른 설명은 없다. 중국 교육 당국이 대입 수험생들에게 제시하는 작문 시험들이 선문답과 같은 것이 적지 않아 평소 독서와 사고를 필요로 한다는 분석이다. 청소년들의 종합적인 사고와 창의력 상상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수험생들은 너무 뜬구름 잡는 제목으로 학생들의 장래에 영향을 미치는 시험에서 어떻게 평가하려고 하는지 볼멘 소리도 나온다. 깐수(甘肅) 성의 '성실에 대하여'나 광둥(廣東) 성의 '원점으로 돌아가기'도 대표적으로 어려운 제목으로 꼽혔다. 충칭(重慶) 시의 '매우 좋아한다는 것'은 수험생이 어떤 인물이나 사물에 대해 왜 얼마나 좋아하는 지를 묻는 것으로 뜬금 없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중국의 대학 입시는 문과과 이과가 각각 4과목에 750점 만점이다. 어문 수학 영어는 각 150점으로 공통이며 문과는 정치 지리 역사를 합친 문과종합, 이과는 물리 화학 생물을 합친 이과 종합이 있으며 각각 300점이다. 어문 150점 중 60점이 작문으로 전체 시험 시간 2시간 30분 중 1시간이 배당되며 '시(詩) 아닌 산문으로 최소 800자 이상'을 써야 한다. 작문 주제는 올해는 31개 성 시 자치구 중 16개 지역은 각 지역별로 출제했고, 15개 지역은 교육부가 내놓은 공통 2문제 중 하나를 선택했다. 전국 공통 문제 중에는 "복권을 사달라는 부탁을 받고 샀다가 사서 확인해보니 10억 가량에 당첨됐다. 어떻게 나누겠습니까" 같은 질문도 있다. 당첨금 비율만을 묻는 것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산둥(山東) 성의 '세상은 당신들을 필요로 한다'나 전국 공통의 '성장에 대한 기대' 등은 수험생이 청소년들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톈진(天津)은 '거울'이라는 제목을 주고 설명으로 망원경 현미경 반사경 등 온갖 거울로 비추어 본 자신의 모습을 소개해 달라고 주문했다. 중국의 발전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점을 보려는 듯 '중국의 발전'(산시·陝西), '중국의 굴기'(하이난·海南) 같은 질문도 있다. 청소년들의 사고력 향상을 위한 선문답형 문제는 올해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후난 성은 '조속하다, 이른 아침, 아침 인사' 등의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이름(早)' 한 자를 덜렁 제시했다. 이밖에 산둥 성의 '인생의 광명과 그림자', 충칭의 '어려운 문제' 등이 있었다. 전국 공통 문제 중에는 "밥 상위에 많은 생선이 있어 모든 고양이가 먹고 있는 데 한 마리만 쥐를 잡고 있다. 다른 고양이들이 그 고양이에게 이미 생선도 많은데 너는 왜 여전히 쥐를 잡고 있니? 라고 묻는다. 이 얘기는 무슨 생각이 들게 하는가"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세계 최대 인터넷업체 구글은 지난해 1월 초 중국 당국의 구글 G메일 검열에 맞서 중국에서 철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은 나갈 테면 나가라고 맞섰다. 구글은 서버를 홍콩으로 옮기는 등의 방법으로 버티다 결국은 굴복하고 검열을 수용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여야 의원들까지 나서 지원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시장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양측이 G메일의 해킹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구글은 1일 “한국과 미국 정부 관리와 중국 인권운동가 등의 G메일 계정을 대상으로 한 해킹 사실을 적발했으며 해킹의 진원지는 중국 산둥(山東) 성 지난(濟南)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자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근거 없는 주장으로 저의가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6일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해외판은 1면에 ‘구글, 넌 무엇을 할 생각인가’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기명 칼럼을 싣고 구글이 이번 해킹의 배후에 중국 정부가 있는 것처럼 몰고 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신문은 “구글이 칼날을 중국으로 겨눈 것은 다른 속셈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정치적 도구로 전락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구글의 발표는 해킹의 진원지를 밝혔을 뿐 중국 정부가 뒤에 있다고는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가 불순한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뭔가 찔리는 대목이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중국 당국의 주요 e메일 검열 대상 중에는 인권운동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측은 중국 정부의 개입 여부를 언급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중국 외교부와 관영 언론의 잇따른 비난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섣부른 대응은 역화(逆火)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을 지난해의 경험에서 깨달은 학습효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민감하게 펄쩍 뛰는 모습에서 오히려 국제사회는 중국 당국이 자국 내 e메일 검열에 이어 타국 공무원의 e메일까지 해킹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게 됐다. 구글은 결과적으로 중국의 명예를 건드려 지난해 굴욕을 설욕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관영 언론이 대문짝만 한 칼럼을 통해 공격하고 나선 것도 구글이 교묘한 전략을 쓴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해커의 진상과 구글의 속내를 알 수는 없지만 시장을 무기로 한 중국의 검열과 이에 맞서는 ‘세계 최대 인터넷업체’의 자존심 싸움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구자룡 베이징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핵심 이익(Core interest)’을 다시 강조하고 나섬에 따라 필리핀 베트남 등 이해 관계국들이 반발하고 나서는 등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중국의 량광례(梁光烈) 국방부장은 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0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대화)에서 국제안보협력을 위한 4대 원칙을 제시하면서 그 첫 번째로 ‘상호 존중과 평등 대우, 상대국 핵심 이익과 주요 관심사에 대한 주의’를 들었다. 이는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논쟁이 필요 없는 주권’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자 영유권 분쟁이 치열한 남중국해에 미국 등의 개입을 차단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량 부장은 또 ‘제3국을 겨냥한 동맹 금지’를 강조했는데 이는 미국과 아시아 국가들이 합작해 중국에 맞서지 말라는 경고로 풀이된다. 사실 중국은 2009년 11월 이전에는 자국의 핵심이익으로 대만과 티베트, 신장위구르만 거론했다. 그러나 같은 달 채택된 미중 공동성명에서 “미중 양국이 모두 상대방의 핵심이익을 존중하는 것이 양국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에 아주 중요하다”는 문장이 명기된 것을 계기로 핵심이익 보장을 적극 강조해왔다. 마침내 2010년 초부터는 “남중국해가 중국의 핵심”이라는 주장을 본격화함으로써 주변국과 마찰을 야기했다. 그러자 미국도 ‘강수’로 맞섰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지난해 7월 “미국은 남중국해의 항해의 자유에 국가적 이해가 걸려 있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미국은 사상 처음으로 베트남과 군사훈련을 했고 핵 협력까지 하겠다는 강수를 뒀다. 결국 중국은 한발 물러섰고 올 1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를 계기로 채택된 미중 공동성명에서는 핵심이익이라는 단어가 자취를 감췄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잠잠해지는 듯했던 중국의 핵심이익 주장이 량 부장의 샹그릴라대화 연설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에 대해 베트남 풍꽝타인 국방장관은 “지난달 26일 중국 선박이 베트남 석유 시추선의 케이블을 절단하는 등 시추활동을 방해한 사건 등 남중국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하노이에서는 이날 300여 명이 중국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중국의 주권 침해에 항의했다. 필리핀의 볼테어 가즈민 국방장관도 “중국이 최근 남중국해 난사(南沙·스프래틀리) 군도 내에서 석유 굴착시설 건설을 위한 준비작업에 나섰는데 그런 행동이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고 항의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핵심이익을 다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남중국해의 영토 갈등 해결을 위한 ‘다국적 합의체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의 대학 입시인 ‘가오카오(高考)’가 7, 8일 중국 전역에서 치러진다. 전국에서 933만 명의 수험생이 응시하는데 전국 대학 신입생 정원은 약 675만 명이다. 올해도 입시를 앞두고 각종 부정행위 도구와 장비들이 인터넷을 통해 날개 돋친 듯 판매되고 있고 교육부와 공안은 부정행위 방지에 부심하고 있다. 베이징(北京) 시는 전체 2507개 고사장에 ‘전자의 눈’이라는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고 수험 교실을 모두 녹화해 6개월가량 보관하면서 증거 자료로 활용키로 했다. 후베이(湖北) 성 우한(武漢)은 고사장 내에서 무선신호가 일절 잡히지 않게 하는 기계 2400대를 구입해 고사장에 설치했다. 중국 공안과 교육부는 입시를 앞두고 부정행위 장비 판매나 문제 유출 사기 판매 등 45건을 적발하고 6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푸젠(福建) 성 샤먼(夏門)에서는 가짜 입시문제와 해답지를 빼낸 것처럼 속여 팔다 적발됐다. 수험생들은 펜이나 지우개, 자 등을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데 펜이나 지우개에 ‘첨단 장비’를 심었다가 적발되기도 한다. 시험장 주변에서는 전자기기가 주고받는 신호를 감청하는 첨단장비가 동원되기도 한다. 부정행위가 적발되면 이듬해까지 시험을 볼 수 없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1989년 발생한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4일로 22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배상을 일축했던 중국 당국이 처음으로 이 사태 당시 무력 진압으로 희생된 가족들에게 배상 의사를 밝혀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당국은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의 몽골족 시위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생활 개선을 약속하는 등 파문 확산에 부심하고 있다. 톈안먼 사태 희생자들의 모임인 ‘톈안먼 어머니회’의 대표인 딩쯔린(丁子霖·75) 씨는 최근 “베이징 모 공안당국 관계자가 가정이 어려운 피해자 가족을 찾아와 ‘얼마를 배상하면 되겠느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딩 씨는 “중국이 오랜 침묵을 깨고 찾아온 것은 환영하지만 이미 확인된 희생자 203명의 유가족들은 진상 규명과 사과를 먼저 요구했다”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북한이 한국 정부와의 정상회담 비밀 접촉 사실을 폭로한 데 대해 미국은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이끌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적 반응을 보였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논평을 요구받고 “언론보도에 근거한 것으로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이로 인해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지는 알 수 없지만 이는 지금까지 북한이 했던 같은 수사법(same rhetoric)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진전되려면 남북관계 개선과 북한의 행동 변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게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강조했다. 토너 부대변인은 이번 사안이 대북 식량지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식량지원 프로그램은 정책 사안과 별개로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남북 쌍방이 화해와 협조를 하면서 관계를 개선하고 대화를 통해 서로 관심사를 타당하게 해결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의 큰 틀을 지켜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남북 간 비밀 접촉을 공개하고서 남북대화 중단을 선언한 것에 대해 논평해 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이같이 말했다. 훙 대변인은 “관련 보도에 주목하고 있다”며 “중국은 관련국들이 대화와 접촉을 통해 평화적인 방식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환추(環球)시보는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한국 언론의 보도를 전하면서 이명박 정부하에서 남북 정상회담은 불가능하게 됐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 일각에서는 이번 파문으로 남북화해 중재자로서 나서려는 중국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