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하기엔 너무 이르다”… 저우언라이의 명언은 질문 오해하고 답한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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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사물을 평가한다는 사례로 인용되는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중국 총리의 발언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 보도했다.

저우 전 총리는 1972년 2월 중국을 방문한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과의 대담에서 18세기 프랑스혁명과 파리코뮌이 미친 영향에 대한 질문을 받고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1789년 발생해 200년 이상 지난 사건에 대한 평가조차 신중하게 하는 자세는 ‘성미가 급한 서구인’들과 대비돼 두고두고 화제가 됐다.

하지만 저우 전 총리가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평가를 유보한 사건은 1968년 파리 학생 시위였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닉슨 전 대통령의 통역을 맡았던 전직 미 국무부 직원 차스 프리먼 씨는 “당시 대화 내용을 뚜렷이 기억하고 있는데 (질문과 대답이 오가는 과정에서) 오해(misunderstanding)가 있었다”고 말했다. 즉 1968년 파리 학생운동의 주역들이 당시 자신들의 행동에 ‘프랑스혁명’과 ‘파리코뮌’ 등의 표현을 붙였기 때문에 저우 전 총리는 닉슨 전 대통령이 언급한 ‘프랑스혁명’ ‘파리코뮌’이 학생시위를 지칭한 것으로 이해하고 그런 대답을 했다는 것이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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