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북 비밀접촉’ 폭로 이후]美 느긋… “北폭로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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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촉각… 한반도 중재 중국입지 축소 우려

북한이 한국 정부와의 정상회담 비밀 접촉 사실을 폭로한 데 대해 미국은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이끌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적 반응을 보였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논평을 요구받고 “언론보도에 근거한 것으로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이로 인해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지는 알 수 없지만 이는 지금까지 북한이 했던 같은 수사법(same rhetoric)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진전되려면 남북관계 개선과 북한의 행동 변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게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강조했다. 토너 부대변인은 이번 사안이 대북 식량지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식량지원 프로그램은 정책 사안과 별개로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남북 쌍방이 화해와 협조를 하면서 관계를 개선하고 대화를 통해 서로 관심사를 타당하게 해결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의 큰 틀을 지켜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남북 간 비밀 접촉을 공개하고서 남북대화 중단을 선언한 것에 대해 논평해 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이같이 말했다. 훙 대변인은 “관련 보도에 주목하고 있다”며 “중국은 관련국들이 대화와 접촉을 통해 평화적인 방식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환추(環球)시보는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한국 언론의 보도를 전하면서 이명박 정부하에서 남북 정상회담은 불가능하게 됐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 일각에서는 이번 파문으로 남북화해 중재자로서 나서려는 중국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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