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미국이 지난 10년 동안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수행하면서 지출한 비용(전비·戰費) 가운데 관리 소홀 등으로 낭비된 비용이 무려 300억 달러(32조2000억 원 상당)에 이르며 이는 전비 6달러당 1달러가 허비된 것이라고 ‘이라크·아프간 전쟁수행을 위한 사업계약 실태 조사위원회(CWCIA)’가 29일 밝혔다. 크리스토퍼 셰이스와 마이클 티볼트 CWCIA 공동위원장은 보고서 발표에 앞서 이날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을 통해 “사전계획 부실, 계약조건 임의변경, 부적절한 경쟁 입찰, 적정 수준 이하의 용역업체 관리, 유관기관 간 조정 부재 등으로 인해 이라크·아프간전쟁에서 수백억 달러의 국민 세금이 낭비됐다”고 밝혔다. 또 “이들의 부실한 전비 집행은 미국 정부와 용역업체 모두의 책임이며 세금 낭비와 함께 해당국에서 부패를 유발하고 해외에서 미국의 입지와 영향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8명으로 구성된 CWCIA 위원회의 조사 결과 보고서는 31일 의회에 정식 제출될 예정이다. 예컨대 이라크 요청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미국은 이라크에 교도소를 짓는데 400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했으며 결과적으로 교도소는 중도에 건설을 포기했다. 또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발전소를 건설하는 데 3억 달러를 투입했지만 아프간 정부는 추가 자금과 발전소 운영에 필요한 전문기술을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해 이것도 중도 포기됐다. 이 보고서는 특히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활동하는 용역업체 관리 소홀이 심각한 수준”이라고도 지적했다. 두 전쟁에 관련된 용역업체 직원은 최대 26만 명을 넘어서 현지 주둔 미군보다 많은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용역업체 선정 과정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지 못하고 현지 하청업체 관리가 미국 관련법에 적용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때때로 전투 상황으로까지 악화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9·11사태 이후 미국 지방정부들이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아 마련한 각종 테러방지 시설이 무용지물로 전락하면서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9·11테러이후 지방정부들이 대테러전쟁 명목으로 구축한 통신네트워크, 응급의료시설, 감시카메라, 방화벽 등이 정작 테러분자 색출과 테러 방지 목적으로 사용된 적은 거의 없다고 28일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 글렌데일 경찰은 중앙정부 지원으로 20만5000달러짜리 최첨단 전투 기능을 갖춘 베어캣 장갑차(사진)를 마련했다. 인근 디즈니, 드림웍스 영화 스튜디오에 대한 테러분자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장갑차가 출동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네브래스카 체리 카운티는 쇠고삐를 전자화하고 정기적인 여물 검사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대대적인 농장 현대화 작업을 벌였다. 테러분자들이 동물을 이용한 생화학전을 벌일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중앙정부에서 수천 달러를 지원받아 추진한 사업이었지만 주민 6000명이 사는 이 작은 마을에 과연 필요한 조치였는지는 의문이다. 뉴욕 시는 2008년 테러분자들이 공중보건 기록을 이용해 생화학전을 벌이고 있다는 판단 아래 보건기록을 전자화하는 사업을 벌였다. 중앙정부에서 300만 달러를 지원받아 추진한 초대형 사업이었지만 정작 기록을 이용하는 의료진조차 테러방지 목적 때문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노스캐롤라이나 애슈빌에 있는 군인병원은 75만 달러를 들여 2.5m 높이의 강철 특수벽을 구축했다. 이 신문은 테러방지시설이 무용지물이 된 것은 중앙정부가 정확한 용도 분석 없이 마구잡이로 예산을 퍼주고 지방정부들도 경쟁적으로 예산 따내기에 매달리며 과시용 프로젝트를 남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 정부에서 테러방지 예산을 관리하는 부처는 국토안전부로 2002년 부처가 생긴 후로 지금까지 9년 동안 320억 달러를 지방정부의 테러방지 사업에 지원해줬다. 연방정부가 산더미 같은 재정적자를 안고 있지만 국토안전부의 예산 배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의원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테러방지라는 ‘신성한’ 목적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득이 될 것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것이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7일 세계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 성장의 길로 들어서고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통화에서 세계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중장기적 차원에서 재정건전성을 강화하고 신흥시장에 대한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미 언론들은 28일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취임한 라가르드 IMF 총재와 직접 접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미 와이오밍 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연례행사에도 참석해 “최근 전개되는 상황으로 볼 때 세계경제가 위험한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취약한 회복세가 탈선 위험에 처해 있는 만큼 지금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책 대안의 폭도 이전보다 좁아졌다”며 “그러나 회복을 위한 방안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라가드르 총재가 유럽 은행의 재무건전성 위기를 지적하며 즉각적인 행동을 촉구한 것에 대해 유럽 은행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2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유럽의 중앙은행장들이 과다한 정부부채와 재정 적자를 해결하는 방안을 찾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상황에서 라가르드 총재가 직설적으로 유럽 은행의 자본 취약성을 걸고 넘어간 것은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이달 초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사한 특수부대(네이비실) 소속 존 투밀슨 대원(사진)의 장례식이 19일 고향 아이오와 주 록퍼드의 한 교회에서 열렸다.투밀슨 대원의 친구가 조사(弔詞)를 낭독하기 위해 단상 쪽으로 다가가자 개 한 마리가 그의 뒤를 따랐다. 개는 단상 앞에 놓인 관 앞에 멈추더니 한숨 섞인 작은 울음소리를 냈다. 개는 성조기에 쌓인 관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떠날 줄을 몰랐다. 장례식이 끝날 때까지 아예 드러누워 관을 지켰다.그 개는 투밀슨 대원의 애완견 ‘호크아이’였다. 투밀슨 대원은 평소 호크아이를 ‘아들’이라고 부를 정도로 사이가 각별했다. 이날 장례식장에 모인 1500명의 문상객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주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키며 경의를 표하는 애완견을 보며 눈시울을 적셨다고 MSNBC방송은 전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초대형 허리케인 ‘아이린’이 27일(현지 시간)과 28일 뉴욕 워싱턴 등 미국 동부 해안지역을 강타하면서 어린이 2명을 포함해 최소 12명이 사망하는 등 인명과 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메릴랜드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지역 300만 가구의 전력공급이 끊겼다. 뉴욕 역사상 처음으로 허리케인으로 인해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7일 뉴욕 뉴저지 버지니아 메릴랜드 노스캐롤라이나 뉴햄프셔 로드아일랜드 코네티컷 매사추세츠 등 9개 주에 연방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길고 긴 72시간이 될 것”이라면서 “수많은 가정이 피해를 볼 것이 명백하다”며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27일 새벽 내륙 지역에 상륙한 아이린은 최고 풍속이 시속 80마일(약 129km)로 전날의 100마일(약 161km)보다 약해지면서 3등급에서 1등급으로 낮아졌으며 28일 오전 9시경 열대성 폭풍(스톰)으로 그 세력이 약해졌다. 하지만 최대 300mm의 강우량과 7m의 해일을 동반해 동부지역 곳곳에서 산사태 침수 주택파손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강풍에 부러진 나무가 차량을 덮쳐 2명이 숨지는 등 이 지역에서만 5명이 목숨을 잃었다.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허리케인 북상 경로에 거주하는 주민 230여만 명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으며 18개 재해긴급대응팀을 피해 지역에 급파했다. 미 적십자사는 허리케인 북상 경로에 있는 6개 주에서 주민 1만3000여 명이 임시대피소로 피신했지만 대피소가 부족해 추가로 설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도 주 방위군 10만1000명을 긴급 구조 및 피해 복구에 투입하기로 했으며 현역 군인 6500명에게 출동 대기 명령을 내렸다. 존 F 케네디, 라가디아, 뉴어크 등 뉴욕 인근 공항은 모두 폐쇄됐다. 워싱턴 등 다른 지역 공항은 폐쇄되지는 않았지만 항공편이 잇따라 취소됐다. 항공사들은 28일까지 9000여 건의 운항 스케줄을 취소했다.26년 만에 허리케인 경보가 내려진 뉴욕 시에는 28일 오전 아이린이 상륙하면서 맨해튼 등 저지대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대중교통 운행 중단에 이어 맨해튼 남부, 퀸스, 브루클린 등 저지대 지역 주민들에 대한 강제 대피령이 내려지면서 차량이나 보행자를 찾기 어려웠다.뉴저지와 코네티컷 해안 지역에서 가동 중인 원전들은 강풍과 폭우로 발생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발전 용량을 낮췄다. 뉴저지 주에서는 전력회사 엑셀론이 운영하는 오이스터 크리크 원자력발전소가 잠정 폐쇄됐다.한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28일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이린으로 인해 미국 경제가 수백억 달러의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이린이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뉴욕에 이르는 동부 지역에 광범위한 홍수 피해와 시설물 파괴를 가져왔다며 이같이 추산했다.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패션잡지 보그의 애나 윈투어 편집장(62·사진)이 내년 대선을 앞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치자금 모금에 든든한 지원군으로 꼽히고 있다. 정치 전문 인터넷매체 폴리티코는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메릴 스트립이 연기했던 편집장 미란다의 실제 모델인 윈투어 편집장이 지난 1년 동안 오바마 대통령 정치자금을 50만 달러 이상 모았다고 27일 보도했다. 이는 윈투어 편집장이 2008년 대선 때 오바마 대통령을 위해 모금한 10만 달러의 5배에 가까운 실적이다. 현재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자금 모금 실적이 50만 달러를 넘어선 이들은 모두 27명. 정치 경제 연예계 저명인사들로 구성된 이른바 ‘27인 그룹’은 오바마 대통령 재선을 위한 정치자금 모금에 열중하고 있다. 이들은 참석자 1인당 3만 달러가 넘는 각종 행사와 파티를 열기도 한다. 제프리 카첸버그 드림웍스 영화사 대표, 존 코자인 전 뉴저지 주지사 등도 이 그룹에 포함돼 있다. 최근 포브스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69위로 선정한 윈투어 편집장은 2009년 백악관 산하 예술인문학위원회(CAH) 위원으로 임명되면서 정치무대로 활동 범위를 넓혀왔다. ‘27인 그룹’의 핵심 멤버로 떠오른 윈투어 편집장은 1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 때 백악관 만찬에 초청됐다. 그는 영화배우 귀네스 팰트로, 하비 와인스타인 미라맥스 영화사 대표, 패션디자이너 캘빈 클라인과 베라 왕 등이 참석한 모금 행사를 열기도 했다. 보수 진영은 2008년 대선 때 소액 정치자금을 모금했던 오바마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윈투어 편집장 같은 유명인을 활용해 거액의 정치자금을 모으는 데 열중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윈투어 편집장은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잡지에는 직접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9년 미셸 오바마 여사를 보그 표지모델로 실으면서도 별도의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리비아 정부군에서 활동하면서 비밀리에 반군을 지원하는 ‘이중 스파이(double agent)’들의 활약이 카다피 정권의 몰락에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WSJ는 지난 20년 동안 카다피 국가원수의 친위대에서 복무하며 개인 경호 업무를 총괄해온 마흐무드 벤 주마 장교가 반군 세력을 조직하고 연락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임무를 비밀리에 수행해 왔다고 밝혔다. 이집트 시민혁명은 거리로 쏟아져 나온 젊은층과 시민들이 주축이 됐다. 하지만 리비아에서는 정부군 사정에 밝은 벤 주마 장교 같은 군인들이 이중 스파이로 활약하며 반군 활동의 구심점 역할을 했기 때문에 비교적 적은 사상자를 내고 독재정권을 타도할 수 있었다는 것. 벤 주마 장교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카다피 정권에서 가장 폭압적인 기관의 책임자로 일했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반군 미행과 체포 명령을 내리는 것이 주요 업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다피 독재에 환멸을 느낀 그는 2월에는 반군 지도부와 협력하며 20여 개 구역별 세력을 규합해 정부군 공격 계획을 수립하고 과도국가위원회(NTC)와 연락체계를 구축하는 임무를 맡아왔다. 벤 주마 장교는 정부 측 보안 책임자로 반군 도청과 미행으로 얻은 정보를 역으로 반군에게 알려줘 반군이 정부군보다 한발 앞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가 정부군의 반군 색출 일정을 미리 알려줘 반군은 발각 위기를 수차례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달 초 그의 이중 스파이 역할은 발각됐으며 정부군이 그의 집에 들이닥치기 직전에 가까스로 도피에 성공했다. 그는 가족들을 튀니지로 도피시켰으며 자신은 리비아에 남아 숨어 지내다가 반군의 트리폴리 장악으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벤 주마 장교는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나처럼 정부군에서 활동하며 얻은 정보를 반군에게 알려주는 이중 스파이가 리비아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3일 오후 동부지역을 강타한 지진 소식을 듣고도 휴가지인 매사추세츠 주 마서스비니어드 섬에서 계속 골프를 즐긴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경기침체, 리비아 사태 등에도 불구하고 휴가를 떠난 것에 대한 비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지진 와중에 골프를 쳤다’는 것까지 더해져 보수진영의 공격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지인 3명과 함께 팜네크 골프클럽에서 게임을 시작한 지 몇 분 만에 지진이 발생했지만 대통령 일행은 계속 골프를 쳤다.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 등과의 지진 콘퍼런스콜(전화회의)이 열린 것은 지진 발생 1시간이 지난 오후 2시 50분경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클럽하우스로 들어가거나 별장으로 돌아가지 않고 필드에서 골프를 치던 중에 휴대전화로 짧은 전화회의를 했으며 이것을 끝낸 후에는 게임을 속개해 골프장에서 몇 시간 더 머물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존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지진이 발생한 지 4시간이나 지난 오후 7시경에야 “대통령은 골프를 치던 중에 지진을 느끼지 못했으며 계속 피해 상황을 보고받았다”고 해명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팻 서밋 미국 테네시대 여자농구팀 감독(59·여)은 지난해부터 자신의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경기 도중 타임아웃을 불러놓고는 왜 불렀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어떤 작전 지시를 내려야 할지 선수들 앞에서 얼버무린 적도 있었다. 아침에 훈련을 소집한 것을 까맣게 잊고 늦잠을 자기도 했다.올봄 대학농구 시즌이 끝난 후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한 서밋 감독은 치매 진단을 받았다. 미 대학농구계 최고 감독으로 통하는 그에게는 도저히 인정하고 싶지 않은 현실이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은 선수들을 통솔해야 하는 감독으로서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서밋 감독은 지난 37년 동안 테네시대 ‘레이디 볼스’ 여자농구팀을 이끌며 대학농구팀 남녀 감독을 통틀어 가장 많은 1078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미 대학농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NCAA 토너먼트에서 8번이나 우승컵을 차지했으며 2000년 농구 명예의 전당(Hall of Fame)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선수들의 학업에도 관심을 쏟아 그가 감독으로 재직하는 동안 모든 선수는 정규 학점을 이수해 학위를 받고 졸업했다.서밋 감독은 수개월의 고민 끝에 치매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로 했다. 그의 변호사는 “즉시 해고 사유가 될 수 있다”며 극구 말렸지만 그는 “평소 훌륭한 선수가 되기 전에 정직한 선수가 되라고 강조해 왔다”며 치매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아직 초기 단계이므로 계속 감독 직을 수행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여기에 지미 치크 테네시대 총장은 “당신은 지금도, 앞으로도 우리의 영원한 감독일 것”이라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감독직을 맡아 달라”고 화답했다. 선수들도 “감독님이 경기 때마다 우리에게 강조해온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치매와 싸우면서 직접 보여 달라”며 용기를 북돋워줬다. 앞으로 서밋 감독은 경기 중 작전 지시처럼 순발력이 필요한 업무는 코치에게 맡기고 총괄적인 작전 구상과 훈련 업무에 전념할 계획이다. 24일 서밋 감독의 스토리를 소개한 워싱턴포스트는 “그는 요즘 아침마다 큰 소리로 신문을 읽고 수학 문제를 풀며 저녁에는 몇 시간씩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면서 인지 기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이미 여러 채의 집을 소유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사진)가 태평양이 내려다보이는 캘리포니아 라졸라 지역에 있는 1200만 달러짜리 저택을 4배 가까이 늘리는 공사에 나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21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롬니 후보는 280m² 규모의 라졸라 저택을 1027m²로 4배 가까이 확장하기 위해 시 당국에 해안개발허가를 신청했다. 캘리포니아 해안에 인접한 주택은 확장 개축 공사를 할 때 해안선을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시 당국으로부터 해안개발허가를 받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로 많은 미국인이 고통받는 시점에서 롬니 후보가 주 거주지도 아닌 휴양용 별장을 크게 확장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가 출신으로 2억6400만 달러의 재산을 보유한 롬니 후보는 평소 “기업인도 사람이다.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찍어라”는 발언을 하는 등 재산가다운 면모를 보여 왔다. 롬니 후보는 라졸라 저택 외에 주 거주지인 보스턴에 저택이 있으며 뉴햄프셔 위니페서키 지역에도 휴가용 저택을 소유하고 있다. 매사추세츠 주 벨먼트에 있는 350만 달러짜리 저택과 유타 주 스키 휴양지 파크시티에 있는 525만 달러짜리 저택은 이미 2010년 처분했다. 2008년 공화당 경선에서 롬니 후보를 제쳤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당시 “나도 내가 집을 몇 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해서 따가운 눈총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매케인 의원은 7채의 저택을 보유하고 있었다. 롬니 후보는 당시 매케인 후보가 주택 다수 보유 문제로 비난을 받는 것을 보고 조용히 벨먼트와 파크시티 저택을 처분했다. 롬니 후보는 다발성경화증을 앓고 있는 부인이 태평양의 신선한 공기를 마실 필요가 있다며 과거 모린 오코너 샌디에이고 시장과 밥 피터슨 잭인더박스 패스트푸드 체인 사장 등이 살았던 라졸라 저택을 3년 전에 구입했다. 저택 확장 공사에 대한 비난이 일자 “샌디에이고에 사는 두 아들 가족이 놀러왔을 때 집이 너무 작아 늘리려는 것”이라며 “개발허가를 받고 대선이 끝날 때까지는 확장 공사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어릴 적 할아버지로부터 제2차 세계대전 참전 무용담을 듣고 자란 캘리포니아 노스리지의 교사 키스 놀런 씨(29·사진)는 오랫동안 군 생활을 동경해왔다. 그러나 그에게는 문제가 있었다. 귀가 들리지 않는 청각장애인이었던 것. 그는 지난 10년 동안 끈질긴 도전 끝에 학군장교(ROTC) 과정까지 이수했으나 청각장애를 이유로 임관이 무산되자 좌절하지 않고 또다시 입대를 위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놀런 씨는 ROTC 과정에 들어가기도 쉽지 않았다. 10년 동안 계속 문을 두드리자 노스리지 캘리포니아대 ROTC 학군단장은 청각장애 수화자를 대동한다는 조건으로 그를 받아들였다. 놀런 씨는 오전 5시에 훈련장에 도착하고 군과학 과목에서 만점을 받는 등 훌륭한 성적으로 ROTC 과정을 이수했다. 그러나 올 5월 동기생들은 모두 임관했지만 그는 청각검사에서 탈락해 임관하지 못했다. 청각장애를 가졌지만 매사추세츠 주 노샘프턴 시의원까지 지낸 아버지로부터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얘기를 들으며 자란 놀런 씨는 좌절하지 않고 헨리 왁스먼 하원의원(캘리포니아·민주당)에게 자신의 사연을 담은 편지를 보냈다. 그가 페이스북에 개설한 ‘놀런을 임관시켜라’ 페이지에는 2000명이 지지를 보내고 있다. 놀런 씨는 “지난해 이스라엘에 가서 현역 군인으로 근무하고 있는 청각장애인 10명을 만나봤다”며 “청각장애인은 꼭 전투병이 아니더라도 정보업무를 담당하거나 전투견을 훈련시키는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육군에 따르면 전투로 시각이나 사지를 잃었거나 머리에 심한 상처를 입은 후에 재활훈련을 받고 다시 복무하는 인원은 300여 명이나 되며 이 중 일부는 다시 전투에 투입되기도 한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책과 골프로 달콤한 휴식에 빠지다.’ 18일부터 열흘간의 휴가 일정에 들어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독서와 골프로 시간을 보내며 모처럼 망중한(忙中閑)을 즐기고 있다. 매사추세츠 주 마서스비니어드 섬 칠마크 지역의 블루헤론 농장에 짐을 푼 오바마 대통령은 19일 서점에 들러 책을 고르고 인근 골프장을 찾는 것으로 휴가 일정을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휴가 기간에 주로 소설책을 읽으며 머리를 식힐 것으로 보인다. 폴리티코는 “대통령이 읽을 책 5권 중에서 4권이 소설책”이라며 “전임 대통령들에 비해 오바마 대통령은 부담 없는 소설책을 선호하는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를 배경으로 한 예술가가 학창 시절 범죄사건을 추적해가는 이야기를 그린 워드 저스트의 ‘로댕의 데뷔탕트(Rodin's Debutante)’와 루이지애나를 배경으로 한 대니얼 우드렐의 범죄소설 ‘베이유 3부작(Bayou Trilogy)’ 등 2권을 골랐으며 에이브러햄 버기스의 ‘커팅 포 스톤(Cutting for Stone)’, 데이비드 그로스먼의 ‘땅 끝으로(To the End of the Land)’, 이사벨 윌커슨의 ‘다른 태양의 온기(The Warmth of Other Suns)’ 등 3권을 백악관에서 챙겨 왔다. 그러나 경제위기 와중에서 워싱턴을 비우는 것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리비아 사태를 보고받고 휴가에 동행한 국가안보 및 경제 보좌관들에게서 브리핑을 받는 등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의 휴가는 인구 800명의 작은 도시 칠마크 주민들에게 변화를 몰고 왔다고 전했다.백악관이 이동기지국 설치… 소설과 골프 즐기며 망중한 숲에 둘러싸여 평소 휴대전화가 거의 작동되지 않던 칠마크에서는 이달 초 백악관이 대통령과의 통화체계 구축을 위해 고성능 휴대용 이동전화 기지국 2곳을 설치하면서 갑자기 휴대전화 연결이 완벽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 모처럼 휴대전화의 편리함을 만끽하고 있는 칠마크 주민들은 대통령 휴가가 끝나면 기지국이 폐쇄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법무부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내린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S&P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채권에 우량 신용등급을 남발해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했다는 혐의가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S&P가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하기 전부터 조사가 시작됐지만 조사 내용이 3년 이상 전의 일이어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용등급 하락에 대한 보복수사로 비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S&P와 무디스, 피치 등 3대 신용평가사의 등급산정 과정에서 불법 부정행위가 있었는지를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S&P 사내에서 등급산정을 담당하는 부서의 애널리스트는 모기지 채권의 위험도를 감안해 낮은 등급을 주려 했는데도 영업부서에선 이를 무시하고 고의로 등급을 높여준 사례가 있었는지가 조사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무디스와 피치도 같은 혐의로 조사받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법무부는 S&P의 전직 고위 간부들을 상대로 집중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법무부는 S&P의 고유 업무 영역인 채권이나 국가의 등급산정 자체를 문제 삼을 순 없지만 평가작업 과정에서 부당거래 등 범법 행위가 있었는지를 가려낼 계획이다. 에드 스위니 S&P 대변인은 “정부의 협조 요청에 응할 것이고 전현직 직원들이 증언하는 것도 막지 않겠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신용평가사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처럼 리스크가 높은 파생금융 상품에 우량 등급을 남발한 것은 이들의 수익구조와 관련이 깊다. 신용평가사는 채권의 신용을 평가하면서 동시에 피평가자인 채권 발행기관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고객을 유치해 수익을 올려야 하는 평가사로선 비록 위험도가 높아도 후한 등급을 줄 수밖에 없다. 거듭 낮은 등급을 받으면 평가 의뢰를 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8년 미국 의회 금융위기 청문회 자료에 따르면 무디스의 한 평가담당 직원은 내부 임원에게 보낸 e메일에서 “매출을 위해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고 고백했다. 신용도가 낮은 것을 알고도 높은 신용등급을 줬다는 뜻이다. 법무부의 S&P 조사 결과에 따라 투자기관이 신용평가사에서 매긴 등급에 지나치게 의존해 투자하는 관행에 변화가 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신용평가사 비리 혐의가 입증된다면 이들의 사업모델이 완전히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40% 아래로 떨어졌다. 여론조사업체 갤럽은 미국의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오바마 대통령의 업무수행 지지율이 39%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54%였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올 6월 오사마 빈라덴 사살 직후 53%까지 올랐다 하락으로 반전했고 정부부채 협상 과정에서 40%대 초반에 머물더니 결국 40% 이하까지 떨어진 것이다. 프랭크 뉴포트 갤럽 조사국장은 “부채협상 과정에서 보여준 정치권의 비타협적 태도,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 아이오와 스트로폴(비공식 예비투표) 등으로 공화당에 집중된 관심 등이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지지율 회복을 위해 생산현장을 찾아다니며 경제회복 메시지에 주력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은 15일부터 사흘간 아이오와를 비롯한 중서부 지역 버스투어에 나서며 본격적인 대선 모드로 전환한다.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이 오바마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도 경제정책의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경제팀이 없는 것이 오바마 행정부의 가장 큰 고민이라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14일 분석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1일 미국 워싱턴DC 허름한 주택에서 한 노인의 시신이 발견됐다. 시어도릭 제임스라는 이름의 71세의 노인은 최근 섭씨 45도를 넘나드는 더위에 열사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신은 주민의 신고로 사망 이틀 후에야 발견됐다. 소방대원들이 문을 부수고 들어갔을 때 집 안은 쥐들이 돌아다닐 정도로 쓰레기 더미가 가득했다. 물과 전기는 끊어진 지 오래였다. 아무도 돌보지 않는 독거노인의 쓸쓸한 죽음이었다. 14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제임스 씨는 지난 50년 동안 미국 대통령의 책상에 오르는 서류들을 정리하고 분류하는 업무를 담당했던 전직 백악관 직원이었다. 1960년대 초 존 F 케네디 대통령에서부터 2000년대 말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10명의 대통령을 보좌했다. 워터게이트, 베트남전, 이란콘트라, 9·11테러 등 미국 역사의 주요 사건에 관련된 메모, 편지, 법안, 인준 서류 등이 그의 손을 거쳐 대통령 책상에 전달됐다. 그는 백악관 산하 기록관리국(ORM)에서 핵심 업무를 담당하는 분류 섹션(classification section)의 책임자까지 올랐으며 기밀서류 취급 허가권도 갖고 있었다. 전직 동료들은 그를 “대통령에게나 청소부에게나 똑같이 깍듯하게 예의를 지켰던 훌륭한 성품의 소유자”라고 기억했다. 그러나 2006년부터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업무에 소홀해지기 시작했고 2009년 백악관의 권유로 사직했다. 정신질환은 점점 심해졌지만 평생을 독신으로 지낸 그를 돌봐줄 사람은 없었다. 그는 사회복지사들의 도움도 거절했다. 미시시피에 사는 형제들은 당국에 수십 차례 편지를 보내 의료 서비스를 요청했지만 담당 부서로부터 ‘본인 동의가 없으면 의료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답변만이 돌아왔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가장 공화당다운 정책을 펴는 정치인’으로 불리면서 내년도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전의 강력한 잠룡으로 꼽혀온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사진)가 13일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페리 주지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해고장을 줘야 한다”면서 “미국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 대통령이 필요하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그동안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는데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과 함께 3자 구도를 형성할 정도로 대중적 인기를 누려왔다.다른 공화당 후보들뿐만 아니라 오바마 대통령도 페리 주지사의 경선 출마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공군 조종사 출신의 페리 주지사는 1998년 텍사스 부지사에 당선된 후 2000년 조지 W 부시 당시 주지사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공석이 된 주지사직을 승계한 뒤 2002년부터 현재까지 3선에 성공했다.페리 주지사 취임 후 텍사스는 미국 주(州)들 사이에서 세금 징수율 46위, 교육지출 47위에 머물 정도로 ‘작은 정부’ 정책을 추구해왔다. 친기업 정책에 힘입어 기업들의 오염물질 방출이 가장 많은 주가 됐다. 노조 가입률도 가장 낮으며 직장 의보 가입률도 바닥권이다. 교육 의료 등 정부지출에 인색하다 보니 학교 자퇴율, 10대 임신율, 노인 질환율 등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주 대규모 기도회를 주도해 정교 분리자로들로부터 큰 항의를 받는가 하면 산책 갈 때도 총을 들고 다닐 정도로 열렬한 총기소지 지지자이기도 하다. 그가 취임한 이래 텍사스는 미국 내에서 가장 높은 사형 집행률을 기록하고 있다.하지만 지난 2년 동안 미국에서 새로 생긴 일자리의 30%가 텍사스에서 생겼을 정도로 고용 창출 실적이 탁월하다.워싱턴포스트는 “페리 주지사의 정책은 공화당의 가장 이상적인 정책 모델로 평가받아왔다”며 “오바마 대통령 측이 가장 주시하고 있는 공화당 후보”라고 전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아프가니스탄에서 작전 중 탈레반의 로켓포 공격을 받아 숨진 미군 30명의 유해 귀환식 장면을 촬영해 공개한 미국 백악관이 국방부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문제의 사진은 9일 시신을 싣고 미 델라웨어 도버 공군기지에 도착한 수송기 C-17을 향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 등이 거수경례를 하는 장면이다. 이 사진은 오바마 대통령을 수행한 백악관 전속 사진사가 촬영했다. 그러자 미 국방부가 촬영 불가 방침을 어기고 백악관이 사진을 찍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국방부는 전몰장병 귀환식 사진을 찍을 때는 유족들의 사전 허락을 받도록 하고 있다. 고인의 유해가 담긴 관 등을 촬영할 경우 유족들에게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날도 국방부는 30명의 전사 장병 유족들에게 일일이 의사를 확인했고 절반이 넘는 전사자 19명의 유족들이 촬영에 반대하자 언론에 촬영 불가 방침을 내렸다. 국방부는 전몰장병 귀환식 사진 촬영을 전면 금지하다 2009년부터 가족의 허락을 받은 경우에 한해 허용하고 있다. 국방부의 항의에 대해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관이 사진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대한 신경을 썼다”며 “미국 국민들이 엄숙하고 역사적인 사건을 기억할 수 있도록 사진을 찍어 공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미국은 전몰장병 귀환식에 철저하고 꼼꼼하게 최고의 예우를 갖춘다. 대통령은 만사를 제치고 달려가 몇 시간씩 자리를 지킨다.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의 장면을 대통령전속 사진사가 촬영하는 것은 사실 전혀 문제가 될 게 없는 일이다. 더구나 백악관 사진사는 전몰장병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관이 사진에 나오지 않게 나름대로 세심히 신경을 썼다. 그럼에도 국방부가 최고 권부인 백악관을 향해 호된 비판을 퍼붓는 모습을 보며 어쩌면 이것이 미국의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미국이 전몰장병 귀환식을 ‘고결한 운송식(dignified transfer)’이라고 부르는지도 실감할 수 있었다.정미경 워싱턴 특파원 mickey@donga.com}

활발한 자선활동을 벌이는 월가의 거물 투자자 소지 소로스(81)가 아파트를 안 사줬다는 이유로 53세 연하의 옛 여자친구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소로스와 5년 동안 사귀다 최근 헤어진 여자친구 아드리아나 페레이르(28)는 11일 뉴욕 맨해튼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소로스가 200만 달러(약 21억 원)를 호가하는 뉴욕의 고급 아파트를 사주겠다고 두 번이나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으며 자신에게 폭력을 휘둘렀다고 주장했다. 브라질 드라마계의 유명 스타인 페레이르는 사기, 폭행, 구타, 이로 인한 정신적 고통 등을 들어 소로스에게 1000만 달러(약 107억 원) 상당의 손해 배상을 청구했다. 소장에 따르면 소로스는 지난해 1월 페레이르에게 자신의 집에서 가까운 곳에 아파트를 사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페레이르는 소로스가 다른 여자친구에게 아파트를 줬으며 이로 인해 말다툼을 벌이다 자신의 뺨을 때리고 목을 졸랐다고 주장했다. 이후 소로스와 페레이르는 화해하고 휴가를 떠났는데 이때도 소로스는 아파트를 사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는 것. 소로스 측 변호인은 “소로스와 페레이르는 장래를 약속한 사이도 아니며 이번 소송은 자산가인 소로스로부터 돈을 뜯어내려는 수작이므로 기각돼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경찰조사 결과 이미 소로스에게 폭행 혐의가 없음이 밝혀졌다고도 덧붙였다. 145억 달러의 재산을 보유한 소로스는 지난해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에 1억 달러를 기부하는 등 활발한 자선활동을 벌여왔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대통령 선거의 리트머스시험지인 아이오와의 민심이 이번 주말 처음으로 드러난다.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돼 경제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 대선의 공화당 예비 후보들이 11일(현지 시간) 한자리에 모여 토론을 벌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린 것은 민주당과 공화당 간의 정파싸움으로 부채 상한 증액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정치리더십의 한계를 노출한 것이 주요 원인이어서 이번에 모이는 공화당 대권후보들이 어떤 설명과 개선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특히 공화당 내 ‘티파티’ 의원들이 최근 악화된 여론에 어떻게 반응할지도 관심사다. 토론회는 11일 오후 7시 아이오와 주 대학도시 에임스에 있는 아이오와주립대에서 막을 연다. 공화당 대선주자 8명이 참가하는 이날 토론은 폭스 뉴스가 주관한다. 이어 13일에는 공화당의 전통 행사인 ‘에임스 스트로폴(비공식 예비투표)’이 개최된다. 예비투표 결과는 내년 대선 전초전으로 공화당 예비후보들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임스 스트로폴을 하루 앞둔 12일에는 예비후보들이 대선을 앞두고 정견을 발표하는 무대가 펼쳐진다. 아이오와 주에서 11일부터 13일까지 공화당의 정치행사가 잇따르면서 디모인과 에임스 등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지역은 정치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내외신 기자 800여 명이 모였다. 대선 예비후보들은 토론과 정견발표 및 스트로폴을 통해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아이오와 출신의 미셸 바크먼 하원 의원(미네소타)은 고향에서 벌어지는 스트로폴에서 1위로 올라서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최근 인기 상승세에 힘입어 아이오와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포석이다.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타깃으로 경제 실정을 집중 부각시키면서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하는 전략을 갖고 있다. 이미 대세가 굳어진 만큼 공화당 내에서의 경쟁보다는 오바마 대통령만이 자신의 상대가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국 버스투어를 중단한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토론회에는 참가하지 않지만 12일 이곳에 와 버스투어를 재개하면서 유권자들과 만나기로 했다.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는 13일 출마선언을 하고 14일부터 아이오와 주 워털루를 방문할 계획을 갖고 있다. 존 헌츠먼 전 주중대사와 팀 폴렌티 전 미네소타 주지사, 론 폴 텍사스 주 하원의원도 일전을 벼르고 있다. 이번 토론회는 6월 뉴햄프셔에 이어 두 번째 공화당 대선주자 토론회이지만 내년 2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리는 아이오와에서 개최된다는 점에서 대선주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1차 토론회 때 불참한 헌츠먼 전 주중대사는 이번이 데뷔전이어서 유권자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길 계획이다. 미국 언론들은 토론회 이틀 뒤인 13일 실시되는 에임스 여론조사 결과가 초기 공화당 대선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번 토론회는 국가 신용등급 하락 사태의 와중에 열리기 때문에 예비후보들이 오바마 정권에 대한 날선 비판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에임스·디모인=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 미국 대통령 선거 일정 ::○ 2012년2월: 아이오와 코커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 22개 주 코커스 및 프라이머리(슈퍼화요일·양당 대통령 후보 사실상 결정)6월: 양당 예비선거 종료8∼9월: 민주당 및 공화당 전당대회(대선 후보 확정)11월: 대선 본선거(유권자들이 지지 후보가 속한 정당의 선거인단 선출. 사실상 대통령 선거일)12월: 선거인단 투표(선거인단의 대통령 선출)○ 2013년 1월: 대통령 선포 및 취임}

‘오바마는 불운을 몰고 다니나?’ 부채 협상 지연, 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악재에 시달려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의 일상에서 사소한 불운들까지 겹쳐 일어나고 있다.10일 정치 전문 인터넷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이 이달 말 여름휴가를 보낼 매사추세츠 주 마서스비니어드 섬의 블루헤런 별장에 9일 화재가 발생했다. 현재 별장을 사용 중인 세입자가 사용하던 야외 가스 그릴이 완전히 꺼지지 않아 바깥쪽 벽에 불이 옮겨 붙었다. 소방차가 출동해 불은 몇 분 만에 진화됐다. 이 별장은 여름휴가 때마다 오바마 대통령 가족이 찾는 곳으로 수영장, 농구 코트, 개인 해변 등을 갖추고 있다.경제 불안 와중에 대통령이 휴가를 떠난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휴가지에 불까지 나자 ‘불운이 대통령을 따라 다닌다’는 속설이 다시 입증됐다고 폴리티코는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크고 작은 사고를 몰고 다녀 ‘불운의 사나이’라는 별명이 있었다. 올 4월에는 그가 즐겨 찾는 앤드루스 공군기지 골프 코스에 토네이도가 습격하고 벼락이 떨어졌다. 2009년에는 애용하는 텔레프롬프터(자막기)가 연설 도중 바닥에 떨어져 박살이 나면서 연설이 중단됐다.올 6월 오하이오 주 톨레도 방문 때 한 레스토랑에 들러 “요즘 경제가 회복되면서 이런 작은 가게들도 장사가 잘되고 있다”고 한껏 치켜세웠으나 그 레스토랑은 일주일 후에 경영난을 못 이겨 문을 닫았다. 또 지난해 슈퍼볼 게임을 앞두고는 인디애나폴리스 콜츠가 뉴올리언스 세인츠를 이길 것이라고 장담했으나 콜츠가 패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칭찬하면 일이 안 풀리는 ‘오바마의 저주’가 작용한다는 농담까지 생겼다.계속되는 불운이 ‘물 건배’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술 대신 물로 건배하면 불운이 따른다는 미국 속설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대통령은 만찬 등 공식행사에서 물로 잔을 가득 채워 건배하는 습관을 고수하고 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