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아프간戰서 300억달러 낭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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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계약 실태 조사위원회… 부실계획-관리소홀 등 지적

미국이 지난 10년 동안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수행하면서 지출한 비용(전비·戰費) 가운데 관리 소홀 등으로 낭비된 비용이 무려 300억 달러(32조2000억 원 상당)에 이르며 이는 전비 6달러당 1달러가 허비된 것이라고 ‘이라크·아프간 전쟁수행을 위한 사업계약 실태 조사위원회(CWCIA)’가 29일 밝혔다.

크리스토퍼 셰이스와 마이클 티볼트 CWCIA 공동위원장은 보고서 발표에 앞서 이날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을 통해 “사전계획 부실, 계약조건 임의변경, 부적절한 경쟁 입찰, 적정 수준 이하의 용역업체 관리, 유관기관 간 조정 부재 등으로 인해 이라크·아프간전쟁에서 수백억 달러의 국민 세금이 낭비됐다”고 밝혔다. 또 “이들의 부실한 전비 집행은 미국 정부와 용역업체 모두의 책임이며 세금 낭비와 함께 해당국에서 부패를 유발하고 해외에서 미국의 입지와 영향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8명으로 구성된 CWCIA 위원회의 조사 결과 보고서는 31일 의회에 정식 제출될 예정이다.

예컨대 이라크 요청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미국은 이라크에 교도소를 짓는데 400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했으며 결과적으로 교도소는 중도에 건설을 포기했다. 또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발전소를 건설하는 데 3억 달러를 투입했지만 아프간 정부는 추가 자금과 발전소 운영에 필요한 전문기술을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해 이것도 중도 포기됐다.

이 보고서는 특히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활동하는 용역업체 관리 소홀이 심각한 수준”이라고도 지적했다. 두 전쟁에 관련된 용역업체 직원은 최대 26만 명을 넘어서 현지 주둔 미군보다 많은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용역업체 선정 과정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지 못하고 현지 하청업체 관리가 미국 관련법에 적용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때때로 전투 상황으로까지 악화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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