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형

이세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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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이세형 국제부장입니다. 카이로특파원, 카타르 아랍센터 방문연구원을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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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1-08~2026-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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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20 ‘경주 환율합의’ 이후]서울회의 성공 이어지려면

    “이솝우화에 알이 깨지기 전에 병아리를 세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이제 겨우 큰 산을 하나 넘은 심정이다. 아직도 수심과 강폭도 예상 못할 큰 강이 남아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22∼23일 경북 경주시 힐튼호텔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때 ‘환율 전쟁’과 ‘국제통화기금(IMF) 지분 개혁’에 대한 답을 찾았지만 이것이 곧바로 다음 달 11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5차 G20 정상회의의 성공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정부 안팎에서도 경주에서 합의된 내용은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고 서울 정상회의 때 실제 성과가 나오고 마무리되려면 극복해야 할 장해물이 아직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 많다. ○ 만만치 않은 합의 내용 구체화 작업 지금 당장 한국에게 주어진 가장 큰 숙제는 경주에서 발표된 성명서(코뮈니케)에 담긴 합의사항들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경주에서 발표된 내용들 중 상당수는 좋게 말해 ‘큰 틀에서의 합의’일 뿐 현실적으로는 여전히 ‘모호한 합의’이다. 환율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중재 카드로 한국이 활용한 ‘경상수지 목표제’만 하더라도 구체성이 부족하다. ‘과도한 대외불균형을 줄이고 경상수지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대목에서 ‘지속 가능한 수준’과 ‘과도한 대외불균형’이 정확히 어떤 상황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언급은 없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아직까지 각국 간에 구체적으로 합의된 게 없고 논의 과정에서 언제든지 바뀔 여지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경상수지 목표제를 시행하는 데 필요한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절차가 시작된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경상수지 흑자와 적자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몇 %로 할 것이냐는 부분에서 각국이 격렬하게 대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일단 서울회의 전까지 각 회원국으로부터 ‘우리는 몇 %까지 감내할 수 있다’는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며 “그 국가별 편차가 너무 크지 않아야 가이드라인에 대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환율 문제와 관련된 합의도 모호하다. ‘시장 결정 환율제도로 이행하고 경쟁적인 통화 절하를 자제한다. 선진국(기축통화국 포함)은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과 무질서한 움직임을 경계한다’는 원론적인 내용뿐이다. 한두 국가가 합의 내용을 무시하기 시작하면 다른 나라들도 다시 ‘환율 전쟁’에 뛰어드는 건 시간문제다.○ 서운해하는 나라들 잘 챙겨야 각종 합의 과정에서 ‘서운한 감정’을 느끼는 나라들을 설득하는 것도 중요하다. 경주에서 발표된 IMF 지분 개혁에 따르면 유럽은 최대 피해자다. 신흥국으로 이전되는 IMF 지분 6%의 상당 부분이 유럽 국가들의 지분이며 이사회 이사 자리도 2개나 잃기 때문이다. 전체 합의가 이루어진 내용만 코뮈니케에 담길 수 있는 G20 회의의 특성상 ‘뿔난’ 유럽 국가들이 다른 안건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G20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의장국으로서 성과를 내려면 최대한 많은 나라의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서울 정상회의에는 막바지 조율 작업이 필요한 안건이 많아 각 나라를 대상으로 한 설득 작업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 2010-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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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G20 히든카드는 ‘녹색성장’

    정부는 다음 달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녹색성장’을 주요 의제 중 하나로 제시하기로 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또 사공일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장이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부 장관에 이어 중국을 이날 비공개 방문하는 등 서울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한국 미국 중국 간의 사전 정지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정부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의 장관급 자문기구인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 등에서 “서울 정상회의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공동 대처’ 차원을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 이슈’를 논의하는 첫 회의인 만큼 한국의 녹색성장 추진 경험은 좋은 의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확인했다. 녹색성장을 선진국과 신흥 개도국의 동반 성장을 이끌 장기과제 중 하나로 의제화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고 복수의 정부 당국자가 전했다. 또 정부는 ‘경주 성명서(코뮈니케)’의 핵심 내용에 대한 중국의 적극적 협력이 서울 정상회의 성공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하고 남은 기간 중국과의 양자 협의를 강화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공일 G20 준비위원장이 핵심 실무진을 모두 데리고 2박 3일(25∼27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공 위원장은 방중 기간 중국의 경제담당 왕치산(王岐山) 국무원 부총리와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0-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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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20 재무장관 ‘경주 대타협’]코리아 이니셔티브는

    코리아 이니셔티브인 글로벌 금융안전망과 개발 이슈는 일단 순항했다. 이미 IMF는 글로벌 금융안전망 강화 차원에서 대출제도를 개선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이번 회의에서 재무장관들은 IMF 대출제도와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 같은 지역의 공동기금을 연계하는 방안을 포함해 금융안전망 구축을 위한 추가 작업을 IMF에 지시했다. 개발 이슈도 실무그룹에서 향후 수년간의 행동 계획을 작성해 G20 서울 정상회의 때 보고하기로 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안전망과 개발 이슈는 환율과 IMF 지분 개혁에 묻혀 회의장 안팎에서 모두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인기 의제가 아닌 것이다. 한국이 의장국에서 물러나면 두 의제는 G20 의제로서 무게감을 급격히 잃어버릴 소지가 크다. 외교통상부 고위 관계자는 “개도국 개발은 이미 G7, G8, 국제기구 등에서 오랜 기간 다뤄온 주제라 기존의 방식과 뚜렷한 차별점이나 성과가 G20에서 나타나지 않으면 주요 의제에서 밀려나기 쉽다”며 “G20 서울 정상회의 때 최대한 구체적이고 차별화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는 G20 서울 정상회의의 주제의 폭을 넓히는 작업도 이루어졌다. 참가국들은 △빈곤층과 중소기업의 금융서비스 접근성 △금융 소외계층 포용을 위한 조정 △화석연료 보조금 합리화 상황 등을 서울 정상회의에서 점검하기로 했다.경주=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0-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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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20 재무장관 ‘경주 대타협’]가이트너 美 재무장관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23일 “선진국이든 개발도상국이든 우리는 여전히 매우 실질적인 경제 문제들에 직면해 있다”며 “이번 회의의 가장 중요한 성취는 앞으로 지나친 무역 불균형을 억제하는 협력체계에 대한 합의를 이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이날 경주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직후 경주 현대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과 별도의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소감을 밝히고 “각국의 경상수지를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키로 합의한 것은 상당히 실용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G20 국가들은 환율정책에 더욱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는 점에도 동의했다. 또 이런 합의를 실질적으로 집행할 때 국제통화기금(IMF)에 더 큰 역할을 맡겨야 한다는 데도 이견이 없었다”고 전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이번 회의의 또 다른 쟁점이던 ‘IMF 쿼터 개혁’이 큰 진전을 보인 것에 “IMF 내에서 신흥 국가들 목소리를 더 크게 할 것”이라며 “IMF 이사회의 2개 자리를 양보하면서 이번 개혁을 이끌어낸 유럽 국가들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주 회의 직전까지 환율 전쟁의 날선 공방을 거듭해왔던 중국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칭찬성 발언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가이트너 장관은 “중국이 이번 회의에서 (합의안 도출에) 반대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중국도 다른 회원국과 마찬가지로 건설적이고 실용적인 대화에 참여해 국제공조에 적극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은 실제로 본격적으로 야심에 찬 국내 개혁에 나서 내수 진작을 추진한다. 중국도 예전처럼 수출 주도의 성장에 의존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위안화 절상 속도를 시장 움직임을 반영해 빠르게 이끌고 있고 그런 진전이 계속되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은 강한 달러를 지지하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며 “미국도 기축통화국으로 글로벌 금융안정에 특별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말해 미국의 책임감도 피력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끝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경주까지 직접 내려와 줘서 영광이었고, 의장국 한국의 역할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회의 직후 미중 양자 협의를 위해 중국으로 출국했다. 경주=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0-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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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율 전쟁 불길 잡혔다…G20 시장결정 환율제 이행 합의

    타오르던 환율 전쟁의 불길이 잡혔다. 22일부터 1박 2일 동안 경북 경주시 힐튼호텔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참석한 52명의 세계 경제수장들은 시장 시장 결정적인 환율제도(market determined exchange rate system)로 이행할 것을 약속해 환율 갈등에 대해 큰 폭의 진전을 이뤘다. 또 국제통화기금(IMF) 지분 이전을 6%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하고, 경상수지 규모에 대한 예시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했다. 경제수장들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서(코뮈니케)를 23일 발표하고 회의를 끝냈다. G20 재무장관들은 환율 갈등과 관련해 성명서에 "시장결정적인 환율제도로 이행하고 경쟁적인 통화 절하를 자제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6월 캐나다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시장 지향적인 환율제도(market oriented exchange rate system)에 합의했던 것을 이번에 시정 결정적인 환율제도로 강화했다"며 "이는 환율을 결정할 때 시장의 역할이 더욱 강조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환율 논쟁은 이제 종식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20개국 재무장관이 이번 성명서에 합의함에 따라 중국의 위안화는 시장 요구를 반영해 점진적으로 절상될 것으로 보인다. 또 '경쟁적인 통화 절하를 자제한다'는 합의에 따라 공개적으로 엔화 가치 절하를 선언한 일본도 엔화 절하를 위한 개입을 자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IMF 지분 개혁은 경제 규모에 비해 쿼터가 많은 선진국 진영이 과소 대표되고 있는 신흥.개도국에 2012년 연차총회시까지 6% 이상 이전하는 작업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 이전 규모인 5% 이상보다 1%포인트 상향된 것이다. 늘어난 IMF 쿼터를 어느 국가에 얼마만큼을 넘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쿼터 이전의 최대 수혜국은 중국으로 현재 6위에서 높게는 2위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혹은 적자 비율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자는 '경상수지 목표제'와 관련해 재무장관들은 "향후 합의할 예시적인 가이드라인에 따라 큰 폭의 불균형이 지속된다고 평가될 경우 불균형의 원인들을 평가한다"고 합의했다. 미국은 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을 4%로 제안했지만 일부 국가의 반발에 따라 구체적인 수치는 향후 마련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경상수지 목표제는 애초 한국의 아이디어였고 이를 미국이 공식적으로 제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G20 재무장관은 또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종합 행동 계획을 서울 정상회의에 제출키로 했으며, 금융규제 개혁의 경우 바젤위원회에서 마련한 새로운 은행 자본 유동성 체계를 환영하고 이행 과정 등을 서울 정상회의에서 다루기로 했다. G20은 '코리아 이니셔티브'의 핵심인 글로벌 금융안전망과 관련해 탄력대출제도(FCL) 등 최근의 IMF 제도 개선을 환영하면서 추가 개선 작업을 IMF에 지시했다. 개발 이슈에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G20 개발 워킹그룹의 다년간 행동계획을 기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밖에 G20은 금융소외계층 포용을 위한 글로벌 조정 체계가 필요함에 합의했으며, 화석연료 보조금 합리화와 및 에너지 시장 투명성 등의 진전 상황을 서울 정상회의에서 점검하기로 했다.경주=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이세형기자 turtle@donga.com}

    • 2010-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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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20 재무장관 경주회의]신라의 달밤도 다 못식힌 환율 열기

    ‘신라의 달밤’도 환율전쟁의 열기를 다 식히지는 못했다. 경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은 22일 환율 문제로 어느 때보다 격렬한 토론을 벌인 뒤 오후 7시부터 경북 경주시 인왕동에 있는 ‘안압지(雁鴨池)’에서 업무만찬을 가졌다. 구름 사이를 오가는 보름달이 만찬장을 비추자 참석자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회의장인 경주 힐튼호텔에서 9km 떨어진 안압지는 674년 신라 문무왕이 만든 정원으로 왕실에서 귀하게 여기는 새, 짐승, 화초 등을 기르던 곳. 정부가 “쌀쌀해진 날씨 때문에 참석자들이 추위를 느낄 것”이란 우려에도 불구하고 ‘안압지 만찬’을 강행한 것은 신라 천년 고도(古都)인 경주의 문화를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실린 것이다. 이날 안압지 입구에는 신라군 복장을 한 50여 명의 대학생이 참석자들이 입장할 때마다 ‘충의(忠義)’를 외쳤다. 또 만찬장까지 이동하는 길에는 대나무 기둥에 400여 개의 청사초롱을 달았다. 식탁과 무대 주변에는 십장생도(十長生圖)에 나오는 동물인 거북, 사슴, 학 모양으로 만든 20여 개의 대형 한지등(韓紙燈)을 설치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참석자들에게 “십장생도에 나오는 동물들이 장수하는 것처럼 G20 회의도 1000년 이상 지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안압지가 1000년의 역사를 지닌 곳”이란 김 총재의 설명을 듣고 “정말이냐”며 깜짝 놀란 표정을 짓기도 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늘(22일) 회의에서 우리의 확고한 정책 공조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내일(23일) 회의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고 이를 토대로 서울 정상회의가 성공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캐나다 중앙은행의 존 머리 부총재도 “시작이 좋다. 잘될 것이다(Good start. It will be good)”라고 말했다.이날 만찬장 자리 배치는 환율전쟁 해법 찾기에 주안점을 뒀다. 우선 대형 원탁 테이블에 모두 둘러앉는 기존 방식 대신 8인용 원탁 테이블을 7개 배치했다. 참석자들이 소규모 그룹으로 편안하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정부는 헤드 테이블에 의장인 윤 장관을 중심으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 짐 플래어티 캐나다 재무장관,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 셰쉬런 중국 재정부장을 배정해 주요국들 간의 의견 조율을 유도했다. 특히 환율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 중인 가이트너 장관과 셰 부장 사이에 여성인 라가르드 장관을 배정해 미중 간 가교 역할을 하도록 했다.경주=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0-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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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20 재무장관 경주회의]한국, 환율전쟁 중재 전력투구

    ‘환율 전쟁’의 소방수로 나선 한국 정부의 움직임은 그 어느 때보다 긴박했다. 22일 경북 경주시 힐튼호텔에서 개막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정부 관계자들은 경주 회의의 최대 이슈로 부상한 환율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숨 막히는 행보를 이어갔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날 회의장을 방문해 환영 연설을 통해 “여러분이 합의를 이루지 못한다면 제가 여러분이 돌아갈 때 버스나 기차, 비행기를 가동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며 합의를 독려했다.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지만 그만큼 G20 국가 간의 대립을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접점 찾기 위한 물밑 협상 이어져 회의 의장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요국들 간에 의견 조율을 위해 그 누구보다 바쁜 하루를 보냈다. 윤 장관은 회의 개막 전인 이날 오전 미국 프랑스 캐나다 장관들과 잇달아 양자 면담을 했다. 윤 장관은 환율 문제를 언급하며 글로벌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각국의 협조와 주요 의제에 대한 합의안 도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친밀한 분위기에서 30분 넘게 이뤄진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과의 면담에서는 이 같은 쟁점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뤄졌다. 6월에 G20 토론토 정상회의를 개최했던 캐나다의 짐 플래어티 재무장관은 윤 장관과의 면담에서 환율 갈등이 G20을 중심으로 한 국제 공조의 틀을 깨뜨려서는 안 된다는 데 공감을 표했다. 특히 윤 장관은 2011년 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프랑스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재무장관을 만나 G20 서울 정상회의에 상정되는 주요 의제 성과가 G20 정당성 유지 및 프랑스 정상회의에 대한 관심도와 직결되는 만큼 적극적인 협력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에 예정돼 있던 윤 장관과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런민(人民)은행장의 양자면담이 시간문제로 취소돼 환율문제와 관련해 중국과 심각한 의견 차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이에 대해 재정부는 “일정에 문제가 있었고 다시 면담 시간을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이 마련한 ‘경주 선언’ 초안에 대한 참가국들의 협의 과정도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회의장에서는 G20 재무차관·중앙은행 부총재회의의 공동의장인 신제윤 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 주재로 초안 자구(字句)에 대한 논의가 밤늦도록 진행됐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미국 중국 등 주요 참가국이 표현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초안 합의는 23일 새벽에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 모든 것을 ‘환율 문제’ 해결에 맞춰 우리 정부가 이처럼 적극적인 중재에 나선 것은 환율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G20과 한국의 리더십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또 재무장관 회의를 통해 환율 갈등의 가닥을 잡아야 다음 달 11일 열리는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다룰 의제들을 원만하게 처리할 수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각국의 이해관계가 다른 환율문제가 핵심 의제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이를 해결 못하면 의장국인 한국의 역량에 의문이 제기되고 심하면 G20의 판이 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환율 문제를 원활하게 해결하기 위해 경주 회의의 진행 방식도 이전 회의와는 다르게 구성했다. 과거 G20 장관회의는 만찬부터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주로 환율 문제를 논의하는 세션인 ‘세계경제 동향 및 전망(세계경제)’ 세션을 만찬 앞에 배치했다. 이것도 모자라 정부는 당초 23일 열릴 예정이었던 ‘지속가능한 균형성장 프레임워크(협력체계)’ 세션을 세계경제 세션과 함께 진행했다.경주=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 2010-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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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20 재무장관 경주회의]일단 밀린 ‘코리아 이니셔티브’

    경북 경주시에서 개막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한국이 G20 서울 정상회의에 제안할 글로벌 금융안전망과 개발의제가 염려한 대로 별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환율과 국제통화기금(IMF) 쿼터 개혁에 대한 논쟁이 워낙 뜨겁게 진행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안전망은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겪게 되는 경제위기를 막기 위해 각종 안전장치를 만들자는 것이며 개발의제는 개발도상국의 경제개발을 지원하는 국제적인 협력 틀을 마련하자는 의제로 한국이 주도해 ‘코리아 이니셔티브’로 불린다. 올해 초부터 기획재정부와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관계자들은 “서울 G20 정상회의 직전에는 이 두 의제가 ‘중요한 의제’로 회원국 사이에 확실히 각인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최근 두 의제는 환율 문제에 각국의 시선이 집중되며 논의의 핵심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개발이슈는 G20 정상회의 셰르파(사전교섭대표단) 회의의 핵심 주제여서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는다. 하지만 재무장관 회의 의제인 글로벌 금융안전망조차도 경주에선 ‘흥행 의제’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당초 서울 G20 정상회의를 마지막으로 점검하는 무대인 경주 회의를 코리아 이니셔티브를 대내외적으로 크게 알릴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려 했던 정부로서는 김이 샐 수밖에 없다. 21일부터 1박 2일 동안 열린 재무차관 회의는 물론 참가국 관계자들 간에 회의장 밖에서 이루어지는 비공식 접촉에서도 두 의제는 중요하게 거론되지 않았다. 경주=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0-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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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찬 장소를 안압지로 선택한 의미

    환율 문제로 그 어느 때보다 격렬한 토론이 진행되고 있는 경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참석한 각국 장관과 총재들은 22일 오후 7시 경북 경주 인왕동에 있는 '안압지(雁鴨池)'에서 업무만찬을 가졌다. 안압지는 674년 신라 문무왕이 만든 정원으로 왕실에서 귀하게 여기는 새, 짐승, 화초 등을 기른 곳이다. 정부가 쌀쌀해진 가을 날씨에도 불구하고 업무만찬을 야외인 안압지에서 연 것은 이 곳이 과거 신라왕들이 군신과 귀빈들을 위한 연회를 베풀던 장소였기 때문이다. '특별한 손님'들을 환영하고 신라의 천년 고도(古都)인 경주의 문화를 보여주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이다.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환율 문제나 국제통화기금(IMF) 쿼터 개혁과 같은 딱딱한 주제는 비공식 접촉이 매우 중요하다.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고 경치도 좋은 곳에서 만찬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생산적인 대화를 나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안압지를 꾸밀 때도 이런 점을 최대한 반영했다. 우선 참석자들이 모두 대형 원탁 테이블에 둘러앉는 기존의 G20 재무장관 회의 만찬 방식을 피했다. 대신 7~8명이 앉을 수 있는 원탁 테이블을 7개 배치해 자유롭게 이동하며 만찬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참석자들이 자리를 옮겨 다니며 허심탄회하게 이슈들을 논의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만찬 테이블 주변 디자인은 고대 한국에 와 있다는 느낌이 나도록 꾸몄다. 입구에서부터 만찬 테이블이 있는 곳까지 이동하는 길에는 대나무 기둥들에 400여개의 청사초롱을 달았고 테이블과 무대 주변에는 십장생도(十長生圖)에 나오는 동물인 거북, 사슴, 학 모양으로 만든 20여 개의 대형 한지등(韓紙燈)을 설치했다. 만찬 이벤트로는 한복 패션쇼와 리틀엔젤스 합창단의 공연이 진행됐다. 한복 패션쇼에서는 모델들이 G20 나라들의 국기를 디자인에 반영한 한복을 입고 무대 워킹을 했다. 리틀엔젤스 합창단은 각 대륙의 대표적인 동요와 민요를 불렀다. 만찬 행사를 기획한 이오컨벡스의 신영권 PD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알리고 G20 국가들의 화합을 강조하는 게 만찬 이벤트의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경주=이세형기자 turtle@donga.com}

    • 201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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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재정 “경주회의 환율 중재 낙관”

    21일 오후 경북 경주시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차관·중앙은행 부총재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세계적인 관심사인 환율 문제를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이대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22일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합의할 가능성은 열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환율 조율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밝혔다.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차관회의에서 환율 이야기가 오갔지만 자국의 입장을 밝히는 수준이었다”며 “22일 장관회의로 넘길 성명서(코뮈니케) 초안을 작성할 때 격렬하게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차관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윤 장관은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양자회담을 갖고 환율과 IMF 쿼터에 대해 논의했다. 22일에는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과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런민(人民)은행장을 만나 양자회담을 갖고 환율 문제와 IMF 쿼터 개혁에 대한 협조를 강력하게 요청할 계획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들도 G20 재무장관 회의와 별도로 회동을 갖고 환율 문제에 대해 토론을 벌일 계획이다. 회의에는 미국과 캐나다 프랑스 일본 독일 이탈리아 영국 등 G7 재무장관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정부는 환율 문제와 관련해 G20 국가들의 자율 조정을 1차적으로 유도하고 실패하면 정부의 중재안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중재안 중에는 △IMF 쿼터 개혁과 환율 문제를 묶어 일괄 타결하는 ‘빅딜’과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경상수지 흑자 비중을 정해두는 ‘경상수지 목표제’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딜은 선진국들이 IMF 지분을 신흥국에 일부 양보하는 대신에 신흥국은 선진국이 제기한 환율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는 형태로 서로 주고받는 것이다. 경상수지 목표제는 GDP에서 차지하는 경상수지 흑자 혹은 적자 비중을 미리 정해 자연스럽게 환율 인상과 인하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윤 장관은 21일 경주 현대호텔 미디어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번 경주 회의 전망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하루만 더 기다려 달라. 낙관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종룡 재정부 제1차관도 이날 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사견임을 전제로 “중국이 지금 금리를 올리는 등 나름대로 성의를 보이고 있다. (환율 문제는) 합의가 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환율 전쟁의 핵심 당사국인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뿐만 아니라 중국의 셰쉬런(謝旭人) 재정부장, 노다 요시히코 일본 재무상 등이 21일 오후 부산 김해공항을 통해 50분 간격으로 잇따라 입국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오후 7시 50분경 수행원들과 함께 김해공항에 도착해 별도의 의전절차 없이 곧바로 승용차편으로 경주로 이동했다. 경주=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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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1년미만 외채에 세금 물린다

    정부는 해외 자본의 과도한 유출입을 막기 위해 만기 1년 미만의 단기 외채에 세금을 매기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지난해 5월 외국인의 채권투자에 대한 이자소득에 비과세 혜택을 준 것을 폐지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브라질이나 태국이 도입한 주식, 채권, 외환 등 모든 금융상품 거래에 물리는 금융거래세(일명 토빈세)는 건전한 외국 자본의 유입조차 막을 수 있기 때문에 도입하지 않기로 확정했다. 20일 정부 고위 당국자는 “글로벌 투기 자본이 한국에 몰려왔다가 한꺼번에 빠지면서 한국의 자금시장을 패닉 상태로 몰고 가는 문제(쏠림현상)를 막기 위해 은행의 단기 외채에 세금을 매기기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며 “이는 국제 기준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현재 스웨덴과 헝가리는 단기 외채가 포함된 은행의 비예금부채에 과세하고 있고 독일과 영국은 내년에 제도를 도입할 예정으로 준비하고 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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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권 단기외채 과세 방침 왜 나왔나

    2008년 9월 미국의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신호탄이었다. 전 세계 자금은 안전자산을 찾아 신흥국에서 빠져나왔다. 한국에서는 2008년 9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4개월 동안 무려 695억 달러의 외화가 빠져나갔다. 그중 70%(487억 달러)는 만기가 1년 이내인 단기 외채였다. 정부가 단기 외채에 세금을 매기기로 방침을 정한 것은 국제 금융시장이 출렁일 때 한국의 외환시장을 위기로 몰아가는 핵심 요인에 칼을 대겠다는 의미다. 이미 올해 6월 은행의 선물환 거래규모를 제한하는 내용의 ‘자본유출입 변동완화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2차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금융 당국은 올해 6월부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은행의 비(非)예금부채에 세금을 매기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비예금부채에는 원화 및 외화차입, 은행채, 파생상품, 콜머니 등이 있다. “비예금부채 모두에 과세하면 은행의 부담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있어 최근 단기 외채에 과세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선진국 중심으로 금융위기 이후 은행에 투입한 공적자금을 거둬들이기 위해 은행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지만 한국은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은행세는 적합하지 않다”며 “하지만 경제위기 때 외화가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단기 외채에 과세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기 외채에 과세를 하면 은행이 해외에서 1년 미만의 외화를 차입할 때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은행은 단기 외채 비중을 줄일 수밖에 없다. 또 단기로 외화를 빌려 중장기로 대출해주는 과도한 위험을 추구하는 영업방식도 줄어들게 된다. 현재 TF는 단기 외채에 부과할 세율, 대상 금융권 범위 등의 내용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단기 외채에 세금을 부과하면 은행들이 그 부담을 고객에게 떠넘길 수 있다고 보고 관련 대책도 마련 중이다. 올해를 넘기지 않고 대책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TF는 한국이 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의장국인 만큼 외화 규제책이 국제 기준을 위배하지 않는지 고심했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4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은행의 비예금성 부채에 세금을 부과하거나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이익과 보너스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정부 대책도 탄력을 받았다. 단기 외채 과세 방침에 대해 국내 은행들은 반발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단기 외채에 과세한다는 것은 은행의 자유로운 외화차입을 막는 것”이라며 “은행의 외화 대출이 위축되면서 국내 경기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브라질이 도입한 금융거래세(일명 토빈세)는 도입하지 않기로 확정했다. 브라질은 외국자본에 대한 금융거래세를 최근 4%에서 6%로 올렸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에 투자하는 모든 금융거래에 대해 세금을 매기면 대한(對韓) 투자가 급격히 위축될 수 있어 외화 대책 카드에서 제외시켰다”고 말했다.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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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20장관 경주회의 내일 개막]“환율 너무 급해”… 만찬도 열기전 협상테이블로

    천년 신라의 고도(古都) 한국의 경주에서 글로벌 환율전쟁의 막이 오른다. 21일 경북 경주시에서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차관들이 모여 환율 중재를 위해 머리를 맞댄다. 이들이 논의한 내용은 바로 다음 날부터 역시 경주에서 이틀간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상정된다. 그동안 위안화 절상을 놓고 첨예한 갈등을 보인 미국과 중국 대표도 한 테이블에 앉아 본격적으로 환율 이슈를 논의한다. 나머지 국가도 강대국 간 환율전쟁의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자국 입장을 적극적으로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중국이 19일 오후(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환율 절상의 가능성을 시사한 점이다. 미중 간 환율 갈등이 종전보다 누그러진 상황에서 환율협상이 시작되는 것이다. 의장국인 한국은 환율 문제가 불거지면서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맞고 있다. 전 세계의 이목이 다음 달 11일에 열리는 제5차 서울 G20 정상회의에 몰린 점은 기회다. 하지만 환율 조율에 실패하면 한국의 리더십은 크게 금이 갈 수밖에 없다. 전 세계가 신흥국의 대표주자로는 처음으로 선진국과 신흥국을 아우르는 중재자 역할을 맡은 한국의 리더십 역량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해보고 있다.○ 환율 조율 못하면 G20 성공 어려워 “결국 경주 재무장관 회의가 가장 중요하다. 경주에서 환율 문제를 합의하면 정상회의에서도 환율 충돌은 없을 것이다.” 최근 한 정부 고위 관계자가 한 말이다. 그만큼 환율 문제가 중요하고 접점을 찾기 어렵다는 뜻이다.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이 최근까지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지금까지 주요국들이 한자리에 모여 제대로 토론을 벌인 적도 없다. 8∼1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서 각국 재무장관들은 환율 조정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막상 참석자들은 환율 이슈에 침묵했다. 사실상 경주 재무장관 회의에서 처음으로 환율 이슈가 공식 테이블에 올라오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경주 재무장관 회의에서 환율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회의 일정에 약간의 파격을 줬다. 통상 재무장관 회의는 첫날 업무만찬부터 시작하지만 이번에는 환율을 논의하는 ‘세계경제’ 세션을 만찬 앞에 배치했다. 가장 민감한 주제에 대해 20개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이 문제를 충분히 논의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에 앞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18일부터 29일까지 러시아를 시작으로 독일, 프랑스, 브라질, 미국 등 5개국을 방문한 데는 환율 문제를 사전 조율한다는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회의는 △세계경제 진단 △강하고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협력체계 △IMF 개혁 및 글로벌 금융안전망 △금융규제 개혁 △금융 소외계층 포용과 에너지 등 기타 이슈 등 총 5개 세션으로 진행된다. 한국이 의장국 지위를 활용해 G20 의제로 제안한 ‘개발이슈’와 ‘글로벌 금융안전망’에 대해서도 참가국들 간의 의견교환과 향후 추진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중국 기준금리 인상은 ‘굿 뉴스’ 재무장관 회의를 사흘 앞둔 19일 중국이 34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이를 두고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는 내심 경주 회의에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의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정부가 국내 자산시장 과열과 인플레를 우려해 대응 조치를 취한 것이지만 어떤 형태로든 위안화 절상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이번 조치를 두고 사실상 점진적인 위안화 환율 절상을 용인하겠다는 신호를 준 것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금리를 올리면 자국 통화가치가 올라가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을 감안할 때 중국의 금리인상 조치는 위안화 절상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워낙 미국이 위안화 절상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니 자연스럽게 그 계기를 마련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의 기준금리 인상 조치가 경주 G20 장관회의 때 얼마나 큰 영향을 줄지는 회의가 시작돼야 알 수 있지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환율전쟁을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존 커튼 G20 리서치그룹 공동디렉터도 지난달 말 방한해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환율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와중에 20개국 정상이 한국에 모이는 것은 정말 축복”이라며 “서울 G20 정상회의는 한국의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평가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 201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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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도 중동에선 두바이뿐”

    10년간 추진했던 대형 개발 프로젝트들이 경제위기로 상당수 멈춰 있지만 여전히 두바이의 미래는 밝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관광과 금융허브라는 비전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아직도 두바이는 중동의 대표적인 물류허브이며 투자 가치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글로벌 경영컨설팅회사인 AT커니가 최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중동에서 선호하는 투자지역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총 응답자의 28%가 두바이를 선택해 2위인 아부다비(18%)를 크게 앞섰다. 최근 천연가스 개발을 통한 수입으로 적극적인 인프라 구축을 하고 있는 카타르는 총 응답자의 3%만이 선택해 8위에 그쳤다. 또 두바이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의 81%가 ‘투자를 지속할 것이다’ 또는 ‘향후 3년간 투자액을 늘릴 수 있다’고 답했다. 두바이가 지금까지 유지해온 중동 물류 허브로서의 기능 역시 계속 확대되고 있다. 두바이월드와 KOTRA에 따르면 두바이공항 이용자와 항공 화물량은 모두 전년에 대비해 크게 증가했다. 1∼5월 두바이공항 이용자는 188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7%, 화물량 역시 같은 기간 72만2000t에서 91만7000t으로 27% 늘었다. 특히 6월 화물 터미널이 개항한 두바이 신국제공항의 개항으로 앞으로 두바이 공항을 이용하는 화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인 비즈니스모니터인터내셔널(BMI)에 따르면 두바이의 항공 화물량은 매년 지속적으로 상승해 2014년에는 240만 t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두바이가 지금까지 갖춰 놓은 전반적인 인프라와 문화도 계속 허브의 역할을 하는 데 도움이 되고, 투자 유치를 하는 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가 많다. 한국수출입은행 두바이사무소의 조인규 차장은 “중동에서 두바이만큼 수준 높은 국제학교가 많고, 이슬람 문화에서는 금기시하는 돼지고기를 일부 대형 슈퍼마켓에서는 판매할 정도로 타문화에 개방적인 지역은 없다”며 “중동이나 아프리카로 진출하는 글로벌 기업들에는 두바이가 거점으로 삼기에 가장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두바이=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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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바이 쇼크’ 1년… 다시 가본 위기의 현장

    누런 모래 먼지가 쌓인 조감도에서 야자나무 모양의 인공 섬을 보지 않았다면 이곳이 불과 1년 전 세계에서 ‘상상력의 극치’라 찬사를 받았던 팜 데이라 건설 현장임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11일(현지 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팜 데이라’. 4635만 m²나 되는 바다를 매립해 세계 최고급의 관광레저 시설과 고급 거주지를 만들려고 했던 이곳에는 개발의 굉음 대신 적막감만이 감돌았다. 바닷바람이 사막에서 불어오는 모래 바람과 엉켜서 내는 소리만 요란했다. 약간의 용지 조성 및 매립 공사만 진행된 채 멈춘 건설 기기들에는 먼지가 쌓여 있었고, 공사 자재들은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었다. 인부들과 바다를 매립하는 데 필요한 모래를 실어 나르는 트럭들로 붐벼야 할 공사장 입구에는 녹이 슨 철제 경비실만이 덩그러니 서 있었다. 팜 데이라에서 자동차로 약 40분을 달려 도착한 ‘두바이랜드’ 건설 현장. 사막 한가운데 디즈니랜드의 약 8배 크기의 세계 최대 테마파크를 만들겠다던 현장에는 놀이기구, 동물원, 쇼핑몰, 공원, 호텔 같은 테마파크용 시설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두바이랜드라고 적힌 간판을 단 커다란 입구만이 이곳이 그냥 버려진 사막이 아니라 세계적인 개발 프로젝트의 현장임을 알게 해줬다. 지난달 26일 두바이 통치자인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은 미국 켄터키 주에서 열린 한 승마대회에 참가해 “우리(두바이)가 돌아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25일 방만한 개발전략으로 자금난을 겪던 두바이 재무부가 최대 국영 회사인 두바이월드와 자회사 나킬의 채무 상환을 6개월간 유예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터진 이른바 ‘두바이 쇼크’에서 마침내 탈출했음을 선언한 것이다. 그러나 기자가 1년 반 만에 다시 둘러본 두바이의 ‘세계 최초’ ‘세계 최고’ 개발 프로젝트 현장들은 아직도 쇼크의 후유증 속에서 신음하고 있었다. ○ 신기루처럼 사라진 장밋빛 청사진들 “두바이는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다’는 경제학의 기본 원칙을 따르지 않았다. 물류 허브를 넘어서 관광 및 금융허브로 도약이라는 혁신적인 개발전략과 비전을 제시한 뒤 외부에서 투자를 끌어와 인프라를 공급하면 수요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는 장밋빛 생각만 했던 것이다.” 중동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걸프리서치센터(GRC)의 사미르 프라단 수석 연구위원은 “두바이가 이룬 성과가 결코 ‘모래성’은 아니지만 아직 위기는 끝나지 않았고 두바이는 지나치게 파격적이었던 개발 전략을 수정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두바이 시내 한 고층빌딩의 11층에 위치한 그의 연구실 창문 너머로도 공사가 중단된 대형 공사장이 많이 보였다. 두바이의 대표적인 초고층 빌딩 밀집 지역인 비즈니스베이는 ‘선 공급, 후 수요’ 전략이 실패한 사례다. 사막 한가운데 대형 오피스타운을 개발해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 금융회사들을 대거 유치하려 했던 이곳은 두바이가 잘나가던 시절에는 야간에도 불을 밝히고 공사를 진행하는 건물이 많아 공사 중에도 화려한 야경을 뽐냈다. 그러나 1년 반 만에 비즈니스베이의 야경은 크게 바뀌었다. 멈춘 크레인, 불빛 없는 빌딩, 인부와 공사 장비가 없는 공사장을 쉽게 볼 수 있다. 쇼크 발발 전후로 투자자들이 투자를 포기했거나 보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한 건설사가 최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비즈니스베이에서 현재 공사가 시작된 건물 115개 중 57개(49.6%)가 공사 중단 상태다. 또 공사 계획은 있지만 아직 착공도 하지 않은 건물이 100개 정도 된다. 두바이의 경제, 사회적 수준과 법치주의 확립이 다른 중동 국가들처럼 글로벌 스탠더드에 크게 못 미친다는 것도 두바이의 개발전략을 어렵게 만든 이유로 꼽힌다. 다국적 부동산 컨설팅회사인 CBRE 두바이지사의 매슈 그린 리서치팀장은 “해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한다는 정부가 성장률, 부동산 가격 추이, 공실률 같은 기본적인 경제통계조차 체계적으로 관리·발표하지 않아 정확한 시장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게 두바이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가 좋을 때는 이런 점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쇼크가 터진 뒤에는 두바이가 다시 투자를 이끌어내는 것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투명성의 확립 없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도자 혼자 뛰어서는 지속적인 성장은 불가능 “두바이 쇼크로 얻은 큰 교훈은 두바이 현지인들이 두바이의 개발과 성장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지 최대 일간지인 걸프뉴스의 경제담당 에디터 사이푸르 라만 씨는 “지도자 한 명이 모든 발전을 이끌어낼 수 없다는 것이 위기를 통해 확인됐다”며 “정부, 공공기관, 언론사 같은 사회 핵심 섹터에 두바이의 인재들이 더욱 많이 진출해 장기적인 비전과 책임을 가지고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치자인 알막툼은 전 세계를 다니며 두바이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투자를 끌어오는 데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정작 두바이 국민은 이를 뒷받침할 역량이 안됐다는 뜻이다. 약 150만 명인 두바이 인구 중 현지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밖에 안된다. 문제는 이들 중 상당수가 특별한 일을 하지 않은 채 정부의 넉넉한 지원금을 바탕으로 ‘편안하게’ 생활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와 언론도 최상위층 인력들만 현지인이고 그 아래 인력들은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두바이를 떠날 수 있는 외국인인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두바이의 미래에 애정과 책임의식을 가지고 끝까지 희생할 자세가 돼 있지 않다. 걸프뉴스도 200명이 넘는 기자 중 현지인은 5명이 채 안 된다. 투자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는 현지인 알 팔라히 씨는 “그동안 인적투자에 대한 관심이 너무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돈과 인력을 모두 두바이 밖에서 끌어오는 방식의 경제개발은 지속성도 없고 위기에 너무 취약하다는 사실을 각성하고 있다”고 말했다.두바이=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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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위기 속에 신음중인 두바이 르포

    누런 모래 먼지가 쌓인 조감도에서 야자나무 모양의 인공 섬을 보지 않았다면 이곳이 불과 1년 전 세계에서 '상상력의 극치'라 찬사를 받았던 팜 데이라 건설 현장임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11일(현지 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팜 데이라'. 4635만 ㎡나 되는 바다를 매립해 세계 최고급의 관광레저 시설과 고급 거주지를 만들려고 했던 이 곳에는 개발의 굉음 대신 적막감만이 감돌았다. 바닷바람이 사막에서 불어오는 모래 바람과 엉켜서 내는 소리만 요란했다. 약간의 부지 조성 및 매립 공사만 진행된 채 멈춰진 건설 기기들에는 먼지가 쌓여 있었고, 공사 자재들은 아무렇게나 나뒹굴어져 있었다. 인부들과 바다를 매립하는 데 필요한 모래를 실어 나르는 트럭들로 붐벼야 할 공사장 입구에는 녹이 슨 철제 경비실만이 덩그러니 서 있었다. 팜 데이라에서 자동차로 약 40분을 달려 도착한 '두바이랜드' 건설 현장. 사막 한가운데 디즈니랜드의 약 8배 크기의 세계 최대 테마파크를 만들겠다는 현장에는 놀이기구, 동물원, 쇼핑몰, 공원, 호텔 같은 테마파크용 시설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두바이랜드라고 적힌 간판을 달고 있는 커다란 입구만이 이곳이 그냥 버려진 사막이 아니라 세계적인 개발 프로젝트의 현장임을 알게 해줬다. 지난달 26일 두바이 통치자인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은 미국 켄터키 주에서 열린 한 승마대회에 참가해 "우리(두바이)가 돌아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25일 방만한 개발전략으로 자금난을 겪던 두바이 재무부가 최대 국영 회사인 두바이월드와 자회사 나힐의 채무 상환을 6개월 간 유예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터진 이른바 '두바이 쇼크'에서 마침내 탈출했음을 선언한 것이다. 그러나 기자가 1년만에 다시 둘러본 두바이의 '세계 최초', '세계 최고' 개발 프로젝트 현장들은 아직도 쇼크의 후유증 속에서 신음하고 있었다. ● 신기루처럼 사라진 장밋빛 청사진들 "두바이는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다'는 경제학의 기본 원칙을 따르지 않았다. 물류 허브를 넘어서 관광 및 금융허브로 도약이라는 혁신적인 개발전략과 비전을 제시한 뒤 외부에서 투자를 끌어와 인프라를 공급하면 수요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는 장밋빛 생각만 했던 것이다." 중동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걸프리서치센터(GRC)의 사미르 프라단 수석 연구위원은 " 두바이가 이룩한 성과가 결코 '모래성'은 아니지만 아직 위기는 끝나지 않았고 두바이는 지나치게 파격적이었던 개발 전략을 수정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두바이 시내 한 고층빌딩의 11층에 위치한 그의 연구실 창문 너머로도 공사가 중단된 대형 공사장들이 많이 보였다. 두바이의 대표적인 초고층 빌딩 밀집 지역인 비즈니스 베이는 '선 공급, 후 수요' 전략이 실패한 사례다. 사막 한가운데 대형 오피스타운을 개발해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 금융회사들을 대거 유치하려 했던 이곳은 두바이가 잘 나가던 시절에는 야간에도 불을 밝히고 공사를 진행하는 건물들이 많아 공사 중에도 화려한 야경을 뽐냈다. 그러나 취재기자가 1년 만에 찾은 비즈니스 베이의 야경은 크게 바뀌었다. 멈춰진 크레인, 불빛 없는 빌딩, 인부와 공사 장비가 없는 공사장을 쉽게 볼 수 있다. 쇼크 발발 전후로 투자자들이 투자를 포기했거나 보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한 건설사가 최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비즈니스 베이에서 현재 공사가 시작된 건물 115개 중 57개(49.6%)가 공사 중단 상태다. 또 공사 계획은 있지만 아직 착공도 하지 않은 건물도 100개 정도 된다. 두바이의 경제·사회적 수준과 법치주의 확립이 다른 중동 국가들처럼 글로벌 스탠더드에 크게 못 미친다는 것도 두바이의 개발전략을 어렵게 만든 이유로 꼽힌다. 다국적 부동산 컨설팅 회사인 CBRE 두바이지사의 매튜 그린 리서치팀장은 "해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한다면서 정부가 성장률, 부동산 가격 추이, 공실률 같은 기본적인 경제통계조차 정기적으로 발표하지 않아 정확한 시장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게 두바이의 현실"이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가 좋을 때는 이런 점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쇼크가 터진 뒤에는 두바이가 다시 투자를 이끌어내는 것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법치와 투명성의 확립없이 금융허브로 도약하기는 불가능 하다"고 말했다. ● 지도자 혼자 뛰어서는 지속적인 성장은 불가능 "두바이 쇼크로 얻은 큰 교훈은 두바이 현지인들이 두바이의 개발과 성장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지 최대 일간지인 걸프뉴스의 경제담당 에디터 사이푸르 라만 씨는 "지도자 한명이 모든 발전을 이끌어낼 수 없다는 게 위기를 통해 확인됐다"며 "정부, 공공기관, 언론사 같은 사회 핵심 섹터에 두바이의 인재들이 더욱 많이 진출해 장기적인 비전과 책임을 가지고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치자인 알막툼은 전 세계를 다니며 두바이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투자를 끌어 오는데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정작 두바이 국민은 이를 뒷받침할 역량이 안됐다는 뜻이다. 약 150만 명인 두바이 인구 중 현지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 밖에 안 된다. 문제는 이들 중 상당수가 특별한 일을 하지 않은 채 정부의 넉넉한 지원금을 바탕으로 '편안하게' 생활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와 언론도 최상위층 인력들만 현지인들이고 그 아래 인력들은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두바이를 떠날 수 있는 외국인들인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두바이의 미래에 대해서 애정과 책임의식을 가지고 끝까지 희생할 자세가 돼 있지 않다. 걸프뉴스의 경우도 200명이 넘는 기자 중 현지인은 5명이 채 안된다. 투자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는 현지인 알 팔라히 씨는 "그동안 인적투자에 대한 관심이 너무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돈과 인력 모두를 두바이 밖에서 끌어오는 방식의 경제개발은 지속성도 없고 위기에 너무 취약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각성하고 있다"고 말했다.두바이=이세형기자 turtle@donga.com}

    • 201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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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회의 ‘G20 최대 빅매치’로]G5에서 G20까지

    ‘G(Group)’로 표현되는 주요 국가들의 모임은 글로벌 경제위기를 중심으로 탄생하고 발전해 왔다. 주요 국가 모임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G5는 1974년 세계경제를 강타한 ‘오일 쇼크’로 탄생했다. 석유 소비가 많아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경험한 경제 강국인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이 당시 조지 슐츠 미국 재무장관의 제안에 따라 오일 쇼크로 인한 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 시작한 것이다. 1975년과 1976년 각각 이탈리아와 캐나다가 모임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G7 체제가 형성됐고, G7은 세계경제는 물론이고 국제사회의 주요 사안을 다루는 선진국 모임으로 자리매김한다. 20년 이상 국제사회의 선진국 클럽으로 영향력을 유지해 온 G7은 1997년 러시아가 가입해 G8 체제가 된 이후 다시 2년 만에 G20 체제로 대폭 확대 개편된다. 1990년대 후반 아시아를 강타한 외환위기로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협력이 절실해졌고, 한국 중국 인도 브라질 같은 신흥 경제 강국들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히 커졌기 때문이다. 1999년 당시 캐나다 재무장관이었던 폴 마틴 전 캐나다 총리를 중심으로 첫 번째 회의가 열린 뒤 지금까지 G20은 세계경제의 최상위 경제협의체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2008년 9월 미국의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G20은 재무장관 회의에서 정상회의로 격상됐다. 이 과정에서 G20은 최근의 환율전쟁이 터지기 전까지는 주요국 간의 거시경제 정책 공조를 이끌어내며 세계경제가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방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0-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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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 국정감사/국감 초점]“국세청 꼴통기질 필요”

    7일 국세청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신한금융지주 라응찬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및 탈세 의혹, 신상훈 사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의 탈세의혹을 언급하며 즉각적인 세무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라 회장의 증여세와 종합소득세 탈세 혐의에 대해 국세청이 수정신고 처리토록 하고 사건을 종결한 건 힘없는 사람만 탈세로 처벌받는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은 “5000만 원 이상 고액 체납자가 2007년 7668명(2조3311억 원가량)이었지만 지난해에는 9792명(1조6809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며 “고액 체납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일부 의원이 원색적인 표현을 많이 써 관심을 끌기도 했다. 전 국세청장인 이용섭 의원은 국세청 직원들에게 ‘꼴통기질’을 주문했다. 그는 “국세청 직원에게는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정의감이 가장 필요하다”며 “국세청 직원들은 영화 ‘공공의 적’에 나오는 강철중 검사처럼 탈세를 보면 참지 못하는 정의감, 꼴통기질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곤 민주당 의원은 성형수술 과세 방침이 잘못됐다는 것을 지적하며 독특한 표현과 비유를 들었다. 김 의원은 “미용 목적인 성형수술에 과세하면 돈 많은 사람은 상관없지만 중산층에는 부담”이라며 “가난하고 얼굴 부족한 것도 억울한데 예뻐지는 권리까지 정부에서 막는 사실상 ‘추녀세’”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남성 성기확대 수술은 과세 안 하고, 여성 가슴확대 수술은 과세하는 건 남녀차별”이라며 “국세청장이 계속 남성이라서 그런 거냐”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0-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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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세청, 롯데건설 특별 세무조사

    롯데건설이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5일 국세청과 롯데건설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이날 오전부터 직원 40여 명을 투입해 서울 서초구 잠원동 롯데건설 본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시작했다. 롯데건설에 대한 세무조사는 2005년 이후 처음 실시되는 것이다. 통상 대기업들은 4, 5년에 한 번씩 정기 세무조사를 받는다. 이번 조사는 특별 세무조사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별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조사를 담당하고 롯데건설의 일부 협력업체도 세무조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롯데건설은 재개발과 재건축사업 관련 비리 문제로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예상하지 못했던 세무조사라 당혹스럽다”며 “조사 진행 상황을 계속 지켜보겠다”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0-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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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 국정감사/국감 파일]대기업 하도급 위반 1387건중 고발 1건뿐

    5일 열린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 정책이 아직 미흡하고 현실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여야 의원들은 공정위가 지나치게 대기업에 유리한 정책을 펼쳐왔다고 지적했다.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은 “최근 5년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접수된 6605건의 사건 중 실제 고발까지 된 경우는 29건뿐”이라며 “시장에서는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각종 불공정 행위가 벌어지는데 공정위는 좀 더 강력한 조치 대신 과징금이나 시정명령 정도로 문제를 무마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배영식 한나라당 의원도 “지난해 대기업들의 하도급 거래 위반 건수 1387건 중 과태료 처분은 0.06%인 9건, 고발은 단 1건에 그쳤다”며 “2008년 이후에는 과징금 부과액도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0-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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