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전쟁 불길 잡혔다…G20 시장결정 환율제 이행 합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3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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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목표제시..경쟁적 통화절하 자제
IMF 지분 이전 6% 이상으로 상향

타오르던 환율 전쟁의 불길이 잡혔다.

22일부터 1박 2일 동안 경북 경주시 힐튼호텔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참석한 52명의 세계 경제수장들은 시장 시장 결정적인 환율제도(market determined exchange rate system)로 이행할 것을 약속해 환율 갈등에 대해 큰 폭의 진전을 이뤘다.

또 국제통화기금(IMF) 지분 이전을 6%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하고, 경상수지 규모에 대한 예시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했다. 경제수장들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서(코뮈니케)를 23일 발표하고 회의를 끝냈다.

G20 재무장관들은 환율 갈등과 관련해 성명서에 "시장결정적인 환율제도로 이행하고 경쟁적인 통화 절하를 자제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6월 캐나다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시장 지향적인 환율제도(market oriented exchange rate system)에 합의했던 것을 이번에 시정 결정적인 환율제도로 강화했다"며 "이는 환율을 결정할 때 시장의 역할이 더욱 강조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환율 논쟁은 이제 종식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20개국 재무장관이 이번 성명서에 합의함에 따라 중국의 위안화는 시장 요구를 반영해 점진적으로 절상될 것으로 보인다. 또 '경쟁적인 통화 절하를 자제한다'는 합의에 따라 공개적으로 엔화 가치 절하를 선언한 일본도 엔화 절하를 위한 개입을 자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IMF 지분 개혁은 경제 규모에 비해 쿼터가 많은 선진국 진영이 과소 대표되고 있는 신흥.개도국에 2012년 연차총회시까지 6% 이상 이전하는 작업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 이전 규모인 5% 이상보다 1%포인트 상향된 것이다.

늘어난 IMF 쿼터를 어느 국가에 얼마만큼을 넘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쿼터 이전의 최대 수혜국은 중국으로 현재 6위에서 높게는 2위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혹은 적자 비율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자는 '경상수지 목표제'와 관련해 재무장관들은 "향후 합의할 예시적인 가이드라인에 따라 큰 폭의 불균형이 지속된다고 평가될 경우 불균형의 원인들을 평가한다"고 합의했다. 미국은 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을 4%로 제안했지만 일부 국가의 반발에 따라 구체적인 수치는 향후 마련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경상수지 목표제는 애초 한국의 아이디어였고 이를 미국이 공식적으로 제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G20 재무장관은 또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종합 행동 계획을 서울 정상회의에 제출키로 했으며, 금융규제 개혁의 경우 바젤위원회에서 마련한 새로운 은행 자본 유동성 체계를 환영하고 이행 과정 등을 서울 정상회의에서 다루기로 했다.

G20은 '코리아 이니셔티브'의 핵심인 글로벌 금융안전망과 관련해 탄력대출제도(FCL) 등 최근의 IMF 제도 개선을 환영하면서 추가 개선 작업을 IMF에 지시했다. 개발 이슈에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G20 개발 워킹그룹의 다년간 행동계획을 기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밖에 G20은 금융소외계층 포용을 위한 글로벌 조정 체계가 필요함에 합의했으며, 화석연료 보조금 합리화와 및 에너지 시장 투명성 등의 진전 상황을 서울 정상회의에서 점검하기로 했다.

경주=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이세형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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