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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사들이 웅진그룹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다음 날인 27일에야 신용등급을 일제히 내려 리스크 평가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부도가 날 기업에 정상 투자등급을 줘 선의의 투자 피해자를 낳게 됐다는 것이다. 한국기업평가는 27일 웅진홀딩스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D’ 등급으로 강등했다. 신용등급을 하루 만에 ‘채무상환능력 높음’에서 ‘채무불이행’으로 떨어뜨린 것이다. 한기평은 웅진홀딩스의 자회사인 웅진코웨이(A+)와 웅진케미칼(BBB+), 웅진씽크빅(A)에 대해서도 “법정관리 여파가 계열사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검토 중이다.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웅진홀딩스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D’로 내렸다. ‘채무상환능력 저하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가 하루 만에 ‘채무지급불능’으로 떨어뜨린 것이다. 금융권에선 이들의 급격한 신용등급 강등 조치는 웅진코웨이 매각을 전제로 평가하는 데 그치고 법정관리 신청이라는 변수를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로 보고 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금융당국이 웅진그룹을 비롯한 3개 대기업집단에 대해 강제로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하는지 긴급점검에 들어갔다. 경기침체로 유동성이 부족해진 다른 대기업들로 부실이 전염돼 ‘제2의 웅진’이 나올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건설업계는 이번 악재로 은행권이 대출을 기피하면 자금난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웅진그룹의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와 계열사 극동건설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개인투자자와 거래 중소기업, 금융권이 입을 피해 규모가 최소 2조5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웅진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6월 조사한 34개 주채무계열 가운데 웅진을 포함한 3개 대기업집단을 골라 재무건전성을 추가로 점검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건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결론이 나오면 해당 대기업은 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어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건설이나 조선업종 등의 취약업종에 속한 자회사를 둔 대기업들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금감원은 “1200개를 헤아리는 극동건설 1차 협력업체들의 상거래채권 2953억 원은 담보가 없어 사실상 회수가 힘들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극동건설 1차 협력사들이 심각한 자금난을 겪지 않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어 “개인과 법인들이 보유한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은 총 1조 원 규모로 대부분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날 주요 증권사에는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 회사채가 어떻게 되며, 언제 팔 수 있는지 묻는 전화가 빗발쳤다. 웅진그룹에 4조 원이 넘는 돈을 빌려준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이 추가로 쌓아야 할 충당금만 1조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웅진홀딩스, 극동건설 외에 업황전망이 불투명한 태양광 자회사 웅진에너지, 웅진폴리실리콘 등 4개사의 신용대출은 총 2조1000억 원”이라며 “이들 4개사는 부실 가능성이 높아 금융권의 추가 충당금 규모가 1조2000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은 웅진그룹의 기습적인 법정관리 신청으로 공황에 빠진 상태다. 지주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법정관리에 들어간 전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주채권은행조차 웅진코웨이 매각을 낙관해 동반 법정관리 신청을 예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극동건설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은 법정관리 신청을 감지하고 26일 담당 부행장이 직접 웅진홀딩스를 찾아 이사회가 끝날 때까지 신광수 대표를 기다렸다 직접 진의를 파악할 정도였다. 웅진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웅진코웨이를 인수하기 직전이었던 MBK파트너스도 불안감 속에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MBK파트너스의 한 관계자는 “웅진 측의 요청으로 총 매각대금 1조2000억 원 중 잔금 1조1410억 원의 납입일을 10월 4일에서 10월 2일로, 다시 9월 28일로 당겨 주었으나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전격적인 법정관리 신청으로 무난히 끝날 것으로 예상됐던 웅진코웨이 매각을 왜 중단시켰는지 미스터리”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윤 회장이 26일 돌연 웅진홀딩스 대표가 된 것은 법정관리가 시작되면 통상 그때까지의 대표가 관리인이 되는 제도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은 극동건설에 1차 부도가 발생한 25일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 논의를 진행했다”며 “금융시장이나 관련 업체들의 피해를 감안할 때 윤 회장의 동반 법정관리 신청은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웅진그룹이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 신청 직전에 자산 빼돌리기를 했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웅진홀딩스는 자사 계열사에서 빌린 단기차입금 530억 원을 법정관리 신청 전날인 25일 상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웅진씽크빅에서 빌린 250억 원과 웅진에너지에서 꿔온 280억 원을 상환예정일(28일)에 앞서 모두 갚은 것. 또 극동건설은 25일 ‘오션스위츠 제주호텔’ 지분 100% 전량(34억 원)을 웅진식품에 매각했다. 제주도에 있는 비즈니스레저호텔인 오션스위츠는 연평균 객실 가동률이 82%에 달하는 등 현금 창출력이 높은 회사로 알려졌다. 이 밖에 윤석금 회장의 가족과 친척이 법정관리 신청 직전에 웅진그룹 계열사 주식을 매각한 사실도 드러나 금융당국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는지 조사에 나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윤 회장의 부인 김향숙 씨는 24, 25일 이틀에 걸쳐 웅진씽크빅 주식 4만4781주를 전량 매각했고, 윤 회장의 친척 윤모 씨(53)는 웅진코웨이 보유 주식 3290주 중 2890주를 14∼25일 5회에 걸쳐 처분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웅진홀딩스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모든 부채가 동결될 것을 우려해 계열사 돈부터 서둘러 갚은 것”이라며 “살아남은 계열사만이라도 챙기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출금 조기 상환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웅진홀딩스의 여유자금을 유출시켜 재무사정을 악화시켰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웅진그룹은 “오션스위츠 지분은 현금 확보를 위해 팔았다”며 “호텔도 부채가 상당하기 때문에 웅진식품도 손해보고 가져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계열사 대출은 웅진코웨이의 원활한 매각을 위해 초단기로 빌린 것”이라며 “매각에 문제가 생기면서 자금이 필요 없게 돼 상환한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김현지 기자 nuk@donga.com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
IBK기업은행이 국가신용등급 상승에 따라 수출 중소기업들을 상대로 수출환어음 매입금리를 0.6%포인트 내려주기로 했다. 수출 기업들로선 줄어든 어음 할인 폭만큼 현금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 기업은행은 고졸 출신과 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채용할당제(쿼터제) 운영을 검토하기로 했다. 기업은행은 “국가신용등급 상향에 따른 외화 조달비용 절감 혜택을 중소기업과 나누기 위해 연말까지 수출환어음 매입금리를 0.6%포인트 내린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수출환어음 매입금리는 평균 연 3.0%에서 연 2.4%로 낮아진다. 기업은행은 올해 말까지 수출 중소기업들이 총 12억 달러(약 1조4000억 원)의 절감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고졸 행원과 장애인, 취약계층에 대한 채용 쿼터제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8월 은행 가계대출 금리가 평균 연 4.90%로 사상 최저 수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금리도 하락세를 보여 본격적인 저금리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금리는 연 4.90%로 지난달보다 0.3%포인트 떨어졌다. 한은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6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업대출 금리도 7월에 비해 0.17%포인트 내려간 연 5.36%였다. 한은은 “7월 기준금리 인하에 자금조달비용지수인 코픽스(COFIX)와 시장금리 하락이 겹쳐 하락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예금금리 역시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은행 신규 수신 금리는 연 3.19%로 7월보다 0.24%포인트 내려갔다. 2010년 11월 연 3.09% 이후 가장 낮다. 예금금리는 은행뿐만 아니라 제2금융권도 모두 하락했다. 같은 기간 상호저축은행은 0.14%포인트 떨어진 연 4.06%, 신용협동조합은 0.17%포인트 내린 연 4.09%였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저금리 추세가 이어지는 만큼 앞으로 예금 및 대출금리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최근 은행과 보험사들이 즉시연금보험의 비과세 혜택을 보려면 올해 안에 가입해야 한다는 점을 이용해 소비자들을 상대로 ‘절판 마케팅’을 벌이다 금융감독원에서 경고를 받았다. 소비자들의 조바심을 이용해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고 상품 가입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즉시연금보험 가입 때 상품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며 “은행과 보험사의 적극적인 절판 마케팅으로 민원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급한 마음에 해당 상품을 충분히 고민하지 않고 가입했다가는 예기치 않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시연금보험은 현재 10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면 이자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10년 이상 계약을 유지해도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한다. 즉시연금보험은 한꺼번에 목돈을 넣은 뒤 거치기간 없이 곧바로 원금과 이자를 쪼개 매달 연금으로 받거나 이자만 받고 원금은 나중에 돌려받는 상품이다. 목돈이 있으면서 세(稅)테크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또 금감원은 금융회사들이 내거는 공시이율(수익률) 개념을 소비자들이 자주 오해한다고 지적했다. 공시이율은 납입보험료에서 위험보험료와 사업비를 뺀 금액에 적용하는 비율이지만 소비자들은 전체 보험료에 적용하는 비율로 착각해 자신이 예상했던 수령액보다 적은 금액을 받고 당황한다는 것이다. 공시이율은 매달 달라지기 때문에 운용자산 수익률 혹은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수령하는 연금액도 줄어들 수 있다. 또 올해 가입해도 앞으로 10년 안에 해약하면 세금혜택이 사라지고 가입 후 2, 3년 내에 해약하면 원금마저 손실을 볼 가능성도 높다. 특히 종신형 상품은 중도 해약이 되지 않으므로 더 신중해야 한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유방암으로 가슴을 떼어낸 뒤 이를 복원하는 수술에 대해서도 치료비 전액을 보험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게 됐다. 미용 목적의 성형수술이라는 이유로 복원수술 환자들에게 치료비의 일부만 지급하던 보험사들의 관행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유방암 환자들이 유방절제 이후 받는 복원수술 비용도 실손 의료보험에서 100% 지급해야 한다”고 26일 결정했다. 유방절제 이후 여성들이 흔히 겪는 우울증이나 신체 비대칭으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하려면 복원수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복원수술은 단순히 미용을 위한 일종의 성형수술에 불과하다”며 치료비 지급을 거부하거나 일부만 내줬다. 이번 분쟁조정위 결정을 이끌어 낸 고모 씨(39·여)는 유방암 2기 판정을 받고 올해 4월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절제 및 복원수술을 동시에 받았다. 고 씨가 받은 복원수술은 뱃살과 주변 근육을 잘라 유방을 복원하는 ‘복직근 피판 유방재건술’이었다. 고 씨가 실손보험에 가입한 보험사는 절제수술 비용은 전액 보장했지만 복원수술비(1000만 원)는 40%만 지급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여성 암 환자들의 정신적 고통을 배려해 보험약관상 성형의 의미를 현실성 있게 재해석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회사원 이모 씨(35)는 최근 은행 콜센터로부터 “만기 연장을 하시겠느냐”는 전화를 받았다. 요즘 금리가 떨어졌다는 얘기를 전해들은 이 씨는 지점에 직접 찾아 만기를 늘리겠다고 했다. 전화상으로 금리인하 혜택을 자세히 안내받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의 선택은 옳았다. 지점에서 상담하면서 자세히 물어보니 자신이 최대 1%포인트의 금리인하 혜택 대상인 사실을 알게 됐다. 최근 직장에서 승진해 연소득이 30%가량 늘었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권의 고금리 논란이 불거지면서 금융당국은 소비자의 ‘금리인하 요구권’을 강화하는 추세다. 금리인하 요구권이란 대출자의 신용 상태가 향상되면 채무자가 은행에 금리를 깎아줄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통상 재직증명서나 소득증명서 등 근거서류를 은행에 제출하면 심사를 거쳐 혜택을 볼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이 금리인하 요구권에 대한 소비자 홍보를 게을리하자 가계대출의 금리인하 요구 대상을 만기 일시 상환대출에서 거치·분할 상환대출까지로 확대하기로 했다. 중소기업 경영자도 회사채 등급이 오르거나 재무상태 개선, 특허 취득 등 호재가 생기면 증명자료를 제출하고 금리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금리인하 요구권이 행사된 건수는 3710건에 불과하지만 시중은행들은 관련 제도를 이미 마련해 놓은 상태다. 한국씨티은행은 이직 혹은 소득 상승, 승진 때 신용대출 금리를 낮춰주고 있다. 10월부터는 금리인하 요구권 행사가 가능한 대상 고객을 늘려 신용등급 개선, 자산 증가, 부채 감소 때도 심사를 거쳐 금리를 연 0.1∼0.5%포인트 인하할 계획이다. 또 ‘더 깎아주는 신용대출’ 상품을 이용하면 급여이체, 신용카드 신규 가입, 인터넷뱅킹 신청 때 금리를 최대 연 2.2%까지 내려준다. 하나은행은 급여이체와 자동이체 3건, 아파트관리비 이체, 신용카드 월 30만 원 이상 결제, 퇴직연금 가입 등의 조건을 만족하면 항목마다 0.1%포인트씩 금리를 깎아준다. 이 밖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4자녀 이상을 뒀다면 0.2%포인트(3자녀는 0.1%포인트)의 추가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KB국민은행도 대출 만기연장 때 직위나 연간 소득, 신규 자격증 취득. KB스타클럽 고객등급 변동이 있을 때 금리를 조정해 준다. 금융전문가들은 요즘처럼 금리가 내려갈 때에는 대출만기를 연장하기보다 대출을 새로 받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과거 기준금리였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보다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의 금리수준이 더 낮기 때문이다. 또 만기가 연장될 경우 높은 가산금리가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평가 때 여러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승진했다고 무조건 금리가 내려가는 건 아니다”라며 “대출금리가 내려갔더라도 이후 해당 은행과 거래가 끊기면 금리가 다시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KDB산업은행이 평균 연 5.2%인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연 3.95%로 낮추는 ‘특별 저금리 대출’을 총 3조 원 한도로 25일부터 실시한다. 국가신용등급 상승으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자금조달 비용이 낮아진 점을 활용해 최근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을 돕겠다는 취지다. 강만수 산은금융그룹 회장은 24일 “국가신용등급 상승에 힘입어 산은 신용등급도 무디스 평가에서 HSBC와 같은 Aa3로 올라섰다”며 “연 0.15%포인트의 금리 인하분에 해당하는 외화 조달비용을 아낄 수 있게 돼 이를 재원으로 특별대출을 마련했다”고 24일 밝혔다. 산은의 중소기업 대출액이 평균 130억 원임을 감안하면 특별대출을 받을 수 있는 업체 수는 200∼300개가량 될 것으로 추산된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지난해 창업한 A사는 높은 성장성에도 불구하고 최근 은행 대출에 애를 먹었다. 이 회사는 원하는 방향으로 소리를 낼 수 있는 첨단 스피커를 개발해 최근 태국에 40만 달러(약 4억5000만 원)어치를 수출했다. 본격적인 양산을 눈앞에 두고 금형과 시제품 제작에 당장 1억 원이 필요했지만 주거래은행은 신용등급이 낮다며 신용대출을 거부했다. 결국 이 회사 대표 B 씨(34)는 자신의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5000만 원을 가까스로 빌렸다. B 씨는 “은행들이 창업 초기 기업에 높은 신용등급을 요구하는 건 돈을 빌려주지 않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설비투자가 여의치 않다 보니 채용계획도 자연스레 미뤄졌다”고 털어놓았다. 앞으로 청년실업 해소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는 창업 초기 벤처기업들이 은행권의 ‘대출 양극화’에 막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 신생 벤처기업이 어려워지면 10년 뒤 중견 벤처로 성장해 만들 수 있는 청년 일자리도 그만큼 줄게 된다. 24일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000억 원을 넘긴 유망 벤처기업 381개의 고용 증가율(2010년 대비 2011년 기준)은 평균 6.8%로 대기업(2.26%)의 3배 이상이었다. 최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정보기술(IT)과 벤처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며 내놓은 ‘스마트 뉴딜’ 공약도 이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도 최근 “경제구조의 틀을 대기업 기반에서 창업에 기반을 둔 중소·벤처 혁신기업 위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동아일보가 입수한 2010∼2012년 신용보증기금의 중소기업 신규 보증 규모 자료에 따르면 올 2분기(4∼6월) 신용등급 ‘우량 및 양호(K1∼6등급)’ 기업에 지원된 보증 규모는 2조901억 원으로 2010년 2분기 1조9284억 원보다 1617억 원 늘었다. 반면 대부분의 신생 벤처기업이 속한 신용등급 ‘보통 이하 및 미흡(K11∼15등급)’ 기업에 대한 보증 규모는 같은 기간 9129억 원에서 7067억 원으로 2062억 원 줄었다. 전체 보증액에서 이들 기업에 지원된 비중도 이 기간 20.3%에서 16.9%로 3.4%포인트 감소했다. 실제 집행된 대출 잔액에서도 이런 경향은 그대로 반영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용등급 우량(1∼4등급) 기업에 대한 대출 잔액 비중은 2008년 12월 37.6%에서 올 7월 말 44.5%로 6.9%포인트 늘었다. 그러나 비우량(5∼6등급) 기업은 같은 기간 56.5%에서 47.6%로 8.9%포인트 줄었다. 이는 은행들이 부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신용등급이 높은 중견기업 위주로 대출을 늘리고,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신생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을 외면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의 대출 문턱이 높다 보니 신생 벤처기업들은 신용등급이 낮더라도 받을 수 있는 정책자금을 타내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올 3월 청년창업자금 신청에 1194명이 몰리자 서류와 프레젠테이션 전형을 거쳐 이 중 199명을 탈락시켰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자금 지원과 컨설팅을 병행하는 벤처캐피털이나 에인절(angel) 투자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 신생 벤처기업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성장의 초기 길목에 들어선 창업 4년차 벤처기업들이 충분한 자금을 공급받지 못하면 지난해부터 촉발된 ‘제2의 벤처 붐’은 금방 시들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하나은행이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미얀마 양곤에 사무소를 세운다고 20일 밝혔다. 하나은행은 조만간 베트남에 지점도 열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향후 미얀마 현지 은행과 조인트벤처 혹은 현지법인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아세안 국가 간 금융시장 통합 및 교역 확대에 대비해 동남아 현지화 전략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들어 경기 악화로 수익구조가 나빠진 은행들이 고객들을 향한 맞춤형 영업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다. 특히 은행이 고객과 만나는 접점인 일선 점포는 대상 고객과 지역에 맞춰 가장 빨리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미래 고객인 젊은이들의 취향을 고려해 첨단 정보통신(IT) 기기를 적용한 ‘스마트 브랜치’ 영업점을 선보였다. 청년층이 밀집한 고려대와 이화여대 앞에 점포를 개설했다. 이들 점포에서는 미디어 기기로 다양한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해 우리은행이 목표로 하고 있는 새로운 미래형 은행의 모습을 가늠해볼 수 있다. 이곳은 대형 미디어월 역할을 하는 미디어 파사드(Media Facade)와 검색을 위한 미디어 테이블(Media Table), 상담영역인 컨설팅존(Consulting Zone) 등으로 구분된다. 미디어 파사드는 홍보영상과 페이스북, 버스도착 정보 등을 제공하고 미디어 테이블은 금융아이템 추천, 이벤트, 추천 명소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스마트 기기 안에 저장된 사진을 인화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학자금 대출상담 등 대학생들에게 특화한 금융서비스도 마련했다. 특히 이화여대 점포에는 여성 전용공간인 파우더룸을 설치해 편의성을 높였다. KB국민은행은 30, 40대 직장인을 위한 특화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직장인들이 많이 모이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설치했다. 영업시간도 직장인들의 근무시간을 고려해 낮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로 정했다. 점포 안에는 고급 인테리어로 꾸민 상담공간과 더불어 커피머신, 태블릿PC, 노트북 등이 구비된 ‘직장인 쉼터’ 공간을 별도로 마련했다. 또 사내공모로 선발한 우수인력을 점포에 배치해 프라이빗뱅킹(PB) 수준의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들의 특성을 반영해 ‘통장 자동발행기’를 만들어 대기시간을 줄인 점도 인상적이다. 이와 함께 ‘예약상담 서비스’도 개시했다. 단순한 은행업무 처리뿐만 아니라 전문강사를 초빙해 부동산, 세무, 투자상담 등 다양한 재테크 강연도 열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획일적인 점포운영에서 벗어나 고객 눈높이와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점포 모델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구로구 가산디지털단지역 인근에도 다음달 추가로 직장인 특화점포를 개점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늘어나는 중국인 고객을 겨냥해 서울 영등포구 대림역 근처에 중국인 고객 전용 영업점도 만들었다. 중국인 직원 2명과 중국어에 능통한 국내 직원 2명을 배치해 상담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높였다. 문화적 친숙성을 위해 점포 직원들이 개점 뒤 1개월간 중국 전통복장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2008년부터 서울 구로구 구로동, 영등포구 신길동과 대림동 등 중국인 밀집 거주지역에 중국인 전용 은행창구를 만들고 중국인 직원을 배치해 적지 않은 호응을 얻고 있다. 국내 체류 중인 중국인 고객이 하나은행을 통해 일정액 이상을 송금하면 사은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서울 중구 명동의 하나은행 ‘명동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는 최첨단 인테리어로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전통 재료인 백자와 첨단을 상징하는 발광다이오드(LED)가 섞인 외관부터 특이하다. 이 점포는 국내 금융권 영업점 가운데 처음으로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IDEA 디자인 어워드 2011’에서 동상을 받았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도 올해 안으로 총 10개의 스마트뱅킹 센터를 세우기로 하고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다. 올 8월 만든 가산 스마트뱅킹 센터는 아이패드로 본점에 있는 투자 컨설턴트나 인근 점포의 자산관리 전문가들과 화상상담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씨티은행은 고객 스스로 계좌 개설 및 카드 발급을 처리할 수 있는 ‘워크벤치’ 서비스를 영업점에서 제공한다. 씨티은행은 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무인화 점포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외환은행은 국내 은행 중 제일 많은 일요일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의 송금 편의를 위해 이들이 많이 거주하는 서울 종로구 혜화동, 중구 퇴계로, 경기 의정부시, 용인시, 김포시, 평택시 등에 일요일 영업점을 개설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KB국민은행은 11월 30일까지 ‘KB주거래패키지’를 모두 신청한 고객을 대상으로 선물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18일 밝혔다. 주거래 패키지는 ‘KB이체(결제성 이체)’ ‘KB국민은행상품’ ‘KB스마트뱅킹’ ‘KB국민카드’의 네 가지 상품으로 구성된다. KB이체(결제성 이체) 항목은 급여 및 자동이체 등 결제성 자금을 KB계좌로 이체하는 것을 뜻한다. 국민은행의 적립식, 거치식, 대출상품(보험 제외) 중 하나를 신청하면 된다. KB스마트뱅킹 항목은 ‘KB스타뱅킹’ 혹은 인터넷뱅킹 거래 때, KB국민카드 항목은 KB국민은행 통장을 통해 월 10만 원 이상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사용실적이 있으면 인정된다. KB주거래패키지를 모두 신청한 고객 중 100명을 추첨해 주유상품권, 백화점상품권, 공연초대권, 영화관람권을 제공한다. 당첨자 중 10년 이상 거래한 장기거래 고객에게는 고급 마스크팩을 추가로 준다. 당첨자는 KB국민은행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IBK기업은행, 상해 보상·영화·토익 할인혜택… 현역군인 위한 카드 IBK기업은행이 최근 선보인 군인 전용 특화상품인 ‘나라지킴이’ 체크카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현역군인을 위한 특화 서비스로 △상해보험 무료 가입 △영화, 외식, 커피 등 다양한 업종 할인 △각종 수수료 면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상해보험은 군복무 중 외출이나 외박, 휴가 등 때 부대 밖에서 발생한 상해에 대해 1000만 원, 대중교통 이용 시 발생한 상해에 대해 5000만 원까지 보상해준다. 또 영화 관람료 2000원, 외식 및 커피값 20%, 인터넷 토익시험 접수료 2000원, 놀이공원 50% 등 다양한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기업은행 입출금식 통장을 만들면 2년간 자동화기기 타행 송금 수수료와 타행 자동화기기 출금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할인서비스는 전달 이용실적에 따라 통합 할인한도 내에서 가능하며 전월 이용금액 10만 원 이상 5000원, 50만 원 이상 1만 원, 100만 원 이상 2만 원의 할인한도가 각각 제공된다. ■ 신한은행, 에너지 절약하면 우대금리 받고 기부도 할 수 있는 적금신한은행은 에너지 절약을 생활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금융상품인 ‘신한 그린愛생활 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에너지절약은 물론이고 에너지 소외계층에 기부도 할 수 있는 1석 2조의 녹색 금융상품이다. 개인 및 개인사업자(1인 1계좌)를 대상으로 가입금액은 1000원 이상 월 최대 100만 원으로 1년 만기다. 가정에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해 에너지관리공단 홈페이지에서 부여받은 인증서를 은행에 등록하면 그린 우대금리(연 0.1%)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를 모두 적용받으면 최고 연 3.7%의 금리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 그린愛생활 적금은 7월 선보인 ‘그린愛너지 정기예금’과 함께 신한은행의 대표적인 녹색 금융상품”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한발 앞선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고 있기도 하다. 은행권 최초로 2007년부터 매년 여름철 노타이 및 에너지 절약 티셔츠를 입고 피크시간대(13∼17시)에는 냉방기 가동을 자제하며 실내온도를 26도 이상으로 유지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 국책 금융기관이 해외에서 발행한 달러화 채권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1%대로 내려갔다. 이는 프랑스의 글로벌 투자은행(IB)인 BNP파리바의 발행 금리보다 낮은 것으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 데 따른 결과다. 정책금융공사는 3억 달러(약 3300억 원) 규모의 5년 만기 글로벌 본드를 국내 금융기관 중 가장 낮은 연 1.94%의 발행금리로 발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발행 시점의 미국 5년물 국채 금리에 1.23%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더한 수준으로, 지난달 발행한 같은 조건의 채권보다 가산금리가 0.57%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발행 규모 기준으로 이전 채권에 비해 연간 171만 달러의 이자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됐다. 정책금융공사 측은 미국의 3차 양적완화 조치로 달러 유동성이 풍부해진 데다 최근 3대 국제신용평가사의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치가 맞물려 채권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고 설명했다. 정책금융공사는 당초 2억5000만 달러 규모로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유럽 등에서 14억 달러나 매수 주문이 몰려 발행 규모를 5000만 달러 늘렸다. 이번 채권 발행은 직전 발행 채권과 같은 만기 및 금리에 새로운 가격만 적용하는 ‘리오픈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에 앞서 5일 KDB산업은행이 발행한 7억5000만 달러 규모의 10년 만기 글로벌 채권 금리도 연 3.14%에 그쳤다. 이는 10년 만기 한국물 채권 발행 금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낮은 금리로 10년물 장기채권을 발행했다는 사실 자체가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위상이 달라졌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NH농협은행도 11일 5억 달러 규모의 5년물 해외 채권을 미국 국채 수익률에 1.65%포인트만 더한 연 2.30%로 발행했다. 금융권에서는 유럽 재정위기 이후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의 실물경제 기반이 탄탄하다고 평가해 한국 채권을 일종의 안전자산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퍼져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금융회사들의 외화 차입 여건은 갈수록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금융당국끼리 견해가 이렇게 다르니 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벌이고 있는 행태를 두고 이렇게 지적했다. 국내 경제의 주요 현안인 하우스푸어(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을 갚느라 생계가 어려운 계층)와 중소기업 지원 대책을 놓고 금융위와 금감원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올 7월 금감원과 지식경제부는 정부과천청사에서 ‘상생보증부대출 활성화’ 대책을 논의했다. 이 대책은 대기업과 은행이 절반씩 낸 자금으로, 신용등급이 낮아 돈을 빌리기 힘든 2, 3차 협력업체들에 대출을 확대해 주는 방안이다. 이 자리에서 지경부는 대기업의 사전 출연 확대를 권고하고 금감원은 은행들의 참여를 독려하되 금융위와 협의해 보증기관의 보증요건을 완화해 주기로 했다. 영세한 2, 3차 협력업체들의 자금난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권혁세 금감원장이 대책 마련에 워낙 적극적이어서 지경부 관계자들도 놀랐을 정도였다. 문제는 보증기관인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을 직접 관할하는 금융위가 이날 회의에서 배제된 데 대해 상당한 불쾌감을 표시했다는 점이다. 지경부 고위관계자는 “산하 기관인 금감원이 다른 부처와 먼저 보증요건 완화 대책을 논의한 것을 금융위가 못마땅해한다”며 “금융당국 간 다툼으로 자칫 반쪽짜리 대책에 그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우리금융지주가 13일 하우스푸어 구제책으로 발표한 ‘세일 앤드 리스백’을 놓고도 금융위와 금감원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세일 앤드 리스백의 금융권 확대를 제안했으나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우리금융이 하는 것을 보고 확대할지를 판단해도 늦지 않다”며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권혁세 금감원장은 13일 인천 남동공단을 방문했을 때 “하우스푸어 구제를 위해 은행권이 세일 앤드 리스백을 공동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 원장은 이미 금감원 실무진에 세일 앤드 리스백이 시장에 미칠 효과를 분석하라고 지시하는 등 은행권 확대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하우스푸어와 중소기업 지원 정책의 주도권을 놓고 두 금융당국이 치열한 물밑싸움을 벌이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와 금감원이 협조는커녕 사사건건 부닥친다면 새 정부 들어 통합론이 불거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신용등급이 낮아 상대적으로 돈을 빌리기 어려운 대기업의 2, 3차 협력업체들도 대기업과 은행이 절반씩 내는 상생보증부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수혜범위는 동반성장지수 대상인 74개 대기업의 2, 3차 협력업체들로 제한된다. 정부는 동반성장지수 가점을 주는 방식으로 대기업들의 사전출연 규모를 늘리는 동시에 보증기관의 심사기준도 완화해 줄 방침이다. 17일 금융감독원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상생보증부대출의 지원 대상이 74개 대기업의 2, 3차 협력업체로 대폭 확대된다. 현재는 대기업만 자금지원 대상을 추천할 수 있다 보니 대기업과 평소 거래관계가 잦고 상대적으로 자금여건이 좋은 1차 협력업체만 혜택을 봤다. 금감원은 2, 3차 협력사들과 직접 거래관계가 있는 은행들도 지원 대상을 추천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소수의 1차 협력사들로 지원 대상이 한정되다 보니 상생보증부대출 실적이 저조한 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현재 상생보증부대출 실적은 3099억 원으로 지원한도액(1조7025억 원)의 18% 수준에 그쳤다. 이와 함께 대기업 출연방식도 사후가 아닌 사전출연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협력사가 자금신청을 하면 보증기관을 거쳐 대기업과 은행이 돈을 내는 사후출연 방식으로 인해 실제 자금집행까지 1, 2주 이상이 걸렸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 자금난으로 급한 불을 꺼야 하는 중소기업들로선 애가 탈 수밖에 없다. 대출 손실을 우려하는 은행들도 대기업의 출연 약속만 믿고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기업들에 대출해 주기가 부담스럽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한편 정부와 동반성장위원회는 내년부터 동반성장지수 대상에 속하는 74개 대기업으로 상생보증부대출 출자 대상을 늘리되 이에 협조하는 대기업들에는 동반성장지수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은 신용등급이 낮은 2, 3차 협력사들이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의 보증요건을 완화하는 방안도 금융위원회와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권혁세 금감원장은 13일 인천 남동공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자금수요가 절실한 2, 3차 협력업체들이 상생보증부대출을 받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관련 대책을 조만간 내놓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상생보증부대출 ::협력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2009년부터 대기업과 은행이 매칭펀드 형식으로 기금을 조성해 대기업이 추천한 협력업체에 대출금을 지원하는 제도. 신용보증기금 등 보증기관은 상생보증부대출에 대해 100% 지급보증을 해주고 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경제학자들이 최근 정치권이 내놓은 경제민주화 정책이 자유주의 시장 체제인 한국 경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를 쏟아냈다. 좌승희 서울대 경제학부 겸임교수는 1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자본주의는 진화하는가’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경제는 민주화의 대상일 수 없기 때문에 경제민주화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좌 교수는 “성과에 따라 보상을 달리하고 경제적 영향력의 차이를 인정해 동기를 부여하는 시장경제 체제는 절대평등을 추구하는 ‘1인 1표’의 민주적 의사결정 방식과 양립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민경국 강원대 교수(경제학)는 “한국경제의 번영을 위해선 경제민주화가 아닌 ‘경제자유화’ 정책이 필요하다”며 “정치권이 경제민주화란 이름 아래 쏟아내는 순환출자 금지와 같은 대기업 규제는 생산적이고 경쟁적인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다”고 강조했다. 경제민주화는 일종의 정치적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는 기조연설에서 “경제민주화는 복지국가 실현이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균형발전 요구와 더불어 정치권의 선거용 캐치프레이즈”라며 “경제민주화의 실천에 앞서 한국 현실에 적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사단법인 시대정신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했으며 작가 복거일 씨와 새누리당 강석훈, 나성린 의원 등이 참석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강도 높은 양적완화 조치가 전해진 14일 국내 주식과 환율 시장은 즉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세계 경제를 이끄는 미국이 대대적인 경기 부양에 나서고, 무디스와 피치에 이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까지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올린 것을 시장은 ‘쌍끌이 대형 호재’로 받아들인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예상을 뛰어넘는 미국의 과감한 양적완화 조치가 침체에 빠진 국내 경기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라 수출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있었다. 14일 코스피는 2,007.58로 마감하면서 4월 18일 이후 약 5개월 만에 2,000 선에 안착했다. 증시전문가들은 과거 미국의 1, 2차 양적완화 조치 당시 한국을 비롯한 주요 신흥국으로 달러가 쏠린 현상이 이번에도 재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은 1조2830억 원을 순매수해 지난달 9일 1조5694억 원 이후 최대 순매수치를 기록했다. 증시 안팎에선 최근 몇 개월째 국내에서 빠져나간 미국계 자금이 이번 양적완화 조치를 계기로 되돌아올 가능성도 크다고 본다. 특히 신규 자금은 경기 침체로 한동안 주춤했던 대형주들에 몰려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조치로 5월부터 미국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살아나는 부동산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며 “10월 중순까지는 국내 증시가 안정적으로 상승하면서 코스피가 2,100 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3차 양적완화 조치로 미국 부동산 경기와 소비가 어느 정도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 실물경제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에서 경기부양의 기대감이 높아져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기 시작하면 미국이 주요 수출시장인 한국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 미국 경기가 회복되면 전체 수출의 17.1%(지난해 기준)를 미국에 의존하는 중국 경기도 힘을 받을 수 있다. 세계 경제의 양대 축이 기지개를 켜게 되는 셈이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3차 양적완화 조치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아지면 미국 가계의 이자부담이 줄어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며 “최소한 국내 경기의 하강 속도를 늦추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 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국내 증시로 외국인 자금이 몰려 원화 가치가 오르면 각종 중간재나 소비재의 수입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양적완화 조치에 따른 영향으로 전날보다 11.20원 급락한 달러당 1117.20원에 마감했다. 일각에서는 달러가 국내로 대거 유입되면 환율이 더 떨어져(원화가치 상승)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넘치는 달러를 토대로 투기가 벌어지면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기업들에 큰 부담을 줄 수도 있다. 또 2008∼2011년 1, 2차 양적완화 때와는 달리 지금은 한국의 주요 수출시장인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 점이 부담이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역시 올해 8%대 성장률이 무너질 것이 확실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13일 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월에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환율 방어를 위해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분석에 따른 전망이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올 들어 7월까지 국내 은행 18곳 중 11곳이 중소기업 신규대출을 줄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조2000억 원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 소유의 우리은행과 KDB산업은행마저 중소기업 신규대출을 수천억 원씩 줄였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비 오는데 우산을 빼앗는’ 대출 행태를 보인 것이다. 13일 금융감독원이 최근 작성한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신한 국민 우리 하나 등 18개 은행이 올해 1∼7월 중소기업에 공급한 신규대출액은 11조9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5조1000억 원보다 3조2000억 원(21.1%) 급감했다. 은행별 신규대출 감소액은 신한은행 9000억 원, 한국씨티은행과 경남은행 각 6000억 원, SC은행 4000억 원 순이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1조2000억 원에 이어 올해도 9000억 원의 중소기업 대출을 회수했다. 특히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은행은 7000억 원, 산업은행은 5000억 원 신규대출이 감소했다. 경기 침체와 내수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금융당국까지 나서 대출을 적극 독려했지만 사실상 국책은행이 오히려 정부 정책에 역행한 셈이다. 반면 국민은행은 이 기간 중소기업 대출을 1조4000억 원에서 1조9000억 원으로 5000억 원 늘렸고, IBK기업은행 역시 4조7000억 원에서 5조 원으로 3000억 원 증액했다. 은행들이 신규대출을 조이면서 올 들어 매출 부진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의 고통은 더 커지고 있다. IBK경제연구소가 307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금난을 겪고 있는 비율이 지난해 7월 28.4%에서 올 7월 30.2%로 높아졌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은행들이 대출 손실의 위험을 낮추려고 대기업에 비해 부실 가능성이 큰 중소기업 대출을 줄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가계부채 문제가 부각되면서 개인 여신에 대한 리스크까지 높아져 은행들은 이중고(二重苦)를 겪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은행들은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대출을 줄이는 동시에 담보대출 비중은 늘리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권의 신용대출 비중은 2008년 말 59.6%에서 올 7월 말 54.3%로 줄어든 반면 담보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30.3%에서 32.4%로 늘어났다.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담보자산이 부족한 중소기업에는 대출문턱이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은 매출 감소로 신음하고 있지만 많은 은행이 대출이 부실화되더라도 손실을 거의 보지 않는 담보대출을 늘리는 손쉬운 장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권혁세 금감원장은 인천 남동공단을 찾아 중소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권 원장은 “중소기업 대출을 줄인 은행 11곳에 대출 확대를 독려하겠다”며 “담보능력은 낮으나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은행자금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동산 담보대출을 적극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

집값 하락으로 우리은행에서 받은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갚기 어려운 고객이 있다면 이 은행이 12일 발표한 ‘세일 앤드 리스백(sale and lease back)’ 프로그램을 고려할 만하다. 몇 가지 조건만 충족하면 높은 연체이자율에 허덕일 필요 없이 자신의 집에서 3∼5년간 임대료만 내고 살 수 있다.○ 1주택 실거주 등 갖춰야 우리금융지주는 “가계부채 지원대책 시범사업으로 세일 앤드 리스백을 이르면 이달 말부터 시행한다”고 12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1가구 1주택 실거주자로, 1개월 이상 우리은행 주택담보대출을 연체한 대출자만 이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 이외의 금융회사로부터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면 대상이 될 수 없다. 또 △투기목적으로 과도한 대출을 받았거나 △시가 9억 원 이상의 고가주택을 소유했거나 △3개월 이상 장기 연체하고 있거나 △새희망홀씨 혹은 바꿔드림론과 같은 채무 재조정 프로그램을 받아도 대상에서 제외된다. 우리금융에 따르면 위의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우리은행 고객은 약 700가구로 이들의 주택담보대출 합계액은 900억 원가량 된다. 비교적 조건이 까다로운 데다 아직 시범사업인 만큼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고객부터 먼저 적용하고 조만간 계열사인 경남은행, 광주은행 고객으로도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빚 부담 없이 최대 5년간 임대 이 프로그램은 일시적으로 원리금 상환을 유예 받는 대신 연 5% 안팎의 임대료를 내고 계약기간 만료 이후 처분권을 은행에 넘기는 구조다. 자신의 집을 은행에 신탁하되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처럼 소유권을 은행에 바로 넘기지는 않는다. 우리금융 측은 “주택매매 때 내야 하는 취득세와 매입가격 산정을 둘러싼 논란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장 5년의 계약기간이 끝나거나 대출자가 6개월 이상 임대료를 밀리면 은행은 곧바로 집을 처분할 수 있다. 은행은 1순위 처분권을 보유해 대출액과 연체이자를 합친 액수만큼 돈을 회수할 수 있다. 남은 차액은 2순위 처분권자인 대출자에게 돌아간다. 다만 대출자가 계약기간 만료 이전에 대출액 및 연체이자를 은행에 갚으면 집을 되살 수 있다. 예를 들어 회사원 A 씨가 시가 5억 원짜리 경기 용인시 소재 아파트를 사면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인 2억5000만 원을 우리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로 빌렸다고 하자. A 씨가 실직 등으로 매달 내야 하는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 최대 연 18%의 연체이자가 붙어 이자로만 매달 375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 이때 이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최대 5년간 원리금 부담이 사라진다. 대신 A 씨는 임대료 5%를 적용받아 매달 104만 원만 내고 현재의 집에서 그대로 살 수가 있다. 이자부담만 월 200만 원 이상 줄일 수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대출자로선 연체로 인한 가압류 등 채권추심에서 벗어날 수 있고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위험도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은행이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 연체이자가 밀려 담보대출이 악성채무가 되면 은행이 추가로 쌓아야 하는 충당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계약기간이 끝난 뒤 집을 처분할 때 원금은 물론 연체이자까지 회수하기 때문에 원리금을 깎아주지도 않는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