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하셨어요?… 금리 혜택 챙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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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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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 ‘대출이자 인하 요구권’ 강화

회사원 이모 씨(35)는 최근 은행 콜센터로부터 “만기 연장을 하시겠느냐”는 전화를 받았다. 요즘 금리가 떨어졌다는 얘기를 전해들은 이 씨는 지점에 직접 찾아 만기를 늘리겠다고 했다. 전화상으로 금리인하 혜택을 자세히 안내받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의 선택은 옳았다. 지점에서 상담하면서 자세히 물어보니 자신이 최대 1%포인트의 금리인하 혜택 대상인 사실을 알게 됐다. 최근 직장에서 승진해 연소득이 30%가량 늘었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권의 고금리 논란이 불거지면서 금융당국은 소비자의 ‘금리인하 요구권’을 강화하는 추세다. 금리인하 요구권이란 대출자의 신용 상태가 향상되면 채무자가 은행에 금리를 깎아줄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통상 재직증명서나 소득증명서 등 근거서류를 은행에 제출하면 심사를 거쳐 혜택을 볼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이 금리인하 요구권에 대한 소비자 홍보를 게을리하자 가계대출의 금리인하 요구 대상을 만기 일시 상환대출에서 거치·분할 상환대출까지로 확대하기로 했다. 중소기업 경영자도 회사채 등급이 오르거나 재무상태 개선, 특허 취득 등 호재가 생기면 증명자료를 제출하고 금리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금리인하 요구권이 행사된 건수는 3710건에 불과하지만 시중은행들은 관련 제도를 이미 마련해 놓은 상태다. 한국씨티은행은 이직 혹은 소득 상승, 승진 때 신용대출 금리를 낮춰주고 있다. 10월부터는 금리인하 요구권 행사가 가능한 대상 고객을 늘려 신용등급 개선, 자산 증가, 부채 감소 때도 심사를 거쳐 금리를 연 0.1∼0.5%포인트 인하할 계획이다. 또 ‘더 깎아주는 신용대출’ 상품을 이용하면 급여이체, 신용카드 신규 가입, 인터넷뱅킹 신청 때 금리를 최대 연 2.2%까지 내려준다.

하나은행은 급여이체와 자동이체 3건, 아파트관리비 이체, 신용카드 월 30만 원 이상 결제, 퇴직연금 가입 등의 조건을 만족하면 항목마다 0.1%포인트씩 금리를 깎아준다. 이 밖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4자녀 이상을 뒀다면 0.2%포인트(3자녀는 0.1%포인트)의 추가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KB국민은행도 대출 만기연장 때 직위나 연간 소득, 신규 자격증 취득. KB스타클럽 고객등급 변동이 있을 때 금리를 조정해 준다.

금융전문가들은 요즘처럼 금리가 내려갈 때에는 대출만기를 연장하기보다 대출을 새로 받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과거 기준금리였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보다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의 금리수준이 더 낮기 때문이다. 또 만기가 연장될 경우 높은 가산금리가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평가 때 여러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승진했다고 무조건 금리가 내려가는 건 아니다”라며 “대출금리가 내려갔더라도 이후 해당 은행과 거래가 끊기면 금리가 다시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대출이자#요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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