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채권발행 신바람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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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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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물 사상 첫 1%대 금리… 신용등급 오르자 투자자 몰려

한국 국책 금융기관이 해외에서 발행한 달러화 채권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1%대로 내려갔다. 이는 프랑스의 글로벌 투자은행(IB)인 BNP파리바의 발행 금리보다 낮은 것으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 데 따른 결과다.

정책금융공사는 3억 달러(약 3300억 원) 규모의 5년 만기 글로벌 본드를 국내 금융기관 중 가장 낮은 연 1.94%의 발행금리로 발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발행 시점의 미국 5년물 국채 금리에 1.23%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더한 수준으로, 지난달 발행한 같은 조건의 채권보다 가산금리가 0.57%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발행 규모 기준으로 이전 채권에 비해 연간 171만 달러의 이자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됐다.

정책금융공사 측은 미국의 3차 양적완화 조치로 달러 유동성이 풍부해진 데다 최근 3대 국제신용평가사의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치가 맞물려 채권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고 설명했다. 정책금융공사는 당초 2억5000만 달러 규모로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유럽 등에서 14억 달러나 매수 주문이 몰려 발행 규모를 5000만 달러 늘렸다.

이번 채권 발행은 직전 발행 채권과 같은 만기 및 금리에 새로운 가격만 적용하는 ‘리오픈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에 앞서 5일 KDB산업은행이 발행한 7억5000만 달러 규모의 10년 만기 글로벌 채권 금리도 연 3.14%에 그쳤다. 이는 10년 만기 한국물 채권 발행 금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낮은 금리로 10년물 장기채권을 발행했다는 사실 자체가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위상이 달라졌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NH농협은행도 11일 5억 달러 규모의 5년물 해외 채권을 미국 국채 수익률에 1.65%포인트만 더한 연 2.30%로 발행했다.

금융권에서는 유럽 재정위기 이후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의 실물경제 기반이 탄탄하다고 평가해 한국 채권을 일종의 안전자산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퍼져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금융회사들의 외화 차입 여건은 갈수록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해외채권#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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